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삼성중공업은 아프리카 지역 선주와 수에즈막스급 유조선 4척, 총 4593억원 규모의 건조계약을 체결했다고 1일 공시했다. 수에즈막스는 지중해와 홍해를 잇는 수에즈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최대 크기의 선박을 의미한다. 이 선박들은 2027년 12월까지 선주사에 인도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계약을 포함해 현재까지 총 29척(약 60억달러)을 수주해 올해 목표 97억달러의 62%를 달성했다. 세계 유조선 시장은 보유 선대 대비 발주 잔량이 적고 노후선 비중이 높은데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 유럽연합(EU) 탄소배출규제 발효로 노후선 교체가 촉진되면서 견조한 발주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글로벌 에너지 수요는 지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등 고부가선 중심의 선별수주 전략을 유지하는 가운데 컨테이너선, 유조선 시황도 면밀히 검토해 탄력적으로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2024-11-01 13:17:53[파이낸셜뉴스] 지난해 9월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산 탄약을 공급받기로 약속한 러시아가 북한에 직접 석유를 공급한 정황이 포착됐다. 그동안 대북제재 때문에 비싼 값으로 석유를 조달했던 북한은 러시아산 석유 덕분에 남는 자원을 무력 도발에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 영국 싱크탱크 로열유나이티드서비스연구소(RUSI)를 인용해 이달 들어 최소 5척의 북한 유조선이 러시아 항구에서 석유 관련 제품을 받아 귀국했다고 전했다. RUSI는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지난 7일 북한 선적의 ‘백양산 1호’가 러시아 연해주 보스토니치 항구의 러시아 석유기업 터미널에 정박했다며 해당 선박이 이후 13일 북한 함경북도 청진에 나타났다고 전했다. RUSI는 백양산 1호와 '안산 1호' 등 북한 유조선들이 보스토치니 항구에서 석유 관련 제품을 싣고 이를 북한에 하역했다고 분석했다. 백양산 1호는 1995년 건조된 유조선으로 그동안 선적 미상의 ‘블루오션’호였으나 지난해 12월 국제해사기구(IMO)의 국제통합해운정보시스템(GISIS)에 북한 선박으로 등록되었다. 해당 선박은 중량톤수 2998t인 노후 선박이며 유엔은 이미 지난 2018년에 문제의 선박이 북한의 석유 밀수에 연루되었다고 파악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지난 2016년 채택한 대북 결의 2321호를 통해 유엔 회원국이 북한에 선박을 판매하거나 북한 선박을 구매하지 못하게 막았다. 만약 타국이 북한에 백양산 1호를 팔았다면 해당 거래 자체가 불법인 셈이다. FT는 러시아가 북한에 바다로 석유를 직접 공급한 것이 2017년 유엔 안보리 제재 이후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결의 2397호를 통해 북한의 정제유 수입 한도를 연간 50만배럴로 제한했다. 동시에 북한에 정제유를 공급한 국가들에게 매월 30일까지 전달의 대북 공급량을 보고하도록 했다. 북한에 석유를 보내는 국가는 주로 중국이었으며 러시아는 유엔에 2020년 8월 이후 북한에 석유를 공급하지 않았다고 보고했으나 2022년 말부터 석유 공급을 재개했다. 미국은 비슷한 시기에 탄약이 부족한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암암리에 탄약을 사들인다고 주장했다. 2022년부터 우크라이나를 침공중인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회동했다. 외신들은 러시아가 북한에 위성 기술 및 석유를 제공하는 대신 탄약을 받기로 했다고 추정했다. 북한이 올해 러시아에서 받아간 석유 규모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5척 모두 보스토니치 항구를 오가면서 국제법상 해상에서 반드시 켜야 하는 선박 위치 발신 장치(트랜스폰더)를 끄고 운항했다. RUSI는 문제의 선박들이 이달 옮긴 양이 12만5000배럴이라고 추정했다. RUSI의 조셉 번 조사 연구원은 “러시아 석유 터미널에서 포착한 선박들은 북한이 가진 손에 꼽는 대형 선박들이며 끊임없이 보스토니치 항구를 드나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선박들은 유엔이 지정한 해외 항구 출입 금지 선박들이다”라고 강조했다. 과거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서 전문가 패널 조정관을 지냈던 휴 그리피스는 FT를 통해 “우리는 제재를 위반하여 석유와 무기를 공공연하게 교환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며 러시아가 갈수록 불법 국가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달 발표에서 지난해 8월~올해 2월 사이 북한과 러시아 사이에 최소 25차례의 무기 거래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한국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고명현 연구위원은 FT를 통해 “북한은 지난 7년에 걸쳐 필요한 석유 제품을 구하기 위해 복잡하고 비싼 범죄 중개 네트워크와 해상 환적을 거치면서 막대한 웃돈을 지불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러시아로부터 대규모 할인 혹은 탄약 물물교환으로 안정적인 석유 확보가 가능해졌다”며 “북한군 및 핵 프로그램에 투입할 자원에 여유가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3-26 14:26:59[파이낸셜뉴스] 예멘 후티반군이 26일(이하 현지시간) 홍해 수역 아덴만에서 유조선 한 척을 미사일로 공격했다. 유조선은 불길에 휩싸이면서 심각한 손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후티반군은 이날 상품중개업체 트라피구라의 석유제품을 운송하던 유조선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공격을 받은 유조선 '마를린 루안다'호는 후티반군 공격뒤 불이 붙었다. 미국과 영국이 후티반군에 대한 2차 공습 이후 첫번째로 공격 받은 상선이다. 후티반군은 이날 유조선 공격에 앞서 미 군함 카니호에 대함순항미사일을 발사한 바 있다. 미 중부사령부는 카니가 이 미사일을 성공적으로 요격했다고 발표했지만 곧이어 유조선이 공격을 받았다. 후티반군 대변인 야히야 사리는 마를린루안다가 마셜제도 선적이지만 '영국 유조선'이라면서 영국의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공격했음을 시사했다. 이번 유조선 피습은 지난해 11월 이후 후티반군의 30여차례 상선 공격 가운데 가장 큰 피해를 낸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은 경미한 피해만 일으키고 신속히 진화됐지만 이번에는 배가 불길에 휩싸였다. 스위스 제네바에 본사가 있는 트라피구라는 마를린루안다가 "미사일에 맞았다"면서 "대응을 위해 배에 장착된 진화장비들이 전개됐고, 우현 석유저장 탱크 화재가 진압됐다"고 밝혔다. 트라피구라는 "현재 피해 선박과 계속 접촉 중"이라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라피구라는 아울러 "근처에 있는 군함들이 피해 선박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해사당국인 UKMTO에 따르면 마를린루안다는 피습 5시간 뒤에도 여전히 불길이 잡히지 않았다. 유조선 피습 사건으로 홍해 해상 석유수송과 컨테이너 운항 차질이 심화될 전망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1-27 07:59:09[파이낸셜뉴스] 이란이 23일(이하 현지시간) 인도양을 지나는 유조선 1척을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미국 국방부가 밝혔다. 예멘 후티반군이 이란의 선박 레이더 좌표를 제공받아 홍해를 지나는 상선들을 드론과 미사일로 공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에는 이란이 직접 공격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홍해, 인도양 등 세계 주요 해상로가 점점 위험해지면서 물류비용 증가와 물류차질이 우려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일본 소유이면서 라이베리아 선적으로 네덜란드가 운용하는 화학유조선 켐플루토가 현지시각으로 오전 10시께 인도양에서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선박은 인도 연안에서 약 370㎞ 떨어진 곳에서 드론에 피격됐다. 이 드론은 이란에서 발사된 일회용 공격 드론이다. 이란은 과거부터 유조선을 공격하고는 있지만 하마스가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한 뒤로는 처음이다. 미국은 이란에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해왔다. 이란도 확전을 우려해 미국을 직접 자극하지는 않았지만 후티 반군에게 선박 레이더 정보를 제공하는 등 간접적인 방법으로 미국과 이스라엘을 괴롭혀왔다. 이번에 피격된 유조선은 일본 리오브릴란테가 소유한 배로 네덜란드 에이스-퀀텀 화학탱커가 운용하는 화학운반선이다. 이 배는 이스라엘 해운 재벌 이단 오페르와 연관돼 있다. 미 국방부는 이번 드론 공격으로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으며 배에 붙은 불도 진화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 해군 군함에 대한 공격은 없었으며 현재 이 선박은 미 해군과 교신하면서 인도 목적지로 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이란은 후티 반군을 부추겨 홍해를 지나다니는 선박들을 공격하고 있다. 후티반군은 폭이 약 32㎞에 불과한 홍해 입구 바크 엘-만데브해협에서 미사일과 드론으로 선박들을 공격하고 있고, 공격에 필요한 선박 좌표는 이란이 제공하고 있다고 미국은 밝힌 바 있다. 이때문에 피격을 우려한 주요 해운사, 유조선사들이 홍해 항행을 꺼리면서 수에즈운하 대신 약 5150㎞ 더 긴 아프리카 희망봉을 도는 항로를 택하고 있다. 한편 이란이 드론으로 공격한 켐플루토에는 석유정제품들이 실려 있었다. 사우디 주바일에서 출항해 인도 망갈로르로 향하던 중이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12-24 08:26:56[파이낸셜뉴스] 러시아가 서방 제재에 맞서 아시아 수출로 확보를 위해 유조선 북극 항행을 허가했다. 만일을 대비해 선체를 보강한 유조선 대신 일반 유조선을 투입할 계획이어서 빙하에 부딪쳐 좌초할 경우 심각한 환경오염을 부를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일(현지시간) 유조선 두 척이 지난달 러시아 북부 해안 약 5630km를 가로지르는 항행 허가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항행 허가를 받은 유조선 두 척은 빙하가 떠다니는 바다에서 빙하에 부딪쳐도 선체에 구멍이 나지 않도록 선체를 보강한 이른바 '아이스 급' 유조선이 아니다. 선체가 얇은 이 유조선들은 이달 초 중국을 향해 출항했다. 전세계에서 빙하 위험이 가장 높은 빙하지대를 관통하는 항로를 택해 항해한다. 좌초돼 기름이 새어 나올 위험이 높은 항해다. 영국 그린피스의 찰리 크로닉은 "바다 빙하는 예측불가능하다"면서 "이 항로는 매우 위험한 항로"라고 우려했다. 크로닉은 "아이스급이 아닌 유조선들을 투입하는 것은 그 자체로 (일반 사고보다 훨씬 더 큰 재앙을 몰고 올) 사고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러시아는 북극해의 '북해 항로'를 거리가 짧다는 이유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최근 굳혀왔다. 무르만스크에서 시작해 베링해협을 지나 한반도 남쪽 북태평양을 지나는 이 항로는 35일밖에 걸리지 않는다. 프리모르스크에서 출발해 수에즈 운하를 거쳐 인도양을 지나 중국으로 가는 45일짜리 항로에 비해 열흘이 짧다. 케이플러(Kpler)의 석유분석 책임자 빅터 카토나는 러시아는 북극항로 이용으로 한 번 항해에 50만달러(약 6억6500만원)를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경제성때문에 북극항로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오던 중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서방이 석유수송에 제재를 가하자 북극항로 칼을 빼 들었다. 화물선은 이 북극항로를 자주 활용해 왔지만 이번에 유조선도 이 항로를 이용하도록 허용했다. 유조선을 북극항로에 투입하기로 했지만 빙하에 대비해 선체를 보강한 유조선은 지금까지 딱 한 척 밖에 없다. 이번주 항해를 마친 LNG운반선이 유일하다. 선체보강이 안된 선박이 북극항로 운항이 가능해진 것은 실상은 2020년부터였다. 러시아 해사규제기구인 로스아톰(Rosatom)은 북극항로에 비아이스급 선박이 여름에서 가을, 매년 7~11월 사이 운항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얼음이 얇은 이 시기에 쇄빙선의 에스코트를 받아 운항할 수 있도록 했다. 해운 전문가들은 이론상으로는 빙하가 가장 얇은 시기인 북극해 여름철인 9월과 10월 북극항로를 이용하는 것이 가능은 하지만 선박이 얼음에 갇히거나, 보강하지 않은 선체가 빙하에 부딪칠 위험은 매우 높다고 우려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09-16 07:11:47[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 드론의 공격으로 군함이 손상된 러시아 항구 인근에서 다음날 또다시 드론 공격으로 인해 유조선이 파손됐다. 우크라 당국은 유조선 공격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미국 경제매체 CNBC 등 외신들에 따르면 러시아 크라스노다르주 노보로시스크 항구의 해난 구조 당국은 5일(이하 현지시간) 발표를 통해 우크라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가르는 케르치 해협 인근에서 러시아 유조선이 공격받아 구난용 인양선을 보냈다고 밝혔다. 러시아 연방 해상·내륙 교통청에 따르면 손상된 러시아 유조선은 ‘SIG’호로 알려졌으며 전날 오후 11시 20분 무렵에 케르치 해협 남쪽에서 드론 공격을 받았다. 해당 공격으로 SIG의 엔진실 쪽 흘수선(선체가 물에 잠기는 한계선)에 구멍이 생겼다. 러시아 당국은 "해양 드론에 의한 공격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으며 사망자는 없었다. 현재 SIG호는 자력으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로 기관실에 침수가 발생했지만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고 알려졌다. SIG호는 시리아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을 지원하는 시리아 내 러시아군에 연료를 공급한 혐의로 현재 미국의 제재 명단에 올라 있다. 이번 공격으로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연결하는 케르치 해협 대교(크림대교) 통행이 3시간 가까이 중단됐다가 5일 이른 시각에 재개되었다. 지난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불법 합병 이후 들어선 괴뢰정부인 크림자치공화국의 올렉 크라우치코프 고문은 “크림대교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은 없었으며 다리 인근에서도 폭발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은 노보로시스크 항구에서 러시아 군함이 드론 공격을 받은 다음날 발생했다. 우크라 정보 당국자는 4일 우크라 보안국(SBU)과 해군이 무인보트를 이용해 러시아 함대 상륙함인 올레네고르스키 고르냐크함을 공격, 작동 불능 상태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 매체들은 5일 보도에서 케르치 해협 인근에서 3건의 폭발이 발생했다며 SIG의 피습 사실을 확인했다. 우크라 정부는 이번 사건에 대한 어떠한 공식적인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08-05 16:49:56[파이낸셜뉴스] 중국의 원유 수요가 증가한 가운데 러·우전쟁 여파로 유류 노선이 길어지면서 탱커(유조선)의 가치가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상당수의 노후선 교체 발주도 예측돼 유조선 시장에 대한 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VLCC(초대형 유조선) 신조선가는 2009년 8월 이후 14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32만DWT급 VLCC의 신조선가는 이달 초 1억2286만달러였던 것에서 현재 1억2461만 달러로 증가했다. VLCC는 20만~32만t의 원유를 운반할 수 있는 초대형 선박이다. 유조선 가치가 높아진 것에는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이 코로나19 봉쇄에서 빠져나온 뒤 원유 수요가 증가한 것이 한 몫을 하고 있다. 중국 수요에 힘입어 VLCC 스팟 운임은 6월 초 하루당 2만2358달러에서 현재 7만4768달러로 약 246% 증가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지난달 발표한 월례 보고서에서 올해 중국의 원유 수요가 전년보다 하루 81만 배럴(bpd)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아울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류 운송 노선이 길어진 점도 영향을 줬다. 유럽연합(EU)이 주요 원유 수출국이었던 러시아 의존도를 줄이면서 더 긴 항로를 거쳐야 하는 중동 및 미국 걸프 지역에서 원유를 구매하고 있다. 원유 수송이 장거리일수록 한꺼번에 많은 양을 실어 나르는 것이 경제적이기에 적재용량이 큰 VLCC가 선호된다. 중고 유조선의 가격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시황 강세를 보였던 컨테이너선에 발주가 집중되면서 유조선 신조선 발주는 뜸했기 때문이다. 업계는 앞으로 글로벌 선사들의 노후선 교체가 늘면서 더 많은 유조선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건조한 지 5년이 지난 중고 VLCC의 가격은 올해 초 1억달러를 돌파해 3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국내 조선업계는 유조선 업황이 밝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선사들의 노후선 교체수요가 나올 것으로 보여 유조선 업황은 긍정적"이라며 "최근 중국 조선사들이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수주하고 있지만 국내 주요 조선사들은 LNG선 등 더 큰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집중하고 있어 당장 탱커 수주가 급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발주된 VLCC 12대 중 절반은 중국이 제작하고 있다. 이 중 한국은 주문량의 33%를 가져가 2위를 차지하고 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3-06-29 15:37:58[파이낸셜뉴스] 한국 조선사 단골인 그리스 선사들이 최근에는 중국에서 LNG 이중 연료 추진 유조선을 발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조선사들이 '저가 공세'를 편 영향이지만 한국조선사들은 고부가 LNG 기술에서 여전히 경쟁우위를 점하고 있어 큰 타격이 없다는 입장이다. 中 유조선 신조선가 18% 낮아 26일 트레이드 윈즈에 따르면 그리스 선주 마리나키스 캐피탈마리타임과 안젤리쿠시스그룹 산하 마란 탱커스는 중국의 뉴타임즈조선과 최소 8척에서 최대 16척의 수에즈막스 유조선에 대한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마리나키스와 안젤리쿠시스는 한국 조선사들의 단골 선사로 꼽혀왔다. 해당 물량은 액화천연가스(LNG)이중 연료 추진 선박으로 2026년과 2027년에 인도된다. 한국이 고부가 LNG 기술에서 경쟁우위를 점하고 있음에도 중국 조선사가 이번 발주 계약에 성공한 것은 낮은 신조선가를 내세운 영향이다. 중국 뉴타임즈조선이 이번에 계약하게 될 선박의 척당 가격은 LNG 이중 연료 기능 추가 비용인 1500만달러를 빼면 약 7200만달러다. 지난달 한국의 현대삼호중공업이 그리스 에발렌드시핑과 계약한 LNG 이중 연료 추진 유조선(15만8000DWT급)의 가격인 8525만달러와 비교하면 18% 가량 저렴하다. 韓 3년치 도크 꽉차, 중국 저가공세 영향 '미미'한국 조선사들의 초과 수주로, 신규 선박 계약을 해도 빨리 인도받을 수 없는 상황도 영향을 줬다. 현재 2026년 말~2027년 초 인도 물량까지 예약을 받으면서 우리나라는 3년치 도크(건조공간)가 꽉 찬 상태다. 이에 따라 선박을 빠르게 인도받기 원하는 선주들은 중국 업체로 눈을 돌리면서 중국이 어부지리로 발주 계약을 맺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국내 조선업계는 중국의 저가공세가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보고 있다. 수주잔고가 상당량 쌓여있는 만큼 신규 계약이 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시장의 변화를 지켜보며 수익성 위주의 선별수주 전략을 펼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조선업계가 벌크선과 유조선으로 어느 정도 일감을 채우면서 낮은 가격에 빠른 납기를 기대하기는 점차 더 어려워진다"며 "한국이 고부가가치 선박에서 만큼은 압도적인 기술력을 가지고 있어 우수한 품질의을 원할 경우 국내 조선사들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3-04-25 15:16:31[파이낸셜뉴스] 러·우전쟁으로 유류 수입 노선이 길어지면서 중고 유조선 시장도 활황을 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새롭게 건조될 유조선 발주 물량도 충분치 않아 향후 중고선의 가치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1일 해운전문지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중고 유조선 가격은 25년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중고 유조선 가격이 최저치를 기록했던 2020년에는 건조한 지 5년이 지난 아프라막스, 수에즈맥스, VLCC 중고선 가격을 합친 금액이 1억3850만달러였지만 현재 이들의 총 가치는 2억3100만달러로 66.8%가 증가했다. 아프라막스, 수에즈맥스, VLCC는 유조선의 크기를 나타내는 단위로 각각 8만~12만t, 13만~15만t, 12만~20만 t급의 적재 용량을 의미한다. 유조선 시장이 부활한 것은 유류 운송 노선이 길어져 선주들의 수익성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석유 수입 제재에 나선 바 있다. 닐스 라스무센 발틱국제해운협의회(BIMCO) 수석 해운연구원은 "과거에는 러시아산 원유가 유럽연합(EU)으로 운송됐지만, 이제 인도와 중국이라는 장거리 목적지로 전환되면서 톤마일(화물의 중량과 이동거리를 곱한 값)이 83% 증가했다"며 "유럽연합이 중동 및 미국 걸프 지역에서 원유를 구매하면서 EU의 톤마일도 42%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새로 공급될 유조선 물량이 부족해 중고선들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시황 강세를 보였던 컨테이너선에 발주가 집중된 영향이다. 현재 건조한 지 5년이 지난 아프라막스급 중고 유조선의 가격은 신조선가의 96%에 달하고, 수에즈맥스와 VLCC 중고선의 가치도 각각 신조선가의 85%와 83%까지 올라왔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세계 석유 수요 증가로 유조선 시장은 밝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러시아의 천연가스 무기화 이후 유럽의 많은 국가가 가스가 아닌 석유로 에너지 전환을 장려하고 있는 가운데, 미 에너지정보청(EIA)도 내년 전 세계 석유 소비량이 팬데믹 이후 처음으로 2019년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조선 중 규모가 큰 VLCC의 경우 한국이 중국보다 납기나 품질 면에서 앞서 있어 선호받는 상황"이라며 "그 전에는 유조선 발주가 상당기간 없었기 때문에 점차 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3-04-20 15:42:23폐선을 앞둔 노후 탱커(유조선) 비중이 커지면서 이를 교체하기 위한 발주가 중장기적으로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1일 영국의 해운시황 리서치 기관인 SSY는 당분간 탱커 시장 호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동안 탱커에 대한 신조선 발주가 부족해 15년이 넘은 노후 탱커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SSY 최근 발표한 월간 보고서에서 "현재 운항 중인 노후선박들의 규모가 오더북에 기록된 수주잔고를 훨씬 초과한다"며 "올해들어 탱커 발주는 약 280만 DWT(순수화물 적재톤수)가량이 발주돼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더 빠른 속도로 발주가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현재 운행이 가능한 선박 중 15년이 초과된 노후 선박의 비중은 역대 최고 수준인 37.7%까지 올라온 상황이다. 선종별 노후화 비중을 따지면 탱커가 47%로 가장 높다. 선박은 통상적으로 20년 가량 사용 후 폐선하는데 2003년 발주가 몰렸던 탱커의 교체주기가 도래한 것이다. 아울러 탱커 신규 발주가 뜸했던 것은 올해부터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 규제가 시행되는 영향도 있다. 탱커 자체는 친환경 연료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이중연료 추진도 쉽지 않다. 선주들이 친환경 선박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에서 탱커 발주를 미뤘던 이유다. 다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탱커의 가치가 주목받으면서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작년 12월 유럽연합(EU)이 러시아에서 들여오던 원유와 화학제품 등의 수입을 금지하고 미국· 중동 산유국 등으로 공급처를 확대하면서 운항 거리가 최대 10배까지 증가했다. 노선이 원거리화된 가운데 제재를 받는 러시아 선박 사용은 제한돼 가용 선박 수는 절대적으로 부족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도 중장기적으로 탱커 시장이 호황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글로벌 에너지 수요 회복, 중국 정유공장 가동률 상승 등으로 탱커시장에서 신조선발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3-03-21 18:18: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