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희귀 종양인 '기형종'이 수년간 자라나면서 임신 6개월 태아 크기까지 성장했지만, 환자는 이를 전혀 인지하지 못한 사례가 전해졌다. 기형종은 생식세포에서 발생하는 종양이다. 최근 영국 일간 더선 보도에 따르면 20대 여성 다르시 키치너는 불규칙한 월경과 탈모 증상을 호소하면서 지난해 주치의를 찾았다. 진료 초기에 의사는 다낭성난소증후군(PCOS) 가능성을 의심하고 혈액검사와 복부 초음파 검사를 시행했다. 그러나 검사 도중 의료진은 예상치 못한 소견을 발견했고, 추가 동료 의사를 불러 확인한 뒤 "며칠 내 결과가 나온다"는 말을 남겼다. 추가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한 결과, 다르시는 난소에 발생한 기형종을 진단받았다. 이 환자의 종양 크기는 약 22cm로, 임신 6개월 태아와 유사한 크기였다. 다르시는 20세 이후 지속적인 체중 증가를 경험했다. 하지만 이를 단순한 생활습관 및 다른 건강 문제로만 여겼다. 복부가 단단하게 만져지기도 했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이번 사례에서 발견된 기형종에는 치아는 없었으나 다수의 뼈와 머리카락이 포함돼 있었다. 다르시는 해당 종양에 '제마'라는 이름을 붙였으며, 발견 후 수술까지 추가로 5개월 동안 종양과 함께 생활해야 했다. 수술 후 환자는 "체중이 줄어든 비결을 묻는 사람들에게 '뼈와 머리카락으로 가득 찬 아기를 출산했다'고 답한다"며 경험을 전했다. 난소나 고환 등 생식세포에서 발생하는 종양 기형종은 주로 난소나 고환 등 생식세포에서 발생하는 종양이다. 배아 발달 과정에서 여러 종류의 조직이 한 종양 내에 혼합되어 존재하는 것이 특징이다. 종양 내부에는 머리카락, 치아, 뼈, 연골, 근육, 지방 조직 등 다양한 성분이 포함될 수 있다. 기형종은 크게 성숙 기형종과 미성숙 기형종으로 구분되는데, 성숙 기형종은 대부분 양성이다. 성장 속도가 느리고 장기간 무증상으로 존재할 수 있다. 반면, 미성숙 기형종은 악성화 가능성이 있어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난소 기형종의 경우 20~40대 여성에서 흔히 발견된다. 종양이 커질 경우 하복부 팽만, 복통, 생리불순, 복부에서 만져지는 덩어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종양의 크기가 커지면 난소 비틀림을 유발해 급성 복통과 혈류 차단으로 인한 괴사를 일으킬 수 있으며, 드물게 종양 파열이나 복강 내 출혈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기형종이 대부분 생명을 위협하지 않는 양성 종양이지만, 합병증 위험이 커지므로 정기적인 부인과 검진과 영상검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5-08-14 20:37:05[파이낸셜뉴스] 본초여담(本草餘談)은 한동하 한의사가 한의서에 기록된 다양한 치험례나 흥미롭고 유익한 기록들을 근거로 이야기 형식으로 재미있게 풀어쓴 글입니다. <편집자주> 옛날 한 각로(閣老)에게 부인이 있었다. 각로는 조정에서 내각대신이나 대학사를 지낸 고위 관료를 말한다. 각로의 부인은 원래 급하고 화를 잘 내는 성격이었다. 게다가 고관대작의 부인이라는 지위까지 있어서 기고만장했으며 자존심이 강했다. 어느 날 부인은 마당에서 하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늙은 여종과 말다툼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부인은 아직 젊었기에 경험이 많은 여종 앞에서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부인은 기절하듯이 쓰려졌고 팔다리에 경련이 일어나는 듯했다. 그날 밤 부인은 억울함을 참다못해 각로에게 낮에 있었던 이야기를 이르듯이 들려주었다. 그러나 각로는 늙은 여종의 편을 들면서 부인을 나무라듯이 꾸짖었다. 그날 밤부터 부인은 가슴과 옆구리가 그득하고 아팠고, 팔다리를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증상이 생겼다. 식은땀을 물처럼 흘리고, 소변을 가리지 못하며, 대변도 설사기가 있었다. 계속해서 입이 굳어지고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눈꺼풀이 떨리는 등의 증상이 이어졌다. 그러나 다행히 먹는 것에는 문제가 없었다. 부인의 증상은 이러한 상태가 이미 열흘이 넘었다. 각로의 부인에게 병이 났다는 소문이 나자, 주위의 여러 의원들이 나섰다. 일부는 출세의 발판으로 삼을까 하여 줄을 대서 끼어들기도 했다. 대다수 의원들은 “중풍(中風)입니다.” 혹은 “풍(風)이 오장을 침범한 것입니다.”라 하며 중풍 처방을 내렸다. 그러나 효과는 없었다. 심지어 일부 의원들은 이미 다른 의원들이 치료하지 못한 것을 보고는 “아주 위중한 병증이니 치료가 어렵습니다.”라고 포기하기도 했다. 각로는 걱정이 많았다. 각로는 수소문 끝에 한 명의에게 진료를 부탁했다. 명의가 진찰해 보더니 말했다. “부인은 중풍이 아닙니다. 만일 풍(風)에 의해 증세가 나타난 것이라면, 그 화(禍)는 손바닥 안에서 일어나는 것처럼 순식간일 터이니, 중풍의 양상과는 확연하게 다릅니다.” 명의는 부인의 안색을 살펴보니, 부인의 얼굴은 붉고 눈빛은 충혈되어 있었다. 얼굴은 때때로 푸른 기운이 돌기도 했다. 맥을 좌측 촌관척(寸關尺) 삼부맥이 모두 흥분되고 빨랐으며, 특히 팽팽하게 긴장되어 있는 간맥(肝脈)이 나타나고 있었다. 이는 심한 열증이나 화병을 의심할 수 있는 맥상이었다. 명의는 각로에게 물었다. “혹시 최근에 대감께서 부인에게 심하게 화를 내셨거나, 부인에게 이루지 못한 억울함이 있었습니까?” 각로는 깜짝 놀라며 말했다. “얼마 전, 나이든 여종이 부인에게 대들어서 내가 부인을 나무란 적이 있었소.” 명의가 다시 물었다. “혹시 여종이 부인에게 대드는 광경을 누가 봤습니까?” 각로는 불쾌한 듯 답했다. “내가 거짓말을 하는 것 같은가? 당시 많은 하인들이 늙은 여종이 대드는 것을 보았소.” 명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렇습니다. 바로 그 점이 핵심입니다. 남들이 보고 있었기 때문에 부인의 분함이 더 심했고, 대감께서 여종의 편을 들어서 그 억울한 감정이 더욱 극심해진 것입니다. 부인의 증상은 중풍이 아니라, 간의 기운이 막혀서 나타나는 기울병(氣鬱病)입니다. 간의 기운은 풀려야 하는데, 울분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근육 경련, 상열감, 식은땀, 대소변 실금 등의 증상이 나타난 것입니다. 이것은 간기울결(肝氣鬱結)로 인한 기역증(氣逆症)입니다. 지금은 식사를 잘 하시는 것 같지만, 더 심해지면 간기(肝氣)가 비토(脾土)를 치게 되어 식사도 제대도 드시지 못할 수 있습니다.”라고 했다. 명의는 곧바로 서각산(犀角散) 4첩을 써서 복용하게 했다. 서각산은 서각, 생지황, 작약 등으로 구성된 처방으로, 간열(肝熱)에 기인한 출혈이나 경련, 식은땀, 정신 혼미 등을 다스린다. 부인이 서각산을 복용하자 경련이나 마비 증상이 사라졌다. 그러나 가슴이 답답하고 옆구리가 결리면서 열이 오르는 증상은 여전했다. 명의는 이어서 가미소요산(加味逍遙散)을 처방했다. 가미소요산은 당귀, 작약, 복령, 백출, 시호, 목단피, 치자 등으로 구성된 처방으로, 울화, 흉협창통, 월경불순, 안면홍조, 불면, 신경불안 등에 쓰이는 명방이다. 가미소요산을 복용하자 부인의 증상은 모두 사라지는 듯했다. 그러나 이후 또다시 늙은 여종이 자신을 무시하는 일이 생겨, 울화와 분노를 겪은 뒤 비슷한 증상이 또다시 나타났다. 이번에는 발열과 구토가 더해지고, 음식을 먹으려는 생각이 줄어들었으며, 자궁 출혈이 생겼고 좀처럼 멈추지 않았다. 각로는 명의를 다시 불러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명의는 “말씀드린 그대로입니다. 간목(肝木)이 성하여 비토(脾土)를 극함으로써, 비가 혈을 통제하지 못한 결과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각로는 다급히 처방을 요청했다. 그런데 명의는 처방을 하지 않고서 “지금은 약으로만은 어렵습니다. 대감께서 부인과 하인들이 보는 앞에서 여종을 붙잡아 크게 혼내 주셔야 합니다. 부인에게도 잘못이 있다 하더라도, 일부러라도 부인의 편을 들어 여종을 꾸짖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됩니다.”라고 하는 것이다. 부인의 억울함을 약이 아닌 마음으로써 풀어주고자 한 것이다. 각로는 명의의 말대로 여종을 붙잡아 와서 부인이 보는 앞에서 크게 혼내 주었다. 이후 명의는 가미귀비탕(加味歸脾湯)을 처방했다. 가미귀비탕은 비기허(脾氣虛)로 인해 출혈이 멈추지 않고, 심혈허(心血虛)로 불면, 건망, 피로가 함께 있을 때 기혈을 보하고 지혈하는 데 쓰는 처방이다. 그리고 다시 가미소요산을 보조로 처방했다. 그러자 부인의 증상은 모두 사라졌다. 부인은 이후에도 종들에게 매번 분노한 뒤나, 혹은 잠자는 중 손발이 경련을 일으킬 때가 종종 있었지만, 이때마다 가미귀비탕과 가미소요산을 복용하여 곧바로 회복되었다. 부인의 병은 중풍이 아니라 기병증(氣病症)이었다. 기병증은 요즘으로 치면 화병이나 신체형 장애에 속한다. 신체형 장애란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신체화되어 증상으로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또한 히스테리성 반응인 전환장애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전환장애는 신체적 증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신경학적 손상이 발견되지 않을 때 진단된다. 쉽게 말해, 심리적 갈등이나 스트레스가 신체 증상으로 ‘전환’되어 나타나는 것이다. 실제로 환자는 실제 고통스러움을 느끼는데, 기절하거나 경련을 일으키는 증상은 관심받기나 책임회피 등으로 무의식적으로 이득을 얻고자 하는 심리상태를 반영한다. 부인의 증상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망신을 당했다는 수치심과 남편마저 자신을 지지하지 않았다는 억울함이 겹쳐 더욱 심해졌다. 이런 마음의 병은 아무리 좋은 약을 써도 먼저 마음을 풀어주지 않으면 낫기 어렵다. 욕치기신(欲治其身)하려면 선치기심(先治其心)하라. 몸을 치료하려면 먼저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는 말이 부인의 치료에 적합했던 것 같다. * 제목의 ○○○은 ‘기병증(氣病症)’입니다. 오늘의 본초여담 이야기 출처 <교주부인양방> 靳閣老夫人, 先胸脇脹痛, 後四肢不收, 自汗如水, 小便自遺, 大便不實, 口緊目瞤, 飮食頗進, 十餘日矣. 或以爲中臟, 公甚憂. 余曰非也. 若風旣脫, 惡症旣見, 禍在反掌, 焉能延之? 乃候其色, 面目俱赤, 而面或靑, 診其脈, 左三部洪數, 惟肝尤甚. 余曰, 胸乳脹痛, 肝經血虛, 肝氣否塞也. 四肢不收, 肝經血虛, 不能養筋也. 自汗不止, 肝經風熱, 津液妄泄也. 小便自遺, 肝經熱甚, 陰挺失藏也. 大便不實, 肝木熾盛, 克脾土也. 遂用犀角散四劑, 諸症頓愈. 又用加味逍遙散, 調理而安. 後因鬱怒, 前症復作, 兼發熱嘔吐, 飮食少思, 月經不止, 此木盛克土, 而脾不能攝血也. 用加味歸脾湯爲主, 佐以加味逍遙散, 調補肝脾之氣, 淸和肝脾之血而愈. 後每遇怒, 或睡中手足抽搐, 服用前藥卽愈. (진씨 각로의 부인은 처음에는 가슴과 옆구리가 그득하고 아팠고, 나중에는 사지를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으며, 식은땀을 물처럼 흘리고, 소변을 가리지 못하며, 대변도 무르기만 하고, 입이 굳어지고 눈꺼풀이 떨리는 등의 증상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식은 제법 잘 먹었으며, 이러한 상태가 이미 열흘이 넘었다. 어떤 이들은 중풍이 장에 침범한 것이라 하여 위중한 병으로 여겼고, 각로께서도 매우 걱정하고 있었다. 이에 내가 말하였다. “그렇지 않습니다. 만일 풍의 병이 이미 빠져나갔고, 악성의 증세가 드러난 것이라면, 그 화는 손바닥 안에서 일어나는 것처럼 순식간일 터이니, 어찌 이처럼 오래 지속되었겠습니까?” 곧바로 환자의 안색을 살펴보니, 얼굴과 눈빛이 모두 붉었고, 때로는 얼굴에 푸른 기운이 돌기도 하였다. 맥을 진찰해 보니, 좌측 삼부맥이 모두 홍삭하며, 특히 간맥이 더욱 강하였다. 이에 내가 말하였다. “가슴과 유방이 불러 오르고 아픈 것은 간경의 혈이 허하고, 간기의 소통이 막힌 탓입니다. 사지를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것은 간경의 혈허로 인하여 근육과 힘줄이 제대로 자양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며, 식은땀이 멈추지 않는 것은 간경의 풍열이 진액을 흩뜨려 무절제하게 빠져나가게 하기 때문입니다. 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것은 간경의 열이 극심하여, 음부의 장기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간직하는 기능이 무너진 것입니다. 대변이 무른 것은 간목이 왕성하여 비토를 억제하는 까닭입니다.” 그래서 곧바로 서각산 4첩 써서 복용하게 하니, 여러 증상이 모두 곧바로 나아졌다. 이어서 가미소요산을 사용하여 몸을 조리하자 안정되었다. 그러나 이후 울화와 분노를 겪은 뒤, 앞서의 증상이 다시 나타났고, 동시에 발열과 구토가 더해지고, 음식을 먹으려는 생각이 줄어들었으며, 월경도 그치지 않았다. 이는 곧 간목이 성하여 비토를 극제함으로써 비가 혈을 통제하지 못한 결과였다. 이에 가미귀비탕을 주된 처방으로 삼고, 가미소요산을 보조로 써서 간비의 기를 조화롭게 보익하고, 간비의 혈을 청화하게 하니 병이 나았다. 이후에도 매번 분노한 뒤나, 혹은 잠자는 중 손발이 경련을 일으킬 때마다, 앞서 썼던 약을 복용하면 곧바로 회복되었다.) / 한동하 한동하한의원 원장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5-06-03 12:45:17[파이낸셜뉴스] 대다수 사람들이 월경은 단순한 생리현상이라 인식한다. 월경장애 역시 질병이라는 생각보다 일시적인 생리불순 쯤으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를 가볍게 넘겼다간 자칫 뜻밖의 낭패를 당할 수 있다. 증상이 지속되면 병원을 찾는 등 적극 대처해야 한다. 월경장애는 부인 암과 일부 증상이 비슷할 수 있어, 초기에는 혼동될 수 있다. 둘 다 모두 비정상적인 출혈과 골반 통증을 호소하기 때문이다. 부산 온병원(병원장 김동헌·전 부산대병원 병원장) 산부인과 김규관 과장은 “월경장애는 월경과 관련된 다양한 신체적, 정신적 증상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상태를 말한다”고 정의한다. 월경전증후군, 월경통, 월경불순 등이 대표적인 월경장애라는 설명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가임기 여성의 50%가 월경불순, 무월경, 월경통, 월경전증후군 등 다양한 월경장애를 겪고 있다. 이 가운데 월경전증후군(PMS)으로 진료를 받은 여성은 약 32만명으로 추정된다. 월경전증후군은 월경 시작 전 1∼2주간 유방 압통, 체중 증가, 피로, 짜증, 우울, 불안, 식욕 변화, 복부 팽만감 등 일련의 신체적, 정신적 증상을 보인다. 월경 중 또는 월경 전후에 발생하는 월경통은 원발성과 속발성으로 나뉘는데 하복부 통증, 허리 통증, 두통, 메스꺼움, 구토 등을 호소한다. 속발성 월경통의 경우 자궁내막증, 자궁근종, 골반염 등 특정 질환이 원인일 수 있다. 월경불순은 호르몬 불균형, 스트레스, 갑상선 문제, 자궁 내 질환 등으로 월경 주기가 지나치게 길거나 짧고, 월경량이 과도하게 많거나 적은 상태를 말한다. 월경전 불쾌장애는 월경전증후군보다 심각한 형태로,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초래할 정도의 정서적, 행동적 증상이 나타난다. 극심한 우울감을 호소하거나, 분노, 불안, 집중력 저하, 피로, 식욕 변화 등을 동반한다. 월경장애는 이처럼 신체적인 증상뿐만 아니라, 우울감 등 정신적인 문제로 더 힘들게 한다는 사실이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보건연구원 연구결과 확인됐다. 국립보건연구원이 2022년 우리나라 13∼55세 여성 308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 여성의 생애주기별 성·생식건강조사에 따르면 전체 대상자의 91%가 월경장애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증 월경장애 경험 여성도 전체의 57%에 달했다. 월경통, 월경전증후군, 비정상 자궁출혈 증상이 없는 여성에 비해 중증 증상을 경험한 여성에서 높은 우울감을 겪는 비율이 또한 각각 1.6배, 2.0배, 1.4배 높았다. 경험한 중증 월경장애 횟수가 많을수록 높은 우울감을 겪었고, 특히 청소년기에서 더 두드러졌다. 월경장애는 자궁내막증이나 자궁선근증 등 부인과 질환의 증상과 유사해 오인에 유의해야 한다. 자궁내막증은 자궁 내막 조직이 자궁 외부에 위치해 통증과 염증을 유발하는 질환으로 생리통, 성교통, 골반 통증이 주요 증상이며, 심한 경우 불임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자궁내막증은 월경통과 유사한 통증 패턴 때문에 월경장애로 오인될 수 있다. 자궁 내막 조직이 자궁 근육층으로 침투하여 자궁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자궁선근증도 월경과다, 월경통, 골반 압박감 등의 증상 탓에 단순한 월경장애로 착각하기 쉽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PCOS)의 경우 난소에 다수의 낭종이 형성되어 호르몬 불균형을 초래하는 질환인데, 이 역시 월경 불순과 같은 증상 탓에 월경장애로 오해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심한 골반 통증, 발열, 불규칙한 월경 등의 증상을 동반하는 골반염도 마찬가지로 월경장애와 증상이 유사하다. 온병원 산부인과 김지연 과장은 “부인암은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월경장애가 지속되거나 평소와 다른 패턴을 보일 경우, 산부인과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특히 “자궁경부암은 백신 접종과 정기적인 세포검사로 예방 및 조기 발견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월경장애를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우선 주 3∼4회, 하루 3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걷기, 조깅, 자전거 타기 등)으로 호르몬 균형을 유지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 균형 잡힌 식사도 신경 써야 한다. 철분, 마그네슘, 비타민 B6,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음식과 함께 과일, 채소, 견과류, 생선 등을 섭취하는 게 바람직하다. 하루에 최소 8잔의 물을 마셔 체내 수분 균형을 유지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전문의 진료를 통해 월경장애로 진단되면, 철분처방으로 월경 과다에 따른 빈혈을 예방한다. 이때 철분제제와 함께 비타민 C를 복용하면 흡수율을 높일 수 있다. 마그네슘제제는 자궁 근육을 이완시키고 호르몬 조절에 도움을 준다. 비타민 B군도 생리 조절과 에너지 대사를 돕는다. 김규관 과장은 “월경장애는 여러 부인과 질환들과 증상이 유사하므로, 증상이 지속되면 즉시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자궁 초음파 검사는 자궁근종, 자궁내막증, 자궁 폴립 등의 질환을 조기 발견하는데 유용하다고 덧붙였다. paksunbi@fnnews.com 박재관 기자
2025-04-23 16:58:44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가임기 여성 6~15%에서 나타나는 흔한 내분비 질환으로, 생리 불순, 배란 장애, 남성호르몬 과다, 대사 이상을 유발할 수 있다. 전문 의료진들은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 완치할 수 있는 질환은 아니지만 생활습관 개선과 적절한 치료로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다낭성 난소 증후군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호르몬 불균형, 인슐린 저항성, 남성호르몬 과다 분비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가족력, 식습관, 운동 부족, 체중 증가 등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무월경, 생리 불순, 난임, 여드름, 다모증, 탈모, 비만,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이다. 생리 주기 이상, 남성호르몬 증가, 초음파상 난소 변화 중 두 가지 이상이 확인된다면 다낭성 난소 증후군으로 진단할 수 있다. 다만 청소년의 경우 월경 불규칙성이 정상적일 수 있어 보다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질환으로, 정기적인 검진이 필수다. 기본 호르몬 검사와 함께 당뇨병 및 이상지질혈증 검사를 주기적으로 시행하고, 초음파 검사를 통해 난소와 자궁내막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을 치료하지 않으면 생리 불순이 지속되고 장기적으로 당뇨병, 심혈관 질환, 자궁내막증식증, 자궁내막암 등의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완치는 어렵지만 체중 감량,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식단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특히 과체중이거나 비만한 경우 체중을 5~10%만 줄여도 배란과 대사 기능이 향상될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단은 생리 주기를 조절하고 대사 이상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만약 생리 불순이 지속되면 호르몬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이 경우 월경 주기를 조절하는 경구 피임약이나 자궁내막 증식을 억제해 자궁 건강을 유지하는 프로게스토겐 호르몬제를 복용하면 된다. 배란 장애로 인한 난임이 걱정된다면 배란유도제나 배란 유도 주사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자연 임신이 어려운 경우 인공수정이나 체외수정을 시도할 수도 있으나, 이 과정에서 난소 과자극 증후군 발생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대사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기 위해 메트포민을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적절한 관리와 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질환"이라며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받으면 더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 생리 불순이 지속되거나 관련 증상이 있다면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5-04-03 18:08:50[파이낸셜뉴스] 여성호르몬은 월경, 임신, 수유, 골밀도, 심혈관 건강 등 여성의 전 생애에 걸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런 여성호르몬이 여성의 자궁내막증 치료와 가임력 보존 등 다양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승엽 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무월경, 자궁내막증, 갱년기 증상 등 여성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면 산부인과 전문의, 가능하면 부인과내분비 전문의와 상담해 본인의 상황에 최적화된 호르몬 치료 계획을 세우고 추적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8일 조언했다. 산부인과에서 호르몬 치료는 주로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과 같은 여성호르몬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실시된다. 치료의 목적은 갱년기 증상 관리, 난임 치료, 월경불순 개선, 피임 등으로 다양하다. 목적에 따라 먹는 약, 바르는 약, 질정, 주사, 패치 등 치료 방식도 달라질 수 있다. 환자의 상태를 주기적으로 체크하며 부족한 호르몬을 보충하거나 과도한 호르몬 분비를 억제하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갱년기 나이가 되면 인체 내 에스트로겐이 부족해지며, 그 결과 폐경기 여성 10명 중 9명은 안면홍조, 식은땀, 수면장애 등 갱년기 증상으로 고통받는다. 질건조증 및 방광염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여성호르몬을 보충하는 호르몬 대체요법은 이러한 증상들을 완화시킬 뿐 아니라 골다공증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40세 이전에 조기폐경을 겪은 여성은 노화가 빠르게 진행되어 건강에 문제가 생기기 쉬우므로 이 같은 치료가 필수적이다. 한편, 에스트로겐 단독요법은 자궁내막의 성장을 촉진해 자궁내막암 등의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적절한 용량과 종류의 프로게스테론 병용 투여가 필요하다. 대략 1년에 한 번 유방·난소·자궁검사 및 혈액검사를 정기적으로 병행한다면, 지속적인 여성호르몬 치료로 인한 암 발병에 대해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자궁내막증은 자궁내막 조직이 골반강 등 자궁 밖 여러 다른 부위에 부착해서 증식하는 것으로, 커지게 되면 난소 등에 종양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여성 10명 중 1명, 난임 여성에서는 10명 중 3-5명에서 진단될 정도로 흔하다. 갑작스러운 월경통으로 내원해 우연히 진단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과거 자궁내막증은 주로 수술을 통해 치료했으나, 최근 프로게스틴의 발달로 호르몬 치료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자궁내막증은 난소기능 저하 및 난임의 주요 원인이 되기 때문에 가임력 보존을 위해 난자 또는 배아동결을 고려할 수 있다. 최근 저출산 시대의 난임 문제, 암환자 장기생존 이슈 등이 대두되면서 호르몬 치료도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가임기여성 암환자들에게 있어서 여성호르몬 치료는 임신과 출산 가능성을 보존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령 유방암 진단을 받은 여성은 항암치료와 재발을 막는 항호르몬 치료를 받는 동안 임신을 포기해야 한다는 우려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미혼여성은 난자동결, 기혼여성은 배아동결을 통해 적극적으로 가임력 보존을 고려할 수 있게 됐다. 이 때 과배란유도 단계에서 여성호르몬제가 사용되며, 레트로졸 등 여성호르몬의 비정상적 상승을 억제하는 호르몬제를 병용해 난자·배아동결 과정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드물긴 하지만 초기 자궁내막암 여성이 자궁절제 대신 성공적인 항암호르몬 치료 후 시험관아기로 건강한 아기를 출산한 예도 있다. 따라서 젊은 나이에 암 진단을 받으면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임신과 출산 계획에 대해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11-08 08:53:55[파이낸셜뉴스] 운동에 중독되어 매일 3시간씩 운동하던 여성이 건강에 대한 접근 방법을 바꾸게 된 계기를 밝혔다. 최근 영국 일간 더미러에 의하면, 현재 33세인 크리스티 이에르바시는 십대 시절부터 식단 제한과 과도한 운동으로 체중을 감량하기 시작했다. 그는 살을 빼야 한다는 압박을 느꼈고, 영양에 대한 이해도 부족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10대 시절 하루에 한 번 헬스장을 가는 것으로 운동을 시작했다. 그러다 하루에 두 번씩 가게 됐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수업 전후로 러닝머신 운동을 했다고 한다. 결국 몇 년 후에는 헬스장에 가길 그만 두고 크로스핏을 시작했다. 그러는 사이 크리스티의 운동 중독은 더욱 심해지고 있었고 그는 2시간 이상 운동하지 않고는 하루를 견딜 수 없었다. 아예 반월상 연골판이 찢어진 상태에서 하프마라톤과 15km에 참가하고 일주일 후에는 무릎 통증이 심한 상태에서 21km 장애물 코스에 도전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생리가 멈췄다. 생리가 멈추며 에스트로겐이 부족해지자 뼈도 약해졌다. 결국 운동광이었던 그는 이후 다시 체중을 늘리고, 운동량을 줄이고, 정신적 스트레스 요인을 없애는 등의 노력으로 다시 생리를 하게 됐다. 크리스티는 "당시 나는 세계 신기록을 10개나 보유한 파워리프팅 선수였고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이 모든 걸 포기하고 8kg를 찌웠으며 매일 가벼운 산책을 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무월경에서 회복하는 일은 내가 해본 일 중 가장 힘든 일 중 하나였다"며 "여성들은 생리불순과 과도한 운동의 부작용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8-16 22:17:04[파이낸셜뉴스] 여성의 월경 주기는 보통 26일에서 35일이다. 사람마다 월경 주기가 다르지만 보통 한달에 한번씩 월경이 찾아온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여러 원인에 의해 여성의 생리 주기는 더 짧아지거나 길어질 수 있고, 불규칙한 생리를 일컫는 생리 불순이 생길 수도 있다. 만약 여성의 나이가 40세가 되지 않았는데 생리를 6개월 이상 하지 않는다면 조기폐경을 의심할 수 있다. 세란병원 산부인과 서은주 과장은 “조기폐경은 여성에게 당혹감과 좌절을 주는 질환이며, 에스트로겐의 조기 결핍으로 인한 여러 문제들이 발생할 수 있어 호르몬 치료가 중요하다”며 “조기폐경의 진단은 내분비계, 다른 질병으로 인한 원인을 모두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8일 조언했다. 여성이 나이가 들면서 난소가 노화돼 기능이 떨어지면 배란 및 여성호르몬의 생산이 더 이상 이뤄지지 않는다. 이러한 현상을 폐경이라고 하며 대개 40대 후반부터 시작돼 점진적으로 진행된다. 폐경이행기에 우리나라 여성의 60% 정도는 급성 여성호르몬 결핍 증상으로 안면홍조, 발한 등을 경험한다. 조기폐경은 일반적인 폐경 시기보다 빠른 40세 이전에 6개월 이상 생리가 없을 때 의심해볼 수 있다. 1개월 간격으로 2회 측정한 혈중 난포 자극 호르몬 수치가 40mIU/㎖ 이상으로 증가된 경우 진단된다. 전 여성의 1%에서 발생하며 최근에는 조기난소부전이라고 용어를 바꾸고 있다. 조기폐경의 첫 증상은 월경 주기가 불규칙해지는 것이다. 일반적인 폐경기 증상과 비슷하게 초기에는 안면홍조, 야간 발한, 불면증이 주로 나타나고 기분의 변화, 질의 건조감, 요실금, 성욕 감퇴도 생긴다. 대부분 원인 불명인 경우가 많지만 염색체 이상, 자가면역질환, 방사선 치료, 항암제 투여, 난소 제거 등 원인이 확실한 경우도 있다. 일부 여성은 유전적 영향으로 조기폐경을 겪을 수 있다. 가족 중 조기폐경을 겪은 사람이 있다면 본인도 이를 겪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조기폐경이 발생하면 에스트로겐의 조기결핍으로 인한 골다공증, 심혈관계질환 등 전신질환뿐만 아니라 예상치 못한 불임으로 인한 정서적 충격도 발생한다. 조기폐경은 호르몬의 지속적인 복용과 주기적인 병원 진찰이 필요하다. 호르몬 치료를 받지 않으면 골다공증과 골감소증의 위험이 매우 크고 이른 나이에 관상동맥질환이 발생할 수도 있다. 난소 기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치료법은 아직 없다. 호르몬 치료의 목적은 골밀도 유지, 심혈관계 질환의 예방, 향후 임신을 위한 자궁 크기의 유지 등이다. 조기폐경이 되면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평균 자연 폐경 나이인 만 50세까지 여성호르몬 치료를 받아야 한다. 난소의 기능이 좋아지고 나빠지고 좋아지는 주기를 반복하기 때문에 5~10%에서는 임신이 가능하다. 조기폐경을 치료하는 중 임신이 되는 경우가 있으며, 시간이 경과할수록 임산 가능성이 낮아지므로 조기폐경이 의심되면 빨리 검사를 받아야 한다. 서은주 과장은 “호르몬 치료를 시작하고 처음 몇 달 동안은 유방의 긴장감, 점상 자궁출혈, 체중 증감 등이 있을 수 있지만 호르몬 치료 초기에 충분히 보일 수 있는 증상”이라며 “젊은 나이에 난소 기능이 상실돼 여성호르몬 결핍상태에 빠지면 정상적으로 폐경을 맞이하는 여성보다 만성적인 합병증의 위험성이 커지기 때문에 빠른 치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8-08 09:52:55[파이낸셜뉴스] 임신 36주 만삭인 상태의 한 유튜버가 임신 중절 수술을 하는 과정을 담은 브이로그를 공개해 논란이다. 지난달 27일 유튜브에는 '총 수술비용 900만원, 지옥 같던 120시간'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에 따르면 A씨는 임신 36주 차에야 임신 사실을 알았다. 지난 3월쯤 월경을 멈춰 산부인과에 방문했지만, 다낭성난소증후군과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생리 불순이라는 진단만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내시경술을 받다 임신 사실을 알게 된 그는 "병원 3곳을 찾아갔지만 모두 거절했고 다른 병원도 찾아봤지만 전부 다 불가능하다는 대답뿐이었다"고 했다. 영상에 담긴 음성에서 의사는 "심장 뛰는거 봐요. 이정도면 낳아야 한다. 못 지운다"고 말했다. 그런데 A씨는 "집과 먼 병원 한 곳에서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아 900만원에 수술을 진행했다"며 "전신마취에 하반신마취까지 받았다. 무서웠지만 모든 게 내 잘못이었다"고 말했다. A씨는 "수술이 끝났을 때는 배 위에 복대와 소변줄이 채워져 있었다. 병원엔 에어컨이 없었고 선풍기가 약해 밤새 배변 패드와 등 밑으로 땀이 차 (병원에서) 이불을 얇은 걸로 바꿔줬다"고 설명했다. A씨는 "극심한 고통으로 수술 후 5일이 지나서야 겨우 물을 마실 수 있었다"라며 "다만 걷는 것은 아직 힘들다. 배가 불 타는 것 같고, 칼로 찢기는 기분이다. 더 큰 통증은 복대를 풀고 앉았다 일어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며칠 입원해있으면서 신기한 수액들을 많이 맞아봤다. 내가 또 이곳에 진료 받으러 오는 날이 있을까"라고 덧붙였다. 해당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임신 36주면 살인이다", "무슨 생각으로 이런 영상을 올렸냐", "끔찍하다" 등 비판을 쏟아냈다. 24주가 넘어가는 낙태는 모자보건법상 불법이지만 형법상 낙태죄 처벌 효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헌법재판소는 2019년 모든 낙태를 처벌하는 형법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리면서 '임신 22주'를 낙태 허용의 상한선으로 판단했다. 임신 22주 이후 낙태는 불법성이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국회가 4년 넘게 낙태 관련법을 정비하지 않아 일부 산부인과에서는 '30주 이상' 임신부들의 중절 수술이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7-11 18:53:27[파이낸셜뉴스] 당뇨약으로 개발된 다이어트약 '오젬픽'을 맞고 임신했다는 주장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보긴 어렵고 체중 감소로 몸이 회복되면서 임신에 성공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6번 임신 시도 실패한 여성 "오젬픽 주사 맞고 임신" 19일 미국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오젬픽을 투여하고 임신에 성공했다는 난임 여성들의 후기가 연달아 전해졌다. 틱톡,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오젬픽으로 임신했다'는 그룹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오젬픽은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한 당뇨병 치료제다. 혈당을 낮추고 식욕을 억제해 체중 감량을 돕기 때문에 다이어트약으로도 널리 쓰인다. 그런데 최근 오젬픽 주사를 맞은 후 임신을 했다는 후기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미시간주에 거주하는 여성 올리비아는 폭스 뉴스와 인터뷰에서 "약혼한 남자친구 사이에서 아이를 얻었다. 오는 10월에 태어날 예정이다"라며 "정말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고 놀라움을 표했다. 그는 지금껏 6번의 임신 시도를 했으나, '확인되지 않은 문제'로 인해 수정에 실패한 난임 여성이다. 올리비아는 "지금까지 수정이 되지 않거나, 사산(임신 20주 후 태아가 사망하는 경우)을 겪어 왔다"라며 "다행히 이번에 임신한 아기는 매우 건강하다"라고 전했다. 또다른 여성도 "과거 2번의 유산과 사산을 겪고 임신이 어려웠는데 3개월간 오젬픽을 투여했더니 임신했다"며 "현재 임신 3개월로 태아는 무사하다"고 했다. 4년간 난임이었던 여성도 오젬픽을 맞은 뒤 임신에 성공해 무사히 아기를 출산했다고 전했다. 정확한 관련성 확인 안되지만.. 체중 감소가 영향 미쳤을수도 오젬픽에 포함된 성분이 임신에 영향을 주는지 여부는 확인된 바가 없다. 초기 임상시험에서 확인 대상이 아니었다. 다만 전문가들은 체중 감소로 배란 기능이 개선되는 등 과체중에서 정상 체중으로 돌아온 여성이 임신 능력을 회복하게 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일각에선 약물의 성분이 피임약의 흡수를 방해한다고 분석했다. 호주 모내시 대학의 공중보건 및 예방의학부 카린 함마르베르그 연구원은 학술 관련 블로그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쓴 글에서 "비만은 월경 주기를 조절하는 호르몬 균형에 영향을 미친다"며 "체질량지수(BMI)가 27을 넘는 여성은 정상 체중 범위의 여성보다 배란 가능성이 작아 임신을 못 하게 될 가능성이 3배 더 높다"고 지적했다. 카린 연구원은 "체중 감량은 월경 불순 등 호르몬 불균형 문제를 개선할 수 있으므로, 난임 여성의 임신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라며 "(다이어트약 복용으로 인한) 체중 감소와 대사 개선으로 임신에 성공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오젬픽의 약 성분이 태아에게 위험을 줄 가능성에 대해선 확실히 증명된 바가 없다. 다만 임신기간엔 모든 약물에 조심할 필요가 있어 복용을 중단하는 편이 안전하다. 의사들도 즉시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4-19 13:55:19[파이낸셜뉴스] 수족냉증은 손이나 발이 차갑게 느껴져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주는 질환이다. 보통 추운 겨울에 증상이 많이 나타나지만, 사실 증상 발현에는 계절 구분이 없어 1년 내내 혹은 여름에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다. 경희대한방병원 한방여성의학센터 장준복 교수는 “임상적으로 냉증은 남자보다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는데, 여성호르몬의 변화와 임신·출산으로 인한 기혈부족이 자율신경계와 혈관 확장 및 축소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라며 “여성호르몬의 균형이 깨지면 자율신경부조로 인해 냉증이 더욱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2일 밝혔다. 여성은 남성보다 골격이 작고 근육량이 적어 외부기온 변화에 민감하다. 특히 생리, 출산, 폐경 등의 급격한 호르몬 변화는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준다. 이는 추위와 같은 외부자극에 교감신경이 예민해져 혈관 수축과 함께 혈액 공급이 원활해지지 않아 냉증을 쉽게 느낀다. 장 교수는 “출산 전이거나 사춘기에는 여성호르몬이나 생리로 인한 혈허로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신체 말단 부위에 체온이 쉽게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며 “연령별로 환자 분포도를 보면 19세 이하의 사춘기와 40대 중반 이후의 여성환자가 많은 편으로 냉증과 함께 동반되는 대표적인 증상에는 어깨 결림, 두통, 복통, 불임, 월경불순 등이 있다”고 말했다. 몸이 건강한 상태에서 냉증이 발생한 환자의 경우, 냉증 호소 부위는 차갑지만 상기가 되면서 열감이 느껴지며 주로 월경통과 변비, 어깨 뻐근함 등의 증상을 보이는데 이때는 계지복령환을 주로 활용한다. 반면 몸이 허한 상태였다면 피로감과 함께 방광염이 잦고 거북함 등의 증상을 보이며 당귀작약산과 같은 처방을 사용한다. 그는 “한의학에서는 수족냉증 치료에 침과 뜸, 한약을 주로 활용하는데 인체 기혈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경혈(정수리의 백회혈, 인증혈 등)에 침을 놓거나 뜸을 통해 다리의 삼음교혈, 발바닥의 용천혈, 하복부의 관원혈 등에 열자극을 가하는 치료가 있다”며 “한약은 환자마다 상이하나 가장 중요한 구분점은 냉증 발현시점”이라고 성명했다. 그는 이어 “생활 속에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따뜻한 수건을 냉증 부위에 15~20분 덮어두는 습포요법, 손이나 발을 따뜻한 물과 찬물에 약 10분 정도 번갈아 담가 말초 혈액 순환을 촉진시켜주는 냉온요법, 냉증 부위를 눌러주는 지압 요법 등이 있다”며 “다만 정확한 지식 없이 검증되지 않는 민간요법에 의존하는 것은 자칫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전문 의료진의 정확한 진찰을 통한 치료를 권한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04-02 09:4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