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BNK경남은행이 지난해 3000억원대 횡령사고와 관련한 임직원 성과급을 환수하기로 했다. 횡령액이 재무재표에 반영되면서 부당이득은 반환해야 한다는 법률 검토에 따른 것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경남은행은 지난 1일 이사회를 열고 2021년∼2023년 지급된 성과급 중 일부 항목(이익배분제·조직성과급·IB조직성과급)에 대해 환수하기로 결정했다. 경남은행 이사회는 지난 3월 횡령에 따른 피해액 595억원 가운데 순손실액 441억원을 반영하기 위해 2021년∼2023년 재무제표를 수정 의결했다. 경남은행 이사회는 당기순이익 등 성과급 책정의 기준이 되는 수치에 변동이 발생했을 때 민법상 '부당이득 반환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법무법인을 통해 회사가 초과 지급된 성과급을 회수하지 않으면 업무상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는 법률 자문도 받았다. 경남은행은 금융감독원에서 진행 중인 재무제표 감리가 끝나고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의결이 확정된 이후에 환수에 착수할 계획이다. 성과급 환수 대상은 경남은행 전 임직원 2200여명이다. 성과급의 총 환급 규모나 환급 시기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경남은행 노조 측은 성과급 환수 방침이 알려지자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강력하게 반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3월 말에 노동조합에 설명회를 가졌고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 결정 이후에도 다시 한 번 노동조합에 설명을 구했는데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다"면서 "법률적 측면이 은행의 사회적 책임 면에서 환수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발생한 경남은행 횡령 사건은 경남은행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담당 부장급 직원이 2007년부터 2022년까지 자신이 관리하던 PF 대출 관련 자금 등 총 3000억 원 가량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는 사건이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2024-07-04 11:59:27올해 7조원의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는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을 두고 11일 금융감독원이 배상기준을 발표한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실은 홍콩ELS 사태를 계기로 '은행개혁'의 세부 방안 및 대처 수위를 놓고 고민 중이다. 특히 지난해 초 금융당국에서 시도했던 '클로백(Clawback)' 도입을 다시 추진하는 안이 거론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0일 "홍콩ELS는 물론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를 비롯해 그간 반복돼온 은행권 사태들은 단기간 상품 판매실적으로만 인센티브를 받는 게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며 "공공기관의 경우 사업에 문제가 발생해 경영평가에서 드러나면 인센티브가 회수되는데, 그런 방식을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클로백'은 회사에 손실을 입힌 임직원의 성과급을 환수하는 제도로,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유럽의 대형은행들이 도입했다. 우리도 행정규칙인 금융회사 지배구조 감독규정에 같은 취지의 내용이 있다. 이연지급 예정 성과급을 손실 규모를 반영, 재산정하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은행권에서 클로백을 실제 이행한 사례는 사실상 전무하다. 이 때문에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초 입법을 통해 제도를 도입하려 했다. 당시 은행권의 부문별한 성과급 잔치 논란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클로백 취지 감독규정을 법률로 상향시키는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은행권이 강하게 반발했고, 결국 금융위는 성과급 이연 비율과 기간을 더 확대하는 정도에 그쳤다. 최소비율을 50%로, 기간은 5년으로 늘렸다. 이처럼 클로백이 은행권의 반발에 한 차례 막혔던 적이 있는 만큼 대통령실은 이번에는 촘촘하게 설계한다는 각오다. 관련 연구용역은 물론 공론화를 위한 공청회 개최도 검토할 방침이다. 대통령실은 또 클로백을 포함해 은행 지배구조와 인사평가 전반을 개혁하는 구상도 짜고 있다. 은행권이 공적 권한인 예금 수취권을 이용, 홍콩ELS 같은 위험상품을 무리하게 판매하는 사태가 반복된다는 점에서 은행의 공공성이 결여됐다는 게 대통령실의 문제의식이다. 앞서 금감원은 8개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BNK·DGB·JB)에 이달 중순까지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을 제출하라고 요구한 상태이다. 이를 감안해 4월 총선 이후까지 개혁안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겠다는 게 대통령실 전언이다. 다만 은행개혁이 원만하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당장 클로백만 해도 대통령실은 공공기관을 예로 들었지만, 실상은 법률로 강제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부동산 투기 등 크게 논란이 됐던 일부 사안에 대해서만 정부가 경영평가를 수정, 성과급 환수조치를 했을 뿐이다. 게다가 클로백은 윤석열 정부뿐 아니라 전임 문재인 정부 때도 제도 도입이 무산됐을 만큼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해묵은 과제다. 지난 20대 국회 때인 2018년 정재호 당시 민주당 의원은 성과급 환수 필요성을 제기하며 관련 법안을 내놨지만, 법안 통과 가능성을 고려해 정작 환수를 강제하는 조항은 빼기도 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우리나라 은행산업 구조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는 다 알고 있지만 하루아침에 바꾸긴 어렵다"며 "총선 이후까지 계속 검토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03-10 18:32:25[파이낸셜뉴스] 올해 7조원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는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기초 ELS(주가연계증권) 상품을 두고 오는 11일 금융감독원이 배상 기준을 발표한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실은 홍콩ELS 사태를 계기로 ‘은행개혁’의 세부 방안 및 대처 수위를 놓고 고민 중이다. 특히 지난해 초 금융당국에서 시도했던 ‘클로백(Clawback)’ 도입을 다시 추진하는 안이 거론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0일 “홍콩ELS는 물론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를 비롯해 그간 반복돼온 은행권 사태들은 단기간 상품 판매 실적으로만 인센티브를 받는 게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며 “공공기관의 경우 사업에 문제가 발생해 경영평가에서 드러나면 인센티브가 회수되는데, 그런 방식을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클로백'은 회사에 손실을 입힌 임직원의 성과급을 환수하는 제도로,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유럽의 대형은행들이 도입했다. 우리도 행정규칙인 금융회사 지배구조 감독규정에 같은 취지의 내용이 있다. 이연지급 예정 성과급을 손실 규모를 반영해 재산정하도록 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은행권에서 클로백을 실제 이행한 사례는 사실상 전무하다. 이 때문에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초 입법을 통해 제도를 도입하려 했다. 당시 은행권의 무분별한 성과급 잔치 논란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클로백 취지 감독규정을 법률로 상향시키는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은행권이 강하게 반발했고, 결국 금융위는 성과급 이연 비율과 기간을 더 확대하는 정도에 그쳤다. 최소 비율을 50%로, 기간은 5년으로 늘렸다. 이처럼 클로백이 은행권 반발에 한 차례 막혔던 적이 있는 만큼 대통령실은 이번에는 촘촘하게 설계한다는 각오다. 관련 연구용역은 물론 공론화를 위한 공청회 개최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대통령실은 또 클로백을 포함해 은행 지배구조와 인사평가 전반을 개혁하는 구상도 짜고 있다. 은행권이 공적 권한인 예금 수취권을 이용해 홍콩ELS 같은 위험상품을 무리하게 판매하는 사태가 반복된다는 점에서 은행의 공공성이 결여됐다는 게 대통령실의 문제의식이다. 앞서 금감원은 8개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BNK·DGB·JB)에게 이달 중순까지 '지배구조에 관한 모범관행'을 제출하라 요구한 상태이다. 이를 감안해 4월 총선 이후까지 개혁안에 대한 고민을 거듭하겠다는 게 대통령실 전언이다. 다만 은행개혁이 원만하게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당장 클로백만 해도 대통령실은 공공기관을 예로 들었지만, 실상은 법률로 강제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부동산 투기 등 크게 논란이 됐던 일부 사안들에 대해서만 정부가 경영평가를 수정해 성과급 환수 조치를 했을 뿐이다. 게다가 클로백은 윤석열 정부 뿐 아니라 전임 문재인 정부 때도 제도 도입이 무산됐을 만큼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해묵은 과제다. 지난 20대국회 때인 2018년 정재호 당시 민주당 의원은 성과급 환수 필요성을 제기하며 관련 법안을 내놨지만, 법안 통과 가능성을 고려해 정작 환수를 강제하는 조항은 빼기도 했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우리나라 은행 산업 구조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는 다 알고 있지만 하루아침에 바꾸긴 어렵다"며 "총선 이후까지 계속 검토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03-10 15:37:43단기실적에 치중한 '성과급 잔치'를 막기 위해 금융권 임원의 성과보수를 이연하는 비율을 50%로 확대하고 이연 기간을 5년으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상무급 이상 개별 임원이 일정 이상 연봉을 받는 경우에는 구체적인 산정기준 및 방법 공시가 의무화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9일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열린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TF 제6차 실무작업반' 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의 지배구조법상 성과보수 제도개선 방향을 논의했다고 20일 밝혔다. 우선 성과보수의 이연·조정제도의 실효성을 높여 성과보수에 장기성과 반영을 확대하고 임원 등의 단기성과 추구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이를 위해 최소 성과급 이연 비율을 현재 40%에서 50%로 확대하고 이연 기간도 3년에서 5년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해당 안이 시행되면 일부 예외 사례를 제외하고 임원들이 성과보수 절반은 최소 5년 이후 받게 될 전망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의 금융회사가 최소 이연 비율, 기간을 맞추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이연 조정 제도의 실효성을 높여 장기 성과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강화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지배구조법상 연차 보고서에 개별 임원의 보수지급액을 포함해 공시하도록 하는 내용도 논의됐다. 현행 지배구조법은 임원 보수지급 총액이나 산정 기준은 공시하도록 하고 있지만 개별 임원의 보수 지급액은 공시되지 않아 임원의 성과 등을 파악하는 데 제약이 있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일정 금액 이상의 보수 또는 성과보수를 받는 임원의 개별 보수총액, 성과보수 총액, 구체적인 산정기준 등을 공개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시장 영향력이 큰 회사를 적용 대상으로 봤다"며 "적용 범위를 늘리는 안에 대해서는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으나 필요하다면 추가로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등기임원 보수지급계획에 대한 주주 통제도 강화된다. 일정 규모 이상의 상장 금융회사에 대해 개별 등기임원의 보수지급계획을 주주총회에서 설명하는 '세이온페이(Say-on-pay)' 방안이 추진된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2023-04-20 18:00:21"지난해 시중은행들의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성과금도 1조원이 넘는다. 하지만 거래 당사자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높은 대출금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일 중소기업중앙회와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한국여성벤처협회 등 16개 중소기업 단체는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높은 금리로 힘들어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해 금융권이 고통 분담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2019년 말 716조원에서 지난해 말 953조원으로 치솟았다. 같은 기간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 잔액 역시 685조원에서 1014조원까지 뛰어올랐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중소기업·소상공인의 대출잔액이 급격히 불어난 상황에서 기준금리까지 오르며 이들의 경제적 어려움은 더욱 커졌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금리도 급등했기 때문이다. 실제 중기중앙회가 지난 15일부터 사흘간 중소기업·소상공인 300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고금리 관련 중소기업 금융애로 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평균 대출금리는 지난해 1월 2.9%에서 현재 5.6%로 1년 새 2.7%p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준금리 인상폭인 2.25%p(1.25%→3.5%)보다 0.45%p 크다. 이와 관련, 중소기업계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높아진 대출이자 부담 등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지만, 금융권은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하면서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중은행의 영업이익은 90% 이상이 이자수익인데 금리상승기에 과도한 예대마진으로 수익을 냈다는 주장이다. 이날 중소기업 단체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자금 확보가 어려운 가운데 이자비용까지 급증해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데 지난해 5대 은행이 지급한 성과급 총액은 전년 대비 35%나 증가한 1조3823억원에 달한다"며 "고물가와 고금리로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는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어 "금융권은 과거 외환위기 때 대규모 공적자금 투입으로 부도 위기를 극복한 바 있다"며 "금융권의 사회적 책임 실현을 위해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금리 인하, 금리부담 완화 제도 실효성 제고, 상생 금융 정책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도 "중소기업들은 코로나19로 지난 3년 동안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최근에는 원자재 가격 폭등과 고물가 등 여러 난제로 정말 힘든 터널을 지나고 있다"며 "외환위기 때 은행들이 대규모 공적자금으로 위기를 극복한 만큼 지금처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힘들 때 금융권이 먼저 대출금리를 적극 인하하는 등 상생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은행도 미국이나 유럽 등 주요국처럼 기업 직접투자를 허용해 은행도 살고 기업도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2023-02-20 18:20:16[파이낸셜뉴스] 5대 은행의 지난해 성과급 규모가 늘어난데 이어 올해 임금 상승률도 전년 대비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금리 상승기 이자이익이 크게 늘면서 역대 최대 순익이 올린 은행들이 또다시 ‘돈잔치’ 한다는 비판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임금 인상률은 2021년 기본급 기준 2.4%에서 2022년 3%로 높아졌다. 2022년 임금 협상 결과는 작년 임금에 소급 적용되고, 올해 임금도 이 기준으로 지급된다. 성과급 지급률도 높아졌다. 신한은행의 우리사주를 포함한 지난해 성과급은 기본급의 361%로, 전년 대비 61%포인트(p) 증가했다. 농협은행과 하나은행은 지난해 성과급을 전년 대비 50%p 올린 기본급의 400%, 350%로 책정했다. 국민은행은 기본급의 280%에 특별격려금 34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전년에는 기본급의 300%를 줬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200%대 후반 정도를 지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가 확정된 후 결정된다. 은행들은 2022년 임금 인상률이 3%로 전년 대비 높아진 것은 높은 물가 상승률과 사상 최대 실적 등을 함께 고려한 조치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은행 임금 체계는 대부분 근속연수에 비례해 임금을 올려주는 호봉제다. 호봉제는 매년 임금을 1~2%가량 높여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임금 인상률이 3%로 결정돼도 실제 임금은 4% 넘게 오르는 것이다. 은행권은 급여 외에도 1인당 연간 수백만원의 복리 후생비를 임직원에게 지급하고 있다. 지난 2021년 5대 은행의 복리 후생비 지급 규모는 4036억원으로 전년(3699억원) 대비 9.1% 증가했다. 여론은 차갑다. 금리 상승기 대부분의 차주(대출받은 소비자)가 이자 부담 증대로 힘든데, 은행은 이를 통해 최대 실적을 내서다. 5대 금융지주는 은행을 중심으로 지난해 총 49조2298억원의 이자이익을 냈다. 전년 대비 18.5% 늘어난 규모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와 지난 13일 수석비서관회의 등에서 공공재적 성격이 있는 은행이 고금리로 국민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성과급과 퇴직금으로 '돈 잔치'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대책 마련을 위해 오는 23일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TF(태스크포스)' 첫 회의를 연다. TF는 은행권 경쟁 촉진·구조 개선 방안을 논의한다. 성과급 등 은행 보수 체계의 적정성을 점검하고, 금리 체계 개선 방안도 모색할 계획이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2-20 16:48:57[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시중은행들의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성과금도 1조원이 넘는다. 하지만 거래 당사자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높은 대출금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일 중소기업중앙회와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한국여성벤처협회 등 16개 중소기업 단체는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높은 금리로 힘들어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해 금융권이 고통 분담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2019년 말 716조원에서 지난해 말 953조원으로 치솟았다. 같은 기간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 잔액 역시 685조원에서 1014조원까지 뛰어올랐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중소기업·소상공인의 대출잔액이 급격히 불어난 상황에서 기준금리까지 오르며 이들의 경제적 어려움은 더욱 커졌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금리도 급등했기 때문이다. 실제 중기중앙회가 지난 15일부터 사흘간 중소기업·소상공인 300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고금리 관련 중소기업 금융애로 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평균 대출금리는 지난해 1월 2.9%에서 현재 5.6%로 1년 새 2.7%p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준금리 인상폭인 2.25%p(1.25%→3.5%)보다 0.45%p 높은 수준이다. 이와 관련 중소기업계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높아진 대출이자 부담 등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지만, 금융권은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하면서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중은행의 영업이익은 90% 이상이 이자수익인데, 금리 상승기에 과도한 예대마진으로 수익을 냈다는 주장이다. 이날 중소기업 단체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자금 확보가 어려운 가운데 이자비용까지 급증해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데, 지난해 5대 은행이 지급한 성과급 총액은 전년 대비 35%나 증가한 1조3823억원에 달한다"며 "고물가와 고금리로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는 국민정서와 동떨어진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어 "금융권은 과거 IMF 외환위기 때 대규모 공적자금 투입으로 부도 위기를 극복한 바 있다"며 "금융권의 사회적 책임 실현을 위해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금리 인하, 금리부담 완화 제도 실효성 제고, 상생 금융 정책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도 "중소기업들은 코로나19로 지난 3년 동안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최근에는 원자재가격 폭등과 고물가 등 여러 난제로 정말 힘든 터널을 지나고 있다"며 "IMF 위기 때 은행들이 대규모 공적자금으로 위기를 극복한 만큼 지금처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힘들 때 금융권이 먼저 대출금리를 적극 인하하는 등 상생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은행도 미국이나 유럽 등 주요국처럼 기업 직접 투자를 허용해 은행도 살고 기업도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2023-02-20 14:18:12[파이낸셜뉴스] 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이 최근 1조원이 넘는 성과급과 5~6억에 달하는 퇴직금으로 불거진 은행권의 ‘돈잔치’ 논란에 대해 “각 은행의 이사회 내 소위원회에서 논의하는 문제”라면서 “개별 은행에서 고민해야 될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1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 새롭게 마련된 기자실을 둘러본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전날 은행의 성과급, 퇴직금과 관련한 성과보수체계를 점검하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살펴봐달라고 주문한 것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김 회장은 “아직 크게 생각한 바가 없다”면서 “왜냐하면 어떤 모범 규범이나 그런 게 현재 마련되어 있지 않고 개별 은행에서 고민하고 그게(고민이) 공통적이라면 저희도 같이 한번 논의해보는 계기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이 원장은 임원회의를 열고 "성과급과 관련해 성과보수체계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의 취지와 원칙에 부합하게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해 점검할 것"이라며 "은행의 성과평가체계가 단기 수익지표에만 편중되지 않고 미래손실가능성 및 건전성 등 중장기 지표를 충분히 고려토록 하는 등 미흡한 부분은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5대 시중은행의 성과급은 2021년 1조709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1조3823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퇴직금 규모도 1인당 6억~7억원가량으로 알려지며 서민에게 취한 이득을 희망퇴직금이라는 복지에 충당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권의 ‘이자장사’를 언급하는 것과 관련한 은행연합회의 입장을 묻자 반성하는 차원에서 소비자 보호에 힘쓰는 계기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은행들이 내부에서는 열심히 한다고 생각해도 외부의 시각이 다르고 제가 놓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은행을 비판적으로 보고 계신 외부의 소비자, 단체들을 모셔 공동협의체를 만들어 의견을 좀 들어볼 생각”이라고 답했다. 다만 김 회장은 건전성 관리가 은행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고 답했다. 김 회장은 “케네스 로고프의 ‘This Time Is Different’이라는 책을 보면 은행 시스템이 한 번 무너지면 다시 재건하는데 3년이 걸린다고 나와 있다”면서 “은행의 건전성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은행이 공공재냐는 질문에도 “은행은 우리 사회에 굉장히 필요한 인프라라고 생각하고 제가 강조한 책에 (해당 내용이) 잘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또 김 회장은 이복현 금감원장의 ‘생색내기’ 표현에 대해 깊이 반성했다며 “돈 장사하는 사람이 누가 깎아달라 하기 이전에 깎아주는 법이 없지만 은행장 이사회에서도 논의해서 기본적으로 소비자를 보호하는 마음을 은행권 자체적으로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로 삼으려고 한다”고 답했다. 시중은행의 과점 체제를 종료하고 완전 경쟁 체제로 유도한다는 금융당국의 입장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1997년 IMF 이후 금융당국의 주도로 많은 금융사들이 지주회사 체제가 되면서 은행의 과점 체제가 시작됐기 때문에 당국에서 먼저 검토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다만 김 회장은 “개인적으로 리테일은 좀 더 경쟁적으로, 기업금융은 더 전문적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3-02-15 12:18:45[파이낸셜뉴스] 은행에 대한 정부와 여론의 '이자 장사', '돈 잔치' 비난이 커지는 가운데, 지난해 5대 은행 임직원에 지급된 성과급만 모두 1조3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명당 많게는 수억원, 적게는 수천만원에 이른다. 금융 당국은 이런 보수 산정에 합리적 근거가 있는지 은행의 지배구조 등을 들여다보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민간기업의 임금 산정에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어불성설", "지나친 관치 금융"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지만, 대통령까지 나서 "은행은 공공재"라고 여러 차례 강조한 만큼 당분간 은행 등 금융기관에 대한 현 정부의 공익성, 사회적 책임 압박은 갈수록 커질 전망이다. 지난 14일 국회에서는 은행 임직원의 전체, 평균 성과급 규모가 잇따라 공개되며 '돈 잔치' 논란의 불씨를 이어갔다. 금융감독원이 정무위원회 황운하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대 시중은행의 성과급은 모두 1조3823억원으로 파악됐다. 전년도 2021년 성과급 총액(1조19억원)보다 약 35%나 늘었다. 개별은행 임원 1명의 평균 성과급을 따져보면, KB국민은행이 2억16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하나은행(1억6300만원), 신한은행(1억7200만원), 우리은행(1억400만원), NH농협은행(4800만원) 순이었다. 직원 1명의 평균 성과급의 경우 NH농협은행(3900만원)이 1위를 차지했다. 하나은행(1300만원)·신한은행(1300만원)·KB국민은행(1100만원)·우리은행(1000만원)도 모두 평균 성과급이 1000만원을 넘었다. 금감원이 양정숙 의원(무소속)에게 낸 자료에서는 2021년 5대 시중은행의 성과급이 1조709억원으로 집계됐다. 5대 시중은행의 성과급은 지난 5년간 줄곧 1조원을 넘어섰고, 2022년 성과급은 2021년 당시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더 늘었다. 지난해 인터넷은행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도 전년보다 각 139%, 105%, 78% 많은 258억원, 138억원, 34억원을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성과급뿐 아니라 주요 은행들의 주주 배당도 계속 불어나는 추세다. 양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국내 17개 은행의 배당(현금·주식배당) 합계는 7조2412억원으로, 2020년(5조6707억원)보다 28%나 많았다. 은행이 성과급과 배당을 지나치게 늘리는 데 대한 여론의 비난은 해마다 반복되는 일이지만, 최근에는 정부가 공개 석상에서 끊임없이 직접 문제를 제기하고 개선을 목적으로 실제 행동에 나섰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내부 임원 회의에서 "고금리와 경기둔화 등으로 국민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권이 사상 최대 이자 이익을 바탕으로 거액의 성과급 등을 지급하면서도 국민과 함께 상생하는 노력은 부족하다는 비판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은행권의 (공익적 금융) 지원 내역을 면밀히 파악해 실효성 있는 지원이 이뤄지는지 점검해 적극적으로 감독하라"고 주문하며 "성과보수 체계가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의 취지와 원칙에 부합하게 운영되고 있는지에 대해 점검하겠다"고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앞서 13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은행은 공공재적 성격이 있다. 수익을 어려운 국민,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에게 이른바 상생 금융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향후 금융시장 불안정성에 대비해 충당금을 튼튼하게 쌓는 데에 쓰는 것이 적합하다"며 "은행의 '돈 잔치'로 국민들의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금융위는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금감원은 카카오뱅크를 시작으로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등 10개 은행에 대한 결산 현장검사에 돌입했다. 결산 검사는 매년 초 주요 은행의 자본건전성을 들여다보는 정기적 성격의 검사인데, 특히 이번 결산 검사에서는 은행권의 대손충당금 적립 수준과 대출채권의 자산 건전성 분류 적절성 등을 예년보다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정부가 지나치게 금리, 급여체계, 인사 등 금융의 모든 본질적 요소에 개입해 좌지우지하는 것은 시장 원리에 맞지 않고 효율성도 떨어진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지나치게 예금·대출 금리 조정에 간섭하면, 예금 금리와 시장금리, 대출 금리가 자연스럽게 연동되는 금리 체계가 망가져 오히려 소비자들이 혼란스러울 수도 있다"며 "더구나 사기업 은행에 공익 지출만 강조하는 것도,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 최후의 완충장치로서 충격을 흡수해야 하는 은행의 체력을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02-15 07:28:42[파이낸셜뉴스] 지난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성과급이 1조382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사이 35% 늘어난 것으로 고금리로 서민들 이자부담이 커진 와중에 '돈잔치'를 했다는 여론이 악화될 조짐이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대 시중은행 성과급은 총 1조3823억원으로 2021년(1조193억원)에 비해 약 3629억원 늘었다. 1년간 성과급 총액이 35%가량 증가한 것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농협은행 성과급 총액이 6706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국민은행이 2044억원으로 2위, 신한은행이 1877억원으로 3위였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1638억원, 1556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2021년 대비 지난해 성과급 총액이 가장 많이 상승한 곳은 하나은행으로 1년 새 성과급이 1534억원 늘었다. 임원 1인당 최고 성과급을 비교해보면 국민은행이 15억78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임원이 아닌 직원 한 명이 받은 최고 성과급(2300만원)의 68배 규모다. 임원 1인당 최고 성과급은 △하나 3억5800만원 △신한 3억3800만원 △우리 3억2600만원 △농협 1억9900만원으로 나타났다. 직원 1인당 최고 성과급은 우리은행이 1억7200만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농협은행이 7500만원으로 2위였다. △신한 2800만원 △하나 2500만원 △국민 2300만원 순이었다. 통상적으로 당해연도 발생 성과급이 이듬해 성과평가 확정 후 지급되는 것을 고려하면, 올해 성과급은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게 황 의원실 관측이다. 황 의원은 "가파른 금리인상과 물가상승으로 국민 대다수가 대출이자 인상과 가계부채로 힘겨워하는 와중에 은행들이 성과급으로 '역대급 돈잔치'를 벌인 것은 은행의 공공적 성격을 저버리는 행위"라며 "사상 초유의 영업이익을 내놓고 상생금융 대신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에 대해 어느 국민이 납득하겠나"라고 비판했다. 황 의원은 이어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으로서 은행권 성과급 체계를 종합적으로 정비해 은행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금융당국에서는 금융지주 내부통제나 이사회 구성뿐 아니라 성과보수체계 개선까지 시사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3-02-14 18:3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