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 여성이 웃음가스를 흡입한 후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최근 부검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일간 더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잉글랜드 번리에 거주하던 21세 여성 키라 부스가 웃음가스(Nitrous Oxide)를 흡입한 직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 당시 그는 가슴 감염(폐 기관지 등) 증상을 앓고 있었다. 법의학적 조사를 통해 약물 사용 정황도 함께 드러났다. 키라는 2024년 11월, 사회관계망서비스 활동이 24시간 넘게 중단되자 이를 이상하게 여긴 지원 복지사의 방문으로 시신이 발견됐다. 현장 조사에서는 침대와 소파 인근에 웃음가스 캡슐 2개가 발견됐다. 폐기 직전 상태로 보관된 18개의 캡슐도 추가로 확인됐다. 경찰은 또 코카인 잔류 흔적이 있을 수 있는 소형 가방 2개를 확보했다. 부검 결과,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사인과 직접 관련된 손상도 없었다. 다만 독성학 검사에서 코카인 복용 흔적이 발견됐고, 웃음가스는 사후 체내에서 빠르게 사라지기 때문에 검출되지 않았다. 담당 검시관은 키라가 사망 시점에 가슴 감염(Chest Infection)을 앓고 있었으며, 치명적인 호흡기 합병증을 악화시켰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흥분제·환각제로 변질된 유행… '웃음가스'웃음가스는 의료용 마취 보조제로 사용되는 무색의 기체다. 진통 및 마취 효과가 있어 치과나 수술에서 널리 사용돼왔다. 빠르게 웃음을 유발하는 특성 때문에 '해피 가스(Happy Gas)' 또는 '히히 가스'로도 불린다. 다만 최근에는 10대와 20대 젊은 층 사이에서 일종의 기분 전환제, 파티용 환각물질로 오남용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산소 결핍, 어지럼증…신경계·심혈관계 손상 웃음가스를 흡입하면 즉각적인 도취감과 웃음 반응이 나타나지만, 그 뒤엔 산소 결핍, 어지럼증, 의식 저하, 심박수 이상, 호흡 억제 등의 증상이 뒤따른다. 산소를 대체해 폐와 뇌로 들어가는 특성 때문에, 다량 또는 반복 흡입 시에는 저산소증으로 뇌 손상 및 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다. 영국 NHS(국민보건서비스)는 웃음가스는 한두 번 흡입해도 뇌에 산소가 충분히 공급되지 않아 뇌졸중이나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편 국내에서도 웃음가스는 '의료용 및 식품첨가물'로 허가된 상태라 의료용·산업용·푸드용(생크림 제조용) 등으로 합법 유통되고 있다. 그러나 이를 비의료적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또는 마약류에 준하는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기저질환이나 감염 상태에서 흡입할 경우 치명적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5-05-12 21:32:36포미닛이 헬륨가스 폭로전을 벌여 웃음을 자아냈다. 4일 방송된 KBS 2TV ‘연예가중계’에서는 걸그룹 포미닛의 게릴라 데이트가 전파를 탔다. 이날 게릴라 데이트 말미에 포미닛은 헬륨가스를 먹고 돌직구를 날리는 헬륨가스 폭로전을 벌여 웃음을 자아냈다. 먼저 김현아는 남지현에게 “다 같이 있을 때는 하이힐 좀 자제해 줄래? 키도 제일 크잖아”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이에 남지현은 “긴 다리를 돋보이게 하고 싶어서 자주 신는다”라고 변명했다. 이어 전지윤은 권소현에게 “너 실물이 예쁘다고 하지마! 실물 안 예뻐”라고 강력한 돌직구를 날려 막내 권소현의 정신을 혼미하게 했다. 마지막으로 전지윤은 나노 몸매의 소유자 허가윤에게 “사실 네 옆에 가는 게 두려워!”라고 돌직구의 운을 떼자 옆에 있던 권소현은 “살 좀 그만 빼! 정말 힘들어 죽겠으니까”라고 덧붙였다. 또한 허가윤이 헬륨가스를 마셨음에도 불구, 방금 발언이 막내가 한 것임을 눈치 채자 권소현은 “난 널 사랑해”라고 뒤늦게 화해를 신청했고 허가윤은 “웃기지마 소현아”라고 즉각적으로 답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 현아는 KBS 2TV ‘개그콘서트-생활의 발견’ 코너를 ‘생활의 달인’이라고 말하는 귀여운 말실수를 해 얼굴이 새빨개졌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ladydodo@starnnews.com도혜림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2013-05-04 23:08:29【파이낸셜뉴스 원주=김기섭 기자】원주시는 '2040 원주 도시기본계획’이 최근 강원자치도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았다고 23일 밝혔다. 2040 원주 도시기본계획은 공개 모집한 시민참여단을 통해 ‘건강과 웃음이 넘치는 젊음의 미래도시 원주’라는 도시미래상을 설정하고 △모두가 풍요로운 미래산업·스마트도시 △건강하고 행복한 첨단의료·안전도시 △자연과 어우러지는 친환경·관광도시 △고르게 발전하는 균형도시를 주요 목표로 정했다. 특히 수립 과정에서 시민 의견을 적극 반영하기 위해 시민 설문조사 및 전문가로 구성된 길잡이지원단 자문 등을 시행하는 등 다양한 계층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번 계획에서 도시공간구조는 원주도심과 혁신도시, 남원주 역세권을 포함한 ‘1도심’, 서부권의 산업기능 강화를 위한 문막과 서원주역세권, 기업도시 중심의 ‘1부도심’, 7면(흥업·소초·호저·지정·부론·귀래·신림)의 중심을 생활거점으로 하는 중심지 순환형체계로 구상했다. 또한 생활권은 중심, 동부, 서부, 남부, 북부 총 5개 권역으로 구분했으며 각 권역은 산업단지 고도화 및 미래 신성장 산업 육성, 원주천 중심의 수변공간 활성화, 관광·교육·행정·문화·체육 기능 강화 등의 발전 방향을 담고 있다. 2040년 계획인구는 각종 개발사업과 인구추계 등을 고려해 43만8000명으로 설정하고 토지이용계획은 원주시 행정구역 868.23㎢ 중 향후 도시 발전에 대비해 29.519㎢를 시가화 예정 용지로, 기존 개발지 54.393㎢는 시가화 용지, 나머지 784.318㎢는 보전용지로 확정했다. 부문별 계획으로는 국도·국지도개설계획, 국가철도망계획 등 상위계획에서 제시된 도로 및 철도계획을 반영해 원주공항 활성화 전략, 주차시설 공급방안, 자전거도로 네트워크 구축, 탄소중립 및 온실가스 감축, 신재생에너지 도입, 야간경관을 포함한 경관 관리, 수변공간 활용방안, 방재·방범 및 안전계획 등 다양한 분야의 계획을 담았다. 한편 2040 원주 도시기본계획은 이날부터 한 달간 시청 7층 도시계획과에서 열람할 수 있다. 김성식 원주시 도시계획과장은 “2040 원주 도시기본계획 승인이 원주시가 중부내륙 거점도시로의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kees26@fnnews.com 김기섭 기자
2025-05-23 10:18:57[파이낸셜뉴스] 배우 서예지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게재했다. 서예지는 14일 SNS에 “아무렇지도 않은 척한다고 아무렇게나 굴지 말아줘요”라는 문구를 올리며 자신의 감정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앞서 서예지는 지난 12일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시즌7에 출연해 자신을 둘러싼 각종 논란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오프닝에서 “SNL 크루들을 다 가스라이팅해서 재미있게 하겠다”고 농담하며 과거 논란을 발언했다. 이에 MC 신동엽은 “맞다. 가스라이팅이 취미이자 특기인데 깜빡했다”고 받아쳤고 크루들은 손을 들어 웃음을 자아냈다. ‘SNL 코리아’ 속 ‘서예GPT’ 코너에서는 서예지가 인공지능(AI)으로 분해 색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해당 코너에서 김원훈은 AI 서예지의 도움으로 회사 발표를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동료들은 AI 요약본을 읽었다며 뒷담화를 했다. 이에 서예지는 김원훈에게 “진짜 쪽팔리는 건 아무 말도 못 하고 조용히 앉아서 씹히는 거다. 그게 얼마나 억울한 건데, 나도 많이 당해봤다”고 말하며 자신의 심정을 에둘러 표현했다. 이어진 ‘이브 미용실’ 코너에서는 미용실 원장으로 등장한 서예지가 손님의 두피를 마사지하며 또 다른 패러디를 선보였다. 김원훈이 “뒷목이 딱딱하다”고 하자, 서예지는 잠시 굳은 표정을 지었다가 “단단한 것”이라고 정색해 웃음을 안겼다. 이는 과거 ‘김딱딱’ 논란을 패러디한 장면으로 보인다. 그런가 하면 서예지는 지난달 배우 김수현과 양다리설에 대해서도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팬카페를 통해 “저도 사람인지라 정말 버겁고, 벅차고, 지겹고, 슬프고, 숨 막히고 참고 또 참고 있다”며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저는 그(김수현)와 그의 형(사촌 형)이랑 아예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으며 루머를 일축했다. 서예지는 지난 2021년 배우 김정현과의 가스라이팅 논란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당시 공개된 대화 내용에서 서예지가 김정현에게 촬영장에서 스킨십을 금지하도록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확산됐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5-04-15 06:15:24"당신은 전쟁을 끝낼 아무 카드도 없다!(You have no any card!)"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광물협정 체결을 위해 백악관을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안전보장을 요구하자 직격탄을 날렸다. 트럼프는 "젤렌스키가 평화를 맞을 준비가 안 돼 있으며 미국에 무례하게 행동했다"며 회담을 깨버렸다. 회담은 결렬됐으며 미국은 무기는 물론 대(對)러시아 정보 지원도 중단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후 젤렌스키 교체까지 거론하며 우크라이나를 흔들고 있다. 딥페이크 영상을 보면 우크라이나엔 카드(대책)가 없지 않느냐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갑자기 카드 수십 장을 꺼내 미소를 띤 채 공중에 던지면서 돌리는 저글링을 한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너털웃음을 짓고 배석한 J D 밴스 미국 부통령도 입에서 카드를 쏟아내기 시작한다. 패러디 영상과는 달리 실제로는 양측이 고성을 지르며 회담은 노딜로 끝났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의 유일한 카드가 750조원 상당의 희토류 등 광물자원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지원이 없으면 2주 만에 러시아의 공격에 무너졌을 것이니 자신들이 50%의 지분을 갖는 광물자원 협정에 서명하라고 압박했다. 러시아가 재침공할 수 있으니 우크라이나의 안전보장을 요구하려면 젤렌스키가 추가적인 반대급부 카드를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 트럼프의 거래 셈법이다.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 카터 대통령 국가안보보좌관(1928~2017)은 1997년 명저 '거대한 체스판: The Grand Chessboard'에서 우크라이나와 한국 등을 중추국가(pivot state)로 분류했다. 말이 좋아 중추국(中樞國)이지 사실상 '낀 나라'라는 의미다. 인접 폴란드 출신인 브레진스키는 우크라이나는 유라시아 대륙에서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 낀 나라로서 안보 불안이 상존할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해양과 대륙 세력 사이에 지정학적 취약성을 가진 한국 역시 '낀 나라'로 평가된다. '낀 나라'는 비장의 카드가 없으면 언제든지 강대국의 먹잇감이 될 수밖에 없다. 사실 우크라이나의 비장의 카드는 구소련이 개발해 배치한 1000여개의 전략 핵무기였으나. 지난 1994년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로 핵을 포기했다. 1953년 이승만 대통령은 한국전쟁 휴전을 앞두고 반공포로 석방 카드로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이끌어 냈다. 미국 에버레디 작전으로 제거될 뻔했던 이 대통령의 신의 한 수였다. 한국전쟁 휴전 72년이 지난 지금 강 건너 불구경이 결코 아닌 대한민국의 카드는 무엇일까? 경제와 안보로 구분해보자. 경제 카드는 역시 조선업이다. 미국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1920년 제정된 존스법으로 조선업 경쟁력이 무너졌다. 현재 함정의 경우 미국은 287척, 중국은 400여척으로 시간이 갈수록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직후 윤석열 대통령에게 해군 함정의 유지보수관리(MRO) 등 조선업 협력을 요청했다. 다음 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방한, 한미연합훈련을 참관한 뒤 울산 조선소를 둘러보고 결과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할 것이다. 트럼프가 한국의 참여를 기정사실화하는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가스관 사업은 침대축구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경제성이 부족해 엑손모빌조차 손을 든 사업인 만큼 지연전략이 필요하다. 다음은 IT 및 반도체 등에서 초격차 기술력을 활용해 관세 예봉을 피해야 한다. 안보 카드는 '낀 나라'의 지정학적 특성을 활용하자. 역설적으로 한반도의 대중국 전진기지 가능성을 강조하자. 미중 갈등이 첨예화되는 상황에서 한국의 공급망과 지정학적 안보 가치를 내세우며 우리의 카드를 세분화하는 살라미 전술도 검토하자. 역설적으로 트럼프는 한국의 카드가 많다고 생각하는 순간 한국의 가치를 높이 평가할 것이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대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2025-03-13 18:23:01[파이낸셜뉴스] "세상이 날 짓밟아도 달을 쫓아 나는 가리, 콧대를 높게 치켜들고"(시라노 대사 중) 5년 만에 돌아온 뮤지컬 '시라노'가 한층 깊어진 감동을 선사하며 성공적인 귀환을 알렸다. 지난 2017년 초연과 2019년 재연에 이어 새로워진 무대 구성과 연출로 기존 관람객은 물론 새로운 팬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시라노'는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프리뷰 공연을 시작한 이후 10일부터 본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제작사 RG컴퍼니와 CJ ENM가 "듣는 재미, 보는 재미가 배가 됐다"고 자신했을 만큼 160분이 눈 깜짝할 새 스쳐 지나간다. 뮤지컬 '시라노'는 프랑스시인이자 극작가, '에드몽 로스탕'이 실존 인물을 모티브로 쓴 희곡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를 각색한 작품이다. 스페인과 전쟁 중이던 17세기 프랑스에서 용맹한 가스콘 부대를 이끌었던 콧대 높은 영웅 시라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연애편지 대필이라는 재미있는 설정을 바탕으로 '낭만 호걸'이었던 시라노의 명예로운 삶과 고귀한 사랑을 그린다. 뮤지컬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의 드라마틱한 음악, 작사가인 고(故) 레슬리 브리커스가 쓴 사랑의 언어와 위트 넘치는 대사는 낭만적인 무드를 증폭시키고, 8인조 오케스트라가 빚어내는 풍성한 사운드가 귀를 사로잡는다. 프랭크 와일드혼이 새로 작곡한 '연극을 시작해', '말을 할 수 있다면', '달에서 떨어진 나' 등 3곡의 넘버는 서사의 힘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시라노'는 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공연의 각색을 맡은 김수빈 번역가는 "배경이 17세기의 프랑스일 뿐, 지금 우리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생생한 이야기일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작품의 줄거리는 익히 알려져 있지만 새로운 연출과 무대 구성, 배우들의 활약으로 오랜 이야기는 또다시 힘을 얻었다. 노래와 대사를 유려하게 넘나드는 목소리와 제스처, 생생한 표정들은 짙은 호소력을 가진다. 슬프지만 웃기고, 심각하면서도 가벼운 상황 전개는 한 편의 드라마와도 같은 요즘 세상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일깨워준다.이번 시즌 시라노 역을 맡은 조형균·최재림·고은성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이 요구되는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힘찬 에너지를 전하기도, 애절한 노래로 눈물샘을 자극하기도 하는 등 관객들을 쥐락펴락하는 모습이다.코믹한 말과 행동으로 악의 없는 웃음을 주는 시라노, 전투를 앞두고 죽음을 두려워하는 크리스티앙에게는 용기를 심어주는 인생 선배 시라노, 전하지 못한 사랑으로 괴로워하는 고독한 시라노 등 인물이 지닌 다면적 매력을 강하고 섬세하게 그린다.록산 역의 나하나·김수연·이지수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다. 아름다운 목소리와 뛰어난 가창력은 물론 검술 액션도 매끈하게 소화하며, 시대를 앞서가는 주체적인 여성의 상을 그려냈다. 가스콘 부대의 신입 병사이자 수려한 외모를 자랑하는 크리스티앙 역은 임준혁과 차윤해가 맡았다. 두 사람 모두 정확한 딕션과 깔끔한 가창력, 자연스럽고 천연덕스러운 연기로 삼각관계에서 비롯된 순수한 낭만성을 드러낸다. 이와 더불어 극에 재미를 더해주는 이율(드기슈 역), 최호중(르브레 역), 원종환(라그노 역) 등 베테랑 배우들의 호연도 돋보인다.이번 시즌 달라진 무대 구성은 신선한 현장감으로 시선을 붙든다. 찢어진 종이가 겹겹이 쌓여 마치 오래된 책을 보는 듯한 네모 프레임이 등장하고, 그 안으로 다채로운 영상이 펼쳐진다. 작품 속 배경이 되는 주요 장소를 생생하게 구현해 몰입감을 높였다.계절을 나타내는 커다란 나무 등 대도구와 무대 중앙 회전 장치를 적극 활용한 점도 돋보인다. 라그노의 빵집, 가스콘의 훈련장, 록산의 집, 수녀원, 전쟁터 등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장면들은 팝업 형태 그림책이 눈앞에서 펼쳐지는 듯한 효과를 준다.탄탄한 실력을 갖춘 앙상블과의 시너지도 눈여겨볼 만하다. 정도영 안무가와 홍현표 무술감독은 합심해 만든 화려한 액션 군무가 핵심 장면에 녹아들었다. 하이라이트 넘버인 '가스콘'에서의 전투 장면은 극도의 긴장감과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며 진한 여운을 남긴다. 공연은 오는 2025년 2월 23일까지 이어진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12-14 11:56:47심형래부터 나현영까지 '개그콘서트' 개그맨들이 모두 힘을 합쳤다. 3일 방송한 KBS2 '개그콘서트' 1096회에서는 '소통왕 말자 할매', '심곡 파출소', '만담 듀오 희극인즈' 등 다채로운 개그 코너들이 시청자들의 일요일 밤을 웃음으로 가득 채웠다. 이날 '코미디 대부' 심형래는 '소통왕 말자 할매'에 출연, 코너 속의 코너를 선보였다. 심형래는 MZ세대에게 내가 하는 코미디가 통할지 모르겠다는 고민을 '말자 할매' 김영희에게 털어놨다. 그러면서 후배들과 준비한 개그를 무대 위에서 보여줬다. 심형래가 준비한 코너는 그를 대표하는 개그 코너 중 하나였던 '변방의 북소리'였다. 포졸 역의 심형래는 김장군이 휘두르는 죽도를 한 번도 막지 못하고 있는 그대로 다 맞았고, 우스꽝스러운 몸짓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또 화살 피하기 훈련을 하겠다며 팽팽하게 잡아당긴 고무 밴드를 먼저 손에서 놔 반대편에 있는 김장군을 공격, 원초적인 웃음을 유도하기도 했다. 이날 심형래는 특유의 슬랩스틱 코미디로 관객들의 웃음보 저격에 성공했고, 클래식은 영원하다는 것을 몸소 증명했다. '심곡 파출소'에서는 나현영이 블랙핑크 로제를 패러디한 '로재'로 등장했다. 나현영은 "이사 갔는데 너무 스트레스받는다"라고 말했고, 송필근은 "어디 사시나요?"라고 질문했다. 그러자 나현영은 "아파트"라고 대답한 뒤 로제의 노래 'APT.(아파트)'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추기 시작했고, 브루노 마스로 분장한 정태호가 갑자기 무대에 난입해 폭소를 자아냈다. 한바탕 춤을 춘 나현영은 신문을 펼치더니 "올랐다, 너무 올랐다"고 한탄했다. 송필근은 "뭐가 올라요? 채솟값? 도시가스?"라고 물었다. 나현영은 "아파트"라고 말하고는 또다시 정태호와 춤판을 벌이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무맥락 댄스에 송필근은 "도대체 이게 무슨 캐릭터야?"하고 소리쳐 웃음을 더했다. '만담 듀오 희극인즈' 신윤승과 박민성은 헌팅을 주제로 만담을 나눴다. 박민성은 이성을 만나고 싶다는 신윤승을 위해 헌팅 술집에서 마음에 드는 이성을 유혹하는 농담을 가르쳐줬다. 신윤승은 박민성에게 배운 대로 상황극을 시작, "잠시 검문이 있겠습니다. 신분증 좀 주시죠"라고 말한 뒤 농담을 시작하려 했다. 그런데 박민성은 "죄송해요"라며 미성년자 연기를 시작했고, "개그맨 신윤승이 미성년자를 헌팅한다!"라고 외쳐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한편, 이밖에 이날 '개그콘서트'에서는 '데프콘 어때요', '심의위원회 피해자들', '습관적 부부', '오스트랄로삐꾸스', '알지 맞지', '챗플릭스', '이정수C 정세협C' 등 다양한 개그 코너들이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slee_star@fnnews.com 이설 기자 사진=KBS2 '개그콘서트'
2024-11-04 11:04:33【파이낸셜뉴스 안동=김장욱 기자】 "추석 연휴, 경북 휴양림에서 보내세요!" 경북도는 추석과 징검다리 연휴를 맞아 10개소 휴양림에서 가족·친척들이 모여 즐겁게 지낼 수 있도록 각 휴양림 특성에 맞는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12일 밝혔다. 관광객의 이용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22곳 공·사립 휴양림에서 안전사고 최소화를 위해 건축·소방·전기·가스 등 분야별 전문가 등 100여명이 선제적으로 안전 예방 활동에 나서 시설물 사전 정비와 풀베기 등 환경정비로 손님맞이 준비를 마쳤다. 영천 보현산자연휴양림은 명상치유·VR체험을 할 수 있는 산림치유관, 실내암벽등반·스카이트레일 등을 즐길 수 있는 산림 레포츠체험관이 있으며,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회차별 예약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영양 에코둥지 흥림산 자연휴양림은 그물로 짠 공중 부양 놀이터인 네트어드밴처, 집코스터 등이 있는 종합 산림휴양타운으로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좋은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예천 학가산 우래자연휴양림은 숲해설가와 함께하는 숲 산책 프로그램과 임산물을 이용한 나만의 피자만들기, 숲속공방교실 등이 준비돼 있다. 안동 호반자연휴양림은 안동문화관광단지(월령교, 유교랜드)와 20분 거리에 있으면서 수압 치유와 음파 치유 등 체험이 가능하고 수상 데크를 따라 안동호 위를 거닐며 아름다운 풍광을 즐길 수 있다. 구미 옥성자연휴양림은 숲 체험, 어린이를 대상으로 부모와 함께하는 요리체험, '마술을 통한 웃음과 소통 공연', '어르신 공연', '어린이 영화 상영' 등 토요문화행사를 펼친다. 이외 경주 토함산, 칠곡 송정, 안동 계명산자연휴양림 역시 생태숲 숲 해설프로그램, 유아와 아동을 위한 만들기 체험 등이 준비되어 있다. 조현애 산림자원국장은 "체류 및 힐링형 휴가가 증가하는 추세와 더불어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체험시설과 공연을 곳곳에 준비한 만큼 가족들과 함께 참여해 풍성한 한가위 보내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눈여겨 볼 공연으로 울진 구수곡자연휴양림을 찾으면 9~10월 중 야외 공연(HUB한울밴드, 천사오카리나앙상블 등)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한편 연휴 기간 이용객들이 많이 붐빌 것으로 예상돼 휴양림을 이용하기 위해 예약해야 여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산림휴양통합예약시스템을 통해 전국의 모든 휴양림을 한 곳에서 예약하고 결제까지 가능하다. 일부 예약제로 진행하는 프로그램도 예약할 수 있다. gimju@fnnews.com 김장욱 기자
2024-09-12 09:49:22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사마르칸트는 타슈켄트에서 남서쪽으로 5시간가량을 가야한다. 우즈벡에 목화가 유명하다고 들었는데 가는 길 양옆에 끝도 없이 펼쳐진 목화밭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한창 목화가 피어있으면 장관이었을텐데 철이 지나서 갈색 줄기들만 있는 것이 좀 아쉽다. 우즈벡 길가의 가로수 중에는 처음 보는 나무들이 있다. 밑둥은 굵고 짧은데 잔가지들이 공작새 깃털처럼 사방으로 뻗어있는 모양이 특이하다. 넓은 강과 마을도 자주 보이고 확실히 카자흐스탄이나 키르기스스탄보다 땅이 비옥하고 살기 좋아보인다. 겨울이 다 되어가는데 길가 과일가판대에는 수박같은 것을 잔뜩 쌓아놓고 팔고 있다. 설마 수박일까 궁금해서 사먹어보고도 싶었는데 괜히 돈만 버리는거 아닌가싶어 호박일꺼야 하며 그냥 지나갔다. 안개가 뿌옇게 내려 시야가 안좋은 구간도 지나고 안개가 서리가 되어 길가 식물들에 앉았는지 눈꽃이 핀 풍경도 지나간다. 사마르칸트에 가까워 오자 여러가지 색색의 깃발들이 우릴 반겨준다. 도시 곳곳에 빨강, 초록, 파랑, 노랑 등 원색 깃발들이 계속 눈에 띄는데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나 환영받는 느낌이라 좋다. 도시 외곽에 낮은 토담같은 것이 이어져있다. 군데군데 동굴처럼 판 곳도 있다. 서울의 몽촌토성 같다고 하자 탄이가 "몽쉘통통이라고?"하며 익살을 떤다. 아.. 먹고싶어졌다. 사마르칸트는 사막의 모래색이 온통 도시를 덮고 있는 듯한 인상이었다. 이곳에 사는 몰리라는 20대 청년에게 카우치 요청을 보냈었다. 우리는 시내의 한 커다란 카페에서 만났는데 몰리 덕분에 예상 못한 다른 서퍼들을 한가득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러시아에서 온 마리나, 이란에서 사업차 온 메디, 자전거로 여행중인 중국의 이치까지 완전히 다국적인 모임이다. 국적과 나이와 모든 것이 다르고 처음 만난 사이지만 여행자라는 공통점이 만난지 몇분만에 즐겁게 이야기 나누게 하였다. 저녁때가 되자 의기투합한 모두 다 함께 몰리네 집에 갔다. 계획에도 없었을텐데 이렇게 갑자기 다 같이 가도 되나 싶었는데 몰리는 방도 많고 음식도 많아 괜찮단다. 몰리는 부모님과 두 동생과 함께 시 외곽의 큰 집에서 살고 있었다. 여럿이 우르르 몰려왔는데도 부모님은 함박웃음으로 반갑게 환영해주셨다. 손님 접대에 열심인 이슬람가정답게 여러가지 음식들이 테이블을 가득 채웠고 산더미같은 플롭(볶음밥)이 나오는데 고기와 레몬과 메추리알로 장식된 것이 무지무지 먹음직스럽다. 플롭은 손님 환대에 가장 중요한 음식이라고 한다. 기름진 볶음밥을 별로 안좋아하던 우리도 이곳에서는 정말 맛있게 잘 먹었다. 식사 중 갑자기 정전이 되었지만 흔히 있는 일인 듯 당황하지 않고 양초를 켜고 계속해서 먹는다. 다행히 곧 불이 다시 들어왔다. 몰리가 우리들을 아버지께 소개하는데 아버님이 러시아어를 하신다고 해서 마리나가 신이났다. 영어, 우즈벡어, 러시아어 등등 여러나라 말이 마구 섞여서 헷갈리고 난리다. 모든 사람들이 알아듣는 언어가 없어 통역에 난항이 있었지만 다들 유쾌하게 웃으며 어찌어찌 서로를 소개했다. 메디가 "이치는 made in China(중국산)"이라고 소개하자 다들 웃음이 터진다. 몰리의 남동생의 이름을 차홍길이라고 들어서 "어? 한국사람같은 이름이네?"했더니 다시 잘 들어보자 "차흐니르"와 비슷한 발음이었다. 그래도 우리는 계속 차홍길이라고 불렀고 그 친구도 좋아했다. 한국말을 배우고 있으며 한국을 매우 좋아한다고 한다. 우즈벡에서는 한국말을 꽤 잘하시는 분들을 종종 만날 수 있었다. 남자, 여자 나뉘어 큰 방에 자리를 잡고 부모님이 제공해주신 이부자리를 덮고 푹 잘 잤다. 다음날 몰리네 가족앨범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외국사람의 옛날 앨범을 보는 것은 처음이어서 무척 흥미진진했다. 사진 한장한장이 역사의 증거이며 가족이야기가 들어있어 무척 소중하게 느껴졌다. 아침저녁으로 식사를 정성스레 주시고 편히 묵게 해주신 가족분들께 몇가지 선물을 했다. 아버님은 특히 핫팩을 신기해 했는데 사용법을 알려드리자 일할 때 사용하면 좋겠다고 마음에 들어하셨다. 약과와 마스크팩 등 별거는 아니지만 한국에서부터 가져온 정성으로 드렸다. 몰리네 집 마당은 매우 넓은데 한쪽에는 새로 짓고 있는 2층 건물도 있다. 지금 있는 집도 방도 많고 꽤 큰데 취미삼아 천천히 돈생기고 시간날 때마다 짓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층고도 높고 만듦새가 매우 좋다. 혹 다음에 오게되면 이 곳에서 머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몰리네 가족이 모였을때 가족사진을 몇장 찍어드렸다. 산에 가보고 싶다는 마리나의 이야기에 다들 동조하며 갑자기 여행계획을 하게 되었다. 다음날 까브리에 탄이, 시로, 마리나, 몰리, 몰리 남동생, 메디, 이치까지 총 7명이 타고 30분거리의 산으로 향했다. 나도 타봐서 아는데 주행중 캐빈에 있는 것이 승차감도 안좋고 이리저리 흔들려 결코 편하지 않을텐데 다들 젊어서 그런지 다행히 끄떡 없다. 장거리가 아니니 괜찮겠지 싶었다. 매일 둘만 타던 차가 바글바글 시끌벅적 완전 새롭다. 산 입구에 차를 주차하고 등산로를 따라 가볍게 산행을 시작했다. 사실 우리는 산을 별로 안좋아한다. 그저 이 친구들과 함께 하고싶은 마음에 왔는데 막상 와보니 걷기가 그리 나쁘지 않았다. 친구들과 함께 걸으니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얼마 안가 20대들의 체력을 못따라가고 기온이 뚝뚝 떨어져 너무 추워서 잘 다녀오라고 하고 차로 돌아가서 기다렸다. 이치와 차홍길은 정상까지 다녀왔다고 한다. 산에 다녀와서 우리는 메디가 살고있는 집으로 갔다. 차에서 내리는데 다들 머리도 헝클어지고 몰골이 초췌해 보여 걱정이되어 괜찮냐고 물어보니 좋은 경험이었다고 웃는다. 메디는 사업차 사마르칸트에 와있다고 하는데 경제적 여유가 있는지 집하나를 통채로 렌트해서 살고있었다. 중정 마당이 있고 방이 여러개 있는 좋은 집이었는데 이미 이치는 방하나를 차지해 손님으로 있었다. 첫날 만났을 때부터 메디는 자기 집으로 오라고 계속해서 졸라댔다. 원하는 만큼 있으라고 인심이 좋다. 메디의 집에 묵은 첫날 마당에 소복이 눈이 쌓였다. 까브리를 안에 주차할 수 있을만큼 마당이 넓다. 그런데 메디의 손님 유치 욕구에 비해 방이며 시설이 따라주질 않았다. 방문의 유리창은 유리 없이 뚫려있고 라디에어터가 고장나 물이 샌 것 같았는데 돈이 있어도 사람이 부족한지 고치는데 여러날이 걸린다고 한다. 우리가 추울까봐 메디는 새 전기히터를 사서 방에 넣어주었는데 우리는 이렇게까지 하며 손님을 데리고 있고싶나 의아했지만 그의 친절을 감사히 받았다. 또 길쪽으로 난 창문은 커튼이 없어 사생활보호가 전혀 안되어 우리차에 있던 흰 천을 가져와 가려야했다. 세탁기는 고장나 있어 쓸 수가 없었고 그래도 부엌에서 가스로 음식을 해먹을 수 있는 것은 좋았다. 접이식 작은 자전거 하나로 세계여행한다니.. 존중감이 절로 생겼다 접이식 작은 자전거로 세계여행을 하다니 게으른 우리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사실 평소 중국사람에 대해 썩 좋은 인상이 없었지만 이치와 만나 이야기를 하다보니 그에 대해 깊은 존중감이 생겼다. 10여년간 호주에서 일을 해서 영어도 꽤 잘하고 자기 삶에 분명한 방향을 갖고 있는듯 했다. 이치는 우리에게 중국식 토마토계란볶음과 가지요리를 해주었는데 매우 맛있었다. 우리도 소고기뭇국과 밥을 해서 함께 즐거운 식사를 했다. 정전이 되어 차에서 전기를 끌어다 조명을 켰다. 아랍풍의 노래를 틀어놓고 탄이와 메디가 이상한 춤을 춘다. 술을 잘 못마시는 탄과 종교때문에 안마시는 메디. 술도 안 마시고 저러고 노는 것이 마냥 신기하다. 히터를 사온 날 전기를 너무 많이 사용해서였을까 정전이 되었고 밤늦도록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다. 추위에 떨 것을 각오하고 둘이 꼭 안고 자면 죽지는 않을거야 라며 잘 준비를 하고있을때 메디가 간단히 짐을 싸서 나오라고 한다. 전기가 들어오는 호텔을 찾아 우리를 재워주는 것이었다. 이치도 다른 호텔을 잡아주었다고 한다. 아니 돈내고 묵는 손님도 아닌 우리에게 이렇게까지 하다니. 참 이슬람의 손님접대는 대단한 것 같다. 아니 메디만 대단한 것일까. 메디와 꽤 친해진 것 같아 평소 이슬람에 대해 궁금한 것을 물어보았다. "너희는 아내를 여러명 가질 수 있다며?" 가벼운 마음으로 물어봤는데 메디의 대답은 의외로 심각하고 진지했다. 그는 코란을 여러번 읽고 많은 고민과 깊은 생각을 해왔다고 한다. 코란에 의하면 오직 두가지 이유만으로 아내를 두명 이상 둘 수 있는데 하나는 과부가 생존을 위해 재혼하는 경우, 또 하나는 두명 이상의 여자에게 완전히 똑같이 대할 때라고 한다. 하지만 완전히 똑같이 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두번째 조항은 하지말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의 대답이 의외였고 참 놀라웠다. 메디는 우리가 만난 첫 이란친구인데 앞으로 다른 이란인을 만나게 되더라도 그와 같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호텔에서 자고 온 다음날도 계속해서 정전과 누수가 발생하자 우리는 미안해하는 메디의 집을 떠나는 것이 낫겠다 싶었다. 우리때문에 괜한 돈을 자꾸 쓰는 것이 부담되었다. 메디는 집이 부실한 것을 속상해하며 아쉬움 가득한 얼굴로 우리를 떠나보내주었다. 메디네 집에서 나와 우리는 시내의 Aishia라는 작은 호텔에서 몇일 더 묵었는데 폭설에 강추위가 와서 실내기온이 16도도 안되었고 이곳도 정전이 되기 일수였지만 그래도 저렴한 가격에 맘편히 있을 수 있었다. 한국말을 조금 하시는 친절한 사장님이 계시고 맛있는 조식도 포함되어 있어서 꽤 만족하며 머물 수 있었다. 하루는 관광가이드를 꿈꾸는 몰리의 안내로 유명한 "레기스탄"에 갔다. 레기는 모래, 스탄은 장소라고 한다. 즉 모래땅이라는 의미이다. 이슬람 특유의 정교한 타일로 장식된 탑과 건물들이 무척 이국적이고 멋있었다. 광장 한구석에 무덤이 있는데 이곳을 지을때 큰 역할을 한 일꾼의 무덤이라고 한다. 왕이 그의 공로를 치하해 소원을 묻자 여기 묻어달라고 했다는 이야기였는데 살아서 부와 명예를 마다하고 광장에 묻히기를 선택한 것이 과연 무슨 의미일까 생각이 많아졌다. 몰리는 좌우의 비슷하게 생긴 건물중 어느쪽이 더 오래되었을까 퀴즈를 냈다. 열심히 관찰하고는 찍었는데 틀렸다. 잘 보면 양식이 다르다고 한다. 몰리 덕분에 좋은 관광을 할 수 있어 감사했다. 아침에 차를 몰고 나와보니 이럴수가! 앞유리에 금이 가있다. 최근 큰 충격을 받거나 위험한 곳에 둔 적이 없는데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 때문일까. 전에 키르기스에서 하도 금간유리로 다니는 차가 많아 유리를 갈지 않고 때우는 방법이 있다는 얘기를 들은적이 있어서 분명 이곳에서도 해주는 데가 있지 않을까 싶어 찾아보기로 했다. 사마르칸트의 현대자동차매장을 우선 찾아갔다. 영업소 대표님이 친절하게 이야기를 들어주시더니 이곳저곳에 전화하며 알아봐주셨다. 돈내는 손님도 아닌데 이렇게 친절하시다니 참 감사했다. 사마르칸트에 있는 동안 밥먹으러 오라고도 하셨다. 소개받은 곳을 찾아가니 말은 안통해도 손짓과 깨진 유리창을 보고 의사소통이 된다. 젊은 청년이 유리창 크랙 진행방향 앞쪽에 송곳으로 구멍을 내고 주사기로 무언가를 넣어 메우는 것 같다. 완전히 굳을때까지 한동안 히터를 쓰지 말것을 당부했다. 앞유리 금이 점점 커지는 것이 불안했는데 이제 안심이다. 사마르칸트에서 만난 여러나라의 친구들과의 좋은 기억을 뒤로하고 부하라로 출발했다.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 https://youtu.be/G85qdMHDuHM?si=iKCbW47_29vK5aVG>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7-25 13:04:10[파이낸셜뉴스] 남양주의 한 아파트 단지 앞에서 한 30대 남성이 아산화질소를 흡입하다 경찰에 체포됐다. 아산화질소는 환각물질로, 마시면 웃음이 나오고 몸이 붕 뜬 것 같은 느낌을 증상을 일으키는 화학 물질이다. '웃음 가스', '해피벌룬' 등으로 불린다. 그러나, 오남용했다간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의료용 외에는 금지 물질로 규정돼 있다. 지난 13일 경기 남양주남부경찰서는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혐의로 30대 남성 A씨를 불구속 송치했다. A씨는 지난 10월 31일 오후 7시 30분경 남양주시 화도읍 한 아파트 단지 앞 주차된 차량 운전석에서 아산화질소 가스통에 주입기를 연결해 흡입한 혐의를 받는다. 이날 경찰은 "주차된 차 안에서 한 남성이 호흡곤란 증상을 보인다"라는 시민의 신고를 접수해 현장으로 출동했다. 이 곳에서 A씨가 주입기에 코와 입을 댄 채 환각물질을 흡입하고 있는 모습을 포착했다. 당시 경찰은 "그만 마셔라"라고 경고했으나, A씨는 흡입을 멈추지 않았다. 결국 경찰은 A씨를 강제로 끌어내렸다. 이후 경찰이 "가스통 내 가스를 왜 흡입한 것이냐"라고 묻자, A씨는 "다리가 아파서 의료용으로 마시는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경찰은 A씨가 의료용으로 마신 것이 아닌 것을 확인하면서 그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한편 국내에서 아산화질소를 소지하거나 판매할 경우 처벌받을 수 있다. 앞서 지난 2017년 경기도 수원에서 20대 남성이 아산화질소를 과다 흡입하다 사망하면서 그해 8월 아산화질소가 환각물질로 지정됐다. 처방전 없이 흡입 등 목적으로 소지하거나 판매할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12-15 11:1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