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는 12일 부산시 기장군 장안읍에 위치한 고리스포츠문화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고리원전 지역지원금·지방세의 지역사회 발전 기여도 분석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설명회에는 장안읍, 일광읍 문오성마을 단체장 약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여도 분석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이번 조사는 고리원자력본부에서 지원·납부하는 지역지원금과 지방세가 지역사회 발전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는지 분석해 데이터화된 자료를 생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수행됐다. 아울러 이 결과를 바탕으로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지역 지원방안을 마련하고자 이번 조사를 수행했다. 조사 수행 기간은 올해 3월 18일부터 7월 17일까지 약 4개월이었다. 부산대 산학협력단에서 2006년부터 2023년까지 총 18년간 고리원자력본부에서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지원한 1조1700억원의 법정지원금과 법정외지원금, 기타 지방세 등을 조사·분석했다.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정량분석에는 고리원자력본부 지원금이 없을 때 대비 고리원자력본부 지원금이 기장군 발전에 연평균 약 19.23%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량분석을 위한 입력자료로는 교육장학, 지역경제, 문화진흥, 지역복지, 환경개선 등 5개 분야, 10개 지표가 활용됐으며, 통계분석을 통해 연도별 증감률을 도출해 평균값을 계산한 결과라고 고리원전 측은 설명했다. 정성분석에서는 지원사업 중 34개 사업을 선정해 지역대표들과의 인터뷰를 시행해 결과를 도출했다. 지원의 ‘효과성’, ‘만족도’는 대체적으로 높았다. ‘대응성(주민들이 실제로 원하는 사업 추진 여부)’은 제고가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고리원자력본부는 최종 결과물을 검토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계속해서 수렴해 지역사회가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지원사업 시행에 반영할 예정이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2024-11-12 17:17:08[파이낸셜뉴스] 신영증권은 23일 우진에 대해 신규 원자력발전소 3개호기와 소형모듈원자로(SMR)와 관련한 수혜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1만2000원을 유지했다. 신영증권 권덕민 연구원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포함된 신규원전 3개호기와 SMR과 관련한 수혜가 기대된다”며 “국내 원전에 들어 가는 핵심 계측기는 우진이 독점 납품함에 따라 국내 신규 원전 건설 및 가동은 우진의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신영증권은 우진의 2024년 연간 기준 매출액은 전년 대비 8.4% 증가한 1417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5.2% 증가한 177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권 연구원은 연간 온도센서 및 계측기 사업 부분의 매출이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권 연구원은 “우진은 UAE 1, 2호기에 대한 1차 예비품 물량을 납품한 바 있으며 2차물량에 대한 수주가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4-10-23 10:49:41[파이낸셜뉴스]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본부장 이광훈)는 발전소 인근 지역 주거 취약계층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4500만원을 지원했다고 24일 밝혔다. 부산 기장군 관내 5개 읍·면 기초생활수급자, 저소득층·홀몸 어르신 등 형편이 어려운 10개 가정을 선정, 지붕수리와 창호, 전등 교체 등 낙후된 주거 환경 개·보수를 지원했다. 23일에는 기장군 장안읍 길천마을에서 ‘사랑의 집수리’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정재락 고리원자력본부 대외협력처장과 고리원자력본부 소속 직원으로 구성된 고리봉사대는 지원대상 가정을 방문해 방충망과 싱크대, 노후 전기설비를 교체하는 등 집안 구석구석을 말끔하게 수리했다. 고리원자력본부에서 매년 시행 중인 사랑의 집수리 사업은 지역복지 한수원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기장지역자활센터를 통해 고용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기장지역자활센터에서는 저소득 주민의 자활·자립을 돕는 전문기관으로 15개 자활근로사업단에 120여명이 참여 중이다. 정재락 고리원자력본부 대외협력처장은 “집수리 지원사업을 통해 주변 어려운 이웃들의 주거환경 개선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의 주거복지 향상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2024-09-24 21:07:38[파이낸셜뉴스] 지난 14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새내기 상장업체 그리드위즈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에너지 관리업체 중 최초의 상장인데다 그리드위즈 자체가 전력수요 관리 1위 업체기 때문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그리드위즈는 전력 수요자의 전력 감축을 유도하고, 감축 이행에 따라 받은 정산금(보상)을 고객에게 지급하는 사업을 영위한다. 해당 사업을 전력수요관리(DR)라고 칭하는데 이 과정에서의 수수료가 매출이 되는 구조다. 그리드위즈는 국내 전력수요관리 선두업체다. 그리드위즈는 글로벌 이슈화 된 AI 전력부족 사태와 저탄소 문제의 실질적인 수혜주로 알려졌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그리드위즈가 보유한 분산 자원은 약 3GW다. 이는 원자력발전소 3기와 맞먹는 어마한 규모다. 분산 자원이란 대규모 집중 전원과 대비되는 소규모 수요지 자원으로 주로 재생에너지나 열병합발전 등이 해당한다. 원자력 발전소 1기 건설비용이 수조원에 달하는 걸 생각했을 때 그 효율성은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또한 그리드위즈는 상장 당시 SK가스가 2대주주로 이름을 올려 큰 관심을 받았다. 사측에 따르면 SK가스가 그리드위즈에 투자한 것은 그리드위즈 측의 요청이 아니라 SK가스가 먼저 제안했다. 심지어 상장 이후 6개월의 보호예수 기간도 SK가스 측이 먼저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SK가스측에서 그리드위즈의 사업 전망을 어떻게 보고있는지 잘 나타난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구환 그리드위즈 대표는 상장전 한 보도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해를 거듭할수록 그리드위즈가 보유한 에너지데이터 운용 노하우가 각광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RE100,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기후변화대응 관련 글로벌 규제 이슈가 점점 늘어나면서 기업의 이른바 '무탄소 생산체제' 증명이 필수적으로 요구될 것이기 때문이다. 화석연료 에너지가 아닌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절전으로 탄소감축을 인정받는 등의 노력을 증명하는 데이터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진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와 기후변화 대응이 동시에 글로벌적인 이슈가 되면서 기업들은 그리드위즈의 기술력을 주목할 수 밖에 없다“라며 ”AI산업으로 인한 전력부족과 저탄소 에너지 산업 글로벌 흐름 상 확대될 수 밖에 없어서 그리드위즈에 대한 산업의 수요는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4-06-18 13:39:51【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새울원전에서 전국 원전 인근 지자체 공무원을 대상으로 현장에서 직접 보고 배우는 원자력 계통 설비 교육이 진행됐다. 한국수력원자력 새울원자력본부(본부장 소유섭·이하 새울본부)는 지난 12~14일 3일간 전국 방사선비상계획구역 지자체 공무원과 민간환경감시센터 관계자를 대상으로 원자력 계통 설비 전문 교육을 시행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교육은 원자력발전소 계통 개요, 방사선 안전관리, 사고관리 및 방사능 방재 계획, 환경방사능 등의 이론 교육과 새울 2호기와 건설소 현장 시설 견학 과정으로 시행했다. 새울본부는 원자력 방재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지자체와 관련 기관 관계자의 원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방사선 비상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다양한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새울본부는 오는 7월과 8월에는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맞춤형 교육을 시행하고, 원자력 계통 설비 교육을 지속해서 시행할 계획이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4-06-17 09:49:26[파이낸셜뉴스] 산업통상자원부가 대국민 원자력 소통 활동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계획을 공유했다. 산업부는 17일 최남호 산업부 2차관이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원자력발전포럼 성과보고회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원자력발전포럼은 지난해 6월 출범해 학술, 교육, 청년, 문화, 법률 등 분과별 활동을 통해 대국민 원자력 소통 활동을 전개해왔다. 특히 각 분과가 원자력 전공 학생, 원전지역 주민, 시민사회단체 등 다양한 분야 국민들로 구성돼 국민이 직접 원자력 인식 개선에 앞장섰다는 의미가 있다. 원자력발전포럼 1기는 지난해 언론 기고, 세민, 문화행사, 교육활동 등 다방면으로 홍보에 나섰다. 지난해 고리 2호기 계속운전, 후쿠시마 오염처리수 등 핵심 원전 현안이 화제가 될 때마다 과학적·객관적 사실을 국민에게 알리는 데 기여했다. 최 차관은 "반도체·인공지능과 같은 미래 첨단 산업을 뒷받침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원전 산업의 질적 고도화를 위해 소통을 통한 국민 수용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2024-04-17 12:03:25[파이낸셜뉴스]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본부장 이광훈)는 원자력발전소 주변 지역에 있는 초·중·고등학교에 졸업장학금을 전달했다고 7일 밝혔다. 고리원자력본부는 기장군 장안읍과 일광읍에 있는 10개 초·중·고등학교를 대상으로 학업성적이 우수하고 품행이 바른 학생 57명을 장학생으로 선발해 총 231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이 본부장은 "졸업은 그동안 거쳐온 여정을 끝내는 마침표이자 동시에 새로운 곳으로 나아가는 시작"이라며 "지역인재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축하의 말을 전했다. 고리원자력본부는 졸업장학금 지원 외에도 원어민 영어강사 지원, 대학생 장학금 지원, 교육환경 개선 등 지역인재 양성을 위한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2024-02-07 10:01:57[파이낸셜뉴스] 2025년 전세계 원자력 발전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국제에너지기구(IEA)가 24일(이하 현지시간) 전망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방사능에 대한 우려 속에 후퇴하던 원전이 관련 기술 발전과 기후위기에 따른 탄소중립 정책 속에 다시 붐을 타고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IEA는 원자력 발전의 전력 생산량이 올해와 내년 모두 각각 3% 증가해 내년에는 2915테라와트시(TWh)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이전 사상 최대 기록이던 2021년의 2809TWh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IEA는 아울러 원전 발전능력은 계속 확대돼 2026년에는 1.5%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원전 설비 확대를 주도하는 곳은 중국과 인도다.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높은 양대 세계 최대 인구국인 이들 두 나라는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비교적 저렴한 원전에 집중하고 있다. 이들 외에 프랑스 등 선진국들이 원전 가동으로 다시 돌아서는 것도 원전 확장 배경이다. 원전이 핵심 전력생산 원천인 프랑스는 지난해 유지보수를 위해 가동을 멈췄던 원전들을 올해 다시 가동한다. IEA는 원전과 함께 풍력, 태양광 등 재생가능에너지 분야가 급속히 발전하면서 전력생산에서 화석연료가 차지하는 비율이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IEA는 원전과 재생가능에너지 투자에 힘입어 앞으로 수년간 늘어날 전력수요는 이들 저탄소 에너지원으로 충당이 가능할 것으로 낙관했다. 덕분에 2026년에는 화석연료를 때는 화력발전소가 전세계 전력공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최저 수준인 54%까지 낮아질 것으로 IEA는 전망했다. 파티 비롤 IEA 사무총장은 "발전부문이 현재 그 어떤 분야보다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다"면서 "발전소의 화석연료 사용이 줄어든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역대 최저가 수준으로 떨어진 태양광발전을 중심으로 한 재생가능에너지 성장, 원자력 발전 회귀 등이 이같은 고무적인 결과를 이끌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자력발전은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뒤 급속히 위축된 바 있다. 당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정부는 원전 철수를 선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기후위기에 따른 탄소중립 추진,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에너지 위기 속에 각국의 원전 발전이 다시 탄력을 받았다. 지난해 11월말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서 열린 유엔 28차기후협약당사국총회(COP28)에서 미국, 영국, 프랑스 등 20여개국은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 2050년까지 전세계 원자력발전을 3배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IEA는 2026년까지 중국과 인도가 새로 확장되는 원자력 발전능력 29기가와트(GW)의 절반 이상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1-25 02:45:50우리는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고, 검진 결과에 따라 건강을 관리한다. 우리나라의 국민건강검진은 1980년에 도입됐는데 생애 전 주기에 걸쳐 다빈도, 다항목으로 검진을 받도록 구성된 점에서 세계 최대규모라고 한다. 정기적으로 신체 건강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건강검진이라고 한다면,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수준 및 상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은 정기검사라고 한다. 원자력발전소의 정기검사도 1980년대 초에 도입됐다. 당시 이 제도 자체는 일본의 방법을 거의 그대로 받아들였다. 지난 40년간 원자력발전소 자체의 안전성도 많이 개선됐고 운영기술능력도 크게 향상됐지만, 검사방법과 체계는 검사대상 항목이 확대됐다는 것을 제외하면 거의 변하지 않았다. 정기검사 대상 항목은 원자로 본체를 포함하는 16개의 시설에 총 355개의 점검 분야로 구성돼 있다. 발전용원자로를 운영하려면 검사에 합격해야 하는데, 355개의 점검 분야 중 하나라도 합격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원자로를 가동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 355개의 항목중에는 비안전 계통까지 모두 포함하고 있어 합격하지 못하더라도 원전의 안전운전에는 거의 영향이 없는 항목들도 상당 부분 존재한다. 특히, 모든 점검 분야에 동일한 가중치를 두고 합격 여부를 판정하기 때문에 안전에 더 중요한가 덜 중요한가의 관점보다는 합격/불합격 여부에 초점이 맞춰있다. 이렇게 상대적 '중요도'보다는 기준의 '만족 여부'를 확인하는 것을 '결정론적 방법'에 근거한 검사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검사방법이 과연 효과적이며 효율적인가? 문제는 그렇지 못하다는 데 있다. 미국에서도 원자력발전소 가동 초기인 1980년대까지는 결정론적 방법에 따라 검사하고 규제결정을 내렸는데, 이용률은 물론, 안전성도 높지 않았다. 미국의 원자력규제기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1990년대부터 새로운 방법을 개발, 적용했다. 어떤 설비가 발전소에 미칠 위험도, 즉 '리스크'를 평가해 이를 활용하는 것으로, 리스크평가를 토대로 리스크가 높은 분야에 더 집중하고, 리스크가 낮은 분야는 사업자가 주도적으로 이행하도록 권장했다. 미국에서는 리스크정보를 적극 활용하며 규제자와 사업자 모두 제한된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발전소의 안전성뿐 아니라 이용률도 세계 최고 수준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평가된다. 우리가 벤치마킹한 일본조차도 2020년부터는 미국과 거의 유사한 검사체계로 완전히 바꿨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시 과거 규제감독 체계가 사고대응에 효과적이지 못했다는 IAEA 점검결과를 적극 수용한 것으로,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원자력산업 자체도 안전성과 경제성을 모두 추구해야 하는 산업이라는 것을 받아들인다면 원자력 안전규제도 더 효과적, 효율적인 선진기법을 적극 도입해 개선해야만 한다. 원자력발전소에서도 리스크정보를 활용해 더 안전하면서도 이용률을 높일 수 있는 현대화된 검사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원자력발전 기술과 환경이 달라지고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원전수출 강국이 되었는데 검사제도는 여전히 1980년대에 머물러 있어서야 되겠는가. 더 늦지 않게 규제도 달라져야 한다.박윤원 전 원자력안전기술원장
2023-10-31 18:19:50[파이낸셜뉴스] 우리는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고, 검진 결과에 따라 건강을 관리한다. 우리나라의 국민건강검진은 1980년에 도입됐는데 생애 전 주기에 걸쳐 다빈도, 다항목으로 검진을 받도록 구성된 점에서 세계 최대규모라고 한다. 정기적으로 신체 건강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건강검진이라고 한다면,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수준 및 상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은 정기검사라고 한다. 원자력발전소의 정기검사도 1980년대 초에 도입됐다. 당시 이 제도 자체는 일본의 방법을 거의 그대로 받아들였다. 지난 40년간 원자력발전소 자체의 안전성도 많이 개선됐고 운영기술능력도 크게 향상됐지만, 검사방법과 체계는 검사대상 항목이 확대됐다는 것을 제외하면 거의 변하지 않았다. 정기검사 대상 항목은 원자로 본체를 포함하는 16개의 시설에 총 355개의 점검 분야로 구성돼 있다. 발전용원자로를 운영하려면 검사에 합격해야 하는데, 355개의 점검 분야 중 하나라도 합격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원자로를 가동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 355개의 항목중에는 비안전 계통까지 모두 포함하고 있어 합격하지 못하더라도 원전의 안전운전에는 거의 영향이 없는 항목들도 상당 부분 존재한다. 특히, 모든 점검 분야에 동일한 가중치를 두고 합격 여부를 판정하기 때문에 안전에 더 중요한가 덜 중요한가의 관점보다는 합격/불합격 여부에 초점이 맞춰있다. 이렇게 상대적 ‘중요도’보다는 기준의 ‘만족 여부’를 확인하는 것을 ‘결정론적 방법’에 근거한 검사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검사방법이 과연 효과적이며 효율적인가? 문제는 그렇지 못하다는 데 있다. 미국에서도 원자력발전소 가동 초기인 1980년대까지는 결정론적 방법에 따라 검사하고 규제결정을 내렸는데, 이용률은 물론, 안전성도 높지 않았다. 미국의 원자력규제기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1990년대부터 새로운 방법을 개발, 적용했다. 어떤 설비가 발전소에 미칠 위험도, 즉 ‘리스크’를 평가해 이를 활용하는 것으로, 리스크평가를 토대로 리스크가 높은 분야에 더 집중하고, 리스크가 낮은 분야는 사업자가 주도적으로 이행하도록 권장했다. 미국에서는 리스크정보를 적극 활용하며 규제자와 사업자 모두 제한된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발전소의 안전성뿐 아니라 이용률도 세계 최고 수준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평가된다. 우리가 벤치마킹한 일본조차도 2020년부터는 미국과 거의 유사한 검사체계로 완전히 바꿨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시 과거 규제감독 체계가 사고대응에 효과적이지 못했다는 IAEA 점검결과를 적극 수용한 것으로,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원자력산업 자체도 안전성과 경제성을 모두 추구해야 하는 산업이라는 것을 받아들인다면 원자력 안전규제도 더 효과적, 효율적인 선진기법을 적극 도입해 개선해야만 한다. 원자력발전소에서도 리스크정보를 활용해 더 안전하면서도 이용률을 높일 수 있는 현대화된 검사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원자력발전 기술과 환경이 달라지고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원전수출 강국이 되었는데 검사제도는 여전히 1980년대에 머물러 있어서야 되겠는가. 더 늦지 않게 규제도 달라져야 한다.
2023-10-30 14:36: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