[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우주경제 강국 실현을 위해 올해 우주탐사, 우주수송, 우주산업, 우주안보, 우주과학 등 5대 우주임무에 9923억원을 투자한다. 2032년 달 착륙을 위한 달 탐사 개발을 착수하고, 차세대발사체를 개발할 민간 기업을 선정해 공동개발에 나선다. 또 우주산업 클러스터 조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국내 최초로 초소형 군집위성 시제기를 상반기에 발사하고, 하반기에는 태양코로나그래프를 국제우주정거장에 설치할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8일 제49회 우주개발진흥실무위원회를 열고 '2024년도 우주개발진흥시행계획(안)'을 심의, 확정했다. 과기정통부는 오는 5월 우주항공청 출범을 계기로 우주항공청의 비전과 미션을 연계해 주요 임무를 확대·실현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우주개발진흥실무위원회 위원장인 이창윤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올해는 우주항공청 개청 등 새로운 우주거버넌스가 마련되고, 우주산업클러스터 구축 등을 통한 민간 주도 우주생태계 조성, 달 착륙선 개발 등을 통한 도전적·혁신적 프로젝트의 시작 등 우주경제 강국의 초석을 다지는 의미있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OBJECT0#우선 우주탐사 임무는 달을 넘어 화성·소행성 등 미래 우주로 나아가기 위한 여정을 담은 '대한민국 우주탐사 로드맵'을 수립하고 2032년 달 착륙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달 탐사 2단계 사업을 착수한다. 우주수송 임무는 상용 발사 서비스 시장 진입을 위해 차세대발사체 100t급 다단연소사이클 엔진의 설계·개발을 본격 추진한다. 발사체 기술 이전을 위해 민간 체계종합기업을 선정해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민간기업이 발사체 공동개발을 시작한다. 또한 민간 발사체의 발사 지원을 위해 나로우주센터 내 국내 최초 민간 소형 발사체 발사장 구축을 착수하는 등 민간 주도 우주경제 활성화를 지원한다. 우주산업 임무는 민간 주도의 산업 육성을 위한 '우주산업 클러스터 3각체제 구축'을 착수하고, 국내 소자·부품 분야의 기술 경쟁력을 향상하고 우주 헤리티지 확보를 지원하기 위한 누리호 활용 우주검증에 8개 소자·부품을 선정할 예정이다. 올해 선정된 소자·부품은 내년 누리호 4차 발사때 탑재키로 했다. 우주안보 임무는 국내 최초 초소형 군집위성 시제기를 상반기에 발사하는 등 한반도 정밀·상시 감찰을 위한 우주자산 개발을 가속화 할 계획이다. 또한 중·고궤도용 광학시스템 구축 등 우주물체 추락·충돌 대응을 위한 우주위험 감시·대응시스템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우주과학 임무는 우리나라 장비인 한국우주전파관측망 평창 전파망원경을 활용하여 국제공동 블랙홀 관측 프로젝트(EHT)에 참여하고, 태양코로나그래프를 발사해 국제우주정거장에 설치하는 등 우주과학 연구기반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03-28 10:29:53[파이낸셜뉴스] 2019년에 발표한 M87 블랙홀이 확실하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을 비롯한 국제 공동연구진이 입증했다. 뿐만아니라 블랙홀 주변의 플라즈마 난류들의 움직임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예측한 것과 일치한다는 것을 관측을 통해 입증해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국제 공동 연구진이 사건지평선 망원경(EHT)으로 M87 은하 중심에 위치한 초대질량 블랙홀의 그림자와 빛의 고리 구조를 또다시 포착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진은 2017년과 2018년에 관측한 블랙홀 영상을 비교 분석해 '천문학과 천체물리학(Astronomy and Astrophysics)'에 발표했다. 블랙홀 영상화팀의 공동 리더인 천문연구원·연세대학교 박사후연구원 조일제 박사는 "2018년에 블랙홀을 다시 관측해 2017년 관측 영상과 비교해보니 크기가 동일했다"며 "이는 우리가 봤던 것이 진짜 블랙홀이라는 것을 증명한 셈"이라고 말했다. 블랙홀 그림자와 빛의 고리 구조 크기는 블랙홀의 질량에 의해서 결정된다. M87 블랙홀의 질량은 매우 천천히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인류의 역사보다 긴 시간이 지나더라도 질량에는 거의 변화가 없어야 한다. 이번에 관측한 블랙홀의 그림자와 빛의 고리 구조 크기는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에 맞게 변화가 없었다. 이번 국제 공동 연구의 총괄 책임자인 대만중앙연구원 천문천체물리연구소 소속 케이치 아사다 박사는 "블랙홀 그림자의 존재를 새로운 관측을 통해 확인했다는 것은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을 확실하게 입증하는 중요한 결과"라고 말했다. 다만 블랙홀 주변 빛의 고리 구조는 지속적으로 변하고 있었다. 이는 블랙홀 주변에 있는 많은 플라즈마가 난류처럼 움직이면서 빛 고리의 밝은 부분이 랜덤하게 변했다. 연구진은 지금까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블랙홀 주변에 있는 플라즈마 때문에 밝기가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예측해왔다. 이번 관측을 통해 예측이 맞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연구진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이용한 후속 연구를 통해 고리 구조의 밝기 변화를 분석함으로써 블랙홀 주변 물질 유입 및 방출 과정에 대한 더 큰 실마리를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HT는 2017년을 시작으로 2018년, 2021년, 2022년에 M87을 관측했으며, 2024년에도 관측을 수행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한국천문연구원이 운영하는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이 관측에 직접 참여한다. 연구진은 KVN의 참여로 더 정확한 블랙홀 영상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일제 박사는 "블랙홀 영상화는 페타바이트에 달하는 방대한 관측 자료를 과학연구에 필요한 영상으로 변환하는 중요한 과정"이라며 "이번 영상화 과정에서 한국 연구자들이 영상화팀의 공동 리더를 맡음으로써 거대 국제 협력 프로젝트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고 강조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01-18 17:04:54한국천문연구원을 포함한 세계 45개 기관 79명의 국제 공동 연구진은 블랙홀이 팽이처럼 흔들리면서 회전하고 있다는 것을 최초로 밝혀냈다. 국제 연구진은 23년간 우주를 관측해 블랙홀 제트의 세차운동이 11년 주기로 일어난다는 사실을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 28일(한국시간) 발표했다. 연구진은 지구에서 5300만 광년 떨어진 M87 블랙홀을 2000~2022년 각국의 여러 전파망원경을 이용해 관측했다. 관측 결과, M87 블랙홀의 제트는 11년 주기로 회전하고 있다. 즉 블랙홀의 회전축이 원을 그리면서 움직이는 현상, 세차운동을 발견한 것이다. 연구진은 "세차운동이 있다는 것은 블랙홀이 실제로 회전하고 있다는 분명한 증거"라고 밝혔다. 많은 양의 물질들이 블랙홀에 회전하면서 끌려 들어갈때 만들어지는 부착원반(강착원반)의 축과 블랙홀의 축이 서로 어긋나 있었다. 이 때문에 위아래로 엄청난 양의 액체·기체·플라스마가 분출되는 제트의 움직임이 세차운동으로 연결된 것이다. 한국천문연구원 손봉원 박사는 "회전하는 블랙홀 고유의 중력 효과인 틀 끌림 현상(Frame dragging)를 독자적으로 입증한 이번 연구는 한국과 동아시아 연구진과 연구시설의 능력을 입증한 쾌거"라고 말했다. 이번 블랙홀 세차운동 발견은 한국·일본·중국의 동아시아 우주전파관측망 (EAVN)과 이탈리아, 러시아까지 포함해 총 17개의 전파망원경을 활용했다. 이 전파망원경 네트워크를 연결하면 직경이 1만㎞에 육박하는 전파망원경과 같아 높은 감도와 자세한 공간 해상도를 얻을 수 있다. 여기에는 천문연구원의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에 속한 21m 전파망원경 3기가 포함돼 있다. 특히 총 79명의 연구자들 중 23명의 한국 연구자가 참여해 관측 제안 및 스케줄, 관측 결과의 영상처리 및 분석과 같은 연구의 전반적인 과정에 기여했다. 천문연구원 노현욱 박사후연구원은 "우리가 주도적으로 운영하는 전파관측망과 상관처리센터에 힘입어 천체에 대해 오랜시간 지속적으로 관측할 수 있었다"면서 "이것이 우리 연구의 가장 큰 장점으로 앞으로 EAVN 주도로 계속될 M87 모니터링에서 기존에 발견하지 못했던 블랙홀의 새로운 현상들을 발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3-09-27 16:29:11[파이낸셜뉴스] 한국천문연구원을 포함한 세계 45개 기관 79명의 국제 공동 연구진은 블랙홀이 팽이처럼 흔들리면서 회전하고 있다는 것을 최초로 밝혀냈다. 국제 연구진은 23년간 우주를 관측해 블랙홀 제트의 세차운동이 11년 주기로 일어난다는 사실을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 28일(한국시간) 발표했다. 연구진은 지구에서 5300만 광년 떨어진 M87 블랙홀을 2000~2022년 각국의 여러 전파망원경을 이용해 관측했다. 관측 결과, M87 블랙홀의 제트는 11년 주기로 회전하고 있다. 즉 블랙홀의 회전축이 원을 그리면서 움직이는 현상, 세차운동을 발견한 것이다. 연구진은 "세차운동이 있다는 것은 블랙홀이 실제로 회전하고 있다는 분명한 증거"라고 밝혔다. 많은 양의 물질들이 블랙홀에 회전하면서 끌려 들어갈때 만들어지는 부착원반(강착원반)의 축과 블랙홀의 축이 서로 어긋나 있었다. 이 때문에 위아래로 엄청난 양의 액체·기체·플라스마가 분출되는 제트의 움직임이 세차운동으로 연결된 것이다. 한국천문연구원 손봉원 박사는 "회전하는 블랙홀 고유의 중력 효과인 틀 끌림 현상(Frame dragging)를 독자적으로 입증한 이번 연구는 한국과 동아시아 연구진과 연구시설의 능력을 입증한 쾌거"라고 말했다. 이번 블랙홀 세차운동 발견은 한국·일본·중국의 동아시아 우주전파관측망 (EAVN)과 이탈리아, 러시아까지 포함해 총 17개의 전파망원경을 활용했다. 이 전파망원경 네트워크를 연결하면 직경이 1만㎞에 육박하는 전파망원경과 같아 높은 감도와 자세한 공간 해상도를 얻을 수 있다. 여기에는 천문연구원의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에 속한 21m 전파망원경 3기가 포함돼 있다. 특히 총 79명의 연구자들 중 23명의 한국 연구자가 참여해 관측 제안 및 스케줄, 관측 결과의 영상처리 및 분석과 같은 연구의 전반적인 과정에 기여했다. 천문연구원 노현욱 박사후연구원은 "우리가 주도적으로 운영하는 전파관측망과 상관처리센터에 힘입어 천체에 대해 오랜시간 지속적으로 관측할 수 있었다"면서 "이것이 우리 연구의 가장 큰 장점으로 앞으로 EAVN 주도로 계속될 M87 모니터링에서 기존에 발견하지 못했던 블랙홀의 새로운 현상들을 발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3-09-27 12:48:02[파이낸셜뉴스] 블랙홀의 제트가 10광년까지 멀리 분출되고 있음에도 빛과 비슷한 속도로 뻗어나가면서 그 강도가 우주속 물질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천문연구원은 한일 공동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블랙홀에서 엄청난 양의 액체·기체가 분출되는 제트의 자기장 강도를 추정해 내는데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블랙홀에서 약 10광년 떨어진 거리에 있는 제트의 자기장 강도가 지구 자기장보다 최대 5배 컸다. 즉 먼 거리까지 플라즈마가 분출됐음에도 자기장의 강도가 크게 약해지지 않은 것이다. 천문연구원 노현욱 박사는 "제트가 블랙홀에서 분출되면서 팽창하는 정도에 비례해 자기장의 강도가 줄었다"며 "우주 속 여러 물질과 부딪히지만 그 영향은 거의 없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트는 블랙홀에서 액체·기체가 플라즈마 상태로 빛의 속도만큼 빠르고 강력하게 분출되는 것을 말한다. 이제까지 제트의 자기장 강도는 제트의 밀도가 높은 블랙홀 근처에서만 제한적으로 추정이 가능했지만, 연구진은 이보다 100배 먼 거리의 자기장을 관측해냈다. 한국과 일본에 있는 우주전파망원경 7개를 활용했다. 이 전파망원경 네트워크를 연결하면 전파망원경 직경이 2000㎞와 같은 높은 감도와 자세한 공간 해상도를 얻을 수 있다. 이 전파망원경으로 지구에서 5300만 광년 떨어진 M87 블랙홀의 제트와 그 자기장 강도를 관측했다. 연구진은 이번 관측에서 제트가 방출되는 과정에서 플라즈마가 냉각되는 '싱크로트론 복사냉각 현상'을 분석해 자기장 강도를 추정해냈다. 연구진에 따르면, 복사냉각은 자기장 강도의 제곱에 반비례한다. 이를 통해 서로 다른 주파수대 22㎓, 43㎓에서 관측한 복사냉각 분포를 분석하면 자기장 강도를 추정할 수 있다. 그 결과, 블랙홀로부터 약 2~10광년 떨어진 제트의 자기장 강도가 0.3~1가우스로 추정됐다. 지구의 자기장은 약 0.2~0.65 가우스다. 연구진은 "이는 M87 제트의 자기장이 블랙홀 중심부에서부터 약 10광년의 거리까지 방출되는 동안 다른 외부 요인으로 인해 크게 소실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천문연구원 손봉원 박사는 "여러 주파수 VLBI 관측의 비교 분석은 제트의 물리적 특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연구 기법"이라며 "블랙홀 연구는 여러 주파수대 동시 관측이 가능한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분야라 앞으로도 지속적인 공동 연구와 성과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노현욱 박사는 "이를 통해 제트 자기장의 전반적인 분포를 파악하고 기존 제트 이론 연구와 비교해 제트 형성 원리를 검증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3-08-30 09:48:51[파이낸셜뉴스] 한국연구진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이 블랙홀 중력에 의해 주변 기체들이 빨려 들어갈 때 만들어지는 '회오리 모양'의 부착원반을 처음으로 포착했다. 그동안 이론으로만 예측해 오던 블랙홀 주변 부착원반 구조를 직접 포착해 과학적 사실로 입증한 것이다. 이는 지난 2019년에 관측한 블랙홀 영상에서는 볼 수 없었던 것을 이번에 관측한 것이다. 또 블랙홀에서 품어져 나오는 기체와 액체인 제트도 확인했다. ■블랙홀 물질 흡수방식 실마리 제공 한국천문연구원과 경북대가 참여한 국제공동연구팀은 27일 'M87' 은하 중심의 블랙홀 그림자와 강력한 제트를 최초로 동시에 포착해 과학저널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 박종호 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수십년간 예측만 무성했던 블랙홀 부착원반을 사상 최초로 직접 영상화해 존재를 증명했다는 점에서 블랙홀 연구에 중요한 전환점이 되는 결과"라고 말했다. 또 "블랙홀이 주변의 물질을 어떤 방식으로 흡수하는지, 그 과정에서 어떻게 막대한 에너지를 분출시켜 블랙홀로부터 멀리 떨어진 별과 은하의 진화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실마리가 될 것"이라 밝혔다. 블랙홀은 강한 중력으로 주변 물질들을 흡수하는데 이 물질들은 블랙홀 중심부에 부착원반 구조를 이루고 있을 것으로 예상해 왔다. 이제까지 블랙홀 부착원반 존재에 대한 간접적인 증거는 제시됐으나 부착원반의 구조를 분해해 영상화한 적은 없었다. 이번 관측으로 부착원반에서 나온 빛이 블랙홀 주변의 고리 구조를 만들어 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M87과 같은 무거운 타원 은하의 블랙홀들이 주변의 물질들을 천천히 흡수한다는 기존의 예측도 증명했다. ■블랙홀 그림자와 제트도 함께 포착 국제공동연구진은 EHT 관측에서 사용한 빛 파장대(1.3㎜)보다 긴 3.5㎜의 파장대에서 블랙홀 주변의 고리 구조를 발견했다. 관측한 고리 구조의 크기는 EHT로 관측한 고리 구조에 비해 약 50% 크게 나타났다. 1.3㎜ 파장대에서 관측한 EHT 이미지에서는 블랙홀 주변의 광자 고리만 나타났지만 더 긴 파장대에서 관측한 GMVA+ALMA 이미지에서는 광자 고리 이외에 블랙홀보다 규모가 큰 바깥쪽 부착원반의 플라즈마에서 나온 빛이 함께 포착됐기 때문이다. 또 연구진은 최초로 M87 블랙홀의 그림자와 제트도 동시에 포착했다. 해당 결과는 블랙홀이 강한 중력으로 주변 물질을 흡수할 뿐만 아니라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제트를 만들어 블랙홀로부터 멀리 떨어진 별과 은하들의 진화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공동연구팀은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 천문연이 운영에 참여하고 있는 하와이의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 망원경(JCMT), GMVA, ALMA를 활용해 M87 블랙홀을 한 달간 네 차례 추가 관측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M87에서 관측되는 강한 제트의 형성 원인과 블랙홀 주변의 플라스마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계속 연구할 예정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3-04-27 08:38:25[파이낸셜뉴스] 한국천문연구원이 참여하는 국제 공동 연구진이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초대질량 블랙홀 '궁수자리 A 블랙홀(Sgr A)'이 원형 구조를 띄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궁수자리 A 블랙홀이 원 모양으로 관측된 것과 관련해 연구진은 블랙홀이 주변 기체들을 중력으로 끌어들이며 형성되는 부착흐름의 회전축이 우리 태양계 쪽을 가리키고 있음을 암시한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관측된 블랙홀의 크기는 블랙홀 주변의 부착흐름이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가속된 전자와 자기장을 가지고 있음을 뜻한다. 천문연구원 손봉원 박사는 22일 "이번 관측 결과는 궁수자리 A 블랙홀 사건지평선의 첫 동영상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건지평선망원경(EHT) 관측 자료 분석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연구진은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초장기선 전파간섭계(VLBI) 우주전파관측망(EAVN)을 통해 발견했다. 천문학자들은 이 블랙홀의 구조를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지구상 여러 전파망원경을 연결하는 VLBI 기술을 사용했다. 즉 망원경 사이의 거리만큼 큰 구경을 가진 가상의 망원경을 만들었다. 궁수자리 A 블랙홀은 우리은하 중심에 위치해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초대질량 블랙홀이다. 때문에 블랙홀 주변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연구하는 데 최적의 대상이다. 하지만 궁수자리 A 블랙홀 관측이 쉽지만은 않다. 우리은하 중심 주변의 가스 구름때문에 빛의 산란이 일어난다. 연구진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신의 산란 모델 연구 결과를 동아시아 VLBI 관측망 결과에 적용했다. 그 결과, 궁수자리 A 블랙홀의 구조가 거의 원형임을 확인했다. 스페인 안달루시아천체물리연구소(IAA) 조일제 박사는 "궁수자리 A 블랙홀은 사상 최초로 관측한 M87 블랙홀보다 거리가 훨씬 가까이 있지만, 산란을 일으키는 가스구름에 둘러싸여 있어 관측이 더 힘든 천체"라며 "동아시아 VLBI 관측망 관측을 통해 산란 효과를 교정해 우리에게 가까운 블랙홀의 본 모습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천체물리학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에 22일(한국시간) 발표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2-02-22 09:40:57[파이낸셜뉴스] 세계 천문학자들이 거대한 블랙홀 주변에 강력한 자기장이 존재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 엄청난 자기장은 블랙홀 주위의 물질들이 빨려들어갈때 나선형으로 돌면서 들어가게 하기도 하고 5000광년이 넘는 거리까지 물질을 분출하게 하기도 한다. 2019년 최초로 블랙홀의 실제 모습을 공개한 이벤트 호라이즌 망원경(EHT) 공동연구진은 24일 블랙홀 편광 사진을 공개했다. 이 편광은 처녀자리 은하단 중 5500만 광년 떨어진 'M87' 은하의 블랙홀 주위에서 발견됐다. NASA의 앤드루 샤엘 연구원은 이날 "이번에 관측된 블랙홀 편광은 블랙홀 제트가 최소 5000광년까지 어떻게 분출할 수 있는지를 설명하는 중요한 열쇠"라고 말했다. 편광 관측은 물질이 블랙홀 안으로 빨려들어가는 유입량을 확인할 수 있는 한 방법이다. 연구진은 이번 편광 관측으로 M87 블랙홀의 가장자리 빛이 강하게 자기화 돼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분석 결과, 연구진은 블랙홀 주변에 예상보다 훨씬 강한 자기장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또한 자기장 구조를 통해 블랙홀 바로 바깥에서 물질의 유입과 방출이 일어나는 영역을 최초로 확인할 수 있었다. EHT 이론연구그룹 연구책임자인 미국 콜로라도 볼더 대학교 제이슨 덱스터 교수는 "이번 관측은 블랙홀의 가장자리에 있는 자기장이 뜨거운 가스를 밀어내고 중력이 끌어당기지 않도록 도와줄 만큼 충분히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즉 M87 블랙홀 주변의 뜨거운 가스 일부는 강력한 자기장으로 블랙홀의 강한 중력을 이기면서 밖으로 밀려 제트 형태로 멀리 날아가고, 나머지는 자기장에 끌려 사건의 지평선으로 나선운동하며 빨려 들어간다. 덱스터 교수는 또 "이 영상을 통해 M87 블랙홀 주변부의 강력한 자기장이 어떻게 초거대질량 블랙홀과 제트가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새로운 가설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EHT 연구진은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65개 기관 300명 이상의 연구자들로 구성돼 있다. 연구진은 M87 은하의 중심부를 관찰하기 위해 전세계 8 개의 망원경을 연결해 가상의 지구 크기만한 망원경인 EHT를 만들었다. EHT로 얻은 해상도는 달 표면의 신용카드 길이를 측정할 수 있을 정도다. 연구진은 M87 중심부의 블랙홀 이미지를 최초로 공개 후 지속적으로 관측하고 분석한 결과, 블랙홀 주변의 빛이 상당 부분이 편광돼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블랙홀은 주변에서 물질을 끌어들이는 한편 엄청난 에너지를 방출한다. 블랙홀로 유입된 물질의 일부는 방출되고 일부는 블랙홀 안으로 빨려들어간다고 알려져 있다. 블랙홀 중력에 포획되기 직전에 빠져 나가는 물질은 에너지를 양쪽 방향으로 강력하게 뿜어내는 제트의 형태로 우주로 멀리 날아간다. 이번 관측 전까지 천문학자들은 블랙홀 제트가 일어나는 과정을 이해하기 위해 여러 가설모델에 의존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블랙홀 제트가 태양계만한 중앙영역에서 은하보다 크게 뿜어져 나오는 원인을 알지 못했다. 연구진은 이번 블랙홀 편광 영상을 이용해 처음으로 물질들이 안으로 빨려들어가고 뿜어져 나오는 현상이 일어나는 블랙홀 근처의 외부 영역을 조사했다. EHT 한국 연구팀을 이끌고 있는 천문연연구원 손봉원 박사는 "우리는 EHT 연구의 일환으로 천문연구원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을 활용해 M87 블랙홀 주변의 강착원반과 제트 등의 추가 관측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연구팀은 천문연구원이 일부 지분을 갖고 있는 미국 하와이 소재 제임스클라크맥스웰 망원경(JCMT)과 칠레의 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간섭계(ALMA)로 M87 블랙홀 편광 관측 영상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천체물리학 저널 회보' 24일자에 두 편의 논문으로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1-03-24 15:51:08[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페르세우스자리 A 은하 중심의 블랙홀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을 천문학에서 가장 먼 거리를 측정하는 지표로 제시했다. 우주에서 우리 은하를 벗어나 다른 은하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는 대표적인 방법이 '표준촛불'이다. 이는 고유 밝기를 알고 있는 천체를 이용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 거리측정 기준이 우주의 끝을 밝힐 수 있는 새로운 열쇠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제프리 호지슨 박사와 이상성 박사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이 우주에서 가장 밝은 천체 중 하나인 활동은하핵(AGN) '3C 84'를 새로운 거리측정 기준 후보 검증에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진은 미국 초장기선간섭계(VLBA) 자료를 활용했다. 지금까지 밝혀진 가장 먼 거리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표준촛불은 제Ia형(제일에이형) 초신성이다. 그러나 100억광년이 넘는 멀리 있는 은하에서는 밝기의 한계로 제Ia형 초신성이 관측되지 않는다. 이는 크기가 140억광년인 우리 우주를 이해하는 데 제한적이다. 활동은하핵은 다양한 파장에서 대량의 에너지를 방출하는 특별한 활동성이 보이는 은하의 중심 영역을 말한다. 여기에는 태양 질량의 100만배에서 수십억배 질량에 이르는 초대질량블랙홀이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초대질량블랙홀이 주변 물질을 빨아들이고 그 과정에서 부착원반을 형성하며 그 중심에서 원반의 수직 방향으로 물질을 내뿜는 제트가 형성된다. 이 제트는 빛의 속도에 가깝게 빠르게 분출되며 아주 강한 복사에너지를 방출한다. 연구진은 페르세우스자리 A 은하 중심에 있는 활동은하핵 '3C 84'의 제트가 일부 영역에서 변광 특성을 보이며 광도가 146일 주기 동안 약 2.7배 정도 증가하는 것을 밝혀냈다. 활동은하핵 제트가 빛의 속도로 변광 주기 동안 이동한 거리를 광원의 크기 즉, 제트의 실제 크기라고 가정하고, 이를 고해상도 전파 관측이 가능한 미국 VLBA의 영상지도를 통해 얻은 각크기와 비교해 활동은하핵 '3C 84'제트까지 거리는 2억2000만에서 2억5000만광년임을 알아냈다. 이 결과는 같은 은하 내의 표준촛불 제Ia형 초신성 관측을 통해 계산한 2억~2억7000만광년과 비슷하다. 이는 활동은하핵을 활용한 거리측정 방법이 새로운 표준촛불 후보로서 자격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제프리 호지슨 박사는 "이 연구에서 검증한 새로운 표준촛불 후보는 천문학에서 가장 먼 거리를 측정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성 박사는 "앞으로 수행할 연구에서는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운영하는 초장기선간섭계인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을 활용해 더 먼 우주에 존재하는 은하까지의 거리측정에 도전할 것이다"며 "이는 우주론 모형을 검증할 수 있는 새로운 열쇠가 되어 우주의 끝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영국 왕립천문학회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0-05-22 15:02:58세계 최초로 블랙홀의 증거와 모습이 공개됐다. 사건지평선망원경(EHT, Event Horizon Telescope) 이사회 구성원이자 동아시아관측소(EAO) 소장인 폴호(Paul T. P. Ho)는 "실제로 관측된 블랙홀 영상의 다양한 특징들이 우리의 이론적인 예측과 놀라울 정도로 맞아 떨어진다"고 말했다. EHT 연구진은 10일 오후 10시(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D.C 등 세계 6개 도시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기자회견을 열고 전 세계 협력을 통해 초대질량 블랙홀 관측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발표된 영상은 처녀자리 은하단의 중심부에 존재하는 거대은하 M87의 중심부에 있는 블랙홀을 보여준다. 이 블랙홀은 지구로부터 5500만 광년 떨어져 있으며 무게는 태양 질량의 65억배에 달한다. EHT 프로젝트 총괄 단장인 하버드 스미스소니안 천체물리센터의 쉐퍼드 도엘레만(Sheperd S. Doeleman) 박사는 "이 결과는 천문학 역사상 매우 중요한 발견이며, 200명이 넘는 과학자들의 협력으로 이뤄진 이례적인 과학적인 성과"라고 언급했다. EHT 과학이사회 위원장인 네덜란드 래드버드(Radboud) 대학의 하이노 팔크(Heino Falcke) 교수는 "사건지평선에서 빛이 블랙홀의 강력한 중력으로 휘어져서 생긴 이 그림자는 이 매혹적인 천체에 대해 굉장히 많은 것들을 알려주고 있고, 이를 통해 우리는 M87 블랙홀의 어마어마한 질량을 측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HT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처음으로 검증된 역사적인 실험의 100주년이 되는 올해, 우주에서 가장 극단적인 천체들을 연구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과학자들에게 제공한 것이다. 손봉원 한국천문연구원 박사는 "이번 결과는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 대한 궁극적인 증명이며, 그간 가정했던 블랙홀을 실제 관측해 연구하는 시대가 도래했음을 의미한다"며 "향후 EHT의 관측에 한국의 기여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블랙홀은 빛조차 탈출할 수 없는 강한 중력을 가져 사건지평선 바깥을 지나가는 빛도 휘어지게 만든다. 그래서 블랙홀 뒤편에 있는 밝은 천체나 블랙홀 주변에서 내뿜는 빛은 왜곡돼 블랙홀 주위를 휘감는다. 왜곡된 빛들은 우리가 볼 수 없는 블랙홀을 비춰 블랙홀의 윤곽이 드러나게 하는데 이 윤곽을 '블랙홀의 그림자'라고 한다. 연구진은 여러 번의 관측자료 보정과 영상화 작업을 통해 고리 형태의 구조와 중심부의 어두운 지역, 즉 블랙홀의 그림자를 발견했다. 연구진은 M87의 사건지평선이 약 400억㎞에 걸쳐 드리워진 블랙홀의 그림자보다 2.5배가량 더 작다는 것을 밝혀냈다. EHT는 전 세계에 산재한 전파망원경을 연결해 지구 크기의 가상 망원경을 만들어 블랙홀의 영상을 포착하려는 국제협력 프로젝트이자 이 가상 망원경을 뜻한다. 사건지평선이란 블랙홀 안팎을 연결하는 지대를 뜻한다. 관측을 위해 EHT는 전 지구에 걸친 망원경 8개를 연결해 이전에 없던 높은 민감도와 분해능을 가진 지구 규모의 가상 망원경을 만들었다. 지구의 자전을 이용해 합성하는 기술로 1.3밀리미터 파장 대역에서 하나의 거대한 지구 규모의 망원경이 구동되는 것이다. 이런 가상 망원경을 초장기선 전파간섭계(VLBI)라고 한다. EHT의 공간분해능력은 파리의 카페에서 뉴욕에 있는 신문 글자를 읽을 수 있는 정도다. 한국은 한국천문연구원 소속 연구자 등 8명이 동아시아관측소(EAO) 산하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 망원경(JCMT)과 아타카마 밀리미터/서브밀리미터 전파간섭계(ALMA)의 협력 구성원으로서 EHT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한국이 운영하고 있는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과 동아시아우주전파관측망(EAVN)이 본 연구에 기여했다. 해당 관측은 2017년 4월 5일부터 14일까지 6개 대륙에서 8개 망원경이 참여해 진행됐다. 같은 시각, 서로 다른 망원경을 통해 들어온 블랙홀의 전파신호를 컴퓨터로 통합 분석해 이를 역추적하는 방식으로 블랙홀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얻었다. EHT의 원본 데이터를 최종 영상으로 바꾸는 데 필요한 분석은 독일 막스플랑크 전파천문학연구소(MPIfR)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 헤이스택 관측소에 위치한 특화된 슈퍼컴퓨터를 활용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19-04-10 15:0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