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당시 즉각 경제적 악영향을 언급했던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인사들이 이달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전쟁에는 침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경우 국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고 감정적인 부분이 많다며 연준 인사들이 특정 진영을 편드는 모양새를 꺼린다고 분석했다. 미 경제매체 CNN비즈니스는 17일(이하 현지시간) 연준 인사들이 이달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군의 충돌을 놓고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준의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러시아가 우크라를 침입한 직후인 지난해 2월 24일에 "분명히 위험에 처한 사람들이 있고 이들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당장은 이번 침공이 세계 및 세계 경제,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판단하기에 너무 이르다"고 밝혔다. 그러나 월러를 비롯한 연준 인사들은 이달 7일 가자지구를 지배하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선제공격하고 다음날 이스라엘이 전쟁을 선언한 이후에도 말을 아꼈다. 월러는 전쟁 선언 이후 2번째 공개석상에서 처음으로 이번 사태를 언급하고 큰 파급효과로 인해 투자 및 소비 심리가 위축되지 않는 한 미 경제에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CNN비즈니스는 연준 부의장을 맡고 있는 마이클 바와 필립 제퍼슨, 미셸 보먼 연준 이사,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은행총재 역시 지난주 공개 발언 기회가 있었지만 이스라엘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이 미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한 질문을 받은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라파엘 보스틱 총재는 "지금 상황은 미 시장과 미국의 파트너들이 어디로 가야할지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새로운 사건"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보스턴 연방은행의 수전 콜린스 총재는 11일 발언에서 해당 사건을 정책 결정에서 고려해야겠지만 "미 경제는 크기로 보아 국제적인 충격에 훨씬 탄력적이다"고 밝혔다. CNN비즈니스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 산유국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만약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이 분쟁을 키워 미국의 제재가 강화되더라도 석유 시장에 큰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미 원자재 시장조사기업 케플러에 따르면 이란의 올해 3·4분기 하루 석유 수출 규모는 140만 배럴로, 전 세계 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최대 1.4%에 머물렀다. 반면 러시아는 2021년 기준 세계 2번째 산유국이며 주요 서방국들이 러시아 석유 수입을 금지하자 전 세계적인 유가 상승이 확인됐다. 그러나 미 싱크탱크 카토연구소의 제임스 돈 수석연구원은 연준 인사들이 불필요한 구설수를 피하기 위해 말을 아낀다고 지적했다. 돈은 "이번 사태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정적인 문제"라며 "연준 인사들이 특정 편을 드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10-18 18:19:36[파이낸셜뉴스] 지난달부터 반격에 나선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바그너그룹의 반란 사건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러시아군을 밀어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압박으로 반란을 지켜보기만 했던 우크라는 러시아 정규군이 바그너그룹을 대체하는 상황에서 더욱 진격하기 어려워졌다. 바그너 빈틈에 정규군 투입 전 세계에서 직원을 고용 중인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그룹은 지난 6월 24일(이하 현지시간)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반란 중단 이후 벨라루스로 망명하면서 우크라전에서 이탈했다. 바그너그룹은 지난 2일 텔레그램을 통해 당분간 우크라 전선에 참여하지 않겠다며 거점을 벨라루스로 옮기는 과정에서 1개월 동안 모병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의 키릴로 부다노우 국방부 군사정보국장은 지난 6월 29일 인터뷰에서 바그너그룹이 더 이상 우크라 전쟁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그너그룹은 지난해 개전 이후 우크라 전선에서 우수한 전공을 거뒀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우크라 전선에 투입된 바그너그룹 병사가 5만명이며 이 가운데 4만명은 죄수 출신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1일 발표에서 우크라 동부에서만 "2만1000명의 바그너그룹 병사를 죽였다"고 밝혔다. 프리고진은 반란 당시 자신에게 2만5000명의 병력이 있다고 주장했으나 서방 정보기관들은 실제로 반란에 참여한 병력이 5000~8000명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바그너그룹 병력은 반란 이전에 동부 전선에 집중 배치되었으며, 현재 프리고진을 따라 벨라루스로 이동하거나 러시아 정규군에 합류한 숫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프리고진이 반란 당시 최우선 체포 대상으로 지목했던 러시아의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은 3일 회의에서 바그너그룹을 언급했다. 그는 "반란은 우크라 특별군사작전(전쟁)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같은날 세르히 체르바티 우크라 동부 사령부 대변인은 현지 방송에 출연해 러시아군이 우크라 동부에 "18만명 이상 (추가) 배치됐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한때 바그너그룹이 점령했던 거점과 요새 방어에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있다"면서 전황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우크라 동부에서 거듭 후퇴했던 러시아군은 바그너그룹의 반란 당일에도 동부 루한스크주 크레민나 인근에서 격렬한 공세를 벌였다. 우크라군에서 남부 전선을 책임지는 올렉산드르 타르나우스키 사령관은 2일 발표에서 "지난 24시간 동안 28번 이상의 전투가 벌어졌고, 이 기간에 러시아군 수백명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외교 생각한 美, 우크라 공작 막아 주요 외신들은 반란 직후 우크라가 이번 사건을 이용해 이익을 챙길 수 있다고 예측했다. 우크라는 사태를 주시한다고 밝혔지만 따로 눈에 띄는 공세나 배후 공작을 하지 않았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6월 30일 보도에서 우크라가 미국의 입김이 때문에 가만히 있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 정부는 반란 당시 우크라 정부에게 러시아 국경을 넘는 공격이나 비밀 파괴공작, 그 외 전쟁에서 이득을 챙길만한 어떠한 편법도 쓰지 말라고 경고했다. 미 정부 관계자는 우크라 정보부가 자신이 아는 한 경고를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 정부가 프리고진의 계획을 정확히 몰라 매우 조심스러운 상황이었다고 강조했다. 관계자는 러시아가 이번 반란을 미국이나 우크라가 배후에서 조작했다고 주장할 수 있었다며 미국이 처음부터 이러한 구실을 주지 않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 정부는 우크라가 러시아 내부에서 대규모 공작을 하더라도 프리고진의 목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며 오히려 러시아가 서방을 비난할 핑계만 준다고 판단했다. 미국의 계산은 어느 정도 들어맞았다.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지난 6월 28일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미국은 반란 직후 우크라에 이번 사태를 이용하여 러시아 내부에서 파괴공작을 하거나 가까운 미래에 다른 도발을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라브로프는 "해당 이야기를 100% 신뢰하지는 않지만 진실로 보이는 믿을만한 정보다"고 말하며 반란을 미국 탓으로 돌리지는 않았다. NYT는 우크라가 개전 이후 러시아 영토에서 폭탄을 이용한 암살이나 각종 파괴 공작을 진행했으나 미국이 이를 반기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미 정부는 이러한 공작이 큰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외교 문제를 초래한다는 입장이다. 미 정부는 올해 우크라의 러시아인 의용대가 러시아 국경에서 총격전을 벌이자 미군 장비를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러시아군 달라져, 반격 어려워 우크라의 한나 말랴르 국방차관은 지난 6월 25일 발표에서 반격에 착수한 지 약 1개월 만에 130㎢의 영토를 되찾았다고 밝혔다. 그는 3일 발표에서도 지난주 우크라군이 동부에서 9㎢, 남부에서 28㎢를 탈환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우크라군은 지난해 9월 동부 하르키우에서 9일 만에 9000㎢ 탈환했고 같은해 11월에 남부 헤르손에서 5000㎢를 되찾았다. 젤렌스키는 3일 "지난주는 최전선에서 힘든 한 주였다"며 "하지만 우리는 진전을 이루고 있다. 우리는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롭 바우어 군사위원장은 같은날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의 반격이 더디다는 지적에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에 더 속도를 내야 한다고 채근하거나 그러지 않는 것에 실망스럽다고 해선 안 된다"며 "이런 종류의 작전은 정말 어려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의 군사전문가 미셸 고야는 AFP통신을 통해 "전선은 7개월 동안 사실상 변하지 않았다"면서 양쪽 모두 화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미 경제 매체 CNBC는 지난 5월 보도에서 러시아군이 전장에 익숙해졌으며 방어로 전환하면서 수많은 지뢰와 벙커를 이용해 전선을 요새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스토니아 국제안보방위센터(ICDS)의 이반 클리슈츠 연구원은 "우크라는 2022년과는 다른 러시아군과 마주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러시아군이 침공 초기 중대한 실수를 저지른 후 일부 전술과 절차 등을 수정했다고 밝혔다. 우크라군이 러시아군의 요새와 방어 진지를 돌파하려면 미국이 중동의 여러 전쟁에서 뽐낸 것처럼 압도적인 공군력으로 제공권을 잡아야 한다. 젤렌스키가 서방 정상들에게 반복해서 F-16 전투기 지원을 호소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아울러 고야는 러시아 또한 포탄이 부족해 우크라의 공세를 적극적으로 차단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1년 전 하루 4만~6만발에서 현재는 최대 1만~2만발로 포탄 사용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우크라에서는 벨라루스로 이동한 바그너그룹의 잔당을 경계하고 있다. 프리고진은 3일 바그너그룹과 제휴한 텔레그램 채널 ‘그레이존’에 음성 메시지를 올려 “가까운 미래에 전선에서 우리의 다음 승리를 보게 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외신들은 바그너그룹이 러시아 정부에게 재산을 빼앗기는 상황에서 돈을 벌기 위해 다시 우크라에 복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같은날 그레이존에는 러시아의 바그너 모병소가 일시적으로 멈췄으나 “바그너그룹은 계속해서 인력을 모집한다”는 모병 공고가 올라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07-04 09:36:27우크라이나 전쟁 1주년이 임박한 가운데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과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서로에게 책임을 돌리며 정면으로 충돌했다. 이 가운데 중국의 시진핑 국가 주석까지 우크라 문제에 뛰어들 가능성이 커지면서 사태가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푸틴 "러시아를 패배시킬 수 없어"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푸틴은 21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고스티니 드로브 전시장에서 국정연설을 통해 우크라가 서방과 결탁해 러시아를 위협했다는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푸틴은 "우크라가 전쟁 이전부터 서방과 무기 공급에 대해 의논했다"면서 "전쟁을 일으킨 것은 서방이고, 이를 억제하려 한 것은 우리였다"고 말했다. 그는 "서방이 지역 분쟁을 글로벌 분쟁으로 확대하려 한다"며 "우크라에서 확전의 책임은 서방 엘리트에게 있다"고 비난했다. 또한 푸틴은 "국민 대다수가 돈바스(우크라 동부 지역) 방어를 위한 우리 작전을 지지한다. 우리를 패배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푸틴은 서방의 경제 제재를 언급하고 "서방은 우리 경제를 패배시키지 못했으며 오히려 물가 상승을 자초했다"면서 "러시아의 경제는 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견고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미국과 러시아가 2010년 맺은 핵무기 군축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협정(뉴스타트) 참여를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동시에 영국 및 프랑스의 핵무기를 통제한다면 복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푸틴은 미국이 새로운 핵무기를 개발중이라면서 "미국이 핵실험을 할 경우 우리도 똑같이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러시아는 승리할 수 없어" 전날 우크라를 깜짝 방문했던 바이든은 푸틴의 연설 이후 몇 시간 뒤 폴란드 바르샤바 왕궁 정원의 쿠비키 아케이드에서 연설했다. 21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들과 만난 바이든은 연설에서 "우크라에 대한 우리의 지원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있어선 안 된다"며 "나토는 분열되지도 지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 전쟁이 러시아의 승리가 되는 일은 결단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은 "나토는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면서 "나토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공약과 (나토 헌장) 5조가 견고하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나토 헌장 5조는 집단 방위를 규정한 조항으로 회원국 중 하나라도 적에게 공격 받으면 나토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모든 회원국이 무력 및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바이든은 같은날 먼저 진행된 푸틴의 국정연설에 대해 "미국과 유럽은 러시아 파괴를 추구하지 않으며, 공격하려는 계획도 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관계자를 인용해 바이든 정부가 우크라 개전 1주년인 24일을 전후로 새로운 러시아 제재를 발표한다고 보도했다. 관계자는 이번주 안에 미 재무부와 국무부가 약 200개 러시아 단체 및 관계자를 상대로 신규 제제를 발표한다며 러시아 정부 관료와 국방 관련 기업 등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유럽연합(EU) 역시 러시아를 상대로 110억달러(약 15조원) 규모의 수출 금지 조치 등을 준비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월리 아데예모 미 재무 부장관은 20일 연설에서 러시아를 지원하는 중국 회사들과 은행들 역시 제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진핑, 미중 '평화 중재' 자처할까 전쟁 내내 미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에 첨단 전자제품과 군수물자를 수출하며 러시아 천연자원을 사들였던 중국은 전쟁 1주년을 맞아 평화 중재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WSJ를 비롯한 서방 언론들은 이날 보도에서 서방이 점차 우크라에 중화기 공급을 늘리면서 중국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중국 정부가 러시아와 함께 서방과 맞서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지나치게 약해지는 상황을 원치 않는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외교 부문을 총괄하는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은 지난 18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해 중국이 그동안 중립을 지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24일 중국 정부가 이른바 '시진핑 제안'이라고 불리는 우크라 평화 협상안을 공개할 것이라고 알렸다. 왕이는 21일 러시아를 방문해 우크라 문제 등을 논의했다. 같은날 WSJ는 관계자를 인용해 시진핑이 오는 4월이나 5월 초에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과 직접 만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시진핑의 마지막 러시아 방문은 2019년 6월이었다. 관계자는 시진핑이 푸틴과 대화에서 우크라 평화 해법 및 핵무기 사용 금지를 강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평화안에 대한 핵심 요소를 우리에게 공유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가 지난해 제시한 평화협상 조건과 시진핑 제안 사이에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의 제안을 검토하겠지만 영토는 양보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WSJ는 중국이 2000년대 초반 북한의 핵무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6자 회담을 주도하는 등 국제적인 평화 중재자 역할을 자처했다며, 우크라 사태에서도 비슷한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관측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02-22 10:44:491947년부터 핵을 비롯해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를 개념적으로 표현해 온 '지구 종말의 날 시계'가 종말을 뜻하는 자정에서 90초 전에 멈췄다. 과학자들은 지구 종말까지 남은 시간을 지난해보다 10초 더 줄이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핵전쟁 위기가 고조됐다고 경고했다. AP통신 등 미국 매체들에 따르면 미국의 핵과학자 단체 핵과학자회보(BAS)는 24일(현지시간) 연례 발표에서 시간을 조정한다고 밝혔다. BAS의 레이철 브론슨 회장은 "러시아의 핵 사용 위협은 전세계에 사건, 의도, 오판에 의한 긴장 고조가 얼마나 끔찍한 위험인지 상기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통제를 벗어난 이 같은 갈등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BAS는 우크라 사태로 인해 생화학 무기 사용 가능성도 커졌다고 주장했다. 브론슨은 "우크라 생화학 무기 공장에 대한 정보 부재는 러시아가 이 같은 무기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는 우려를 높인다"고 말했다. 전쟁에 따른 부수적인 피해도 문제다. 석학들은 우크라 사태 이후 에너지 가격이 오르고 천연가스보다 저렴한 석탄 사용이 늘어나는 상황이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스웨덴 스톡홀름 환경연구소 소속인 시반 카르타 BAS 이사는 "화석연료 사용에 따른 이산화탄소 발생은 2021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상승했다"며 "탄소 배출 증가로 기후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고 규탄했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등이 주축이 돼 1945년 창설한 BAS는 지구 멸망 시간을 자정으로 설정하고, 핵 위협과 기후변화 위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1947년 이래 매년 지구의 시각을 발표해 왔다. 1947년 자정 7분전으로 시작한 시계는 미국과 옛 소련이 경쟁적으로 핵실험을 하던 1953년에는 종말 2분전까지 임박했다가 미소 간 전략무기감축협정이 체결된 1991년 17분전으로 가장 늦춰진 바 있다. 시계는 2019년에 자정 2분전에 가까워졌고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자정 전 100초 전에 머물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01-25 09:04:44[파이낸셜뉴스]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반년 넘게 길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협상으로 침공을 끝내고 싶지만 우크라가 이를 거부한다고 주장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푸틴은 16일(현지시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참석해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만났다. 그는 이 자리에서 "가능한 한 빨리 우크라이나 사태를 끝내고 싶다"고 말했다. 푸틴은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우크라 지도부가 협상 절차를 거부했다"며 "그들은 전장에서 무력으로 자신들 목표를 달성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푸틴은 지난해부터 우크라 정부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시도를 정면으로 비판하며 러시아가 나토와 직접 국경을 맞대는 상황을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푸틴은 우크라 정부를 ‘나치’라고 표현했으며 지난 2월 24일 호전적인 우크라 정부를 정부를 몰아내고 우크라 동부의 친러 반군 공화국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우크라를 침공했다. 영국 언론들은 지난 14일 관계자를 인용해 우크라가 러시아의 침공 직후 나토 가입을 포기한다는 내용의 휴전 협상안을 푸틴에게 전달했으나 푸틴이 이를 묵살하고 침공을 계속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개전 초 우크라 북부에서 목표 달성에 실패하자 동부와 남부를 차지한 채 우크라와 대치 상태를 이어갔다. 양측은 튀르키예의 중재로 휴전 협상을 시작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우크라는 이달 들어 대치 상황을 깨고 대대적인 공세에 나서 동부 지역을 상당 부분 탈환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 대통령은 지난 10일 연설에서 "푸틴이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며 "현재로서 러시아와 종전 협상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겨울이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이번 겨울엔 우크라가 (러시아군의) 점령에서 신속하게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은 모디와 대화 이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만나 같은 뜻을 전했다. 푸틴은 "에르도안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회담에서 어떤 긍정적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 당연히 회담을 제안했겠지만, 오늘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푸틴은 이날 역시 우크라 침공을 ‘특별 군사작전’이라고 부르면서 "해당 작전을 조정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느린 속도로 가고 있지만 서두를 일이 없다. 변화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2-09-17 02:34:00#OBJECT0# [파이낸셜뉴스]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공급망 교란·원자재값 상승이 우리기업 가격경쟁력 약화·채산성 악화로 이어질 것이란 진단이 나왔다. 글로벌 공급망 교란은 일시적 현상이 아닌 뉴노멀(New Normal)이 될 수 있고 다자주의에 기반한 무역 활성화·공급망 다변화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이와관련 정부는 미국이 주도하는 새 협의체인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참여를 위해 'IPEF 추진 TF'를 신설한다. 또 코로나 이후 국제질서 재편을 논의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회의·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 참가해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경제타격·공급망·디지털 등 신통상 이슈를 논의한다. ■"범정부적 위기대응 시스템 구축해야" 산업통상자원부는 20일 제7차 신통상 라운드 테이블을 개최하고 신통상 핵심 이슈로 논의되는 글로벌 공급망 최근 동향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이번 회의는 대러시아 경제제재, 미국의 대중국 무역·투자 통제, 미국의 공급망 행정명령 등 글로벌 공급망 종합점검, 핵심품목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글로벌 다자논의 동향을 논의했다. 조상현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공급망 교란, 원자재가격 상승은 우리 기업의 가격경쟁력 약화와 채산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범정부적 위기대응 시스템을 구축하고 민관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공급망 문제 해결을 위해 우방국인 미국과 경제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준 산업연구원 산업정책연구본부장은 "미국이 지난 2월 발표한 6대 분야 공급망 보고서에서 자국내 생산역량을 확충하고, 동맹국 협력을 통한 공급망 안정화 등을 제안했다"며 "한미간 상호보완적인 산업을 발굴하고 새로운 협력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병열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근 WTO가 주최한 글로벌 공급망 포럼에서 공급망 교란의 위험성을 지적하면서 다자간 협력을 통한 해결방안을 논의했다"며 "공급망 교란이 일시적 현상이 아닌 뉴노멀(New Normal)이 될 수 있다고 인식하고, 다자주의에 기반한 무역 활성화·공급망 다변화 등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익극대화 관점에서 IPEF 참여 협의 정부는 미국 주도로 출범하는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가입을 위해 'IPEF 추진 TF'를 신설했다. 경제협력·기업영향 중심 국익극대화 관점에서 IPEF 참여를 긍정적 방향으로 역내 국가들과 협의하고 있다. IPEF 4대 분야인 △공정하고 회복력 있는 무역 △공급망 회복력 △인프라·청정에너지·탈탄소 △조세·반부패 등 대응방향을 잡고 있다. 코로나로 연기됐던 APEC, WTO 등 글로벌 다자협의체도 상반기 대면회의로 가동된다. APEC 통상장관회의가 3년만인 오는 5월 21일 태국에서 개최된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역내 경제적 타격과 공급망, 디지털, 기후변화, 보건위기 대응 등 신통상 이슈들이 폭넓게 논의할 전망이다. 작년말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연기된 WTO 12차 각료회의도 오는 6월 12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다. WTO회의는 러시아 침공에 따른 식량안보, 글로벌 공급망 교란 대응이 최우선 과제로 협의한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2022-04-20 11:13:30[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으면서 기업체감경기가 3달째 하락하고 있다. 우크라 사태와 이로 인한 공급병목 심화 등 악재도 겹쳤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3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번달 전체 산업에 대한 업황BSI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지난달(85)대비 2포인트(p) 하락한 83을 기록했다. 업황BSI는 향후 경기동향에 대한 기업가들의 의견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으로, 100을 넘으면 경기호전을 예상하는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고 그보다 적으면 경기악화를 예상하는 기업 수가 더 많음을 의미한다. 비제조업(81)은 변하지 않은 가운데 제조업(84)은 7p 하락했다. 이는 자동차(-24p), 기타 기계·장비(-13p), 전자·영상·통신장비(-10p) 등을 중심으로 체감경기가 크게 낮아진 데 따른 것이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변이바이러스 확산 등 영향이다. 이들 기업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생산 및 공급 차질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특징이 있다. 기업규모별·형태별로는 대기업(-6p), 중소기업(-7p), 수출기업(-10p) 및 내수기업(-5p) 모두 하락했다. 비제조업의 경우 전문·과학·기술(+7p), 운수창고업(+7p) 등이 상승하고, 정보통신업(-3p), 사업시설관리·지원·임대(-3p) 등이 하락하면서 지난달과 동일했다. 전산업 업황BSI는 내렸지만 업황전망BSI는 소폭 올랐던 지난달에 비해 이번달에는 업확전망BSI도 지난달(88) 대비 5p 하락한 83으로 집계됐다. 내달에도 경기 불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보는 업계 분위기가 심화됐다는 뜻이다. 이날 함께 발표된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에 비해 2.3p 하락한 103.4로 나타났다. ESI는 모든 민간 경제주체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경기 대응성이 높은 7개 항목을 선정, 합성한 수치다. 한편 지난 29일 한국은행은 ESI를 구성하는 CSI 2개 항목 중 가계수입전망CSI(99)는 지난달과 동일하고 소비지출전망CSI(114)는 4p 상승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2022-03-31 03:20:07[파이낸셜뉴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3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어려움을 겪는 수출입 기업과 관련해 "절박한 심정으로 정부에 도움을 청한 기업들이 좌절하지 않고 적기에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최대한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서울시 강남구에 위치한 전략물자관리원 내 러시아 데스크를 찾아 수출입 기업의 애로 요인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하며 이 같이 말했다. 전략물자관리원은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즉시 전담 인력을 보강하고, 직통 핫라인을 구축한 러시아 데스크를 마련해 수출입기업에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홍 부총리는 "원자재 수급, 가격 상승, 해운·항공 등 물류 차질, 수출입대금 지급결제 애로 등 다양한 현장의 사례들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맞춤형으로 신속히 지원할 필요가 있다"며 "러시아 데스크를 포함한 금융감독원의 비상금융애로상담센터, 중소벤처기업부의 중소기업피해지원센터, 코트라(KOTRA)의 비즈니스애로상담센터 등 유관기관들이 긴밀히 협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후 홍 부총리는 범정부 차원의 글로벌 공급망(GVC) 관리를 위해 지난 14일 정부서울청사 내에 설치한 '경제안보공급망기획단', 경기도 안양시에 위치한 제1기 소재부품장비 으뜸기업인 ㈜이오테크닉스도 각각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러·우 전쟁 사태로 글로벌 공급망 대응 중요성이 커진 가운데 공급망 컨트롤타워로 출범한 경제안보공급망기획단을 격려하고, 우크라 사태 대응 동향 및 소부장 기업 지원 현황 등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홍 부총리는 "일본 수출규제부터 요소수 사태까지 그동안 대응 경험을 토대로 글로벌 공급망 훼손과 최근 러·우 사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것"이라며 "공급망 전반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각별히 관심을 갖고 범정부 역량을 결집해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2-03-23 17:18:16【파이낸셜뉴스 춘천=서정욱 기자】 강원도는 러시아·우크라사태 피해 중소기업에 대해 특별 자금을 지원한다. 17일 강원도에 따르면 이번 지원은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사태로 피해를 입은 도내 수출·입 기업에 대하여 경영안정자금 등을 긴급 투입, 특별지원하기로 결정 하였다고 밝혔다. 강원도 관게자는 “지난 2021년 기준 도의 대 러시아와 대 우크라이나 수출업체는 140여개사, 수출금액은 약 5700만불 수준으로, 이는 도 전체 수출액의 1% 정도여서 비중은 적은 편이나, 도민의 실생활과 밀접한 품목들이 대다수여서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도내 영세기업의 경영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밀, 명태 등 수산분야와 화장품, 의료기기분야의 일부 교역품목에서 원자재 수급 불안에 따른 가격상승과 對러 금융제재에 따른 대금결제 지연 등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도내 피해기업에 대하여, 금융기관과 협업하여 내달 1일부터 기업당 최대 5억 원의 긴급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최기용 강원도 경제진흥국장은 “도내 중소기업에 피해가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어, 긴급하게 정책자금 특별지원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syi23@fnnews.com 서정욱 기자
2022-03-17 10:30:21[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 사태로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에 특례보증이 지원된다. 보증비율은 85%에서 95%로 상향되며, 보증료는 최대 0.8%포인트(p) 감면된다. 정부는 대러·대우크라이나 수출기업뿐 아니라 우크라 사태로 직·간접 피해를 입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특례보증을 지원한다고 14일 밝혔다.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이 나선다. 특례보증은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러시아, 벨라루스 등 수출통제 조치나 금융제재 적용대상 국가(분쟁지역)에 진출한 국내기업, 분쟁지역 수출입 기업 등 직접피해를 입은 기업과 해당 수출입 기업의 협력업체 등 전후방산업 영위기업으로서 간접피해 기업까지 포함된다. 보증한도도 늘어난다. 피해기업 매출액의 2분의 1 범위 내에서 기존 보증과 관계없이 추가 보증을 지원하며, 한도는 개별 기업별 심사를 거쳐 부여한다. 보증비율은 95%로 일반 보증비율 85% 대비 10%p 상향하고, 보증료율은 최대 0.8%p까지 감면한다. 기존 신보나 기보를 이용중인 지원대상 기업들은 보증만기가 도래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1년간 전액 만기연장을 지원한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2022-03-14 09:38: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