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카카오가 카카오벤처스 정신아 대표를 차기 단독대표로 내정했다. 내년 3월로 예정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대표로 선임되면 카카오의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된다. 네이버 최수연 대표와 더불어 양대 플랫폼 기업 CEO를 40대 여성들이 맡게 된 점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유리천장'이 아닌 '유리절벽' 앞에 서 있다는 점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유리절벽(Glass Cliff)'이란 기업 등 특정 조직이 절벽 끝에 선 것처럼 위기상황일 때, 여성 리더십을 내세우는 현상을 의미한다. 특히 '브로토피아(브러더 문화와 유토피아의 합성어)' 같은 남성 중심 문화가 짙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여성 및 소수민족을 내세운 유리절벽 사례가 많다. 최근 일론 머스크 대신 엑스(X·옛 트위터) CEO를 맡은 린다 야카리노 등이 대표적이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 역시 업계에서 브러더 문화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카카오톡 블랙아웃 사태'로 취임 7개월 만에 물러난 남궁훈 카카오 전 대표는 김 위원장이 1998년 삼성SDS를 퇴사한 후 창업을 준비하던 시기 동고동락한 최측근이었다. 지난해 3월 김 위원장이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면서 후임으로 낙점한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도 김 위원장과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유명하다. 이 외에도 카카오 공동체 임원들에게는 '김범수의 남자' '김범수의 복심' '김범수 키즈'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붙고 있다. '김범수의 30년 지기'이자 카카오 경영지원총괄 및 '준법과 신뢰위원회(준신위)' 위원을 맡은 김정호 브라이언임팩트재단 이사장이 개인 SNS를 통해 내부비리 의혹을 폭로하는 과정에서 게재한 글도 김 위원장의 브러더 경영을 방증한다. 김 이사장은 "넉달 전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와 저녁을 하며 정말 어려운 부탁을 들었습니다. (중략) 듣다 보니 끝이 없었고, 두번은 거절을 하였는데 세번째에는 술을 거의 8시간이나 마시며 저를 압박했고 결국 승낙을 하였습니다"라는 글을 올렸고, 이는 김 위원장의 용인술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처럼 카카오 공동체 자체를 '김범수 브로토피아'로 쌓아올린 김 위원장이 정 내정자를 구원투수로 내세운 지금, 카카오는 다시 한 번 '회복 탄력성'을 발휘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정 내정자가 '인공지능(AI) 시대에도 국민에게 사랑받고 사회에 기여하는 카카오'의 기반을 마련해주길 기대하는 건 유토피아적 사고일까. elikim@fnnews.com
2023-12-13 18:17:26[파이낸셜뉴스]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카카오가 카카오벤처스 정신아 대표를 차기 단독대표로 내정했다. 내년 3월로 예정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대표로 선임되면, 카카오의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된다. 네이버 최수연 대표와 더불어 양대 플랫폼 기업 CEO를 40대 여성들이 맡게 된 점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유리천장’이 아닌 ‘유리절벽’ 앞에 서 있다는 점에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유리절벽(Glass Cliff)’이란 기업 등 특정 조직이 절벽 끝에 선 것처럼 위기 상황일 때, 여성 리더십을 내세우는 현상을 의미한다. 특히 ‘브로토피아(브라더 문화와 유토피아 합성어)’ 같은 남성 중심 문화가 짙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여성 및 소수민족을 내세운 유리절벽 사례가 많다. 최근 일론 머스크 대신 엑스(X,옛 트위터) CEO를 맡은 린다 야카리노 등이 대표적이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 역시 업계에서 브라더 문화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카카오톡 블랙아웃 사태’로 취임 7개월 만에 물러난 남궁훈 카카오 전 대표는 김 위원장이 1998년 삼성SDS를 퇴사한 후 창업을 준비하던 시기에 동고동락한 최측근이었다. 지난해 3월 김 위원장이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면서 후임으로 낙점한 김성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도 김 위원장과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유명하다. 이외에도 카카오 공동체 임원들에게는 ‘김범수의 남자’, ‘김범수의 복심’, ‘김범수 키즈’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 붙고 있다. ‘김범수의 30년 지기’이자 카카오 경영지원총괄 및 ‘준법과 신뢰위원회(준신위)’ 위원을 맡은 김정호 브라이언임팩트재단 이사장이 개인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내부비리 의혹을 폭로하는 과정에서 게재한 글도 김 위원장의 브라더 경영을 방증한다. 김 이사장은 “네달 전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와 저녁을 하며 정말 어려운 부탁을 들었습니다. (중략) 듣다 보니 끝이 없었고 두번은 거절을 하였는데 세번째에는 술을 거의 8시간이나 마시며 저를 압박했고 결국 승낙을 하였습니다”라는 글을 올렸고, 이는 김 위원장의 용인술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처럼 카카오 공동체 자체를 ‘김범수 브로토피아’로 쌓아올린 김 위원장이 정 내정자를 구원투수로 내세운 지금, 카카오는 다시 한 번 ‘회복 탄력성’을 발휘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정 내정자가 ‘인공지능(AI) 시대에도 국민에게 사랑받고 사회에 기여하는 카카오’의 기반을 마련해주길 기대하는 건 유토피아적 사고일까.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2023-12-13 12:44:05중국에 가장 무서운 다리가 설치돼 화제다. 11일(한국시각)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중국 후난성 장자제에 세계에서 가장 높고 무서운 다리가 생겼다고 밝혔다. 이는 장자제의 첸먼산 정상부근에 생긴 것으로 해발 1400m 높이의 절벽에 다리가 설치 된 것. 직각으로 떨어질 듯 아찔한 높이의 절벽에 설치된 이 다리는 난간과 바닥이 모두 투명한 유리로 만들어져 아래가 훤히 보여 더욱 공포심을 자극하고 있다. 이에 실제 여성 관광객들은 몇 걸음 가보지도 못하고 되돌아 오는 경우가 허다하며 남다른 용기와 담력을 요구하고 있다고. 하지만 관광객들은 가장 무서운 다리임에도 다리 위에서 보이는 비경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이를 건너고 있다. 한편, 장자제에는 수직 고도 335m의 백룡엘리베이터와 산과 산을 연결하는 케이블카도 널리 알려져 있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jypark@starnnews.com박주연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관련기사 ▶ 2.1m 페이퍼 건담 등장, 직접 분석-설계까지 '장인정신' ▶ 표범 말 실존, DNA 분석결과 2만년전 동굴벽화는 '진짜' ▶ 2013 태양폭풍, X선은 폭발 후 8분 뒤 지구 도달! ▶ 中, 쓰레기장에서 키운 소 파문.. "식초처럼 신 맛나" ▶ 담배 먹는 자판기, 새 담배 넣으면 다양한 선물이 '우르르'
2011-11-11 19:42:11[파이낸셜뉴스] 무파업 운영을 표방했던 '광주형 일자리' 업체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파업 수순을 밟고 있다. 노조가 최근 실시한 파업 찬반투표는 85% 찬성률로 가결됐다. 전남 지방노동위원회가 교섭 중지를 결정할 경우 노조는 파업권을 갖게 된다. 노사는 임금, 처우 개선에 상당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노조가 실제 파업에 들어가면 지역의 상생 일자리 실험은 실패로 끝날 수 있다. 당초 GGM이 내걸었던 노사 협력의 가치를 다시 돌아봐야 할 시점이다. GGM은 지난 문재인 정부 노사민정 대타협을 통해 2019년 출범한 자동차 위탁 생산 회사다. 당시 정부는 지역 일자리 유치를 위해 절반 수준의 임금과 상생 협의 모델을 제시했는데 GGM이 그 사례였다. 연봉은 낮지만 청년들 고용 절벽을 해소하고 지역 경제도 살리는 윈윈 모델로 본 것이다. 광주광역시, 현대차, 산업은행 등이 자본을 댔고 지자체는 추가로 세제, 주거 지원 등을 해주기로 했다. 회사는 35만대 생산까지 무노조, 무파업을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상생 관계가 틀어진 것은 올들어 노조가 생기면서 시작되었다. 상반기 2개 노조가 설립됐고 이 중 한 곳이 민주노총에 가입했다. 노조 대신 상생협의회라는 조직을 만들어 임금 협상과 노사 문제를 처리키로 했던 약속이 이때부터 깨진 것이다. 저임금 불만도 계속 나왔다고 한다. 연간 3500만원을 받는 GGM 근로자는 1억원대 연봉의 현대·기아차 직원들이 부러웠을 수 있다. 임금과 처우가 만족스럽지 않을 수 있겠으나 이 조건이 '광주형 일자리' 협약이었고 경쟁력이다. 저임금 일자리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비판은 출범때부터 있었지만 상생과 지역 살리기를 우선에 두고 감수했던 것이다. 현대차가 광주에 공장을 지은 것도 협약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다. 현재 GGM의 이익은 현대차 일감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GGM 영업이익률은 현대차의 2배 수준인데 이는 당초 현대차의 이익을 줄이는 대신 GGM에 유리한 계약구조로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기업의 양보와 신뢰를 어떻게든 지켜주는 것이 결국엔 직원들을 위한 길이다. GGM은 연간 7만대 생산 목표를 세웠지만 지난해 말 기준 누적 생산량은 11만대에 불과하다. 회사 성장을 위해 갈길이 멀다. 이달 유럽 수출을 시작으로 일본, 호주 등으로 시장을 넓힐 계획도 갖고 있다. 이럴수록 노사가 한 몸이 되는 것이 절실하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17일 "파업은 소탐대실이 될 수 있다"라며 약속을 지키자는 입장을 밝혔는데 맞는 말이다. 상생 취지를 살려 파행은 멈추고 대화로 풀어야한다. 그래야 지역 청년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다.
2024-10-18 14:59:57[파이낸셜뉴스] 사파에서 맞는 첫 날 아침 메뉴는 쌀국수로 정했다. 베트남 사람들은 매일 아침 쌀국수를 먹으며 하루를 시작한다고 한다. 과거 인터뷰를 진행한 남준영 셰프는 서울 남영동에 베트남 쌀국수집 '남박'을 오픈한 것도 이런 베트남의 문화를 반영한 것 이라고 말했다. '남박'은 매일 아침 8시에 오픈해 오후 3시30분에 문을 닫는다. 사파 호텔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포 민(Pho MinH)이란 식당에 갔다. 구글에서 찾아본 리뷰에는 "한국 돼지국밥 '옥동식'보다 맛있다"거나 유튜브 후기에서도 "사파 1등 쌀국수 맛집"이라는 호평이 많았다. 5만동(2500원)에 가장 기본인 소고기 쌀국수를 시켰다. 잔뜩 기대를 하고 먹어서 그런가 약간 실망했다. 깔끔하고 담백한 쌀국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듯이 여겨졌다. 쌀국수라는 음식 자체가 보통 5~7점사이에 있다. 맛의 최고점과 최저점의 편차가 적어서 기대를 하고 가면 실망하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아무 기대 없이 들어갔다 값도 싸고 맛있으면 더 행복해지는 것 같다. 음식도 그렇지만 인간관계도 비슷하다. 기대를 하면 실망하게 되고 실망하면 화가 난다. 나는 나 자신을 제외하고는 타인에게 좀처럼 화를 내지 않는다. 어릴적부터 타인에게 기대를 하지 않도록 훈련해 왔기 때문이다. 타인에게 기대를 하지 않으면 실망하지 않게 되고, 그러면 타인에게 실망할 일도 없게 된다. 지금처럼 감정이 매마르기 전인 20대 후반 30대 초반 무렵에는 "길거리에서 소리 높여 싸우는 커플이 가장 부럽다"는 글을 쓰기도 했다. 거리에서 타인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둘만의 세계에서 화를 뿜어내는 관계란 '사전에 서로 간에 기대를 하고 실망시키지 않을 것을 약속한 관계'이기 때문이다. 아침을 먹고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콩카페에 들려 테이크아웃으로 커피를 가져왔다. 오전 10시에 전날 호텔 프런트를 통해 예약한 기사가 오도록 돼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다 되도 기사는 오지 않았다. 전날 기사를 예약해준 여행사 관계자는 라인 메시지에 답이 없었다. 호텔 프론트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해 여행사 번호로 전화를 걸었더니 그제서야 일어난 모양인지 기사를 보내주겠다는 답을 들었다. 20여분을 기다리자 한 택시 운전기사가 왔다. 여행사와 연결된 기사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예약을 받으면 여행사가 알고 있는 기사에게 일을 맡기는 방식인듯 싶었다. 오전 10시부터 6시간 동안 차를 빌리는 가격으로 전날 120만동(6만원) 정도를 지불했다. 여행의 시작부터 뭔가 틀어지나 싶어 살짝 화가 날뻔했다. 지상 2000m 글라스 브릿지 탐험 한동안 차를 몰아 글라스 브릿지에 도착했다. 글라스 브릿지로 가는 길은 올해 초에 갔던 치앙마이의 '먼쨈'과도 비슷했다. '안개의 도시'라는 별칭 답게 고지대로 올라가니 하얀 연기같은 안개가 깔려 있었다. 베트남의 7~8월은 우기라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이동할때는 한국에서 가져 온 접이식 우산을 항상 들고 다녔다. 글라스 브릿지 입구에서 작은 벤을 타고 언덕길을 올랐다. 벤에서 내려 엘레베이터를 타고 다시 글라스 브릿지에 가는 코스다. '롱머이 유리다리'라고 불리는 이 곳은 해발 2200에 위치한다. 한라산이 해발 1947m에 있으니 한라산 정상보다 약간 높은 곳에 있는 셈이다. 무지개 계단이 보이는 초입에서 오른쪽길로 들어갔다. 길을 따라 오르다보면 유리다리를 지난다. 추적추적 이슬비가 내리고 안개가 껴 있어서 경치가 보이지는 않았다. 유리다리를 따라 올라가다보면 100m쯤 되보이는 흔들 다리를 만날 수 있다. 일정 비용을 내면 안전 장비를 걸치고 흔들다리를 건널 수도 있다. 하지만 약간의 고소공포증과 다리가 후들거릴 것 같아 직접 건너지는 않았다. 이곳 저곳 둘러보고, 사진을 찍다 보니 2시간 정도가 후딱 지나갔다. 한 방향으로 계속 가다보니 무지개 계단을 내려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론리트리, 실버폭포 둘러보기 차를 타고 돌아오는 동선에 있는 '론리 트리'라는 사진 명소에 잠시 들렸다. 500원~1000원인가 입장료가 있었다. 입구에 들어가면 작은 카페 겸 가게가 있고 절벽 위에 수많은 나무가 무성하게 자리잡고 있다. '론리트리'는 이름 그대로 덩그러니 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론리 트리 밑에서 론리 맨 컨셉으로 사진을 찍었다. 이어 다시 차를 타고 실버폭포로 향했다. 실버폭포에 도착할 즈음에는 빗줄기가 꽤 세져서 우산을 들고 올라야 했다. 실버폭포 입구 초입에 있는 금빛 용 동상을 보고 우산을 쓰고 산을 올랐다. 입장료가 있었는데 코스가 나름 길어서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폭포는 꽤나 웅장하고 장엄했다. 동물과 자연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가장 먼저 들렸던 글라스 브릿지보다 개인적으로 더 인상 깊은 장소였다. 실버 폭포와 인근에 있는 러브 폭포를 함께 둘러보는 원데이 여행 프로그램이 있는데 비용대비 별로인 듯 싶었다. 차라리 그랩을 통해 둘 중 한 곳만 보거나, 차를 대여하는 편이 나을 듯 싶었다. 다만 사파의 경우 하노이와 달리 그랩이나 택시 기사들이 미터기를 켜지 않고 가격 협상으로 훨씬 더 비싼 가격을 부르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모아나 사파, 호박 삼계탕, 슈바인 학셀까지 실버 폭포를 보고 안개를 뚫고 차를 몰았다. 오후 1시가 조금 넘었었는데 기사 분이 오늘 일정을 마쳤으니 집에 가겠다고 말했다. 영어로 소통이 잘 안 돼 잠시 실랑이를 한 뒤에 전날 예약을 했던 여행사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픽업에 늦은점과, 원래 오후 4시까지 였던 점을 이유로 한 곳 정도 더 둘러볼 수 있도록 요청했다. 합의를 보고 마지막 장소로 '마오나 사파'라는 카페에 가기로 했다. 여러가지 조형물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스팟이 많은 관광객 대상의 카페였다. 카페에 도착하고 나서 줄곳 비가 내렸기 때문에 우산을 쓰고 카페내 스팟 몇몇에서 사진을 찍었다. 거대한 여신의 동상과 백조, 돌로 만든 손 모양의 조형물, 힌두교 스타일의 석문까지 과거 여행지에서 한 번쯤 봤던 여러가지를 짬뽕해 가져온 듯 싶었다. 이후에는 호텔 근처에 있던 식당인 'Nhà hàng Ô Quý Hồ'란 곳에 들렸다. 1층은 카페 2~3층은 식당을 운영하는 관광객 대상의 식당 같았다. 거대한 호박 안에 검은 토종닭을 넣은 요리를 하나 시켜 먹었다. 별 기대 없이 시켰는데 맛은 생각보다 괜찮았다. 호박의 속살에 약간의 양념이 들어가 싱거운 카레 혹은 짭짜름한 호박 스프에 담궈진 토종닭 백숙을 먹는 듯한 맛이었다. 밥을 먹고는 한동안 사파 시내를 산책하고 카파 카페(KAFA cafe)란 곳에 들렸다. 잔 위로 수북하게 쌓아주는 산더미 스무디가 유명한 카페였다. 일행과 함께 코코넛 스무디와 망고 스무디를 하나씩 시켰다. 비가 내렸지만 날씨는 굉장히 후텁지근했다. 카페를 먹고 휴식을 취하며 다음날 일정인 파시판 산의 케이블카, 모노레일 및 입장권을 클룩 앱을 통해 예약했다. 1인 기준 약 6만원 정도였다. 호텔로 돌아와서 저녁을 먹기전까지 약간 휴식을 취했다. 저녁은 구글 검색을 통해 알아 본 '아니스 레스토랑(Anise Restaurant)'에서 먹었다. 대부분 외국인 관광객으로 생일을 맞은 유럽인 테이블이 있었는데 같이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 주고 생크림 케이크 한 조각을 받을 수 있었다. 식당은 구글 평점도 높았고 대부분의 한국 관광객은 이곳의 슈바인학센(독일식 족발)이 괜찮다는 평을 남겼다. 생전 처음 먹어본 슈바인학센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해서 나쁘지 않았다. 둘이 먹기에는 양이 꽤 많아서 많이 남았는데 호텔 근처의 길고양이가 생각나서 직원에게 포장해 달라고 부탁했다. 카운터를 보는 여자 직원 분은 베트남어는 물론이고 영어, 한국말, 태국어까지 능숙했다. 소화도 시킬 겸 사파의 골목 이곳 저곳을 둘러 본 뒤에 다음날 이른 아침 일정을 위해 일찍 잠에 들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08-20 18:47:40[파이낸셜뉴스] 한국과 북한의 주민은 모두 한민족이고 그렇기에 한반도가 통일되어야 한다는 논리는 역사적, 심리적, 사회적 차원 모두에서 유의미하다. 그렇기에 한반도 통일방안에는 ‘민족’이라는 단어가 필요조건처럼 따라다녔다. 1982년 ‘민족화합민족민주통일방안’에는 ‘민족’이라는 단어가 두 번이나 포함되었고, 1989년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도 ‘민족’이라는 단어가 들어간다. 특히 한민족(漢民族) 민족 차원의 단결과 통합을 강조한다. 한민족은 지리적 공간으로는 한반도를 중심지대로 영유하고, 언어로는 한국어를 사용하며, 문화적으로는 음식·음악 등 한민족으로 분류할 수 있는 문화적 자산을 공유하는 공동체를 의미한다. 한민족은 특유한 강건함으로 반만년이라는 영겁의 시간 동안 독립을 지켜냈다는 것은 단지 역사적 사실을 넘어 자긍심을 가져도 충분한 소중한 헤리티지임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관성적으로 한민족만을 내세우는 것은 고민의 지점이 필요하다. 통일을 위해 한민족을 내세우는 것은 나름의 의미가 있지만 시대적 흐름과 변화를 반영하지 않고 무턱대고 관성에 따라 민족을 강조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유전학적으로는 다양한 의견은 있더라도 한민족이라는 개념은 단일민족을 전면에 내세우는 개념이다. 그런데 이 단일민족 개념을 지나치게 내세우면 오로지 민족에 기반해서 국가가 된 민족국가(National state) 중심성에 갇히게 된다. 민족국가 개념은 국제사회 및 국제정치 변화 상황과 동기화되기 어려운 지점에 들어선 상태다. 전 세계는 공급망으로 연결되고, 세계인은 국경을 초월하여 문화를 공유하고 있으며, 국제환경도 지정학적으로 연계되는 구도까지 만들어지고 있다. K-pop은 전 세계 시민들이 즐겨듣는 세계적 음악으로 자리를 잡았고, K-food는 한국의 국경을 넘어선 세계적 음식으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족을 내세우는 것은 다소 정책적 정교성이 떨어져 보일 수 있다. 나아가 태어난 곳을 떠나 한국으로 귀화해서 한국 국가대표가 되는 시대는 과거와 달라진 세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더불어 한국이 한민족을 기반으로 하는 민족국가인 것처럼 강조한다면 인구절벽 시대에 대응하는 이민정책을 펼쳐 나가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한국의 미래상은 어찌 보면 ‘한민족 국가’ 혹은 ‘단일민족 국가’보다는 ‘다민족 국가’가 지속 번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로도 OECD는 외국인이 전체 인구의 5% 이상을 차지하면 ‘다인종·다민족국가’로 규정하는데 한국도 외국인 비중이 올해 이 규정에 충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한국의 통일정책은 민족을 전면에 내세우는 관성에서 탈피하여 시대상을 반영하는 진화적 개념을 적용하는 게 타당할 것이다. 이를 위한 방법의 하나로 ‘민족’보다 ‘자유’를 강조하는 것이 적실성이 높을 것이다. 6·25전쟁으로 자유를 상실할 위기에 처한 한국을 위해서 국제사회가 함께 싸워주었고 그래서 자유를 지킬 수 있었기에 자유의 소중함을 그 누구보다 잘 아는 한국에 자유 강조는 그 의미가 남다를 것이다. 더욱이 자유를 강조하는 통일정책은 헌법과도 자연스럽게 동기화될 수 있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명확히 명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주최하는 등 한국의 외교적 노력이 자유를 확산하고자 하는 지향점이 있다는 점에서도 통일정책에 ‘민족’보다는 ‘자유’를 강조한다면 일관성 차원에서도 유리할 것이다. 정리=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08-14 16:58:31최근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실수요 위주로 재편되면서 분양 공급가와 입지, 브랜드에 따라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거침없이 오르기만 하는 공사비로 인해 분양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수요자들의 '옥석 가리기'가 심화되고 있는 현상인데, 이에 따라 합리적인 공급가를 내세운 단지가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가중되는 금융 부담에 청약에 당첨되고도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발생하며 최근에는 여러 분양 현장에서 금융 혜택을 제공하며 수요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이 중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주목할 만하다. 중도금 무이자는 통상 분양가의 60%에 해당되는 중도금 이자를 건설사나 시행사가 대신 부담한다. 이 때문에 아파트 계약 시 계약금 10%만 마련하면 중도금 걱정없이 잔금 납부때까지 추가 비용이 들지 않아 자금 부담이 적어 수요자들에게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서울은 향후 입주 절벽 수준이고, 새로 공급될 아파트도 없어서 전세가는 물론이고 분양가 또한 더 오를 수 밖에 없다"라며 "아직까지 기준금리가 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고분양가 논란, 미분양 문제가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에 금융 혜택 없이는 분양 흥행이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이러한 가운데 강서구 염창역 바로 앞에 분양을 예정하고 있는 ‘염창역 동문 디 이스트’가 지하철역 초역세권 입지에 중도금 무이자 혜택과 합리적인 공급가, 그리고 그간 신규 단지 공급이 거의 없었던 염창역 인근에서의 신축 단지 희소성을 내세워 눈길을 끌고 있다. 총 2개동, 66세대 규모로 조성되는 ‘염창역 동문 디 이스트’는 59㎡, 84㎡ 두 가지 평면으로 공급되며 세대 당 1대 이상인 90대의 주차공간을 확보했다. 최대 18층의 높이로 채광과 조망이 우수하며 다양한 특화 설계가 적용된다. 특히 서울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 있어 내집 마련을 원하는 수요층의 높은 선호가 예상된다. 인근 구축 아파트들과 대비해도 비슷한 분양가로 공급되는 합리적 분양가 단지로, 청약홈에서 임의 공급을 예정하고 있으며 만 20세 이상이라면 청약 통장 보유 여부와 상관없이 누구나 청약 신청이 가능하고 전매 제한도 없다. 해당 단지는 9호선 염창역 바로 앞에 위치해 급행으로 약 30분 정도면 강남으로 이동이 가능하고 이외 서울 곳곳으로 환승역 연결성이 좋다. 이와 더불어 월드컵대교와 올림픽대로, 공항대로, 안양천로, 노들로와 서부간선도로, 경인고속도로까지 바로 연결되는 사통팔달 교통망의 직주근접 황금 입지로 주목받고 있다. 강서구에서 최고로 꼽히는 염동초등학교와 양화초등학교, 양동중학교, 염창중학교 등 우수한 학군이 형성되어 있으며, 한강과 안양천을 바로 앞에 두고 있고 용왕산 근린공원, 염창 공원, 선유도 공원 등이 인접해 쾌적한 생활 환경이 지원된다. 또한 최근 몇 년간 공동주택 공급이 전무했던 염창역 인근 신축 단지라는 희소성과 더불어 목동과 월드컵대교로 이어지는 상암, 그리고 여의도까지 완벽한 주변 인프라를 누릴 수 있다. 바로 옆 가양동에는 사업비 총 2조원 이상이 투자될 CJ공장 부지 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며. 업무시설과 지식산업센터들이 들어설 계획으로 올해 말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근 마곡지구에서도 마곡MICE복합개발단지사업이 활발히 추진 중이다. 해당 부지에는 지하철과 연계한 지상·지하 업무시설이 조성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인근의 목동 및 여의도 재건축 및 인프라 개발 또한 이어지고 있다. 한편, ‘염창역 동문 디 이스트’의 자세한 정보는 현재 가로주택 정비사업 전용 플랫폼인 ’새집투어’에서 확인할수 있으며, 현장 앞 분양사무실이 운영 중이다.
2024-07-12 16:27:54【 허난성 정저우(중국)=최수상 기자】 울산시가 중국 문명의 발상지이자 '중원'이라 불리는 허난성과 정식 우호관계를 맺고 상호 교류의 계기를 마련했다. 광역단체인 울산시가 중국의 광역단체인 성 단위 우호도시 협약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도시는 올해 10월 소림사 방장과 쿵후 사범들의 초청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교류에 나설 예정이다. 울산시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 중인 김두겸 울산시장은 두 번째 일정으로 26~27일 양일간 허난성을 방문했다. 김 시장은 우호협력도시 체결식에 참석해 향후 경제·산업, 문화·예술, 관광 분야 교류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행사는 27일 정저우 시내 '홀리데이인정저우중저우 호텔'에서 진행됐다. 양측은 지난해 10월 울산에서 이번 협약을 위한 의향서를 교환한 바 있으며 이번 울산시 대표단 방문을 통해 최종 성사됐다. 허난성은 인구 약 1억명이 거주하는 거대 도시다. 석탄과 석유, 천연가스, 시멘트용 석회암 등 지하자원까지 풍부하다. 울산처럼 석유, 철강, 기계, 제조업이 중심인 도시다. 현재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은 약 300개로, 향후 울산과의 다양한 교류가 기대되는 곳이다. 허난성 왕카이 성장은 지린성 창춘시 당서기 시절 울산시와 창춘시 간 자매결연을 주도했고 지난 2019년에도 울산을 방문한 바 있는 '친울' 인물이다.왕카이 성장은 이날 김두겸 울산시장과 가진 면담에서 자신과 울산의 인연 언급하며 산업은 물론, 인문, 교통, 기업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자고 제안했다. 여기에는 정저우~서울~울산을 연결하는 항공편도 포함됐다.왕 성장은 특히 황하를 기반으로 한 중원 문화를 소개하면서 소림 무술, 태극권 등의 체험을 권유하고 다양한 문화적 교류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김두겸 울산시장은 "중국 중원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지만 황하를 중심으로 문명과 국가를 이룩한 역사적인 지역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허난성과의 교류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또 오는 10월 울산공업탑 축제 때 소림사 무술 시범단을 초청하고 싶다는 의향을 전했다. 이에 왕카이 성장은 적극 협력해 두 도시간 교류의 좋은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호응해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한편, 울산시 대표단은 이번 허난성 방문에서 현재 추진 중인 주요 사업들의 벤치마킹을 위해 활발한 시찰 활동을 벌였다. 체결식 전날 태화루 스카이워크 건립과 관련해 허난성 푸시산 스카이워크를, 울산 태화강 위 세계적인 공연장 건설 관련해서는 정저우대극원을 찾았다. 푸시산 스카이워크는 107층 건물 높이인 지상 360m 절벽 위에, 낭떠러지로부터 30m 길이로 펼쳐져 있다. 150장의 삼중 강화유리를 사용해 투명한 유리 바닥 아래로 보이는 풍경은 짜릿함을 느끼게 해준다. 울산시도 태화루 용금소에 길이 35m, 높이 20m의 규모로 스카이워크를 건립할 예정이다. 정저우대극원은 지난 2018년 11월 개관한 다목적 공연장이다. 약 20억위안(한화 3700억원)을 투자해 '황하의 항해, 예술의 배'라는 콘셉트로 만들어졌다. 총 건축면적 12만7700㎡ 지상 6만2578㎡, 지하 6만3387㎡, 부지면적 5만942㎡에 총 3449석의 좌석을 보유하고 있다. 총 4개의 공연장으로 구성되며, 춤과 노래를 감상할 수 있는 1686석의 가무 극장을 비롯해 878석의 콘서트홀, 454석의 오페라홀, 431석 수용이 가능한 다목적 홀이 있다.김두겸 울산시장은 "울산의 문화 수준을 높이고, 지역의 발전을 위해 울산의 세계적 공연장 건립은 차질 없이 진행되어야 한다"며 "세계적 공연장이 건립되면 울산의 대표 랜드마크가 돼 관광객 유치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고 말했다. ulsan@fnnews.com
2024-05-27 18:21:57【허난성 정저우(중국)=최수상 기자】 울산시가 중국 문명의 발상지이자 ‘중원’이라 불리는 허난성과 정식 우호관계를 맺고 상호 교류의 계기를 마련했다. 광역단체인 울산시가 중국의 광역단체인 성 단위 우호도시 협약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도시는 올해 10월 소림사 방장과 쿵후 사범들의 초청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교류에 나설 예정이다. 울산시 대표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 중인 김두겸 울산시장은 두 번째 일정으로 26~27일 양일간 허난성을 방문했다. 김 시장은 우호협력도시 체결식에 참석해 향후 경제·산업, 문화·예술, 관광 분야 교류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행사는 27일 정저우 시내 '홀리데이인정저우중저우 호텔'에서 진행됐다. 양측은 지난해 10월 울산에서 이번 협약을 위한 의향서를 교환한 바 있으며 이번 울산시 대표단 방문을 통해 최종 성사됐다. 허난성은 인구 약 1억명이 거주하는 거대 도시다. 석탄과 석유, 천연가스, 시멘트용 석회암 등 지하자원까지 풍부하다. 울산처럼 석유, 철강, 기계, 제조업이 중심인 도시다. 현재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은 약 300개로, 향후 울산과의 다양한 교류가 기대되는 곳이다. 허난성 왕카이 성장은 지린성 창춘시 당서기 시절 울산시와 창춘시 간 자매결연을 주도했고 지난 2019년에도 울산을 방문한 바 있는 '친울' 인물이다. 왕카이 성장은 이날 김두겸 울산시장과 가진 면담에서 자신과 울산의 인연 언급하며 산업은 물론, 인문, 교통, 기업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자고 제안했다. 여기에는 정저우~서울~울산을 연결하는 항공편도 포함됐다. 왕 성장은 특히 황하를 기반으로 한 중원 문화를 소개하면서 소림 무술, 태극권 등의 체험을 권유하고 다양한 문화적 교류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김두겸 울산시장은 "중국 중원을 방문한 것은 처음이지만 황하를 중심으로 문명과 국가를 이룩한 역사적인 지역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라며 "허난성과의 교류가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김 시장은 또 오는 10월 울산공업탑 축제 때 소림사 무술 시범단을 초청하고 싶다는 의향을 전했다. 이에 왕카이 성장은 적극 협력해 두 도시간 교류의 좋은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호응해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한편, 울산시 대표단은 이번 허난성 방문에서 현재 추진 중인 주요 사업들의 벤치마킹을 위해 활발한 시찰 활동을 벌였다. 체결식 전날 태화루 스카이워크 건립과 관련해 허난성 푸시산 스카이워크를, 울산 태화강 위 세계적인 공연장 건설 관련해서는 정저우대극원을 찾았다. 푸시산 스카이워크는 107층 건물 높이인 지상 360m 절벽 위에, 낭떠러지로부터 30m 길이로 펼쳐져 있다. 150장의 삼중 강화유리를 사용해 투명한 유리 바닥 아래로 보이는 풍경은 짜릿함을 느끼게 해준다. 울산시도 태화루 용금소에 길이 35m, 높이 20m의 규모로 스카이워크를 건립할 예정이다. 정저우대극원은 지난 2018년 11월 개관한 다목적 공연장이다. 약 20억 위안(한화 3700억원)을 투자해 ‘황하의 항해, 예술의 배’라는 디자인 콘셉트로 만들어졌다. 총 건축면적 12만 7700㎡ 지상 6만 2578㎡, 지하 6만 3387㎡, 부지면적 5만 942㎡에 총 3449석의 좌석을 보유하고 있다. 총 4개의 공연장으로 구성되며, 춤과 노래를 감상할 수 있는 1686석의 가무 극장을 비롯해 878석의 콘서트홀, 454석의 오페라홀, 431석 수용이 가능한 다목적 홀이 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울산 사람들의 문화 수준을 높이고, 지역의 문화 발전을 위해 울산의 세계적 공연장 건립은 차질 없이 진행되어야 한다”라며 “세계적 공연장이 건립되면 울산의 대표 랜드마크가 돼 관광객 유치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4-05-27 09:30:03【도쿄=김경민 특파원】 2024년 1월 1일 오후 4시 10분. 새해 첫날 오후에 일본에서는 대지진이 일어났는데요. 일본 혼슈의 중부 지역인 이시카와현 인근에서 시작된 규모 7.6의 강진으로, 현재까지 240여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기상청은 약 4시간 동안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고, 쓰나미는 동해 쪽의 광범한 지역에 도달했습니다. 제가 사는 도쿄의 고층 맨션에서도 1분 남짓 흔들림을 느낄 수 있을 만큼 큰 지진이었어요. 특히 이번 '노토반도 지진'은 우리나라 동해안 지역에서 일어난 지진이어서 한국에서도 지진을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은 일본 지진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당장 도망치세요" 이번 지진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일본 방송국의 지진 속보였습니다. 지진 발생 직후 일본 기상청은 노토반도에 최대 5m 대형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습니다. NHK방송 화면에는 곧 장 '쓰나미! 도망쳐!'라는 자막이 큰 글씨로 떴습니다. 경고 자막은 '쓰나미! 피난!' 'Evacuate!(대피하라)' 등이 계속 번갈아가며 전파됐습니다. 차분하게 속보를 전하던 여성 아나운서는 오후 4시13분 쓰나미 경보가 내려진 이후로는 더욱 크고, 다급하게 "쓰나미 경보입니다! 즉시 도망치세요!" "지금 당장 집을 떠나서 높은 곳으로 가십시오!" "멈추지 말고 바다에서 떨어진 곳으로 대피하십시오!"라고 소리쳤습니다. 보수적인 일본 방송에서 재난 경보 문구를 '도망쳐!'라고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동일본 대지진 악몽 이유가 있었습니다. 2011년 규모 9의 동일본 대지진 당시 1만8000여명의 사망·실종자가 발생했는데요. 일본 방송국들은 '긴급 상황에 대한 전달을 현실감 있게 했더라면 보다 많은 사람들을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자성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경보 초기부터 '도망쳐!'라는 문구를 사용한 것이라고 하네요. 이 덕분인지 이번 지진은 인명 피해를 최소화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이런 방송국의 역할이 컸다는 게 현지의 분위기입니다. 우리도 2016년 경주 지진(규모 5.8)과 2017년 포항 지진(규모 5.4) 이후 지진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기 시작했죠. 특히 경주 지진은 관측을 공식적으로 시작한 1978년 이후 가장 강력한 지진이었습니다. 지진을 모르고 살았던 우리도 안전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일본 주요 대지진 사례>(feat. 일본 기상청) 1923년 간토 대지진(시즈오카현 아타미시) 규모 7.9 1933년 쇼와 산리쿠 지진(산리쿠 연안) 규모 8.1 1944년 도난카이 지진(쿠마노나다 연안) 규모 7.9 1946년 난카이 지진(고치현) 규모 8.0 1952년 도카치 오키 지진(홋카이도 앗케시쵸) 규모 8.2 1983년 일본해중부지진(아키타현 미네하마무라) 규모 7.7 1993년 홋카이도 남서쪽 해안지진(홋카이도 오쿠시리시마) 규모 7.8 2003년 도카치 오키 지진(홋카이도 에리모초 모모히토하마) 규모 8.0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와테현 미야코시) 규모 9.0 '시가타나이(仕方が無い)' 일본이 이번에는 다소 다급한 반응을 보였지만 일반적으로 지진을 자연스럽고 피할 수 없는 삶의 일부로 여기고 있습니다. 일본인들은 지진에 대해 '시가타나이(仕方が無い)'라고 말합니다. 시가타나이는 '하는 수 없다' '어쩔 수 없다'는 의미를 갖고 있는데요, 지진을 통제할 수 없는 삶의 부분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입니다. 몇년 전 우리나라에서도 크게 흥행한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이 동일본 대지진을 모티브로 한 영화라는 것을 아시나요. 지진을 수용하는 일본인들의 자세가 잘 드러난 작품인데요. 감독인 신카이 마코토는 이 작품에서 동일본 대지진의 파괴로부터 사람들의 치유하는 과정을 다루고, 기억의 중요성과 연대감을 강조했습니다. 이방인만 놀라는 진도 4 지진 이렇다보니 일본인들은 규모 4 이하 정도의 지진에는 그리 놀라지도 않습니다. 한번은 대형 마트에서 규모 4 정도의 지진을 느끼고 허둥댔었는데, 주변을 둘러보니 저만 당황했고 일본인들은 태연하게 장을 보고 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인들은 언제든지 대지진에 대비해 대피할 준비는 해두고 있습니다. 집에는 항상 우비와 손전등, 물만 부으면 먹을 수 있는 비상식량, 담요와 수건, 몇년간 보관이 가능한 식수 등을 구비해 비상시를 대비하고 있습니다. 일본인들은 유치원에 입학하면 줄서기와 지진 대피 요령을 배웁니다. 일본인으로 태어나면 죽을 때까지 지진, 쓰나미, 태풍, 화산에 대한 대피 요령을 배우고 훈련합니다. 평소에는 침착하지만, 일단 대지진이라는 '스위치'가 켜지면 일사불란하게 대피 모드로 행동하는 게 일본인입니다. 일본에 지진이 많은 이유 일본은 태평양의 화환(Pacific Ring of Fire) 즉, '불의 고리'에 위치한 섬나라로, 세계에서 가장 지진이 발생하는 국가 중 하나죠. 일본은 태평양 주변의 지진과 화산 활동이 자주 일어나는 지역을 일컫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포함된 국가입니다. 태평양을 둘러싸고 있는 고리 모양이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칠레 서쪽, 미국 서쪽, 알류샨 열도, 쿠릴 열도, 일본 열도, 타이완, 말레이 제도, 뉴질랜드 등이 환태평양 조산대에 포함돼 있습니다. 이른바 지구의 판구조론에서는 판의 경계에서 지각 변동이 활발하다고 하는데 환태평양 조산대는 바로 그런 판의 경계들이 모여 이루어진 곳입니다. 모든 지진의 90%와 대지진의 81%가 환태평양 조산대의 지진대에서 발생한다고 하네요. 현재 환태평양 조산대에는 세계 활화산의 절반이 넘는 283개 정도의 활화산도 분포하고 있다니 불의 고리라고 불릴만 합니다. 일본은 무려 4개의 판이 맞물려 있기 때문에 어쩌면 지진과 화산 재난은 숙명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본과 매우 가깝지만 이런 지리적 리스크를 피해간 한국의 위치 선정은 가히 천운이 아닐까요. 그럼 '지진 전문국가'인 일본에서 알려주는 지진 대피 요령에 대해 알아볼까요? (feat.일본 총리실) 흔들림이나 지진 속보가 울리면 당황하지 말고 안전을 최우선으로 합시다. 침착하게 정보 수집(TV, 라디오, 방재 뉴스 등을 휴대전화 등으로 확인) ▲실내에 있을 때 예를 들어, 큰 가구에서 머리를 피하고 튼튼한 책상 아래에 숨으십시오. 서두르지 마세요. 요리나 난방을 위해 불을 사용하는 경우 그 자리에서 불을 끌 수 있을 때 불을 끄고, 불의 근원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때 억지로 불을 끄지 마십시오. 문을 열고 탈출로를 확보하십시오. ▲인원이 많은 시설에 있을 때 서두르지 말고 시설 직원 및 직원의 지시에 따라 주십시오. 종업원이나 다른 사람의 지시가 없는 경우에는 그 자리에서 머리를 보호하고 흔들릴 경우에 대비하여 안전한 자세를 취하십시오. 매달린 조명 등에서 대피하십시오. 출구나 계단으로 서두르지 마세요.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 가장 가까운 층에 정차하고 즉시 하차하십시오. ▲야외에 있을 때 무너진 블록 벽과 뒤집힌 자판기를 조심하고 비켜주세요. 건물 벽이 무너지거나, 간판 및 유리창이 깨지지 않도록 주의하고, 건물에서 멀리 떨어지십시오. ▲산이나 절벽 근처에 있을 때 낙석이나 산사태에 주의하고 가능한 한 해당 지역에서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전철이나 버스를 타고 있을 때 스트랩과 난간을 단단히 잡으십시오. ▲자동차 운전 중일 때 급하게 조향하거나 급제동하지 않고 천천히 속도를 줄이십시오. 비상등을 켜서 주변 차량에 경고하고 도로 왼쪽에 정차하십시오. ▲대도시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 우선 안전한지 확인하십시오. 여진에 의해 물건이 떨어지거나 화재가 발생할 위험도 있으므로 안전한 장소를 찾아 정차하고 불필요하게 움직이지 마십시오. 사람이 붐비는 곳에서는 단체 낙상의 위험도 있습니다. 역 주변에서 가능한 한 많은 인파를 피하십시오. 발생 후 약 3일 동안 혼란이 계속될 가능성에 대응하십시오. ▲쓰나미가 발생하면 쓰나미는 상상 이상의 장소에서 상상 이상으로 빠르게 찾아옵니다. 가능한 한 빨리 해안을 떠나 가능한 한 높은 곳으로 대피하십시오. 쓰나미 경보 및 주의보가 해제되고 안전이 확인될 때까지 피해 지역에 들어가지 마십시오. 일본에는 '혼네'(本音)와 '다테마에'(建前) 문화가 있습니다. 혼네는 진짜 속마음이고, 다테마에는 밖으로 보여주는 겉마음입니다. 개인보다는 조직·사회적 관계를 중시하는 일본인들은 좀처럼 혼네를 드러내지 않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보는 일본은 다테마에의 파편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24-01-15 15:5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