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계약에서 가장 큰 난제는 '가격결정 과정'이다. 조달계약 물품은 시중에서 거래되지 않거나 시중 물품과 규격이 다른 경우가 많아 시장가격이 대부분 없다. 따라서 계약담당자는 업체가 제시한 견적가격, 원가계산가격, 유사물품 거래실례가격 등을 참고해 가격을 결정하기 마련이다. 이 와중에 사실상 기업이 제시한 자료를 하나하나 검증하는 데 한계가 있어 가격 부풀리기, 담합, 이중가격 설정 등 가격 관련 부당행위가 발생하고 있다. 걸리지만 않으면 정부 돈은 빼먹어도 된다는 부정적 인식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조달청이 지난해 조달가격을 교란한 20여개 업체를 적발해 환수한 부당이득액이 45억원에 달한다. 미국 연방조달청(GSA)도 제품을 시중가격 대비 27% 정도 높게 공급한 업체에 대해 500만달러를 배상조치한 바 있다. 지난해 말 기업의 부도덕한 행위로 인한 조달가격의 신뢰 저하와 예산 누수를 막기 위해 조달청에 조사권을 부여하는 입법조치가 완료됐다. 조달청은 그 후속조치로 지난 2월 정부조직개편을 통해 가격조사 및 부당이득 환수를 전담하는 조달가격조사과를 신설했다.가격조사업무 신설에 따라 기대도 있지만 일부에서는 정부가 가격결정체계에 개입해 비효율을 초래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조달청의 가격조사 업무는 가격책정에 직접 개입하기보다는 계약체결과정 및 이후 이행과정에서 부당한 활동을 규율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따라서 불공정행위는 예방하되 정상적인 기업활동은 최대한 보장하는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할 생각이다. 조사방식에 있어서도 마구잡이 투망식 조사는 자제하고 현저히 부당행위가 의심되는 분야에만 정밀 타깃(pin point)하는 방식을 활용하겠다. 먼저 조달기업이 시장보다 높은 가격으로 공공부문 종합쇼핑몰인 나라장터에 제품을 계약.공급하거나 허위서류 제출 등의 방법으로 고가로 납품하는 행위를 집중 감시하겠다.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서 거래되는 주요 품명에 대해서는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가격조정이 필요한 품목은 단가를 조정하고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즉시 현장조사도 병행하려고 한다. 조달가격신고센터를 설치해 가격 부풀리기, 우대가격 유지의무 위반 등에 대해 제보도 받을 계획이다. 거래자료, 동종 제품 간 가격비교 등을 시스템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가격검증시스템을 구축해 부당거래와 가격교란 행위를 보다 철저히 감시할 필요가 있다. 조사대상 기업의 권익 보호와 예측가능성을 주기 위해 조사.환수 기준 및 절차 규정도 마련하고 공정한 환수금액 산정을 위해 부당이득환수위원회도 설치, 운영할 계획이다.최근 보호무역주의 강화, 중국과의 갈등 등 대외환경과 조기대선 등 정치적 상황변화로 국내외 환경이 녹록지 않고 오히려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렇게 정치·경제적으로 불확실할 때는 눈앞의 이익을 좇아 공공조달시장 질서를 혼탁하게 하는 세력들이 등장할 소지가 크다.조달시장의 신뢰를 훼손하는 어떤 행위도 용납돼서는 안된다. 이번 공공조달시장에 대한 조사권 부여와 조사부서 신설은 궁극적으로 탈법적인 조달행위를 근절시키기 위한 워치독(Watch dog)과 폐쇄회로TV(CCTV) 기능을 강화하게 된다. 앞으로 공공조달시장이 공정한 게임의 룰이 지켜지는 공간으로 거듭난다면 워치독은 더 이상 짖지 않아도 되고, CCTV도 적발보다는 사전예방 기능으로 최소화될 수 있다. 조달시장이 오로지 기술과 품질을 기반으로 공정하게 경쟁하는 '기회의 장'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정양호 조달청장
2017-04-16 17:10:53[파이낸셜뉴스] 기업들이 회사채 만기 전 콜옵션 행사로 조기상환에 나서고 있다. 회사채 발행후 6개월 또는 1년주기로 돌아오는 콜옵션 행사일에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해당기업 현금흐름에 이상 기류로 읽히기 때문이다. 회사채 콜옵션은 미리 돈을 갚아 발행한 채권 회수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이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회사채 콜옵션 첫 행사일을 투자금 회수의 날로 인식하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 8일 사모채 250억원 상당의 콜옵션을 행사했다. 해당 사모채는 2023년 9월 발행한 것으로 만기는 2025년 3월이지만, 콜옵션 첫 행사일인 8일 전액 현금상환했다. 회사채 발행 1년 만에 콜옵션을 행사한 것으로 사실상 1년물에 가깝다. 앞서 대우건설은 지난 8월에도 200억원 규모의 사모채 콜옵션을 행사했다. 해당 회사채는 지난해 8월 발행한 것으로 1년 만에 원금 상환에 나섰다. 푸본현대생명보험은 지난 9일 후순위채 콜옵션 행사를 위해 500억원을 모두 현금상환했다. 해당 후순위채는 2019년 9월 발행한 것으로 만기일은 2029년 9월로 만기일까지 5년이나 남았었다. 이 역시 회사채 콜옵션 첫 행사일에 상환한 것이다. 국내 중형 조선사를 대표하는 중대형 탱커선업체 대한조선도 지난 8월 26일 300억원어치에 해당하는 사모채 콜옵션 행사에 나섰다. 지난 2022년 8월 발행한 3년물이다. 만기일까지 1년이 남았지만 회사는 현금상환을 택했다. 기업들이 회사채에 콜옵션을 부여하는 것은 원활한 채권 발행을 위해서다. 신용도가 비우량등급에 해당되거나 전방 산업이 침체됐을 경우 콜옵션 주기는 짧아지는 추세를 보인다. 가령 영구채의 경우 콜옵션 행사주기는 통상 5년이지만 기업들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영구채 콜옵션 주기를 짧게 잡고 있다. 불안한 투자심리를 잡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이수건설이 이달 10일 발행한 2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의 만기는 2054년으로 영구채에 속한다. 하지만, 콜옵션 행사일은 1년 6개월 만인 2026년 3월 10일이다. HDC신라면세점이 지난 8월 발행한 100억원 규모 영구채 역시 발행 1년 만인 내년 8월 30일 콜옵션이 가능하다. 만기 전 시작되는 콜옵션 행사일이 사실상 '기업들의 현금상환일'로 인식하다 보니 콜옵션 행사 자금을 구하지 못할 경우 자칫 기업의 신용도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 또 채권 전체 시장의 혼란으로 이어진다. 실제 지난 2022년 11월 흥국생명이 5억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연기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외 채권시장에서 한국물에 대한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된 바 있다. 당시 흥국생명은 금융시장의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 급하게 조기상환 자금을 마련, 해당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4-09-12 12:14:09[파이낸셜뉴스] 이지스자산운용은 3일 "독일 오피스 투자 관련 공모펀드 투자자는 상당 부분 손실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향후 절차 진행 시 이지스자산운용은 모든 방안을 다각도로 강구해 끝까지 운용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소재 트리아논 빌딩 현지 대주단과 ‘재구조화 약정서’ 체결 합의에 실패했다. 유보계약 만료일은 5월 31일까지였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 2018년 하반기 기관 대상 사모펀드로 1835억원, 개인 투자자 대상 공모펀드로 1868억원을 각각 모집했다. 현지에서 조달한 5000억원대 대출을 묶어 트리아논 빌딩을 약 9000억 원에 인수했다. 트리아논 빌딩의 핵심 임차인인 독일 데카뱅크가 임대차 만료를 앞두고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자산 가치가 급락했다. 트리아논 빌딩의 대주단은 이 펀드의 직접 투자대상 자산인 룩셈부르크 SPC 지분에 대한 추가 담보권(질권) 제공을 제시했다. 대주단에게 매각 통제권을 전적으로 부여하고, 질권을 추가로 제공하는 것은 대주단에게 본건 질권 목적물(펀드의 투자대상자산)을 언제든지 헐값에 처분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 투자은행(IB) 업계의 설명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대주단은 대주단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 가격 내에서만 신속하게 담보자산을 처분할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이지스자산운용 주도의 펀드 정상화 작업이 불가능하게 되는 장애요소다. 이 펀드의 유일한 투자대상자산을 매우 낮은 가격에 잃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투자자산을 보유한 현지 SPC의 관리회사이자 사무수탁사인 Intertrust는 도산사유(insolvency) 발생시 3주 이내에 도산 절차 개시를 현지 법원에 신청하여야 하는 의무를 부담한다. 도산절차는 독일 현지 법원 주도하에 1~2년의 기간을 두고 진행된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자산 매각 등이 이뤄지면 선순위대출 미지급원리금, 도산 및 매각절차 비용 등이 우선 변제된 후 잔여 금원이 있을 경우 펀드로 회수될 예정이다. 도산절차에 따른 자산매각 등의 결과에 따라 투자금회수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며 "현재 시점에 언제, 얼마의 투자금이 회수될 것이라 예견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다만, 현재 자산임대 상황 및 독일 부동산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투자금 상당 부분 손실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4-06-03 19:19:38[파이낸셜뉴스] 모회사의 과도한 배당으로 자회사의 신용도가 위협받고 있다.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의 배당이 재무건전성 저하는 물론 신용등급에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쌍용C&E에 대해 대규모 배당 지출 등으로 재무안정성이 저하됐다는 이유를 들어 신용등급 A0를 유지하는 대신,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쌍용C&E는 2016년 한앤코시멘트홀딩스로 최대주주가 바뀐 이후 분기별 배당을 지급하고 있다. 2019년부터는 배당규모가 분기당 500억원, 연간 2000억원을 웃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앤코시멘트홀딩스는 효율적 의사결정을 위해 쌍용C&E의 완전자회사 편입 및 상장폐지를 추진하면서 주식 공개매수를 실시했다. 쌍용C&E는 자기주식 매입을 위해 약 3350억원을 투입했는데 이 과정에서 1800억원을 단기차입했다. 지난 14일에는 연 5.5%의 표면금리로 3년 만기 사모 회사채(300억원)를 발행하기도 했다. 쌍용C&E의 부채비율은 180%를 넘고, 차입금 의존도는 46%로 상승했다. 신용평가사들이 신용도에 대해 경고하자 쌍용C&E는 올해 1·4분기 배당을 취소키로 했다. 당초 결산배당으로 주당 70원, 총 345억원의 현금배당을 지급카로 결의했으나 "배당을 하지 않겠다"고 말을 바꿨다. 하지만 업계는 배당정책을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대주주인 사모펀드의 특수성, 채무 및 금융비용을 감안하면 투자금 회수를 위한 배당정책 변동 등으로 인해 쌍용C&E의 재무부담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자회사 한국투자캐피탈도 배당으로 신용도에 적신호가 켜졌다. 한국투자캐피탈은 지난 12일 1150억원의 결산배당을 공시했다. 한국투자증권도 4003억원을 배당키로 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자회들로부터 배당을 받아 약 1551억원의 배당을 지급할 예정이다. 이를 제외하면 약 3600억원의 현금 유입 효과가 기대된다. 한국신용평가는 이 같은 모회사의 배당 수취가 한국투자캐피탈의 신용도에 부담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이번 결산배당 규모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한국투자캐피탈 자기자본의 약 12%에 해당한다. 한신평 위지원 실장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잠재적 부실 위험을 고려할때 이번 배당에 따른 자본완충력 저하는 한국투자캐피탈의 신용도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부동산 PF 충당금 적립 부담이 확대될 경우 재무안정성이 저하될 수 있다"고 전했다. 여천NCC도 과도한 배당이 '독'이 된 경우다. 지난 2018~2021년 여천NCC의 연 평균 배당금 지급액은 약 4000억원에 이른다. 다른 한편으로는 나프타분해시설(NCC) 확장과 부타디엔(BD)공장 신설로 차입금이 늘었다. 결국 여천NCC는 실적 악화가 본격화된 2022년 이후 배당을 멈췄다. 순차입금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1조9659억원에 이른다. 일부 기업의 과도한 배당은 신용평가사의 모니터링 대상이 되기도 한다. 지난해 SK네트웍스가 SK렌터카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키로 하면서 한신평은 SK렌터카의 배당정책 변화에 주목했다. SK렌터카가 대규모 배당을 실시할 경우 재무건전성이 저하될 수 있는 점을 경고하고 나섰다. 앞서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020년 9월 SK E&S가 5048억원의 중간배당을 실시하자 신용도에 부정적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중간배당 가운데 약 4543억을 최대주주인 SK(지분율 90%)가 가져간 점을 지적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4-03-19 13:57:34[파이낸셜뉴스] 금리인상 종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주식연계채권(메자닌)에 대한 투자자 관심도 커지고 있다.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덩달아 꿈틀대고 있어서다. 아울러 만약 주가가 오르지 않더라도 만기까지 메자닌 채권을 보유만 하더라도 기업 부도가 나지 않는 이상 원금손실 가능성은 적어 투자하기 매력적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밸류에이션 산정이 없는 메자닌 투자는 수년간 돈이 묶일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 주의가 요구된다. '제로금리'에도 메자닌 담는 투자자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에스티팜은 시설 및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7일 1000억원 규모의 CB 발행을 결정했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모두 0% 수준이다. 즉 주식으로 전환되지 않으면 시세차익은커녕 이자수익률도 못 건지는 셈이다. 그럼에도 해당 사채는 중국계 투자회사인 라이프 캐피탈(LYFE CAPITAL FUND IV (DRAGON), L.P.)를 비롯해 국내 증권사, 운용 펀드에서 경쟁적으로 나눠 담았다. 시장에선 '제로금리'임에도 여러 투자자의 자금이 들어간 것을 두고 주가 상승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방증한다고 해석했다. 최근 메자닌 채권으로는 에코프로비엠의 CB가 발행 규모가 가장 컸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7월 24일 총 5000억원 규모 CB를 발행했는데 표면이자율은 0%, 만기이자율은 2.0% 수준이다. 주식으로 전환하지 않고 만기인 2028년 7월 24일까지 보유하면 투자자들은 2.0% 수익을 거두는 게 전부다. 그럼에도 투자자들은 해당 CB에 베팅했다. 스카이에코 유한회사, IMMESG4호 유한회사를 비롯해 증권사, 펀드 자금이 몰렸다. 만기가 오기 전에 주식으로 전환해서 시세차익을 올릴 수 있다는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주가 상승 믿음, '대박' 혹은 '독으로' 메자닌 투자는 종종 '대박' 수익률을 안겨다 준다. 가장 최근 사례로는 에코프로그룹 오너 일가가 소유한 이룸티엔씨 교환사채(EB) 투자가 있다. 이룸티엔씨는 지난해 12월 EB 1000억원어치를 발행했는데 해당 EB에 투자한 투자자들 일부는 지난 7월 300억원어치에 대한 교환권을 대거 행사했다. 채권 투자 7개월 만에 400%가 넘는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룸티엔씨가 발행한 EB의 교환대상은 계열사 에코프로비엠의 기명식 보통주였기에 가능했다. 이룸티엔씨가 EB를 발행할 당시 에코프로비엠의 주가는 교환가격에 못 미치는 11만원대였으나 올해 들어 급등하면서 지난달 25일 46만2000원(종가 기준)까지 치솟았다. 장중에는 50만원을 넘기도 했다. 교환가격은 1주당 12만5000원이으로, 교환청구권 행사는 올해 1월 1일부터 가능했다. 행사비율은 100% 수준이다. 표면이율은 0%, 만기보장수익률은 연단위 복리 3% 수준이다. 사실상 제로금리였음에도 투자자들은 주가 상승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가졌고 투자 7개월 만에 원금손실 리스크 없이 수익 대박을 거머쥐게 됐다. 그러나 주식시장에서 확고한 믿음은 독이 되기도 한다. 카카오게임즈가 지난 2021년 3월 31일 사모방식으로 발행한 CB 5000억원어치는 이자율 '제로'라는 악조건에도 불티나게 팔렸다. 표면이율이 0%, 만기보장수익률 0%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주가 상승'에 대한 강한 믿음을 보인 기관 투자자들은 경쟁적으로 투자했다. 해당 CB의 주식전환가격은 5만2100원이다. 그러나 현재 카카오게임즈의 주가는 11일 종가 기준 3만50원을 가리키고 있다. 투자자들로선 주식으로 전환받지도 못하고, 채권 수익률도 못챙기는 상태가 된 셈이다. 카카오게임즈의 주가가 지속적으로 지지부진할 경우 투자자들은 '풋옵션' 카드를 꺼내들 수도 있다. 카카오게임즈 CB투자자들은 내년 3월 31일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만약 해당 풋옵션 비율이 올라갈수록 카카오게임즈는 유동성 부담이 커진다. 또 CB 물량이 상당한 만큼 오버행 이슈 역시 주가 상승의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한편 전문가들은 밸류에이션에 대한 냉철한 분석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카카오게임즈의 CB가 시장에서 불티나게 팔렸을 당시 애널리스트들은 카카오게임즈의 주가가 고평가됐다는 이유로 목표주가를 하향하기도 했다. 실적 대비 고평가됐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보고서에서 김창권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는 상장 직후 IPO 효과로 주가가 급등해 5만원 전후에서 횡보하고 있다"면서 "엘리온 흥행 성적이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주가 상승 동력이 약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게임즈의 주가는) 2021년 기준 40배에 육박하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을 정당화할 수 있는 이벤트가 필요하다"고 조언한 바 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3-08-13 15:57:55[파이낸셜뉴스] 미래에셋벤처투자가 유니콘 기업 '크로노24(MPN Marketplace Networks GmbH, 이하 크로노24)'에 집행한 투자금의 일부를 135억원으로 회수해 상당한 차익을 실현해 이목을 모은다. 이는 국내 벤처캐피탈이 독일 비상장 기업에 투자해 성공적으로 회수 한 드문 해외투자 성공 사례다. 7월 31일 미래에셋벤처투자에 따르면 그간 ‘크로노24’에 2017년 첫 투자를 집행한 이후 2021년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142억원을 투자했다. 이번에 회수한 투자금은 2017년과 2018년에 투자한 지분에 해당되며, 총 회수금액은 약 217억원이다. 미래에셋벤처투자와 미래에셋캐피탈이 각각 135억원과 82억원을 회수해 양사 모두 의미 있는 투자수익이 발생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크로노24’의 기업가치가 1000억원 규모일 때부터 꾸준히 투자를 이어갔으며, 여전히 이번에 회수 한 지분 보다 많은 ‘크로노24’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독일 칼스루에에 본사를 둔 ‘크로노24’는 압도적인 세계 1위의 중고 명품시계 거래 플래폼이다. 2017년부터 자체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거래 수수료를 기반으로 가파른 매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작년 기준 수수료와 광고 부분에서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 뿐만 아니라 거래 객단가가 평균 700만원 이상으로 높아 중고거래 플랫폼 분야에서 효율성이 좋은 기업으로 평가 받고 있다. 특히 2021년에 진행한 시리즈C 투자 라운드에서 약 1.4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시리즈 C 투자 라운드에서는 ‘버나드 아르노’ ‘LVMH(루이비통 모엣헤네시)’ 회장의 투자기관인 ‘아글레 벤처스’, ‘인사이트 파트너스’, ‘스프린츠 캐피탈’ 등이 약 14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미래에셋벤처투자의 김민겸 이사는 “2017년 첫 투자를 집행했던 1차 투자 때부터 ‘크로노24’는 글로벌 명품시계 커뮤니티에서 압도적인 헤게모니를 갖고, 크로스보더 결제비율이 70% 이상인 진정한 글로벌 플랫폼 업체였다”며 “중고 플랫폼 기업들의 가장 큰 숙제가 수익모델 도입인데, 이 회사는 자체결제 수수료 수익모델을 성공적으로 도입해 순매출이 매년 빠르게 성장중이다. 따라서 잔여 지분에 대해서도 의미 있는 투자수익이 기대된다”라고 덧붙였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3-07-31 09:10:24[파이낸셜뉴스]올해부터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9)이 적용되면서 전환사채(CB) 발행기업과 투자기업 모두 긴장하고 있다. IFRS17은 모든 부채를 시가(공정가치)로 평가하는 게 골자다. 이에 기업들은 올해 연말까지 투자하고 있는 전환사채를 시가로 평가해야 한다. 27조원이 넘는 CB 발행기업들의 주가가 부진할 경우 해당 CB를 투자한 기업, 기관들은 당장 재무제표에 평가손실을 반영해야 하는 것이다. 발행기업의 주식가치가 떨어지면 해당 CB를 투자하고 있는 기업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비우량 기업들의 차환 리스크가 불거질 수 있다. ■8년 새 덩치 7배 넘게 증가한 CB 시장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CB 잔액(27일 기준)은 27조601억원으로, 2020년 말(20조4086억원) 대비 32.5% 증가했다. CB 잔액은 2015년 4조원, 2016년 7조2387억원, 2017년 9조7902억원, 2018년 12조7863억원, 2019년 15조7928억원으로 빠르게 늘었다. 8년여 만에 7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CB는 통상 비우량한 신용도를 보유한 기업들이 발행해 비우량 기업의 전유물로 여겨진다. 공모채 발행이 힘들거나 출자 방식으로 CB를 활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계열사, 관계사, 사모펀드(PEF) 등이 해당 CB를 인수하면서 발행 기업들은 자금 운용에 숨통을 트일 수 있었다. 통상 전환사채 발행금리는 일반 회사채보다 낮다.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권이 있어 향후 시세 차익도 노릴 수 있다. 꾸준히 발행이 증가하는 이유다. 리스크도 있다. 주가가 떨어질 경우 전환권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고, 해당 CB 투자기업은 외려 중간에 팔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장부가 아니고 시가평가, CB 투자로 손실 기업 속출할까 그동안 CB가 장부가 평가로 진행된 만큼 비우량 CB 투자가 기업에 당장 눈에 보이는 손실을 주진 못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CB도 장부가가 아닌, 시가평가를 해야 한다. 새로운 IFSR17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CB를 발행한 기업의 가치가 오를 경우 해당 CB를 투자한 기업가치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앞으로의 경기 상황은 암울하다. 비우량 기업일수록 더하다. 경기 침체의 그림자가 짙어지는 만큼 특별한 주가 부양 모멘텀이 부재한 기업들은 CB 차환 리스크에 봉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단 석 달 간 CB는 순발행을 지속하고 있다. 물가 상승 둔화, 글로벌 금리 피봇(통화정책 방향 전환) 기대감 덕분이다.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올해 1~2월 순상환 상태였던 CB는 3월부터 순발행으로 전환됐다. 순발행 규모는 3월 1823억원, 4월 782억원, 5월 694억원(27일 기준) 수준이다. 순발행을 이끈 것은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이다. 2차전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해당 CB의 투자자 모집도 수월했다는 평가다. 과거 바이오, IT 관련 기업들이 CB의 주요 발행주체였다면 올해 들어선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이 급부상했다. 이달 주요 CB 발행 기업은 상아프론테크(600억원), 씨티알모빌리티(200억원) 등이다. 시장에서는 더 지켜볼 일이지만 경기 침체기 CB 발행은 발행사나 투자기업에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3-05-28 14:55:07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독일 쾰른 시청사 매각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해당 건물은 쾰른시 중심구역에 위치한 시에서 3번째 규모(1만3593㎡)의 핵심 오피스 건물로 쾰른시 정부가 100% 임차 중이다. 쾰른은 독일 내 인구가 가장 많으며 독일의 4대 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앞서 미래에셋은 지난 2015년 10월 해외 부동산 블라인드 펀드로 투자금을 모집해 2016년 2월 3억6500만유로에 건물을 인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매각금액은 5억유로에 육박해 상당한 매각 차익을 얻게 됐다"며 " 투자자 에쿼티 기준 연 8% 수준의 안정적인 배당이 이뤄져 매력적인 코어자산으로 평가받는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은 국내 최대 대체투자 운용사로 저금리 시대 투자자들에게 안정적 수익을 제공하고 있다. 2006년 푸동 핵심지구에 위치한 중국 상해 미래에셋타워를 시작으로 '글로벌 톱' 호텔 브랜드인 포시즌스(시드니·한국)와 페어몬트(하와이·샌프란시스코)를 인수했으며, 올해 6월에는 독일 프라임오피스 Taunusanlage8 빌딩을 25%가 넘는 수익률로 매각하는 등 글로벌 플레이어로 다시 한 번 인정받았다. 최창훈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은 "T8에 이어 성공적인 자산 매각을 이뤄낸 이유는 투자자에게 우량 자산을 제공하고자 하는 목표를 공유하고 매입·운용·매각 등 모든 단계에서 유기적으로 업무를 진행한 결과"라며 "그 동안 시장에서 쌓아온 미래에셋 브랜드 가치가 훌륭한 자산이 돼 앞으로도 더욱 좋은 투자기회를 발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19-12-02 18:09:10[파이낸셜뉴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독일 쾰른 시청사 매각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해당 건물은 쾰른시 중심구역에 위치한 시에서 3번째 규모(1만3593㎡)의 핵심 오피스 건물로 쾰른시 정부가 100% 임차 중이다. 쾰른은 독일 내 인구가 가장 많으며 독일의 4대 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 앞서 미래에셋은 지난 2015년 10월 해외 부동산 블라인드 펀드로 투자금을 모집해 2016년 2월 3억6500만유로에 건물을 인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매각금액은 5억유로에 육박해 상당한 매각 차익을 얻게 됐다"며 " 투자자 에쿼티 기준 연 8% 수준의 안정적인 배당이 이뤄져 매력적인 코어자산으로 평가받는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은 국내 최대 대체투자 운용사로 저금리 시대 투자자들에게 안정적 수익을 제공하고 있다. 2006년 푸동 핵심지구에 위치한 중국 상해 미래에셋타워를 시작으로 '글로벌 톱' 호텔 브랜드인 포시즌스(시드니·한국)와 페어몬트(하와이·샌프란시스코)를 인수했으며, 올해 6월에는 독일 프라임오피스 Taunusanlage8 빌딩을 25%가 넘는 수익률로 매각하는 등 글로벌 플레이어로 다시 한 번 인정받았다. 최창훈 미래에셋자산운용 최창훈 사장은 “T8에 이어 성공적인 자산 매각을 이뤄낸 이유는 투자자에게 우량 자산을 제공하고자 하는 목표를 공유하고 매입·운용·매각 등 모든 단계에서 유기적으로 업무를 진행한 결과”라며 “그 동안 시장에서 쌓아온 미래에셋 브랜드 가치가 훌륭한 자산이 돼 앞으로도 더욱 좋은 투자기회를 발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19-12-02 11:34:49이지스자산운용은 해외부동산 공모 펀드인 '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 229호(파생형)'의 투자자 모집을 완료했다고 10월 31일 밝혔다. 이 펀드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핵심업무구역에 소재한 트리아논 빌딩에 투자한다. 빌딩 임대 수익을 투자자에게 일정 기간마다 마다 분배금으로 지급한다. 트리아논 빌딩은 독일에서 6번째로 높은 빌딩(약 186m)이다. 미국 녹색건축위원회에서 인증 받은 46층 규모의 고층 빌딩이다. 면적은 약 6만8503㎡다. 1993년에 준공됐다. 2014년과 2017년 약 700억원을 투자해 보수를 마쳤다. 독일 저축은행협회의 자산운용 업무를 담당하는 데카방크가 약 56%, 독일 중앙은행인 도이치분데스방크가 약 34%, 그리고 글로벌 금융회사인 프랭클린템플턴 약 7%를 임대중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이번 투자를 위해 공모 및 사모 펀드를 동시에 설정해 약 372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11월 내 자산 편입을 완료할 예정이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18-10-31 17:1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