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강원)=장인서 기자】 서울에서 차로 1시간 10분 거리인 강원도 원주는 호젓하게 흐르는 섬강의 물줄기와 울창하게 뻗어나가는 치악산 줄기가 어우러져 느긋한 자연의 풍취를 자랑한다. 특히 스릴 만점의 트레킹 코스와 신비로운 옛 이야기를 품고 있는 역사·문화유적, 여기에 SNS에 자주 등장하는 MZ세대 핫플레이스가 공존하면서 다채로운 매력을 뿜어내고 있다. 최근 국내 여행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는 '로컬관광'의 핵심 요소인 접근성과 편의성, 문화적 다양성을 두루 갖춘 원주의 대표 명소들을 소개한다. 자연의 짜릿한 맛, 소금산그랜드밸리 원주 간현관광지에 위치한 소금산그랜드밸리는 소금산 봉우리를 잇는 출렁다리와 울렁다리, 소금산 절벽에 붙은 잔도, 스카이타워 전망대 등을 포함하고 있다. 출렁다리를 출발해 데크산책로-소금잔도-전망대-소금산 울렁다리-나오라쇼광장으로 내려오는 5.3㎞ 코스로, 2시간30분가량 소요된다. 간현관광지는 서쪽으로 17㎞ 떨어진 섬강과 삼산천 강물이 합수되는 지점에 자리하고 있다. 검푸른 강물 주변으로 넓은 백사장과 기암괴석, 울창한 고목이 조화를 이루고 강의 양안으로 40∼50m의 바위 절벽이 병풍처럼 관광지를 감싸고 있어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2018년에 개장한 소금산 출렁다리는 높이 100m, 길이 200m의 산악보행교다. 바닥이 격자형으로 만들어져 발 아래가 훤히 보여 아찔한 기분이 든다. 일방통행이라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과 마주칠 걱정은 없다. 앞만 보면서 천천히 걷다 보면 주변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에 금세 시선을 빼앗겨 두려움이 사라진다. 출렁다리를 건너면 소금산 정상으로 가는 길과 하늘바람길 산책로를 따라 하산하는 길로 나뉜다. 소금잔도는 소금산 정상부 아래 절벽을 따라 산벼랑을 끼고 도는 코스다. 고도 200m 높이의 절벽 한쪽에 360m 길이로 만든 아슬아슬한 길이다. 150m 상공에 설치된 스카이타워에서는 소금산을 휘감아 도는 삼산천의 아름다운 절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소금산 울렁다리는 소금산 출렁다리보다 2배 더 긴 404m의 보행현수교다. 다리 중간중간에 조성된 유리바닥 구간에서는 발 아래를 내려다보며 섬강의 빼어난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역사의 숨결 간직한 싸리치옛길 중부지방 내륙 산간에 위치한 치악산은 남쪽의 남대봉과 북쪽의 매화산 등 1000m가 넘는 고봉들 사이에 가파른 계곡들이 자리해 예로부터 산세가 뛰어나고 험난하기로 이름이 높다. 치악산 둘레길은 사계절이 뚜렷한 팔색조 매력을 보여주는 도보여행길이다. 등산로, 샛길, 임도, 둑길, 옛길, 마을길 등 기존의 길들을 연결하고, 새로운 길도 내고 다듬어 11코스 145.4㎞의 길이 이어진다. 거칠고 투박한 편이지만, 도보여행자들의 편의를 위해 각 코스마다 코스 안내 표식, 길잡이 띠, 스탬프 인증대 등을 설치했다. 조선 관청 강원감영과 100년 역사 용소막성당 강원감영은 조선시대 강원도 관찰사가 직무를 보던 관청이다. 조선왕조는 1395년 강릉도와 교주도를 합하여 강원도라 하고, 강원도의 수부를 원주로 정하고 강원감영을 설치했다. 강원감영의 건물들은 1592년 임진왜란으로 소실됐으나, 1634년 원주목사 이배원이 재건하기 시작한 후, 여러 목사와 관찰사들이 계속 건설했다. 강원감영은 선화당을 비롯해 포정루, 보선고, 내아, 비장청, 호저고 등 40여 동에 달하는 웅장한 모습으로 1395년부터 1895년까지 500년간 강원도의 중심 역할을 했다. 현재는 선화당, 포정루, 내아 등 몇 동의 건물이 남아 있다. 용소막성당은 풍수원성당과 원주성당에 이어 강원도 내 세 번째로 건립된 성당이다. 처음에는 초가였으나 시잘레 신부 주도로 현재의 벽돌 건물로 지어졌다. 시잘레 신부는 신자들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중국인 기술자들을 써서 성당 건축을 시작해 1년여 만인 1915년 가을에 331㎡ 규모의 벽돌조 양옥 성당을 완공했다. 후에 일본군에 의해 종이 공출되고 한국전쟁 때는 인민군이 창고로 사용하는 등 수난을 겪었으나, 1986년 5월 강원도 지방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자연의 품에 녹아든 뮤지엄 산 원주 오크밸리 내에 있는 뮤지엄 산은 사계절 시시각각 변화하는 자연의 품에서 문화와 예술의 선율을 느낄 수 있는 전원형 박물관이다. 미니멀 건축의 대가 안도 타다오의 설계로 공사를 시작해 빛과 공간의 예술가 제임스 터렐의 작품을 마지막으로 2013년 5월 개관했다. 풍성한 자연 속에 오솔길을 따라 마주하는 웰컴센터, 페이퍼갤러리와 청조갤러리가 있는 본관, 3개의 가든(플라워·워터·스톤)으로 구성돼 있다. 경주의 신라 고분에서 영감을 얻은 9개의 스톤마운드 산책길에서는 해외 작가의 조각품을 감상하며 대지의 평온함과 돌, 바람, 햇빛을 만끽할 수 있다. 이외에도 원주에는 천년고찰 구룡사가 자리한 치악산국립공원을 비롯해 아름다운 일몰 명소로 유명한 흥원창, 신라 말 고려 초기 대표적인 법상종 사찰인 법천사지(사적 제466호), 박경리문학공원, 원주한지테마파크 등이 있다. 원주 도심 상권에 모여 있는 4개의 시장을 합친 원주전통시장에서는 다양한 먹거리와 더불어 미로예술 공방, 골목미술관 등에서 문화관광도 즐길 수 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3-11-16 17:59:59언제부턴가 따끈한 호빵이 겨울철 대표 간식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사실 호빵의 원조는 찐빵이다. 밀가루 반죽에 팥소를 넣고 쪄서 먹는 찐빵은 오래전부터 아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간식이다. 한 제과 회사에서 찐빵을 상품화한 게 바로 호빵이다. 호빵이 인기를 끌면서 원조 격인 찐빵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찐빵으로 전국에 이름을 알린 지역도 생겼는데, 강원도 횡성의 안흥찐빵과 원주의 황둔찐빵이 대표적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소개하는 2월 추천 여행지의 테마는 겨울의 끝자락을 즐기며 특별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겨울 체험 마을'이다. 얼음을 지치며 겨울 놀이에 흠뻑 빠져보고, 따끈한 찐빵을 만들어보자. 새콤달콤한 쿠킹 클래스와 목장의 겨울 풍경도 놓치기 아쉽다. 다만 여행지를 방문할 때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입장이 제한되는 등 변동 여지가 있으므로 개방여부·개방시간·관람방법 등 세부정보를 사전에 확인하는 건 필수다. ■ '딸기가 좋아' 새콤달콤 겨울체험, 김해 클라우드베리 클라우드베리는 경남 김해시 칠산서부동 곤지마을에 위치한 스마트 팜 빌리지다. 수확 체험과 쿠킹 클래스를 결합한 프로그램이 인기다. 쌈 채소와 방울토마토로 샐러드나 햄버거를 만들고, 직접 밭에서 캔 고구마로 고구마케이크를 완성한다. 겨울에는 딸기 수확 체험 후 딸기케이크나 딸기쇼콜라를 만든다. 수확장은 스마트 팜 방식으로 수경 재배해 선 채로 딸기를 딸 수 있다. 무농약 재배라 현장에서 딴 딸기는 바로 먹어도 될 만큼 신선하고 안전하다. 현재 코로나19로 취식은 할 수 없다. 쿠킹 클래스는 쿠킹 키트와 사진 레시피를 바탕으로 진행한다. 체험 담당자가 있지만, 간단해서 굳이 설명이 필요 없다. 아이의 손길이 닿을수록 모양은 삐뚤빼뚤하고 분위기는 화기애애하다. 대기 공간, 그린 존, 카페 등은 인테리어가 밝고 깔끔해 도심의 그린 카페에 들어온 듯하다. 장유율하 카페거리는 율하수변공원에 자리해 산책을 겸하기 좋다. 율하천 만남교 앞 김해기적의도서관도 들러볼 만하다. 가야테마파크는 눈썰매와 '하늘을 나는 자전거' 익사이팅사이클을 즐길 수 있다. 김해 분산성(사적)은 옛 성벽과 일대 전망이 일품이다. ■ 정겨운 마을 길 따라, 예산 슬로시티 대흥 충남 예산 슬로시티 대흥은 교촌리와 동서리, 상중리 등 예당호 주변 마을을 아우른다. 슬로시티 대흥을 여행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걷기로, 마을 곳곳을 연결하는 '느린꼬부랑길'을 걷다보면 웬만한 명소는 다 볼 수 있다. 1코스(옛이야깃길)에서 만나는 '배 맨 나무'는 당나라 장수 소정방이 나당 연합군과 백제 부흥군을 공격하러 왔다가 배를 묶은 나무라고 한다. 2코스(느림길)는 애기폭포와 대흥동헌, 대흥향교를 잇는다. 대흥동헌은 예산군에 유일하게 남은 관아 건물이다. 대흥향교는 3코스(사랑길)와 겹친다. 수령 600년이 넘는 대흥향교 앞 은행나무는 '사랑나무'라고도 한다. 약 150년 전, 은행나무 몸속에 느티나무가 뿌리를 내렸고 지금은 한 몸으로 살기 때문이다. 마을 건너편은 1963년에 완공한 예당호다. 호숫가를 따라 걷는 약 5.2㎞ '느린호수길'이 있고, 출렁다리도 놓여있다. 예산에는 추사 김정희가 태어난 고택이 있다. 조선시대 전형적인 대갓집 형태로, 방 어디선가 추사의 칼칼한 헛기침 소리가 들릴 것만 같다. 수덕사는 예산을 비롯한 내포 지역을 대표하는 고찰이다. ■ 겨울이 따뜻해지는 찐빵 체험, 원주 황둔삼송마을 강원 원주시 신림면에 자리 잡은 황둔삼송마을은 치악산과 감악산이 병풍처럼 드리워진 마을이다. 이곳은 다양한 쌀찐빵으로 유명한데, 반죽에 백련초와 호박, 파프리카 등을 넣어 여러가지 색을 내고, 팥과 함께 고구마로 소를 만든다. 팥소 대신 채소를 넣은 찐빵도 있다. 황둔삼송마을을 대표하는 쌀찐빵 만들기 체험은 파워포인트를 활용한 교육으로 시작해 나만의 찐빵 빚기, 숙성하기, 찌기 등으로 이어진다. 찐빵이 숙성되고 익기를 기다리는 동안 마을 산책, 솔방울 공예, 손거울 만들기 같은 체험도 할 수 있다. 봄이면 파프리카 온실에서 수확 체험을, 여름에는 자그마한 인공 연못에서 송어 잡기 체험을 한다. 숲속 놀이터와 측백나무 미로를 갖춘 피노키오숲 체험도 흥미롭다. 황둔삼송마을이 위치한 신림면에 또 다른 볼거리도 많다. 용암리 용소막성당은 1915년에 세워진 근대 문화유산이다. 황둔리 고판화박물관은 한·중·일뿐 아니라 티베트, 몽골 등 아시아 전역의 고판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원주 시내에 있는 강원감영(사적)도 둘러볼 만하다. 조선시대 내내 강원도의 중심 역할을 했으나, 20세기에 접어들면서 건물이 대부분 사라졌다가 지금은 일부가 복원된 상태다. ■ 볼거리·놀거리 가득한 겨울왕국, 청양 알프스마을 썰매로 대표되는 겨울 놀이가 사라진 지 오래다. 하지만 몇몇 시골 마을에서 아직도 겨울 놀이를 즐길 수 있다. 겨울방학 때 아이와 떠나기 좋은 곳이 바로 충남 청양 천장리의 알프스마을이다. 명당 7곳을 품었다는 칠갑산은 산세가 험해 '충남의 알프스'라고 불린다. 알프스마을은 칠갑산의 동쪽 품에 자리한다. 날씨가 추워지면 알프스란 이름처럼 눈과 얼음 가득한 겨울 왕국으로 변신한다. 얼음 분수와 눈 조각 같은 볼거리, 눈썰매와 얼음썰매, 깡통기차 등 놀거리가 가득하다. 주민이 직접 농사지은 재료로 차린 건강식, 장작불에 직접 구워 먹는 군밤과 군고구마 등 주전부리도 별미다. 알프스마을 지척에 천장호가 있다. 칠갑산이 병풍처럼 감싸 풍광이 빼어나고, 호수 가운데 출렁다리가 놓여있다. 천장호출렁다리는 고추와 구기자 모양을 한 높이 16m 주탑이 유명하다. 칠갑산 서쪽 품에 안긴 장곡사(長谷寺)는 청양의 천년 고찰이다. 철조비로자나불좌상과 철조약사여래좌상의 졸린 듯한 표정이 재미있다. 청양읍의 우산성은 백제시대 석축 산성으로, 여유롭게 산책하기 좋다. 청룡정에 오르면 읍내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2-02-03 18:03:46언제부턴가 따끈한 호빵이 겨울철 대표 간식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사실 호빵의 원조는 찐빵이다. 밀가루 반죽에 팥소를 넣고 쪄서 먹는 찐빵은 오래전부터 아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간식이다. 한 제과 회사에서 찐빵을 상품화한 게 바로 호빵이다. 호빵이 인기를 끌면서 원조 격인 찐빵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찐빵으로 전국에 이름을 알린 지역도 생겼는데, 강원도 횡성의 안흥찐빵과 원주의 황둔찐빵이 대표적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소개하는 2월 추천 여행지의 테마는 겨울의 끝자락을 즐기며 특별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겨울 체험 마을’이다. 얼음을 지치며 겨울 놀이에 흠뻑 빠져보고, 따끈한 찐빵을 만들어보자. 새콤달콤한 쿠킹 클래스와 목장의 겨울 풍경도 놓치기 아쉽다. 다만 여행지를 방문할 때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입장이 제한되는 등 변동 여지가 있으므로 개방여부·개방시간·관람방법 등 세부정보를 사전에 확인하는 건 필수다. ■겨울이 따뜻해지는 찐빵 체험, 원주 황둔삼송마을 강원 원주시 신림면에 자리 잡은 황둔삼송마을은 치악산과 감악산이 병풍처럼 드리워진 마을이다. 이곳은 다양한 쌀찐빵으로 유명한데, 반죽에 백련초와 호박, 파프리카 등을 넣어 여러가지 색을 내고, 팥과 함께 고구마로 소를 만든다. 팥소 대신 채소를 넣은 찐빵도 있다. 황둔삼송마을을 대표하는 쌀찐빵 만들기 체험은 파워포인트를 활용한 교육으로 시작해 나만의 찐빵 빚기, 숙성하기, 찌기 등으로 이어진다. 찐빵이 숙성되고 익기를 기다리는 동안 마을 산책, 솔방울 공예, 손거울 만들기 같은 체험도 할 수 있다. 봄이면 파프리카 온실에서 수확 체험을, 여름에는 자그마한 인공 연못에서 송어 잡기 체험을 한다. 숲속 놀이터와 측백나무 미로를 갖춘 피노키오숲 체험도 흥미롭다. 황둔삼송마을이 위치한 신림면에 또 다른 볼거리도 많다. 용암리 용소막성당은 1915년에 세워진 근대 문화유산이다. 황둔리 고판화박물관은 한·중·일뿐 아니라 티베트, 몽골 등 아시아 전역의 고판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원주 시내에 있는 강원감영(사적)도 둘러볼 만하다. 조선시대 내내 강원도의 중심 역할을 했으나, 20세기에 접어들면서 건물이 대부분 사라졌다가 지금은 일부가 복원된 상태다. ■'딸기가 좋아' 새콤달콤 겨울체험, 김해 클라우드베리 클라우드베리는 경남 김해시 칠산서부동 곤지마을에 위치한 스마트 팜 빌리지다. 수확 체험과 쿠킹 클래스를 결합한 프로그램이 인기다. 쌈 채소와 방울토마토로 샐러드나 햄버거를 만들고, 직접 밭에서 캔 고구마로 고구마케이크를 완성한다. 겨울에는 딸기 수확 체험 후 딸기케이크나 딸기쇼콜라를 만든다. 수확장은 스마트 팜 방식으로 수경 재배해 선 채로 딸기를 딸 수 있다. 무농약 재배라 현장에서 딴 딸기는 바로 먹어도 될 만큼 신선하고 안전하다. 현재 코로나19로 취식은 할 수 없다. 쿠킹 클래스는 쿠킹 키트와 사진 레시피를 바탕으로 진행한다. 체험 담당자가 있지만, 간단해서 굳이 설명이 필요 없다. 아이의 손길이 닿을수록 모양은 삐뚤빼뚤하고 분위기는 화기애애하다. 대기 공간, 그린 존, 카페 등은 인테리어가 밝고 깔끔해 도심의 그린 카페에 들어온 듯하다. 장유율하 카페거리는 율하수변공원에 자리해 산책을 겸하기 좋다. 율하천 만남교 앞 김해기적의도서관도 들러볼 만하다. 가야테마파크는 눈썰매와 ‘하늘을 나는 자전거’ 익사이팅사이클을 즐길 수 있다. 김해 분산성(사적)은 옛 성벽과 일대 전망이 일품이다. ■정겨운 마을 길 따라, 예산 슬로시티 대흥 충남 예산 슬로시티 대흥은 교촌리와 동서리, 상중리 등 예당호 주변 마을을 아우른다. 슬로시티답게 자연과 문화, 역사적인 요소를 두루 갖췄다. 슬로시티 대흥을 여행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걷기로, 마을 곳곳을 연결하는 ‘느린꼬부랑길’을 걷다보면 웬만한 명소는 다 볼 수 있다. 1코스(옛이야깃길)에서 만나는 ‘배 맨 나무’는 당나라 장수 소정방이 나당 연합군과 백제 부흥군을 공격하러 왔다가 배를 묶은 나무라고 한다. 2코스(느림길)는 애기폭포와 대흥동헌, 대흥향교를 잇는다. 대흥동헌은 예산군에 유일하게 남은 관아 건물이다. 대흥향교는 3코스(사랑길)와 겹친다. 수령 600년이 넘는 대흥향교 앞 은행나무는 ‘사랑나무’라고도 한다. 약 150년 전, 은행나무 몸속에 느티나무가 뿌리를 내렸고 지금은 한 몸으로 살기 때문이다. 마을에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니 방문 전에 알아보자. 마을 건너편은 1963년에 완공한 예당호다. 호숫가를 따라 걷는 약 5.2㎞ ‘느린호수길’이 있고, 출렁다리도 놓여있다. 예산에는 추사 김정희가 태어난 고택이 있다. 조선시대 전형적인 대갓집 형태로, 방 어디선가 추사의 칼칼한 헛기침 소리가 들릴 것만 같다. 수덕사는 예산을 비롯한 내포 지역을 대표하는 고찰이다. ■볼거리·놀거리 가득한 겨울왕국, 청양 알프스마을 썰매로 대표되는 겨울 놀이가 사라진 지 오래다. 하지만 몇몇 시골 마을에서 아직도 겨울 놀이를 즐길 수 있다. 겨울방학 때 아이와 떠나기 좋은 곳이 바로 충남 청양 천장리의 알프스마을이다. 명당 7곳을 품었다는 칠갑산은 산세가 험해 ‘충남의 알프스’라고 불린다. 알프스마을은 칠갑산의 동쪽 품에 자리한다. 날씨가 추워지면 알프스란 이름처럼 눈과 얼음 가득한 겨울 왕국으로 변신한다. 얼음 분수와 눈 조각 같은 볼거리, 눈썰매와 얼음썰매, 깡통기차 등 놀거리가 가득하다. 꼬맹이들은 썰매장을 떠날 줄 모르고, 아이보다 신나게 노는 어른도 많다. 주민이 직접 농사지은 재료로 차린 건강식, 장작불에 직접 구워 먹는 군밤과 군고구마 등 주전부리도 별미다. 알프스마을 지척에 천장호가 있다. 칠갑산이 병풍처럼 감싸 풍광이 빼어나고, 호수 가운데 출렁다리가 놓여있다. 천장호출렁다리는 고추와 구기자 모양을 한 높이 16m 주탑이 유명하다. 칠갑산 서쪽 품에 안긴 장곡사(長谷寺)는 청양의 천년 고찰이다. 철조비로자나불좌상과 철조약사여래좌상의 졸린 듯한 표정이 재미있다. 청양읍의 우산성은 백제시대 석축 산성으로, 여유롭게 산책하기 좋다. 청룡정에 오르면 읍내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2-02-03 08:52:29사욕을 묻어서일까. 맞닿은 하늘이 한층 가깝게만 느껴진다. 시대와 장소를 불문하고 성당은 여전히 지친 영혼의 따스한 안식처다. 성당은 죄를 구원으로, 갈등을 화해로 전이시키며 이 시대 마지막 ‘피난처’ 역할을 굳건히 담당한다. 격식화된 계급과 강조되는 교리들로 언뜻 폐쇄성으로 오인받지만 그 안에는 하늘을 보호하고 부족한 이성에게 정의를 안겨주려는 고귀한 ‘순결주의’가 담겨 있다. 푸른눈을 가진 이방인의 소개로 이 땅에 천주교가 소개된지 200여년. 하지만 성당은 이제 예배를 드리는 장소를 넘어서 사회와 호흡하는 공용의 장소로 기능을 차츰 넓혀간다. 특히 강원도 산골짜기로 박해와 고난을 피해 자리잡은 고(古)성당들은 여전히 옛 전설을 간직한 채 소시민의 평안을 안겨주고 있다. 그 거룩한 꿈과 이상을 품은 이들이 마지막으로 자리잡은 옛 터전을 향해 의미있는 순례를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십자가의 길’을 따라 속지의 발걸음을, 풍수원성당=TV 드라마를 통해 이미 알려진 강원도 원주교구 풍수원 성당. 정확한 주소는 강원도 횡성군 서원면 1097번지로 다소 외진곳에 위치해 있다. 신유박해 당시 40여명의 신자들이 도시를 빠져나와 강원도 산골짜기로 피신한 것이 이처럼 외진곳에 위치한 이유다. 1907년에 지어져 강원도에서는 가장 오래된 성당이다. 하늘을 찌를 듯한 로마네스크 양식의 고딕 성당은 외관상으로 여타 성당과 다를 바 없다. 다만 낡은 마루가 깔린 내부로 들어서기 위해 신발을 벗어야 하는 점에선 고성당의 향기가 물씬 베어 있다. 성당 뒤편 사제관을 수리해 만든 유물전시관에는 성당이 지금의 모습을 갖추는데 일조한 2대 주임 정규하 신부(1863∼1943)의 유품을 비롯, 당시 쓰이던 오르간, 성서 등이 진열돼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성당 왼편에 자리잡은 ‘십자가의 길’ 언덕은 아늑한 풍채를 유지해주는 성당의 보배다. 해당화, 냉이 등 눈부신 색깔의 꽃들이 언덕을 따라 피어 있지만 계단 곳곳에는 골고다 언덕을 빗대어 예수의 고난을 상징하는 석상들이 우리를 맞이하고 있다. 이 언덕을 통해 일그러진 자화상을 속죄토록 하자는 의미다. 언덕을 넘으면 묵주동산, 대형 십자고상, 마리아 상 등과 마주치며 100�V의 사잇길이 계속 이어져 묵상 코스로 알맞다. ww.pungsuwon.org.(033)342-0035. ◇붉은 벽채와 회색 버팀목이 아름다운 조화, 용소막성당=강원도 원주시 신림면에 위치한 용소막 성당은 성당 뒷편 나즈막한 언덕과 고목들로 어우러진 마을내 안식처 역할을 한다. 용소막 성당 역시 병인박해를 피해 전국을 전전하다 마련된 천주 거처. 성당 초대 주임은 프랑스 출신의 프와요 신부로, 공사를 시작한 지 3년만인 1915년 완공됐다. 춘천교구였다 지난 1965년 원주교구로 편입된 용소막 성당은 아담한 벽돌로 쌓아올린 전통 양옥식 건물로, 다른 성당보다 지붕이 가파른게 특징이다. 건축당시 중국인 기술자가 도면과 달리 기둥을 무턱대고 잘라버린게 원인. 문고리서부터 벽면까지 성당 전체는 대부분 낡은 흔적 그대로다. 그러나 붉은 벽체와 회색 버팀벽에서 내뿜는 오묘한 조화는 성당을 한층 안정감있게 유지해준다. 성당 왼켠에는 지난 1976년까지 용소막 성당에서 사제로 봉사 했던 선종완(로렌조) 신부 유물관이 있다. 용소막 성당 앞마당에서 태어나 이곳에서 사제 서품을 받고 하늘로 오르기까지 그가 갖고 있던 유품·서적 400여점이 고이 모셔져 있다. 성당 뒤편 계단을 오르면 사제관이 있고 그 오른쪽으로 가로질러 가면 해질녁마다 은은히 울리는 성당 낡은 종이 고풍지게 매달려있다. (033) 763-2341. ◇소박함으로 하늘을 안아보자, 대화성당=성당은 하늘을 찌르듯 높이 솟구쳐 있지만은 않다. ‘내 탓이요’를 외치듯 땅에 바짝 엎드린 겸손한 모습은 오늘날 천주교회의 또 다른 모습이다.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무대이기도 한 강원도 평창군 대화 성당은 이같은 소박함에 한껏 충실해 보인다. 발을 들여 놓으면 언뜻 성당이라기 보다 미술관에 온듯한 착각에 빠진다. 성당에 흔히 있는 십자가, 성모상 등은 당초 우리가 예상했던 모습을 벗어 던진채 하나의 작품으로 신자를 맞고 있다. 지난 1998년 완공된 대화성당은 조각가 한진섭, 도예가 변승훈 등이 참여해 건축된 대표적인 현대식 성당이다. 앞마당은 잔디가 넓게 깔려있고 정문에서 성당입구까지는 두터운 주춧돌로 완만한 동선을 그려놓아, 속세에서 멍든 죄를 정죄토록 하기 위한 시간적 여유를 배려했다. 성당 내부 역시 독특한 분위기로 가득차 있다. 하얀 대리석으로 만든 성수대, 모자이크식 내부 도벽, 단단한 화강암질의 제대, 감실, 독서대 등은 자연미 속에서 은은한 안정감을 불러 일으킨다. 특히 스테인글라스로 장식된 성당 창문으로 빛이 떨어질때면 아름답고 고요한 안식이 마음속 깊이 우러나는듯 하다. 또 성당과 한 보폭 떨어진 곳에는 ‘피정의 집’이 마련돼 일반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예술품과 토속 물품이 전시되고 있다. (033)334-2122. / sunysb@fnnews.com 장승철기자 ■사진설명 창가로 스며드는 은은한 오후 햇살이 낡은 마루와 둥근 천장으로 이루어진 성당 내부를 촉촉히 적시고 있다.
2005-05-18 13:04: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