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장의 임기가 올해 말 만료되는 가운데 은행장들의 연임 여부에 은행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올해 실적이 홍콩 H지수 기반 주가연계증권(ELS) 자율배상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는 만큼 실적보다는 횡령·부당대출·배임 등 은행권의 내부통제 문제와 지배구조가 은행장의 연임을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상최대 실적 속 연임 가능성은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재근 국민은행장과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석용 농협은행장의 임기가 연말 동시에 종료되면서 내달부터 각 금융지주에서 후임 인선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각 금융지주는 은행장 선임을 위한 계열사 대표추천위원회 혹은 자회사 대표추천위원회 등을 구성하고 최종 은행장 후보를 추천한다. 은행장 후보는 롱리스트, 숏리스트 과정을 거친다. 최대 관심은 현 은행장들의 연임 여부다. 당장 눈으로 보이는 올 상반기 실적은 5대 은행 모두 나쁘지 않다.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신한은행 2조535억원 △하나은행 1조7509억원 △우리은행 1조6735억원 △KB국민은행 1조5059억원 △NH농협은행 1조2667억원 순이었다. H지수 기반 ELS 관련 충당부채 등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5대 은행 모두 양호한 실적을 냈다는 평가다. 이에 은행장들의 연임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 있다는 관측이다. 실적과 금융사고 관리를 모두 양호하게 관리한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첫 외환은행 출신 행장으로 지난해 '리딩뱅크'를 달성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단 정량적인 지표, 즉 좋은 실적을 냈다면 차기 행장으로서도 높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신한·하나은행이 안정적으로 좋은 실적을 낸 것은 연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한·하나은행에 대규모 금융사고 이슈가 없었던 것도 리스크관리·내부통제 역량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민은행 이재근 행장은 '2+1년' 임기를 마치고 추가 연임을 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ELS 자율배상 악재 속에서도 호실적을 내면서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와 ELS 자율배상에 따른 대규모 손실, 부동산담보 과당대출 사고 등이 연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동시에 나온다. 복수의 금융권 관계자는 "이재근 행장 나이가 타 은행장과 비교해 젊은 편이고 조직안정 차원에서 1년 추가 연임을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KB금융지주 회장 후보에 올랐던 허인 전 행장은 3연임(임기 총 4년)을 하기도 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신한은행장 시절 총 4년간 행장을 지냈고, 하나은행에서도 연임은 물론 3연임 사례가 적지 않다. ■내부통제·지배구조도 '변수' 우리은행 조병규 행장은 높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올해 연이어 발생한 횡령·부당대출 사고가 연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당국이 전날 우리금융 현 경영진에 강도 높은 비판을 한 점도 부담을 키우는 대목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1조4720억원에서 올 상반기 1조6735억원으로 1년 새 당기순이익을 2015억원 끌어올렸다. 하지만 우리은행 직원의 180억원 횡령에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관련 350억원대 부당대출 사고가 적발되면서 내부통제 관리 부족이 문제로 지적됐다. 주가 허위로 증빙서류를 제출했음에도 우리은행 직원들이 기업대출을 내주고, 부동산 담보가치가 부족하거나 담보물이 없는데도 신용도를 상향 평가해 수십억 대출을 실행하면서 우리은행은 158억원 재무적 피해를 보게 된 점이다. 이와 관련, 우리은행은 직위에 상관없이 임직원들이 부당한 업무지시에 대해 내부제보를 할 수 있도록 업무처리절차를 대폭 개선하는 등 제도개선에 나섰다 농협은행은 실적보다는 농협중앙회-금융지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핵심 변수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올해 3월 취임한 가운데 금융지주 자회사 중에서도 핵심인 농협은행 수장이 바뀔 것이란 관측이 크다. 농협은행장 중 '2+1년' 연임을 한 사례가 없지 않지만 2년으로 임기를 마치는 게 통상적이다. 이석용 농협은행장이 내부 출신 세대교체를 이뤄냈지만 올해에만 총 170억원대 금융사고가 적발된 것이 부담이다. 다만 이 행장은 일요일 비상경영위원회를 가동하는 등 목표 손익 달성에 주력하고 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박소현 기자
2024-08-21 18:25:00[파이낸셜뉴스]국민은행에서 대출 심사에서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과 개인 소득을 실제보다 더 높이 설정해 적정 한도 이상으로 대출을 내준 '업무상 배임사고' 두 건이 발생했다. 9일 KB국민은행 공시에 따르면 서로 다른 영업점에서 발생한 총 두 건의 업무상 배임사고가 자체조사를 통해 발견됐다. 경기 용인의 한 지점에서는 직원이 동탄 소재 상가 분양자들에게 272억 6501만원 담보대출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RTI를 실제보다 높게 산정하고 대출금액을 과다하게 내줬다. RTI는 부동산 임대사업자가 임대수익으로 얼마나 이자를 낼 수 있는지, 임대사업자의 상환능력을 산정하는 지표다. 주거용 부동산은 RTI가 1.25배 이상, 비주거용은 1.5배 이상이어야 한다. 직원이 RTI를 더 많이 산정한 점이 적발돼 은행에서는 업무상 배임으로 판단했다. 국민은행은 해당 직원을 인사 조치하고 형사 고소할 예정이다. 대구의 한 지점에서는 대출을 내줄 때 개인 소득을 높여잡아 과잉대출한 사고가 있었다. 실제 소득보다 부풀려 대출한도를 높여준 사례다. 사고금액은 111억3836만원, 사고 발생기간은 지난 2020년 8월말부터 올해 3월 8일까지로 공시됐다. 내부직원 제보와 자체조사를 통해서 적발됐다. 국민은행은 해당 직원을 업무상 배임으로 형사 고소했고 향후 인사 조치할 예정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대출을 취급한 직원들은 업무에서 배제됐다"며 "이번 사고와 관련된 대출에서 연체가 발생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에서는 지난달에도 금융사고가 공시됐다. 경기 안양의 한 지점에서 지식사업센터 상가 분양자들에게 담보가치를 부풀려 104억원 대출을 내준 업무상 배임사고였다. 금융감독원은 안양 지점 사고와 관련해 국민은행에서 현장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두 건의 금융사고가 추가 적발된 만큼 기간 연장 등을 통해 검사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4-04-09 19:11:34[파이낸셜뉴스]KB국민은행에서 여신 담당 직원이 상업용부동산을 실제 분양가격보다 부풀려서 적정 한도보다 더 많은 대출을 내준 배임 사고가 발생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KB국민은행 경기도 모 지점에서 실제 분양가보다 담보가치를 더 높이 설정해 대출을 내준 '업무상 배임' 사고가 터졌다. 문제가 된 대출은 경기도의 한 지식산업센터 상가 관련 분양 대출이었다. 수년간 미분양 상태였던 상가는 원분양가보다 싼 값에 분양이 이뤄졌다. 국민은행에서는 원분양가를 기준으로 담보가치를 설정해 실제 분양가보다 더 많은 금액이 담보로 잡혔다. 이렇게 되면 여신 회수(대출 상환)에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업무상 배임사고에 해당된다. 국민은행은 자체 감사를 통해 담보 가치 부풀리기 문제를 발견했고 이번달 초 금감원에 금융사고를 보고했다. 금감원은 지난 11일 국민은행에 대한 금융사고 검사를 진행 중이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4-03-13 09:38:05[파이낸셜뉴스]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업권별 릴레이 간담회 마지막으로 오는 30일 금융지주 회장단을 만난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부적정 대출을 비롯해 횡령,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등 금융권 내부통제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난 만큼 이에 대한 당부를 전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말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인사 레이스를 앞두고 지배구조 개선도 중요한 과제다. 특히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참석한다면 김 위원장과 임 회장이 만나는 첫 공식 석상이 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30일 김 위원장과 금융지주 CEO 간담회 일정을 확정하고 참석 요청 공문을 발송한 상태다. 김 위원장이 취임 후 은행(8월22일)·여전사(22일)·보험사(28일)·증권사(29일)·저축은행(9월2일)·자산운용사(9월5일) 등 업권별 CEO와 릴레이 회동을 이어온 마지막 순서다. 이번 간담회에는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및 3대 지방금융지주(BNK·DGB·JB) 회장이 참석할 예정이다. 가장 큰 현안은 금융권 내부통제 부실 문제다. 금감원에 따르면 은행 영업점에서 일어난 100억원 초과 여신사고는 올해 1~8월에만 7건, 987억원 규모로 늘었다. 대출자 소득이나 임대료를 실제보다 부풀려 대출을 내준 업무상 배임 사고도 잇달아 일어났다. 이에 더해 손태승 전 우리금융회장 친인척 350억원대 부당 대출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현 경영진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졌다. 김 위원장은 지난 기자 간담회에서 "금융위원장으로서도 매우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며 "현재 우리금융지주나 은행의 경영진도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은 금융지주·은행을 대상으로 금융권 CEO에게 금융사고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책무구조도 시범운영을 지난 7월부터 시행 중으로, 대부분 금융지주에서 책무구조도 작성을 마치고 제출 시기를 조율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올해 연말 금융지주 자회사 CEO 임기 만료가 줄줄이 예정된 만큼 지배구조 강화에 대한 메시지도 김 위원장이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은행권 지배구조 모범 관행'을 내놓으면서 은행권은 차기 CEO 선임 절차를 서두르고 있다. 이 모범 관행은 금융회사 CEO 임기 만료 3개월 전 경영 승계 절차를 개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2024-09-20 11:06:52[파이낸셜뉴스]은행 구성원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A시중은행 김포종합금융센터에서 600만원대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은행은 최근 자체 감사 과정에서 출납 담당이 아닌 행원 C씨가 시재금 출납 업무를 대직하는 과정에서 100만원씩 수차례 시재금을 횡령한 사실을 확인했다. 2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A시중은행은 김포종합금융센터 지점장 B씨를 대기발령 조치했다. 해당 은행은 B씨에게 김포센터에서 발생한 600만원대 횡령 사고에 대한 책임을 묻어 인사조치를 단행했다. 김포센터에서 근무한 C씨는 시재금 출납 업무를 대직하면서 은행의 돈 600만원을 횡령했다. A은행 관계자는 "금액이 소액이라서 공시 의무도 없다"면서 "일벌백계 차원에서 강력한 징계(면직)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은행은 C씨를 면직(해고)할 지 검토하고 있다. 김포센터에서 출납업무를 담당하던 직원도 관리 의무 소홀을 이유로 징계할 예정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수백억원, 수십억원, 수백만원 횡령이 연일 벌어지고 있다"면서 "공시 의무가 없는 소액의 일탈까지 모두 드러나 은행권 전반에 도덕적 해이, 모럴 해저드가 일상화된 것처럼 비춰질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A은행은 지난 3~4월 3건의 업무상 배임 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사고 피해액만 안양지점 104억원, 용인지점 273억원, 대구지점 111억원 등 총 488억원에 달한다. mj@fnnews.com 박문수 박소현 기자
2024-08-29 15:33:02[파이낸셜뉴스] 금융감독원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에 대해 은행이 이를 인지하고도 금감원 보고·공시의무를 지키지 않았고 현 경영진도 늑장대응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금융사고 자체뿐 아니라 내부통제 등 금융회사 내부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사실 관계를 철저히 파악해 책임 있는 임직원에 최대한 엄정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 보고의무 4월 발생했는데 늑장대응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검사 결과 우리은행은 이미 지난 올해 1월~3월 자체감사, 4월 자체징계 당시부터 범죄 혐의 및 사실관계를 인지하고 있었는데 8월 9일께 이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적어도 4월 이전에는 금융사고 보고·공시의무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은행은 1월 자체감사 실시 이전인 2023년 4·4분기 중 이번 금융감독원 검사에서 확인된 부적정 대출 가운데 상당수가 부적정하게 취급되고 부실화됐음을 인지했던 것으로 확인했다. 이 시점에 여신 심사소홀 등 외에 범죄혐의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해당 시점에 이미 금융사고 보고·공시의무가 발생한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은행법 및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대한 규정 시행세칙 등에 따르면 금융기관은 금융업무와 관련해 소속 임직원 또는 임직원 이외 사람에게 횡령, 배임 등 형법 또는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과 관련한 범죄혐의가 있는 경우 지체없이 금융감독원에게 금융사고로 보고하고 홈페이지 등을 이용해 공시할 의무가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어 자체감사 등 후속조치도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7월부터 특정 영업본부장이 취급한 여신이 부실 여신 검사 대상으로 계속해서 통보되던 상황에서 그 해 9~10월께 여신감리 중 해당 여신이 전직 지주회장 친익척과 관련됐다는 사실을 인지했으나 감독당국 보고 및 자체감사 등 즉각 대처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지난해 12월 해당 본부장이 퇴직한 이후인 올해 1월이 돼서야 자체감사에 착수하고 3월 감사종료 및 4월 면직 등 자체징계를 실시했다. 금융감독원에 알려온 것은 자체징계를 마친 후였으며 5월께 금융감독원이 제보 등에 따라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하자 해당 감사결과를 금융감독원에 전달했다. 아울러 자체 검사과정에서 영업본부장과 차주의 범죄혐의를 인지하고서도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 보도자료가 배포된 직후에 수사기관에 관련자를 고소했다. 지배구조 개선 취지 훼손...엄정 조치할 것 지주 경영진 역시 일찍이 범죄혐의를 알았으나 이사회에 이를 알리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간 금융감독원과 은행권이 공동 추진한 지배구조 개선 취지와 노력을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평가다. 실제 금융감독원 검사에 따르면 2023년 9~10월 여신감리부서는 전직 회장 친인척 대출 사실을 현 은행 경영진에 보고한 사실이 있으며 지주 경영진은 늦어도 올해 3월께 검사결과가 반영된 인사협의회 부의 안건을 보고 받는 과정에서 전직 지주회장 친인척 연루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부터 사외이사 간담회 정례화, 지배구조 모범관행 발표 등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있어 경영진 견제 등 이사회 기능이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 하지만 우리금융지주·은행은 이번 전직 지주회장 친인척에 대한 대규모 부정적 대출 취급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사회에 제대로 보고한 사실이 없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은 금융사고 자체뿐 아니라 금융사고 미보고 등 사후대응 절차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전반적 내부통제 미작동이 문제라고 바라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추가적인 사실관계를 철저하게 파악하고 책임이 있는 임직원 등에 대해서는 관련 법규와 절차에 따라 최대한 엄정하게 조치할 방침"이라며 "이번 금융사고 과정에서 드러난 내부통제상 취약점, 지배구조 체계상 경영진 견제기능 미작동 등도 면밀히 살펴 미흡한 부분을 신속하게 개선·강화하도록 적극적으로 지도·감독하겠다"고 밝혔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2024-08-25 11:40:49[파이낸셜뉴스]NH농협은행에서 160억원대 횡령 사고가 터진 것으로 확인됐다. 농협은행 지난 20일 여신 부문 자체 감사 진행하는 과정에서 명동지점 소속 과장보 김모씨(36)의 거래 내역에서 특이점을 발견했다. 지인의 명의를 활용해 허위 대출을 내어준 의혹을 받은 김씨는 은행 감사팀의 소환 명령에 불응하다 숨진 채 발견됐다. 2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농협은행에서 최근 160억원대 횡령사고가 발생했다. 농협은행 명동지점 소속 김씨는 직전 근무지인 회현역지점 재직 시절 서류를 꾸며 허위 대출을 받아 지인의 명의 계좌로 이체받는 방식으로 약 160억원 가량을 횡령했다. 농협은행은 지난 2020년 6월부터 올해 8월까지 4년 넘게 이어진 금융사고로 현재까지 약 117억원의 사고금액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농협은행은 김씨와 회현역지점과 명동지점에서 함께 근무했던 지점장을 대기발령한 상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감사가 진행되고 있는 사안"이라며 "진상 조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횡령 사실이 드러나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경찰과 소방 등에 따르면 서울 종로경찰서는 지난 21일 오전 11시 49분께 종로구 효자동의 차 안에서 발견된 김씨의 변사 사건을 접수해 수사하고 있다. 당시 경찰은 "차 안에 남성이 있는데 인기척이 없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경찰 관계자는 "자세한 신원은 알려줄 수 없다"며 "사건을 접수해 수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농협은행에서는 올해 상반기에만 10억원 이상 금융사고가 3건 발생했다. 담보를 부풀리거나 배임이 의심되는 부당 대출 사고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지난 2월엔 허위 매매계약서를 활용한 109억원 규모의 부당 대출 사고가 났다. 5월에는 공문서를 위조한 업무상 배임(51억원)과 분양자 대출사고(10억원)도 있었다. 은행권에서 횡령사고는 매년 꾸준히 발생하면서 은행들의 내부통제 문제가 올해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3년까지 6년간 은행권에서 발생한 횡령사고 규모는 1525억5720만원에 달한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6월 “최근 서류 위조 등 직원들의 횡령 사고가 끊이지 않아 임직원의 도덕 불감증과 허술한 내부통제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높다”면서 “이는 은행업 평판과 신뢰 저하 뿐 아니라 영업과 운영위험 손실 증가 등 재무 건전성에도 영향을 끼쳐 존립기반이 위협받을 수 있는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은행권에서는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뿐만 아니라 임직원의 반복되는 횡령 사고를 근절할 수 있는 조직문화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원 1명이 마음 먹고 서류를 조작한다고 해서 여신 시스템이 한번에 무너지지 않는데 이해하기 어려운 사고”라면서 “최근 연이은 횡령 사고가 은행권 전체의 신뢰 하락으로 이어지진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꼬집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mj@fnnews.com 박문수 김나경 주원규 기자
2024-08-22 16:27:18은행권에서 수백억원대 횡령·부당대출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NH농협은행 부산지역 지점의 A과장보가 자동입출금기(ATM) 시재금 1500만원을 횡령한 사고가 드러났다. 금융당국이 횡령같은 은행업의 본질인 여·수신과 관련된 범죄에는 최고경영자의 책임도 묻겠다며 지배구조를 손보고 있지만, 일상화된 은행권 구성원의 도덕적 해이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은행들이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라도 도덕적 재무장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21일 농협중앙회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이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2020~2024년 발생한 농협은행 금융사고 세부내역'에 따르면 최근 5년동안 농협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최소 23건이다. 지난 4~5월 농협은행 부산영업부에서 근무하는 A과장은 ATM 시재금 1500만원을 횡령했다. 1000만원과 500만원씩 총 2차례에 걸쳐 시재금을 횡련한 A과장은 전세자금 용도로 이를 활용했다고 진술했다. 농협은행은 A과장은 징계 해직했다. 농협은행 구로지점에서는 지난 7월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사례도 발생했다. B씨는 외국인 고객의 정기예금 계좌 개설 과정에서 고객 정보를 혼동해 다른 고객에 계좌에 5200만원을 입금했다. 은행은 사고 인지 후 사고 금액을 회수해 원래 계좌에 입금시켰다. 횡령은 물론 담보를 부풀리거나 배임이 의심되는 부당 대출 사고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농협은행에서는 지난 2월 허위 매매계약서를 활용한 109억원 규모의 부당 대출 사고가 발생했다. 5월에는 공문서를 위조한 업무상 배임(51억원)과 가장 분양자 대출사고(10억원)도 있었다. 박문수 기자
2024-08-21 18:03:26[파이낸셜뉴스]은행권에서 수백억원대 횡령·부당대출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NH농협은행 부산지역 지점의 A과장보가 자동입출금기(ATM) 시재금 1500만원을 횡령한 사고가 드러났다. 금융당국이 횡령같은 은행업의 본질인 여·수신과 관련된 범죄에는 최고경영자의 책임도 묻겠다며 지배구조를 손보고 있지만, 일상화된 은행권 구성원의 도덕적 해이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은행들이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라도 도덕적 재무장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21일 농협중앙회가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이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2020~2024년 발생한 농협은행 금융사고 세부내역’에 따르면 최근 5년동안 농협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최소 23건이다. 지난 4~5월 농협은행 부산영업부에서 근무하는 A과장은 ATM 시재금 1500만원을 횡령했다. 1000만원과 500만원씩 총 2차례에 걸쳐 시재금을 횡련한 A과장은 전세자금 용도로 이를 활용했다고 진술했다. 농협은행은 A과장은 징계 해직했다. 농협은행 구로지점에서는 지난 7월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사례도 발생했다. B씨는 외국인 고객의 정기예금 계좌 개설 과정에서 고객 정보를 혼동해 다른 고객에 계좌에 5200만원을 입금했다. 은행은 사고 인지 후 사고 금액을 회수해 원래 계좌에 입금시켰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임 회장 친인척의 300억원대 부당대출부터 본부장급의 3000억원대 횡령까지 ‘억소리’나는 횡령이 너무 자주 터져서 무감해진 측면이 있지만, 1500만원 횡령이나 5200만원 착오 송금도 그냥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면서 “전체 은행원은 아니지만 일부 은행원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상태”라고 말했다. 횡령은 물론 담보를 부풀리거나 배임이 의심되는 부당 대출 사고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농협은행에서는 지난 2월 허위 매매계약서를 활용한 109억원 규모의 부당 대출 사고가 발생했다. 5월에는 공문서를 위조한 업무상 배임(51억원)과 가장 분양자 대출사고(10억원)도 있었다. 농협은행은 3건의 사고 당사자를 모두 금융감독원 자체 검사종료 후 징계 처분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에서도 지난 3월 담보 가치를 부풀린 104억원 규모의 부당 대출 사고가 있었다. 우리은행에서는 최근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재임 시절 손 회장 친인척의 300억원대 부당 대출 사고가 드러났다. 은행들은 횡령·배임·부당대출 등 금융사고 예방을 위해 시스템 점검은 물론, 내부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은행 차원의 제도 개선보다 조직문화 개선을 통한 임직원의 ‘도덕적 해이’ 문제 해결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병진 민주당 의원도 “금융기관의 잇따른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도덕적 해이로 인한 피해가 고객들에게 가지 않도록 내부 통제시스템을 강화하고, 이와 같은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재발 방지대책을 강구해야한다”고 말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2024-08-20 13:47:50[파이낸셜뉴스] 금융감독원이 오는 22일부터 6주간 KB금융지주·국민은행에 대한 종합검사에 돌입한다. 최근 국민은행 직원이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 부당이득을 취하고 담보 가치를 부풀려 산정하는 사고도 벌인 만큼 내부통제 운영 실태 점검이 주된 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급증하는 가계부채에 대한 현황 파악과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주가연계증권(ELS)과 같은 고위험 상품 판매 관행 점검도 현안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검사 휴지기를 마친 금감원은 검사팀 인력 40여명을 꾸려 내주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에 종합검사를 착수한다. 지난 2021년 6~7월 종합검사를 실시한지 3년만으로 현안이 산적한 만큼 고강도 검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감원은 이에 앞서 지난달 10월부터 사전검사를 실시한 바 있다. 최근 연달아 일어나는 은행권 금융사고와 관련 내부통제 실태를 집중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에서는 지난해 증권대행사업부 소속 직원들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수십억원대 부당이득을 취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100억원 이상 대형 대출 배임 사고가 3건 적발됐다. 경기 안양 A지점에서 104억원, 대구 B지점 111억원, 용인지점 C지점 272억원 등이다. 이들은 실제 할인 분양가가 아닌 최초 분양가를 기준으로 담보가치를 산정하는 등 '담보가치 부풀리기'로 거액의 여신을 내준 것으로 확인됐다. 금감원은 은행 직원과 감정평가 간 직무분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 대출 한도를 통제할 수 있는 전산 시스템이 미비한 등 은행 차원의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고위험 상품 판매에 대한 관행 점검도 주요 이슈다. 금감원은 올 상반기부터 홍콩H지수 ELS에 대한 검사를 실시했는데 은행권에서 국민은행(8조1972억원)이 가장 많이 판매했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판매가 일어났다고 보고 전반적인 은행권 고위험 상품 판매에 대한 제도 개선을 예고했다. 이와 함께 가계대출 점검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가계대출을 자제해 달라는 메시지를 내고 있지만 여전히 증가세가 잡히지 않고 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715조7383억원으로 1달 새 7조1660억원 또 늘었다. 특히 국민은행은 은행권에서 가계대출 잔액이 가장 많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2024-08-19 10:4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