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신고리 6호기 원자로 건물 축조 완료 기념행사를 가졌다. 건설 중단과 재개를 반복하며 우여곡절을 겪으며 착공한 지 4년 만이다. 26일 한국수력원자력㈜ 새울원자력본부(본부장 이상민)에 따르면 6호기 원자로 건물은 높이 71.57m, 직경 50.75m, 외벽두께 137cm의 거대한 철근콘크리트 구조물이다. 대형 항공기 충돌은 물론 지진 7규모, 해일 등의 외부 재해를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방사능 누출과 같은 내부 재해에 복합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6호기 원자로 건물 축조는 한국 원전의 안전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시공 과정이다. 이상민 새울원자력본부장은 “기본과 원칙에 따라 안전 절차를 준수하는 안전 최우선의 마음가짐과 신고리 5·6호기 건설의 자긍심을 갖고 건설에 임한다면 원자력에 대한 대국민 신뢰도는 향상될 것으로 확신 한다”라고 말했다. 원자로 건물 축조 완료는 원자력발전소 구조물 공사의 완성을 의미하는 중요한 시점으로, 이후 기계·전기 설비공사와 시운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신고리 5·6호기는 9월말 기준 종합 공정률 82.17%이다. 5호기는 오는 2024년 3월, 6호기는 2025년 3월 각각 준공 예정이다. 5, 6호기의 설계 수명은 60년이다. 본격 가동되면 부산, 울산, 경남지역 전력의 20%를 생산하게 된다. 한편 새울원자력본부는 앞서 지난 24일 울주군 신고리 건설 현장에서 신고리 6호기 원자로 건물 축조 완료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2-10-25 07:39:14[파이낸셜뉴스]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화학공학과 김철주 교수팀이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원자 하나 정도의 두께인 얇은 막을 웨이퍼 크기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100%에 가까운 수율로 얇은 막을 만들어 층층이 쌓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또한 비틀어 쌓거나 차곡차곡 쌓는 등 겹겹이 쌓는 방식을 달리해 전혀 새로운 물질을 개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철주 교수는 21일 "이전까지는 매우 작은 크기의 제한된 기술 개발에 머물렀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웨이퍼 크기에서 원자 수준의 정밀한 조립이 가능해 향후 새로운 나노소자 개발에 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원자 하나 두께의 막은 두께나 원자 구조에 따라 다양한 물리적 특성을 지닌다. 이 막을 차곡차곡 쌓거나 비틀어 쌓는 등 쌓는 방식을 바꾸면 각기 다른 물성을 구현할 수 있다. 그러나 웨이퍼 크기의 큰 막을 조립하면 접촉면이 쉽게 오염돼 새로운 성질이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두 원자가 서로 끌어당기는 인력인 반데르발스 상호작용을 이용해 얇은 막을 쌓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로 원자 하나 두께의 그래핀과 육방정 질화붕소를 조립했다. 그 결과, 깨끗한 접촉면을 가진 웨이퍼 크기 박막을 거의 100%의 수율로 만들었다. 연구진은 이 기술로 지금까지는 크기가 작아 실제 디바이스로 활용하기 어려웠던 인공 결정 박막도 웨이퍼 크기로 대량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물질의 구조를 원자 수준에서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형태로 빛을 내거나 전기가 흐르는 새로운 물질 개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김철주 교수팀의 통합과정 양성준·정주현 씨와 포항가속기연구소 황찬국·이은숙 박사, 미국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캠퍼스(UIUC)와의 공동으로 진행해 국제 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에 표지논문으로 최근 선정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2-03-21 13:42:14[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원자 7개 정도 두께이면서 자성을 띄는 얇은 막을 개발했다. 이 얇은 막은 열과 전기를 잘 전달해 연구진은 향후 다양한 분야에 사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김기연 박사팀이 유기물과 무기물을 결합한 할로겐 페로브스카이트로부터 원자층 두께의 2차원 자성체를 만드는 방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김기연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를 시작으로 원자 한 개 층의 자성체를 만드는데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자성을 띄는 전이금속이 포함된 무기물 층과 페닐에틸암모늄 유기물 층이 겹겹이 쌓인 페로브스카이트 결정체를 만들었다. 이 결정체를 특수하게 조합한 용매에 녹여 결정체의 결합을 끊어냈다. 이후 실리콘 기판에 떨어뜨리고 고속으로 회전시켜 스스로 구조를 형성하는 자기 조립 방식으로 원자 7~10겹 두께의 초박막을 만들었다. 이 방법은 자성을 갖고 있는 10~20나노미터(10만분의 1㎜) 두께의 초박막을 비교적 균일하게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기존의 방법은 얇은 막을 만들 수 있지만 자성을 띄지는 않았다. 이번 연구는 원자력연구원의 오인환, 박가람 박사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유천열 교수, 김준서 박사가 참여해 나노과학 분야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인 '스몰'의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0-12-08 14:02:16거북선의 지붕처럼 오돌토돌 정교한 가시가 돋친 새로운 구조의 반도체 소자가 개발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자제어 저차원 전자계 연구단 조문호 부연구단장 (POSTECH 신소재공학과 무은재 석좌교수) 연구팀은 원자 두께 반도체 표면에 돌기가 돋은 형태의 신소재를 개발했다. 향후 양자컴퓨터의 메모리소자로 활용될 가능성이 기대된다. 두께가 거의 없는 2차원 반도체는 투명하고 전기전도도가 높아 차세대 초소형·저전력 전자기술의 후보로 꼽힌다. 2차원 반도체를 실리콘 기판에서 분리하면 유연한 막이 되는데 이를 ‘멤브레인(membrane) 반도체’라고 부른다. 더욱이 2차원 반도체를 접거나 구부려 입체감을 부여할 경우 기존과는 다른 독특한 성질이 나타난다. 하지만 지금까지 2차원 반도체의 균일한 대(大)면적 합성은 평면 형태로만 가능했다. 극도로 얇은 두께로 인해 굴곡 부분이 찢어지거나 구겨져 불완전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멤브레인 반도체를 입체 구조로 만들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우선 10nm (나노미터.1nm는 10억 분의 1m) 크기의 바늘모양 돌기들이 규칙적으로 정렬된 지름 4인치 크기 기판을 제작했다. 그 위에 유기금속화학증착법을 이용해 24시간 가량 천천히 이황화몰리브덴(MoS2)을 증착시켰다. 그 결과 몰리브덴(Mo) 원자 1개와 황(S) 원자 2개가 정확히 층을 이루어 균일한 두께로, 기판 위에 대면적 멤브레인 반도체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2차원 반도체의 X-Y축 평면에 Z축 성분인 돌기를 더해 3차원이 된 것인데, 이는 세계 최초의 3차원 원자층 반도체다. 원자층 반도체에 3차원으로 기하적 변형을 가하면 새로운 기능을 부여할 수 있어 효용이 크다. 연구진은 개발한 3차원 멤브레인 반도체를 양자컴퓨터 기술로 발전시킬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반도체에 굴곡을 가하면 단일 광자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단일 광자는 양자컴퓨터의 정보저장 단위인 큐빗(qubit)의 후보 중 하나다. 광자의 성질에 따라 양자 정보를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개발된 반도체는 접착 메모지처럼 간단히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보통 증착 방식으로 만든 반도체는 실리콘 기판과 강한 결합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산성약품을 이용해 떼어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연구진이 사용한 이황화몰리브덴(MoS2)은 기판과 약하게 결합하기 때문에 간단히 물에 담가 기판에서 떼어낼 수 있다. 떼어낸 멤브레인 반도체는 새로운 기판이나 플라스틱, 인체 피부 등 다양한 표면에 붙일 수 있다. 교신저자인 조문호 부연구단장은 “구조적으로 변형이 일어난 반도체에서 단일 광자가 나온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어디서 어떻게 나오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 없다”며 “개발한 멤브레인 반도체는 광자가 나오는 지점을 조절하는 연구에 쓰일 수 있어 향후 양자컴퓨팅 소자 기술로도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적인 학술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IF 12.804)지에 7월 27일 새벽 3시(한국시간) 온라인 게재됐다. seokjang@fnnews.com 조석장 기자
2019-07-26 12:25:59"그들은 우리를 무서워했다. 우리는 어딜 가나 특별취급을 받았다. 체르노빌 사람들, 체르노빌 어린이, 체르노빌 피난민으로 불렸다. 나는 어린 딸을 데리고 민스크에 사는 여동생 집을 찾아갔지만 동생은 우리를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딸과 나는 기차역에서 잤다." 벨라루스의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노벨문학상 수상)가 쓴 '체르노빌의 목소리'에 나오는 주민 이야기다. 체르노빌 참사는 1986년 4월 26일 새벽에 발발했다. 구소련 우크라이나 지역의 체르노빌 원전 4호기에서 전기기사가 핵분열 제어봉을 제거하고 비상 노심 냉각장치를 차단한 채 테스트를 하다가 방사능이 누출된 어처구니없는 사건이다. 1분도 안 되는 찰나의 순간 두 번의 대폭발이 있었다. 방사능 낙진은 60%가 벨라루스 땅에 떨어졌고, 시간이 흐르면서 유럽 전역으로 퍼졌다. 유럽의 원전은 서서히 멈춰 선다. 강력한 원전 보유국이었던 이탈리아가 가장 먼저 탈원전을 선언했다. 독일의 행보는 극적인 순간을 거듭했다. 1998년 집권한 슈뢰더 총리의 연립정부는 원자력폐지법까지 만들어 탈원전을 밀어붙였다. 하지만 이어 집권한 메르켈 총리는 달랐다. 메르켈은 라이프치히대 물리학 박사 출신이다. 에너지 안보, 탄소중립, 부진한 재생에너지 보급력의 현실적 문제 앞에서 결국 원전 유지로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터진 것이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사고다. 직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참패를 하고 다시 원전 폐기로 돌아섰다. 원전 종주국 미국은 다른 길을 갔다. 1953년 세계 첫 원전 가동 이후 지금까지 대형사고는 세번이다. 체르노빌, 후쿠시마 사고에 앞서 1979년 3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가 있었다. 원자로의 냉각장치가 파열됐지만 가압경수로형 원자로를 둘러싼 1m 두께의 격납용기 덕분에 피해가 미미했다. 미국은 안전대책을 대폭 강화하면서 동시에 대대적 진흥책을 내놓는다. 원전부지 관련 규제와 절차를 대폭 줄인 조지 부시 행정부의 '원자력 2010계획'이 여기에 속한다. 오바마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도 원자력 비중을 더 늘리는 정책을 내놨다. 바이든 대통령은 원자력을 탈탄소 전력에 포함시켰다. 다시 글로벌 원전 회귀 물결이 거세지고 있는 지금 미국은 강력한 원전패권을 노리고 있다. 돌아보면 가속화된 기후위기, 에너지 안보 리스크가 재앙의 원흉처럼 여겨졌던 원전을 살려냈다. 원전기술로 시대의 난제를 풀 수 있다고 자신한 미국 빌 게이츠의 생각은 이 과정에서 주목할 만했다. 수년 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제시한 것이 탄소제로 목표다. 이를 위해 태양광, 풍력 등 이미 보유한 수단들은 더 빨리 더 현명하게 사용할 것 그리고 더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출시할 것('빌 게이츠의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 그러면서 가리킨 것이 소형모듈원자로(SMR)다. SMR 구상은 1980년대부터 있었다. 대형원전의 효용성에 밀려 진전이 없다가 2000년대 이후 주도권이 민간으로 옮겨가면서 급부상했다. SMR은 부피가 상용원전 대비 100분의 1 이하이다. 모듈 조립 방식이고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등 주변기기가 일체형이어서 안전성도 한수 위다. 그래서 4세대 원전으로 불린다. 전력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인공지능 혁명기 SMR을 최대 수혜주로 꼽는 이도 많다. 데이터센터의 좁은 공간에서도 활용 가능하다. 이런 쓸모들이 원전 공포를 이기고 있는 것이다. 세계 SMR 업체 선두는 2007년 설립된 미국의 뉴스케일, 이듬해 빌 게이츠가 세운 테라파워다. 우리 측에선 두산에너빌리티, SK그룹, HD현대 등이 뛰고 있다. 다들 2030년 상용화가 목표다. 우리는 원자력 불모지에서 원전 수출국이 된 기적의 역사가 있지만 설계기술, 인적 인프라는 여전히 열세다. 국가역량이 더 뒷받침돼야 한다는 이야기다. "말도 안 되는 미친 아이디어에 투자하기를 꺼리지 말 것. 미친 아이디어에도 투자를 해야 최소 한두 개의 기막힌 혁신을 얻을 수 있다." 빌 게이츠의 조언이 솔깃하다. jins@fnnews.com
2024-07-17 18:07:13[파이낸셜뉴스] 소금이 물에 녹는다는 사실은 다 알고 있지만 이 원리는 뭘까. 국내 연구진이 원자 수준에서 직접 관찰하고 그 원리를 실험으로 밝혀냈다. 이는 이온을 추출하고 제어하는 것으로 전기화학 분야 등에 적용해 전기차 배터리를 개발하고 성능을 향상시키는데 활용할 수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신소재공학과 신형준 교수팀이 하나의 물 분자를 제어해 소금에서 특정 염소 이온을 추출할 수 있는 '단일 이온 제어기술'을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진은 나트륨과 염소 이온의 특성을 활용해 염소를 선택적으로 녹인 것이다. 이온은 세포의 신호 전달이나 배터리, 반도체 등 다양한 응용 연구 분야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입자다. 하지만 지금까지 간단한 소금의 용해 현상을 포함해 이온의 특성을 단일 이온 수준으로 연구하는 것은 실험적으로 불가능했다. 우리가 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소금(NaCl)은 나트륨 양이온(Na+)과 염소 음이온(Cl-) 사이의 강한 이온 결합으로 이뤄진다. 물과 닿게 되면 극성분자인 물 분자에 의해 이온 결합이 끊어지게 되어 소금물이 된다. 신형준 교수는 "물에 녹은 이온은 물분자와 결합된 상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용액 속의 수많은 물 분자와 함께 끊임없이 움직여 이온을 개별적으로 제어하거나 그 특성을 연구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268.8℃의 극저온과 초고진공 상태의 환경에서 원자 2~3층 두께의 얇은 소금 막(film) 위에 개별 물 분자를 코팅했다. 원자 수준 이하의 해상도를 갖는 주사터널링현미경(STM)으로 소금 표면에 놓인 물의 움직임과 단일 이온 추출에 관한 연구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연구진은 주사터널링현미경의 미세 탐침을 정밀하게 제어해 소금 표면에 달라붙은 물 분자를 원하는 특정 방향으로 이동시켰다. 이동시키며 발생한 약 10피코미터(10조 분의 1미터) 수준의 탐침 높이 변화를 분석해 염소 음이온과 물 분자가 강한 상호작용을 하고 있음을 밝혔다. 연구진은 하나의 물 분자를 원자 한층 두께의 소금계면 계단층을 따라 이동시켰다. 물 분자가 이동하는 동안 한 개의 이온이 사라졌다. 이는 물 분자가 외부 전기장에 영향을 받아 소금의 이온 결합을 끊고 소금에서 단일 이온이 떨어져 나온 것이다. 물 분자를 제어해 단일 이온을 추출할 때 항상 염소 음이온(C1-)이 나트륨 양이온(Na+)보다 우선적으로 녹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것은 나트륨이 염소보다 물의 전기장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물이 소금에서 나트륨을 밀어내고 염소를 끌어당긴다는 의미다. 이러한 현상은 특히 주변에 결합하고 있는 이온이나 원자가 부족한 계단층 표면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4-03-21 15:28:02【 인천=한갑수 기자】 포스코이앤씨는 최근 신한울 3·4호기 주설비공사의 시공 계약을 체결하는 등 원자력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25일 포스코이앤씨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전 세계적으로 재주목 받는 원자력 사업으로의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위해 원전 사업에 필수 품질 자격인 국내 전력산업기술기준(KEPIC) 설계·시공 인증과 미국 기계학회기술기준(ASME) 시공인증을 지속 유지하고 원자력 발전 관련 기술을 꾸준히 축적해 왔다. 또 2022년 6월 원자력 사업으로의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위해 원자력사업 전문조직을 구성하고 전문인력을 충원해 경쟁력을 높여왔다. SMR(소형 원자로)은 출력규모 300MWe 이하인 원자로로 모듈화 공법으로 설계·제작해 표준화가 쉽고 안정성이 뛰어난 데다 방사성 폐기물 생성 측면에서도 높은 효율성을 보여 세계 여러 국가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이전부터 원자력 발전 관련 기술을 쌓아왔다. 지난 2010년 포스코그룹(포스코, 포스코건설(현 포스코이앤씨), 포스코엔지니어링, 포스코ICT(현 포스코DX))은 한국전력 주도의 컨소시엄에 참여해 'SMART(국가 주도로 개발된 소형 원자로 모델)' 국책사업을 추진했으며 2012년 SMART 표준설계 인가를 취득하는 데 기여했다. 특히 포스코이앤씨는 2014년 SMART 사업화를 위해 설립된 민간사 '스마트파워'에 주주사로 참여했고 2015년 한국정부와 사우디간 SMART 건설 전 사전설계 MOU를 체결하면서 민간 건설사 최초로 한국전력기술과 SMART 원자력 발전 기본설계를 공동 실시했다. 또 최근 정부에서 추진하는 새로운 SMR 모델 'i-SMR(혁신형 소형 원자로)' 개발 과제 및 사업화에 참여하는 등 기술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i-SMR'은 2021년 9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으며 2028년까지 표준설계 인가를 획득하고 2030년 수출을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원자력 이용시설인 가속기 연구시설 건설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과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방사선 차폐를 위해 최대 5m 두께의 콘크리트 구조물의 균열을 방지하기 위한 격간 타설 공법, 수축팽창 조인트 적용, 차압배기 시스템, 연구시설 공간 확보를 위한 슬래브 포스트텐션 공법 등 다양한 시공 기술이 가속기 연구시설에 적용됐다. 포스코이앤씨는 2016년 포항 4세대 방사광 가속기를 수행하면서 경험을 쌓았고 지난해 전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지어지는 중이온 가속기를 성공적으로 준공함으로써 기술력을 입증해오고 있다. 앞으로도 원전해체연구소, 오창 방사광 가속기 등 원자력이용시설 사업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이번 신한울 3·4호기 공사 수주를 시작으로 원자력발전소와 SMR 사업 등 포스코그룹이 가진 역량을 집중해 원자력발전 사업은 물론 차세대방사광가속기 사업 등 원자력이용시설 사업에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2023-12-25 18:19:18[파이낸셜뉴스] 과학이 기술로 발전하고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과학자들이 사회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혁신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젊은이들이 꿈과 비전을 도전하는데 희망을 줄 수 있는 조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과학기술보다 의대 진학으로 쏠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강요와 우려만 할게 아니라 더 나은 옵션이 있다는 것을 보여 줘야 한다는 것이다. MIT 정광훈 교수는 "우리나라가 과학기술계 위기라면서 학생들에게 의대에 가지말라고만 강요할 게 아니라 의대를 가지 않더라도 더 나은 옵션이 있게 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종현학술원이 첨단 과학기술의 발전이 어떤 위기로 작용하는지, 세계 과학계를 선도하는 학자들은 어떤 철학으로 끊임없는 도전을 이어 나가며, 어떻게 과학기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29일 최종현학술원에 따르면, 지난 27일 '스토리텔링과 기술위기 극복'을 주제로 존스홉킨스대 이대열 교수의 진행으로 기술 재난 분야 석학 서울대 홍성욱 교수와 원자 두께 꿈의 신소재를 개발하는 시카고대 박지웅 교수, 3차원 뇌 지도를 그려나가는 MIT 정광훈 교수가 토론했다. ■꿈·비전 실현하려면 산업 필수 MIT 정광훈 교수는 먼저 "과학기술의 한 분야가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꿈과 비전이 현실화 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를 그 예로 들었다. 이 곳에서는 학교와 실험실, 연구기관만 있는 것이 아니라 기업들까지 함께 있으며, 이러한 환경 속에서 학생과 교수들이 경쟁적으로 창업해 자연스럽게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 정 교수는 자신의 연구와 관련해 600개 이상의 뇌질환을 정복하고 극복하려면 첫째로 똑똑하고 열정 많은 젊은이들이 이 분야에 들어와야 한다고 말했다. 젊은이들이 하나의 분야에 유입되기 위해서는 그들의 성장을 도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단순하게 꿈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비전을 실제로 현실화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폭발적 발전이 일어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테슬라 같은 경우 미국에서 공학을 연구하는 젊은이들이 가장 들어가고 싶어하는 회사다. 지난해 2만 명 뽑는데 320만명이 지원했다. 정 교수는 유능한 인재들이 테슬라에 들어가 기라성 같은 선배들 옆에서 멘토링 받아 경험하고 배워 고속 성장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젊은이들은 여기에서 큰 비전을 쫓아갈 수 있어 새로운 혁신의 생태계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국내에도 이러한 바이오클러스터가 만들어지고 테슬라나 모더나 같은 회사가 생기려면 해당 지역에 관련 산업이 필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 교수는 교수가 씨앗을 만들어서 묘목을 심는 데서 끝나면 안 되고 학계에서 나온 교수나 학생들이 거목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봤다. 또한 "과학자들의 도전과 희생만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선순환이 이뤄지면 사람들의 인식이 '하면 되는구나'로 변하면서 젊은이들이 더 많이 뛰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사회문제를 과학으로 해결하자 서울대 홍성욱 교수는 논쟁적인 사회적 문제가 발생할 경우 과학자들도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해관계 시비를 없애고 일반 국민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는 관련 전문학회의 이름으로 발표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성욱 교수는 먼저 사회적인 현상을 과학적 도구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더욱 많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예를들어 최근 카오스 이론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카오스 이론이나 네트워크 생태계에 대한 이해나 이런 게 우리가 민주주의를 만든다든지 사회를 조금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시킬때 어떤 함의를 가지는지에 대해 연구하기도 한다. 홍 교수는 "사회적 문제가 생겼을 때 과학자들이 참여해 그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토론을 한다면 훨씬 더 좋은 결과들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역사적으로도 과학을 이용해 사회를 이해하는 시도는 많았다. 홍 교수는 지금도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 같은 시도들이 더 확장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국내는 물론 미국의 과학자들 상당수가 논쟁적인 주제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어떤 사안에 목소리를 내는 과학자들을 보면 그 주제에 관여된 사람들이 전문가로 들어와 얘기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국내 과학자 단체들은 어쨌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부처에서 매년 예산을 지원받고 있다. 홍 교수는 "아무래도 그 쪽 심기를 건드릴 만한 얘기들을 잘 안 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현 상황의 대안으로 어떤 문제가 생기면 관련된 전문 학회가 학회의 이름으로 조사와 연구를 하고, 학회의 이름으로 입장을 발표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회 차원의 행동과 목소리가 국민들이 판단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는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고 객관성을 유지하고 독립적인 조언을 할 수 있다. 한편, 이번 토론회는 서울대 홍성욱 교수의 '불확실성, 위험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주제 발표로 시작했다. 홍성욱 교수는 과학자가 연구실에서 연구만 할 것이 아니라 사회에 가지고 있는 의무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시카고대 박지웅 교수는 '영향력 있는 과학을 위한 커뮤니케이션과 스토리텔링'을 통해 과학자들도 커뮤니케이션을 잘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되는지에 대해서 강연을 이어갔다. MIT 정광훈 교수는 어떻게 하면 연구를 재밌게 할 수 있는지 '과학하는 즐거움'을 주제로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3-10-29 13:13:29[파이낸셜뉴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서준기·정후영 교수팀과 홍익대 송봉근 교수팀이 50도의 저온에서 텔레륨 원자를 층층이 쌓아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박막 증착 공정법'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실제 텔레륨 박막을 4인치 웨이퍼 위에 쌓았다. 이는 차세대 반도체를 만드는 공정의 핵심 기술로 트랜지스터나 정류기, 선택소자 등을 만드는데 활용할 수 있다. 김창환 UNIST 연구원은 1일 "기존 박막 증착법의 한계를 극복하고 텔레륨을 원자층 증착법이라는 새로운 증착 방식"이라며 "텔레륨 박막은 복잡한 삼차원 소자 구조에서도 균일하게 증착할 수 있어 다양한 전자 소자에 응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반도체인 원자층 반도체에 적용하기 위해선 250도 이상의 공정온도와 450도 이상의 추가 열처리 작업이 필요하다. 원자층 증착법은 낮은 공정온도에서 삼차원 구조의 표면에 얇고 균일한 막 코팅과 정교한 두께 조절이 가능한 차세대 박막 공정법이다. 연구진은 낮은 온도에서 반응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산-염기성을 갖는 두 가지 화학원료를 활용했다. 높은 표면반응과 안정성을 위해 공반응물을 추가 활용했다. 또 화학원료를 더 짧은 간격으로 분할, 반복해 주입했다. 이를 통해 밀도가 낮고 불연속적인 알갱이가 증착되는 기존 방식에 비해 촘촘하고 밀도 높은 박막을 만들 수 있었다. 이 제조기술로 텔레륨 박막을 4인치(100mm) 웨이퍼 전체에 적용했다. 박막은 원자층 수준의 두께 조절과 균일하게 쌓을 수 있었다. 소자의 고집적화를 위해 요구되는 수직형 삼차원 구조체에도 쌓을 수 있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3-08-01 14:53:02[파이낸셜뉴스]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과 박정영 교수팀이 광주과학기술원(GIST) 물리·광과학과 문봉진 교수팀과 공동연구를 통해 이산화탄소를 상온에서 화학원료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이산화탄소를 분해하는데 쓰이는 구리촉매의 표면을 평면에서 계단형으로 바꿔 쉽게 일산화탄소를 만들어낸다. 일산화탄소는 메탄올이나 포르말린의 제조 원료로 쓰인다. 26일 연구진에 따르면 포집한 이산화탄소는 일반적으로 고온·고압의 환경에서 구리 촉매로 일산화탄소를 만든다. 이 촉매는 이산화탄소 분자가 일산화탄소와 산소 원자로 분해할 때 수십 기압에 이르는 고압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머리카락 두께의 10만 분의 1 크기의 계단형 구리 표면 구조가 온실가스를 분해하는 반응이 잘 일어나게 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러한 분해 과정을 상압 전자터널링 현미경(AP-STM) 기술을 활용해 직접 관찰했다. 계단형 구조의 구리 촉매는 고온고압 상태가 아닌 압력이 1mbar이고 온도가 26.85℃인 환경에서 쉽게 일산화탄소를 만들어냈다. 연구진은 "초미세 계단형 구조의 구리 촉매는 평평한 구조를 갖는 넓은 구리 표면 구조에 비해 낮은 에너지를 필요로 해 온실가스의 분해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관찰 결과, 구리 촉매 표면의 계단 위치와 충돌한 이산화탄소 분자가 26.85℃에서도 쉽게 분해됐다. 또한 분해된 일산화탄소 분자와 산소 원자가 표면의 구조변화를 동시에 유도해 촉매반응 경로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까지 발견했다. 박정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에 진행된 구리 표면에서의 이산화탄소 촉매 현상의 이해를 뛰어넘는 새로운 발견이며, 이를 통해 고효율 이산화탄소 촉매의 개발을 통해 인류의 가장 시급한 문제 중의 하나인 지구온난화 및 지속가능성 문제 해결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지난 6일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3-06-26 10:3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