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민들이 더욱 풍성한 한가위를 즐길 수 있도록 추석 연휴(28일~10월 3일) 기간 전국 국립박물관 및 미술관 18곳에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고 25일 밝혔다. 먼저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특별전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 상형토기와 토우장식 토기'(28일~10월 9일)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고,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공연 '2023 위대한 유산 오늘과 만나다'(28일~10월 3일)도 만나볼 수 있다. 또 경주·광주·전주·대구·부여 등 지방 국립박물관에서는 민속놀이 체험과 전통 공연, 가족영화 상영, 누리소통망(SNS) 행사 등이 펼쳐진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풍년을 축하하고 감사하는 의미를 담은 '2023 국립민속박물관 추석 한마당-보름달이 떴습니다'를 개최한다. 평택 농악, 영덕 월월이청청 공연, 첫 수확을 축하하는 세시 체험, 7080 체험, 가족의 정을 나누는 만들기 체험, 온라인 행사 등이 진행된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는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특별전을 총결산하는 '동행’(22일~12월 31일)'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관람객들은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 배경과 당시 상황 등 한미간의 협력 관계를 과거부터 현재까지 종합적으로 조망해 볼 수 있다. 또 국립한글박물관에서는 한글주간(10월 4~10일)을 맞이해 추석 연휴 기간 참여 가능한 온라인 행사를 진행한다. 국립한글박물관 누리소통망(인스타그램)에서 한글을 주제로 한 문제를 풀고 정답을 맞히면 추첨을 통해 음료 교환권을 선물한다. 한편,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는 김구림·정연두 등 현대미술작가의 개인전을, 덕수궁관에서는 장욱진 회고전을, 과천관에서는 이신자 회고전을 볼 수 있다. 아울러 국립현대미술관은 온라인 행사(28~10월 3일)로 추석 연휴 기간 미술관 방문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미술관 방문 인증사진을 인스타그램 등에 핵심어 표시(해시태그)와 함께 게시하면 추첨을 통해 30명에게 선물을 증정한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3-09-25 09:01:16【빌뉴스(리투아니아)=김학재 기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리투아니아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산책길에 미국 상원의원 일행과 우연히 만나 '아메리칸 파이'를 함께 부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일부 빌뉴스 시민들은 윤 대통령을 알아보고 손을 흔들며 함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이날 빌뉴스에 도착한 후 시차 적응과 컨디션 조절을 위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빌뉴스 구시가지 산책을 하던 도중 피트 리케츠 미국 상원의원이 식당 야외 자리에서 식사를 하다가 윤 대통령 부부를 발견하고 다가와 인사했다고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리케츠 의원은 윤 대통령에게 "지난 미국 국빈 방문 시 멋진 의회 연설에 감사하다"고 하면서 "내일(11일) 아침 접견을 고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때 길가 야외 식당에서 식사하던 미국 대표단 직원들이 윤 대통령을 보고 다 같이 '아메리칸 파이' 떼창을 불렀고, 빌뉴스 시민들도 윤 대통령을 알아보고 함께 노래를 불렀다고 이 대변인은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11일 오전 미국 상원의원 대표단 6명을 접견하는 것으로 나토 정상회의 공식 일정을 시작하게 된다. 미국과 나토의 협력 관계를 중시하는 의원들로, 윤 대통령은 이들 의원 대표단과 한미 관계를 비롯해 안보 이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윤 대통령 부부는 산책길에 샤를 미셸 EU(유럽연합) 상임의장 부부와 마주쳤다. 미셸 상임의장은 "이렇게 빌뉴스 거리에서 마주치게 되어 정말 반갑고, 지난 5월 방한 시 환대에 매우 감사드린다"면서 "아내에게도 지난 방한 당시 대통령님과 나눈 대화를 많이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23-07-11 06:55:16'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헤드카피를 내세운 카드회사 광고가 있었다. 이 카피와 나란히 놓인 이미지는 차창 밖으로 쭈욱 내민 손이다. 사람들은 통상 드라이브만으로도 힐링의 순간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속도가 주는 쾌감과 내차를 타고 훌쩍 떠날 수 있는 즉흥성·편의성 때문이다. 대지가 깨어나고 봄꽃이 꽃망울을 터뜨리는 이 봄, 자동차를 타고 드라이브 여행을 떠나보자. 때마침 한국관광공사가 '설레는 봄 드라이브 여행지' 5곳을 선정, 발표했다. ■인천 경인아라뱃길 정서진 서울 광화문을 기준으로 서쪽 끝에 인천이 있다. 이른바 정서진(正西津)이다. 정동진 일출이 희망과 새로운 출발을 의미한다면, 정서진 일몰은 낭만과 그리움을 대변한다. 해질 무렵 정서진은 드넓은 서해가 넉넉한 품을 벌리고, 주홍빛 수평선 위로 크고 작은 섬들이 그림처럼 떠있다. 조약돌 모양을 본뜬 '노을 종'과 고즈넉한 아라빛섬, 아라타워 전망대 등 볼거리도 풍성하다. 이국적인 경인아라뱃길을 끼고 달리는 길에 정서진의 노을까지 더해 낭만적인 드라이브 코스로 손꼽힌다. 언제든 자동차를 멈추고 쉬었다 갈 수 있는 공원도 많다. 경인아라뱃길을 발 아래 두고 걸을 수 있는 아라마루전망대와 국내 최대 규모의 인공 폭포인 아라폭포가 특히 볼만하다. 저녁이면 알록달록한 조명이 훤히 불을 밝혀 아름다운 야경을 만들어낸다. 자동차에서 바라보는 경인아라뱃길도 아름답지만, 유람선을 타고 상쾌한 강바람을 직접 느껴보는 것도 좋다. 아이와 함께라면 녹갈색 유약을 발라 구워내는 녹청자의 매력을 엿볼 수 있는 녹청자박물관도 추천한다. ■강원 정선 연포분교 가는길 강원도 정선에서 연포마을로 가는 길은 두 갈래다. 하나는 정선읍에서 동강을 따라 내려가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신동읍 예미리에서 물레재를 넘는 길이다. 후자가 연포마을 주민들이 다니던 오래된 길로, 봄철 드라이브 코스로 제격이다. 예미역에서 출발하면 유문동, 고성터널, 물레재 등을 차례로 지나는데, 첩첩산중 오지 마을에 찾아가는 기분이다. 험준한 물레재를 넘는 길에는 동강 일대 최고봉인 백운산이 있다. 소사마을에 닿으면 동강의 상징인 뼝대(바위로 된 높고 큰 낭떠러지)가 나타난다. 세월교를 건너면 동강이 휘감는 지점에 연포마을이 폭 안겨 있다. 연포분교는 지금은 폐교돼 캠핑장으로 바뀌었지만, 푸른 동강과 웅장한 뼝대가 어우러진 모습이 여전히 아름답다. 동강 주변의 명소도 둘러보자. 정선고성리산성은 동강과 백운산 일대 산세를 감상하며 느긋하게 산책하기 좋다. 동강전망자연휴양림은 이름은 휴양림이지만, 캠핑장만 운영한다. 널찍한 전망대에 서면 백운산 아래로 흐르는 동강이 장관이다. ■충북 보은 말티재 충북 보은 말티재는 꽤 험준한 길이다. 당진영덕고속도로 속리산IC에서 국도25호선을 타고 장재삼거리에서 우회전하면 열두굽이 말티재가 나온다. 이름부터 산의 꼭대기를 의미하는 마루의 준말인 '말'과 고개를 뜻하는 '재'를 합쳤다. 속도를 즐기는 운전자도 말티재에선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 말티재에선 지금 황매화 1만8000그루가 꽃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 속리산 법주사로 향하는 이 험준한 고갯길을 신라 사람도, 고려 왕건도, 조선의 세조도 걸었다. 돌고 도는 굽잇길마다 켜켜이 쌓인 역사를 알면 드라이브가 새롭다. 전망대 역할을 하는 백두대간속리산관문이 말티재가 한눈에 보이는 지점에 있다. 10년에 걸쳐 완성된 속리산테마파크도 둘러볼 만하다. 모노레일을 타고 목탁봉 정상에 오르면 속리산 풍경이 장대하게 펼쳐진다. 말티재에서 자동차로 10분 남짓이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법주사와 속리산 정이품송(천연기념물)을 만날 수 있다. 인근에 있는 난공불락의 백제 요새 삼년산성까지 보은에는 볼거리가 많다. ■경북 봉화 국도 35호선 경북 안동 도산서원에서 태백 초입에 이르는 국도35호선 구간은 세계적인 여행 정보서 '미슐랭 그린가이드'가 일찌감치 별 하나를 부여한 길이다. 그 가운데 봉화 법전~명호 구간은 꾸밈없이 아름다워 마치 계절의 전령이 숨겨둔 비밀의 장소 같다. 익숙해서 놓치고 지난 우리 산하의 비경이 잠시나마 숨가쁜 일상을 잊을 수 있게 한다. 이 길을 맘껏 즐기기 위해선 사미정계곡 부근에서 남하하는 것이 좋다. 호젓한 도로는 낙동강과 황우산, 만리산, 청량산 등이 주거니 받거니 열어놓은 여로를 지나며 새봄을 실감케 한다. 샛길로 접어들어 만나는 마을과 사람 풍경 또한 고향의 향취를 닮아 마음을 푸근하게 한다. 범바위전망대는 낙동강을 조망하기에 안성맞춤이고, 낙동강시발점테마공원과 예던길 선유교는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산책로다. 또 무인 카페 '오렌지꽃향기는바람에날리고'는 이 길에서 만날 수 있는 '풍경 맛집'이다. 백두산 호랑이를 만나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봉화의 누정 문화를 감상할 수 있는 봉화정자문화생활관 역시 반가운 여행지다. ■경남 남해 물미해안도로 "누구나 이동의 절대적 필요성을 느낀다. 그것도 특정 방향으로 가고자 하는 필요성을." D H 로렌스가 '바다와 사르디니아'라는 책에 남긴 이 문장은 해마다 봄이면 하릴없이 '남쪽'이 떠오르는 한 가지 이유가 된다. 볕이 좋고, 산의 초목이 산뜻하며, 꽃이 가장 먼저 피는 남쪽. 남녘의 여러 도시 중 경남 남해는 이국적이면서도 소박한 아름다움이 돋보여 전국의 상춘객이 모여드는 곳이다. 남해는 또 드라이브를 즐기기에도 좋은 장소다. 지난 2010년 국토교통부가 선정한 해안누리길에 이름을 올린 물미해안도로가 있어서다. 이 길은 물건리와 미조리를 잇는 약 15㎞의 드라이브 코스로, 일부 가파른 암벽을 끼고 도는 해안도로와 굽이진 길을 지나 망망대해를 배경으로 마주하는 크고 작은 섬이 인상적이다. 초전몽돌해변과 항도몽돌해변, 남해보물섬전망대, 남해 물건리 방조어부림(천연기념물) 등 스치고 만나는 곳이 여행의 재미를 더한다. 금산 보리암을 비롯해 남해보물섬전망대, 남해독일마을 등도 꼭 둘러볼 것을 권한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3-03-30 18:43:17'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라는 헤드카피를 내세운 카드회사 광고가 있었다. 이 카피와 나란히 놓인 이미지는 차창 밖으로 쭈욱 내민 손이다. 사람들은 통상 드라이브만으로도 힐링의 순간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 속도가 주는 쾌감과 내차를 타고 훌쩍 떠날 수 있는 즉흥성·편의성 때문이다. 대지가 깨어나고 봄꽃이 꽃망울을 터뜨리는 이 봄, 자동차를 타고 드라이브 여행을 떠나보자. 때마침 한국관광공사가 '설레는 봄 드라이브 여행지' 5곳을 선정, 발표했다. ■경인아라뱃길 정서진 드라이브 코스 서울 광화문을 기준으로 서쪽 끝에 인천이 있다. 이른바 정서진(正西津)이다. 정동진 일출이 희망과 새로운 출발을 의미한다면, 정서진 일몰은 낭만과 그리움을 대변한다. 해질 무렵 정서진은 드넓은 서해가 넉넉한 품을 벌리고, 주홍빛 수평선 위로 크고 작은 섬들이 그림처럼 떠있다. 조약돌 모양을 본뜬 ‘노을 종’과 고즈넉한 아라빛섬, 아라타워 전망대 등 볼거리도 풍성하다. 이국적인 경인아라뱃길을 끼고 달리는 길에 정서진의 노을까지 더해 낭만적인 드라이브 코스로 손꼽힌다. 언제든 자동차를 멈추고 쉬었다 갈 수 있는 공원도 많다. 경인아라뱃길을 발 아래 두고 걸을 수 있는 아라마루전망대와 국내 최대 규모의 인공 폭포인 아라폭포가 특히 볼만하다. 저녁이면 알록달록한 조명이 훤히 불을 밝혀 아름다운 야경을 만들어낸다. 자동차에서 바라보는 경인아라뱃길도 아름답지만, 유람선을 타고 상쾌한 강바람을 직접 느껴보는 것도 좋다. 아이와 함께라면 녹갈색 유약을 발라 구워내는 녹청자의 매력을 엿볼 수 있는 녹청자박물관도 추천한다. ■동강 샹그릴라, 정선 연포분교 가는 길 강원도 정선에서 연포마을로 가는 길은 두 갈래다. 하나는 정선읍에서 동강을 따라 내려가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신동읍 예미리에서 물레재를 넘는 길이다. 후자가 연포마을 주민들이 다니던 오래된 길로, 봄철 드라이브 코스로 제격이다. 예미역에서 출발하면 유문동, 고성터널, 물레재 등을 차례로 지나는데, 첩첩산중 오지 마을에 찾아가는 기분이다. 험준한 물레재를 넘는 길에는 동강 일대 최고봉인 백운산이 있다. 소사마을에 닿으면 동강의 상징인 뼝대(바위로 된 높고 큰 낭떠러지)가 나타난다. 세월교를 건너면 동강이 휘감는 지점에 연포마을이 폭 안겨 있다. 연포분교는 지금은 폐교돼 캠핑장으로 바뀌었지만, 푸른 동강과 웅장한 뼝대가 어우러진 모습이 여전히 아름답다. 동강 주변의 명소도 둘러보자. 정선고성리산성은 동강과 백운산 일대 산세를 감상하며 느긋하게 산책하기 좋다. 동강전망자연휴양림은 이름은 휴양림이지만, 캠핑장만 운영한다. 널찍한 전망대에 서면 백운산 아래로 흐르는 동강이 장관이다. 휴양림에서 내려오면 가수리까지 동강을 끼고 쌩쌩 달릴 수 있다. ■열두굽이 봄을 깨워 달리는 보은 말티재 충북 보은 말티재는 꽤 험준한 길이다. 당진영덕고속도로 속리산IC에서 국도25호선을 타고 장재삼거리에서 우회전하면 열두굽이 말티재가 나온다. 이름부터 산의 꼭대기를 의미하는 마루의 준말인 ‘말’과 고개를 뜻하는 ‘재’를 합쳤다. 속도를 즐기는 운전자도 말티재에선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 말티재에선 지금 황매화 1만8000그루가 꽃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 속리산 법주사로 향하는 이 험준한 고갯길을 신라 사람도, 고려 왕건도, 조선의 세조도 걸었다. 돌고 도는 굽잇길마다 켜켜이 쌓인 역사를 알면 드라이브가 새롭다. 전망대 역할을 하는 백두대간속리산관문이 말티재가 한눈에 보이는 지점에 있다. 10년에 걸쳐 완성된 속리산테마파크도 둘러볼 만하다. 모노레일을 타고 목탁봉 정상에 오르면 속리산 풍경이 장대하게 펼쳐진다. 말티재에서 자동차로 10분 남짓이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법주사와 속리산 정이품송(천연기념물)을 만날 수 있다. 인근에 있는 난공불락의 백제 요새 삼년산성까지 보은에는 볼거리가 많다. ■국도 35호선 봉화 법전~명호 구간 경북 안동 도산서원에서 태백 초입에 이르는 국도35호선 구간은 세계적인 여행 정보서 '미슐랭 그린가이드'가 일찌감치 별 하나를 부여한 길이다. 그 가운데 봉화 법전~명호 구간은 꾸밈없이 아름다워 마치 계절의 전령이 숨겨둔 비밀의 장소 같다. 익숙해서 놓치고 지난 우리 산하의 비경이 잠시나마 숨가쁜 일상을 잊을 수 있게 한다. 이 길을 맘껏 즐기기 위해선 사미정계곡 부근에서 남하하는 것이 좋다. 호젓한 도로는 낙동강과 황우산, 만리산, 청량산 등이 주거니 받거니 열어놓은 여로를 지나며 새봄을 실감케 한다. 샛길로 접어들어 만나는 마을과 사람 풍경 또한 고향의 향취를 닮아 마음을 푸근하게 한다. 범바위전망대는 낙동강을 조망하기에 안성맞춤이고, 낙동강시발점테마공원과 예던길 선유교는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국도35호선의 대표적인 산책로다. 또 무인 카페 ‘오렌지꽃향기는바람에날리고’는 이 길에서 만날 수 있는 ‘풍경 맛집’이다. 백두산 호랑이를 만나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봉화의 누정 문화를 감상할 수 있는 봉화정자문화생활관 역시 반가운 여행지다. ■미조항서 물건항까지, 남해 물미해안도로 “누구나 이동의 절대적 필요성을 느낀다. 그것도 특정 방향으로 가고자 하는 필요성을.” D H 로렌스가 '바다와 사르디니아'라는 책에 남긴 이 문장은 해마다 봄이면 하릴없이 ‘남쪽’이 떠오르는 한 가지 이유가 된다. 볕이 좋고, 산의 초목이 산뜻하며, 꽃이 가장 먼저 피는 남쪽. 남녘의 여러 도시 중 경남 남해는 이국적이면서도 소박한 아름다움이 돋보여 전국의 상춘객이 모여드는 곳이다. 남해는 또 드라이브를 즐기기에도 좋은 장소다. 지난 2010년 국토교통부가 선정한 해안누리길에 이름을 올린 물미해안도로가 있어서다. 이 길은 물건리와 미조리를 잇는 약 15㎞의 드라이브 코스로, 일부 가파른 암벽을 끼고 도는 해안도로와 굽이진 길을 지나 망망대해를 배경으로 마주하는 크고 작은 섬이 인상적이다. 초전몽돌해변과 항도몽돌해변, 남해보물섬전망대, 남해 물건리 방조어부림(천연기념물) 등 스치고 만나는 곳이 여행의 재미를 더한다. 또 물미해안도로 주변에 있는 금산 보리암을 비롯해 남해보물섬전망대, 남해독일마을 등도 꼭 둘러볼 것을 권한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3-03-28 15:51:02[파이낸셜뉴스] 일제 강점기 때 빼앗긴 한국 문화재들을 두고 일본의 일부 고등학교가 교재를 통해 반환 의식을 고취시키자 국내 문화·사학계가 환영하는 모양새다. 국제사회의 문화재 반환 여론에 발맞춰 빼앗긴 우리 문화재 모두를 되돌려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약탈 문화재 반환' 가르치기 시작한 일본 16일 문화·사학계 등에 따르면 학계는 일본 등 타 국가의 문화재 반환 의식이 점차 고조 되자 빼앗긴 문화재 반환을 요구하는 정책을 내야 한다고 판단 중이다. 앞서 일본 교과서와 교재를 만드는 '도쿄 호레이' 출판사는 올해 일본 고교생 역사 종합 교재인 '질문으로 시작하는 역사 종합'에 약탈 문화재 반환 문제를 실었다. 일본 학생 역사 교재에 약탈 문화재 반환 문제를 실은 것은 이 출판사가 처음이다. 해당 교과서에는 반환 문제 뿐만 아닌, 반환 의식을 고취시키는 내용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에 빼앗긴 보물급 문화재만 수만여점 최근 학계는 '유네스코 조약' 등을 근거로 정부 차원에서 일본과 프랑스 등 타 국가에 의해 약탈된 문화재 반환 요구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1970년 제정된 유네스코 조약은 전쟁과 식민지 지배, 도난 등을 통한 문화재를 반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국은 이 조약에 1983년 가입한 바 있다. 김동현 향토 사학자는 "일본 등 다른 나라가 한국 문화재 반환에 동조하는 분위기가 있을 때 정부가 강력히 반환을 요구 해야만 한다"며 "일본 등에 빼앗긴 국내 문화재가 샐 수 없이 많은 만큼 후손을 위해 모두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는 1962년 한일회담 당시 일본 정부에 4479점의 약탈문화재 리스트를 작성해 반환을 요구했지만 돌아온 것은 1/3에도 못 미치는 1326점에 불과했다. 일본에 빼앗긴 보물급 문화재 만도 수만여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상황에서 그간 일본은 자신들의 약탈 행위를 부정하고, 식민 지배의 불법성을 인정하지 않아왔다. 일본 정부의 이 같은 기조에 비춰볼 때 최근 문화재 반환 분위기는 고무적이라는 게 학계의 반응이다. 현재 문화재청 등 역사 기관들은 일본 등 타 국가의 문화재 반환 분위기를 반기며, 반환 요구 대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역사 기관 관계자는 "일본 자체가 약탈 행위에 대해 인정하지 않아왔는데, 최근 문화재 반환 의식은 여러모로 놀라울 따름"이라며 "여러 기관에서 반환 대책 등을 활발히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3-02-16 15:01:35[파이낸셜뉴스] 국립국악원은 오는 12일부터 26일까지 베를린과 함부르크, 뮌헨, 쾰른 등 독일 주요 4개 도시를 순회하며 종묘제례악 전장을 공연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주독일대한민국대사관, 주독한국문화원과 공동으로 한독 문화협정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다. 베를린필하모니(베를린), 엘프필하모니(함부르크), 프린츠레겐트극장(뮌헨), 쾰른필하모니(쾰른)에서 순차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국가무형문화재이자 유네스코 등재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인 '종묘제례악'은 조선시대 왕실의 품격 있는 악(樂), 가(歌), 무(舞)를 하나로 엮은 종합 예술로서 한국 궁중문화의 총체적인 역량이 모두 담겨있는 최고의 공연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독일 최초 순회 공연인 이번 공연에는 연주자 48명, 무용단 17명 등 총 65명의 예술단원과 전문 제작진을 포함해 총 83명이 참여한다. 현지 관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매회 공연 전 19시부터 독일 내 한국문화 전문가로 꼽히는 프랑크 뵘 함부르크 음대 교수가 공연 전 강의를 진행한다. 한편 한국과 독일의 교류는 1883년 한독수호통상조약 체결로 시작되어 내년이면 140년의 역사를 가지게 된다. 1972년 한국과 독일은 정식으로 문화협정을 맺고 활발한 예술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김영운 국립국악원장은 “악·가·무를 갖춘 '종묘제례악'을 독일 현지에 선보임으로써 양국의 문화교류사에 큰 발자취를 남기고, 품격 높은 한국 전통음악의 깊이와 맛을 서양음악의 본고장과 유럽무대에 알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2-09-07 09:34:58[파이낸셜뉴스] 세계일주 협동조합 ‘월드100’과 세계일주 여행신문 ‘트래블아이’가 ‘불과 얼음의 나라 아이슬란드’를 10일 동안 탐험할 원정대를 모집한다고 24일 밝혔다. 아이슬란드는 지난달 25일부터 코로나 사태 전과 마찬가지로 코로나 확진에 관계 없이 방역규제를 모두 풀은 상황이다. 트래블아이 측은 "모든 국민이 생애 한 번은 세계일주를 하기 바라는 마음으로 세계일주 협동조합 ‘월드100’과 세계일주 여행신문 ‘트래블아이’를 만들었다"며 "국민 여행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아이슬란드 원정대’를 모집한다"고 전했다. 한편 아이슬란드는 10만3000㎢로, 인구는 36만(2021년)명에 불과하지만 지구의 태초 모습을 간직한 몇 안되는 곳이다. 특히 빙산, 온천, 간헐천, 활화산을 비롯해 설산의 정상, 용암으로 된 넓은 황무지, 사막 같은 풍경, 원시의 이끼로 가득한 들판, 오로라, 하늘과 땅이 닿을 듯한 풍경, 초원, 폭포 등을 보유한 신비의 땅이다. <10박 11일 아이슬란드 탐험 일정> 1차 2022년 04월 29일 ~ 05월 09일 2차 2022년 05월 12일 ~ 05월 22일 3차 2022년 05월 23일 ~ 06월 03일 4차 2022년 06월 04일 ~ 06월 14일 1차 ~ 2차 : 1인 350만원(항공권을 제외한 전일정 숙박+식사+주류+렌트카+가이드비) 3차 ~ 4차 : 1인 400만원(항공권을 제외한 전일정 숙박+식사+주류+렌트카+가이드비) 원정대 마감 : 숙소와 렌트카 등 예약 관계로 1차는 4월11일, 2차는 4월 20일 접수 마감. 원정대 참가 문의 traveli@traveli.net 1일차 | 인천출발 인천 출발 (약 9시간 35분 비행) 헬싱키 도착 헬싱키 출발 (약 3시간 25분 비행) 레이캬비크 도착 2일차 | 골든서클 골든서클(필수투어/포함) -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싱벨리어 국립공원 - 높이가 평균 40m, 최대 60m인 물기둥, 게이시르 간헐천 - 황금폭포라는 뜻으로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높은 2단폭포, 굴포스 3일차 | 남부해안 일주 #남부투어(포함) - 아름다운 남부 아이슬란드의 첫번째 폭포, 셀라란드스 폭포 - 바이킹 보물이 숨어져 있다는 스코카포스 - 바다로 뻗어있는 코끼리 바위 디르홀레이 - 검은모래의 해변 레이니스피아라 - 아이슬란드의 그랜드캐년, 피아드라글리우프르 협곡 4일차 | 스카프타펠 #요쿨살론(포함) 유럽최대의 빙하 바트나요쿨이 녹아서 흘러내린 빙하가 바다와 합쳐져 만들어진 라군이다. #다이아몬드 비치(포함) 해변에 반짝이는 다이아몬드 빙하들이 장관을 이루는 곳으로 이 세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풍경을 만나는 곳이다. #빙하하이킹(별도 1인당 8만원~12만원) - 화산활동과 빙하라는 자연환경이 만들어낸 독특한 경관과 잘 정비된 트레킹 코스로 많은 여행객들이 찾는 곳이다. 5일차 | 이스트피오르드 일주 #동부해안, 이스트 피오르드 일주(포함) -이스트피오르드는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볼거리가 많은 곳이자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 환경이 돋보이는 곳이다. -아이슬란드 숨겨진 비경 동부 피요르드 드라이빙 -작은 어촌마을 듀피보그르 -그림같은 풍경을 지닌 세이디스 피오르드 6일차 | 북부일주 투어 #북부일주 투어(포함) -웅장한 소리가 울려퍼지는 북부의 거대한 폭포, 데티포스 -신비로운 간헐천 지대, 흐베리르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호수, 미바튼호수 -아이슬란드 북부의 대표온천, 미바튼온천 -신들의 폭포라 불리는 고다포스 7일차 | 아퀴레이리 #아퀴레이리 자유시간 또는 고래와칭투어 -아퀴레이리 랜드마크, 아퀴레이라르키르캬 교회 -여행자거리 상점, 카페등 자유롭게 둘러보기 -고래와칭투어(* 별도 약90달러/2~3시간/사전예약필수) 8일차 | 스나이펠스네스 반도 #스나이펠스네스 반도 투어(포함) -신비로운 주상절리 절벽, 게르두베르그 -야생 바다물개 서식지 해변, 이트리툰가 -검은 조약돌 해변, 듀팔론산두르 -웅대한 산과 함께 풍경을 자아내는 키르큐펠 9일차 | 블루라군 #레이캬비크 자유시간 -레이캬비크 랜드마크, 할그림스카르캬 교회 -여행자거리, 뢰우가베구르 거리 10일차~11일 | 귀국 공항으로 이동 레이캬비크 출발 (약 3시간 25분 비행) 헬싱키 도착 *3시간 35분 공항연결 헬싱키 출발 (약 8시간 50분 비행)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2-03-24 23:24:33[파이낸셜뉴스] 초기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 '매쉬업엔젤스’가 법률 및 정책 데이터 지능 플랫폼 ‘코딧 서치’를 운영하는 ‘코딧'에 시드 투자를 했다고 17일 밝혔다. 지난 6월에 설립된 코딧(CODIT)은 법률과 정책에 기술을 결합한 기업이다. OECD와 유네스코에서 정책 분석 및 국가 자문 업무를 진행한 글로벌 정책 전문가인 정지은 대표를 주축으로 12년 경력의 개발과 글로벌 서비스를 설계 및 운영한 이희준 최고기술개발자(CTO) 등 전문성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지닌 팀으로 구성됐다. 코딧 서치는 법률, 정책, 규제 등에 대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확인하고 분석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다. 의안 정보 및 국회 의원 검색, 주제별 정책·의안 통합 조회 시스템(부동산, 코로나19)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정보를 실시간으로 크롤링하기 때문에 기업에서는 변경된 정책 정보를 모니터링하기에도 유용하다. 현재 베타 버전으로 운영 중이며, 향후 법령, 시행령, 판례, 조례, 조약 등의 데이터도 추가될 예정이다. 코딧은 정책, 법률 분야의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도 진행 중이다. 데이터를 활용한 AI 학습을 통해 법안의 내용과 정책 문서를 분석할 수 있으며 향후 각종 현안의 미래와 방향, 형량, 벌금 등을 예측하는데 사용할 수 있다. 코딧의 정지은 대표는 “현재는 기업 및 산업의 존폐를 결정지을 수 있는 법률, 규제, 정책 정보들이 기업 친화적으로 제공되지 않고 있으며 기업별로 맞춤형 검색, 분석 및 예측도 쉽지 않다”라며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코딧은 다양한 기술을 적용해 해당 분야의 정보를 정확하고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으로 성장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매쉬업엔젤스 김우중 심사역은 “기업의 사업실행을 위해서는 각종 규제 및 정부 정책에 대한 이해가 필수인데, 파편화된 정보 채널에서 지속적으로 개정되는 법령 정보를 빠르게 제공받는 것이 쉽지 않다”라며 “코딧이 이러한 문제를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며 리서치 효율을 높이고 보다 쉽고 직관적으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도록 도울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투자 이유를 밝혔다. 한편, 코딧은 매쉬업엔젤스로부터의 투자 유치에 이어 팁스(TIPS) 프로그램에 선정된 바 있으며, 11월 19일부터 열리는 중소기업벤처부 주관 ‘COMEUP 2020’에 정책부문 로켓리그 스타트업으로 참여한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2020-11-17 09:01:53[파이낸셜뉴스] 해외에 유출된 우리 문화재가 19만 3136점에 달하지만 이중 환수된 문화재는 1만 838점으로 5.3%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교부와 재외공관 등 외교당국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가별 유출 및 환수 문화재 현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해외에 유출된 문화재는 19만 3136점으로 21개국 610개 장소에 유출돼 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일본 8만1889점 △미국 5만3141점 △중국 1만984점 △독일 1만2113점 △영국 7만638점 등이다. 하지만 유출 문화재의 환수율은 5.3%로 매우 저조하다. 이상민 의원실에 따르면 문화재 유출국 21개국 중 10개국에서는 단 한점의 문화재도 환수하지 못했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는 각 1만 2984점, 5334점의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지만 이 두 나라에서 문화재를 환수한 사례는 없다. 특히 일본에는 전체 유출 문화재의 약 42%가 집중돼 있지만 환수에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다. 해외 반출 과정의 불법과 부당성을 입증할 문헌이 부족한 데다 일본이 1965년 한일문화재협정 이후 반환협상을 기피하고 있어서다. 또 1970년 유네스코협약을 비롯한 각종 국제조약이 '비소급효'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공동효력 발생일 이후 도난된 문화재에 대해서만 환수를 요구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국난을 틈타 해외로 불법 반출된 우리 문화재들의 환수실적이 매우 저조하다"며 "문화재 반환 문제는 반출 경로 조사, 양자 다자조약 등 국제법적 검토가 필요한 만큼 외교부와 재외공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인턴기자
2020-10-13 17:13:20【 도쿄·서울=조은효 특파원 박종원 기자】 일본이 국제기구에 일본인 수장 앉히기 전략에 착수했다. 15개 유엔 산하 기구 가운데 가장 많은 4개 장 자리를 꿰찬 중국을 견제해, 국제사회 위상을 제고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한국은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을 배출한 바 있다. 또 한국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을 비롯해 향후 국제기구 수장 자리에 계속 도전할 것이란 관측 역시, 일본에게 자극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신문은 26일 일본 정부가 국제기구에 일본인 수장을 앉히기 위한 인사 전략을 내각 인사국에서 주도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는 외무성을 중심으로 추진해 왔으나, 앞으로는 총리 관저가 총대를 메겠다는 것이다. 현재 외무성 중심 인선에는 인재 발굴시 부처간 칸막이 문제가 지적돼 왔다. 국제기구 장으로 밀고 싶은 인재가 있어도, 유망한 간부일수록 각 부처에서 놓아주질 않기 때문이다. 이에 총리 직접 보좌기구인 내각부가 이를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14년 발족한 내각부 인사국이 그 중추가 돼 각 부처 간부급 인사들을 일괄 관리해 국제기구에 출마시킬 만한 인재를 기용하게 된다. 내각인사국에 전문담당관을 두는 방안도 거론된다. 일본, 국제기구 영향력 빈약 일본이 국제기구 수장 배출에 적극 나서는 것은 최근 중국의 행보와 맞닿아 있다. 중국은 현재 유엔 산하 15개 전문기구 중 국제전기통신연합(ITU)과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유엔공업개발기구(UNIDO), 식량농업기구(FAO) 등 4곳에서 자국 출신 사무총장을 배출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불거진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과 중국 밀착설 역시,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실감케 했다. 중국의 영향력 확대는 곧 국제규칙, 규격 제정에 있어 중국에 유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일본은 1999년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 사무총장, 2012년 국제해사기구(IMO) 사무총장을 배출했지만 현재 15개 전문기구 중 한 곳도 차지하지 못했다. 한국의 경우 임기택 사무총장이 IMO를 이끌고 있다. 유엔 전문기구는 아니나, WTO사무총장에 한국 유명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출마한 것이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선진국 클럽으로 불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 에 출마할 것이란 관측 역시 자극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국제민간항공기구, 공업개발기구, 유네스코 등에서 사무총장 선거가 예정돼 있다. 이에 집권 여당인 자민당이 국제기구 수장 배출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자국 출신 장 배출 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국가들과 공동전선을 구축하거나 제3국 후보 지원 등 유연한 대응도 병행할 방침이다. 지난 3월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 사무총장 선거에서 일본은 중국 후보 당선을 저지하기 위해 자국 후보 배출을 포기하고, 미국, 유럽과 연합해 싱가포르 후보를 당선시킨 바 있다. 이외에도 일본은 서방의 첩보동맹인 '파이브아이즈(Five Eyes)'에 가입을 추진중이다. 최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갈등으로 군사 정보 교류에 위기를 느끼면서 이번 가입이 추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 중국의 군사력 확장을 지적하며 국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으며 서방 역시 중국 포위를 위해 일본이 필요한 상황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현지시간) 보도에서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이 이달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과 진행했던 인터뷰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고노 방위상은 "파이브아이즈 국가들은 같은 가치를 공유한다"며 "그룹 이름을 '식스아이즈(Six Eyes)'로 바꿔야겠지만 일본 또한 첩보동맹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첩보동맹 가입해 중국 견제 추진 파이브아이즈는 미국과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5개국이 참여하는 첩보동맹으로 그 역사가 제2차 세계대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참여국 모두 영국을 모태로 하고 영어를 사용한다. 파이브아이즈는 냉전 시절 동구권 도청과 감청에 주력했지만, 냉전 이후에는 중국 견제에 집중했다. 5개국은 지난 6월 중국의 홍콩 보안법 강행 이후 차례로 중국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파기했으며 이달 9일에는 중국의 홍콩 총선 연기를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내기도 했다. 고노 방위상은 "중국이 동죽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진행하는 군사 활동에 매우 심각한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고노 방위상은 중국이 해당 수역뿐만 아니라 인도 국경, 홍콩 등에서 일방적인 무력행사를 하고 있다며 "중국이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 국제 사회의 중론이다"고 주장했다. 파이브아이즈 또한 중국 포위망을 완성하기 위해 일본과 협력을 염두에 두고 있다. 톰 투겐타트 영국 하원 외교위원장은 지난 7월 말 고노 방위상과 전화 이후 트위터를 통해 식스 아이즈 구상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일본은 과거에도 비록 정식 회원국은 아니지만 파이브아이즈와 지속적으로 정보를 교류했다. 고노 방위상은 파이브아이즈 회원국들도 일본과 협력으로 기밀 정보 획득이 수월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단 가입을 위해 특정 조직을 통한 절차를 밟고 싶지는 않다며 "우리는 그냥 탁자에 의자를 하나 가져가서 끼워달라고 할 것이다"고 말했다. 닛케이 신문은 고노 방위상의 이번 발언과 관련해 첩보동맹에 가입하려면 일단 일본 내 기밀 보호 체제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2014년 특정 비밀 보호법을 시행했으나 민간 기업과 관련된 법 정비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0-08-26 17:5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