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경기도는 오는 7월까지 위기정보 데이터를 통해 선별한 위기 노인가구 2000명을 발굴, 실제 위기에 처했는지 확인하고 맞춤형 지원을 추진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를 위해 도는 복지부가 운영하는 복지사각지대 발굴시스템을 활용해 의료비를 과다 지출하거나, 금융연체 기록이 있는 노인으로만 구성된 가구 2000명을 선별했다. 복지사각지대 발굴시스템은 건강보험료 체납, 단전, 단수 등 19개 기관의 45개 위기정보를 파악하고 분석할 수 있다. 도는 31개 시·군과 함께 선별된 2000명을 대상으로 전화 또는 방문 등을 통해 위기상황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위기가 발견된 가구에는 기초생활보장, 긴급지원 등 공적지원과 민간 자원 연계 등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허승범 경기도 복지국장은 "지난 4~5월에 이어 의료비 과다 지출과 금융연체 위기정보를 활용해 위기징후가 있는 위기 노인가구를 선별했다"면서 "위기 이웃을 발견하면 경기도 긴급복지 위기 상담 핫라인, 경기도콜센터 또는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로 연락해 달라"고 말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4-06-10 09:36:06저출산·고령화의 파고가 우리 일상에 거세게 밀려오고 있다. 학교와 어린이집이 문을 닫고 그 자리를 노인요양시설(요양원)이 메꾼다. 인구가 가장 많다는 서울에서만 4개의 학교가 폐교로 사라졌다. 갈수록 찾기 힘든 소아과 병원에 아이 부모들은 새벽부터 줄을 선다. 소아과·산부인과 병원은 폐업하거나 진료과목을 바꾸는 중이다. 4일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0~14세 유소년인구는 2020년 631만명(12.2%), 2030년 433만명(8.5%), 2070년 282만명(7.5%)까지 계속해서 감소할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1·4분기 합계출산율은 0.81명으로 지난해 1·4분기보다 0.06명 줄어 매년 1·4분기 기준 역대 최저 기록을 갈아치웠다. 연간 합계출산율은 2022년(0.78명)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다. 반면 70세 이상 고령인구는 2020년 549만명이었다가 2033년에 1000만명을 넘고, 2070년에 1486만명(39.5%)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출산율은 전 세계 꼴찌인데, 고령화 속도는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아이가 태어나지 않으면서 함께 사라지는 것들이 늘고 있다. 어린이집, 초중고·대학은 물론 소아과, 산부인과도 위태롭다. 복지부 보육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매년 2000개 이상의 어린이집이 폐업했다. 학령인구 감소로 폐교 위기인 초중고 소규모 학교는 서울에서만 2년 만에 42% 급증했다. 소아과도 소멸위기다. 올해 전국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지원자는 불과 33명이다.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줄면서 노동력도 급감할 전망이다. 현재 우리나라 제조업 근로자 3명 중 1명이 50대 이상이다. 농촌은 더 심각하다. 농가 인구 2명 중 1명은 65세 이상 고령자다. '소멸의 늪'에서 노인부양시설은 급증하고 있다. 복지부 노인복지시설 현황에 따르면 2017년 7만6371개였던 노인복지시설은 2021년 8만5228개로 불과 5년 새 약 1만개 늘었다. 전국에서 어린이집·유치원으로 운영되던 곳이 노인요양시설로 변경된 사례는 2017년부터 최근 5년간 무려 82곳에 달했다. 이상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전문위원은 "지금까지 인구 관련 정책은 상당 부분 저출산 완화 등 인구관리 측면에서 이뤄졌다"면서 "이제 인구정책이 모든 계층의 삶의 질 전반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3-06-04 18:13:28[파이낸셜뉴스] 독거노인이 지난해 159만명까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명 3명은 위기상황에도 도움받을 곳이 없었다. 통계청이 11일 발표한 '국민 삶의 질 2020'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인구 중 독거노인 비율은 2020년 19.6%다. 2000년 16.0%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추세다. 65세 이상 독거노인수는 2000년 54만3787명에서 2020년 158만9371명으로 증가했다. 위기상황시 도움받을 곳이 없는 사람의 비율인 사회적 고립도는 2019년 27.7%로 10명 중 3명 정도는 주변에 도움받을 사람이 없었다. 다만 사회적 고립도는 2009년 31.8%에서 2013년 32.9%로 약간 증가했지만, 이후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2021-03-11 10:24:27터키 위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일본 개미 투자자들, 특히 그동안의 저축으로 노후를 보내야 하는 노인 투자자들이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경제위기가 일본 고령층에 짙은 후유증을 남기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일본 소매 투자자들이 터키 리라와 연계된 이른바 ‘더블데커(2층)’ 펀드로 극심한 손실을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초저금리 속에 금리가 높은 해외 상품에 눈을 돌린 일본 고령 은퇴자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판매된 이들 더블데커 펀드는 그러나 올해 터키가 위기를 맞으면서 가치가 반토막이 났다. 이들 펀드의 올 수익률은 마이너스(-) 50%에 이른다. 다이와증권이 운용하는 터키채권개방펀드는 올들어 51% 손실을 기록했고, 터키 리라 환율 마진 차익거래가 포함된 아문디의 유럽 고수익채권펀드는 33%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일본 금융감독당국인 금융청에 따르면 이 같은 더블데커 펀드에 몰린 돈은 수십억달러에 이른다. 인터넷 개미 투자자 사이트인 카부치에의 후지이 히데토시 사장은 “고령 일본 투자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정기적인 소득을 원하지만 주식은 믿지 못하고 있다”면서 "일본 주식펀드를 팔기 어렵게 되자 증권사들이 대신 위험과 고수익을 엮은 채권기반 펀드를 설계해 이를 집중적으로 판매해왔다"고 말했다. 더블데커 펀드는 두가지 원천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설계된 펀드다. 우선 유럽 고수익 채권 같은 기본자산을 산 뒤에 채권에서 나오는 이자 등의 수입 흐름을 터키 리라 같은 고금리 통화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WSJ은 설명하고 있다. 터키 더블데커 펀드는 터키 채권 수요가 높아져 수익률이 낮아지고, 리라가 엔화에 비해 가치가 오르면 큰 이득을 투자자들에 안겨준다. 반면 채권이 디폴트(채무불이행) 하거나 리라가 엔에 대해 약세를 보이면 투자자들은 자본손실로 고통 받게 된다. 리라는 올들어 엔에 대해 30% 넘게 폭락했다. 더블데커 펀드는 2배 수익을 보장하는 경우가 많고, 일부 고전적인 펀드는 월 배당 지급도 약속한다. 브라질 헤알 등으로 상품이 설계된 ‘트리플 데커(3층)’ 펀드도 있다. 트리플데커 펀드는 통화가치 상승이 예상될 때 일정 시점 이후에 매수 주문을 낼 수 있는 콜옵션을 판매해 더 높은 수익을 얻는다고 광고하고 있다. 그러나 올들어 터키 리라는 물론이고, 브라질 헤알까지 급락세를 타면서 이들 펀드 손실은 일본 고령층 투자자들을 강타하고 있다. WSJ은 앞서 지난해 일본 금융청이 더블데커 펀드 등의 판매를 비판한 바 있다고 전했다. 모리 노부치카 일본 금융청장은 지난해 펀드매니저들은 고객의 이익보다 판매 수수료를 높이는 방향으로 더블데커 펀드를 설계했다고 비판했다. 카부치에의 후지이 사장도 “이들 펀드는 적절히 자산을 배분하고, 위험에 대해 이해하는 이들에게만 적절한 상품”이라면서 증권사들의 탐욕을 비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18-08-19 09:58:28【창원=오성택 기자】 경남도는 고용·산업위기특별지역인 창원시 진해구·통영·거제·고성지역 저소득 노인을 대상으로 일자리를 추가 지원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번에 추가되는 공익활동사업은 지난달 18일 김동연 부총리 주재로 열린 제11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저소득층 일자리·소득지원대책인 전국 9개 고용·산업위기특별지역에 3000개의 일자리 확대 계획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도는 7억5000만원을 투입, 창원시 진해구·통영·거제·고성 등 4개 지역에 4개월간 623개의 공익활동 일자리사업을 추진한다. 공익활동 일자리는 취약계층 지원, 공공시설 봉사, 경륜전수 활동 등 지역사회 공익증진을 위한 일자리로, 기초연금 수급 대상 저소득 어르신에게 우선적으로 참여기회를 부여한다. 도는 올해 전체 노인일자리의 88.6%에 해당하는 2만6000여 개의 공익활동 일자리사업을 추진 중이다. 오는 17일까지 공익활동 추가 사업 참여자를 모집한 뒤, 참여자 자격확인과 선발, 교육을 마치고 이달 하순 이후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류명현 도 복지보건국장은 “이번 공익활동 추가 사업을 비롯한 노인일자리 사업을 통해 고령사회 노인들의 경륜과 지혜를 발휘할 수 있는 다양한 일자리를 마련할 것”이라며 “노인빈곤 완화 및 활력 있는 노후생활 보장은 물론 노인돌봄 등 사회서비스 제공을 통해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어르신 일자리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ost@fnnews.com 오성택 기자
2018-08-16 10:37:53지난 7월 기초노령연금이 기초연금으로 개편되면서 일용근로 소득 범위가 1년 이하에서 3개월 미만으로 대폭 축소됨에 따라 노인 일용근로자 23만5천명이 대거 탈락할 위기에 놓였다. 이 방안은 장애인연금에도 똑같이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용익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일용근로자의 범위 표준화 방안'에 따르면, 복지부는 '일용근로자의 범위를 3개월 미만 고용자'로 통일하는 '표준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복지부는 그동안 1년 이하의 임시적이고 일용적 성격이 강한 소득은 근로소득 산정시 제외시켰지만, 이른바 표준화 방안에 따라 3개월 이상~1년 이하의 소득은 기초연금 소득인정액 산정시 근로소득으로 포함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기초노령연금과 장애인연금은 일용근로자의 범위를 1년 이하 임시직 고용자로 정의하고 있는데 비해 기초생활보장제도는 3개월 미만 고용자로 정의함에 따라 사업별로 인정범위가 상이한 만큼 표준화를 통해 지자체 담당자 조사업무의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김용익 의원이 복지부의 표준화 방안을 이전 기초노령연금 대상자에 적용한 결과('12.10~'13.09)에 따르면 2014년 기준 기초노령연금 수급자 410만1291명 중 노인 일용근로소득자는 41만5148명(10.1%)으로 조사됐고, 이 중 3개월 미만자는 17만9775명으로 나머지 3개월 이상 1년 이하인 23만5373명의 소득이 새롭게 소득인정액에 포함된다 . 이에 대해 김용익 의원은 "제도의 성격이 서로 다른데도 표준화라는 미명하에 획일적인 잣대를 들이대서는 안된다"며 "업무 편의성만을 위한 표준화는 기존 수급자를 걸러내는 역할만 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
2014-10-14 14:53:10우리나라 고령자의 고용상황이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령자층의 높은 비정규직 비율 등 고용의 취약한 질은 높은 노인빈곤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고용노동부가 29일 내놓은 ‘노동시장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50세 이상 중고령자는 생산가능인구(4009만명)의 34.2%(1372만명) 수준으로, 취업자수는 전년 대비 25만2000명 증가한 718만8000명(전체 취업자의 30.6%)을 기록했다. 지난해 중고령자 고용률은 전년 대비 0.2%p 감소한 52.4%를 기록, 외환위기 이전 수준(54%대)을 여전히 하회했다. 중고령 취업자 중 임금근로자 비중은 51.4%로 전 연령 평균(70.0%) 보다 뚜렷하게 낮았으며, 65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 37.7%에 불과했다. 최근 6년간 50대 미만 연령층에서는 취업이 확정되고도 계속 구직활동을 하는 불완전취업비중이 하락하는 추세와는 대조적으로 중고령층의 불완전취업비중은 2004년 32.3%에서 지난해 42.8%로 10%넘게 증가했다. 특히 고용의 질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정규직 채용과 관련해서는 올해 3월 현재 중고령근로자 2명 중 1명(48.2%)이 비정규직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연령 평균(33.1%)에 비해 현저히 높은 수준이다. 또 중고령자들은 ‘도소매, 음식숙박업(22.5%)’, ‘농림어업(18.4%)’, ‘제조업(11.6%)‘ 순으로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도소매,음식숙박업’의 80%가 5인미만의 영세자영업자로 소득 수준이 열악하고 휴·폐업률이 높아 빈곤층으로 전락할 확률이 높다는 게 고용부의 판단이다. 한편 고령자층의 고용지표 회복을 위해선 중고령자의 연령과 전문성을 고려해 대상별 특성에 맞는 일자리 대책 추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고용부 노동시장분석과 관계자는 “향후 중고령인구가 더욱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이에 따라 이들의 근로희망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전문지식과 경험을 가진 중고령 퇴직예정자에 대한 전직지원 및 능력개발 지원을 활성화하고 고령자의 연령, 체력, 소득수준 등을 고려한 다양한 일자리를 적극 발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mountjo@fnnews.com조상희기자
2010-09-29 14:46:21【의정부=송동근기자】경기도는 위기노인 생활관리를 위한 방문서비스 ‘Silversmile(실버스마일)사랑·나눔봉사단’ 운영을 10일 경기북부노인보호전문기관 주관으로 실시한다. 구리종합복지관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경기도립국악단 공연을 비롯한 노년기의 건강관리, 노인학대 및 자살예방교육, 노인복지정보 제공, 치매예방 및 우울증 척도검사, 기초건강체크(혈압, 혈당수치체크 등)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사랑·나눔’ 봉사단의 운영 목적은 어르신께 찾아가서 어르신들의 생활 고민을 상담하고, 해결이 필요한 경우는 해당 전문기관으로 연결해주는 것이다. 따라서 지속적인 사례 관리를 통해 보다 실질적으로 어르신들을 보호하게 된다. 봉사단은 도립예술단과 보건소, 자살예방센터, 국민건강보험공단, 실버인력뱅크, 무한 돌봄센터 등으로 구성되며, 시·군별로 계속 순회하며 운영할 계획이다. 앞으로 경기도는 어르신들이 활기찬 노후 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여가활동 지원과 노인들의 사회활동 참여 욕구를 충족시켜나갈 방침이다./dksong@fnnews.com
2010-06-09 15:32:37[파이낸셜뉴스] 걸음이 불편한 노인이 횡단보도 신호가 빨간불로 바뀔 때까지 건너지 못하자 배달 기사가 차들을 막아 세워준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7일 오후 3시께 서울 영등포 도림고가차로 앞 8차선 횡단보도에서 이 같은 모습이 포착됐다고 21일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당시 지팡이를 짚은 노인이 길을 건너고 있었다. 하지만 걸음이 느려 도로 중간에서 보행자 신호는 빨간불로 바뀌었다. 대기하고 있던 차들이 출발 준비를 하고 있어 위험한 상황이었다. 그때 자전거 배달 기사가 횡단보도에 나타나 자전거를 세운 채 노인이 도로를 다 지날 때까지 차들의 진행을 막았다. 이에 차들도 모두 노인이 무사히 지나갈 때까지 기다린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차를 운행 중이던 김모씨(49)는 당시 상황에 대해 "차를 출발하려고 했는데 노인이 위험한 상황이라 매우 난처했다. 다행히 배달 기사가 자신의 자전거를 횡단보도에 세우고 차들의 진행을 막아주었다"라며 "20대 남성으로 보이는 배달 기사의 통제에 모든 차들은 어르신이 지날 때까지 기다렸다"라고 떠올렸다. 그는 "어르신이 걸음이 느리고 잘 걷지 못하셔서 위태로워 보였는데 배달 기사분이 도와줘서 감동이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2020년 개정된 경찰청 교통신호기 설치관리 매뉴얼을 보면 횡단보도를 건너는 시간은 1초당 1m를 기준으로 산출된다. 어린이보호구역, 노인보호구역 등은 1초당 0.7m 기준으로 조정된다. 그럼에도 걸음이 느린 교통약자의 경우 여전히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따뜻했슈] 보고싶지 않는 뉴스가 넘쳐나는 세상, 마음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토닥토닥, 그래도 살만해" 작은 희망을 만나보세요.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11-21 08:17:17#. 첫 출근 날 같이 입사한 20대 인턴이 책상에 아이패드 등 첨단 정보기술(IT) 기기를 준비하는 동안 70대 할아버지는 몇 십년 된 007가방에서 수첩, 볼펜, 달력, 안경 같은 옛 물건들을 꺼내서 가지런히 놓아둔다. 창업 1년을 갓 넘긴 IT회사에서 이 할아버지는 직원들에게 일은 물론 연애상담까지 해주며 회사에 없어서는 안 될 '정신적 지주'로 떠오른다. 지난해 화제가 된 영화 '인턴'의 줄거리다. 인턴이지만 풍부한 경험으로 회사에 보탬이 되는 70대 어른의 모습을 다뤄 흥행 반열에 올랐다. 우리에게 '일하는 어른'은 낯설지 않다. 더 이상 복지 수혜층이나 피부양자로서 고령층이 아닌 능동적인 노인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노인, 나이를 높여라 11일 미래에셋퇴직연구소에 따르면 한국 근로자의 실제 평균 퇴직연령은 53세다. 법적 정년퇴직 연령인 60세를 채우지 못한다. 하지만 이들의 실제 은퇴연령은 70세가량이다. 50대 중반에 회사를 그만두더라도 70세까지는 일한다는 의미다. 일하고 싶은 나이는 이보다 높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일하는 노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들이 희망하는 은퇴연령은 평균 74.42세로 나타났다. 이는 공식 지표로도 확인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60~64세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9.8%에 이른다. 이 비율은 2005년 54.5%에서 10년 만에 60%대를 바라보고 있다. 65세 이상은 31.9%가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생산가능인구(15~64세)'라는 통계적 개념과 별개로 고령층은 이미 '생산가담인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인식이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 이훈희 부연구위원은 "'고령층=복지수혜층'이라는 인식을 '고령층=일하는 인구'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고령층 노동시장의 경우 공급과 더불어 수요도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그러나 "연공서열제, 청년층 일자리와 경합 등의 이유로 고령층이 일하는 사회를 만들자는 프레임이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복지수혜자로서의 고령층은 통계학적 나이로 인해 발생한다. 현재 우리나라 노인의 기준은 '65세 이상'이다. 유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와 기준을 맞추기 위한 것이다. 실제 은퇴연령보다도 5세가량 낮다. 이는 일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가 있는 고령층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도 된다. 지난해 대한노인회에서는 노인 나이를 65세에서 70세로 높이자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통계청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고령화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일어나고 있어 우리 상황에 맞는 노인 개념을 정립하자는 논의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고령층·청년층 일자리 안 겹친다" 고령층 일자리를 얘기할 때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것이 청년세대와의 갈등 논란이다. "청년일자리도 없는데 노인일자리를 어떻게 만드느냐"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임금피크제다. 고령층 연봉을 깎아 청년고용을 늘린다는 구조다. 이에 대해 '88만원 세대' 저자인 우석훈 민주정책연구원 부원장은 "기본적으로 임금피크제는 노년층과 청년층의 경합을 전제로 하는데, 고령층 일자리는 고령층끼리의 경합일 뿐 청년의 영역과 겹치지 않는다"면서 "세대 간 경쟁이 아닌데도 이렇게 프레임화하는 것은 포장지로 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것보다는 노년층 일자리 확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우리나라 고령층 인구의 경제활동참가율은 높지만 일자리 질과 비례하진 않는다.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60세 이상은 연간 99만명이 창업하지만 81만명이 폐업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3년 후 생존율도 53.5%로 열악하다. 또 400만명의 개인사업자 중 50% 이상은 월소득 100만원 미만이다. 이훈희 부연구위원은 "모두 생계비 마련과 용돈 마련이라는 응답비율이 높다"면서 "은퇴자들이 개인 생계형 창업에 의존하는 경우 진입장벽이 낮고 과잉경쟁인 업종에 몰려 위험하다"고 말했다. 양질의 고령층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경제 전체에도 도움이 된다. 특히 과거 직업과 연계해 전문성을 살리는 직업의 발굴이 시급하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 따르면 고위직, 준전문가, 사무직에서 근무했더라도 은퇴 후에는 기능직이 32%, 서비스·판매직이 23.3%, 단순노무직이 19.1%순으로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지은정 부연구위원은 "앞으로는 생애 주된 경력과 유사한 업무를 통해 경륜, 기술과 지식을 활용할 수 있는 일자리가 될 수 있도록 고령자에 적합한 일자리 발굴에 더 노력해야 한다"면서 "고령자들이 삶의 보람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서 소득도 얻을 수 있는 생애 경력과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2016-01-11 17:3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