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아주대학교 연구진이 유기 반도체 기반의 고성능 가스센서 개발에 성공했다. 유기 반도체 소재의 전기적·광학적 가스 감지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어 차세대 고감도 유해가스 센서로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30일 김종현·권오필 아주대 교수(응용화학생명공학과·대학원 분자과학기술학과)는 울산과학기술원 에너지화학공학과 연구팀과 함께 유기 반도체 기반의 고성능 암모니아 검출 가스센서 개발에 성공했다. 관련 연구는 ‘안정성 라디칼 음이온 발생 메카니즘을 이용한 라일렌 유기반도체 기반의 고감도 암모니아 가스센서 개발 (Strategic Approach for Enhancing Sensitivity of Ammonia Gas Detection: Molecular Design Rule and Morphology Optimization for Stable Radical Anion Formation of Rylene Diimide Semiconductors)’이라는 제목으로 소재 분야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날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7월 27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되었다. 이번 연구에는 아주대학교 김종현·권오필 교수와 UNIST 곽상규 교수가 교신저자로, 아주대 대학원 분자과학기술학과의 오병민·박성하 학생이 제1저자로 함께 했다. 암모니아(NH3) 가스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한 종류로서 특정 농도 이상을 장시간 흡입할 경우 두통, 구토, 기침 및 호흡곤란 증상을 일으키는 등 인체 위험성이 매우 높은 유해물이다. 이에 암모니아 가스 검출을 위한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어왔다. 그 중에서도 반도체 소재의 저항변화를 통한 정밀 검출기술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기존에 사용하던 무기 반도체 소재는 센서 제작을 위한 소자 제작과정이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는 문제가, 유기 반도체 소재는 검출력과 검출선택성에서 한계가 지적돼 왔다. 연구팀은 암모니아 가스와 선택적으로 ‘안정성 라디칼 음이온’을 형성할 수 있는 특성의 라일렌(rylene) 기반 유기 반도체 소재에 주목했다. 라일렌 구조의 유기 반도체 소재가 암모니아 가스에 노출될 경우, 분자간 전하이동 반응을 통해 안정성 라디칼 음이온이 형성되는 현상과 함께 전류값 증폭 및 광흡수 변화가 나타남을 발견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이용해 암모니아 가스를 200ppb(10억분의 1을 나타내는 단위) 수준의 극미량까지 감지하며 동시에 암모니아 가스로부터 1700%의 전류 증폭 성능을 보이는 고성능의 가스센서 개발에 성공했다. 또 연구팀은 암모니아 가스 분자와 라일렌 유기 반도체 분자 간에 발생하는 효율적인 전하이동반응 원리를 양자 계산으로 증명하여 센서의 원리와 소재 설계 원리도 함께 제안했다. 공동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제안한 유기 반도체 소재는 합성 공정이 매우 간단하고 극미량의 암모니아 가스로도 라디칼 음이온 형성반응을 통해 증폭된 전류신호를 얻을 수 있다”며 “이를 통해 기존 가스 센서에서 지적되어 온 높은 제작비용 및 검출력 한계와 관련된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개발된 소재를 이용하면 가격경쟁력을 갖춘 고감도의 암모니아 가스센서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대학중점연구소 지원사업(분자과학기술연구센터),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자지원사업), 국제화기반조성사업 및 선도연구센터(결정기능화 공정기술 센터)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1-07-30 10:25:54【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79년 만에 합성된 유기 반도체 물질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실리콘 반도체를 대신할 유기 반도체 연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UNIST는 박영석 이근식·신형준 교수 공동연구팀이 다환 방향족 탄화수소(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 PAHs)물질 중 하나인 익센(ixene) 분자를 최초로 합성하는데 성공했다고 26일 밝혔다. 탄소를 기반으로 하는 유기 반도체는 상용화된 실리콘 반도체 소재와 달리 유연하고 가공성이 우수해 플렉서블 소자(device)에 쓰일 수 있다. 대표적인 유기반도체 소재로는 탄소 원자가 여러 개의 육각형 고리모양을 이루고 있는 ‘다환 방향족 탄화수소’가 꼽힌다. 반도체 소재 내에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전자가 필요한데 다환 방향 탄화수소는 분자 내부에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전자(delocalized electron)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공동 연구팀이 합성한 익센도 ‘다환 방향족 탄화수소’의 한 종류다. 1941년에 익센이라는 이름과 함께 이 분자의 구조가 제안됐지만, 당시 알려진 방법으로는 합성이 어려워 실제로 만들어지지는 못했다. 연구팀은 다이아세틸렌(diacetylene) 분자의 ‘고리화 반응’과 팔라듐 촉매을 사용한 ‘탄소-수소 아릴화 반응’을 이용해 익센을 합성하는데 성공했다.연구팀은 또 동일한 2단계 합성법을 이용해 유기 반도체 재료로 사용 가능한 ‘B2N2-ixene’ 분자를 만들고, 이 물질의 성질을 밝혔다. 익센 분자의 특정 위치에 질소와 붕소를 도입해 익센 보다 ‘에너지 갭’(energy gap)이 좁은 ‘B2N2-ixene’를 합성했다. 실리콘에 질소와 붕소를 첨가해 상업화된 반도체 재료를 합성하듯, 익센 분자의 특정 위치에 질소와 붕소를 첨가해 에너지 갭을 줄였다. 물질을 반도체 소재로 쓰려면 움직이는 전자의 ‘문턱’ 역할을 하는 ‘에너지 갭’의 폭을 제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이번 연구에 사용된 합성법을 이용하면 에너지 갭을 정확하고 쉽게 줄일 수 있다. 박영석 교수는 “붕소와 질소를 동시에 도핑해 탄소-탄소(C-C) 결합 같은 등전자 구조(isoelectronic structure)를 갖으면서도 에너지 갭은 더 좁은 B2N2-ixene 분자를 합성했다”고 설명했다. 신형준·이근식 교수 연구팀은 실제 실험과 이론계산을 통해 B2N2-ixene 분자가 익센과 비교, 좁은 에너지 갭을 가진다는 것을 입증했다. 특히 자외선-가시광선 분광법을 이용해 B2N2-ixene이 익센보다 긴 파장대(λabs)의 빛을 흡수하는 것을 관찰했는데, 이는 B2N2-ixene 분자의 에너지 갭이 더 좁다는 것을 의미한다. 박영석 교수는 “익센이라는 새로운 물질을 현대 유기화학을 이용해 합성했다는 점뿐만 아니라 분자의 특정 위치에 원하는 물질을 정확하게 첨가해 물리적 성질을 제어하는 방식을 제안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큰 연구”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에 사용된 팔라듐촉매와 탄소-수소 아릴화 반응은 더 큰 분자 크기를 갖는 다환 방향족 탄화수소를 합성하는 전략으로도 응용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UNIST 자연과학부 최원영 교수팀과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강석주 교수팀이 참여한 이번 연구성과는 화학 분야에서 최고 권위지인 ‘앙게반테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에 8월 24일자로 게재됐다. 연구 수행은 한국연구재단(NRF)이 추진하는 기본연구 및 기초연구실 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0-08-26 13:04:16[파이낸셜뉴스] 생활용품기업 크린랲이 투자한 디스플레이 부품 및 센서 전문기업 클랩이 글로벌 화학기업 바스프(BASF)와 유기반도체 잉크셋 기술 이전 협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지난 6월 바스프의 액정 재료 기반의 광학필름 기술 이전에 이은 양측간 두번째 기술 협약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클랩은 디스플레이 부품 및 센서 분야에서 원천 특허와 소재 기술 보호 기업으로 기반을 더욱 확고히 다진다는 계획이다. 클랩은 바스프가 15년 동안 개발한 유기반도체 잉크셋 재료의 원천특허 및 재료 생산기술을 이전받게 됐다. 바스프는 클랩에 출자해 클랩 지분을 일부 확보했다. 유기반도체 잉크셋 재료는 대기압에서 간단한 코팅 공정을 이용해 반도체 회로를 만들 수 있는 원천기술이다. 100℃ 이하의 낮은 온도에서 제조가 가능하다. 또 이 재료로 제작된 유기박막트랜지스터(OTFT)는 모바일 대화면 FOD센서, 사물인터넷(IoT)센서 및 바이오 센서에 적용하는데 가장 적합한 기술로 평가되고 있다. 클랩 김성호 대표는 "앞으로도 클랩은 모바일 시장에서 지문인식 보안성의 극대화에 기여하겠다"며 "혁신 소재 부품 기업으로 고객과 시장에 혁신가치를 끊임없이 창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클랩은 모회사인 크린랲의 투자를 받아 디스플레이 및 센서 산업에서 30년 이상 경험을 가진 핵심인력으로 설립된 디스플레이·센서 분야 스타트업이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2019-11-13 11:49:47국내 연구팀이 디스플레이, 웨어러블 기기 개발에 필요한 유기 반도체의 고분자 형태에 따른 효율을 규명했다. GIST는 신소재공학부 김동유 교수 연구팀이 고성능 유기 박막 트랜지스터 구현을 위한 고분자의 응집 형태 규명에 성공했다고 2일 밝혔다. 유기 반도체 물질인 공액 고분자는 용액 공정이 가능해 공정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으며, 가볍고 유연한 웨어러블 전자 소자에 대한 적합성이 높아 차세대 반도체 소재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유기 반도체 기반 트랜지스터는 무기 반도체 기반 트랜지스터 보다 다소 성능이 낮아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웨어러블 전자소자의 성공적 제품화를 위해서는 고분자 재료 자체적으로 성능 향상의 원인을 밝히는 것이 필수적이다. 연구팀은 이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입체적 차이를 갖는 고분자를 합성했다. 이어서 다양한 분석 방법을 통해 필름 상태에서 고분자간에 서로 다른 응집 형태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향후 유연전자소자, 디스플레이, 웨어러블 전자소자의 핵심 소재 개발에서의 길잡이로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팀이 밝혀낸 고분자 응집 형태의 차이는 고분자가 자유로운 상태에서 가닥가닥 서로 붙을 때의 형태의 차이로부터 기인한다. 완전하게 겹쳐져 붙는 형태의 H-어그리게이션(H-aggregation)과 서로 X자 모양으로 빗겨서 형성되는 X-어그리게이션(X-aggregation)의 형태의 존재를 확인했고, 이는 전자구름의 겹침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소자 성능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서로 다른 종류의 고분자 응집 형태들은 유기 박막 제조 방식을 이용해 제작한 유기 박막 트랜지스터에서 매우 큰 차이의 전하 이동도를 보였으며, 이를 통해 전하 이동에 적합한 고분자 응집 형태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김동유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이전에 보고됐던 다양한 박막들에서 소자성능의 원인을 주로 고분자 사슬의 방향성(Orientation)으로 연관 짓던 현재까지의 해석에서 더 나아가, 고분자 사슬 및 분자간 오비탈의 구조적인 쌓임에 대한 이해도를 한층 향상시켜 줄 수 있는 구조적 통찰에 관한 새로운 방법을 제시하였다는데 연구의 의의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GIST 김동유 교수(교신저자)의 주도 하에, 신소재공학부 임대희 박사과정 연구원과 김연주 박사과정 연구원(공동 제1저자)이 수행했다. 연구결과는 국제저명학술지 케미스트리 오브 머터리얼스에 4월 게재됐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19-05-03 14:58:29액정표시장치(LCD)에 주로 사용하는 액정을 다양한 유기 전자소자에 적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윤동기 교수 연구팀이 액정 물질의 특성을 이용하여 고배향 유기 반도체 기반의 트랜지스터를 개발했다고 한국연구재단이 4일 밝혔다. 액정(liquid crystal)은 고체의 결정성과 액체의 유동성을 동시에 지닌 물질로, TV와 컴퓨터를 비롯해 휴대전화기, 전광판 등 일상에서 널리 쓰이는 디스플레이의 핵심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이렇게 액정이 디스플레이의 필수 소재가 된 것은 우수한 자기조립 및 대형화를 가능하게 한 유동성 때문인데 이는 빛과 온도, 전기장과 같은 외부 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액정의 특성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LCD 외에 다른 분야로의 응용연구는 다양하게 진행되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우수한 결정질과 대면적 고배향이 쉬운 액정 반도체 소재를 합성, 배향 특성을 '유기 전계효과 트랜지스터'에 처음으로 적용했다. 또 기존의 용액 공정과 달리 액정 반도체의 유동성을 이용해 손쉽게 일축 수평 배향했으며, 고배열 특성을 보이는 '스메틱 E 상'을 통해 무결점, 대면적 고배향의 액정 반도체 박막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유기 반도체에서는 분자들의 배열 및 배향, 밀집도가 전하의 이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지금까지는 용액 공정을 통한 일축 배향으로만 제작되어 용매 증발에 따른 결점이 많이 발생해 전기적 특성을 제어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이에 반해 윤 교수 연구팀이 고안한 액정 반도체는 자체의 유동성을 이용해 무결점의 고배향 및 고배열 박막을 제작할 수 있고, 두 개의 편광판만 있으면 가시적으로 전하 이동도까지 예측할 수 있는 특별한 플랫폼 제작이 가능하다. 윤동기 교수는 “이러한 액정 반도체는 유기 전계효과 트랜지스터뿐 아니라 다른 유기 광전자 소자나 센서 등 광범위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다”면서 “LCD 분야에만 국한되었던 액정분자의 우수한 배향 능력을 다양한 유기 소자 및 플랫폼에 적용해 차세대 소자 제작에 새로운 가능성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 및 미래유망기술 융합파이오니어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국제학술지 ACS 센트럴 사이언스(ACS Central Science) 11월 28일 자에 게재됐다. ■용어설명 * 유기 전계효과 트랜지스터(Organic Field Effect Transistors) : 전류의 증폭 작용과 스위칭 역할을 하는 트랜지스터 소자 활성층에 유기 반도체 물질을 사용하여 만든 반도체 소자. * 스메틱 E 상(smectic E phase) : 네마틱 상(nematic phase; 유동성을 갖는 결정과 액상의 중간 상태)보다 낮은 온도에서 분자들끼리 최대한 밀집되어 있는 상. seokjang@fnnews.com 조석장 기자
2018-12-03 11:35:24【울산=최수상 기자】 유기 반도체를 상용화할 수 있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손쉽고 값싸게 만들며 유연한 ‘유기 반도체’는 실리콘 반도체를 대체할 전자소재로 인식되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는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양창덕 교수팀과 이병훈 이화여대 교수, 이정훈 동서대 교수와 공동으로, 유기 반도체(고분자)의 구조를 불규칙하게 배열해 전하 이동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결과는 고분자를 이루는 원자들의 위치가 규칙적으로 배열돼야 전하 이동도가 높다고 알려진 기존 학설을 뒤집은 연구로도 주목받고 있다. 유기 반도체로 전계 효과 트랜지스터(FETs) 등의 전자소자를 만들려면, 전하 수송 능력이 확보돼야 한다. 반도체가 전하를 잘 전달해야 많은 신호를 보내고 정보처리도 빠르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연구자들이 유기 반도체의 전하 수송 능력을 높이기 위한 기초 연구를 진행해왔다. 이번 연구에서 양창덕 교수팀은 전하 수송 능력을 높이는 전략 중 ‘위치규칙성(regioregularity)’에 주목했다. 위치규칙성은 고분자를 이루는 반복 단위가 일정한 규칙을 띠며 배치되는 걸 뜻한다. 기존 연구에서는 고분자의 위치규칙성이 높을수록 전하 이동도가 높다고 알려졌다. 연구팀은 고분자로 합성할 때 위치규칙성을 띠게 되는 분자들을 이용해 새로운 ‘위치규칙성 고분자(RR)’를 합성했다. 똑같은 분자들을 재료로 써서 위치불규칙성(regiorandom)을 띠는 고분자(RA)도 만들었다. 제1저자인 강소희 UNIST 에너지공학과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원은 “고분자를 이루는 분자들이 규칙성을 가지고 배열되도록 합성하면 전하 이동도가 높아진다는 점을 고려해 고분자 합성을 설계했다”며 “위치불규칙성 고분자는 위치규칙성 고분자와 대부분의 특성이 유사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새로 합성한 두 고분자의 전하 이동도를 확인하기 위해, 두 물질을 이용한 전계 효과 트랜지스터를 제작했다. 이때 나노(nano) 크기의 홈이 파인 기판에 고분자를 넣고 주물(鑄物)을 하듯 필름 형태로 가공했다. 이렇게 제작한 트랜지스터에서 위치규칙성 고분자의 전하 이동도는 9.09㎠V⁻¹s⁻, 위치불규칙성 고분자의 전하 이동도는 17.82㎠V⁻¹s⁻로 나타났다. 이는 1볼트/센티미터(V/㎝)의 전기장을 걸어줬을 때 1초 동안 전하 하나가 9.09㎝, 17.82㎝ 이동하는 수준이다. 기존 유기 반도체의 전하 이동도가 대부분 최대 한 자릿수에 그친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뛰어난 수준이다. 특히 위치불규칙성 고분자의 전하 이동도가 더 뛰어난 결과는 기존 통념을 뒤집는 결과다. 양창덕 교수는 “이번에 합성한 위치불규칙성 고분자의 전하 이동도는 현재까지 보고된 최고 수준의 수치”라며 “구조적인 위치화학을 이용해 고성능 고분자를 개발할 수 있는 새로운 시야를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위치불규칙성 고분자의 전하 이동도를 잘 이해하기 위한 체계적인 연구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이런 결과들이 모여 유기 반도체의 상용화를 앞당기고 활용 분야를 넓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독일에서 발행되는 응용 화학 분야에서 권위 있는 학술지인 ‘앙게반테 케미(Angewante Chemie)’ 최근호에 출판됐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18-11-05 17:34:31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소재공학과 스티브 박 교수 연구팀이 유기반도체 결정의 크기를 성장시키고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는 무기고분자 재료를 이용해 마이크로미터 크기 수준의 구조물을 제작한 뒤 용액전단법이라는 공정과 결합하는 기술로, 용액 기반의 프린팅 공정에서 유기반도체 결정의 성장 과정을 미세하게 제어함으로써 정밀하고 균일한 대면적 크기의 유기반도체 박막 제조 의 기반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진오 박사과정, 이정찬 석사과정이 공동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7월 16일자 표지논문에 선정됐다. 유기반도체는 용액을 이용한 프린팅 공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저가 및 대면적 제작이 가능하고 유연한 전자 소자 제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다양한 연구가 지속되고 있다. 유기반도체 성능의 지표인 이동도(Mobility)는 유기반도체의 결정성, 결정의 성장방향, 결정의 크기 등의 영향을 받는다. 유기반도체의 결정성이나 결정방향을 제어하기 위한 연구는 많이 발전됐지만 결정 크기를 성장시킬 수 있는 기술은 부족한 상황이다. 최근에는 유기반도체의 균일한 박막을 만들기 위한 기술이 발전되고 있는데 잉크젯 프린팅, 딥 코팅, 그리고 용액전단법이 대표적인 기술이다. 그러나 기존의 프린팅 공정은 용액의 흐름을 적절히 통제하지 못한 상태에서 용매의 증발이 무작위로 발생하기 때문에 결정 크기가 큰 유기반도체를 제작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연구팀은 문제해결을 위해 유기용매에 내성을 갖는 무기 고분자 재료를 이용해 다양한 형태의 전단판을 제작한 후 이를 용액전단 기술에 결합했다. 무기 고분자 재료는 유연하고 유기용매에 대한 내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유기반도체를 이용한 프린팅 공정에 적합하다. 또 기존의 실리콘 재료기반의 전단판 제조공정을 간단한 소프트리소그래피 공정으로 대체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일렬 형태로 배열된 사각형 모양의 마이크로미터 크기 구조물을 이용해 용액이 균일한 굴곡을 가지며 기판에 맺히도록 조절했다. 이를 통해 용매의 증발속도를 조절해 핵 생성이 일어나는 지점을 정밀하게 통제했다. 여기서 마이크로 구조물의 크기를 변화시키며 유기반도체 결정의 크기를 성장시키는 데 성공했고, 그 결과로 반도체 소자의 성능이 함께 향상됨을 확인했다. 스티브 박 교수는 “무기고분자 재료를 결합한 용액전단법은 프린팅 공정에서 정밀한 제어가 가능하다”며 “유기반도체 뿐 아니라 다른 재료를 이용한 균일박막 제조가 가능한 원천기술을 확보했다는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이 추진하는 센서산업고도화 전문기술개발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seokjang@fnnews.com 조석장 기자
2018-08-02 11:45:07실리콘 반도체보다 빛에 민감하면서 반도체 성능도 우수한 유기 반도체 트랜지스터(소자)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고려대 기초과학연구소 최동훈·이석중·이광렬 교수가 반도체 특성이 우수한 별 모양의 유기나노물질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 물질을 이용해 빛에 민감하고 메모리 성능과 전력 효율이 높은 유기 반도체 트랜지스터를 만들었다. 유기 반도체 트랜지스터는 실리콘 반도체 트랜지스터와 달리 전자가 흐르는 부분이 유기화합물로 구성돼 매우 약한 빛에도 감응하며 전하(물체가 띠고 있는 정전기의 양) 전달을 극대화하는 특성이 있다. 또 크기가 작고 가벼워 제작 방법이 간편하다. 최동훈 교수는 “유기화합물로 이뤄진 반도체는 전기뿐만 아니라 빛을 동시에 사용해 전력 소모를 최소화하고 컴퓨터의 기억소자로 사용할 수 있는 메모리 성능도 높다”며 “이번에 개발한 유기물질 기반 트랜지스터는 차세대 부품 소재로 센서와 메모리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과학기술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의 온라인 속보로 소개됐다. /pado@fnnews.com허현아기자
2011-06-12 12:34:42【대구=김장욱기자】신문처럼 돌돌 말아 쓰는 디스플레이, 달력처럼 벽에 붙이는 TV, 입는 컴퓨터 등에 이용되는 유기 전자 소자의 필수 기술이 POSTECH 연구진에 의해 개발돼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POSTECH 화학공학과 박찬언 교수(57).박사과정 장재영씨(26) 연구팀. POSTECH은 내열성이 뛰어난 고리형 올레핀 고분자를 절연층으로 이용해 대기 중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하는 상보적 유기전자 회로를 구현하는데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신소재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23일자 표지논문을 통해 발표된 이번 연구성과는 그간 대기 중에서 불안정하게 작동했던 유기전자 회로 속 상보적 인버터의 게인(gain)을 대기 중에서 최대 50까지 높였을 뿐 아니라 n형 유기반도체의 성능을 120일 이상 안정적으로 유지시키는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또 유기반도체로 제작된 상보적 인버터가 대기 중에서 이 같은 성능을 보인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결과로 평가되고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유기박막트랜지스터는 특별한 보호막 처리 없이 120일 이상 성능을 유지할 수 있으며, 실제 상용화 단계에서 생산단계 단축, 생산비용 절감의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POSTECH 박찬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유기전자소자 상용화의 큰 걸림돌로 지적돼왔던 n형 유기박막트랜지스터의 성능과 동작수명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결과로 평가되고 있다"며 "유기전자회로의 상용화를 앞당기게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원천기술 확보에서도 우리나라가 훨씬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국가지정연구실(NRL)사업과 코오롱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gimju@fnnews.com 김장욱기자
2010-08-23 11:13:19국내 연구진이 유기반도체 분자의 결정화를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 차세대 유기 소자의 성능이 향상될 전망이다. 광주과학기술원은 신소재공학과 박지웅 교수(43)와 박사과정 정상미씨(여·26) 팀이 고슴도치과 닮은 모양의 분자 단층막에 의해 유기반도체의 결정을 성장시키는 메커니즘을 제어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화학분야의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미국화학학회지(ASAP)에 게재됐다. 현재 주로 사용되는 무기물 반도체는 기판에 실리콘 같은 무기물의 단결정을 성장시켜 만드는 반면 유기물 반도체는 일반적으로 복잡한 구조를 가지는 분자를 기판 위에 부착해 결정성 박막을 만든다. 이 과정에서 다수의 작은 결정이 생기면서 구조적 결함이 발생해 유기 소자의 성능을 떨어뜨렸다. 이 같은 문제를 박 교수팀이 해결했다. 연구팀은 나프탈렌 분자 2개가비틀린 구조로 붙어 있는 바이나프탈렌이란 화합물로 고슴도치의 등과 비슷한 모양의 새로운 분자 단층막을 만들고 그 위에 유기 분자 반도체 물질인 펜타센을 진공 증착했다. 이 결과 바이나프탈렌 단층막 위에서는 결정핵 생성 밀도가 현저히 낮고 일단 형성된 결정은 빠르고 크게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박 교수는 “앞으로 유기 트랜지스터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연구에 집중하겠다”며 “특히 단층막을 유형화하면 유기소자를 집적화하는 기술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conomist@fnnews.com 이재원기자
2008-02-27 22:16: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