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고려거란전쟁’을 두고 원작자의 폭로와 감독, 작가의 반박이 이어지고 있다. 23일 KBS 2TV 대하드라마 ‘고려거란전쟁’ 연출을 맡은 전우성 감독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번 드라마의 기획부터 제작의 전 과정을 책임지고 있는 입장에서 몇 가지 사실관계를 밝힌다”고 했다. 감독 "소설의 리메이크 아니다" 전 감독은 “드라마 원작 계약은 다양한 형태가 존재한다”면서 “이번 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의 경우, 리메이크나 일부분 각색하는 형태의 계약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드라마에 등장하는 전쟁 장면 및 전투 장면의 디테일을 길승수 작가의 ‘고려거란전기’에서 참조했지만 이후 이정우 작가가 대본 집필에 돌입하면서 ‘고려거란전기’가 작품의 방향성과 맞지 않다고 판단해 1회부터 지금까지 소설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이야기를 선보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드라마 자문 경험이 풍부한 조경란 박사를 중심으로 자문팀을 새로이 꾸렸고, 대본을 집필한 이정우 작가는 1회부터 스토리 라인 및 장면별 디테일까지 촘촘하게 자문팀의 의견을 수렴하여 대본을 집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감독은 “(길 작가가) 이정우 작가의 대본 집필이 시작되는 시점에 자기 소설과 ‘스토리 텔링의 방향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고증과 관련된 자문을 거절했다”며 “그런데도 길승수 작가가 저와 제작진이 자신의 자문을 받지 않았을 뿐 아니라 기초적인 고증도 없이 제작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에 당혹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앞서 길 작가는 지난 15일 드라마 전개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18회에 나오는 현종의 낙마 장면 등에 대해 “역사적 사실을 충분히 숙지하고 자문도 충분히 받고 극본을 썼어야 했는데, 숙지가 충분히 안 됐다”라며 “극본 작가가 일부러 원작을 피해 자기 작품을 쓰려고 하는 것이 보인다. 원작을 피하려다 보니 그 안에 있는 역사까지 피해서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작가 "처음부터 별개의 작품..소설과 비교 자체가 무의미" 이에 대해 이정우 작가는 “드라마 ‘고려거란전쟁’은 소설 ‘고려거란전기’를 영상화할 목적으로 기획된 것이 아니다”라며 “처음부터 별개의 작품이었기 때문에 사실 원작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그런데도 원작 소설가가 ‘16회까지는 원작의 테두리에 있었으나 17회부터 그것을 벗어나 이상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식으로 표현하는 의도를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제작진의 입장문 발표에 대해 길 작가는 자신의 블로그에 “KBS에서 해명 보도 냈더라. 웃기지도 않는다”며 “이 작가가 윗사람인양 보조작가가 하는 업무를 시켜 거부하자 전 감독이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나올 필요 없다’고 했다”며 자문 거절은 사실이 아니라고 재반박했다. 한편 길 작가는 최근 네티즌들이 자신의 블로그에 드라마를 비판하는 글을 남기자 댓글로 “대본 작가가 자기 작품을 쓰려고 무리수를 두고 있다” “한국 역사상 가장 명군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사람(현종)을 바보로 만들고 있다” “대하사극이 아니라 정말 웹 소설 같았다”라는 등 드라마를 향한 비판을 쏟아낸 바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1-24 06:51:00[파이낸셜뉴스]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더 로드’의 원작자로 유명한 코맥 매카시가 세상을 떴다. 13일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미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매카시가 13일(현지시간) 자신의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향년 89세. 생전 윌리엄 포크너, 허먼 멜빌,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비견됐으며, 노벨문학상 단골 후보로 꼽혔다. 'J. D. 샐린저 이후 가장 유명한 은둔 작가’로 통했다. 원래 이름은 찰스 주니어 매카시, 나중에 게일어로 ‘찰스’를 읽는 명칭인 ‘코맥’으로 이름을 바꿨다. 1933년 로드아일랜드주 프로비던스에서 태어났다. 변호사인 아버지 밑에서 “수많은 하녀들이 바삐 움직이는 크고 하얀 집”에서 부유하게 자랐으나 생전 타임지 인터뷰에서 "나는 부모님이 원하던 그런 애가 아니었다. 학교에 발을 들인 순간부터 학교가 싫었다"고 말했다. 나중에 매카시의 장남은 변호사가 됐다. 1951년 테네시대학에 입학했으나 2년 뒤 공군에 입대해 4년간 복무했다. 알래스카에 배치된 매카시는 그때 처음으로 독서를 시작했다. 시카고에서 자동차 부품 창고의 파트 타이머로 일하며 첫 소설 ‘과수원지기’(1965)를 썼다. 그는 이 작품으로 펜 포크너상을 받았다. 1979년에는 거의 20년 동안 써왔다는 네 번째 장편이자 가장 자전적인 소설인 '서트리'(1979)가 출간됐다. 성공한 아버지에게 완강하게 저항하는 주인공 서트리의 이야기다. 1985년에 발표한 ‘피의 자오선’으로 문학적 명성을 얻었다. 남부를 배경으로 한 초기 고딕풍 소설에서 묵시록적 분위기가 배어 있는 서부 장르 소설로의 전환점에 해당하는 수작이다. 타임 선정 ‘100대 영문소설’로 꼽혔다. 작가에게 대중적 명성을 안긴 국경 삼부작 ‘모두 다 예쁜 말들’(1992)과 ‘국경을 넘어’(1994), ‘평원의 도시들’(1998)은 서부 장르 소설을 고급 문학으로 승격시켰다는 호평을 받았다. 국경지대를 배경으로 카우보이 소년들의 잔혹한 모험과 씁쓸한 성장 이야기를 그렸다. ‘모든 다 예쁜 말들’은 미국 도서상과 미국 비평가협회상을 받았다. 생전 매카시는 왜 웨스턴으로 선회했느냐는 질문에 “난 언제나 남서부쪽에 관심이 있었다"고 답했다. "전세계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미국 소재라면 코카콜라, 카우보이, 인디언이다. 하지만 지난 200년 동안 아무도 그 역사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했다. 대재앙 이후 지구를 배경으로 길을 떠나는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를 그린 ‘로드’로 퓰리쳐상을 안았다. 동명의 영화로 제작됐다. 2008년에는 에단·조엘 코언 형제가 연출한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가 아카데미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하면서 원작자인 그의 명성이 세계적으로 높아졌다. 타임은 이 소설에 대해 "이 작품은 흔하디흔한 연쇄 살인범 소설이 아니다"라며 "새천년 이후의 사회 병폐에 대한 정곡을 찌른 진단이며, 임박한 어둠에 대한 섬뜩한 조명이다"라고 평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이 연출한 ‘카운슬러’(2012)는 매카시가 쓴 첫 번째 시나리오다. 한편 매카시는 언론 인터뷰뿐 아니라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작가로 유명했다. 첫 소설을 1965년에 발표했는데, 2008년에서야 첫 텔레비전 인터뷰를 했다. 오프라 윈프리와 가진 인터뷰는 그의 이야기를 그의 목소리로 직접 들을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당시 아들 얘기에 얼굴이 빨개지기도 했다고.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그는 세 차례 결혼했고 매번 이혼했다. 유족으로는 두 아들과 2명의 손자가 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6-14 08:55:07[파이낸셜뉴스] 설 특수를 겨냥한 한국영화 '교섭'과 '유령'이 예상보다 성적이 부진한 가운데 일본 영화가 흥행 이변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추억의 만화를 성공적으로 스크린에 옮긴 일본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개봉 4주 만에 주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개봉 3주차에 누적 관객수 159만 명을 돌파하며 역대 일본 애니메이션 국내 흥행 순위 톱5에 등극했다. 3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지난 주말(27∼29일) 관객 24만9000여명(매출액 점유율 21.5%)을 동원했다. 누적 관객수는 192만2000여명이다. 개봉 24일째인 지난 27일 처음으로 일일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고, 사흘 연속 선두를 지키다 30일 개봉 후 주말 박스오피스 정상에 처음 올랐다. 영화는 연재 종료 26년 만에 원작자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직접 연출했다. 원작 만화에서 조연이던 키 작은 가드 송태섭의 시점으로 원작을 재해석했다. 지난해 11월 개봉한 일본영화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오세이사')도 흥행 이변의 주인공이다. 이 영화는 지난 29일 누적관객수 10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2000년대 개봉한 일본 로맨스 영화 중 최고 흥행작이다. 지난 주말 1115회에 상영된 ‘오세이사’는 2만명을 모았고 누적관객수 100만5549명을 기록하며 ‘장화신은 고양이:끝내주는 모험’(누적 75만명)에 이어 주말 박스오피스 9위를 기록했다. 임순례 감독 신작 '교섭'은 20만5000여 명(17.5%)의 관객을 모아 2위로 밀려났다. 3위는 '아바타: 물의 길'로 18만7000여명(22.4%)을 더해 누적 관객수 1035만8000여명을 기록했다. ‘유령’은 누적관객수 53만명으로 4위, 25일 개봉한 대만의 인기 드라마를 영화화한 ‘상견니’가 8만명을 모아 14만5206명의 누적관객수를 기록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1-30 09:25:12[파이낸셜뉴스] 제23회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카툰 고등부 부문에서 금상을 수상한 윤석열 대통령 풍자 카툰 '윤석열차'가 영국 일간지의 만평과 비슷하다며 표절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만평 원작자가 "절대 표절이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7일 서울에 거주하는 영국 출신 프리랜서 기자 라파엘 라시드(Raphael Rashid)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영국 일간지 더 선(The Sun)의 정치풍자 만평 '보리스 존슨' 열차를 그린 원작자 스티브 브라이트(Steve Bright)와의 이메일 인터뷰 내용을 공개했다. 라시드는 브라이트에게 "윤석열 정부가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카툰 부문 금상을 받은 '윤석열차'가 표절작이라고 암시했고 여당인 국민의힘은 해당 작품이 작가 스티브 브라이트가 2019년 더선에 기고한 풍자만화를 표절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관련 논란에 대해 설명한 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브라이트는 답변 이메일에서 "이 학생은 어떤 형태로든 내 작품을 표절하지 않았다"며 "작품에 나타난 유사성은 그저 우연의 일치일 뿐 의도한 것이 아니며 이런 일은 시사만평계에서 비일비재하다"고 답했다. 이어 "내가 보기에 학생이 잘못한 것은 전혀 없으며 펜과 붓을 잘 사용한 학생의 솜씨는 칭찬받아야 한다"고 오히려 칭찬한 뒤 "내 만평이 학생으로 하여금 유사한 방식으로 풍자를 하게 만들었다면 놀랄 일이며 나를 우쭐하게 한다"며 "콘셉트는 유사하지만 표절과 완전히 다르고 완전히 다른 아이디어로 절대 표절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브라이트는 "만평에 재능이 있어 칭찬받아 마땅한 학생을 포함해 누구든 정부를 비판하면 비난받을 우려가 있다는 것이 큰 문제다"라며 "(정치 풍자 만화가 장려되는 문화가) 없었을 경우 만평가라는 직업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논란이 된 작품 '윤석열차'는 윤석열 대통령의 얼굴을 한 열차가 연기를 내뿜으며 달리고 있는 가운데 조종석에는 김건희 여사로 추정되는 인물, 객석에는 검사복을 입은 이들이 칼을 들고 서 있는 모습을 그렸다. 이에 여권에선 학생이 정치색 짙은 그림을 그렸고 이에 대해 상을 주는 것이 교육적으로 맞느냐며 비판에 나섰다. 축제를 주관한 만화영상진흥원에 매년 100억원 이상의 지원금을 주고 있는 문체부도 이후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정치적인 주제를 노골적으로 다룬 작품을 선정하여 전시한 것은 학생의 만화 창작 욕구를 고취하려는 행사 취지에 지극히 어긋나기 때문에 만화영상진흥원에 유감을 표하며,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혀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는 반발을 낳았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2-10-07 10:24:20[파이낸셜뉴스] 티빙 오리지널 ‘유미의 세포들’의 웹툰 원작자인 이동건 작가가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지난 17일 첫 방영을 한 ‘유미의 세포들’은 세포들과 함께 먹고 사랑하고 성장하는 평범한 ‘유미’의 이야기를 그린 네이버웹툰 원작의 세포 자극 공감 로맨스다. ‘쇼핑왕 루이’ ‘아는 와이프’ 등의 이상엽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배우 김고은, 안보현, 이유비, 박지현 등이 출현한다. ‘유미의 세포들’의 원작자인 이동건 작가는 “일과 사랑, 인생에 대한 주인공 ‘유미’의 고민에 누구나 한번쯤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전 작품에서 재미있는 설정과 기발한 상상력을 보여준 송재정 작가님에게 드라마 제안을 받았을 때부터 굉장히 기대됐다”고 밝혔다. 이동건 작가는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의 관전 포인트를 제시했다. 먼저 국내 드라마 최초로 실사와 3D 애니메이션을 결합한 포맷을 적용해 현실 세계와 ‘유미’의 머릿속 세포들이 사는 애니메이션 세계가 동시에 펼쳐진다는 점을 꼽았다. 이 작가는 "영상에서 세포들이 어떻게 보일 것인지 저도 궁금했던 부분”이라며 "유미의 진짜 속내를 표현하는 '움직이는' 세포들을 기대해달라"고 밝혔다. 이 작가는 "원작에 대한 이해가 좋은 제작진과 만화보다 더 만화 같은 모습으로 작품을 표현하는 배우들 덕분에 인물의 감정에 공감하며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드라마 론칭을 기념해 네이버웹툰에서는 9월 24일까지 웹툰 <유미의 세포들>과 <유미의 세포들 외전: 프로 직장인>을 모두 관심 웹툰으로 등록하고 각각 3화 이상 열람 시 추첨을 통해 유미 굿즈 패키지(100명)와 쿠키 룰렛권(1000명, 최대 100개)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2021-09-19 23:32:13작곡가 '모르게' 훼손·편곡된 악보가 온·오프라인을 막론하고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다. 서점과 피아노학원 등지에서 팔리는 악보집이나 블로그에 올라온 악보 상당수도 원곡과 다른 형태다. '초보자용' '00악기용'이라고 편곡하거나 가사를 붙여 공유하는 식인데, 저작권법 위반 소지가 다분하다. 이에 본지는 유명무실 저작권 시리즈를 통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짚어보고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무단 변경에 수익까지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악보가 포털사이트 블로그와 스토어 등에서 무단으로 판매 및 공유되고 있다. 온라인 악보판매는 한 장짜리 악보 사진을 올려둔 뒤, 구입하는 이들에게 이메일로 전체 악보를 보내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원작자 이름 없이 편곡자 이름만 적혀 있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정도가 심한 건 원곡과도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판매자는 "구매하는 사람들이 악보를 편히 배울 수 있도록 쉽게 편곡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업계 A급 작곡가로 통하는 B씨의 악보는 2021년 기준 포털사이트에 불법 등재된 것만 1만2600여건에 달한다. 월 평균 150건(블로그 70건·카페 30건·지식인 50건)씩, 연간으로 환산하면 1800여건의 악보가 원곡자 동의 없이 불법으로 올라오고 있다. B씨 외 작곡가들의 악보까지 포함하면 연간 수십만건의 저작권 침해가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일반 서점에서 유통되는 악보집도 마찬가지다. '초급용' '중급용' '고급용' 등으로 곡을 편곡하는데, 난이도별로 멜로디를 이루는 음표 수와 화음을 넣는 방식에서 차이가 있다. 편곡자가 연주자 난이도별로 곡을 바꾸고 책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식이다. 저작권을 관리하는 사단법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KOMCA)의 관리 소홀도 불법이 만연한 배경이다. 통상 출판사는 악보집을 만들기에 앞서 협회에 '이용' 또는 '복제허락'을 신청해 승인을 받는다. 원작자들이 음저협과 저작물 관리를 위탁하는 신탁계약을 맺기 때문이다. 하지만 출판사가 승인을 받은 것과 다른 출판물에 증지를 붙여 책을 유통하거나, 아예 저작권 증지를 붙이지 않고 유통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작곡가들은 침해현황을 파악하기도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복제하는 사람들이 우리(작곡가)한테 확인을 구하지 않는다"며 "시중에서 팔리는 악보집을 우연히 보면 왜 '내 곡이 여기 들어가 있지?' 이렇게 알게 되는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악보집 판매 대가를 받지 못하는 건 당연하기까지 하다. 아예 대응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음악계 한 관계자는 "침해당하는 사람들 중에 학생이거나 가난한 사람들이 많다"며 "소송을 해서 이긴들 실익이 없고, 인디밴드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경우엔 소송조차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경각심 깨울 것" 음악계 문제제기 무단 편곡이 일종의 관행이란 항변도 있다. 명백한 저작권 침해가 있더라도 그간 아무런 문제제기가 없었으니 '묵시적 동의'가 있지 않았느냐는 주장이다. 한 출판업체는 문제를 지적하는 음악가 측에 "저작물을 적극적으로 개작하는 게 아닌 이용목적에 맞춰 편곡하는 것에 대해 KOMCA가 허락했다고 봐야 한다"며 "길게는 8년이 지났음에도 어떤 문제제기 없이 인지세를 받아왔고, 이는 묵시적 동의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답을 보내오기도 했다.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않거나 영세한 규모로 침해행위를 벌이는 이들의 인식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 실용음악학원 원장은 "이건 제가 해당 노래를 듣고 코드를 따서 학원 홍보를 위해 올려둔 것"이라며 "(해당 악보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될 소지가 없고 000(가수이름)를 홍보해주는 효과도 있어서 더 좋다"고 주장했다. 음악계에선 이제 막 저작인격권과 2차저작물 작성권 침해에 대응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난해 7월 한 업체가 다수 출판사를 상대로 법적대응에 나선 게 대표적이다. 해당 업체는 국내 유명 작곡가들의 악보 사용 권리를 위탁받은 업체로, 작곡가들의 악보가 무단으로 편곡돼 출판되는 관행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다수 검찰청과 경찰서가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jihwan@fnnews.com 김지환 김성호 기자
2021-05-24 17:49:59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15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89세. 서울대병원 등에 따르면 백 소장은 지난해 1월 폐렴 증상으로 입원해 투병생활을 이어오던 중 이날 오전 영면했다. 백 소장은 지난 1932년 황해도 은율군 장련면 동부리에서 태어나 1950년대부터 농민·빈 민·통일·민주화운동 등 한국 사회운동 전반에 참여했다. 국민학교 졸업이 학력의 전부인 백 소장은 시, 소설 등 문학 작품을 읽고, 영어사전을 모두 외우는 등 독학으로 학업에 매진했다. 이후 분단으로 여덟 식구가 흩어지는 상황에 이르자 갈라진 집안을 하나로 잇기 위해 통일 문제 등에 대해 고민하고 인식을 넓혔다. 백 소장은 문맹 퇴치를 위해 야학을 이끌던 중 1960년 4·19혁명에 참여했고, 1964년 함석헌, 장준한, 계훈제, 변영태 등 재야 운동가들과 함께 한일협정 반대운동에 참가했다. 백 소장은 여러 사회 운동을 주도하다 끊임없이 고문과 투옥 생활을 지내야 했다. 지난 1974년 유신 반대를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을 주도한 긴급조치 위반으로 투옥됐다. 이후 1979년 'YMCA 위장결혼 사건'과 1986년 '부천 권인숙양 성고문 폭로 대회'를 주도한 혐의로도 체포돼 옥고를 치른 바 있다. 1987년 대선에서는 독자 민중후보로 출마했다가 김영삼·김대중 후보의 단일화를 호소하며 사퇴했다. 1992년 대선에도 독자 후보로 출마했다. 이후에는 자신이 설립한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해왔다. 최근까지도 여러 운동을 통한 사회적 참여는 멈추지 않았다. 이라크 파병 반대운동,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반대운동, 용산참사 투쟁, 이명박 정권퇴진운동을 비롯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광화문 촛불집회에는 23차례 모두 참여했다. 백 소장은 '장산곶매 이야기' 등 소설과 수필집을 낸 문필가이자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의 가사 원작자다. '항일민족론'(1971), '자주고름 입에 물고 옥색치마 휘날리며'(1979), '백기완의 통일이야기'(2003),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2009), '두 어른'(2017) 등 다수의 저작도 남겼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정숙씨와 딸 백원담(성공회대 중어중국학과 교수), 백미담, 백현담, 아들 백일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2호실에 차려졌다. 발인은 19일 오전 8시, 장지는 모란공원이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2021-02-15 11:06:22▲ [사진= 다혜 인스타그램]베스티 출신 다혜의 솔로 데뷔곡 ‘포이즌(Poison)’에 원작자 주영훈이 직접 편곡에 참여하며 지원에 나선다. 9일 소속사 월드스타 엔터테인먼트 측은 “다혜의 솔로 데뷔곡 ‘포이즌’에 원작자 주영훈이 편곡자로 참여했다”라고 알렸다. 소속사를 통해 주영훈은 “‘포이즌’은 저나 엄정화의 대표곡이라는 사실을 넘어서서 1990년대 음악을 상징하는 곡으로도 볼 수 있는 노래다”라며 “이번에 다혜를 통해 내가 만들었던 곡을 다시 편곡 할 수 있어서 더 즐겁고 의미 있었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앞서 다혜는 솔로 데뷔 곡으로 1990년대 대표 댄스곡인 엄정화의 ‘포이즌’을 리메이크한다고 밝혔다. 최근 1990년대 음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리메이크를 하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원작자가 직접 리메이크하는 건 드물었던 바. 이에 원작자이자 한 시대를 풍미했던 작곡가 주영훈의 참여에 대한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주영훈은 원곡을 라틴풍으로 편곡했으며 다혜만의 색깔을 더해 소울풀한 느낌의 리메이크곡으로 완성시켰다는 후문이다. 주영훈은 “멋진 라틴곡으로 재탄생 되어 매우 만족한다. 앞으로 다혜가 한국의 카밀라 카베요(Camila Cabello)와 같은 아티스트가 되었으면 좋겠다”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한편, 지난 2013년 그룹 베스티로 데뷔해 '두근두근', '연애의 조건(Love Options)', 'Excuse Me(익스큐즈 미)' 등으로 활동했던 다혜는 최근 긴 공백기를 깨고 데뷔 7년만에 첫 솔로 앨범을 발표한다. 오는 25일 리메이크곡 ‘포이즌’을 발매한 이후 10월 중 신곡을 발매할 예정이다. /slee_star@fnnews.com fn스타 이설
2020-09-09 10:30:21[파이낸셜뉴스] 영국 드라마 ‘닥터 포스터’를 리메이크한 JTBC스튜디오의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연출 모완일, 극본 주현, 크리에이터 글Line&강은경, 제작 JTBC스튜디오)가 지난 16일 짙은 여운을 남기며 종영했다. JTBC 드라마 중 첫 방송 최고 시청률(전국 6.3%, 수도권 6.8%)를 기록하며 화려하게 출발한 이 작품은 무서운 기세로 자체 시청률을 경신했고 10회가 전국 22.9%, 수도권 25.9%로 JTBC를 비롯한 비지상파 기준 역대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웠다. 최종회는 31%(전국 28.4%, 수도권 31.7%/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돌파했다. TV 화제성 분석기관인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화제성 지수(3월 23일부터 5월 10일까지)에서 지상파, 종편, 케이블을 포함한 드라마 부문 7주 연속 1위를 기록했고, 비드라마를 합친 방송 종합 부문에서도 7주 연속 1위로 독주했다. 특히, 사랑의 민낯, 관계의 본질을 파고드는 치밀한 전개는 숱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JTBC 측에 따르면 영국 BBC 관계자들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BBC 스튜디오 CEO 팀 데이비는 “‘부부의 세계’ 성공 소식을 듣게 되어 대단히 기쁘다. 영국 히트작이 한국에서도 성공해 흥분된다”고 전했다. 크리에이티브 책임자 마크 린지도 “매우 기쁘다. 배우와 제작진이 최고의 작품을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닥터 포스터’ 원작자인 마이크 바틀렛을 비롯한 작가진도 찬사를 보냈다. “감명 깊었다. 이혼 이후의 여성의 삶을 스토리 안에서 성공적으로 펼쳐냈다. 드라마를 통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이보다 더한 기쁨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JTBC는 ‘부부의 세계’ 후속으로 원작 ‘닥터 포스터’를 편성한다. 앞서 오는 22~23일 밤 10시 50분에 배우들의 인터뷰와 명장면 등이 담긴 JTBC 금토스페셜 ‘부부의 세계’가 방송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0-05-17 18:06:58[파이낸셜뉴스] ‘메모리스트’가 원작의 매력을 배가시키며 드라마 팬과 웹툰 마니아들을 동시에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tvN 수목드라마 ‘메모리스트’가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방송 첫 주 만에 화제의 중심에 섰다. 반전을 거듭하는 미스터리와 숨 막히는 추격전, 그리고 원작의 개성 강한 캐릭터들을 맛깔스럽게 녹여낸 배우들의 열연은 극적 재미를 극대화하며 호평을 이끌었다. ‘히어로들은 익명성에 숨어있다’는 통념을 화끈하게 깨부순 ‘메모리스트’는 세상에 알려진 국가공인 초능력 형사 동백(유승호 분)을 통해 차별화된 초능력 수사물의 묘미를 제대로 살렸다는 평가. 여기에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 피해자를 구하기 위해 본격적인 공조에 돌입한 초능력 형사 동백과 천재 프로파일러 한선미(이세영 분)의 활약은 3회 방송에 대한 기대감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원작자 재후 작가도 시청자들의 열띤 반응에 답했다. 재후 작가는 “감개무량하다. 웹툰이 드라마로 방영된 것만으로도 굉장히 기분이 좋은데, 캐스팅마저 캐릭터들의 이미지와 어울리는 데다, 한 분도 빠짐없이 연기력이 엄청난 분들이다”라며 “첫 방송이 제가 생각한 그 이상의 분위기가 느껴져서 매주 원작자가 아닌 애청자로 ‘메모리스트’를 챙겨볼 것”이라고 애정 어린 소감을 전했다. 원작이 가진 강렬한 재미를 완성도 높은 영상 언어로 옮기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안도하, 황하나 작가는 “원작의 세계관을 훼손시키지 않으면서도, ‘어쩌면 세상에 있을 법한 초능력’이라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 톤 앤 매너를 조절하며 드라마화했다. 매력적인 두 주인공이 자신들의 내면에 감추고 있던 상처를 극복해내는 과정을 통해 소중한 기억에 대한, 한 조각 가치를 전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고 기획 의도를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원작자가 보기에 드라마만의 매력은 무엇일까. 그는 ‘오리지널 에피소드’를 뽑았다. “원작에 없는 드라마만의 오리지널 에피소드가 있다. ‘메모리스트’가 가지고 있는 메시지를 원작에 없는 다른 사건들로 푼다면 시청자분들께 어떤 느낌으로 와닿을지 굉장히 궁금하다. 에피소드들이 원작보다 더 현실감 있게 표현될 것이기 때문에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작품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악랄한 범죄자를 보면 주먹이 먼저 나가는 ‘꼴통’ 초능력 형사 동백과 10년 전 미제사건의 단서를 포착한 초엘리트 프로파일러 한선미. ‘똘기’, 능력치, 스릴까지 2배로 배가시킨 드라마에서 동백과 한선미가 범인과의 두뇌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처럼 같은 듯 다른 두 작품의 차이를 분석해 가며 웹툰과 드라마를 즐기는 것도 또 다른 관전 포인트. 다음웹툰과 카카오페이지 유튜브 콘텐츠 ‘김경식의 웹툰 대 드라마’에서도 그 흥미로운 차별 포인트를 만나볼 수 있다. 재후 작가가 직접 그린 ‘메모리스트’ 단체 포스터도 화제를 모았다. 자신의 손끝에서 만들어낸 원작 캐릭터들이 배우들의 색과 매력을 입고 새롭게 탄생한 모습을 지켜보는 소감에 대해 그는 “굉장히 만족한다. 첫 방송을 보고 난 뒤에 더욱 좋았다. 누구 하나 빠짐없이, 말 그대로 전부 원작을 찢고 나온 느낌이었다”라고 표현했다. 이어 “마치 몇 년 못 본 가족을 오랜만에 다시 만나는 특별한 느낌을 받았다. ‘메모리스트’ 단체 포스터와 특별편의 캐릭터들을 그릴 때마다 드라마 배우들을 한 분, 한 분 떠올리는 신기한 경험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재후 작가는 “원작 팬분들께 그저 감사하다”라며 “드라마 ‘메모리스트’는 원작과는 또 다른 재미와 감동을 보여줄 거라 생각한다. 배우와 제작진들이 열심히 촬영하고 중이니, ‘메모리스트’ 재미있게 봐주시고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김휘 감독 역시 “원작의 메시지를 그대로 담으면서도 다양한 에피소드와 흥미로운 캐릭터를 잘 살리고자 했다”며 “동백의 초능력은 상대방의 기억에 담긴 감정까지 받아들인다는 것이 특별하다. 피해자들의 절망이나 고통을 받아들인 동백의 감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런 점에 주목해도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던바. 드라마 ‘메모리스트’ 만의 차별화된 재미 포인트는 무엇일지 기대감이 높아진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0-03-18 08:1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