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손소독제로 지폐를 닦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지폐 크기를 변형시켜 위폐로 인식하게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지폐를 통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은 낮다는 설명이다. 위폐방지 실무위원회(위원장 한국은행 전태영 발권국장)는 27일 한국은행 강남본부에서 올해 상반기 정기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한국은행과 국가정보원, 경찰청, 관세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조폐공사 등 6개 기관 소속의 위폐담당 직원들로 구성돼있다. 이날 회의에서 위원회는 최근 위조지폐 발견 현황, 화폐위조범 검거사례, 위조지폐 감정 현황 등을 점검하고 위조지폐 유통방지를 위한 대응책 마련에 대해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최근 비현금지급수단인 신용카드, 모바일페이 등의 이용이 활성화되고 코로나19에 따른 대면 상거래 위축 등으로 위폐발견 건수가 크게 감소했으나 여전히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데 인식을 함께 했다. 코로나19 확진자수 감소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등으로 향후 전통시장 등을 중심으로 대면 상거래가 정상화 될 수 있는 만큼 경계감을 가지고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최근 국내에서 발견되고 있는 외화위폐의 수준이 점차 고도화되고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최근 화폐를 매개로 한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일부 시민들이 손소독제로 지폐를 닦음에 따라 지폐의 가로 길이가 소폭 늘어나 ATM 입금 등이 거부되면서 위조지폐로 오인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소독제의 글리세린 성분이 수분을 유지하는 데 따른 것이다. 위원회는 현금을 통한 코로나19의 감염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강조했다. 실제 올해 1월 미국 브링검영대학교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지폐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주입한 후 시간 흐름에 따른 바이러스 검출 정도를 조사한 결과 30분후 99.9993% 감소했다는 것이다. 또 24시간 후부터는 미검출됐다. 상점에서 실제 사용중인 지폐들을 수집해 관찰한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위원회는 "앞으로도 유관기관간 긴밀한 공조체계를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정보를 공유해 위폐 유통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한편 국민들의 위폐 식별능력 향상을 위해 다양한 홍보 활동을 실시하는 등 건전한 화폐 유통질서 확립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2-06-27 16:12:09"500유로짜리 위폐가 진폐와 너무 흡사해 어느 정도 수준이 있는 은행원들도 파악이 불가능했다. 그러나 하나은행의 뛰어난 위변조 화폐 식별 기술로 이를 적발해내는데 성공했다. 앞으로도 하나은행 위변조센터는 국내 은행권의 입체적 대응이 가능하도록 적극 지원하고, 하나은행과 거래하는 모든 손님이 언제나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화폐를 공급하겠다."(하나은행 이호중 위변조대응센터장) 10월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하나은행은 국내 최초로 초정밀 기술이 적용된 500유로짜리 위조지폐를 적발했다. 강원지역 한 영업점에 500유로가 입고됐는데, 이 화폐가 이상하게 여겨져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확인하던 중 적발된 것이다. 하나은행 위변조센터 관계자는 "이미 알려진 미국 달러화 슈퍼노트와 견줄 만큼 제작 수준이 정교하고 현재까지 인터폴 등 법집행기관에도 보고된 적이 없는 사례였다"면서 "화폐제작용 고성능 기기로 인쇄돼 30배율의 확대경으로도 대조하기 어렵고, 자외선·적외선 등 특수잉크를 사용한 유럽중앙은행 발행권의 위변조 방지요소를 그대로 모방해 위폐 판독에 어려움이 컸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는 몇 일에 걸쳐 위폐를 적극적으로 판독, 식별해나갔고, 결국 이를 적발하는데 성공했다. 현재 국내에서 융통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위변조 화폐 규모에 비해 국내은행들의 적발 규모는 극히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형사학회 등에 따르면 국내에서 융통되는 원화 및 외화 위변조 화폐는 현재 적발 규모의 최대 15~20배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만큼 국내은행들의 위변조 화폐 대응이 부실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하나은행이 전체 은행 가운데 70~90%에 달하는 위변조 화폐 적발 비중을 보이며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의 경우 국내 금융권에서 유일하게 전문 장비를 갖춘 '위변조대응센터'라는 전담조직 및 전문 인력을 보유해 국내 외화 위조지폐 적발량의 80%(한국은행 집계기준)를 상회할 만큼의 분석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권에서 전반적으로 이를 투자가 아닌 비용으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앞으로는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관련 기술에 대한 투자도 보다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2021-10-31 17:57:01[파이낸셜뉴스] 하나은행은 초정밀 기술이 적용된 500 유로화 위폐를 적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위폐는 자외선·적외선 반응 등 고성능 광학장비로만 식별되거나 보는 각도에 따라 색상이 달리 보이는 특수잉크를 사용해 이미 알려진 미 달러 슈퍼노트와 견줄 만큼 제작수준이 정교하다. 현재까지 인터폴 등 법집행기관에도 보고된 적이 없었다. 특히 이번 위폐는 화폐제작용 고성능 기기로 인쇄되어 30배율의 확대경으로도 대조하기 어렵고 자외선·적외선 등 특수잉크를 사용한 유럽중앙은행 발행권의 위변조 방지요소를 그대로 모방하여 위폐 판독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그간 금융권 유일의 전문 장비를 갖춘 '위변조대응센터'라는 전담조직과 전문 인력을 보유해 국내 외화 위조지폐 적발량의 80%(한국은행 집계기준)를 상회할 만큼의 분석력을 바탕으로 국내에 유입된 초정밀 유로화 위폐를 적발해 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2021-10-28 15:28:55[파이낸셜뉴스] 하나은행은 위조지폐 사기로 인한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고자 위폐감별교육 동영상을 제작해 한국은행, 은행연합회, 국가정보원이 공동으로 개설한 위폐 전문 유튜브 채널 ‘위벤저스’에 공개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동영상은 디지털 콘텐츠에 익숙한 MZ세대를 위해 아이돌그룹 ‘비투비’ 멤버 가수 서은광, ‘미스트롯’ 출신 가수 요요미, ‘비정상회담’ 등에 출연한 멕시코 방송인 크리스티안 부르고스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하나은행 위조지폐 감정 전문가들이 위조지폐 관련 상식을 토크쇼 형식으로 구성해 제작했다. 동영상은 총 3편으로 제작돼 이날 공개한 1편에 이어 9월 6일에 2편, 9월 23일에 3편을 차례대로 공개할 예정이다. 각각의 동영상에는 위조∙변조∙모조 지폐 구분법, 위조지폐 사용 처벌 규정, 국내외 위조지폐 연루 사건, 위조지폐 감별법, 해외여행 중 환전 시 유의사항, 위조지폐 사기방지 꿀팁 등을 다룰 예정이다. 또한,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교육적인 내용에 흥미를 더하기 위해 가수 서은광과 요요미가 직접 영상 테마송을 부르고 위폐찾기 테스트에도 참여한다. 이 외 MZ세대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위조지폐 사기 피해 예방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 관계자는 “코로나 19로 인해 환전 수요는 감소했지만 위폐 유통량은 전년대비 크게 증가하고 있어 국민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며 “이번 영상을 통해 일반인들이 보다 쉽게 위폐 관련 내용을 접하고 관심을 가지는 계기로 삼아 위폐 사기 피해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금융권 유일의 위폐 감정 전담부서인 ‘위변조대응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8년부터 한국은행, 은행연합회, 국가정보원과 함께 시중은행 위폐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발족한 ‘위폐전문가그룹’에 참여함으로써 위조지폐 관련 현장교육과 유튜브 영상 제작 등 다양한 온오프라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2021-08-23 13:56:25[파이낸셜뉴스] 위폐전문가그룹은 대국민 위폐 피해 예방활동의 일환으로 인기 연예인이 출연하는 위폐 교육영상을 제작했다고 23일 밝혔다. 위폐전문가그룹은 한국은행, 국가정보원, 은행연합회, 시중은행(신한, 국민, 우리, 하나, 기업) 소속의 위폐 전문가로 구성돼 있으며, 위조지폐 유통방지를 위해 다각적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번 영상은 영상 콘텐츠에 친숙한 MZ세대를 주요 대상으로 대중 인지도가 높은 가수와 방송인이 출연해 토크쇼 형식으로 제작됐다. ‘미스트롯’ 출신 가수 ‘요요미’, 아이돌그룹 ‘비투비’의 ‘서은광’, 멕시코 출신 방송인 ‘크리스티안 부르고스’ 등이 출연해 위폐전문가들과 함께 위조지폐의 특징 및 주요 사건, 위조지폐 피해 예방법 등에 대해 살펴본다. 위폐전문가그룹은 위조지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이번 교육영상을 비롯해 위폐 관련 다양한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 채널 ‘위폐전문가그룹 : 위벤저스'에 게시하고 있다. ‘위폐전문가그룹 : 위벤저스’ 유튜브 채널에 접속하면 원·외화 위폐 식별요령, 주요 위폐 사건 소개 등 다양한 영상을 자유롭게 시청할 수 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1-08-23 09:24:11[파이낸셜뉴스] 위폐전문가그룹은 ‘위폐전문가그룹:위벤저스’ 유튜브 채널을 11일 공개했다고 밝혔다. 위폐전문가그룹은 2018년 9월 은행연합회와 국가정보원이 위폐관련 업무에 5년 이상 종사한 은행 전문가들을 한자리에 모아 발족한 전문가 집단으로, 2020년 발권당국인 한국은행이 참가하며 활발한 위폐 피해 예방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 위폐전문가그룹에는 한국은행·은행연합회·국가정보원 담당자와 신한·우리·하나·기업·국민은행 전문가 등 총 12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번 유튜브 채널 개설은 최근 코로나19로 현장에서 대면교육이 어려워지고 디지털 환경이 확대되는 상황을 고려한 방안이다. 위폐 감별 콘텐츠를 유튜브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피해 예방 활동을 확장키로 했다. 유튜브 게시물은 △위폐전문가 그룹 소개, △화폐 이야기, △달러화 위폐 감별법 등 3개 영상이며 다음 주부터 순차적으로 원화·유로화·위안화 등 주요 화폐들에 대한 위폐 감별법을 소개할 예정이다. 또 한국은행 위폐분석실 등 위폐 대응 현장도 다채롭게 소개한다는 계획이다. 위폐전문가그룹이 제공하는 콘텐츠는 ‘위폐전문가그룹:위벤저스’ 유튜브 채널에 접속해 자유롭게 시청할 수 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0-11-10 11:55:33은행연합회는 국가정보원과 공동으로 외화위폐 피해 예방을 위해 외화위폐 판별방법과 주의사항을 담은 ‘외화위폐 가이드북'을 발간해 은행 영업점과 카지노업권 등에 배부한다고 25일 밝혔다. 그동안 지방 일부 영업점과 카지노업자의 경우 유통되는 외화가 늘어남에도 외화위폐 정보가 부족하여 외화 취급시 위폐감별의 어려움이 있었고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위폐 감정업무 5년 이상의 은행전문가들로 구성된 ‘위폐전문가그룹’이 가이드북 제작을 주도했다. 가이드북에는 위변조 방지장치의 개괄적인 설명, 주요 외화(미국 달러화, 중국 위안화, EU 유로화, 일본 엔화)의 위변조 방지장치, 위폐 발견시 행동요령이 포함되어있다. 이에 외화를 취급하는 비전문가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미국 100달러화와 중국 100위안화 등 2010년대 이후 발행된 외화 신권의 최신정보가 수록되어 일선 현장의 활용도가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연합회는 "국가정보원과 공동으로 은행권과 카지노업권 외에 외화를 취급하는 금융권·대형쇼핑몰·면세점 등에도 가이드북을 배포할 계획"이라면서 "앞으로도 지속적인 대국민 피해방지 홍보와 해외유입 위폐 적발을 통하여 외화위폐의 국내유통 차단을 위해 힘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2019-06-25 10:55:15은행연합회는 국내외 관광객이 증가하는 설연휴와 중국 춘절기간 동안 외화위폐가 유통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국가정보원과 함께 위폐전문가그룹 간담회를 30일 개최했다. 해당 간담회에서 국정원은 최근 주요 외화위폐 추세와 유통 수법을 설명하고, 위폐전문가그룹을 통한 은행권의 외화위폐 피해방지 활동을 당부했다. 특히 2013년 미 달러화 신권 발행 후 시간이 경과하며 등장한 고도화된 신권 위폐 제작 수법(홀로그램 훼손 등)을 논의하고 이를 사전에 대비하도록 했다. 은행권과 국정원은 고객, 은행원 및 외화취급업자가 실제 현장에서 참고할 수 있는 ‘외화위폐 피해예방을 위한 5대 주의사항’을 각 은행 영업점을 통해 고객에게 전파하고, 또한 외화위폐로 인한 피해가 예상되는 금융권·대형쇼핑몰·면세점 등을 대상으로 외화위폐 피해예방 교육을 확대하기로 했다. 외화위폐 피해예방을 위한 5대 주의 사항은 △3단계(‘비춰보기’-‘만져보기’-‘기울여보기’) 기억하기 △인터넷 등을 통한 개인 간 환전은 자제하기 △최고액권 보유시 주의하기 △반드시 ‘위폐감별기’를 통해 확인하기 △의심스러운 경우 ‘112’, ‘111콜센터’ 등으로 신고하기 등이다. 은행연합회는 "앞으로도 은행권과 국정원은 위폐전문가그룹의 구성원을 확대하는 한편, 지속적인 대국민 피해방지 홍보 활동과 해외유입 위폐 적발 활동을 통하여 국내 외화위폐의 전면 차단을 위해 힘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2019-01-30 10:57:23지난해 발견된 위조지폐가 전년대비 60% 이상 줄었다. 적발된 위조지폐 숫자는 20년 만에 가장 적은 수치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중 위조지폐 발견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은행, 금융기관, 개인이 발견해 신고한 위조지폐는 605장으로 전년(1657장)대비 63.5% 줄었다. 이는 한은이 통계를 공표하기 시작한 1998년 365장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위조지폐 발견 장수가 지난해 감소한 것은 다량의 위폐를 제조·사용하던 위폐범이 검거된 데 주로 기인한다는 것이 한은 설명이다. 권종별로 보면 만원권이 271장으로 가장 많았지만 전년과 비교하면 77.7% 감소했다. 만원권 새은행권 위폐범은 2017년 9월 검거된 영향이다. 지난 2016년 6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1301장의 만원권 새은행권 위폐가 발견됐다. 이어 5천원관도 268장을 기록 전년대비 22.5% 줄어들었다. 5천원권 구권을 위조해 유통시킨 범인을 2013년 6월 검거되면서 위폐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들이 유통시킨 5천원권 구권 위폐의 경우 지난 2004년 최초 발견 이후 2018년말까지 5만4000장의 발견됐다. 이어 5만원권 49장, 천원권 17장 순이었다. 한국의 위조지폐 발견율은 주요국과 견줘 양호한 편이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유통 지폐 100만장당 위조지폐 발견 장수는 0.12장으로 영국(129.1장·2017년 기준), 멕시코(66.8장), 유로존(34.0장·2017년), 호주(19.7장·2017년) 등과 비교해 낮운 수준이다. 주요국 중에선 일본(0.3장·2017년)만 한국보다 낮다. 지난해 새롭게 발견된 기번호(화폐 고유번호)는 66개로 전년 동기(94개)보다 28개 감소했다. 한은이 발견한 위조지폐는 모두 369장(61.0%)이었고 금융기관이 발견해 신고한 위조지폐는 222장(36.7%)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금융기관이 발견한 위조지폐를 지역별로 보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이 179장(80.6%)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2019-01-30 09:19:49"돈방석에 앉아보실래요?" 은행원이 기자에게 권했다. 자신이 앉아있던 벤치를 양보하면서 건넨 말이다. 평범해 보이는 벤치 속을 들여다보니 못쓰는 지폐와 동전이 가득 들었다. 그야말로 돈방석이다. 이호중 KEB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장과의 첫만남은 시작부터 평범하지 않았다.국가정보원 출신 은행원이 있다는 소문을 들었을 때만 해도 예상했던 이미지는 이랬다. 어딘지 모를 비밀스러움과 절제된 언행, 규율을 중시하는 태도. 어느 것 하나도 맞는 게 없었다. 이 센터장은 인터뷰 내내 쉼없이 말을 이어갔고 비유와 농담을 즐겼다. "제 이력이 좀 특이하죠. 따지고 보면 친정인 은행으로 돌아온 겁니다." 대학교에서 영어영문학을 전공한 그는 1995년 당시 외환은행에 입행했다. 6년간 근무하면서 외화수출입, 외국환규정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때론 연차에 비해 막중한 임무가 주어지기도 했지만 개의치 않았다. 이미 그는 '화폐'에 매료됐기 때문이었다. 그는 유로화 통용 이전에 쓰였던 50프랑 지폐를 들어보이며 꿈꾸듯 말했다. "이 화폐를 보세요. 소설가 생텍쥐페리의 초상화와 여기 왼쪽에 있는 어린왕자,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자외선을 쬐면 나타나는 양 한마리…." 좋아서 하는 사람은 이길 수 없다. 누군가에겐 일상적 출퇴근길이지만 그에겐 매일이 화폐 전문가로 가는 길이었다. 국가정보원으로 자리를 옮겨 금융범죄담당, 위폐분석 담당관을 맡은 것도 그쯤이다. 국가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최고에 달할 때쯤 그는 이제 시장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다. 2013년 중반 그는 하나은행으로 적을 옮겼고, 그의 이동과 동시에 위변조대응센터 설립도 급물살을 탔다. 그가 최고의 자랑거리로 삼는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는 영업점에 원화와 외화현찰을 공급하는 일이 주요 업무지만 은행 내 취급하는 모든 화폐에 대한 위변조 여부도 검수한다. 위변조 화폐를 걸러내는 독립부서를 둔 것은 시중은행 중 하나은행이 유일하다.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는 현재 전문인력 15명이 근무 중이며 하루 최대 100만장의 화폐를 전수검사해 영업점에 공급한다. 위변조대응센터 유리벽에 '자본시장에 건강한 혈액을 공급하고 화폐의 신뢰를 보증한다'는 말이 써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위변조 화폐를 걸러내는 저 기계가 대당 3억원이에요. 저희는 4대를 보유하고 있는데 시중은행에서는 이런 시설을 갖춘 곳이 없습니다." 위변조대응센터의 외관은 박물관을 연상케 했다. 15명의 전문직원들이 흰가운을 입고 일하고 있으며 사무실은 투명유리로 제작돼 바깥에서도 내부를 볼 수 있다. 센터를 짓는 데만 20억원 이상 들었던 만큼 내부적으로 반발도 심했다. 하지만 위변조대응센터가 외화 재사용을 통해 연간 20여억원의 수익을 내면서 반발 역시 사그라들었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최근 3년 위폐 발견량은 연평균 1168장(미화 16만달러)인데 이 중 60%가 하나은행위변조대응센터를 통해 걸러지고 있다.은행원의 틀을 깬 그는 자기 영역을 확실히 구축한 '진짜 은행원'이 됐다. 그에게 비결을 묻자 "똑똑한 사람이 성공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기자가 아리송한 표정을 짓자 그는 손등으로 책상을 '똑똑' 두드리며 다시 한번 말했다. "원하는 게 있으면 똑똑 두드리라는 뜻입니다. 요즘 신입직원들 보면 하나같이 화려한 스펙을 갖추고 있죠. 그 때문에 대접받길 원하지 남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데엔 인색해요. 자꾸 두드리세요. 묻고 도움을 청하면 길이 열립니다." wild@fnnews.com 박하나 기자
2018-11-01 17:3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