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네이버웹툰 원작 애니메이션 '연의 편지'가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BIAF 2024)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네이버웹툰의 자회사 스튜디오N은 '연의 편지'가 제26회 BIAF 2024에서 장편 심사위원상, 코코믹스 음악상, 한국애니메이션산업협회장상(기술상) 등 3개 부문을 수상했다고 30일 밝혔다. 스튜디오N과 스튜디오 리코가 공동 제작해 이룬 성과다. 김용환 감독이 연출한 '연의 편지'는 앞서 북미 최대 애니메이션 영화제인 오타와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OIAF) 스페셜 스크리닝 섹션에 공식 초청됐다. 네이버웹툰에서 2018년에 선보인 웹툰 '연의 편지(조현아)'는 따돌림을 당하던 친구를 돕다 집단 괴롭힘을 당하게 된 주인공이 시골로 전학 오게 되고 의문의 편지를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영어, 일본어, 인니어, 태국어 등 7개 언어로 서비스 중이다. 원작자인 조현아 작가는 "각색과 작화와 음악, 연기까지 완성도 높은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하게 되어 원작자로서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권미경 스튜디오N 대표는 "웹툰과 애니메이션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국내 장편 애니메이션 시장에 활력을 더하는 한편 웹툰 IP 저변을 확대해가겠다"고 전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4-10-30 10:35:07[파이낸셜뉴스] 동명 웹툰 원작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가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지상파 포함 전 채널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0일 방송된 tvN 새 토일드라마 '정년이' 4화에서는 매란 국극단에서 퇴출당한 정년이(김태리 분)가 국극단 복귀를 꿈꾸며, 생계를 위한 임시방편으로 '텔레비죤' 가수 데뷔를 준비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마지못해 ‘텔레비죤’ 가수로 전향하며 험난한 미래를 예고한 가운데 국극단의 엘리트 동료인 신예은과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러 긴장감을 높였다. 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 ‘정년이’ 4화는 수도권 가구 평균 13.6%, 최고 15.0%, 전국 12.7%, 최고 14.3%로 모든 시청률 지표에서 또 한번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다. ’정년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 후 정상급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이를 둘러싼 경쟁과 연대, 찬란한 성장기를 그리는 드라마. 매주 금, 토 밤 9시 20분에 방송된다. 한편 2024 부천만화대상 수상작인 '정년이'(서이레·나몬 작)는 ‘여성 서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와 함께 창극, 드라마로 만들어져 제2의 파생 문화를 이끌고 있다. 드라마에 앞서 지난해 3월 웹툰 최초로 국립창극단의 창극으로 만들어져 국립극장 무대를 밟았다. 원작의 나몬 작가는 당시 "서이레 작가와 무대화되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웹툰) 작업을 했다"고 전했다. 드라마에서도 매란국극단 단원들이 소리를 하며 공연을 하는 장면은 드라마의 주요 볼거리 중 하나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10-21 08:48:44[파이낸셜뉴스] 한강 작가 소설 원작 영화 ‘채식주의자’와 ‘흉터’가 재개봉한다. 15일 CGV는 작가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을 기념해 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두편의 영화 ‘채식주의자’, ‘흉터’(배급: 해피송)를 오는 17일부터 단독 상영한다고 밝혔다. ‘채식주의자’는 2010년 개봉한 영화로 한강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평범한 삶을 살아오던 여성이 어느 날 갑자기 육식을 거부하고, 채식주의를 선언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부산국제영화제 ‘한국 영화의 오늘-파노라마’ 부문과 선댄스영화제 월드시네마 드라마 경쟁 부문에 초청받은 바 있다. ‘흉터’는 2011년 작품으로 한강 작가의 소설집 ‘내 여자의 열매’에 수록된 ‘아기부처’를 원작으로 한다. 엄격하게 자라면서 감정이 메마른 여자와 지울 수 없는 상처로 완벽주의에 집착하는 남자의 외롭고 위태로운 결혼 생활을 보여준다. CGV용산아이파크몰 등 전국 45개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티켓가는 ‘채식주의자’ 1만원, ‘흉터’ 6000원이다. 편당 티켓값 1만5000원보다 싸다. CGV 측은 "특별 상영일 경우 배급사와의 협의를 통해 티켓 가격을 조정해서 개봉한다"며 "한강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2편의 경우 러닝타임과 관객의 관심도·인지도, 선호도 등 관람의향을 고려해서 배급사와의 협의를 통해 티켓가격을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10-15 09:05:46"미디어믹스의 성공은 원천 IP가 지닌 힘과 재미, 제작사의 경쟁력, 파트너사의 협업과 유연성에 달려 있다." 최원영 디앤씨미디어 대표는 25일 파이낸셜뉴스가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서울강남에서 개최한 제11회 대한민국 문화콘텐츠포럼에서 원천 IP의 미디어믹스 확장 전략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디앤씨미디어는 지난 20여년간 1400여종 이상의 웹소설을 만들어왔다. 그간 선보인 수많은 작품 중 가장 인기 있는 웹소설 '나 혼자만 레벨업'은 2016년 연재를 시작했다. 이후 출시된 단행본과 웹툰, 애니, 게임까지 인기를 끌면서 장르의 경계를 넘어선 미디어믹스 원천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최 대표는 "'나 혼자만 레벨업' 인기 순위는 줄곧 1~2위를 유지했고, 몰입감 있게 각색한 웹툰을 론칭한 이후 웹소설은 더 큰 인기를 얻었다"며 "제작진들의 애정과 헌신, 카카오의 홍보 등 여러 요소가 혼합돼 글로벌 IP로 자리매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2년 기준 웹소설 시장 규모는 1조390억원, 국내 웹소설 이용자수는 587만명으로 추산된다. 북미와 러시아, 유럽을 중심으로 단행본 수출도 증가하는 추세다. '나 혼자만 레벨업'을 원작으로 일본 제작사에서 만든 애니메이션은 약 3년간의 준비를 거쳐 올해 1월 시즌1이 전 세계 TV, OTT, VOD 플랫폼을 통해 송출됐다. 애니에 앞서 웹소설과 세계관이 유사한 액션 롤플레잉게임(RPG) '나혼렙 어라이즈'도 론칭했다. 현재 애니 시즌2 방영을 앞둔 '나 혼자만 레벨업'은 실사 영상화와 전시도 준비하고 있다. 그간의 성과에 대해 그는 "미디어믹스 콘텐츠에서는 원천 IP가 가진 재미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원작의 세계관을 유지하면서 파트너사에게 창작의 자율성을 존중한 결과 각 영역에서 성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는 서로가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작품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여가는 게 목표다. hippo@fnnews.com 김찬미 전상일 장인서 유선준 임수빈 신진아 기자
2024-09-25 18:19:38화려한 출연진들과 환상적인 무대로 펼쳐지는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이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공연되고 있다. '프랑켄슈타인'은 한국의 대극장 창작뮤지컬을 대표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2014년 충무아트홀과의 공동제작으로 개발되었던 이 작품이 2024년 EMK로 제작사를 옮겨서 흥행의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 흥행 비결은 하이노트로 탄성을 자아내는 넘버들, 가창력과 연기력과 티켓 파워까지 갖춘 배우들 그리고 무대의 환타지를 벅차게 구현하는 무대미술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요소들의 배경이 되는 스토리가 있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메리 셸리가 1818년에 쓴 소설 '프랑켄슈타인'을 각색하여 만든 뮤지컬이다. 뮤지컬이 원작과 어떤 다른 선택을 했는지를 들여다보면 뮤지컬이 관객에게 무엇을 전달하고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과 소설 '프랑켄슈타인'은 매우 다르다. 몇 가지 모티프를 제외하고는 같은 작품인가 싶을 정도로 과감하게 각색했다. 원작 소설은 초자연적 현상에 관심 많았던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대학에 가서 자연과학의 세계에 빠져들어 결국은 무생물에 생명을 불어넣는 방법을 알아낸다. 멈출 수 없는 지적 호기심에 결국 괴물을 만들어내지만 그 흉측한 모습에 놀라고, 괴물은 달아난다. 괴물은 시골 마을의 한 가정을 몰래 엿보면서 인간의 언어와 문화를 익히지만 결국 흉측하다는 이유로 공격당하고 배척당한다. 점점 선한 의지가 사라진 괴물은 창조주를 원망하게 되어 빅터의 동생을 죽이고 가정부도 죽게 한다. 절망한 빅터 앞에 나타난 괴물은 자신의 외로움을 달래줄 여자 괴물을 만들어 주면 인간세계를 떠나겠다고 말한다. 여자 괴물을 만들 수 없었던 프랑켄슈타인은 결국 거절하고 괴물은 빅터의 친구과 부인까지 살해하여 혼자가 되는 고통을 맛보게 한다. 괴물을 쫓아 북극까지 온 빅터는 결국 병으로 죽게 되고, 괴물은 빅터를 따라 죽음을 맞이한다. 서간문으로 되어 있는 원작 소설의 이야기를 뮤지컬은 무대적 상상력을 구현하기 위해 과감하게 재구성한다. 첫째, 앙리 뒤프레라는 친구의 희생과 그를 살리기 위한 실험을 통해 괴물이 만들어졌다. 두 캐릭터의 갈등을 표면화하고 그 격차를 더 강화하기 위한 설정이다. 친구를 살렸는데 괴물이 되어 자신의 가족들을 해치게 된다. 엔딩 역시 괴물이 스스로 먼저 죽음으로 빅터에게 복수를 한다. 둘째, 2막의 격투장 장면을 통해 괴물이 인간에게 당하는 멸시와 고난을 화려한 쇼의 장면으로 만들어냈다. 더불어 주요 인물들의 1인 2역을 통해 연기적 재미와 인간의 이중성을 보여준다. 셋째, 여자 괴물을 만들어달라는 설정을 빼고 대신에 자신의 존재적 고독과 고통을 똑같이 맛보게 하겠다는 괴물의 의지를 강화하여 괴물과 빅터 두 인물의 갈등을 증폭시키고 감정적 고통의 상황을 더 깊게 만들어놓았다. 원작은 북극을 탐험하고 있던 로버트 윌튼 대위가 여동생 마가렛에게 보내는 서간문으로 되어 있으며, 탐험 중에 구조한 프랑켄슈타인에게 들은 괴이한 이야기를 전달해 주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1인칭 시점의 소설을 무대적 장면으로 구성한다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다. 공연은 1막의 오프닝은 실험 직전의 상황에서 과거의 이야기로 전개되며, 2막 오프닝은 프랑켄슈타인과 괴물과의 만남에서 지난 3년 동안 괴물이 겪은 이야기로 돌아간다. 과감한 개작의 과정에서 순수한 과학의 탐구로 인간의 영역을 넘어선 과학자의 몰락을 통해 신의 역할과 인간의 존재에 대한 질문들이 약해진 것은 아쉽지만, 대신에 두 인물의 깊어진 갈등, 실험실과 북극에 이르는 무대적 환타지의 재현, 격투장을 통한 화려한 쇼와 1인 2역의 연기적 재미, 이성적 판단보다는 감정적 절망속에서 강렬하게 전달되는 하이노트의 넘버들로 채웠다. 이를 통해 관객들이 대극장 뮤지컬에서 보고 싶었던 판타지들을 충족시켰기 때문에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10년 동안 관객들의 환호를 받으며 성공적으로 공연할 수 있었던 것 같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6-24 08:36:31국내 양대 플랫폼사인 네이버, 카카오가 서비스하는 K-웹툰·웹소설의 파생 콘텐츠가 글로벌 인기를 끌고 있다. 웹툰·웹소설 지식재산권(IP)으로 탄생한 영화나 애니메이션, 게임까지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원작 콘텐츠에 이용자들이 다시 유입, 선순환 구조도 형성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네이버웹툰을 통해 연재 및 서비스된 IP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드라마, 영화 등 영상 콘텐츠는 16개 작품으로 집계됐다. 올해 하반기 예정작으로 외부에 확정 공개된 IP는 10개지만, 이 밖에 다양한 핵심 IP가 영상화 제작을 앞두고 있어 더 많은 영상 콘텐츠를 선보이게 될 예정이다. 네이버웹툰 IP 기반으로 영상화된 작품의 수는 2022년 25개, 2023년 29개로 점차 늘어나고 있다. 네이버웹툰 IP 원작 기반으로 한 콘텐츠 다수는 이미 글로벌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해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드라마 14개 중 사냥개들, 마스크걸 등 절반이 네이버웹툰 원작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해당 작품들은 모두 넷플릭스 글로벌 TV쇼(비영어권) 상위 10위권에 들었다. 카카오웹툰, 카카오페이지등 웹툰·웹소설 플랫폼을 운영 중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도 IP 비즈니스에 힘쓰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카카오엔터 IP를 활용해 영상화된 작품으로는 △선산(영화) △나 혼자만 레벨업(애니메이션) △외과의사 앨리제(애니메이션) △내일의 으뜸(드라마) 등이 있으며, 향후 필리핀에 드라마 '김 비서가 왜 그럴까' 출시 등을 앞두고 있다. 영상 콘텐츠가 화제가 되면서 원작에도 덩달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오리지널 시리즈 '더 에이트 쇼'는 네이버웹툰에서 연재된 배진수 작가의 '머니게임'과 '파이게임'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넷플릭스에서 해당 콘텐츠가 공개된 후 10일만에 원작 '머니게임'과 '파이게임'의 국내 조회수는 각각 31.1배와 11.7배, 국내 거래액은 16.1배와 18.5배 각각 증가했다. 카카오엔터의 경우 최근 화제작 tv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의 인기에 힘입어 카카오페이지 내 원작 '내일의 으뜸' 웹소설과 웹툰의 조회 수도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드라마 방영 기간(4월 8일~5월 28일) 이전인 3월 마지막주 대비 4월 셋째주에 웹소설과 웹툰 조회주는 각각 약 18배, 20배 증가했다. 인기 IP인 '나 혼자만 레벨업' 웹소설과 웹툰도 동명의 애니메이션이 방영(1월 6일~3월 30일)된 전주인 지난해 12월 마지막주 대비 1월 둘째 주 기준 조회 수가 각각 약 7배, 4배 뛰었다. 이처럼 IP 비즈니스가 활발해짐에 따라 K-웹툰·웹소설에 대한 글로벌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네이버웹툰은 나스닥 상장에 나선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에 따르면 네이버웹툰 본사인 미국 법인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최근 SEC에 기업공개(IPO)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업계에선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기업가치를 30억~40억달러(약 4조1300억~5조5100억원)로 추산 중이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이미 콘텐츠 시장에서는 웹툰이나 웹소설에 대한 관심이 높고 IP 산업 확장성은 무궁무진하다"며 "웹툰·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콘텐츠가 글로벌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성장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2024-06-03 19:27:22"사춘기 시절 (영국 첩보소설가) 존 르 카레의 '추운 나라에서 온 스파이'를 읽고 심하게 반했었다. 그의 소설엔 '스마일리'라고 공작 계획을 짜는 스파이 마스터가 나온다. 마치 영화감독처럼 거대한 거짓말을 창조하고 그게 진짜인 것처럼 아주 디테일하게 모든 걸 설계한다. 필요한 예산도 따고, 상대를 속일 배우도 캐스팅하고. 제가 영화감독이 된 것과 스파이 소설을 좋아한 것은 다르지 않다고 본다." 박찬욱 감독(사진)이 BBC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이후 두 번째 글로벌 시리즈를 내놨다. 지난 15일부터 쿠팡플레이를 통해 독점 공개되고 있는 HBO 드라마 '동조자'다. 두 작품은 냉전시대 스파이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베트남전 스파이 이야기 '동조자' '동조자'는 퓰리처상을 수상한 베트남계 미국 작가 비엣 탄 응우옌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이중첩자 경계인의 딜레마를 그린 이 작품은 "베트남전과 그 참상을 남다른 관점으로 제시한 전쟁소설의 새로운 고전" "매혹적인 스파이 소설이자 정체성에 관한 연구"라는 평가를 받았다. 할리우드 신흥 명가 A24가 제작한 7부작 드라마는 박찬욱 감독이 쇼러너를 맡아 제작과 각본·연출까지 전 과정을 지휘했다. 박 감독은 지난 18일 '동조자' 기자간담회에서 "스파이가 주로 활동했던 냉전시대엔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은데, 냉전시대는 끝난 듯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남한사회 역시 여전히 이념갈등이 격렬한 곳"이라고 말했다. 특히 "우리 역시 (베트남처럼) 이념 투쟁을 겪었고, 내전 배경에 강대국이 있었다. 근현대사의 공통점을 가진 나라의 국민으로서 동변상련의 마음이 있다"라고 말했다. 베트남전쟁이 한창이던 1970년대, 프랑스와 베트남 혼혈인 이중첩자 '캡틴'(호아 수안데)은 남베트남 특수부 소속 군인이자 북베트남이 심어 놓은 간첩이다. CIA 공작원 '클로드'(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에게 발탁된 비밀요원이기도 하다. 이야기는 베트콩 재교육 수용소에 갇힌 '캡틴'의 자백으로 시작된다. 드라마는 원작에 마치 대위가 쓴 자술서(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들려주듯 '화면 정지'와 '되감기'와 같은 영화적 장치로 개성을 더했다. 또 박 감독 특유의 유머와 미국 대중문화가 곳곳에 녹아들어 살벌한 상황 속에서도 '웃픈' 상황과 경쾌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박 감독은 "문학적 장치에 영화적 기법을 결합했다"며 "특히 코미디에 신경 썼다. 배우의 얼굴, 공간 등 영상 요소를 활용해 어떤 상황의 부조리함을 드러내는 요소로 코미디를 활용했다. 논리적이지 않고, 불쌍하면서도 비극적인 상황에서 벌어지는 씁쓸한 유머가 소설과 가장 차별화된 지점"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원작의 "아이러니, 패러독스"를 살렸다. 그는 "배우들에게도 강조했다. 이 작품은 겉으로 보이는 게 다가 아니다. 겉과 다른 안의 의미를 항상 생각해라. 각색 과정에서도 부조리성을 중시했다"고 말했다. 이는 혼혈이자 이중간첩인 주인공 캡틴의 정체성과도 연결된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1인4역 '동조자'는 기존 베트남전 소재 유명 작품과 달리 베트남 사람들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는 점이 특별하다. 여전히 권력욕을 놓지 않고 도망쳐온 미국에서 고국으로 돌아갈 날을 꿈꾸는 남베트남 군인들, 오리엔탈리즘적인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는 '구출자' 미국인들, 그 사이 두 얼굴의 남자로 살아가는 나(캡틴)와 남·북베트남을 상징하는 두 친구에 관한 우정 그리고 고도의 정치·사회 풍자 이야기가 전개된다. 박 감독은 "원작소설 속 다양한 인물을 다 등장시키고 그들의 매력을 표현하려 했다"고 말했다. 베트남 배우 캐스팅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그는 "미국·영국·호주·캐나다·아시아에서 베트남계 배우를 포함해 일반인까지 몇 천명을 오디션 봤다. 장군 역 배우는 디즈니사 웹디자이너 출신으로 연기가 처음이다. 베트남 유명 영화 감독도 출연했다. 그들을 믿는데 용기가 필요했다. 다행히 함께 성장하는 즐거움을 많이 누렸다"며 뿌듯해 했다. '아이언맨'으로 유명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1인 4역을 한 것도 관전 포인트다. 그는 "각각 CIA 요원·교수·영화감독·하원의원 등 네 얼굴이 알고 보면 미국의 기관·자본·시스템 등을 상징하는 미국의 얼굴이라는 점에서 하나의 존재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근 아시아 역사에서 출발한 이야기가 글로벌 OTT에서 인기다. 박 감독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파친코'가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미국사회는 다인종 국가인데도 그동안 특정 집단·인종의 목소리만 대중문화에 담아왔다. 반성이 너무나 늦었지만 생기고 있고, 또 소수집단이 힘을 갖게 되면서 자기 목소리를 낼 통로를 찾고, 또 그걸 만들 수 있는 힘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1억달러(1400억원)가 넘는 쇼(드라마)에 처음 보는 베트남 배우가 대거 등장하고 대사의 절반 이상이 베트남어가 사용된다. 이런 일이 가능해졌다는 것은 어찌 보면 너무 놀랍고, 너무 늦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4-22 18:16:05모건 하우절의 투자서 '불변의 법칙'(서삼독 펴냄)이 베스트셀러 정상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넷플릭스 화제의 드라마 '삼체'의 원작이 급상승 중이다. 교보문고가 12일 발표한 4월 첫째주 베스트셀러 순위에 따르면 '불변의 법칙'은 지난주에 이어 종합 1위를 굳게 수성 중이다. '불변의 법칙'은 돈과 투자 영역은 물론, 인간 본성과 세상 이치에 관한 이야기를 두루 다루며 인간 삶에서 '절대 변하지 않을 23가지 법칙'을 제시한 책이다. 와야마 아먀의 '패밀리 레스토랑 가자'(문학동네)도 전주와 같은 종합 2위에 올랐다. 20대 여성 독자들의 관심이 계속 이어진 데 힘입은 것으로 교보문고는 분석했다. 오랜 기간 절판된 후 독자들의 관심 속에 재출간된 사이토 다카시의 '일류의 조건'(필름)은 종합 3위로 치솟았다. 또 가수 겸 배우인 '산울림' 김창완의 에세이 '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웅진지식하우스)도 종합 4위에 오르며 인기를 입증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가 인기를 끌면서 류츠신의 원작소설 '삼체'(자음과모음)는 지난주보다 10계단 상승한 종합 6위에 올랐다. '삼체'는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세계 최고 권위의 SF문학상인 휴고상을 탄 작품이다. 소설은 통상 여성들의 구매 비중이 높은데, '삼체'는 남성들에게 인기가 더 높았다. 남성 독자가 전체 구매의 61.1%를 차지했다. 이밖에 '제15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문학동네)은 출간과 함께 종합 11위를 거머쥐었다. 국내 문학상 중에서 좋은 단편에 상을 수여하고 꾸준히 수상작품집을 엮어 마니아 독자층을 두텁게 형성했다는 분석이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04-12 13:07:49SK브로드밴드가 인기 K-웹툰을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 5편을 인터넷TV(IPTV) 업계 최초로 서비스한다고 2일 밝혔다. 애니메이션 제작사 투니모션과 손잡고 B tv를 통해 공개되는 애니메이션 5편은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날 공개되는 애니메이션은 △누적 조회 수 1600만 이상을 기록한 웹소설 원작의 ‘말단 병사에서 군주까지’ △캠퍼스를 배경으로 로맨스 코미디를 그린 ‘너와 나의 눈높이’ △뱀파이어와 여고생의 사랑을 소재로 한 ‘달달한 그녀’ △영혼 체인지 정치 스릴러 스토리인 ‘니브’ △누적 조회 수 2400만 이상에 달한 히트작 ‘매의 검’ 최수정 작가의 ‘화화원행기’ 등으로 완성도 높은 퀄리티로 즐길 수 있다. 해당 작품들은 B tv와 모바일 B tv 애니메이션 홈의 ‘K-웹툰 애니가 되다’ 메뉴에서 시청할 수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인기 웹툰 기반으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투니모션의 ‘디지털 컷아웃’ 기법에 주목했다. 정지된 이미지를 애니메이션화 하는데 중요한 이 기법은 보다 다양하고 차별화된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공급하는데 핵심요소다. SK브로드밴드는 그동안 ‘미라큘러스: 레이디버그와 블랙캣’ ‘뽀롱뽀롱 뽀로로’ 등 60여편 애니메이션 제작에 참여해 고객의 눈높이, 재미와 유익함을 동시에 추구하는 애니메이션 콘텐츠 강자로 입지를 다져왔다. SK브로드밴드 관계자는 “최근 K-웹툰에 대한 인기와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B tv 고객들을 위해 인기 원작을 기반으로 한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강화했다”며 “앞으로도 양질의 콘텐츠를 선별해 고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애니메이션과 키즈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4-04-02 10:16:40[파이낸셜뉴스] ‘고려거란전쟁’을 두고 원작자의 폭로와 감독, 작가의 반박이 이어지고 있다. 23일 KBS 2TV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 연출을 맡은 전우성 감독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번 드라마의 기획부터 제작의 전 과정을 책임지고 있는 입장에서 몇 가지 사실관계를 밝힌다”고 했다. 감독 "소설의 리메이크 아니다" 전 감독은 “드라마 원작 계약은 다양한 형태가 존재한다”면서 “이번 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의 경우, 리메이크나 일부분 각색하는 형태의 계약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드라마에 등장하는 전쟁 장면 및 전투 장면의 디테일을 길승수 작가의 ‘고려거란전기’에서 참조했지만 이후 이정우 작가가 대본 집필에 돌입하면서 ‘고려거란전기’가 작품의 방향성과 맞지 않다고 판단해 1회부터 지금까지 소설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이야기를 선보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드라마 자문 경험이 풍부한 조경란 박사를 중심으로 자문팀을 새로이 꾸렸고, 대본을 집필한 이정우 작가는 1회부터 스토리 라인 및 장면별 디테일까지 촘촘하게 자문팀의 의견을 수렴하여 대본을 집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감독은 “(길 작가가) 이정우 작가의 대본 집필이 시작되는 시점에 자기 소설과 ‘스토리 텔링의 방향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고증과 관련된 자문을 거절했다”며 “그런데도 길승수 작가가 저와 제작진이 자신의 자문을 받지 않았을 뿐 아니라 기초적인 고증도 없이 제작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에 당혹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앞서 길 작가는 지난 15일 드라마 전개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18회에 나오는 현종의 낙마 장면 등에 대해 “역사적 사실을 충분히 숙지하고 자문도 충분히 받고 극본을 썼어야 했는데, 숙지가 충분히 안 됐다”라며 “극본 작가가 일부러 원작을 피해 자기 작품을 쓰려고 하는 것이 보인다. 원작을 피하려다 보니 그 안에 있는 역사까지 피해서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작가 "처음부터 별개의 작품..소설과 비교 자체가 무의미" 이에 대해 이정우 작가는 “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은 소설 ‘고려거란전기’를 영상화할 목적으로 기획된 것이 아니다”라며 “처음부터 별개의 작품이었기 때문에 사실 원작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그런데도 원작 소설가가 ‘16회까지는 원작의 테두리에 있었으나 17회부터 그것을 벗어나 이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식으로 표현하는 의도를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제작진의 입장문 발표에 대해 길 작가는 자신의 블로그에 “KBS에서 해명 보도 냈더라. 웃기지도 않는다”며 “이 작가가 윗사람인양 보조작가가 하는 업무를 시켜 거부하자 전 감독이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나올 필요 없다’고 했다”며 자문 거절은 사실이 아니라고 재반박했다. 한편 길 작가는 최근 네티즌들이 자신의 블로그에 드라마를 비판하는 글을 남기자 댓글로 “대본 작가가 자기 작품을 쓰려고 무리수를 두고 있다” “한국 역사상 가장 명군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사람(현종)을 바보로 만들고 있다” “대하사극이 아니라 정말 웹 소설 같았다”라는 등 드라마를 향한 비판을 쏟아낸 바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1-24 06:5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