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경기=노진균 기자】 온라인상에서 대통령의 신변을 위협하는 글을 작성한 20대 남성이 경찰의 수사망에 포착됐다. 이는 소셜미디어를 통한 정치인 위협이 증가하는 추세 속에서 발생한 또 하나의 사례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22일,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대통령을 위협하는 내용의 글을 올린 A씨의 신원을 특정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대 남성으로, 지난 9월 4일 오후 해당 게시판에 대통령에 대한 위해 의도를 담은 글을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게시글에 신변을 해치겠다고 위협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 협박죄의 구성 요건이 충족될 것으로 보인다"며 "A씨는 과거 저지른 다른 사이버 범행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어 이번 사건 역시 해당 기관으로 이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11일 해당 게시물을 본 당원 B씨의 112 신고로 경찰에 포착됐다. 당초 분당경찰서가 수사를 맡을 예정이었으나,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14일 경기남부청으로 이첩됐다. 경찰은 19일 압수수색을 통해 국민의힘으로부터 A씨의 당원 정보를 확보했다. 해당 게시판은 글쓴이의 성만 표기되고 이름은 가려지는 방식의 익명 게시판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의힘 측은 해당 글 내용이 단순 정치혐오를 넘어 범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당원 정보를 경찰에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문제의 게시물 외에도 대통령을 비방하는 내용의 글을 여러 건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에게 명예훼손 외에도 협박 혐의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는 점을 강조하며, 엄정한 법 집행을 예고하고 있다. njk6246@fnnews.com 노진균 기자
2024-11-22 15:31:40[파이낸셜뉴스] 전 세계 무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유로존(유로 사용 20개국) 경제가 위협받고 있다고 유럽중앙은행(ECB)이 20일(현지시간) 경고했다. ECB는 이날 하반기 금융안정성보고서(FSR)에서 이제 유로존의 최대 위협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아니라 저성장이라고 못 박았다. 미국 47대 대통령으로 미 우선주의와 보호주의를 강조하며 고강도 관세정책을 펼치겠다고 주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돼 세계 교역 침체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ECB 보고서가 나왔다. ECB는 또 금융 시장에서는 변동성이 다시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지난 5월 상반기 FSR 발표 이후 금융시장이 ‘변동성 재발호’를 경험하고 있다면서 자산 밸류에이션이 한껏 높아졌고, 금융시장이 위험 자산에 지나치게 치우쳐 있는 탓에 시장이 일반적인 경우보다 더 자주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ECB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 대선 승리가 상황을 악화시킬 것으로 비관했다. 보고서는 “전 세계 무역 긴장이 고조되고 보호주의 경향이 더 강화되면서 전 세계 성장과 인플레이션, 자산 가격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CB는 이번 보고서에서 트럼프 당선을 특별히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내년 이후 미 보호부역주의 강화에 따른 교역과 성장 둔화, 인플레이션 상승 가능성에 주목했다. 트럼프는 중국 제품에는 60%, 그 외 모든 수입품에 10~20% 관세를 물리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이에 맞서 각국이 보복관세로 대응하면서 무역전쟁이 촉발되면 각국 성장이 둔화되고 통화 가치는 하락할 전망이다. 반대로 미 달러는 강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둔화에 직면한 ECB를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흐름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ECB 부총재 루이드 데귄도스는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위험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데귄도스 부총재는 그동안 인플레이션이 하강 흐름을 지속했지만 동시에 성장 전망은 아주 썩 좋지는 않았다면서 미국에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 상황이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유로존 상황은 매우 취약하다면서 소비자들이 소비를 늘리지 않고 있는 데다 무엇보다 불확실성이 곳곳에 널려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불확실성의 배경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 전쟁 등 지정학적 위험과 고관세 등 보호주의를 표방하며 출범을 앞두고 있는 미 트럼프 차기 행정부를 꼽았다. 데귄도스는 미 차기 행정부는 유럽 경제의 미래에 불확실성을 한 층 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불안 요인 속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올해 유로존 경제 성장률이 1%에 못 미치고, 내년에도 간신히 1%를 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비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11-21 02:00:12[파이낸셜뉴스] 미국 정부가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위협에도 불구하고 비례적인 대응 조치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국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서방을 겁주기 위해 위협 강도를 높이고 있지만 말 뿐이라고 진단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의 매슈 밀러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교리 수정에 대해 언급했다. 밀러는 러시아 정부가 “새로 수정된 핵 교리 발표와 관련해 내놓은 발언에 불행히도 놀라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밀러는 "러시아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 전쟁이 시작된 이후 무책임한 핵 관련 표현과 행동을 통해 우크라와 전 세계 다른 국가들을 강압하고 위협하려 해왔다"며 "러시아의 무책임하고 호전적인 표현은 러시아의 안보를 개선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밀러는 "우리는 자체 핵 태세를 조정할 어떤 이유도 찾지 못했다"며 "러시아에 호전적이고 무책임한 표현을 중단할 것을 계속 촉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날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도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지난 2022년 이후 2년 넘게 우크라를 침공중인 러시아는 우크라에 무기를 대는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들을 비난하며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종종 언급했다.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 9월 회의에서 “핵 억제 분야 정책을 현실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17일 미국 언론들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에게 미국산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하도록 허용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19일 발표에서 우크라군이 러시아 서부 국경지대에 육군전술지대지미사일(ATACMS·에이태큼스) 6발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같은날 푸틴은 2020년 6월 이후 약 4년 만에 처음으로 핵교리 개정안에 서명했다. 새 교리에는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은 비(非)핵보유국에 의한 어떠한 공격도 공동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동시에 러시아와 동맹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중대한 위협'을 주는 재래식 무기 공격에도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항목이 추가되었다. 이는 우크라에 핵무기가 없지만 지난 8월부터 러시아 쿠르스크주를 공격했기 때문에 우크라를 상대로 핵무기 사용이 가능하다는 의미로 추정된다. NYT는 미국 정부가 러시아의 위협에 “하품하듯” 대응한다고 분석했다. 미국 의회 역시 러시아의 핵 교리 개정에 따로 입장을 내지 않았다. 19일 우크라의 안드리 시비하 외무장관은 19일 미국 의회에서 열린 유럽안보협력회의(CSCE) 행사에 참석해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과 관련된 공개적 표현은 협박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무력 위협에 굴복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NYT는 미국과 세계 각국이 우크라 전쟁을 통해 러시아의 핵 위협에 익숙해졌다고 지적했다. 미국 하버드 대학에서 국가 안보 및 외교 정책을 강의하는 매튜 번 교수는 러시아의 조치가 서방을 겁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러시아가 단기적으로 핵을 실제로 사용할 위험은 증가하지 않았다. 장기적 핵전쟁 가능성은 조금 늘었다”고 진단했다. 번은 미국의 본토 타격 허용으로 러시아 내부의 반(反)서방 감정이 커진다며, 장기적으로 서방에 대한 도발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내다봤다.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비핀 나랑 핵안보·정치학 교수는 “핵무기 사용 단계는 말이 아니라 억제 균형과 이해관계에 따라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핵 교리 개정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러시아의 억제 균형을 전혀 바꾸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나랑은 바이든이 과거 푸틴의 전술 핵무기 배치에 심각한 대응을 여러번 예고했다면서 “푸틴은 여전히 미국과 국제 사회의 대응, 긴장 관리를 계속 신경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11-20 09:08:02[파이낸셜뉴스] 금 가격이 19일(현지시간) 다시 뛰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뒤 미 달러화 강세 여파로 하락세를 타던 금은 러시아의 핵 공격 위협으로 반등했다. 국제 유가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심화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정전으로 가동이 일시 중단됐던 노르웨이 북해 유전이 재가동되면서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금 상승 금 선물 가격은 이날 1주일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12월 인도분이 전일비 0.8%) 상승한 온스당 2635.50달러를 기록했다. 금 현물 가격도 11일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현물은 0.8% 오른 온스당 2632.68달러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가 이날 전쟁 1000일째를 맞아 미국이 제공한 장거리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고, 이에 러시아가 핵 무기를 동원할 수도 있다고 위협하는 등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된 탓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핵 무기 동원 위협으로 대응했다. 푸틴 대통령은 핵무기 사용 기준을 낮추는 핵 독트린 개정안에 서명했다. 우크라이나에 핵 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는 위협이자 러 본토 공격을 허용한 미국에 대한 협박이기도 하다. 금은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약세였지만 러시아의 핵 위협으로 흐름이 바뀌었다. 금은 트럼프의 관세, 불법 이민자 추방 등의 공약이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부르고, 이에따라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다시 금리 인상으로 방향을 틀 것이란 우려 속에 달러가 뛰자 수요가 줄면서 가격이 하락했다. 그러나 이제 지정학적 위험 고조로 안전자산 금의 수요가 다시 늘고 있다. 외환 중개업체 페퍼스톤의 리서치 전략가 아흐마드 아시리는 19일 분석 노트에서 “지정학적 위험이 재부상했다”면서 “이로 인해 금 수요가 높아지고 있고, 신뢰할 만한 헤지 수단으로 금의 역할이 강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은 올 들어 가격이 27% 상승해 뉴욕 증시 시황을 가장 잘 보여주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상승률 23%를 웃돌고 있다. 금, 계속 오른다 금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강화되고 있다. 달러 강세로 금 가격이 일시적으로 하락하기는 했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인플레이션 고삐가 풀리고, 전 세계가 다시 광범위한 인플레이션에 맞닥뜨릴 것이어서 가치저장 수단으로서 금 수요가 높아질 것이란 예상이다. 골드만삭스는 이런 흐름 속에서 각국 중앙은행이 금 보유를 늘릴 것이라고 보고 고객들에게 금 매수를 권고했다. 골드만은 미 대선에서 조기에 승자가 확정되면서 금 시장의 투기적 수요가 사라졌다면서 이제 금은 매력적인 진입 지점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은 내년 말 온스당 3000달러인 금 목표가격을 재확인했다. 국제 유가 소폭 상승 국제 유가는 소폭 상승해 이틀째 오름세를 이어갔다. 다만 상승폭은 제한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고조되면서 러시아의 석유 공급이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 속에서도 북해 유전 재가동 소식으로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정전으로 인해 가동이 중단됐던 노르웨이 북해의 ‘요한 스베르드루프’ 유전이 재가동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유가 상승을 억제했다. 국제 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내년 1월 인도분이 전일비 0.01달러(0.01%) 오른 배럴당 73.71달러로 강보합 마감했다. 미국 유가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0.23달러(0.33%) 상승한 배럴당 69.39달러로 장을 마쳤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11-20 03:18:16[파이낸셜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을 선고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존재 자체가 대한민국에 위협"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거짓이 잘못이라는 당연한 원칙이 재판에서 확인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이렇게 당연한 일을 두고 국정과 국회가 멈춰버릴 정도의 국가적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통탄스럽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거짓말을 포함해 온갖 개인 비리와 부정 혐의를 받으면서도 승승장구하는 이재명 대표라는 존재 자체가 우리 사회를 크게 후퇴시키고, 나아가 대한민국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저도 지자체장으로서 다양한 개발 사업을 접해 왔지만 '백현동 용도변경'이나 '대장동 개발 비리'는 정말 이해할 수도 없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보통의 정치인이라면 표면화되자마자 대국민 사과를 하고 정계은퇴를 할 만한 사안"이라며 "대한민국은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재명이라는 암초에 부딪쳐 침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민주당도 미몽에서 깨어나 헛된 방탄에 이용되는 비정상 정치가 아니라 이제라도 국민을 위한 정상 정치로 회귀해야 할 것"이라고 적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한성진 부장판사)는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된 이 대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공직선거법상 집행유예의 형이 선고돼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고, 향후 10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돼 대선 출마가 불가능하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4-11-15 16:15:38[파이낸셜뉴스] "조용히 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Please Be Quiet." 지난 11일 오후 4시께 찾은 서울 종로구 북촌 한옥마을. 곳곳엔 이 같은 문구가 적힌 노란색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골목을 지키고 있었다. 이들은 북촌 '현장 관리요원'으로 '주민 거주지입니다' '소곤소곤 대화해 주세요'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목소리를 높이는 관광객에게 다가가 톤을 낮춰 달라고 요청했다. 북촌이 관광진흥법에 따라 주민 정주권 보호가 필요한 지역인 특별관리지역으로 선정되면서 한옥마을 풍경이 달라졌다. 관광객들은 현장 요원의 안내에 맞춰 소곤소곤 대화해야 하며, 일부 구역에는 방문 제한 시간도 설정됐다. 하지만 북촌 상인들은 이런 조치가 반갑지 않다. 오히려 이들은 "생존권을 위협한다"며 강하게 반발한다. ■주민 보호 위해 통금 생긴 북촌 17일 종로구에 따르면 북촌은 이달 1일부터 관광객 방문시간 제한 정책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북촌 일대를 레드존, 옐로우존, 오렌지존 등 주민 불편 수준별로 나눴다. 또 관광객이 가장 많은 북촌로11길은 '레드존'으로 지정, 오후 5시부터 다음 날 오전 10시까지 관광객 출입을 제한했다. 정책은 내년 2월까지 계도기간을 거쳐, 3월부터 본격 단속에 들어간다. 제한 시간에 레드존을 출입하는 관광객에겐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북촌 주민들의 정주권을 보호하고 올바른 관광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게 구의 설명이다. 이날 한옥마을 골목 곳곳에는 현장 관리요원과 함께 관광객 방문시간 제한을 알리는 입간판이 설치돼 있었다. 여기엔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방문 제한시간에 대한 안내가 적혀 있었다. 실제 오후 5시가 가까워지자, 북촌로11길에 종로구청 소속 현장 관리요원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자원봉사자를 포함해 총 9명의 요원이 배치됐다. 이들은 한옥마을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에게 다가가 "5시부터 방문 제한이 시작되니 곧 내려가야 한다"며 조심스레 퇴장을 요청했다. 5시가 임박해 일대가 소란스러워지자, 요원들은 검지를 입술에 갖다 대며 조용히 해달라는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북촌을 방문한 관광객들은 주민 입장을 이해한다면서도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경남 창원에서 친구들과 북촌을 방문한 이모씨(23)는 "주민들의 입장을 이해하지만, 이곳을 일찍 떠나야 한다니 아쉽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아들과 함께 온 박모씨(53)도 "통행 제한 조치가 있는 줄 몰랐는데 이유는 이해는 된다"며 "그래도 곧 내려가야 하니 아쉬움이 남는다"고 전했다. ■북촌 상권 무너져…상인 반발 북촌 일대에서 관광객을 상대로 생계를 이어가는 상인들은 이 같은 조치에 "생존권 위협" 주장한다. 계도기간이 끝난 후 과태료까지 부과된다면 점차 관광객이 줄어 북촌 상권이 무너질 것이이라고 이들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정책이 시범운영된 지 약 일주일 만에 매출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고 호소한다. 북촌에서 10년째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씨(55)는 "통행 금지 시간에 더해 2026년부터는 전세버스도 못 오게 한다는데 그렇게 되면 북촌에 아무도 오지 말라는 말"이라며 "장사는 유동 인구가 많아야 잘 되는 건데 통금 시간을 정하면 손님 유입 확률도 줄어 매출에도 큰 타격을 입는다"고 말했다. 8년째 기념품 가게 문을 열고 있는 이모씨(45)는 "통금 정책 시행 후 주말 매출이 이미 40~50%가량 감소해 생존권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며 "앞으로 한옥마을이 오후 5시 이후에는 관광이 불가능한 지역으로 인식될까봐 우려스럽다"고 토로했다. 특히 대다수 북촌 상인은 정책 시행 과정에서 상인 입장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종로구청을 상대로 행정소송 등 대응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북촌 근처에서 또 다른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씨(63)는 "북촌 방문객의 99%가 관광객으로 이들이 와야 매출이 나온다"며 "관광객 통행을 금지하고 전세버스까지 막는 건 결국 가게 문 닫으란 말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 기본권인 통행권을 무시했으며 그 과정에서 상인 의견도 전혀 듣지 않았다"며 "행정소송 등을 통해 대응이라도 해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구는 정책 변화는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상인들의 의견을 듣겠다는 여지는 뒀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본지에 "북촌 한옥마을이 원래 주거지고, 고통받는 주민에 대한 배려가 그간 아무것도 없었는데 이제 법적인 근거를 마련해서 본격 시행하려는 것"이라며 "사업 초기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는데 다만 상인 의견을 듣는 것도 필요하다는 걸 인지해 조만간 상인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서지윤 기자
2024-11-12 15:33:27[파이낸셜뉴스]코스피가 12일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에 2500선이 붕괴됐다. 코스닥 지수도 700선을 위협받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59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6.41p(1.83%) 내린 2485.25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72p(0.15%) 내린 2527.94에 출발해 낙폭을 키우더니 2500선이 무너졌다. 2500선이 무너진 것은 지난 9월 11일 이후 2개월 만이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3585억원어치 사들이고 있지만, 외국인과 기관은 2527억원, 1103억원어치 팔아치우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14개 종목 중에서 네이버(3.24%), LG에너지솔루션(3.13%), 고려아연(1.87%), 현대모비스(0.79%)를 제외하고 모두 약세다. 셀트리온(-4.08%), SK하이닉스(-3.43%), 삼성전자(-3.27%), 기아(-2.64%) 순으로 하락폭이 크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건설업(0.18%)를 제외하고 모두 내림세다. 의료정밀(-4.03%), 의약품(-3.23%), 전기가스업(-2.50%) 순으로 하락폭이 크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0.77p(2.85%) 내린 708.67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지수는 0.12p(0.02%) 내린 728.72에 개장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4-11-12 15:02:00【파이낸셜뉴스 성남=장충식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신변을 위협하는 인터넷 글이 올라와 경기 성남분당경찰서가 수사에 나섰다. 11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9월 4일 오후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대통령을 상대로 위해를 가하겠다는 취지의 글이 게재됐다는 한 당원의 신고가 이날 접수됐다. 이 글에는 범행과 관련한 구체적인 시간이나 장소가 담겨 있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12에 신고를 한 당원 A씨도 두 달여가 지난 이날 뒤늦게 이 글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에 따라 경기남부경찰청은 분당경찰서에 사건을 배당해 글쓴이를 추적하고 있다. 글이 올라온 지 상당한 시일이 지난 데다 글 내용으로 미뤄 단순 정치혐오 글로 추정되나 경찰은 신고를 접수함에 따라 정식 수사를 해나갈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가 들어와 수사 중이며, 신고자가 분당지역에 거주해 성남분당경찰서에서 수사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4-11-11 15:37:16[파이낸셜뉴스] 중국의 지속적인 침공 위협을 받는 대만이 5일(현지시간) 미국 대선에서 대만 방위에 회의적인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하자 막대한 금액의 미국 무기를 구입할 계획이다. 관계자들은 대만 정부가 방위비 투자에 진지하다는 점을 보여주려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2기 출범하면 약 21조원 무기 구입 검토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0일 대만 정부 및 트럼프 1기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대만 정부는 내년 1월에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한 이후 새 트럼프 정부에 미국 군수기업 록히드마틴의 해군 함정, 노스롭그루먼의 'E-2D 호크아이' 구입을 요청할 계획이다. 대만은 이외에도 패트리어트 방공포대 및 ‘F-35’ 전폭기 구입도 희망한다고 알려졌다. 익명의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대만 정부가 트럼프 진영과 “비공식 논의”를 통해 대만 정부가 국방비 지출 의지를 보이기 위해 어떤 무기를 사야 할지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대만군이 갖고 싶었지만 얻을 수 없었던 많은 무기들이 논의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만 관계자는 이지스 레이더 체계 역시 물망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대만 국방안전연구원(INDSR)의 쑤쯔윈 연구원은 “구매 목록을 말한다면, 이번에는 F-35를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만 정부가 퇴역한 미국 타이콘데로가급 순양함이나 페리급 호위함을 요청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관계자들은 대만이 최대 60대의 F-35와 4대의 E-2D, 10척의 퇴역 군함 및 400기의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구입할 수 있다고 전했다. 쑤쯔윈은 해당 목록의 구매 금액이 약 150억달러(약 20조 8965억원)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익명의 트럼프 1기 관계자는 “대만은 자신들의 진지함을 보여줄 수 있는 구매 계획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만 측은 아마도 미국의 새로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지명되면 그에게 매우 공격적인 미국산 무기 구매 계획을 제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 성화에 또 구입, 불필요 지적도고립주의를 지향하며 유럽 및 한국 동맹에게 방위비를 더 내라고 요구했던 트럼프는 대만 방어에 대해서도 회의적이었다. 트럼프는 지난 7월 인터뷰에서 중국을 상대로 대만을 지킬 것이냐는 질문에 "대만은 우리에게 방어 비용을 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보험 회사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미국의 방위 서비스를 받기 위해 요금을 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트럼프는 지난달 대만의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를 언급하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TSMC 등 외국 반도체 기업의 미국 공장 신축에 보조금을 줬다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반도체 기업은 매우 부유한 기업들"이라면서 "그들은 우리 사업의 95%를 훔쳤고, 지금 대만에 있다"고 말했다. 현재 트럼프 진영에서 차기 국방장관 혹은 국가안보보좌관 1순위 후보로 꼽히는 엘브리지 콜비 전 국방부 부차관보 역시 트럼프의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그는 지난 9월 21일에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대만은 내년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지출을 2.5% 수준으로 줄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만을 신경쓰는 사람은 그들이 극적으로 더 써야 한다고 명확히 밝혀야 한다. 그들의 운명은 균형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1기 정부에서 미국 국방부 동아시아 방위담당 부차관보를 역임했던 하이노 클린크는 이미 대만이 트럼프 1기에서도 기록적으로 많은 미국 무기를 샀다고 지적했다. 당시 트럼프 정부는 F-16 전투기를 포함해 11차례의 거래로 210억달러(약 29조 2614억원) 상당의 무기를 대만에 팔았다. 바이든 정부가 승인한 무기 판매는 70억달러 규모였다. 클린크는 무기 구입이 의미가 있지만 탄약 조달 능력이나 지휘 통제 체계, 공중 및 미사일 방어, 국방 개혁같은 다른 중요한 분야가 있다고 강조했다. 클린크는 “대만이 F-35 구입을 요구하는 것은 작전상으로나 재정적으로나 크게 합리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11-11 09:36:56삼성전자가 3·4분기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거둔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중국 메모리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레거시(범용) 제품에 이어 선단 제품인 더블데이트레이트5(DDR5) 양산까지 성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간 구형 D램 제품에 집중해 온 중국 반도체사들이 미국의 고강도 제재로 인공지능(AI)과 서버향 메모리 수급에 어려움을 겪자,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DR5 등 K 반도체의 주력 제품에까지 진출하며 '자력갱생'에 나선 것이다. ■ CXMT, 선단 D램 경쟁 참전10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D램 제조사 CXMT는 최근 DDR5 양산에 돌입한 것으로 추정됐다. 2020년 출시된 DDR5는 2012년 상용화된 D램 규격인 DDR4보다 데이터 용량은 4배, 처리 속도는 2배 높은 최신 제품이다. 한 반도체 제조사 고위관계자는 "창신메모리가 DDR4에 이어 DDR5도 양산을 시작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2016년 설립된 신생 D램 업체인 CXMT는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가 시작된 2020년 이후 공격적으로 캐파(생산능력)를 확장하고 있다. 2020년 월 4만장(웨이퍼 기준) 수준이던 D램 생산능력은 현재 월 16만장(글로벌 점유율 10%)으로 늘어 대만의 메모 업체 난야를 넘어 세계 4위로 올라섰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는 CXMT의 글로벌 생산능력 비중이 내년 15%를 넘어 3위 마이크론(17%)을 위협할 것으로 봤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레거시 제품에 이어 선단 제품까지 중국 메모리사가 양산에 나섰다는 소식에 반신반의하면서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CXMT가 DDR4에 이어 DDR5 제품까지 저가 물량 공세에 나선다면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위협이 될 것"이라면서도 "양산에 필요한 안정적인 수율(양품 비율)과 기술력을 확보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구심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AI와 서버향 수요는 늘어나는데 미국의 제재로 AI칩 수급에 어려움을 겪자, 중국 정부가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AI칩 자력갱생에 나섰다"면서 "HBM의 경우 D램보다 더 기술 격차가 커서 당장의 위협은 아니지만 기술·인력 유출 등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 中 선단 D램, 韓 위협할까지난해 말부터 DDR5가 적용되는 신형 중앙처리장치(CPU) 출시 등에 힘입어 D램 시장 주력 제품은 DDR4에서 DDR5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최근 범용 제품인 DDR4 생산은 줄이고, DDR5 위주로 투자를 늘려 주도권을 잡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전체 서버용 D램에서 DDR5가 차지하는 출하량 비중은 올해 23%에서 내년 63%로 급증할 전망이다. 2027년에는 DDR5 비중이 99%에 달할 것으로 옴디아는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기업도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 기술력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업계 최초 12나노급 32기가비트(Gb) DDR5 D램을 개발했다. SK하이닉스는 10나노 6세대(1c) 공정을 적용한 DDR5 D램을 지난 8월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DDR5를 비롯한 선단 D램 기술력은 HBM 기술력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중국 업체의 추격을 용인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은 변수다. 반도체와 AI 분야에서 대중국 압박 기조가 트럼프 2기 정부에서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가 '반사이익'을 받을 것이란 전망과 중국 반도체가 그간 제재 속에서도 일련의 성과를 낸 것과 마찬가지로 중국 반도체 생태계의 기초 체력이 오히려 더 강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교차하고 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김준석 기자
2024-11-10 18:3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