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내 연구진이 루게릭병(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을 유발하는 유전자의 병태생리 기전을 규명했다. 이를 통해 차세대 루게릭병 치료제 개발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한국연구재단은 한양대학교 김승현 교수 연구팀과 한국뇌연구원 남민엽 박사 연구팀이 공동으로 루게릭병에서 NEK1 유전자 변이가 신경세포 섬모(primary cilium) 기능을 손상시키고, 칼슘-의존적 신호 경로를 통해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병태생리 기전을 새롭게 규명했다고 12일 밝혔다. 루게릭병은 운동신경세포가 점진적으로 소실돼 근육이 마비되는 치명적인 신경퇴행성 질환으로, 현재까지 명확한 발병 기전이나 근본적인 치료법이 없어 예후가 좋지 않았다. 최근 유전적 요인이 병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이 밝혀지면서, NEK1 유전자는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루게릭병 위험 유전자 중 하나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 유전자의 변이가 어떤 세포 생물학적 이상을 유발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병태기전은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었다. 공동연구팀은 한국인 루게릭병 환자 920명을 대상으로 한 전장유전체 분석을 통해 약 2.5%의 환자에게서 NEK1 유전자의 기능상실(Loss-of-function) 변이를 발견했고, 해당 변이를 가진 환자는 더 빠른 질병 진행 속도와 짧은 생존 기간을 보인다는 것을 확인했다. 해당 환자 유래 섬유아세포 및 줄기세포 유래 운동신경세포 모델을 활용해 NEK1 결손이 섬모 형성 저해, 세포 내 칼슘 항상성 붕괴,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 DNA 손상 복구 실패 등 세포 수준의 광범위한 병리적 변화를 유도함을 밝혀냈다. 특히 HDAC6 억제제를 사용했을 때, 섬모 손상과 미토콘드리아 이상, 세포주기 변화 및 세포사멸이 회복되는 결과를 확인함으로써, NEK1 변이에 의해 유도되는 루게릭병 병태생리를 조절할 수 있는 치료 전략으로서의 HDAC6 억제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HDAC6 억제제는 히스톤 탈아세틸화효소 6(HDAC6)의 기능을 억제하는 화합물이다. 이번 연구성과를 통해 차세대 루게릭병 치료제 개발을 위한 분자 표적 발굴과 기존 약물의 재창출 전략 수립, ALS 정밀의료 기반의 치료제 개발과 환자 맞춤형 임상 설계 등 폭넓은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분자 신경퇴화(Molecular neurodegeneration)’에 5월 20일 게재됐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
2025-06-12 10:38:48[파이낸셜뉴스] 새 국제 복싱 기구인 월드 복싱(World Boxing)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올림픽 복싱 종목 관장 자격을 잠정적으로 획득한 가운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복싱 66㎏급 금메달리스트 이마네 칼리프(26·알제리)에게 유전자 검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1일, 월드 복싱이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모든 선수에게 성별 검사를 의무화하면서 칼리프 역시 검사를 받아야 대회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월드 복싱은 "칼리프가 이달 7일부터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서 열릴 복싱 컵을 포함한 향후 대회에 출전하려면, 먼저 성별 검사를 통과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의무 검사 도입은 새로운 성별 정책의 일환으로, 모든 참가자의 안전을 보장하고 공정한 경쟁 환경을 만들기 위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칼리프는 지난해 파리 올림픽에서 린위팅(대만)과 함께 성별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 두 선수는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일각에서는 불공정한 경쟁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AP통신에 따르면, 칼리프는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에인트호번 복싱 컵을 통해 국제 경기에 복귀할 예정이었으나, 일부 선수와 국가가 대회 참가를 반대하고 나선 상황이다. 월드 복싱은 성별 자격 기준을 명확하게 마련하라는 각국 연맹의 압박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월드 복싱은 18세 이상 선수에게 중합효소 연쇄 반응(PCR) 유전자 검사를 통해 출생 시 염색체 기준 성별을 확인하는 절차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여성 부문 대회 출전 의사를 밝힌 선수에게서 남성 염색체가 확인될 경우, 해당 선수의 검체는 독립적인 전문가에게 맡겨 유전자와 호르몬, 해부학적 또는 내분비학적으로 더 자세히 검사할 예정이다. 성별 검사는 각국 복싱 연맹이 시행하고 결과를 월드 복싱에 제출해야 하며, 선수는 결과에 항소할 권리가 주어진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5-06-01 15:20:38[파이낸셜뉴스] 스터닝밸류리서치는 27일 아미코젠에 대해 독보적 유전자 진화기술 경쟁력을 확보한 업체로 알테오젠의 대항마로서 향후 성장 동력이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다만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는 제시하지 않았다. 2013년 상장한 아미코젠은 유전자 진화 기술을 기반으로 특수 효소와 바이오 소재를 생산하는 생명공학 기업이다. 스터닝밸류리서치는 “동사의 핵심 기술은 인위적인 유전자 변이를 통해 고기능성 바이오 물질을 생산하는 유전자 진화 기술”이라며 “동사는 2003년에 점 돌연변이 기술인 RCM(Random Codon based Mutagenesis)에 대해 특허등록을 완료하였고, 2004년 유전자 재조합 원천기술인 RETT(Recombined Extension on Trucated Templates)기술개발을 완료해 특허등록을 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동사의 기술력 가운데 알테오젠보다 뛰어난 ‘인체 피부’ 유래 신개념 히알루로니다제 등장에 주목해야 한다”라며 “이 제품은 중성 pH에서 높은 활성도와 탁월한 열안정성을 보이며, 면역원성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라고 부연했다. 실제 아미코젠은 신규 ‘인체피부’ 유래 히알루로니다제로 지난 4월 3일 특허 출원(출원번호10-2025-0043723)을 하여, 특허분쟁의 위험 없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대량 생산도 가능하해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스터닝밸류리서치는 동사의 신규 히알루로니다제는 기존 제품들의 단점들을 극복하고, 안전성과 효능, 경제성을 모두 만족하는 ‘차세대 히알루로니다제’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봤다. 스터닝밸류리서치에 따르면 H사의 PH20과 A사의 ALT-B4는 동물유래 히알루로니다제의 한계를 극복한 인간 유래 재조합 히알루로니다제라는 공통점을 가지지만, 기존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진 못했다. PH20은 고환(Testis) 유래 단백질로 태생적인 면역원성으로 인해 항체 형성 문제가 발생하고, 중성 pH에서 낮은 효소 활성도와 열 안정성으로 인해 반복 또는 고용량 투여가 어렵다. 또한 ALT-B4는 PH20를 기반으로 개발된 것으로 PH20의 단점을 부분적으로 개선했지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으며 여전히 부작용 가능성과 투여 용량 제한이 존재한다. 더욱이 PH20에 기반하여 개발되었기에 특허분쟁 측면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스터닝밸류리서치는 “이러한 기존 제품들의 한계를 극복하는 혁신적인 대안으로 아미코젠의 ‘인체 피부’ 유래 신규 히알루로니다제가 등장해 주목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최근 유행인 코로나 관련해서도 아미코젠의 기술력이 부각되고 있다. 실제 아미코젠은 코로나 백신과 진단키트 제조에 필수적인 배지와 레진을 국내에서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업체여서 수혜가 기대되고 있다. 배지는 세포가 성장하고 증식하는데 필요한 영양물질과 환경을 제공한다. 코로나19 백신생산에 필요한 세포를 배양하는데 사용된다. 국내 바이오 의약품 산업은 배지, 레진, 필터 등 필수 원재료의 해외 의존도가 심각하다. 2020년 코로나 확산 시기에는 미국, 독일 등에서 자국 백신 생산을 위해 배지와 레진 수출을 막아 연구용 주문도 12-18개월을 기다려야 했다. 스터닝밸류리서치는 “동사는 231억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배지 국산화’ 국책과제에 선정되어 생산에 필수적인 소재 부품 시장에 진출했으며, 최근 송도와 여수에 대규모 생산 시설을 준공함으로써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라며 “특히, 자체 개발한 Protein A 레진은 경쟁사 제품 대비 뛰어난 내구성과 다공성을 자랑하며, 높은 항체 결합 용량과 용 출 성능으로 여러 번의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5-05-27 10:05:39[파이낸셜뉴스] DNA를 특정 위치에서 자르고 고치는 첨단 기술인 ‘유전자 가위 기술’이 질병 치료와 작물 개량에 혁신을 가져오고 있는 가운데, 부산대학교 연구팀이 개인별 DNA 차이를 고려해 유전자 가위의 부작용을 미리 예측하는 맞춤형 도구 개발에 성공했다. 이 기술로 환자별 맞춤 유전자 치료와 부작용 최소화가 가능한 정밀 의료 시대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부산대학교 의생명융합공학부 박정빈 교수 연구팀은 강원대학교 생명과학과 김혜란 교수와의 협업을 통해 개인별 유전체 변이를 고려해 유전자 가위의 정확한 작용 위치와 잠재적 부작용 위치를 예측하는 웹 기반 도구를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이 도구는 개인 유전체 데이터를 입력하면 맞춤형 DNA 지도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유전자 가위가 정확히 작동할 위치와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위치를 알려준다. 기존 도구들이 표준 유전체만 분석해 개인차를 반영하지 못했던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이 도구는 유전자 가위가 잘못 작용할 수 있는 오프타겟을 찾아내기 위해 표준 유전체 정보와 개인 맞춤형 유전체 정보를 함께 사용한다. 개인의 유전체 정보는 VCF 파일 형식으로 제공된다. 오프타겟(off-target)은 유전자 가위가 원래 목표한 DNA 서열이 아닌 비의도적인 위치를 잘못 절단하거나 편집하는 현상을 말한다. VCF(Variant Call Format) 파일은 개인의 유전체에서 표준 유전체와 다른 부분, 즉 유전적 변이를 담고 있는 파일이다. 각 개인의 유전자에서 어떤 부분이 다른지를 기록한 유전체 요약 파일이라고 보면 된다. 개발 도구는 이 VCF 파일을 분석에 활용해, 각 개인에게서만 나타나는 오프타겟 위험까지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이 도구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해 인간 유전체와 고추 품종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개인별 DNA 차이에 따라 서로 다른 오프타겟 패턴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고, 기존 도구로는 발견할 수 없었던 고유한 오프타겟 위치를 식별하는 데 성공했다. 이 도구는 557개 생물종과 40개 유전자 가위 유형을 지원해 인간 치료부터 작물 개량까지 폭넓게 활용 가능하다. 또,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무료 웹 서비스로 제공되며, 로그인 없이도 이용할 수 있다. 박정빈 부산대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도구는 마치 유전자 가위를 위한 ‘맞춤형 내비게이션’과 같다”며 “개인별 DNA 특성에 맞춰 안전한 위치를 안내해 유전자 치료의 부작용은 줄이고 효과는 높이는 맞춤형 정밀 의료 시대를 앞당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대 의생명융합공학부 수학 중 연구에 참여한 공동 제1저자 아비요트 멜카무 메코넨(박사과정)과 성강(현 KAIST 석사과정) 연구원은 “우리가 개발한 기술이 개개인의 유전자를 교정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가능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농촌진흥청 신육종기술개발사업과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 및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BK21 Four 한국동남권 4차산업혁명 리더 교육사업단의 지원을 받았으며, 부산대 의생명융합공학부 박정빈 교수가 교신저자, 아비요트 멜카무 메코넨과 성강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 강원대 김혜란 교수가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개인 맞춤형 유전자 편집 기술의 정확도와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것으로 기대되는 이번 연구 성과는 해당 분야 최상위 국제 저명 학술지인 ‘핵산 연구(Nucleic Acids Research)’ 온라인 5월 8일자에 게재됐다. paksunbi@fnnews.com 박재관 기자
2025-05-19 09:38:19[파이낸셜뉴스] "왜 우리는 방탄소년단(BTS)에 열광하고, 매운맛에 탐닉하고, 뒷담화에 열을 올릴까?" 책 '문화는 유전자를 춤추게 한다'는 인간 삶을 이루는 문화 요소들이 어떻게 유전자의 선택을 유도했고, 반대로 유전자의 변화가 어떻게 문화를 다시 진화시켰는지를 풀어냈다. 연세대 생물학 교수인 저자 장수철은 'K팝 유전자가 존재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시작해 한식과 한국 드라마로 소재를 넓혀 나가며 당대 사회문화적 현실을 다룬다. 이어 인간의 성적 진화, 가족관계 등 보편적 주제로 확장하며 이를 통해 인류가 수많은 종 가운데 지배종으로 자리 잡은 진화 과정을 추적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5-05-15 13:04:34[파이낸셜뉴스] 평균 수면 시간보다 조금만 자도 피로를 느끼지 않는 사람들에게만 있는 특별한 비밀이 밝혀졌다.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대 연구팀은 지난 5일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짧은 수면 시간을 보이는 사람들에게선 염분 유도 키나제3(SIK3)의 유전자 돌연변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SIK3는 뇌 속 뉴런 사이 연결 부위인 시냅스에서 활성화되는 효소를 암호화하는 유전자다. 수면 시간과 수면 깊이를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실험용 생쥐에게 새롭게 발견된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현하도록 하고 수면 패턴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 관찰한 결과 돌연변이가 발현된 생쥐는 일반 생쥐보다 하루 평균 약 31분 수면 시간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일반 생쥐의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이 12시간이라는 점에서 수면 시간이 약 4.3% 줄어든 게 된다. 또 해당 생쥐의 뇌 시냅스에서는 SIK3와 관련된 효소 활성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효소 활성이 뇌의 항상성 유지 기능을 촉진해 수면 효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우리 몸은 수면 중에도 해독, 손상 회복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돌연변이 유전자로 수면 시간이 길지 않은 사람들은 이 기능을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2025-05-08 08:45:36[파이낸셜뉴스] 이엔셀은 세계적인 과학 기업 써모 피셔 사이언티픽과 지난 25일 세포유전자치료(CGT) 분야에서의 연구개발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논의를 위해 써모 피셔 사이언티픽 아시아 및 라틴 아메리카 지역을 총괄하는 마크 스메들리 부회장을 비롯해 아시아 지역 바이오사이언스 사업부 부사장 홍웨이, 써모 피셔 사이언티픽 코리아 석수진 대표이사 등 주요 관계자들이 이엔셀 본사를 방문했다. 이날 양사는 CGT 분야에서의 공정개발 및 품질관리 역량을 극대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치료제 공동 개발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향후 산·학·연·병 체계로의 확장도 함께 모색하기로 했다. 또 원천 기술 연구부터 연구개발(R&D)과 임상시험에 이르기까지 양사의 기술과 노하우를 접목해 CGT 분야 사업 협력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써모 피셔가 개소한 세포유전자 치료 분야 글로벌 기술 지원 거점인 CGT 비전 센터의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CGT 비전 센터는 세포∙유전자치료제의 초기 연구 단계부터 임상 연구 단계로의 원활한 전환을 위해 공정개발, 품질 분석, 생산 프로세스 최적화 등 다양한 기술적 지원을 제공한다. 연구자들에게 기술적 도전과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고 글로벌 품질 기준을 충족하는 제품 개발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장종욱 이엔셀 대표는 “글로벌 과학 기업인 써모 피셔 사이언티픽과의 이번 논의는 이엔셀의 기술 역량을 한층 확장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추후 양사가 함께 협력할 수 있는 분야를 적극 발굴해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양사는 지난 2020년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이후 CGT 분야에서의 지속적인 협력 가능성을 모색해 왔다. 향후 국내외 바이오 산업 생태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실질적인 협업 방향을 함께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5-04-29 09:26:13[파이낸셜뉴스] 첨단바이오의약품 CDMO 및 신약개발 전문기업 이엔셀은 세계적인 과학 기업 써모 피셔 사이언티픽(Thermo Fisher Scientific, 이하 써모 피셔, 대표 석수진)과 써모 피셔의 CGT 비전 센터 개소를 맞아 지난 25일 이엔셀 본사에서 세포유전자치료(Cell and Gene therapy, 이하 CGT) 분야에서의 연구개발 협력에 대한 논의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논의를 위해 써모 피셔 사이언티픽 아시아 및 라틴 아메리카 지역을 총괄하는 마크 스메들리(Mark Smedley) 부회장을 비롯해 아시아 지역 바이오사이언스 사업부 부사장 홍웨이(Hong Hwei Ng), 써모 피셔 사이언티픽 코리아 석수진 대표이사 등 주요 관계자들이 이엔셀 본사를 방문해 양사의 기술적 강점을 바탕으로 협업 방향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나눴다. 양사는 CGT 분야에서의 공정개발 및 품질관리 역량을 극대화하여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치료제 공동 개발 협력을 추진하는 한편, 향후 산·학·연·병 체계로의 확장도 함께 모색하기로 했다. 또한, 원천 기술 연구부터 R&D와 임상시험에 이르기까지 양사의 기술과 노하우를 접목해 CGT 분야 사업 협력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최근 써모 피셔가 개소한 세포유전자 치료 분야 글로벌 기술 지원 거점인 CGT 비전 센터(Vision Center)의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CGT 비전 센터는 세포∙유전자치료제의 초기 연구 단계부터 임상 연구 단계로의 원활한 전환을 위해 공정개발, 품질 분석, 생산 프로세스 최적화 등 다양한 기술적 지원을 제공하는 센터로 연구자들에게 기술적 도전과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고, 글로벌 품질 기준을 충족하는 제품 개발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 이엔셀 장종욱 대표는 “글로벌 과학 기업인 써모 피셔 사이언티픽과의 이번 논의는 이엔셀의 기술 역량을 한층 확장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추후 양사가 함께 협력할 수 있는 분야를 적극 발굴해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써모 피셔 사이언티픽 코리아 석수진 대표는 “이엔셀은 국내 세포∙유전자치료제 분야에서 전문적인 CDMO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써모 피셔의 공정개발 기술력과 전문성이 더해져 양사 간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협업 가능성을 확인한 뜻깊은 자리였다”고 밝혔다. 한편 양사는 지난 2020년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 구축을 위한 MOU를 체결한 이후 CGT 분야에서의 지속적인 협력 가능성을 모색해 왔으며, 향후 국내외 바이오 산업 생태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실질적인 협업 방향을 함께 검토해 나갈 계획이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5-04-29 09:15:28[파이낸셜뉴스]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박영민 교수 연구팀이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와 공동으로 두경부암의 조기 발생을 유도하는 핵심 유전자를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 15일 강남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연구팀은 편평상피세포암종 환자 72명의 다중 종양 샘플 323개를 분석한 결과 MLL3 유전자 돌연변이가 초기 전암성 병변이 침습성 암으로 진행되는 핵심적 역할을 한다는 점을 밝혀냈다. 이 유전자는 원래 암을 억제하는 기능을 하는데 돌연변이로 인해 그 기능이 소실되면 편평상피세포 종양의 형성이 촉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편평상피세포암종은 상부소화기에 흔히 발생하며 빠르게 주변 조직으로 퍼지고 림프절로 전이되기 쉬워 치료가 매우 어렵다. 특히 두경부 부위는 음식 섭취와 언어 구사와 직결돼 암이 발생하면 삶의 질 저하가 심각하다. 이번 연구의 또 다른 성과는 세계 최초의 3차원 두경부 전암 오가노이드 모델을 개발한 것이다. 연구진은 인간 및 쥐의 구강조직에서 정상 편평상피를 채취해 오가노이드를 제작하고 유전자 조작(CRISPR 기술)을 통해 암 전환 과정을 세밀하게 재현했다. 이 오가노이드 배양 모델을 통해 MLL3 유전자의 기능상실이 정상 세포의 이형성 진행과 침습성 암으로의 이행을 촉진하는 기전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후생유전학적으로 MLL3·GRHL2 단백질 복합체가 유전자 조절 부위인 인핸서(enhancer)에 작용해 항종양 면역 반응과 림프구 침윤을 조절한다는 새로운 사실도 규명했다. 이는 향후 면역항암 치료 반응성 예측에 있어 중요한 바이오마커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기존 면역항암제가 난치성 두경부암 환자에게 효과가 제한적이었던 이유를 유전자 수준에서 설명하는 데 중요한 단초를 제공했다. 연구를 이끈 박 교수는 “MLL3 유전자 돌연변이가 면역항암제의 효과를 저하시킬 수 있는 기전을 동물 모델에서 입증했다”며 “이를 통해 향후 환자 맞춤형 면역치료 전략 수립과 생존율 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5-04-15 13:12:05"예쁘고 붙임성 좋은 아이들만 데려간 나쁜 사람들이에요. 지금도 분하고 원통합니다." 김숙자씨는 둘째아들 박동기씨(현재 나이 만 48세)가 실종이 아닌 유괴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기씨가 사라진 직후 사건이 언론에 대서특필됐지만 45년째 감감무소식이기 때문이다. 김씨는 "한국에 있다면 살았든 죽었든 연락이 왔을 텐데 해외로 팔려나간 것"이라며 "전쟁고아를 팔아먹다가 돈벌이가 되니까 멀쩡한 아이들까지 쥐도 새도 모르게 잡아갔다"고 주장했다. 만 3세 동기씨가 없어진 것은 1981년 1월 7일 오후 3시30분쯤이다. 김씨가 방에서 휴식을 취하는 동안 동기씨 형제가 동네 아이들과 마당에서 놀고 있었다. 2살 터울의 동기씨 형에 따르면 남녀 두 명이 오더니 동기씨를 데려갔다. 이들은 형에게 "너 동생이니"라고도 물어봤다고 한다. 형제지간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태연하게 눈에 띄는 아이를 납치했다는 것이다. 김씨는 해가 져도 동기씨가 나타나지 않자 서울 답십리4동 파출소로 달려가 신고했다. 김씨는 주변 지인의 말을 듣고 동기씨를 잃어버린 지 한 달여 만에 무작정 조선일보를 찾아갔다. 마침 한 동네에 10년 만에 낳은 아들을 잃어버린 집이 있어 두 아이 실종사건이 신문에 크게 실렸다. 동기씨의 흔적을 찾지 못한 김씨는 식음을 전폐하고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냈다. "한시도 아이를 잊지 못해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었다"고 김씨는 회상했다. 그렇게 세월을 흘려보내던 김씨는 남편의 건강이 악화되자 2020년 경기 분당경찰서를 찾았다. 아들을 찾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마지막 희망에서 유전자를 등록했다. 김씨는 경찰로부터 아동권리보장원, 실종아동협회 등을 소개받고 실종가족 활동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면서 동기씨가 납치됐다는 확신이 커졌다.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해외로 입양된 아이들의 관련 서류를 직접 봤다고 했다. 그는 "실종아동과 지난해 상봉한 백상열씨 어머니가 보여준 서류에 얼마에 팔려갔는지 적혀 있었다. 지금도 입양 부모가 매달 100만원씩 준다고 돼 있다"고 강조했다. 동생을 잃어버린 현장을 목격한 큰아들의 트라우마(정신적 상처)도 크다고 한다. 김씨는 "마당 끝 문턱에 나란히 앉아 돌멩이를 던지면서 '똘이장군 나가신다' 외치고 놀았다. 형을 그렇게 따르고 말도 앵무새처럼 잘 했다"며 "이후에 큰아들하고 동기 얘기를 전혀 못했다. 이제는 아들도 나이가 들어 얘기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구소멸이라고 난리인데 당시 멀쩡한 아이들을 팔아넘겨 남의 나라 좋은 일만 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2025-03-31 18:1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