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소방대원들의 기지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죄를 막고 현금 수거책을 검거한 사연이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금감원 직원이 1000만원 들고 오래" 소방서 찾아간 할아버지 5일 경남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양산소방서 원동119지역대 앞에 70대 A씨가 현금 1000만원이 들어있는 검은색 비닐봉지를 들고 나타났다. 누군가와 통화하며 한참을 머뭇거리는 A씨에게 소방대원이 다가가 무슨 일인지 묻자 A씨는 전화를 받아보라며 수화기를 건넸다. 소방대원이 신분을 밝히자 전화는 끊겼다. 이를 수상히 여긴 소방대원이 A씨에게 자초지종을 묻자 그는 오전부터 있었던 일을 털어놨다. A씨는 이날 오전 금융감독원을 사칭한 전화를 한 통 받았다고 운을 뗐다. A씨에 따르면 통화 내용은 이러했다. "통장에서 범죄가 의심되는 거액이 인출됐으니 이를 무마하기 위해선 1000만원을 찾아 금감원 직원에게 줘야 한다" 전화를 받고 놀란 A씨는 급히 1000만원을 마련해 검은색 비닐봉지에 담아 돈을 주기로 한 약속 장소로 이동하던 중 보이스피싱이 의심돼 소방서에 도움을 요청하러 갔다. '직감'한 소방대원들이 보이스피싱 전달책 직접 만나 A씨의 자초지종을 듣고 보이스피싱임을 직감한 소방대원들은 즉시 112에 신고를 한 뒤 A씨와 돈을 주기로 한 약속 장소로 함께 갔다. 소방대원들은 수거책이 의심하지 않게 펌프차와 구급차를 대동하고 혹시 모를 위급 상황에 대비해 곧장 출동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보이스피싱 전달책은 이러한 사실을 모른 채 약속 장소에 나타났다. 소방대원들은 보이스피싱 전달책인 40대 여성 B씨에게 이곳에 나온 경위를 묻자 B씨는 "물건을 주면 받아오면 된다고 해서 나왔다"고 둘러댔다. 소방대원들은 잠시 이야기하자며 B씨를 구급차에 태워 지역대로 이동했다. 지역대에서 커피를 내주며 시간을 끌다가 출동한 경찰에 B씨를 인계했다. 당시 현장에 동행한 박종환 원동119지역대 팀장은 "평소 직원들 모두 전화금융사기 수법을 익히 알고 있어 A씨의 사정을 듣자마자 범행임을 알아챌 수 있었다"면서 "직원들과 힘을 합친 덕분에 전화금융사기를 막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은 현금 수거책인 B씨를 입건해 조사 중이다. [따뜻했슈] 보고싶지 않는 뉴스가 넘쳐나는 세상, 마음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토닥토닥, 그래도 살만해" 작은 희망을 만나보세요.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4-02-06 10:3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