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베이징=이석우 특파원】중국의 위안화가 해외 사용 급증 속에 영국 파운드와 일본 엔화를 제쳤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인민대의 최근 발표 보고서를 인용, 작년 위안화 평균 국제화 점수가 6.27점으로 전년 대비 22.9% 올랐다고 밝혔다. 점수가 높을수록 해외 사용이 빈번하다는 것을 나타내는데, 각각 4.4점과 3.76점을 기록한 일본 엔화와 영국 파운드화보다 높은 수치다. 물론 아직 미국 달러화(51.52점), 유로화(25.03점)보다는 크게 뒤진다. 인민대는 2012년부터 무역 결제와 금융 거래, 타국가 공식 외환보유고 사용 등을 토대로 위안화 등 국제화 지수를 집계해왔다. 보고서는 위안화 국제화 지수 급등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추적 역할과 지속적인 고품질 경제 발전 때문이라고 긍정적으로 분석했다. 이어 "어려운 대외 환경 속에 다른 국가와 무역이 억제됐음에도 위안화 국제화는 (파운드화와 엔화 등) 다른 기축통화들과 비교할 때 탄탄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보고서는 위안화 국제화가 침체하는 중국 경제와 지속적인 지정학적 위험, 상대적으로 낮은 위안화 자산 수익률, 미국 달러에 대한 위안화 약세 등 많은 도전에 직면해있다고 지적했다. 달러 패권의 균열을 노리는 중국은 오래전부터 위안화 국제화에 매달려 왔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07-29 13:49:351998년 이후 처음으로 연평균 1300원대를 넘긴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올해 상반기까지 유지되고 있다. 최근 유럽 국가들의 통화정책 차별화로 '강달러'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약세를 보이는 위안화와 엔화 등 아시아 통화와 동조화 흐름이 이어져서다. 이에 더해 9월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1300원대 후반 환율이 이어진다는 분석도 나오면서 외환위기급 환율은 1년 넘게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21일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3.6원 오른 1388.3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5.5원 상승한 1392원으로 개장한 뒤 1393원까지 오르며 4월 19일(1392.9원) 이후 2개월여 만에 장 중 1390원을 돌파했다. 원·달러 환율은 오전 외환당국이 "국민연금과의 통화스와프 한도를 연말까지 500억달러로 증액한다"고 밝힌 이후에야 소폭 하락하며 1380원대 후반에서 거래를 마쳤다. 힘을 못 쓰는 중국 위안화와 일본 엔화도 원화 약세 재료다. 중국 인민은행은 20일 기준금리 격인 대출우대금리(LPR)를 동결했지만, 주요 경제지표들이 부진해 향후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위안화 약세 압력이 커졌다. 일본중앙은행(BOJ)도 장기국채 매입 감액에 대한 계획이나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시그널을 내고 있지 않아 엔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9월 금리인하 가능성이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다는 점도 강달러 지지 요인이다. 이에 이달까지 10개월 연속 월평균 1300원대를 기록한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06-23 18:47:07[파이낸셜뉴스] 홍콩이 중국의 주요 은행을 통해 디지털 위안화(e-CNY) 결제가 가능한 파일럿 프로그램을 개시했다.18일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홍콩 중앙은행 격인 홍콩금융관리국(HKMA)은 전날 성명을 통해 홍콩 주민들이 중국은행, 교통은행, 건설은행, 중국공상은행과 함께 디지털 위안화 지갑을 개설해 중국 본토에서 결제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홍콩인들은 휴대 전화번호만 사용하면 홍콩 내 17개 시중은행을 통해 'FPS'로 불리는 즉시 결제 시스템으로 본토 은행 계좌를 개설하지 않고도 디지털 위안화 지갑을 충전할 수 있다. 이렇게 충전된 지갑은 중국 광둥성과 홍콩-마카오를 잇는 이른바 '그레이트 베이' 지역과 중국 내 기타 시범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번 조치로 홍콩은 중국 본토 이외 지역 중 디지털 위안화 지갑을 개설할 수 있는 첫 번째 도시가 됐다. 중국은 2014년 법정 디지털 화폐 연구에 본격적으로 들어가 2019년 하반기부터 일부 시범 도시에서 일반 주민 대상으로 디지털 위안화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중국의 공식 통화량에도 포함된 디지털 위안화는 지난해 6월 말 기준 총 165억 위안(약 3조1천억원)이 유통돼 본원통화(M0)의 0.16%를 차지했다. 홍콩금융관리국은 "앞으로 중국인민은행과 계속 긴밀하게 협력해 디지털 위안화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중국과 홍콩 간 거래의 편의성을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중국 당국이 글로벌 금융 허브로서의 홍콩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한 지원을 강화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란 점에서도 주목된다.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는 지난달 말 성명을 통해 "홍콩 내 주요 중국 기업의 기업공개(IPO)를 지원하고 홍콩과 본토 거래소 간의 주식 거래 연결에 관한 규정을 완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홍콩은 아시아의 가상자산 허브 자리를 놓고 싱가포르·두바이 등과 경쟁 중인 가운데 지난달 말부터 아시아 최초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거래를 시작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4-05-18 15:48:52【파이낸셜뉴스 베이징=이석우 특파원】 지난 4월 중국의 위안화 기준 수출규모 증가폭이 시장 예상치를 훨씬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중국의 4월 수출규모는 2조800억위안(약 393조원), 수입액은 1조5600억위안(약 295조원)으로 집계됐다. 수출 규모는 1년전에 비해 5.1% 증가한 수준이고 수입액은 전년 동기에 비해 12.2% 늘어난 수준이다. 수출 증가폭은 로이터통신이 전문가를 대상으로 내놓은 전망치 1.5%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중국의 3월 수출액은 작년 대비 7.5% 감소해 시장 예상치(1∼2% 감소)를 크게 밑돈 바 있다. 4월 수출이 예상을 훨씬 웃돌면서 중국의 올해 1∼4월 총 수출액은 작년보다 4.9% 늘어난 7조8100만위안(약 1478조원), 수입액은 6.8% 증가한 6조위안(약 113조원)을 기록했다. 달러 기준으로 환산하면 1∼4월 수출액은 1.5%, 수입액은 3.2% 늘었다. 해관총서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미국, 한국과의 무역이 증가세라고 설명했다. 중국 전체 수출의 15.8%를 차지하고 있는 아세안(전체의 15.8%)에 대한 1∼4월 수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10% 증가했고 수입도 6.1% 늘었다. 그러나 2~3대 무역 파트너인 유럽연합(EU)과 미국에 대한 수출은 각각 1.5%, 2.4% 증가했지만 수입규모는 각각 2.3%, 2.5% 감소했다. 4대 무역국가인 한국에 대해서는 1~4월 수출규모는 3333억위안(6조3000억원)으로 1년전에 비해 4.2% 줄었지만 수입액은 3954억위안(7조5000억원)으로 1년전에 비해 15.2%나 급증했다. june@fnnews.com
2024-05-09 18:25:53[파이낸셜뉴스]전체 거주자 외화 예금이 4개월 만에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이 안정세를 찾으며 달러화 수요가 줄면서 달러화 예금이 50억달러 넘게 줄고 엔화 절화에 100억달러를 목전에 뒀던 엔화예금도 2개월 연속 감소한 결과다. 2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1월 중 거주자 외화 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거주자 외화 예금은 한 달 전보다 57억8000만달러 감소한 981억달러로 4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거주자 외화 예금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과 국내에 진출한 외국 기업 등이 국내에 보유하고 있는 외화 예금을 뜻한다. 가장 크게 줄어든 건 미 달러화 예금이다. 지난달 미 달러화 예금은 53억9000만달러 감소한 804억달러로 집계됐다. 원·달러 환율 추가상승 기대가 약화하면서 기업의 달러화 확보 유인이 축소한 영향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일 1289.4원에서 18일 1343.2원까지 오르는 등 연초에 상승했으나 1월 중순 이후 하락하며 지난달 말 1330.6원까지 떨어졌다. 엔화예금도 94억달러를 기록하며 2개월 연속 하락했다. 전월 대비로는 3억달러 감소하면서 지난해 4월(-3억4000만달러)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엔화 예금은 엔저 투자 열풍에 힘입어 지난해 11월에는 월간 최대 증가폭을 기록하는 등 97억달러까지 늘어났으나 차익실현 등으로 지난달부터 증권사 투자자 예탁금을 중심으로 줄어들고 있다. 위안화 예금도 1억1000만달러 감소한 11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유로화 예금은 일부 기업의 수입결제대금 일시 예치 등으로 9000만달러 증가한 58억9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주체별로는 기업 예금이 828억7000만달러로 53억9000만달러 늘었고, 개인은 152억3000만달러로 3억9000만달러 감소했다. 국내은행 예금잔액은 865억6000만달러로 52억달러 줄었고, 외은지점은 115억4000만달러로 5억8000만달러 줄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02-23 11:32:33【베이징=정지우 특파원】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연일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위안화 강세가 연일 지속되는 것에 대해 달러화 약세와 중국 경제 회복을 배경으로 분석했다. 23일 경제참고보와 상하이증권보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당 위안화 기준 환율을 전 거래일 대비 0.0042위안 내린 7.1212위안으로 고시했다. 올해 6월 19일 이후 가장 낮다. 달러·위안 환율 하락은 위안화 가치 상승(강세)을 의미한다. 역내·외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도 전날 기준 4개월 만에 최저치인 7.1356과 7.1330을 각각 기록했다. 위안화의 강한 반등은 현재 외환시장의 주요 관심 사안이다. 역내·외 위안화 환율은 지난 두 달 동안 횡보 추세를 보이다가 11월 들어 가치가 상승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세계 각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달러화 강세가 역풍을 맞고 있다고 우선 분석했다. 그러면서 많은 기관에서 글로벌 금리 인상 주기가 끝났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시장이 미국 금리 기대치를 계속 재평가하면서 달러도 주초에 추가 하락세를 보였다”며 “금리 인하 기대와 시장 불확실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달러는 내년 초 강보합세를 보이고 주요 통화 대비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미 국채 수익률이 정점을 찍고 미중 격차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등 내·외부 중장기 요인도 위안화 자산에 긍정적으로 분석됐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현재 4.4%로 떨어진 상태다. 지난 10월에는 5%를 돌파했었다. 쟈성그룹의 데이비드 스콧 선임 전략가는 “미국 경제 전망과 인플레이션이 목표를 달성할지 여부, 연방준비제도(Fed)가 어떻게 대응할지 등은 여전히 불확실하다”면서도 “미 국채 수익률이 이번 라운드에서 정점을 찍었다는 증거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일부 경제지표가 안정화되고, 중국 정부가 환율 안정화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요인 중 하나로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중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감이 외환시장 심리를 개선했다는 논리다. 상하이증권보는 “수출 반등 등 위안화 강세를 이끌 요인들은 여전히 존재한다”면서 “올해 12월과 내년 1월에도 위안화 가치 상승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3-11-23 15:38:42[파이낸셜뉴스] 경제난을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가 중국에 더 크게 손을 벌렸다. 중국에서 돈을 빌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상환하기로 했다. 18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세르지오 마사 아르헨티나 경제장관은 중국에서 65억달러(약 8조8000억원)를 위안화로 빌리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마사 장관은 오는 22일 치러지는 아르헨티나 대통령 선거에 여당인 중도좌파 페론 연정 후보로 나선다. 대선을 앞두고 경제 안정을 위해 꼭 필요한 IMF 구제금융 상환 자금을 중국에 의존하기로 한 것이다.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이날 중국의 일대일로 행사에 참석해 이같은 양측 통화스와프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아르헨티나는 20년 만에 최악의 경제위기 속에 외환보유액이 위험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이때문에 중국인민은행(PBOC)과 외환스와프 협정도 맺은 상태였다. 아르헨티나중앙은행(CBA)은 지난 4월 180억달러 통화스와프에 처음 접근해 그동안 50억달러 못되는 규모의 위안을 조달했다. 주로 아르헨티나 기업들이 수입대금을 지불하는데 썼다. 아르헨티나 페소 가치 부양을 위해 묶어 뒀던 달러를 회수하는데도 이 돈이 사용됐다. 마사는 이날 아르헨티나 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이번에 추가로 확보하는 65억달러 규모의 위안도 같은 방식으로 사용하게 된다고 밝혔다. 마사는 아울러 이 돈은 또한 IMF에서 빌린 구제금융을 '조기 상환'하는데도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는 엄청난 소식"이라면서 "시장을 상당히 안정시키고,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숨통을 터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르헨티나는 IMF 구제금융 440억달러 가운데 1차로 26억달러를 이달 중 갚아야 한다. 상환이 늦어져 체납이 발생할 경우 가뜩이나 대선을 앞두고 흔들리는 시장이 더 요동칠 수도 있다. 오는 22일 치러지는 아르헨티나 대선에서는 마사와 함께 주류 우파인 파트리치아 불리치, 비주류인 자유주의자 하비에르 밀레이가 맞붙는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밀레이가 다음달 18일 2차 결선 투표에 올라갈 확률이 가장 높다. 마사나 불리치 가운데 한 명이 1차 투표에서 패배할 전망이다. 밀레이가 선전하면서 금융시장이 휘청거리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하이퍼인플레이션(초물가상승)도 시장을 흔드는 요인이다. 아르헨티나의 9월 물가상승률은 138%를 찍었다. 중국의 도움이 없었다면 아르헨티나는 심각한 경제위기 상황을 맞았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컨설팅업체 로마노그룹 리서치 책임자인 살바도르 비텔리는 아르헨티나 외환보유액이 채무를 빼면 현재 약 76억달러 적자 상태라면서 중국측 통화스와프 확대가 없었다면 마사가 IMF 상환금 마련을 위해 다른 달러 조달원을 찾아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안은 IMF가 채무상환 통화로 수용하는 5개 통화 가운데 하나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10-19 04:52:05【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총체적 위기를 나타냈던 중국의 각종 경제 지표가 8월 들어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도 속속 제시된다. 위안화 가치가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 약화와 부동산 리스크 등이 중국 내 원인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반등의 신호가 될지 주목된다. 다만 킹달러로 인한 미중 금리 격차는 여전한 만큼 위안화 약세는 단기적으로 극복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에 보다 무게가 실린다. 소매판매·산업생산 '긍정적' 전망치 11일 차이신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8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대비 2.8% 증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중국 소매판매는 백화점, 편의점 등 다양한 유형의 소비지출 변화를 나타낸다. 소비는 중국 국내총생산(GDP) 기여율이 77.2%(2023년 상반기 기준)에 달할 정도로 중국 경제의 핵심이다. 중국의 월간 소매판매는 무차별 봉쇄를 뜻하는 제로코로나 폐기 직후인 2월 3.5%에서 3월 10.6%, 4월 18.4%까지 올랐다. 그러나 중국 경제의 빠른 회복세 기대가 무너지면서 5월 12.7%, 6월 3.1% 7월 2.5% 등 급격하게 추락했다. 8월의 2.8%는 4개월 만의 소폭 상승이 된다. 제조업 동향을 반영하며 고용, 평균 소득 등의 선행 지표로 활용되는 산업생산은 전월 3.7%에서 0.3%p 증가한 4.0%로 관측됐다. 정부의 전방위 지원과 가격 할인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신에너지차가 전체 산업생산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올해 산업생산 지표의 전형적 양상이었다. 반면 농촌을 제외한 공장, 도로, 전력망, 부동산 등 자본 투자에 대한 변화를 보여주는 1~8월 고정자산투자는 전월 3.4%보다 떨어진 3.3%로 예상됐다. 이럴 경우 지난 2월 5.5%이래로 6개월째 하락세가 된다. 부동산 리스크의 영향이 여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집계하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 고정자산투자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정책자금인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와 함께 오는 15일 발표된다. 수출·물가·PMI도 개선 분위기 중국의 경제 지표는 7월까지 어느 하나 개선된 것이 없었지만 8월 들어 잇따라 회복의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달 2년 5개월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디플레이션 현실화’ 평가의 배경이 됐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8월 들어 0.1% 상승, 가까스로 반등에 성공했다. 생산자물가지수(PPI)는 -0.3%로 11개월째 마이너스로 집계됐으나 전달(-4.4%)에 비해 낙폭을 줄여 디플레 우려를 다소 해소시켰다. 글로벌 전이에 대한 두려움을 양산했던 수출은 7월 -14.5%에서 8월 -8.8%로 크게 개선됐다. 수입도 같은 기간 -12.4%에서 -7.3%로 나아졌다. 중국의 무역은 올해 가장 큰 경제 적신호 중 하나로 인식된다. “수출과 수입이 모두 급감한 것은 중국 상품에 대한 해외 수요 위축과 내수 부진을 반영한 것”이라고 외신은 진단한 바 있다. 제조업체의 경기 전망을 보여주는 8월의 공식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7로 조사됐다. 경기 확장과 경기 위축의 기준점이 되는 50은 넘지 못했지만, 전월 49.3은 웃돌았다. 차이신 제조업 PMI 역시 51.0으로 한 달 전인 49.2보다 1.8p 상승했다. 중국에서 공식 PMI는 대기업·국유기업, 차이신 PMI 중소·민간기업 구매관리자의 경기 인식을 나타낸다. 잇따르는 中정부 증시·부동산 대책 중국 정부의 경제 ‘숨 불어넣기’도 계속되고 있다. 중국 국가금융감독총국은 지난 10일 자국 보험사들의 자금이 자본시장에 더 투입될 수 있도록 보험사의 위험계수를 낮추고, 상황능력 충족률의 기준이 되는 최소자본 비율을 조정했다. 당국은 지난달에도 증권거래세를 인하해 증시 활성화를 유도했다. ‘백약이 무효’라는 부동산의 경우 ‘생애 첫 주택’ 요건 완화 조치가 2선 도시로 확대되고 있다. 베이징일보 등은 3·4선도시도 뒤따를 것으로 내다봤다. 생애 첫 주택 매수자는 주택 매수 첫 계약금(납입금)인 ‘서우푸’(首付) 비율이 대폭 낮아지고,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우대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여기다 인민은행은 금융기관의 외화 지급준비율(지준율)을 오는 15일부터 기존의 6%에서 4%로 2%p 하향 조정한다. 이는 위안화의 과도한 절하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정책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시장에선 해석하고 있다. 달러 강세는 걸림돌 그러나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관측에 달러화가 6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라선 것은 걸림돌이다. 역내 위안·달러화 환율은 지난 8일 기준 7.3415위안으로 마감, 2007년 12월 26일(종가 기준 7.3497위안) 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인민은행은 경기 부양을 위해 사실상 기준금리인 1년만기 대출우대금리(LPR)을 올해 6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0.1%p를 인하했다. 양국 금리가 다른 방향으로 가면 금리 격차는 더 벌어진다. 또 이는 위안화 약세와 자본 유출 등 부작용을 초래한다. 한국은행 베이징사무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시장전문가들은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지속, 자본유출 확대 우려, 실물경제 부진, 부동산 리스크 등으로 위안화 약세 기대가 단기적 우위에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장기적으론 주요국의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이르고 통화신용정책이 완화될 경우 위안화 약세 요인들이 해소되면서 강세 전환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3-09-11 13:31:58【베이징=정지우 특파원】미국의 고금리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 속에 달러화가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8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유로화·엔화 등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미국의 경제지표 호조 등에 힘입어 최근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으로 105대를 찍었다. 달러인덱스는 한국시간 전날 오후 11시 기준 105.157로 3월 10일(105.35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달러인덱스는 105를 중심으로 등락을 이어가고 있으며, 한국시간 오전 11시45분 기준 전장 대비 0.208 낮은 104.851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속에 달러인덱스가 115에 근접했던 지난해 9월 수준은 아니지만, 100 아래로 내려갔던 지난 7월 중순의 저점 대비로는 5% 넘게 오른 것이다. 달러화 강세는 미국의 지표 호조로 미국의 성장세 지속 및 고금리 장기화에 대한 기대가 커진 데 따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중국 위안화 가치가 기록적인 수준으로 낮아지고 있다. 역내위안/달러 환율은 7일에 전장 대비 0.0117위안 오른 7.3297위안에 장을 마감, 2007년 12월 26일(종가 기준 7.3497위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데 이어 이날 장중 7.3468위안까지 뛰었다. 역외위안/달러 환율도 장중 7.3612위안을 기록, 역외위안 시장이 생긴 2010년 이후 지난해 10월 25일(7.3749위안) 이후 2번째로 높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역내위안/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0.0136위안 오른 7.3433위안, 역외위안/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0.0108위안 오른 7.3508위안에 각각 거래되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위안화 가치의 지나친 하락과 변동성 확대를 막기 위해 고시 환율과 역레포(역환매조건부채권) 등을 통해 시장 개입에 나서고 있으며, 국영 은행들은 달러화를 팔고 위안화를 사들이는 상황이다. 하지만 미중간 통화정책 차이에 따른 금리차 확대, 중국 경제전망 하향 등을 감안할 때 위안화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3-09-08 14:38:23【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일 자국 내 금융기관의 외화 지급준비율(지준율)을 오는 15일부터 기존의 6%에서 4%로 2%p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외화 지준율은 금융기관들이 고객의 외화예금을 언제든지 내어줄 수 있도록 인민은행에 맡겨두는 자금의 비율을 말한다. 이 비율을 낮추면 은행들은 활용할 수 있는 외화가 늘어나고 곧 달러 시중 공급량도 증가하게 된다. 달러가 풀리면 달러 가치도 떨어져 위안화 평가절하 압력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일반적인 지준율처럼 금융당국의 직접적인 개입이다. 이에 따라 외화 지준율은 2006년 수준으로 떨어지게 되며, 시장에는 약 160억달러(약 21조원)의 유동성이 공급될 전망이다. 인민은행의 외화 지준율 인하는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이다. 위안화 환율이 최근 달러당 7.3위안을 넘어서는 등 위안화 가치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저로 내려갔다.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간주돼온 달러당 7위안 선이 무너진 지 오래다. 중국은 올 초 일상 재개 이후에도 수출 둔화 속 경제 회복이 부진한 가운데 최근에는 부동산발 위기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할 위험이 커지면서 위안화 가치가 하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인민은행의 발표 직후 위안화 가치는 역내 시장에서 달러당 7.26위안 수준으로 다소 회복됐다. 금융기관이 선물환 거래를 할 때 인민은행에 1년간 예치해야 하는 금액의 비율인 외환위험준비금 비율 조정도 인민은행이 꺼내들 수 있을 것으로 시장은 관측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위안화 가치가 빠르게 떨어지던 2015년 10월 선물환 거래액의 20%를 외환위험준비금으로 요구해 자국 통화가치를 방어했다. 이후에도 2017년 9월(비율 0%)과 2018년 5월(20%), 2020년 10월(0%), 2022년 9월(20%) 등 수시로 조정해 왔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3-09-01 14:23: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