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장의 임기가 올해 말 만료되는 가운데 은행장들의 연임 여부에 은행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올해 실적이 홍콩 H지수 기반 주가연계증권(ELS) 자율배상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이어가는 만큼 실적보다는 횡령·부당대출·배임 등 은행권의 내부통제 문제와 지배구조가 은행장의 연임을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상최대 실적 속 연임 가능성은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재근 국민은행장과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석용 농협은행장의 임기가 연말 동시에 종료되면서 내달부터 각 금융지주에서 후임 인선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각 금융지주는 은행장 선임을 위한 계열사 대표추천위원회 혹은 자회사 대표추천위원회 등을 구성하고 최종 은행장 후보를 추천한다. 은행장 후보는 롱리스트, 숏리스트 과정을 거친다. 최대 관심은 현 은행장들의 연임 여부다. 당장 눈으로 보이는 올 상반기 실적은 5대 은행 모두 나쁘지 않다.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신한은행 2조535억원 △하나은행 1조7509억원 △우리은행 1조6735억원 △KB국민은행 1조5059억원 △NH농협은행 1조2667억원 순이었다. H지수 기반 ELS 관련 충당부채 등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5대 은행 모두 양호한 실적을 냈다는 평가다. 이에 은행장들의 연임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 있다는 관측이다. 실적과 금융사고 관리를 모두 양호하게 관리한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첫 외환은행 출신 행장으로 지난해 '리딩뱅크'를 달성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단 정량적인 지표, 즉 좋은 실적을 냈다면 차기 행장으로서도 높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신한·하나은행이 안정적으로 좋은 실적을 낸 것은 연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한·하나은행에 대규모 금융사고 이슈가 없었던 것도 리스크관리·내부통제 역량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민은행 이재근 행장은 '2+1년' 임기를 마치고 추가 연임을 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ELS 자율배상 악재 속에서도 호실적을 내면서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와 ELS 자율배상에 따른 대규모 손실, 부동산담보 과당대출 사고 등이 연임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동시에 나온다. 복수의 금융권 관계자는 "이재근 행장 나이가 타 은행장과 비교해 젊은 편이고 조직안정 차원에서 1년 추가 연임을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KB금융지주 회장 후보에 올랐던 허인 전 행장은 3연임(임기 총 4년)을 하기도 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신한은행장 시절 총 4년간 행장을 지냈고, 하나은행에서도 연임은 물론 3연임 사례가 적지 않다. ■내부통제·지배구조도 '변수' 우리은행 조병규 행장은 높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올해 연이어 발생한 횡령·부당대출 사고가 연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당국이 전날 우리금융 현 경영진에 강도 높은 비판을 한 점도 부담을 키우는 대목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1조4720억원에서 올 상반기 1조6735억원으로 1년 새 당기순이익을 2015억원 끌어올렸다. 하지만 우리은행 직원의 180억원 횡령에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친인척 관련 350억원대 부당대출 사고가 적발되면서 내부통제 관리 부족이 문제로 지적됐다. 주가 허위로 증빙서류를 제출했음에도 우리은행 직원들이 기업대출을 내주고, 부동산 담보가치가 부족하거나 담보물이 없는데도 신용도를 상향 평가해 수십억 대출을 실행하면서 우리은행은 158억원 재무적 피해를 보게 된 점이다. 이와 관련, 우리은행은 직위에 상관없이 임직원들이 부당한 업무지시에 대해 내부제보를 할 수 있도록 업무처리절차를 대폭 개선하는 등 제도개선에 나섰다 농협은행은 실적보다는 농협중앙회-금융지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핵심 변수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올해 3월 취임한 가운데 금융지주 자회사 중에서도 핵심인 농협은행 수장이 바뀔 것이란 관측이 크다. 농협은행장 중 '2+1년' 연임을 한 사례가 없지 않지만 2년으로 임기를 마치는 게 통상적이다. 이석용 농협은행장이 내부 출신 세대교체를 이뤄냈지만 올해에만 총 170억원대 금융사고가 적발된 것이 부담이다. 다만 이 행장은 일요일 비상경영위원회를 가동하는 등 목표 손익 달성에 주력하고 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박소현 기자
2024-08-21 18:25:00[파이낸셜뉴스]국민은행에서 대출 심사에서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과 개인 소득을 실제보다 더 높이 설정해 적정 한도 이상으로 대출을 내준 '업무상 배임사고' 두 건이 발생했다. 9일 KB국민은행 공시에 따르면 서로 다른 영업점에서 발생한 총 두 건의 업무상 배임사고가 자체조사를 통해 발견됐다. 경기 용인의 한 지점에서는 직원이 동탄 소재 상가 분양자들에게 272억 6501만원 담보대출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RTI를 실제보다 높게 산정하고 대출금액을 과다하게 내줬다. RTI는 부동산 임대사업자가 임대수익으로 얼마나 이자를 낼 수 있는지, 임대사업자의 상환능력을 산정하는 지표다. 주거용 부동산은 RTI가 1.25배 이상, 비주거용은 1.5배 이상이어야 한다. 직원이 RTI를 더 많이 산정한 점이 적발돼 은행에서는 업무상 배임으로 판단했다. 국민은행은 해당 직원을 인사 조치하고 형사 고소할 예정이다. 대구의 한 지점에서는 대출을 내줄 때 개인 소득을 높여잡아 과잉대출한 사고가 있었다. 실제 소득보다 부풀려 대출한도를 높여준 사례다. 사고금액은 111억3836만원, 사고 발생기간은 지난 2020년 8월말부터 올해 3월 8일까지로 공시됐다. 내부직원 제보와 자체조사를 통해서 적발됐다. 국민은행은 해당 직원을 업무상 배임으로 형사 고소했고 향후 인사 조치할 예정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대출을 취급한 직원들은 업무에서 배제됐다"며 "이번 사고와 관련된 대출에서 연체가 발생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민은행에서는 지난달에도 금융사고가 공시됐다. 경기 안양의 한 지점에서 지식사업센터 상가 분양자들에게 담보가치를 부풀려 104억원 대출을 내준 업무상 배임사고였다. 금융감독원은 안양 지점 사고와 관련해 국민은행에서 현장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두 건의 금융사고가 추가 적발된 만큼 기간 연장 등을 통해 검사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4-04-09 19:11:34[파이낸셜뉴스]KB국민은행에서 여신 담당 직원이 상업용부동산을 실제 분양가격보다 부풀려서 적정 한도보다 더 많은 대출을 내준 배임 사고가 발생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KB국민은행 경기도 모 지점에서 실제 분양가보다 담보가치를 더 높이 설정해 대출을 내준 '업무상 배임' 사고가 터졌다. 문제가 된 대출은 경기도의 한 지식산업센터 상가 관련 분양 대출이었다. 수년간 미분양 상태였던 상가는 원분양가보다 싼 값에 분양이 이뤄졌다. 국민은행에서는 원분양가를 기준으로 담보가치를 설정해 실제 분양가보다 더 많은 금액이 담보로 잡혔다. 이렇게 되면 여신 회수(대출 상환)에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업무상 배임사고에 해당된다. 국민은행은 자체 감사를 통해 담보 가치 부풀리기 문제를 발견했고 이번달 초 금감원에 금융사고를 보고했다. 금감원은 지난 11일 국민은행에 대한 금융사고 검사를 진행 중이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4-03-13 09:38:05NH농협은행에서 또 횡령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지난 21일 울산 지역의 한 지점에 근무 중인 계장 A씨가 70대 고객 B씨의 예금 2억5000만원가량을 빼돌린 사실을 인지했다. 특히 농협은행의 자체 감사가 아닌, B씨 계좌에서 예금 잔액이 줄어드는 것을 수상하게 여긴 B씨 가족이 농협은행에 문의하면서 횡령 사고를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이 이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입행한 A씨가 올해 7월부터 B씨의 예금을 수 차례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농협은행은 사고 인지 하루 뒤인 22일 이 같은 내용을 금융감독원에 보고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신규 입행한 계장급 사원의 횡령은 비록 소액이지만 구성원의 도덕적 해이를 있는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며 "지난 7월부터 시작된 고객 돈을 빼돌리는 사고가 수 개월 동안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농협은행 내부통제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지난 8월까지 농협은행에서 발생한 횡령(유용 포함) 사고는 29건에 달한다. 배임 5건을 포함한 총 사고금액은 366억5040만원이다. 이번 횡령사고로 드러난 사고건수는 총 35건, 사고액은 339억원을 넘겼다. 지난 18일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석용 농협은행장은 "매년 횡령 등 금융사고 근절을 위한 범농협 사고근절협의회 개최뿐만 아니라 직원 교육 등 시스템 강화 노력을 했지만 부족했다"고 말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김동찬 기자
2024-10-24 18:02:53[파이낸셜뉴스] NH농협은행에서 또 횡령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지난 21일 울산 지역의 한 지점에 근무 중인 계장 A씨가 70대 고객 B씨의 예금 2억5000만원가량을 빼돌린 사실을 인지했다. 특히 농협은행의 자체 감사가 아닌, B씨 계좌에서 예금 잔액이 줄어드는 것을 수상하게 여긴 B씨 가족이 농협은행에 문의하면서 횡령 사고를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이 이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입행한 A씨가 올해 7월부터 B씨의 예금을 수 차례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농협은행은 사고 인지 하루 뒤인 22일 이 같은 내용을 금융감독원에 보고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신규 입행한 계장급 사원의 횡령은 비록 소액이지만 구성원의 도덕적 해이를 있는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며 "지난 7월부터 시작된 고객 돈을 빼돌리는 사고가 수 개월 동안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농협은행 내부통제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지난 8월까지 농협은행에서 발생한 횡령(유용 포함) 사고는 29건에 달한다. 배임 5건을 포함한 총 사고금액은 366억5040만원이다. 이번 횡령사고로 드러난 사고건수는 총 35건, 사고액은 339억원을 넘겼다. 지난 18일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석용 농협은행장은 "매년 횡령 등 금융사고 근절을 위한 범농협 사고근절협의회 개최뿐만 아니라 직원 교육 등 시스템 강화 노력을 했지만 부족했다"고 말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김동찬 기자
2024-10-23 18:37:07#. "시재금에 손대는 일은 은행원은 상상도 못한 일이다. 드라마 속 범죄가 제가 다니는 은행에서 현실로 벌어지니 참담하고 부끄럽다."(A은행 21년차 부장) #. "동기들과 얼마나 챙기면 '감옥에 가도 괜찮을까, 100억? 20억?' 농담을 하던 중 문득 웃으며 할 말이 아니라고 느꼈다."(B은행 5년차 대리) 은행권이 금융사고의 굴레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은행권에서 횡령·유용 사고는 155건, 배임은 35건 발생했다. 총사고금액은 2781억원에 달했으나 회수율은 9.1%(252억원)에 불과했다. 연이은 사고에 은행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구성원의 도덕적 해이'와 '은행원 개인의 일탈'이 문제의 근원이라는 지적이다. 현직 은행원들이 스스로 금융사고의 원인을 구조적 문제가 아닌, 자신들의 일탈과 해이에서 찾고 있을 만큼 금융의 본질인 '신뢰'가 무너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파이낸셜뉴스는 22일 현직 은행원 100명에게 '횡령, 비리 등 금융사고가 발생하는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복수응답 가능)고 물었다. 절반이 넘는 55명이 '구성원의 도덕적해이'를 지목했다. B은행의 대리는 "그 어떤 시스템도 '사람'이 나쁜 마음을 먹고 속이려고 들면 막기 쉽지 않다"면서 "은행권 사건·사고는 직업적 윤리의식의 문제"라고 짚었다. 금융감독원 출신인 A은행 감사는 "디지털부문에 대한 투자를 강화, 내부통제 시스템을 철저하게 마련하고 현금이나 거액을 다루는 업무에는 이중 삼중으로 '체크'하는 절차를 만들었지만 사고를 원천봉쇄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궁지에 몰린 사람이나 도덕적 마음이 흐트러진 사람이 마음먹고 치는 사고를 막기는 어렵다"고 토로했다. 은행에서 발생한 사고의 피해는 고스란히 영업현장에서 고객을 마주하는 동료 은행원들에게 돌아간다. C은행 관계자는 "금융사고가 발생하면 해당 지점장은 물론 지역본부장부터 동료들까지 인사평가에서 영향을 받는다"면서 "사고자의 면직은 당연하고, 지역본부장이 옷을 벗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31명이 '성과(KPI) 중심의 조직문화가 금융사고로 이어졌다'고 답한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부실한 여신심사가 부당대출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지점이나 팀의 성과를 위해 부실한 대출신청 서류에도 '눈감아주는 문화' '못본 척하는 문화'가 남아있다는 것이다. 한국금융연수원 성수용 금융감독원 파견교수는 "금융회사는 국민의 소중한 재산으로 상품을 만드는 만큼 금융회사 직원이라면 일반 사기업보다 높은 윤리의식이 요구된다"며 "단기적으로 은행원들을 대상으로 윤리의식 재교육이 이뤄져야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KPI 중심의 성과급 구조를 손질해 재무적 성과 이외의 성과를 인정해주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성원의 도덕적 재무장과 조직문화 개선으로도 우선은 금융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 밖에 은행원들은 금융사고 대책으로 '감사를 위한 감사'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방안이 아니라 포상(인센티브)을 통한 사전예방, 안전한 내부고발 통로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봤다. mj@fnnews.com 박문수 김동찬 이주미 기자
2024-10-22 18:17:04DGB금융지주와 iM뱅크가 21일 책무구조도를 동시에 제출했다. 책무구조도는 부실한 내부통제로 금융 사고가 발생했을 때 최고경영자 등 임원별 책임과 제재 근거를 명시한 문서다. 횡령·배임 등 금융사고에 대한 내부통제 책임을 최고경영자(CEO)까지 사전에 지정해 금융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핵심이다. 금융사들은 지난 7월 시행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라 내년 1월까지 당국에 책무구조도를 제출해야 한다. 은행권에서는 지난 9월 가장 먼저 제출한 신한은행 이후 iM뱅크가 두 번째고, 금융지주사와 은행이 함께 제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DGB금융지주와 iM뱅크는 지난해 11월부터 책무구조도 도입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 또 책무구조도의 효율적인 이행을 위해 책무관리시스템을 별도로 마련했다. 부서단위에서 대표이사까지 이어지는 내부통제 점검 및 보고, 임직원의 점검활동과 개선 조치가 시스템 상에서 관리되도록 했다. 이주미 기자
2024-10-21 18:20:29[파이낸셜뉴스] DGB금융지주와 iM뱅크가 21일 책무구조도를 동시에 제출했다. 책무구조도는 부실한 내부통제로 금융 사고가 발생했을 때 최고경영자 등 임원별 책임과 제재 근거를 명시한 문서다. 횡령·배임 등 금융사고에 대한 내부통제 책임을 최고경영자(CEO)까지 사전에 지정해 금융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핵심이다. 금융사들은 지난 7월 시행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라 내년 1월까지 당국에 책무구조도를 제출해야 한다. 은행권에서는 지난 9월 가장 먼저 제출한 신한은행 이후 iM뱅크가 두 번째고, 금융지주사와 은행이 함께 제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DGB금융지주와 iM뱅크는 지난해 11월부터 책무구조도 도입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 또 책무구조도의 효율적인 이행을 위해 책무관리시스템을 별도로 마련했다. 부서단위에서 대표이사까지 이어지는 내부통제 점검 및 보고, 임직원의 점검활동과 개선 조치가 시스템 상에서 관리되도록 했다. DGB금융지주 관계자는 "책무구조도가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시범운영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금융당국과 소통할 것"이라고 전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2024-10-21 16:28:42#OBJECT0# #OBJECT1# #OBJECT2# [파이낸셜뉴스] #. "시재금에 손대는 일은 은행원은 상상도 못한 일이다. 드라마 속 범죄가 제가 다니는 은행에서 현실로 벌어지니 참담하고 부끄럽다." (A은행 21년차 부장) #. "동기들과 얼마나 챙기면 '감옥에 가도 괜찮을까, 100억? 20억?' 농담을 하던 중 문득 웃으며 할 말이 아니라고 느꼈다." (B은행 5년차 대리) 은행권이 금융사고의 굴레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7년부터 올해 8월까지 은행권에서 횡령·유용 사고는 155건, 배임은 35건 발생했다. 총 사고금액은 2781억원에 달했으나 회수율은 9.1%(252억원)에 불과했다. 연이은 사고에 은행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구성원의 도덕적 해이'와 ‘은행원 개인의 일탈’이 문제의 근원이라는 지적이다. 현직 은행원들이 스스로 금융사고의 원인을 구조적 문제가 아닌, 자신들의 일탈과 해이에서 찾고 있을 만큼 금융의 본질인 '신뢰'가 무너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파이낸셜뉴스는 22일 현직 은행원 100명에게 '횡령, 비리 등 금융사고가 발생하는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복수 응답 가능)고 물었다. 절반이 넘는 55명이 '구성원의 도덕적해이'를 지목했다. B은행의 대리는 "그 어떤 시스템도 '사람'이 나쁜 마음을 먹고 속이려고 들면 막기 쉽지 않다"면서 "은행권 사건 사고는 직업적 윤리의식의 문제"라고 짚었다. 금융감독원 출신의 A은행 감사는 "디지털부문에 대한 투자를 강화, 내부통제 시스템을 철저하게 마련하고 현금이나 거액을 다루는 업무에는 이중, 삼중으로 '체크'하는 절차를 만들었지만 사고를 원천봉쇄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궁지에 몰린 사람이나 도덕적 마음이 흐트러진 사람이 마음먹고 치는 사고를 막기는 참으로 어렵다"고 토로했다. 은행에서 발생한 사고의 피해는 고스란히 영업현장에서 고객을 마주하는 동료 은행원들에 돌아간다. C은행 관계자는 "금융사고가 발생하면 해당 지점장은 물론 지역본부장부터 동료들까지 인사평가에서 영향을 받는다"면서 "사고자의 면직은 당연하고, 지역본부장이 옷을 벗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말했다. 31명이 '성과(KPI) 중심의 조직문화가 금융사고로 이어졌다'고 답한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부실한 여신심사가 부당대출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지점이나 팀의 성과를 위해 부실한 대출신청 서류에도 '눈감아주는 문화' '못본 척하는 문화'가 남아있다는 것이다. 한국금융연수원 성수용 금융감독원 파견교수는 "금융회사는 국민의 소중한 재산으로 상품을 만드는 만큼 금융회사 직원이라면 일반 사기업보다 높은 윤리의식이 요구된다"며 "단기적으로 은행원들을 대상으로 윤리의식 재교육이 이뤄져야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KPI 중심의 성과급 구조를 손질해 재무적 성과 이외의 성과를 인정해주는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성원의 도덕적 재무장과 조직 문화 개선으로도 우선은 금융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 밖에 은행원들은 금융사고 대책으로 '감사를 위한 감사'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방안이 아니라 포상(인센티브)을 통한 사전예방, 안전한 내부고발 통로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봤다. mj@fnnews.com 박문수 김동찬 이주미 기자
2024-10-21 13:51:55"영원한 동지도 적도 없다." 75년간 동업해온 고려아연과 영풍 간 격화되고 있는 경영권 분쟁에 대한 전반적 관전평이다. 양측이 공개매수를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특히 고려아연의 최씨 일가가 3조원 규모의 자사주 공개매수로 반격을 가하면서 사태는 장기전으로 치닫고 있다. 이같은 과열 양상에 루머와 비방전까지 가세하면서 시장의 우려는 짙어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기업가치와 무관한 극단적 '쩐의 전쟁'이라고 진단한다. 국내 기업들의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향후 고려아연과 유사한 사태는 꾸준히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파이낸셜뉴스는 10일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와 안효섭 한국ESG연구소 본부장으로부터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교훈과 과제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이번 경영권 분쟁의 시사점은.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우선 공개매수 규모에 있어서 앞서 MBK파트너스가 제시한 최대 2조원 이상은 국내에서 역대 최대다. 향후 법원 결정에 따라 공격과 방어에 동원될 자금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그만큼 국내 사모펀드 시장 사이즈가 커졌다는 방증이다. 두 번째는 영풍의 장씨와 고려아연 최씨 일가 간의 '오월동주'가 적대적 대립 국면으로 전환됐다는 점이다. 이 배경에는 분쟁의 당사자 간 세대와 문화 차이, 그로 인한 경영방식의 이견이 자리 잡고 있다. 마지막으로 고려아연은 세계 최대 제련업체이면서 가장 높은 금속회수율을 자랑한다. 동시에 2차전지 핵심소재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어 사실상 국가산업에 속하는 업체다. 사모펀드의 공개매수 그 자체는 가치중립적이나, 이러한 국가 중추기업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규제가 필요하다. ▲안효섭 한국ESG연구소 본부장=공개매수 기간 자기주식 매입을 통한 경영권 방어 가능 여부가 가장 큰 쟁점이자 시사점이다. 지난 2일 법원은 가처분 기각 결정에서 고려아연이 자기주식 매입을 통해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결정은 자본시장법 관련 법 해석에도 중요한 참고가 될 것으로 판단되며, 향후 유사한 분쟁에서 대상 회사가 자기주식을 활용하는 데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K밸류업 측면에서 이번 사태를 평가한다면. ▲류 대표=이번 고려아연의 경우 50년 유산을 지키려는 측과 그에 도전하는 가문 간의 공격과 방어이기에 기업가치와 무관한 극단적 '쩐의 전쟁' 양상을 띠고 있다. 이 경우 어느 쪽이 승리하더라도 부담하지 않아도 될 다양한 경영차질, 불요불급한 비용 증가 등으로 '승자의 저주'라는 덫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내재가치와 무관한 주가 폭등은 이후 폭락으로 이어질 것이다. ▲안 본부장=통상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면 양 당사자는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향상에 부합한 청사진을 제시하며 일반주주를 설득하려 한다. 치열하게 진행되는 이 과정을 통해 고려아연의 밸류업에는 유의미한 변화가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기업 거버넌스와 관련, 앞으로의 과제는. ▲류 대표=기업 거버넌스의 핵심은 이사회 구성과 운영이다. 특히 사외이사들이 전문적 식견, 경험 등을 갖췄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또 설령 전문성을 갖춰도 회사로부터 독립적이지 못하면 사외이사 본연의 역할을 다하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환경부·국세청 출신 전직 관료 등으로 구성된 고려아연 이사회 구성은 아쉬움이 있다. 향후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사외이사로 구성을 확대하고, 사외이사진을 재편하는 것이 기업 거버넌스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다. ▲안 본부장=강화되고 있는 주주권에 비해 정작 우리나라 주주총회는 주주권익 보호에 미흡한 게 사실이다. 주총 소집공고를 주주총회 2주 전인 현재보다 몇 주 앞당기고, 주총 개최 시기도 연중으로 분산하는 게 필수적이다. 또 기업들은 감사 보고서를 지금보다 더 빨리 공시해야 한다. 주총 시기뿐 아니라 연중 기업설명회(IR) 등을 통해 투자자들이 마음껏 궁금증을 해소하고 건설적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줘야 한다. ―다른 경영권 분쟁과 비교할 때 투자은행(IB), 재계에 던지는 화두는. ▲류 대표=우리나라도 기업 역사가 길어짐에 따라 창업주나 2세들이 사망하거나 은퇴하게 된다. 이러면 자연스럽게 3~4세나 주요 주주 간 결속력이 약화되고, 동시에 경영전략 및 이해관계 등에서 이견이 자주 노출될 것이다. 따라서 이번 고려아연과 유사한 분쟁이 더욱 많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지배주주의 경영성과가 상대적으로 낮거나 횡령, 배임 등 위법적 행위에 연루될 경우 사모펀드나 IB들은 비지배 주요주주와 접촉을 통해 적대적 공개매수 등을 부추기거나 시도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투명한 거버넌스, 자기자본비용(COE) 등을 최우선에 두는 경영을 해야 한다. ―공개매수를 통한 경영권 확보가 주가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한 보완책과 견해는. ▲류 대표=MBK파트너스·영풍 연합과 고려아연 측이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인 83만원은 올해 예상 실적 기준으로 고평가된 주가라고 할 수 있다. 양 측의 한 치도 양보하지 않는 공개매수 경쟁으로 기업의 기초체력(펀더멘털)과 무관한 버블이 발생하고 있다. 향후에도 양측의 대결 양상에 따라 그 변동성이 폭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비정상적 시장 수급에 의한 주가 상승과 그에 가담한 투자자들의 결말은 주가 폭락과 대규모 투자손실이다. 이에 대한 가장 효과적 수단 중 하나로 하루속히 자본시장 내 '효율적 공매도' 시스템을 정착키고 운영해야 한다. ▲안 본부장=보통 공개매수 가격이 공개매수 직전 주가보다 높게 책정하기 때문에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경영권 분쟁이 어느 일방의 승리로 결론이 날 무렵 무섭게 오르던 주가는 순식간에 급락할 우려가 있는 것이다. 공개매수 시 주가 변동성에 대한 간접적 보완책으로는 현재 시행 초읽기에 들어간 의무공개매수제도를 주목해야 한다. ―SK·소버린 사태와 고려아연 사태의 차별점은. ▲류 대표=먼저 소버린은 100% 외국계 헤지펀드라는 점에서 국내 사모펀드인 MBK와 다르다. 또 소버린은 당시 분식회계 사태로 인해 자산가치 미만으로 주가가 폭락했던 SK글로벌 지분 14.99%를 매입했지만, 고려아연의 경영상황은 SK와 달리 비교적 정상적인 상황이며 주가 역시 저평가됐다고 볼 수 없다. ▲안 본부장=먼저 MBK 측은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과 의결권 공동행사 계약을 맺은 것으로, 단독으로 SK그룹 경영권을 노린 소버린과는 차이가 있다. 또 다른 차이점은 소버린 사태와 달리 소액주주가 고려아연 경영진 손을 들고 있다는 점이다. ―향후 사모펀드가 경영권 분쟁에 주류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나. 그렇다면 어떤 방식이 나올까. ▲류 대표=국내는 내재가치 대비 저평가된 기업이 많고, 세대교체가 계속 이뤄지면서 주요 주주 간의 경영전략이나 방침 등을 놓고 이견이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러한 조건들을 활용해 자금동원력에서 우위를 점하는 사모펀드들은 공개매수를 통한 경영권 교체 시도, 특정 주주와 결탁한 공개매수 후 주주 간 협약에 의한 매수청구권(콜옵션) 행사를 통해 경영권을 행사하는 투자 시도가 이어질 가능성 역시 높다. ▲안 본부장=국내 다수 기업에서는 최근 창업자의 3~4세로 경영승계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상속·증여 부담 등으로 오너 일가 지분율은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사례가 많아지고 있어 경영권 획득을 목적으로 한 사모펀드의 움직임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모펀드도 행동주의 펀드가 추구하는 전략과 거의 유사한 방법으로 관여 활동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말은. ▲류 대표=환경·사회·지배구조(ESG) 측면에서 두 가지만 첨언하고 싶다. 먼저 한국적 맥락을 감안할 때 이른바 패밀리 경영의 장점이 상대적으로 더 많다고 본다. 사모펀드는 단기적 관점에서의 주주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반면, 패밀리 경영은 더 장기적이며 주주이익에 얽매이지 않고 경영을 할 수 있는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장씨 일가가 경영을 맡았던 영풍은 과거 ESG 관점에서 사건·사고에 연루된 바 있다. ESG를 표방하는 투자자들은 이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안 본부장=고려아연과 영풍 사이의 경영권 분쟁은 단순한 내부갈등을 넘어서 기업의 경영안정성과 주주가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이슈이다. 경영권 분쟁이 오랫동안 지속될 경우 두 회사 모두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투자자들은 양 회사 이사회의 대응과 주가 변동을 살펴봐야 한다. 향후 이 사태의 해결 여부와 그 과정에서 나타날 변화는 고려아연의 주가와 경영권 구조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hippo@fnnews.com 김찬미 강구귀 김경아 기자
2024-10-10 18:02: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