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 4일 파리 포르트 드 라 샤펠 아레나 경기장에서 열린 '배드민턴 남자 복식' 결승에서 대만이 중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세계랭킹 12위인 대만 선수들이 세계랭킹 1위인 중국 선수들을 꺾는 대이변을 일으킨 것이다. 이에 대만 선수들의 준결승전 당시 발생했던 '대만 응원기' 수거 사건이 뒤늦게 화제가 되고 있다. 5일 대만 타이베이 타임스에 따르면 대만과 덴마크가 맞붙었던 배드민턴 남자 복식 준결승전이 벌어진 지난 2일 대만 선수를 응원하던 이들이 경비원에게 응원 도구를 뺏기는 일이 벌어졌다. 매체에 따르면 프랑스에서 공부중인 대만 여성 A씨는 한자로 ‘타이완 파이팅’이라고 쓰여진 응원기를 꺼내들고 응원에 나섰다. 응원기는 대만 섬 모양이었고, 독립 성향의 민주진보당의 색깔인 초록색으로 만들어졌다. 잠시 뒤 경기장 보안 요원이 A씨에게 다가가 체육관 뒤쪽으로 이동해 줄 것으로 요청했지만, A씨는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이 때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빨간 모자를 쓴 동양인 남성이 그녀의 응원기를 낚아채 구겨뜨린 뒤 황급히 자리를 뜨려다가 보안 요원과 다른 관중들에 의해 붙잡혔다. SNS에는 보안 요원들이 다른 관중에게서 영어로 ‘타이완(Taiwan)’이라고 써 있는 응원기를 강제로 뺏는 모습이 담긴 영상도 올라왔다. 이 응원기는 2021년 도쿄올림픽 남자 복식에서 리와 왕이 금메달을 딴 후 판매된 기념 기념품이었다. 국제올림픽 규정에 따르면 대만은 ‘차이니스 타이베이’라는 이름으로만 국제 스포츠 행사에 참가하며, 대만 기가 아닌 ‘중국 올림픽 위원회 깃발’을 사용해야 한다. 또 경기장에는 선수들이 소속된 국가의 국기나 관련 물품만 반입 할 수 있고, 그외 정치적 내용이 포함되거나 공공질서에 위반된다고 판단되는 물품은 금지된다. A씨는 "내가 흔든 대만 응원 깃발은 올림픽 규정에 부합한다"라며 "내가 들고 있던 포스터나 응원기에는 대만기나 정치적 문구가 없어 입장 당시 보안요원들도 문제 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대만 정부는 즉각 반발하고 성명을 냈다. 외교부도 이날 “올림픽 기간 동안 악의적인 사람들이 대만을 응원하는 깃발 등을 함부로 빼앗는 잔인하고 비열한 수법을 사용했다”라며 "이러한 폭력적인 행위는 올림픽이 대표하는 문명 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하며, 법치주의에 어긋나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대만 측은 또 "대만기는 IOC 규정상 올림픽에서 쓸 수 없지만, 대만이라고 적힌 물품까지 금지한다는 규정은 없다"고 주장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8-05 16:4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