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 연휴 기간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사례가 지난해보다 4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료 공백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전문의 부족'을 이유로 재이송된 경우가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3일 소방청이 국정감사에 제출한 '최근 5년간 추석 연휴 기간 119 재이송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11일부터 25일까지 2주간 재이송 건수는 총 259건이다. 이 기간은 추석 연휴 전후를 포함한 것이자 정부가 의료 대란에 대비해 운영한 '비상응급 대응주간'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월26일~10월10일) 재이송 건수(184건)보다 40% 증가한 수치다. 정부는 이번 추석 연휴 기간에 의료 대란이 없었다고 자평했지만, 구급대가 진료 가능한 의료기관을 찾지 못해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는 '응급실 뺑뺑이'는 오히려 늘었다는 얘기다. 올해 추석 연휴 기간 재이송 건수를 회차별로 보면 구급대가 환자를 한 차례 다른 병원으로 이송한 사례는 240건이었다. 두 차례 재이송은 10건, 세 차례는 3건이었다. 네 차례나 재이송한 경우도 6건이나 됐다. 이는 지난해의 경우 3차나 4차 재이송이 한 건도 없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것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재이송 사유의 경우 '전문의 부재'가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올해 추석 연휴 기간 125건으로 전체의 절반 가까이(48.2%)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75건(40.7%)이었다. 의정 갈등에 따른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응급실 의료진이 부족해진 영향으로 보인다. 양부남 의원은 "119 구급대로 환자가 실려오더라도 진료할 의료진이 없어 국민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며 "전문의 부족으로 인한 '응급실 뺑뺑이'를 해결할 실효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titk@fnnews.com 김태경 기자
2024-10-03 18:00:23[파이낸셜뉴스] 올해 추석 연휴 기간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 사례가 지난해보다 4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료 공백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전문의 부족'을 이유로 재이송된 경우가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3일 소방청이 국정감사에 제출한 '최근 5년간 추석 연휴 기간 119 재이송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11일부터 25일까지 2주간 재이송 건수는 총 259건이다. 이 기간은 추석 연휴 전후를 포함한 것이자 정부가 의료 대란에 대비해 운영한 '비상응급 대응주간'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월26일~10월10일) 재이송 건수(184건)보다 40% 증가한 수치다. 정부는 이번 추석 연휴 기간에 의료 대란이 없었다고 자평했지만, 구급대가 진료 가능한 의료기관을 찾지 못해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는 '응급실 뺑뺑이'는 오히려 늘었다는 얘기다. 올해 추석 연휴 기간 재이송 건수를 회차별로 보면 구급대가 환자를 한 차례 다른 병원으로 이송한 사례는 240건이었다. 두 차례 재이송은 10건, 세 차례는 3건이었다. 네 차례나 재이송한 경우도 6건이나 됐다. 이는 지난해의 경우 3차나 4차 재이송이 한 건도 없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것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재이송 사유의 경우 '전문의 부재'가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올해 추석 연휴 기간 125건으로 전체의 절반 가까이(48.2%)를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75건(40.7%)이었다. 의정 갈등에 따른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응급실 의료진이 부족해진 영향으로 보인다. 양부남 의원은 "119 구급대로 환자가 실려오더라도 진료할 의료진이 없어 국민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며 "전문의 부족으로 인한 '응급실 뺑뺑이'를 해결할 실효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titk@fnnews.com 김태경 기자
2024-10-03 12:38:20[파이낸셜뉴스] 충북 청주에서 8살 소아당뇨 환자가 지역 내에서 응급실을 찾지 못해 뺑뺑이를 돌다가 인천까지 이송되는 일이 벌어졌다. 28일 충북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밤 10시 24분께 청주시 서원구 개신동에서 "아들의 당 수치가 높다. 도와달라"는 신고가 접수됐다. 소아당뇨 환자인 A군(8)은 고혈당 증세로 인슐린 투여가 시급한 상황이었다. 이에 119구급대는 충북, 충남, 세종, 대전지역 병원 10여곳에 이송을 요청했으나 소아 전문의와 소아 병상 부족 등을 이유로 거부당했다. A군 부모가 병원에 문의한 건까지 포함하면 이송을 거부한 병원은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A군은 신고접수 2시간18분 만에 청주에서 110㎞ 떨어진 인천 인하대 병원으로 이송됐다. 현재 A군은 치료를 받아 안정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4-09-28 09:56:54[파이낸셜뉴스] 부산에서 추석연휴 기간에 30대 여성이 응급실 '뺑뺑이' 중에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당장 다음주 징검다리 연휴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의정갈등 장기화로 가뜩이나 인력이 부족했던 응급실 대응 역량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에서 추석에 이어 또다시 시작되는 징검다리 연휴에 제때 제대로된 진료를 볼 수 없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25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부산에서 30대 여성 환자가 응급 상황에 처했고 이후 구급차에 타고 지역 병원에 92차례 전화를 돌렸지만 받아주는 병원을 찾지 못하고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119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던 당시 이 환자는 이미 생명이 위험할 수 있는 레벨1 단계로 구급상황관리센터까지 나서서 치료할 병원을 찾았지만 10개 병원에서 진료 불가를 통보받았고, 구급차에서 심정지 상태에 빠졌다. 이후 심폐소생술과 약물투여로 의식을 찾았지만 상급종합병원으로 이송되지 못하면서 결국 사망했다. 정부는 이번 추석연휴 동안 개인적으로 의료 이용에 불편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큰 혼란이 빚어지지 않았고 향후 응급의료 대응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응급의료 인력 부족 등은 이번 의정갈등 상황 전부터 빚어지던 고질적인 문제로 의료개혁을 통해 점진적으로 해결해나갈 계획이다. 추석연휴 동안 의료대란 같은 큰 혼란이 빚어지지는 않았지만 대응 역량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은 지속되고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이 전국 34개 수련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 89명이 추석 연휴가 포함된 이달 13~20일 근무 현황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연휴 전후 일주일 동안 응급실 의사 대부분은 12시간 넘게 연속 근무했다. 16시간 이상 근무한 경우도 20%에 육박했다. 또 응답자 중 28명은 이 기간 총 48시간 이상 근무했다고 답했다. 9명은 64시간 이상, 3명은 104시간 이상 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의교협은 "수면에서 깬 이후 16시간이 지나면 업무수행 능력이 현저하게 저하되고 20시간 이상 지나면 음주 상태에서 환자를 보는 것과 같다"며 장기간 연속근무는 진료 기능을 크게 떨어뜨리기 때문에 환자의 안전에도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응급실 인력부족도 문제다. 올해 추석 연휴 기간 진료가 제한된 건수는 지난 추석 대비 70%가까지 증가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국립중앙의료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응급실 인력 부족'으로 인한 진료 제한이 전체 건수는 645건으로 지난해 대비 68.4% 증가했다. 의정갈등이 지속되고 정부도 경증과 중등증 환자의 경우 상급종합병원의 응급실을 바로 찾지 말고, 중증 및 응급 환자를 위해 동네 병의원을 찾을 것을 권고하면서 추석연휴 기간 동안 응급실 내원 환자가 전년 대비 30% 이상 감소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응급실의 대응 역량은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런 가운데 당장 다음주에는 10월 1일 국군의날, 10월 3일 개천절이 끼는 징검다리 연휴가 이어진다. 이 기간을 기업 자체가 연휴로 운영하거나, 휴가 등을 통해 연휴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추석명절 비상대응주간은 25일 끝나지만 연휴가 이어진다면 응급의료 대응이 쉽지 않을 수 있다. 대학병원 교수 A씨는 "현재 한시적으로 수가 보상을 강화하는 등 정책을 펴고 있지만 비상진료 상황을 끝내기 위해서는 결국 전공의들이 돌아와야 한다"며 "현재 상황은 응급실 의료진 뿐만 아니라 배후진료 인력들까지 '번 아웃'이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연휴 기간 이송 지연과 응급실 뺑뺑이 사례를 살펴보면 수지접합, 조기분만, 신생아, 심뇌혈관 환자들이 대부분"이라며 "후속 진료를 담당할 필수의료 전문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데 그 근본 원인이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의사 증원과 함께 의료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국민들이 언제 어디서든 걱정 않고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모든 힘을 쏟겠다"고 덧붙였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4-09-24 14:59:12[파이낸셜뉴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생후 4개월 영아가 병원 이송 직후 숨진 것과 관련해 '응급실 뺑뺑이'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 경찰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7시 34분께 파주시 금촌동의 한 아파트에서 "4개월 된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구급대원들은 11분 만인 오전 7시 45분께 현장에 도착했다. 아이는 당시 청색증을 보이며 이미 사후 강직 상태였다. 신고 직후 소방 당국은 보건복지부 광역상황실과 함께 12개 병원에 연락을 취했다. 11개 병원에서는 수용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으나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있은 이대서울병원에서 수용 가능하다고 했다. 이에 구급차는 오전 7시 57분 이대서울병원으로 출발했다. 구급대원들은 구급차에서 아이에게 심폐소생술(CPR)을 시행했다. 아이는 구급차 내에서 가슴 압박과 산소 공급을 받으며 이송됐으나, 오전 8시 30분 병원 도착 후 사망 판정을 받았다. 이에 대해 경기도의회 한 의원과 일부 언론은 영아가 응급실 뺑뺑이를 겪으며 1시간 뒤에야 이송되면서 그 과정에서 숨졌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반면 소방 당국은 이번 사건이 구급차 재이송에 따른 '응급실 뺑뺑이'와는 다르다고 반박했다. 소방 관계자는 "신고와 동시에 복지부와 소방 상황실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병원에 전화를 걸었고, 비교적 빠르게 병원을 찾았다"며 "출근 시간대에도 불구하고 다른 병원을 들르지 않고 바로 이대서울병원으로 이송했다"고 해명했다. 또 "응급실을 찾지 못해 헤매는 '응급실 뺑뺑이'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찰은 가정 내 설치된 홈 캠(가정용 촬영 기기)을 통해 이날 오전 5시경 아이가 침대에 옮겨졌으며, 혼자 뒤척이다가 갑자기 엎드린 것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잠에서 깬 부모가 의식이 없는 아이를 발견하고 곧바로 119에 신고한 장면이 홈 캠에 녹화돼 있다"며 "현재로서는 범죄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9-14 10:07:59[파이낸셜뉴스] "(응급실 뺑뺑이로 인한 사고가) 잇따른다는 표현은 좀 과장입니다. 그건 가짜 뉴스입니다. 가짜뉴스예요. 죽어나가요? 어디에 죽어나갑니까?"' (한덕수 국무총리) 13일 MBC 보도에 따르면 이날 긴급 이송된 뇌출혈 환자가 대학병원을 코앞에 두고도, 문 닫은 응급실을 전전하다 중태에 빠지는 일이 있었다. 사고는 지난 2일 세종시 다정동에서 일어났다. 한 남성이 아파트 야외 계단을 내려가려다 보도블록 턱에 걸려 중심을 잃고 넘어진 것. 바닥에 머리를 강하게 부딪힌 그는 이웃주민이 일으켜 세워보려고 해도 움직임이 없었다. 심각한 뇌 손상이 의심되는 상황임에도 바로 수술이 가능한 응급실로 가지 못했다. 지역에서 유일하게 응급 수술이 가능했던 세종충남대병원이 사고 바로 전날, 야간 응급실 운영을 중단했기 때문. 사고 장소에서 대학병원 응급실까지 차로 단 10분 거리에 불과했지만 남성은 수술할 의사도 없는 지역의 민간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응급처치만 받은 남성은 새벽부터 몸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기 시작했고 다음 날 오전이 돼서야 충북 청주에 있는 한 병원으로 다시 옮겨졌다. 사고 발생 18시간 만에 수술을 받았지만 일주일 넘게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고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충남대병원은 지역에서 유일한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추석연휴에 잠시 24시간 응급실을 운영하지만 전문의가 충원되지 않으면 다시 야간 응급실을 닫아야 한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4-09-13 07:37:53의대정원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의 시발점은 절대적인 의사수 부족이라는 데 국민적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되면서 의료계의 참여를 바라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의사수 부족에 따른 구조적 문제가 거듭돼 의료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음에도 의료계에서 협의체 참여조차 거부하며 완강하게 버티고 있어서다.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이 추진되고 있으나 의료계는 입시가 진행 중인 2025학년도 의대 증원부터 재검토할 것을 강조, 협의체 구성부터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이 같은 대치에 국민들이 피로감을 언제까지 버티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의사수 확대 목소리 커져12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추석 연휴에 의료체계 점검을 위해 응급의료센터 2곳 이상을 찾을 예정이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추석 연휴 국민의 생명권·건강권과 관련된 의료, 안전, 안보 행보를 할 계획"이라면서 "의료, 치안, 재난안전, 국가안보 현황을 살피기 위해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추석 연휴 현장방문은 의료개혁에 대한 추진 의지가 꺾이지 않았음을 보여주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의사수 부족이 응급실 뺑뺑이 논란과 지역·필수의료 붕괴 등의 핵심 요인이란 점에서 의대 증원은 물러설 수 없는 정책임을 거듭 강조하는 것이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의사수 부족, 특히 전문의가 부족한 게 응급실 뺑뺑이의 가장 큰 원인"이라면서 "그래서 저희가 의료개혁 과제 중에 필수의료분야 전문의들이 전공을 하고 여기서 사명감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수가도 높여드리고 또 법적인 보호장치도 마련하는 게 핵심과제"라고 설명했다. 의대정원 확대에 대한 반발로 전공의들이 대거 이탈한 상황에서 응급실 뺑뺑이가 더욱 부각되지만, 절대적으로 의사가 부족하다는 구조적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게 대통령실과 정부의 입장이다. 이러한 정부 입장에 시민단체에서도 의료계를 향해 대화 참여를 촉구하는 상황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등 주요 시민단체에서는 최근 성명을 통해 의료계와 일부 야당을 겨냥, "의사단체와 정치권이 2025년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를 주장하며 이미 결정된 정책을 흔들고 있다"면서 "자신들의 집단행동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고 불편이 가중되는 상황임에도 환자를 책임져야 할 의사단체는 유체이탈 화법으로 의료공백 상황을 선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시민단체 관계자도 통화에서 "기본적으로 의사수 확대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면서 "의사수만 늘어난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의료계에서 당연히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사들, 국민을 또 이기려 한다"김대중 정부에서 의약분업 사태 당시 의사들의 반발에 의대정원을 줄인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도 의대 증원에 실패했던 만큼, 정부 입장에서도 의대 증원이 쉽지 않은 과제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여권을 비롯해 정부 관계자들도 이번에는 물러설 수 없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여권 관계자는 "의사들이 정부가 아닌 국민을 또 이기려 하는 것"이라면서 "이번에도 물러선다면 의대 증원은 영원히 불가능한 과제로 남게 되고 국민들의 불편은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국민들의 불안감을 얼마나 완화시킬지라는 분석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5일 발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에 따르면 의대 증원에 반발하는 의사계와 의료공백 등에 관한 정부 대응에 대해 '잘하고 있다' 21%, '잘못하고 있다' 64%, 의견 유보 15%였다. 긍정론은 의대 증원계획 발표 초기인 지난 3월 38%에서 9월 21%로 줄었고, 같은 기간 부정론은 49%에서 64%로 늘어난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한국갤럽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김윤호 기자
2024-09-12 18:22:27[파이낸셜뉴스]추석 연휴 응급실 운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의사 커뮤니티에서는 관련 조롱 글이 올라오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추석 명절 기간 동안 비상 응급의료체계를 도입해 '응급실 뺑뺑이' 사태를 막겠다는 방침이다. 11일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젊은 의사 중심의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에는 최근 '응급실 뺑뺑이' 등의 의료공백 사태를 두고 조롱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한 의대생은 최근 "조선인이 응급실 돌다 죽어도 아무 감흥이 없음"이라며 "더 죽어서 뉴스에 나와줬으면 하는 마음뿐임"이라는 글을 남겼다. 또 다른 의대생은 "(개돼지들이) 죽음에 대한 공포로 온몸이 마비되고, 의사에게 진료받지 못해서 생을 마감할 뻔한 경험들이 여럿 쌓이고 쌓여야 생명을 다루는 의사에 대한 감사함과 존경심을 갖게 된다"며 "그러면 치료 결과가 어떻게 되든지 일단 진료받을 수 있다는 점에 안도와 감사를 느낄 것"이라고 했다. 이런 글들이 게재된 사실이 확인되자 보건복지부는 관련 증거를 확보한 후 글 게시자들을 대상으로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메디스태프에서는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가 벌어진 후 사직하지 않거나 복귀를 시도하는 전공의들을 향한 '신상털기'와 '조리돌림'이 계속되고 있다. 이들을 '참의사'라고 비꼬며 개인정보를 공개한 블랙리스트가 꾸준히 나돌자 경찰은 이를 수사 중이다. 정부는 '응급실 뺑뺑이' 사태를 막기 위해 월 37억원가량의 인건비를 직접 지원한다. 정부는 중증응급환자를 많이 수용하는 응급의료센터나 인력 이탈 때문에 진료 차질이 예상되는 의료기관 중 인건비 지원이 시급하게 필요한 기관을 먼저 지원한다. 우선 의사 160명, 간호사 240명 등 400명 정도 신규 채용이 가능하도록 예산을 신속하게 지원한다. 여기에는 한 달에 37억원의 재정 투입이 예상된다. 인건비는 각종 건강보험 수가(의료서비스 대가) 지원에 더해 응급실의 대응역량 강화를 위한 조치다. 이에 더해 정부는 '거점 지역응급의료센터'도 지정할 계획이다. 총 136곳의 지역응급의료센터 가운데 역량이 있는 기관 약 15곳을 거점 지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해 심정지나 뇌출혈 등 중증·응급환자를 적극적으로 수용토록 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번 주까지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거점 지역응급의료센터 지정을 희망하는 기관의 수요를 조사해 지정 절차를 마칠 계획이다. 응급의료법에 따르면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상급종합병원 또는 300병상을 초과하는 종합병원 중에서, 지역응급의료센터는 종합병원 중에서 지정된다. 지자체에서도 비상 응급의료체계를 강화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추석 연휴 응급환자 발생에 대비해 문 여는 병원과 약국을 올해 설 대비 1.5배 규모인 1800여개로 대폭 확대한다. 25개 보건소는 추석 당일 정상진료하고, 7개 시립병원은 응급진료반을 구성하는 등 비상진료체계를 풀가동하기로 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24-09-11 16:49:20[파이낸셜뉴스] 최근 의료 현장에서 응급실 의사 부족 등으로 인한 '뺑뺑이 사망' 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의료사고 피해자 가족들이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의료 사고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서 '환자샤우팅카페'를 열었다. 환자샤우팅카페는 의료사고를 겪은 환자와 가족들이 억울함과 울분을 발언하고 전문가와 함께 의료사고 해결책을 토의하는 행사다. 2012년 환자에게 주사를 놓기 전 환자 인적 사항을 물어보는 '종현이법'의 당사자인 고(故) 정종현(당시 만 9세) 군 가족이 1회 행사 발언자로 참석한 후 지금까지 12년째 이어오고 있다. 제24회 환자샤우팅카페에서는 고 김동희(당시 만 4세) 군의 어머니 김소희 씨가 아들이 겪은 의료사고와 병원의 부당한 대처에 대해 발언했다. 고 김동희 군은 지난 2019년 10월 양산의 한 병원에서 편도 제거 수술을 받았지만, 상태가 악화해 이듬해 3월 사망했다. 어머니 김 씨는 "당시 아들을 수술한 집도의는 수술 과실이 있었음에도 은폐하고 아들을 퇴원시켰다"며 "수술 이후 아들의 후유증이 심해져 피를 토하는 초중증 상황을 겪었지만 인근 대학병원에서는 수용을 거부해 20㎞ 떨어진 다른 병원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김 군은 퇴원 전 심한 통증과 탈수 증세를 보였다. 부모는 김 군의 정확한 상태와 응급상황 대처법 등을 전달받지 못했다. 당직 의사였던 B씨가 대학 후배인 다른 병원 의사 C씨에게 당직을 맡기고 무단으로 병원을 이탈했기 때문이다. 퇴원 후 상태가 악화된 김 군은 인근 대학병원에서 심폐 소생 중인 다른 환자가 있다는 이유로 수용을 거부 당했다. 결국 김 군은 다른 병원을 알아보다 골든타임을 놓치고, 20km 떨어진 다른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식을 찾지 못한 채 연명치료 중 사망했다. 2020년 3월 11일, 5살의 나이였다. 검찰 수사 결과 응급 심폐소생술 환자는 이미 2시간 전 응급실에서 퇴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서부지검은 지난해 5월 김군의 편도절제술을 집도한 의사를 비롯해 응급의학과 전문의 등 5명을 업무상과실치사와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고 김 군의 어머니 김소희 씨는 "병원 측의 진정한 사과와 위로의 말이 한마디라도 있었다면 여기까지 오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의료사고 발생 시 환자에게 충분한 설명과 위로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종합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며 "의료사고 피해자·유족은 중상해를 입거나 가족을 잃었지만 가해자로부터 사과나 위로를 받지 못하고 수년에 걸친 소송 기간 (의료사고) 입증의 어려움과 고액의 소송비용으로 어려움을 겪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응급환자 이송 거부를 방지하는 응급의료법 제28조의2(일명 동희법) 시행을 촉구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장은 "의료파업으로 응급실 '뺑뺑이' 문제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며 "법이 한시라도 빨리 시행돼 고 김동희 군처럼 응급 이송이 거부당하는 사고를 막아야 한다"고 전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9-10 18:41:04[파이낸셜뉴스] 응급실 의사 부족으로 '뺑뺑이 사망'까지 잇따라 발생하는 가운데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의사의 실명을 악의적으로 공개한 블랙리스트가 등장했다. 블랙리스트에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응급실 운영에 대해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민족의 대명절 추석, 의료대란을 막기 위해 힘써주시는 분들께 감사와 응원을 드린다"며 비꼬는 글까지 달렸다. "일급 520만원 근로자분들의 진료정보입니다" 9일 정부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의사들이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아카이브(정보 기록소) 형식의 한 사이트에는 '응급실 부역'이라는 이름과 함께 응급실을 운영하는 각 병원별 근무 인원이 일부 근무자 명단과 함께 게시됐다. '감사한 의사 명단'이라는 제목의 이 사이트는 운영자가 제보를 통해 확보한 의료현장에 있는 의사들에 대한 정보를 모은 뒤 매주 업데이트하는데, 응급실 근무 의사 명단이 최근 새로 올라왔다. 명단에는 '000 선생님 감사합니다. 불법파업을 중단하고 환자 곁을 지키시기로 결심한 것 감사합니다' 식으로 근무 의사의 실명이 적혀 있다. 또 "복지부 피셜 '응급실 의사가 부족한데도 응급의료는 정상가동 중' 이를 가능하게 큰 도움주신 일급 520만원 근로자분들의 진료정보입니다", "인근 지역 구급대 및 응급상황에 처한 국민들에게 큰 도움 되리라 생각합니다" 등의 표현도 함께 적혀 있다. 명단에는 비슷한 형식으로 '군 복무 중인 와중에도 응급의료를 지켜주시는 선생님 감사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응급실에 파견돼 근무 중인 군의관으로 추정되는 의사들의 실명도 공개됐다. 복지부 "경찰에 관련 내용 알리고 수사 검토 요청할 것" 최근 정부는 응급의학 전문의들이 포함된 군의관 15명을 응급실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병원에 보냈으나, 당사자들이 응급실 진료에 대한 부담 등을 호소하면서 모두 응급실 근무를 하지 않고 있다. 이 사이트에는 파견된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공보의)들의 명단이 파견을 지원하거나, 연장을 희망한 사례를 중심으로 자세히 적혀 있다. 명단에는 "당직 서며 응급실 정상화 위해 노력 중", "x번 연장", "8명 중 7명이 병원에서 '쓸모없다'라고 판단돼 대체자 없이 지자체로 복귀한 와중에 유일하게 병원에서 쓸모를 인정받아 1개월 더 연장한, 정말 감사한 선생님입니다" 등의 표현이 달렸다. 복지부는 이 사이트에 응급실 근무 의사, 파견 군의관·공보의 등의 신상정보가 공개된 사실을 경찰에 통보하고 수사를 요청할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해당 사이트는 전에도 있었던 사이트로 이미 경찰에 수사 의뢰를 한 적 있다"며 "응급실 근무 군의관 등에 대한 신상정보가 악의적으로 추가된 만큼 경찰에 관련 내용을 알리고 수사를 검토해줄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텔레그램, 인터넷 카페 통해 유출…악의적 표현까지 지난 2월 전공의들이 병원을 대거 이탈한 후 정부가 이들의 복귀를 촉구할 때마다 의료 현장에 있는 의사들의 리스트가 의사들의 인터넷 카페, 텔레그램 대화방 등에서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블랙리스트는 전공의뿐 아니라 복귀를 독려하는 의대 교수, 전공의들의 자리를 메워주는 전임의 등으로 넓어지고 있으며, 공개되는 사이트도 일반인이 볼 수 있는 수준으로 과감해지고 있다. 이번에 블랙리스트를 담은 '감사한 의사' 사이트도 일반인도 주소를 알면 열람할 수 있는 오픈된 아카이브다. 게시된 의사들에 대해서는 명단 외에도 "불륜이 의심된다". "탈모가 왔다", "통통하고 정돈되지 않은 머리", "모자란 행동", "오지라퍼(오지랖이 넓은 사람)", "래디컬 패미니스트", "싸이코 성향" 등의 악의적인 표현이 달렸다. 휴대전화 번호가 적혀 있거나 좋아하는 프로야구팀, 사귀는 이성, 학부 대학, 아버지 이름, 고등학교 때 학교폭력을 당한 상황, 언제 신혼여행을 가고 출산휴가를 갔는지 등 자세한 개인정보가 담긴 경우도 있다. 이러한 신상공개로 인해 전공의들이 의료현장 복귀에 부담을 느끼거나 동료 의사집단에서 '왕따'를 당할까 두려워한다는 분석도 제기됐었다. 이 사이트는 의료계에 악의적인 글을 썼다면서 일부 기자들에 대해 이름, 기사 제목, 취재 활동 등도 함께 공개하고 있다. 한편 '응급실 근무의사 블랙리스트'가 등장한 가운데 의료현장에서는 응급실 의사 부족 등으로 인한 '뺑뺑이 사망'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2일에는 부산의 공사현장에서 추락사고를 당한 70대 근로자가 수술할 의사를 찾지 못해 사망했고, 5일 광주에서는 교정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여대생이 직선거리로 100m가량인 대학병원 응급실 대신 다른 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가 중태에 빠졌다. 폭염이 이어졌던 지난달 4일에는 만 2세 여아가 열경련으로 쓰러져 응급실 11곳으로부터 이송 거부를 당한 뒤 의식불명에 빠졌다. 이 아이는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9-10 06:4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