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19일 주말을 맞아 서울 도심 곳곳에서 '윤 어게인'(Yoon Again)을 외치며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윤 전 대통령의 복귀를 염원하며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전광훈 목사가 주축인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대국본)는 이날 오전 11시께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광화문 국민대회'를 열었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오후 3시 기준 경찰 추산 약 1만 5000명이 집결했다. 참가자들은 "윤 어게인", "윤석열은 돌아온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열기를 고조시켰다. 대국본은 '국민저항, 윤석열을 다시 찾자'라는 문구가 적힌 홍보물을 배포하며, 콜센터를 통한 윤 전 대통령 지지 서명 운동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전 목사는 연단에 올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헌법재판소, 국회 등의 해체를 주장하며 "이 모든 것을 집행할 사람은 전광훈 목사 하나밖에 없다. 그래서 내가 대통령 후보에 출마하려고 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자유통일당 후보로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국민의힘 8명의 예비 후보들이 광화문하고는 가까이하지 말라고 하고 있다"며 "국민의힘 8명은 절대로 당선 안 시킨다"고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 덧붙여 "윤석열 대통령을 자유통일당으로 모셔 오겠다"고 주장했다. 한편,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해온 유튜버 벨라도는 오후 2시께 윤 전 대통령 사저 인근인 서초구 교대역 8번 출구 앞에서 약 1천명(경찰 추산) 규모의 집회를 개최했다. 윤 전 대통령 지지 단체인 자유대학은 오후 3시께 신사역 4번 출구 인근에서 집결하여 교대역 방향으로 행진을 진행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하는 시민단체 촛불행동은 같은 날 오후 3시께 중구 시청역 7번 출구 인근에서 '136차 전국 집중 촛불대행진' 집회를 열었다. 경찰 추산 약 400명이 참가한 이들은 '어서 오라 민주 정부, 몰아치자 내란 청산'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다. 촛불행동은 을지로입구역과 한국은행을 거쳐 집회 장소로 복귀하는 경로로 행진을 진행할 예정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5-04-19 16:19:46[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후 다시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거나, 김건희 여사가 대신 출마해야 한다는 주장이 보수 집회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의 재출마설은 지난 4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공개한 옥중 서신을 계기로 제기됐다. 김 전 장관은 옥중 서신에서 "자유대한민국 수호를 위해 더욱 뭉쳐서 끝까지 싸우자. 다시 윤석열! 다시 대통령!"이라며 사실상 재출마를 촉구했다. ‘윤 어게인’이라는 구호도 김 전 장관의 서신에 등장했다. 이후 탄핵 반대 집회나 보수 성향 커뮤니티에서는 ‘윤 어게인’ 구호가 퍼지며 윤 전 대통령을 다시 당선시키자는 주장이 확산됐다. 더불어 윤 전 대통령의 탄핵 그 자체가 피선거권을 박탈할 수는 없으며, 이후 형사 처벌이 확정되기 전까지 정치 활동을 금지할 근거가 없다는 입장을 내세웠다. 하지만 법조계는 이같은 출마설은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다. 헌법재판소법 54조에 따르면 탄핵 결정으로 파면된 사람은 5년 동안 공무원이 될 수 없다. 설령 5년이 지나더라도 우리나라는 현행 헌법상 대통령 중임제가 아닌 단임제이기 때문에 차기 대선 출마 역시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대통령 연임제로 개헌이 되더라도 윤 전 대통령 출마는 쉽지 않다. 연임은 임기가 '임기 만료 후 새로운 임기의 시작과 함께 연이어 취임'하는 것을 의미한다. 중임은 '여러 번 직을 맡을 수 있다'는 의미인 만큼, 개헌되지 않는 이상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또다시 수행할 수 없다. 헌법 제128조는 ‘대통령의 임기연장 또는 중임변경을 위한 헌법개정은 그 헌법개정 제안 당시의 대통령에 대하여는 효력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 만큼 대통령 연임제로 개헌이 되더라도 윤 전 대통령 출마는 불가하다. 더불어 오는 14일부터 본격 진행될 내란죄 관련 재판에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을 경우 피선거권이 박탈될 가능성도 있다. 이때문에 일부 극우 지지자들 사이에선 ‘김건희 여사 출마설’까지 거론되고 있다. 김건희 여사 출마 자체는 법적 걸림돌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나 김 여사가 공천개입 등 각종 의혹으로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피의자 신분이라는 점에서 현실성이 없다는 평이다. 김 여사가 기소돼 재판에 넘겨지더라도 출마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 다만 영부인 지위를 잃고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김 여사가 정계에 진출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근거가 없다는 것이 법조계 의견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4-10 13:12:28[파이낸셜뉴스]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하면서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집회를 벌이던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오열했다. 4일 뉴시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대통령 탄핵심판의 기각 또는 각하를 예상했던 지지자들은 문형배 헌재소장 직무대행이 선고문을 읽어내려 가면서 '불법'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마다 지지자들은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탄식을 쏟아냈다.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는 오전 10시께부터 지지자 1만5000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모였다. 이들은 헌재의 탄핵 인용 직후 "이게 나라냐"고 고성을 내며 반발했다. 두 시간 넘게 '탄핵 각하' 구호를 외치던 지지자들은 선고가 생중계되기 시작하자 일제히 침묵하며 긴장감 속에 방송을 지켜봤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탄핵심판 청구가 적법하다고 언급하자 지지자들의 표정은 굳어져 갔다. 일부 지지자들은 욕설을 퍼붓는 참가자에게 "조용히 해달라"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탄핵 인용이 확정되자 집회 참가자들은 격앙되기 시작했다. 일부는 "재판관들 다 싸잡아 죽여라", "살려두면 안 된다"며 거친 욕설을 쏟아냈고, 헬멧을 착용한 지지자들이 곤봉을 꺼내 휘두르는 모습도 목격됐다. 해당 남성은 경찰 버스를 곤봉으로 내리쳐 경찰에 의해 현행범 체포됐다. 탄핵 각하를 기대하던 집회 현장은 충격에 휩싸였다. 일부 참가자들은 오열하며 주저앉기도 했다. "이게 말이 되냐" "나라가 망했다" "헌재가 나라를 죽였다" 등의 격한 반응이 터져나왔다. 일부 지지자들은 “우리 대통령님 어떡해”라며 주저앉고 목 놓아 울거나, 체념한 듯 한숨을 쉬는 모습도 보였다. 한 60대 여성은 오열하며 "이제 어떻게 해 나라가 망하겠어"라고 실신한 듯 쓰러졌다. 이날 전광훈 목사를 주축으로 한 자유통일당도 한남동 관저 앞에서 탄핵심판 생중계를 지켜봤다. 대통령 파면이 발표되자 이 집회를 주도하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는 "국민저항권을 발동해야 한다"며 “탄핵을 인정할 수 없는 분들은 내일 오후 1시 광화문광장에 모이라”고 말했다. 전 목사는 "우리는 오늘 이 자리를 떠날 수가 없다. 국민이 경고한다"며 "우리는 오늘 국민 저항권을 주장해야 한다. 이 자리에 계신 분들 모두 내일 광화문으로 모여주시길 바란다. 국민 3000만명이 모여야 한다. 한민국을 사랑하고, 대한민국을 유지하길 원하는 사람들은 모두 내일 나와야 한다. 우리는 법대로, 대한민국을 우리 자손에게 물려줄 것이다. 오늘 헌법재판소의 결론이 다가 아니다"고 말했다. 한편 헌재는 이날 오전 11시 대심판정에서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를 열고 국회의 탄핵소추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인용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4-04 13:33:24[파이낸셜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15일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는 길에 이례적으로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날 자신에 대한 중징계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마지막 출근길이 될 수도 있음을 의식해 내놓은 메시지라는 분석이다. 윤 총장은 이날 오전 9시께 대검으로 출근하던 중 잠시 차에서 내려 지지 시위 중인 시민들에게 다가갔다. 지지자들은 “우리가 윤석열이다” 윤석열 파이팅” “윤석열 힘내라” 등을 외치고 있는 중이었다. 윤 총장은 "여러분들이 응원해주신 것은 감사한데 오늘부터 강추위가 시작되니까 여기 나오지 마시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무 날씨가 추워지니까 그만하셔도 제가 마음은 감사히 받겠다"라고 했다. 지난해 7월 검찰 총장 취임 후 출근길에 윤 총장이 시민들과 직접적으로 대화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총장은 그간 취임식 당일과 법원 결정으로 업무에 복귀한 당일을 제외하고는 1층 현관 대신 지하주차장을 통해 출근해왔다. 친여성향의 인물들로 채워진 징계위원회가 중징계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는 상황에서 자칫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대검 출근길에 시민들에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고 싶었을 것이란 해석이 많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2020-12-15 10:19:49[파이낸셜뉴스] 지난 4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파면 선고를 받은 뒤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두문불출하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전한길은 최근 자신이 설립한 언론사인 '전한길뉴스'에 10일 '(단독) 윤석열 대통령님을 마지막으로 한남동 관저에서 뵈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전한길이 작성한 글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 대신 '윤석열 대통령님'이라는 표현을 썼다. 글은 기사 형식보다는 보고서나 편지 형태로 작성됐고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전한길입니다'라는 말로 시작됐다. 전한길은 "어제(9일) 저는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다녀왔다"면서 "윤석열 대통령님께서 이사를 앞두고 감사와 위로의 뜻을 전하고자 저를 불러주신 자리였다"고 전했다. 윤 전 대통령은 오는 11일 관저를 비울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말미에 “전한길 선생, 당장 눈앞의 파도를 보지 말고, 파도를 일으키는 바람을 볼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전했다고도 했다. 전한길은 이날 윤 전 대통령과 조우하던 순간의 감정을 털어놓는 것으로 글을 시작했다. 그는 "관저에 들어서 대통령님과 악수를 나누는 순간, ‘지켜드리지 못한 미안함’, ‘헌재가 선고를 기각해 대통령께서 직무에 복귀하셨으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복잡한 생각이 몰려왔다"면서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질 뻔했지만, 대통령께서는 한치의 흔들림 없는 단단한 표정으로 저를 맞이하셨다"며 눈물을 삼켰다고 썼다. 서울구치소에서 52일 만에 석방됐을 때를 떠올린 전한길은 "애써 눈물을 참으시며 국민 앞에 허리 숙여 인사하던 그 모습, '청년 세대와 국민 여러분들께 감사하다'는 담담한 메시지를 전하시던 장면이 겹쳐졌다"고도 했다. 이날 만남에서 '가슴에 남는 순간'을 소개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이 “지난 겨울 석 달 넘게, 연인원 수천만 명의 2030 청년들과 국민들께서 광화문과 여의도, 그리고 전국 곳곳에서 ‘탄핵 반대’,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외치며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 섰다. 그분들께 너무 미안해서 잠이 오질 않는다”라고 말한 뒤 더 이상 말씀을 잇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모습을 본 전한길은 "‘이분의 마음은 온통 국민과 국가 뿐이구나’하는 깊은 울림이 왔고 저는 그 앞에서 아무 말 없이 한참을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전한길은 또 헌법학자인 허영 경희대 석좌교수가 지난 7일자 문화일보에 기고한 글을 소개하면서 "대통령이 국가긴급권 행사로 처벌되거나 파면된 사례가 없다"고 강조한 뒤 “'모든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는 헌법 제1조를 정면으로 부정한 반민주적 폭거"라며 헌재의 판결을 부정하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 앞에서 자신이 한 약속도 공개했다. 전한길은 "다가오는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하여, 윤 대통령께서 지키고자 하셨던 ‘자유민주주의 수호’, ‘법치와 공정과 상식이 살아 숨 쉬는 나라’를 완성하겠다고 했다"면서 "2030 청년 세대와 미래 세대들이 마음껏 자유를 누릴 수 있는 선진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이어가겠다고도 했다"고 썼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이루지 못한 개혁을 저희 국민들이 힘을 합쳐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저의 모든 것을 걸고서라도 그렇게 하겠노라 말씀드렸다"고 덧붙였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2025-04-10 14:13:00[파이낸셜뉴스] artpark@fnnews.com 박범준 기자
2021-06-29 13:30:16【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을 반대하고 탄핵에 앞장 섰다가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한 김상욱 의원(울산 남구갑)이 지역구가 있는 울산에서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 셀카 요청이 줄을 잇는 등 인기를 실감해야만 했다. 김상욱 의원은 1일 오후 울산 동구 일산해수욕장 로터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울산 유세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이재명 후보가 연설 후 더불어민주당 지역구 일꾼들을 호명할 때 특별히 김상욱 의원을 찾아 지자들에게 인사를 시켰다. 울산에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현재 이 후보를 밀착 수행하는 김태선 의원(울산 동구)과 김 의원 등 2명이다. 김 의원이 민주당 입당 후 수도권과 타 지역의 유세에 가끔 동참하기도 했지만 이 후보와 함께 울산지역 유세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의원은 이날 이 후보가 유세장을 떠나자 수많은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였다. 지자들은 김 의원의 이름을 연호하며 셀카를 요청했고, 김 의원은 하나하나 응하면서 지지들과 소통했다. 김 의원은 지지자들의 열렬한 응원을 받으며 인기를 실감해야만 했고 이후 30분가량을 현장에 더 머물렀다. 탄핵 정국 후 국민의힘 지지자들에게 배신자로 낙인이 찍히면서 울산에서의 정치 활동이 위축된 상황이지만 이번 유세를 계기로 울산에서의 의정 활동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의 한 당원은 "국민의힘 당원들에게는 배신자로 취급받겠지만 총칼을 동원해 국민을 억압하고 헌정질서를 어지럽힌 불법 계엄 내란 세력에 당당하게 맞선 김 의원은 진짜 보수이자 양심이 있는 정치인이다"라고 치켜세웠다. 한편 이재명 후보는 이날 울산 유세에서 내란 종식을 강조하면서도 비정규직 노동자와 여성 노동자에 대한 차별 철폐, 울산지역 에너지 산업 활성화 등을 강조하면 노동자와 기업도시 울산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5-06-01 18:46:28[파이낸셜뉴스] 30일 오후 6시 제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오는 6월 3일 본투표를 앞두고 '투표소에 젓가락 가져가자'는 독려글들이 온라인에 올라오기 시작했다. 성희롱 표현 된 '젓가락'.. 투표소 가져가자는 목소리 온라인 커뮤니티엔 29, 30일 사전투표와 6월 3일 본투표에 맞춰 "투표장 갈 때 젓가락 가져가려고 하는데 추천해 달라"거나 "투표 용지 주면 젓가락으로 잡아야 겠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대선 선거판에 젓가락이라는 단어가 나온 건 지난 27일 마지막 대선 TV토론 직후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겨냥해 '젓가락'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성희롱 표현을 언급한 데서 비롯했다. 어느새 젓가락은 대선의 이슈를 끌고 가는 단어가 됐고 '투표소에 젓가락을 들고 가자'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제22대 총선 때 불거진 대파 이슈가 재소환됐다.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당시 대통령은 '장바구니 물가 현장 점검'을 위해 찾은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 같다”는 발언을 한 뒤 "물가를 모른다"는 비판을 받았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하기 위한 소품으로 대파를 활용해 선거운동을 펼쳤다.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선관위로 ‘정부에 항의하는 의미로 대파를 가지고 투표소에 가도 되느냐’는 유권자 질문이 다수 들어왔다. 논의 끝에 선관위는 공직선거법 166조(투표소내외에서의 소란언동금지 등) 등에 근거해 이를 제한하기로 했다. 당시 선관위는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에 항의하는 정치적 행위를 할 경우 다른 선거인에게 심적 영향을 줄 수 있고, 비밀 투표 원칙도 깨질 수 있는 만큼 공직선거법에 따라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선관위 결정에 대파를 들고 투표소에 가는 장면은 볼 수 없게 됐지만, 그때의 경험은 이번 대선으로 연결됐다. 실제 사전투표 첫날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유권자가 투표소 안에서 젓가락으로 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 도장을 집는 사진을 올렸다. 젓가락 대신 커피를 가져갔다는 글도 올라왔다. 또 다른 유권자는 "출근길에 (젓가락을) 미처 챙겨나오지 못했다. 투표장 앞 무인카페가 있어서 커피 한잔 뽑아서 들어가 기표 도장을 찍었다"며 도장이 찍힌 커피 컵 사진을 올렸다. 이재명 후보가 유세 현장에서 “커피 한 잔 팔면 8000원에서 1만원 받을 수 있는데 원가가 내가 알아보니까 120원”이라고 말하며 논란을 일으킨 걸 떠올리게 하는 투표 인증 퍼포먼스였다. 누구를 위한 젓가락 퍼포먼스 이번 젓가락 퍼포먼스를 주장하는 쪽이 타깃으로 삼은 건 기호 1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기호 4번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로 보인다. 자신이 지지하지 않는 쪽 후보자를 저격하려는 게 목적이다. 이준석 후보는 다양한 성별과 연령의 사람들이 보는 TV토론에서 여과없이 '젓가락' 발언을 한 뒤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재명 후보는 이준석 후보의 발언으로 그의 장남이 과거 온라인에 작성한 부적절한 댓글이 다시 거론됐다. 결국 30일 이재명 후보는 "자식 잘못 키운 제 잘못"이라며 사과했고 같은 날 이준석 후보도 "부적절한 표현으로 인해 많은 분에게 실망과 상심을 안겨드렸다"는 입장을 전했다. 해당 사안에 비껴나 있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젓가락' 이슈는 호재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투표소로 가져가자'는 목소리가 나온다는 얘기다. 실제 지난 29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엔 국민의힘 유제홍 부평구갑 당협위원장이 '투표소에 나무 젓가락 가지고 투표하기'라는 글을 올렸다. 국민의힘 지지자들의 모임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투표소에 젓가락을 가져가자"는 글이 다양한 형태로 올라오고 있다. 대파처럼 반입제한 될까 현재 선관위는 지난해 '대파'와 달리 젓가락, 커피 등의 투표소 반입 제한은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투표소 반입을 허용하거나 금지하는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다만 대파처럼 유권자들의 요청이 있으면 논의의 과정을 거쳐 반입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유권자들이 '대파'를 들고 가도 되냐는 질문을 많이 했다. 숙의 끝에 반입 제한을 결정한 것"이라며 "투표소를 소란스럽게 하거나 특정 후보 또는 정당을 비방할 목적이 있다면 제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도 다수의 질문이나 요청이 온다면 비슷한 과정을 거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2025-05-30 20:46:34정책 논쟁은 실종되고 한국 정치의 후진성을 적나라하게 노출한 채 3차에 걸친 TV토론은 끝났다. 특히 지난 27일 열린 3차 토론은 정치 양극화와 정치제도 개혁 및 개헌 등이 주제였지만,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입에 담지 못할 성적 발언 등 온갖 막말과 인신공격으로 얼룩졌다. 토론은 후보의 비전을 제시하여 유권자에게 판단의 근거를 제공하기 위한 선거 절차다. 앞으로 5년 동안 국가원수인 대통령으로서 나라를 어떻게 이끌겠다는 계획을 소상하게 설명함으로써 국민의 선택을 받기 위한 정책대결의 장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식의 네거티브전을 벌일 것이라면 앞으로 토론은 없애 버리는 게 낫다. 삼류는 고사하고 사류라고도 할 수 없는 한국 정치이기에 저질 토론은 놀랍지도 않다. 선거가 없을 때도 한국의 정치는 국가 발전과 국민 복지를 위해 애를 쓰기는커녕 일년 내내 서로 헐뜯고 공격하면서 허송세월하는, 한마디로 난장판이지 않나. 이런 정치와 정치인에게 국가 운영을 맡기고 있는 국민들은 스스로 안쓰러울 지경이다. 이래서야 제21대 대통령에 누가 당선되더라도 나라를 잘 이끌어달라고 믿고 맡길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 어떤 인물이 마음을 고쳐먹고 아무리 좋은 정책과 선한 정치를 구사하려 해도 반대 정파는 훼방을 놓는 데 골몰하고 나라를 망치고 말 것이라고 보는 것은 너무 비관적일까. 윤석열 정부의 지난 3년처럼 한국 정치가 굴러간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매우 어둡다. 국민들은 성실하게 땀을 흘리며 일을 하는데 곪아 터진 후진 정치가 나라를 발전이 아니라 쇠퇴시키고 있음은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열혈 지지자들은 저급한 언어로 상대방에게 비수를 꽂는 후보에게서 시원함을 느낄지 모르나 양식 있는 유권자들은 또 한번 절망감에 빠졌을 것이다. 경제와 과학, 안보와 외교 등 나라의 운명과 연관된 중대한 정책을 펼쳐야 하는 대통령이란 직책의 중요성은 새삼 거론할 필요가 없다. 국가를 이끌어가는 리더 중의 리더이기에 조금이라도 상대적으로 유능한 인물을 뽑아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물론 이미 마음을 정해 놓은 유권자도 있겠지만 짧은 기간에 토론을 보고 후보의 능력을 판별하겠다는 부동층 유권자도 많다. 오직 대권 획득에 눈이 멀어 정책 방향을 알려주지도 않은 채 조폭보다 더한 언어폭력을 행사하는 후보들은 유권자의 선택권을 방해하는 것은 물론 그 자체로 자격을 상실했다고 본다. 문제는 모든 후보들이 다 진지한 토론보다 다른 후보 흠집 내기에 너나없이 나서고 있어 유권자로서 누구를 선택하기도 싫은 상황이다. 후보에 대한 실망감은 결국 정치권 무관심을 부르고 소중한 투표권을 포기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미우나 고우나, 싫으나 좋으나 그래도 차악의 후보에게라도 표를 줘야 한다는 말을 코앞에 닥친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에게 할 수밖에 없다. 덜 나쁜 후보에게 표를 줘야 하는 우리 선거가 참담할 따름이다.
2025-05-28 18:35:37[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TV토론에서 상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보단 수세적인 방어에만 나서고 있어 의문이다. 지난 23일 열린 2차 TV토론회에서 이 후보는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협공에 수세에 몰리는 듯한 양상도 보였다. 일방적인 상대편 후보의 물어뜯기 공격에 충분한 반박도 없었고, 그대로 매 맞는 듯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토론에서 '침대축구'를 하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재명 후보 뒤를 바짝 뒤쫓는 김문수 후보는 이 후보의 사법 리스크, 가족 문제 등의 치부를 반복적으로 언급하면서 철저하게 네거티브 전략을 펼쳤다. 이 후보 지지를 고민중인 진보성향의 중도층의 선거 포기를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1차 토론 이후 이 후보에 대한 중도층의 지지율이 소폭 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는 TV토론에서 특유의 상대를 당황하게 만드는 '사이다 발언'은 온데간데 없고 상대 후보의 무차별적 공격을 그대로 맞는 모습만 토론회에서 보여 주고 있다. 이 후보 지지자들은 뭔가 이상하다는 반응이다. 무슨 의도로 전 국민이 지켜보는 토론회에서 이 후보가 일방적으로 몰리기만 하는 건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생명을 위협했던 피습 사건까지 공격의 대상으로 삼았다. 이 후보가 부산 방문때 피습된 사건을 끄집어내 수술을 하러 헬기까지 타고 서울로 와야 했냐고 공격했다. 마치 별로 큰 상처가 아닌 데 황제 진료를 받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후보는 본인이 피습된 상태여서 경황이 없었기 때문에 집에서 가까운 곳에 수술을 원하는 가족과 의료진의 결정으로 이뤄진 것이라고만 답변했다. 피습 당시 의료진은 "경동맥(경정맥) 손상이 있었고, 자칫 대량 출혈이 발생했으면 현장에서 사망할 수도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흉기가 관통해 이재명 후보 목에 길이 1.4cm, 깊이 2cm 자상이 생겼으며, 내경정맥 9mm가 손상됐다. 하지만 이 후보는 이런 해명을 전혀 하지 않았다. 그저 가족의 판단으로 이뤄진 것이라고만 해명했다. 당시에 경찰이 사고 현장의 핏자국과 피묻은 와이셔츠 등 중요 증거 들을 모두 보전하지 않고 폐기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김 후보는 또한 이 후보의 형수 욕설 사건과 사법리스크 들을 모두 끄집어냈다. 이 후보는 이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해명을 하지 않았다. 단순히 가족사의 일이라고 만 답변하고 말았다. 이 후보는 본인의 자서전에선 성남시장에 당선되고 나서, 형님이 '시장 친형'이라고 공무원들에게 시정 간섭을 하려고 하자 공무원들에게 형과 접촉하지 말라고 지시했고 불만을 품은 형이 노모를 찾아가 협박하고, 폭행했다고 전후사정을 설명한 바 있다. 또한 당시 이 후보가 어머니를 입원시키고 나오는 길에 형님에게 전화했으나 받지 않아서, 형수에게 전화로 항의하다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면서 자서전에서 본인의 인품 탓이라고 했다. 김 후보가 이 후보의 사법 리스크를 끄집어 낼 때도 이 후보는 "검찰의 억지 기소"라고만 반박할 뿐이었다. 오히려 김문수 후보도 민주화 운동 등을 하다가 구속돼 전과 3범이 되지 않았는가, 과거 정권의 핍박에 얼마나 많은 이들이 김 후보처럼 죄 없는 형을 받고 범법자 낙인이 찍혀 고초를 겪지 않았는가라는 식의 반문조차 하지 않았다. 이 후보가 타 후보들의 집중 공세에 어쩔 수 없이 방어밖에 할 수 없다는 평가도 있다. 단일화가 거론중인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협공으로 인한 2대 1 대결을 벌이고 있고,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도 이 후보의 지지부진한 일부 정책에 대해 불만을 토로해 3대 1로 방어에 때때로 나서야 했다. 심지어 이 후보는 권 후보의 공격에 대해 맞는 말이라고 동의하기도 했다. 이 후보가 기존 방송과 신문보다는 인터넷 등을 통한 정치활동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TV토론회 시간이 마치 초치기 같다는 점도 요인이다. 상대의 연타 공격에 답변을 할 시간이 수십초에 그치는 경우도 있다. 이 후보는 문재인 전 대통령과 지난 23일 만남에서 전쟁터가 된 정치판에 대한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이 후보는 "윤석열 정부 3년간 검찰권 남용이 사회의 혐오와 적대감을 키우는 데 매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2025-05-24 17:4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