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각) 찰스 3세 국왕이 주최한 공식 환영식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찰스 3세 국왕이 지난 5월 대관식 후 초청한 첫 번째 국빈이다.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는 이날 정오쯤 영국 런던 숙소로 찾아온 윌리엄 왕세자 부부의 영접을 받은 뒤 공식 환영식이 열리는 ‘호스 가즈’(Horse Guards) 광장으로 이동했다. 광장에는 근위대와 군악대, 기마병 등이 정렬했다. 영국 왕실이 제공한 승용차를 타고 행사장에 도착한 윤 대통령 부부는 미리 기다리고 있던 찰스 3세 국왕과 커밀라 왕비, 리시 수낵 영국 총리 등과 악수를 나눴다. 군악대가 연주하는 애국가가 울려 퍼지고 행사장 인근에선 최고 예우를 뜻하는 예포 41발이 발사됐다. 윤 대통령의 의장대 사열 중에는 아리랑이 연주됐다. 의장대 사열을 마친 윤 대통령은 찰스 3세 국왕과 함께 백마 4마리가 끄는 '황금마차'에 올라 버킹엄궁으로 이동했다. 김 여사는 카밀라 왕비와 함께 다른 마차에 탑승했다. 나머지 5대 마차에는 한국 측 공식 수행원과 영국 측 내각 주요 인사가 나눠서 탔다. 윤 대통령 부부와 찰스 3세 국왕 부부 등을 태운 총 일곱 대의 마차 행렬은 ‘더 몰’이라고 불리는 대로를 따라 호스 가즈 광장에서부터 버킹엄궁까지 이어졌다. 이 길에는 영국 국기와 태극기가 교차로 게양됐다. 3박4일 일정으로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영국 측이 최고 수준으로 예우하는 모습이다.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사용하던 왕실용 별도 의전 차량을 제공하고 윤 대통령이 머무르는 숙소로 윌리엄 왕세자 부부가 마중을 나가는 등의 왕실의 손님을 극진하게 대우하는 장면이 펼쳐졌다. 이 같은 예우는 윤 대통령이 찰스 3세 국왕 즉위 후 첫 번째 국빈으로 초청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영국 왕실은 국빈에 대해선 최고 수준의 예우를 다하기에 1년에 두 번만 국빈을 맞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엔 영국 의회인 웨스트민스터궁에서 영어로 직접 연설을 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질서를, 의회민주주의를 태동시킨 영국 역사에 대해 언급한 뒤 한국과 영국이 그동안 맺어온 인연에 대해 강조했다. 특히 영국의 글로스터 1대대가 임진강 설마리 전투에서 세운 공로를 설명한 윤 대통령은 “영국군의 숭고한 희생은 한국인들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라 말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11-22 05:59:11[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전쟁기념관에서 국가유공자 및 보훈 가족 130명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 이 자리에는 6.25전쟁 발발 72년 만에 부친의 유해를 찾게 된 고(故) 조응성 하사와 고 김종술 일병의 가족들과 지난 4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개최된 세계 상이군인 체육대회에 출전해 금메달을 획득한 대한민국상이군경체육회 소속 양궁 김강훈 선수와 사이클 나형윤 선수도 특별히 초청했다. 이날 오찬에는 김건희 여사도 함께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오찬에 앞서 전쟁기념관 국군 전사자 명비를 찾아 지난해 10월 백마고지에서 유해로 발굴된 고 조응성 하사의 명비 앞에서 묵념을 올렸다. 이어서 오찬장 입구에서 국가유공자와 그 유족 한분 한분을 정성스럽게 영접했다. 이날 행사는 국민의례, 보훈단체 대표 인사말, 국가유공자 명패 수여, 대통령 인사말에 이어 건배 제의 후 오찬으로 진행됐다. 또 CBS 어린이합창단과 국방부 군악대 윤소미 중사의 기념공연에 이어 보훈단체별로 대통령 부부와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이늘 대통령이 수여한 ‘국가유공자 명패’는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2019년부터 국가유공자와 그 유족의 자긍심 고취와 사회적 예우 분위기 조성을 위해 만들어져 수여돼 왔으며, 대통령이 직접 명패를 전해드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명패를 받으신 분은 6.25전쟁 영웅으로 태극 무공훈장이 서훈된 고 임부택 님과 고 최용남 님의 자녀 그리고 지난 2020년 의암호 수초섬 고정작업과 인명구조 중 순직한 고 이종우 경감의 배우자다. 윤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나라를 수호하고,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온몸으로 지켜내신 국가유공자와 보훈 가족을 모시게 돼 큰 영광"이라면서 "보훈 가족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시는 보훈단체장들께도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어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신 분들을 국민과 함께 기억하고, 그 정신을 책임 있게 계승하는 것이 국가의 품격이고 나라의 정체성을 세우는 길"이라며 "국가유공자와 유족들을 더욱 따뜻하게 보듬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국민과 함께 예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영웅"이라고 하면서 "한 치의 빈틈이 없도록 제가 여러분들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2022-06-17 14:01:38[파이낸셜뉴스] 아시아 선수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30·토트넘)이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체육훈장 청룡장을 받았다. 손흥민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과 브라질 간 축구 국가대표팀 경기(A매치)를 앞두고 체육훈장 중 최고 등급인 청룡장을 받았다. 이날 체육훈장 수여식에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2002 한일 월드컵 4강의 주역인 안정환, 박지성 등이 참석했다. 손흥민은 경기를 1시간가량 앞두고 진행된 수여식에 검정색 양복과 넥타이를 맨 정장 차림으로 나와 윤 대통령으로부터 청룡장을 받았다. 윤 대통령은 손흥민의 가슴에 청룡장을 직접 달아준 뒤 악수를 청했고 손흥민은 허리 숙여 인사했다. 현역 스포츠 선수에 대한 청룡장 수여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해 왔는데 대통령이 직접 주는 것은 처음이었다. 체육훈장은 가장 높은 청룡장을 비롯해 맹호장, 거상장, 백마장, 기린장 등 총 5가지 등급이 있다. 1936년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손기정, 산악인 엄홍길 대장, 프로골퍼 박세리, '피겨여왕' 김연아 등이 청룡장을 수여받거나 추사됐다. 축구인으로는 2002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거스 히딩크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에 이어 손흥민이 2번째로 현역 선수로는 최초다. 대통령실은 "손흥민 선수는 국가 위상을 높였을 뿐 아니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힘든 시기에 국민들에게 큰 감동과 자부심을 선사했다"고 밝혔다. 훈장 수여 후 윤 대통령은 서울월드컵경기장 내에서 열리고 있던 2002 한일 월드컵 20주년 기념 사진전을 둘러봤다. 2002 월드컵 멤버인 이영표 강원FC 대표이사의 설명을 들으며 사진을 보던 윤 대통령은 당시 조별리그 첫 경기 폴란드전 사진 앞에서 "내가 폴란드전 보러 부산까지 갔다"며 "(스코어가) 3-1이었나요?"하고 물었다. 그러자 이 대표는 "2-0이었습니다" 하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스페인과의 8강전 사진 앞에선 "이걸 내가 집에서 봤는데 밖에 나가니 난리도 아니더라"라고 했고 독일과의 준결승전 사진을 보면서는 "0-1로 졌죠? 열을 받아서 술 엄청 먹었다"며 웃었다. 윤 대통령은 기념 촬영 때 옆자리의 거스 히딩크 전 국가대표팀 감독에게 "광주에 '히딩크' 이름을 딴 호텔이 있는 것 아십니까" 하고 묻기도 했다. '히딩크 컨티넨탈 관광호텔'이 광주에 있다. 윤 대통령은 사진전 관람 후 히딩크 전 감독, 2002 월드컵 4강 주역들과 만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 등이 중국이 포기한 2023년 아시안컵 대회를 한국이 개최하는 방안을 제안하자 윤 대통령은 "적극적으로 추진하라"고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만찬 뒤 한국과 브라질의 A매치를 관전했다. 경기 시작 전엔 양 팀 벤치를 찾아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을 격려했다. 브라질 벤치를 떠나면서는 엄지를 세워 보였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2-06-03 06:54:31[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아시아 최초로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30·토트넘 홋스퍼)에게 체육훈장 청룡장을 직접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청룡장은 체육훈장 중 가장 등급이 높은 훈장이다. 30일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이 손흥민에게 직접 훈장을 수여하기로 했다. 보통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전달하는 것과 비교해 이례적인 일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첫 국무회의에서 관련 상훈 결정이 났다"고 전했다. 청룡장은 맹호장·백마장·기린장 등 체육훈장 중 가장 등급이 높은 훈장이다. 마라토너 고 손기정 옹을 비롯해 엄홍길, 히딩크, 박세리, 김연아 등 주요 체육인이 받거나 추서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 23일 손흥민의 득점왕 타이틀이 확정된 "개인의 영예일 뿐 아니라 아시아 축구계 모두가 축하할 경사"라며 "국민들에겐 희망의 메시지이자 더 큰 자부심"이라고 축전을 보냈다. 이는 윤 대통령이 지난 10일 취임 이후 스포츠 선수에게 보낸 첫 축전이었다. 최근 막을 내린 2021~22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손흥민은 23골을 터뜨려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공동 득점왕을 차지했다. 이는 아시아 선수 최초 기록이다. 유럽 5대 리그(독일 분데스리가, EPL,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A, 프랑스 리그1)로 범위를 넓혀도 처음이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2022-05-30 23:22:26[파이낸셜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6일 군 부실급식 개선과 병영문화 폐습 근절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탑 앞에서 열린 제66회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해 추념사에서 "최근 군내 부실급식 사례들과, 아직도 일부 남아있어 안타깝고 억울한 죽음을 낳은 병영문화의 폐습에 대해 국민들께 매우 송구하다"고 말했다. 병영문화 폐습은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성추행 피해를 당한 공군 여중사 사망 사건을 의미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어 "군 장병들의 인권뿐 아니라 사기와 국가안보를 위해서도 반드시 바로 잡겠다"며 "나는 우리 군 스스로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변화하고 혁신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믿는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문 대통령 내외와 정부·국회·군·18개 보훈단체 관계자가 참석한 이번 추념식은 국방홍보원 아나운서 '정동미' 소령과 국방부 군악대대 복무 중인 그룹 비투비 '육성재' 상병의 사회로 △현충문 근무 교대식 △개식 선언 및 조기 게양 △묵념(전국 사이렌 울림) △국민의례 및 헌화·분향 △편지 낭독 △국가유공자 증서 수여 △대통령 추념사 △현충의 노래 제창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이날 추념식은 서울현충원과 국립대전현충원, 부산UN기념공원을 3원 연결해 생중계됐다. 그간 현충일 추념식은 서울-대전 현충원에서 번갈아 개최했다. 문재인 정부 마지막 현충일 추념식인 올해는 서울현충원 순서이지만 3원 연결을 통해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 UN참전용사에 대한 추모의 의미를 더했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제66회 현충일 추념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가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오늘 우리는 현충일 추념식 최초로 국립서울현충원과 국립대전현충원, 부산 UN기념공원을 화상으로 연결해 자유, 평화, 민주, 인류애를 위해 헌신한 모든 분들을 기리고 있습니다. 국립서울현충원에는 독립유공자와 참전용사, 전임 대통령들과 무명용사들이 잠들어 있고, 국립대전현충원에는 독립유공자와 참전용사뿐 아니라 독도의용수비대, 연평해전과 연평도 포격전 전사자, 천안함의 호국영령이 계십니다. 우리의 평범한 이웃이었던 분들도 두 현충원에 함께 안장되어 있습니다. 소방공무원과 경찰관, 순직공무원의 묘역이 조성되어 있고, ‘의사상자 묘역’을 따로 만들어 숭고한 뜻을 기리고 있습니다. 부산 UN기념공원은 세계의 정의와 평화를 위한 연대와 협력의 상징입니다. 세계에서 유일한 곳입니다. 애국심과 인류애로 우리는 무력도발과 이념전쟁에 맞서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저는 순국선열, 호국영령, 이웃을 위해 희생한 분들과 함께 UN 참전용사들을 생각합니다. 한 분 한 분, 잊을 수 없는 애국심을 보여주었고, 대한민국의 뿌리가 되어주었습니다. 고귀한 희생과 헌신에 진심으로 존경을 표하며, 유가족들께도 깊은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국민 여러분,대한민국은 선열들의 애국심 위에 서 있습니다. 독립과 호국의 영웅들은 대한민국을 되찾았습니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헌신으로 가난을 극복했고, 아들, 딸은 스스로를 희생하며 인권과 민주주의를 발전시켰습니다. 그 숭고한 희생 위에서 오늘의 우리 국민들은 대한민국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의 가치와 질서를 스스로 만들어가며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임을 증명했습니다. 이제 애국은 우리 모두의 정신이 되었고, 공동체를 위한 실천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웃을 구하기 위해 앞장서고 공동선을 위해 스스로 희생하는 것이 바로 애국입니다.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은 응급환자를 위해 있는 힘을 다하다 과로로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의사상자 묘역 최초 안장자인 채종민 님과 고속도로 추돌 현장에서 다른 피해자를 구하다 희생하신 이궁열 님을 비롯한 의인들, 임무 수행을 위해 용감하게 출동한 소방관과 경찰관들, 모두 우리 시대의 애국자입니다. 코로나 극복을 위해 생활의 불편을 견뎌주시는 국민들, 방역과 백신 접종 현장에서 헌신하며 최선을 다하고 계신 방역·의료진 역시 이 시대의 애국자가 아닐 수 없습니다. 애국은 또한 이웃에 대한 사랑, 나라에 대한 사랑에서 인류에 대한 사랑으로 넓어졌습니다. 그것을 가장 극적으로 체험한 나라가 대한민국입니다. 유엔 참전용사들은 세계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들어보지도 못한 나라,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 땅에 왔습니다. 세계의 평화와 자유를 지켜낸 최고의 애국이었습니다. 지금 세계는 코로나와 기후위기같이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지구 차원의 공존을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이제 애국심도, 국경을 넘어 국제사회와 연대하고 협력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2001년, 일본 도쿄 전철역 선로에서 국경을 넘은 인간애를 실현한 아름다운 청년 이수현의 희생은 언젠가 한일 양국의 협력의 정신으로 부활할 것입니다. 2013년, 우즈베키스탄 노동자를 구하다가 함께 희생된 김자중 님의 진정한 이타심과 용기는 더 넓은 세상과 함께하는 것이 애국임을 보여주었습니다. 우리의 애국심은 공존 속에서 더 강해져야 합니다. 대한민국 곳곳에는 독립과 호국,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쳐 이웃을 위한 따뜻한 헌신까지 거대한 애국의 역사가 면면히 흘러오고 있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애국하고 서로의 애국을 존중하며 새롭게 도약하는 대한민국이 되길 희망합니다. 국민 여러분, 국가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올해 국가보훈처 창설 60주년을 맞았습니다. 상이군경 원호에서 시작한 보훈은 국가유공자에 대한 예우와 보상으로 확대되었고, 지금은 독립과 호국, 민주의 정신적 가치를 계승하는 문화로 확산되었습니다. 국가유공자에 대한 진정한 보훈이야말로 애국심의 원천입니다. 국가가 나와 나의 가족을 보살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을 때, 우리는 국가를 위해 몸을 바칠 수 있습니다. 정부는 국가보훈처를 장관급으로 격상했고, 보훈 예산 규모도 해마다 늘려 올해 5조 8천억 원에 이릅니다. 정부는 독립유공자 발굴과 포상기준을 합리적으로 개선해 2019년에는 역대 최고 수준인 647명을 포상했고, 지난해에도 585명의 독립유공자께 예우를 다할 수 있었습니다. 독립운동 사료를 끊임없이 수집하여 한 분의 독립유공자도 끝까지 찾아낼 것입니다. 지난 3월 24일, 이곳 국립서울현충원에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신원확인센터가 세워졌습니다. 2019년부터 지금까지 참전용사 유해 서른세 분의 신원을 확인해 가족의 품으로 모셨습니다. 올해 화살머리고지 유해발굴을 마무리하고 하반기부터는 한국전쟁 최대 격전지였던 백마고지로 확대할 예정입니다. 유해발굴 못지않게 신원확인이 매우 중요합니다. 유해가 발굴되더라도 비교할 유전자가 없으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유전자 채취에 유가족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당부드립니다.정부는 장기간 헌신한 중장기 복무 제대군인들이 생계 걱정 없이 구직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제대군인 전직 지원금’을 현실화할 것입니다. 보훈 급여금으로 인해 기초연금을 받지 못하고, 국가유공자의 희생과 헌신의 가치가 묻혀 버리는 일이 없도록 바로잡겠습니다. 지난 3월, 광주의 계엄군 병사가 유족을 만나 직접 용서를 구한 일은 매우 역사적인 일입니다. 올해 5·18광주민주화운동 추모제에 최초로 여야 정치인이 함께 참석한 일도 매우 뜻깊습니다. 진실이 밝혀지고 용서와 치유가 이어지면서 우리는 서로를 더욱 존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4월의 제주, 5월의 광주, 6월의 현충원이 서로의 아픔을 보듬으며 대한민국 발전을 위한 하나의 마음이 되길 기대합니다. 2018년, 미얀마 이주노동자 윈 툿쪼 님은 세상을 떠나면서 우리 국민에게 생명을 나눠주었습니다. 우리는 미얀마 국민에게 변함없는 연대와 우애의 마음을 보냅니다. 5월 광주가 마침내 민주화의 결실을 맺었듯, ‘미얀마의 봄’도 반드시 올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 평화와 번영, 민주와 인권의 한미동맹을 더욱 포괄적인 동맹으로 발전시키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외국 정상으로서는 최초로 미국 정부가 한국전쟁 참전 영웅에게 드리는 명예훈장 수여식에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하며, 참전 영웅들을 최고로 예우하는 미국의 모습을 보았습니다. 특히 군 복무 시절의 공적 사실이 새롭게 밝혀지면 언제든 서훈의 격을 높이고 모든 예우를 갖춰 수여식을 여는 것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워싱턴 ‘추모의 벽’ 착공식에서 우리 말로 “감사합니다”, “같이 갑시다” 인사를 건넨, 미군 참전용사들과 가족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자유와 민주주의의 가치로 맺어진 우정과 연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정부는 튼튼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변화하는 국제질서와 안보환경에 더욱 주도적으로 대응할 것입니다. 이번 회담에서 ‘미사일 지침’을 종료한 것은 미사일 주권을 확보했다는 의미와 동시에 우주로 향한 도전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뜻합니다. 한국은 달에 우주인을 보내는 ‘아르테미스 약정’에도 열 번째 나라로 가입했습니다.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우주 분야 협력을 확대하고, 독자적인 우주발사체 개발을 통해 대한민국의 새로운 우주 시대를 열겠습니다. 바이든 대통령과 저는 강력한 ‘백신동맹’으로 코로나를 함께 극복하기로 했고, 대화와 외교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이루는 유일한 길이라는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향해 다시 큰 걸음을 내디딜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오늘 저는, 전방 철책과 영웅들의 유품으로 만든 기념패를 자유와 평화를 수호한 호국영령들의 영전에 바쳤습니다. 분단의 아픔을 끝내고, 강한 국방력으로 평화를 만들어가겠습니다. 그것이 독립과 호국, 민주 유공자들의 넋에 보답하는 길이라 믿습니다.보훈은 지금 이 순간, 이 땅에서 나라를 지키는 일에 헌신하는 분들의 인권과 일상을 온전히 지켜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최근 군내 부실급식 사례들과, 아직도 일부 남아있어 안타깝고 억울한 죽음을 낳은 병영문화의 폐습에 대해 국민들께 매우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군 장병들의 인권뿐 아니라 사기와 국가안보를 위해서도 반드시 바로 잡겠습니다. 나는 우리 군 스스로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변화하고 혁신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믿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국가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우리는 지금, 독립과 호국의 영웅뿐 아니라 국민의 생명을 구하다 생을 마감한 분들의 숭고한 희생 위에서 나라다운 나라로 가고 있습니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 나라에 대한 책임감이 커지면서 우리의 애국심도 다양한 모습으로 실현되고 있습니다. 애국의 한결같은 원동력은 공동체에 대한 믿음입니다. 독립·호국·민주의 굳건한 뿌리를 가진 우리의 애국은 이제 인류의 문제로까지 확장되어야 합니다. 민주와 인권, 자유와 평화, 정의를 갈망하는 세계인들과 함께 감염병과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로 나아갈 것입니다. 우리에게 애국이라는 위대한 유산을 물려주신 영령들께 깊은 존경을 바치며, 영원한 안식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2021-06-06 10:35: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