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의료계 집단행동에 불참한 의사와 의대생을 '블랙리스트'에 올려 게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직 전공의가 첫 재판에서 "스토킹 범죄 성립이 어렵다"고 맞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이용제 판사는 22일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사직 전공의 정모씨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정씨 측은 "피고인이 공소사실의 객관적 사실관계는 인정하고, 자신의 행위를 반성하고 있고 이로인해 발생한 피해를 본 피해자들에게 송구한 입장"이라면서도 "피고인의 행위로 스토킹 범죄 성립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스토킹처벌법상 △상대방 의사에 반할 것 △특정행위를 통해 불안감과 공포심을 유발할 것 △지속성과 반복성을 갖출 것 등의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검찰이 제시한 피해자 1100명 가운데 485명은 개인정보 게시가 1~2회에 그쳤고, 44명은 3회 정도에 불과하다며 "개인정보 게시가 지속적 반복적으로 이뤄졌다고 보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불안감과 공포심을 유발했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30명 정도이며, 피해자 중 13명은 법원에 "불안감과 공포심을 느끼지 않았다"는 취지의 탄원서를 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정씨의 보석청구에 대한 심문도 진행됐다. 정씨는 "구속수감 중이다 보니 7000장에 달하는 증거 기록을 현실적으로 구치소에서 읽기 불가능하다"며 "상식적으로 1100명의 이름을 다 기억하지 못하기에 방어하는 데 많은 제한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검찰은 "피고인이 구속된 이후 사정이 바뀐 게 전혀 없다"며 보석청구에 기각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심문을 마치고 보석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사직 전공의 정씨는 집단행동에 참여하지 않은 전공의, 전임의, 의대생 등의 명단을 만들고 의료계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와 텔레그램 채널 등에 '감사한 의사'라는 제목으로 여러 차례 글을 올린 혐의를 받는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정씨 소행으로 피해자 1100여명은 소속 병원, 진료과목, 대학, 성명 등 개인정보가 온라인상에 총 26회에 걸쳐 배포됐다. 검찰은 이에 따라 피해자들이 집단적 조롱과 멸시의 대상이 됐다며, 정씨 범행을 온라인 스토킹의 전형적 모습으로 보고 스토킹 처벌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스토킹처벌법 제17조의3 2항에 따르면 누구든지 피해자 등의 동의를 받지 않고 이들의 주소와 성명, 나이, 직업 등 인적 사항과 사진 등 이들이 특정되게 하는 정보를 정보통신망으로 공개하면 안 된다고 규정한다. 스토킹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음 변론기일은 오는 12월 13일에 열린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
2024-11-22 12:00:18[파이낸셜뉴스] 임현택 전 대한의사협회장이 탄핵당하며 차기 회장 선출 전까지 의협을 이끌어갈 비상대책위원장이 오늘(13일) 밤 결정된다. 후보들은 전공의·의대생의 목소리를 중시하면서 의료계가 화합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각기 다른 방식의 대정부 투쟁을 예고했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 비대위원장에 최종 등록한 후보자는 △박형욱 단국대 의대 교수(대한의학회 부회장)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 △주신구 대한병원의사협회장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 등 총 4명이다. 후보자들은 등록을 마친 뒤 후보자 설명회를 통해 출마 변을 발표하며 마지막까지 총력을 다했다. 전공의단체의 공개적 지지를 받고 있는 박형욱 단국대 의대 교수는 "비대위 운영에 있어 전공의·의대생들 견해가 중시돼야 한다. 지금까지의 과정에서 어느 직역보다 전공의들 희생이 컸고 의대생들 희생도 컸다. 어떤 조직이든 희생한 사람들을 외면한다면 그 조직은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의료계가 서로를 존중하고 합의를 이뤄낼 수 있게 하겠다"고 출마의 변을 발표했다. 앞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 명은 이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며 공개 지지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박 교수는 신뢰를 바탕으로 젊은 의사들과 원활한 소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은 "전공의·의대생과 함께 의료계 선도 투쟁을 해 온 저를 비대위원장으로 선출해 주시면 멘토, 멘티 프로그램 등을 전국적으로 확대 더욱 강화해 지원하고 그동안의 정부를 압박해 온 강력한 선도적 투쟁이 끊어지지 않고 더욱 가열차게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부와 협상이 중요하지만, 협상은 우리에게 힘이 있을 때 가능하다”며 “매주 서울시청 앞에서 전공의, 의대생 등과 함께 하는 의료농단 저지 규탄 집회와 대통령실 앞 거리에서 지난 1년간 해온 투쟁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주신구 대한병원의사협회장은 공약으로 의료계의 여야의정협의체 탈퇴를 제시하며 더욱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의료계는 전공의 단체가 무의미하다며 반대한 협의체에서 철수해야 한다”며 “전공의와 의대생의 의견을 충분히 받아들여서 협의체에서 철수를 가장 먼저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와의 협상 과정에서 전공의·의대생 의견을 먼저 물은 후에 회원 투표를 할 것이고, 사직 전공의를 지원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은 황 회장은 대입 정시모집 시작 전에 의대정원 증원 문제를 풀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전공의, 의대생, 의사 모드를 위해 실무형으로 당장 일할 수 있는 비대위를 구성해 곧바로 일하겠다"라며 "12월 말 정시가 시작하기 전에 뭔가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 12월 1일에 서울 시내에 집회 장소를 이미 잡아놨다”고 부연했다. 의료계에서는 임 전 의협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난 핵심 이유가 전공의·의대생과의 불화이기 때문에 차기 비대위원장은 흩어진 의료계를 하나로 모으며 정부와의 대화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투표는 13일 오후 3~8시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되며 선거인명단에 등록된 대의원 244명에게 투표권이 주어진다. 1차 투표 결과 과반을 얻지 못할 경우 결선 투표가 바로 이어 진행되며 밤 9시 20분까지 집계한 결과에 따라 비대위원장이 선출된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11-13 08:24:57[파이낸셜뉴스] 의정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가 야당과 전공의 단체 등이 참여하지 않은 채 국회에서 출범했다. 협의체는 의정갈등의 불씨가 된 의과대학 정원 문제를 비롯해 전공의 처우 개선, 필수·지역의료 활성화, 의료사고면책특례 조항 등을 주요 안건으로 다룰 예정이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 내 강경파로 꼽혔던 임현택 회장이 탄핵되면서 그간 임 회장 체제의 의협과 갈등을 빚어온 전공의들이 협의체에 합류하며 정부와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생겼다. 의정갈등 사태의 핵심주체인 전공의들은 물론 대한의사협회,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 전국의대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도 아직까지는 협의체 참여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교수단체들은 정부가 올해 입시인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을 재검토하지 않는 한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교웅 의협 대의원회 의장은 전일 총회 직후 브리핑에서 "비대위가 구성되면 대전협과 긴밀히 의견을 교환해서 여야의정 협의체에 들어갈지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새로운 비대위원장은 대전협과 잘 협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공의 단체 등 의료계 핵심단체 불참을 사유로 협의체 합류를 거부하고 있는 야당도 의료계가 움직임을 보일 경우 태도를 바꿀 수 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전일 기자 간담회에서 “민주당에 참석 협조 공문을 보낼 예정”이라며 “전제 조건 없이 의제를 논의할 수 있는 협의체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민주당도 참여하면 좋겠다는 내용”이라고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여야의정 협의체 첫 회의에서 "우리 협의체의 합의가 곧 정책이 될 것"이라며 "의료 사태가 촉발된 이후 처음으로 의료계와 정부가 문제 해결을 위해서 국민 앞에 마주 앉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그는 "늦었지만, 의미 있는 출발"이라며 "전공의와 의대생의 수련과 교육을 책임지는 대한의학회와 KAMC가 구심점이 돼 의료계의 요구 사항들을 모으고 소통하고 협의체를 통해서 풀어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출범식을 겸한 첫 회의에는 협의체 구성을 처음 제안했던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김상훈 정책위의장이 참석했으며, 정부에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의료계에서 이진우 대한의학회 회장과 이종태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이사장 등이 자리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11-11 09:57:48[파이낸셜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1일 출범한 여야의정 협의체에서 현 시점이 의료현안 해결의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하면서 야당과 더 많은 의료계의 참여를 독려했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여야의정 협의체 1차회의에서 "우리 모두 더불어민주당의 참여를 기다리고 언제든지 환영한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아직 협의체에 민주당이 참여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협의체를 당초 민주당이 제일 먼저 말을 꺼낸 만큼 선의가 있다고 믿는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곧 함께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출범한 여야의정 협의체는 정부·여당과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의대협회) 등 일부 의료계로 먼저 구성돼 선(先)출범했다. 민주당과 대한의사협회 등 나머지 주요 의료단체는 아직 참석 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태다. 아울러 한 대표는 "협의체 출범이 쉽지 않을 줄 예상했지만, 예상보다 훨씬 더 어려운 과정이었다"며 "그만큼 신뢰의 균열이 깊었다. 그 과정에서 집권 여당의 대표로서 국민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늦었지만 의미 있는 출발이라고 생각한다"며 "전공의 의대생의 수련과 교육을 책임지는 대한의학회와 KAMC가 구심점이 돼 의료계의 요구 사안을 모으고 소통하고 협의체를 통해서 풀어가려고 한다. 의료계 역시 국민의 건강만 생각하고 한걸음 앞으로 다가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한 대표는 "의료계의 참여가 더 더해진다면 더 좋은 협의가 더 빨리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정부 역시 한덕수 총리께서 직접 참여하셔서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었다"며 "이렇게 되면 협의체의 합의가 곧 정책이 될 것이다. 정부도 유연한 접근과 발상의 전환을 할 것이라고 믿고 있고 이미 그런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 대표는 "당은 오직 국민의 건강만 생각하고, 협의와 조정의 촉진제 역할을 하겠다"며 "겨울이 오고 있다. 추위가 찾아오면 의료 수요가 폭증하게 된다. 이제 정말 골든타임"이라고 짚었다. 한 대표는 "국민의 의료에 대한 불안, 건강에 대한 불안을 풀고 저희가 국민 앞에 당당하게 설 수 있도록 오늘 여기 모인 우리가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며 "저도 노력하겠다"고 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이해람 기자
2024-11-11 08:38:57[파이낸셜뉴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의 탄핵 여부를 결정할 의협 임시대의원총회가 10일로 확정된 가운데 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임 회장을 향해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전일 대전협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대전협은 임 회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며, 의협 대의원분들께 임 회장 탄핵을 요청한다”며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게시글은 박 위원장을 포함한 전공의 90명이 이름을 올렸다. 의협은 오는 10일 2시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를 열고 임 회장 불신임 안건을 상정하고 투표에 부친다. 지난 5월 취임한 임 회장에 대한 불신임이 추진되는 건 벌써 두 번째다. 앞서 협회는 이달 초 임 회장에 대한 불신임(탄핵) 관련 설문조사를 벌여 응답자의 85.2%가 불신임에 동의했다. 임 회장 불신임안 상정을 위한 임시대의원총회를 추진한 조현근 대의원은 불신임 사유로 △간호법 제정 저지 실패 △의대 정원 증원 발표 이후 미흡한 대응 △사직 전공의 분열 시도△막말 등을 내세웠다. 임시 대의원 총회에 의협 대의원 246명 중 3분의 2 이상이 출석해 출석 대의원 3분의 2가 찬성하면 불신임안이 가결된다. 임 회장이 물러나게 되면 취임 후 5개월 만이 된다. 임 회장은 탄핵 위기에 몰리자 지난달말에 “SNS 계정을 삭제하겠다”고 밝혔으며, 의협 회원들에게 사과서신을 통해 “무엇보다도 엄중한 상황에 제 개인의 부적절하고 경솔한 언행들로 회원들께 누를 끼친 점 백 번 사죄드린다”며 “언행을 각별히 유의하겠다”고 사과했다. 지난 6일에는 의협 대의원들에게 “앞으로 어떠한 경우에도 의협회장의 위상과 품위에 어긋나는 언행은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의원님들의 질책과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통렬히 반성하여 새롭게 거듭나겠다”고 호소했다. 의료계에선 대전협이 공식적으로 연대를 언급한 만큼 이번 임총이 사태 해결 변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전협이 언급한 것처럼 의협이 대전협과 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된다면 협상력이 강화되며 정부와의 대호창구가 마련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11-08 09:48:18[파이낸셜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정부가 의과대학생들의 휴학을 대학 자율로 승인하기로 결정한 점을 두고 "환영한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오늘, 우리 정부가 의료교육 학사운영 자율성에 대해 전향적인 입장을 냈다"며 이같이 반겼다. 한 대표는 "겨울이 오고 있다"며 "의료계에서 더 많은 분들이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결단을 해주시길 바란다"고도 덧붙였다. 여권에서도 이 같은 정부의 결정을 환영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그러면서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구두논평을 통해 "학생들의 대규모 유급·제적 위기로 인한 의료체계 붕괴를 막고 국민의 건강을 지켜내기 위한 용기 있는 결정이다. 국민의힘은 정부의 대승적 결단을 존중한다"이라고 전했다. 한 수석대변인은 "'조건없는 휴학 승인' 방침이 나온 만큼 국민 불편과 환자들의 고통을 하루빨리 덜어드려야 한다"며 "의료계와 정부, 여야가 함께 국민 건강을 위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한 수석대변인은 "여야의정 협의체가 빠른 시일 내 출범할 필요가 있다"며 "하루빨리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는 '대화의 장'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한 수석대변인은 야당을 향해 "정치적 이해관계는 잠시 접어두고 협의체에 하루속히 참여해 상생의 해법을 함께 찾아 나서야 한다"며 "국민의힘은 여야의정 협의체가 조속히 출범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2024-10-29 17:38:23[파이낸셜뉴스]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의대협회)가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를 결정했으나 다른 의사단체들은 참여결정을 주저하고 있다. 사태 해결 열쇠를 쥔 전공의와 의대생이 협의체 참여를 거부하는 상황이라 의료계 내부에서도 쉽게 의견이 모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미 참여를 결정한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의대협회)를 제외한 의사·병원 단체들은 물론 더불어민주당도 참여를 유보하거나 불참하겠다는 입장이라 협의체 출범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날 상급종합병원협의회는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전공의들이 병협이나 상종협의회를 중간 착취자라고 여기는 상황에서, 전공의들의 감정을 존중하기로 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관계자도 이날 “전날 총회를 열어 협의체 참여를 유보한 것은 실질적으로 무언가를 변화시킬 수 있는 구조가 될 수 있을지, 이용만 당하지 않을까하는 우려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대교수 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도 전날 오후 온라인 총회에서 협의체 참여 문제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병원협회와 수련병원협의회 등은 협의체 참여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병원협회 관계자는 “상황을 지켜봐야 하고, 아직 얘기가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개별적으로 생각하고 있을 뿐 논의가 시작되지 않았다. 이사회에서 논의를 해봐야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의사단체들이 쉽게 결론을 못 내는 이유는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과 손정호·김서영·조주신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비대위원장은 공동으로 “허울뿐인 협의체에 참여할 의향이 없다”고 밝혔다. 박 비대위원장은 23일에는 이진우 대한의학회장과 이종태 KAMC 회장을 직접 거론하며 “정치인들에게 편승할 것이 아니라 제자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 우선”이라며 “교수님들의 결정이 정말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지, 제자들과 멀어지는 길은 아닐지 다시 한 번 숙고하길 바란다”며 압박하기도 했다. 의료계에서는 현 상태로 협의체가 출범하더라도 의사단체를 대표하는 의협과 사태의 핵심인 전공의들이 빠진 상태에서 협의체 논의가 의정갈등 사태 해결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의학회와 의대협회는 협의체 출범 전 의대생 휴학 승인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교육부는 ‘내년 복귀를 전제로 한 조건부 승인’만 가능하다며 반대하고 있어 협의체가 출범해도 정부와의 갈등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규홍 복건복지부 장관도 전날 국회 국정감사에서 “동맹 휴학은 정당한 휴학사유는 아니기 때문에 그걸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 (승인)하겠다는 교육부 입장엔 큰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10-25 10:09:44[파이낸셜뉴스] 의정갈등이 8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을 앞두고 의료계가 시각차를 보이며 내부파장이 커지고 있다. 일부 의료계 단체들이 협의체 참여를 선언했으나,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쥔 전공의와 의대생 대표가 협의체 참여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날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의대협회)가 협의체에 참여하기로 한 데 이어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도 이날 정기 회의를 통해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15개 의료계 단체·기관에 공문을 발송해 "의료 공백 해결을 위해 의료계 입장에서 충분한 발언과 논의를 보장하는 여야의정 협의체에 대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다만, 사태 해결 핵심인 전공의나 의대생들이 참여를 강하게 반발한 상태라 협의체 출범 실효성은 낮다. 대한의사협회와 의대 교수 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도 반대 의사를 표했는데, 이들 단체는 정부의 뚜렷한 태도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의학회 등이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실망감과 우려감을 표시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전일 보도자료를 통해 여야의정 협의체 불참 의사를 강력하게 피력했다. 의협 측은 "현시점에서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전했으며 최창민 전의비 위원장은 "우리는 협의체에 참여 안 한다"며 "그동안 상황 보면 의료계가 이용만 당했다. 이러다 내년에 일단 뽑고 이제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나가지 않겠느냐"며 정부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표와 의대생 대표들도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의학회·의대협회의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결정에 대해 "교수님들의 결정이 정말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지, 혹여 제자들과 멀어지는 길은 아닐지 다시 한번 숙고하시길 바란다”며 “정치인들에 편승할 것이 아니라 제자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다른 단체들의 참여를 독려하며 의정갈등 상황 해결을 위해서는 하루 빨리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당직자회의에서 "이 문제는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지 말고 어떻게든 해결의 물꼬를 트자는 말을 민주당에 드린다"며 "여야의정 협의체 말곤 이 문제의 해결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역시 여야의정 협의체 조속 출범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전공의와 의대생 참여 없이는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사태의 핵심 축인 전공의들이 아직 참여의 뜻을 밝히지 않은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전공의들의 복귀 없이 의정 갈등 해소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서영준 기자
2024-10-23 15:46:58[파이낸셜뉴스] 의료공백 사태를 협의할 여·야·의·정 협의체가 핵심인 의대생과 전공의는 빠진 채 첫 발을 뗐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와 대한의학회가 참여하며 구색은 갖췄지만 정작 의료 현장을 떠난 주체들을 품지 못한 모양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26일 '2026년 의대 증원 유예'를 들고 왔지만 의료계는 여전히 '2025년 증원 백지화'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어서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두 단체가 의료계 전체 의견을 반영해 신중히 논의해 주길 바란다”며 신중론을 펼쳤다. "고뇌 끝 소통 결정"vs"배신"23일 대한의학회와 의대협회가 전날 공동 입장문을 내고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 의사를 밝힘에 따라 2월 의료 공백 이후 처음으로 정치권과 의사단체의 대화 테이블이 마련됐다. 의협을 비롯해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등은 불참 입장을 고수 중이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15개 의료계 단체·기관에 공문을 발송해 "의료 공백 해결을 위해 의료계 입장에서 충분한 발언과 논의를 보장하는 여야의정 협의체에 대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 가운데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등은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최창민 전국의대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위원장도 “현재로서는 2025년 의대 증원 문제를 논의할 수 없다면 참여하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은 1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거짓과 날조 위에 신뢰를 쌓을 수는 없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다만 유일한 법정단체인 의협은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참여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게 드러냈지만, 동시에 2개 단체가 협의체에 들어간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오히려 의협 내부에서 임현택 의협 회장의 지지에 반발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상급종합병원협의회와 전의교협 역시 협의체 구성 여부에 대한 재논의에 돌입했다. 의대생·전공의와 접점이 넓은 2개 단체가 참여하며 이외 의료단체의 참여를 촉구하고 나선 것이 배경이다. 특히 상급종합병원협의회가 참여를 결정할 경우 정부가 공문을 보낸 5대 상급종합병원(Big 5)도 자연스럽게 협의체에 합류하게 될 전망이 높다. 전의교협 역시 김성근 대변인을 통해 “고뇌 끝에 내린 결정인 만큼 협의체가 잘 운영돼 성과를 내야 한다”며 “여론의 이목이 쏠린 공론장에서 의사들 입장을 알리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핵심은 2025년 정원협의체를 구성하더라도 여전히 쟁점은 당장 내년의 정원이다. 특히 수능이 한달여밖에 남지 않은데다 이미 수시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정부로서는 조정이 거의 불가능한 문제다. 한 발 물러선 정부는 '2026년 정원'을 감원까지 열어두고 재추계를 하자는 입장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협의체가 구성되고 논의하자고 그러면 (의대 정원에 대해) 하겠지만 실질적으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의료계에서는 증원이 성급하게 이뤄진 만큼 조정 역시 빠르게 추진될 수 있다고 봤다. 오히려 이대로 증원이 유지될 경우 입학 후에 문제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증원을 두고 싸우는 동안 정작 교육을 맡아야 할 대학의 인프라 구축은 거의 기존 수준을 유지하는 선에 멈춰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시설·인프라가 노후한 지방권 의대의 경우 기존 재학생 교육도 벅차다는 평가를 받았다. 반면 정부는 오히려 올해 증원 규모 가운데 80%를 '균형 교육'을 위해 지방에 할당한 상황이다. 대한의학회와 의대협회는 입장문에서 협의체에서 논의해야 할 현안으로 협의체 발족 이전 의대생 휴학 승인과 함께 2025년 및 2026년 의대 정원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교육부는 "논의해볼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내년 복귀 조건부 승인 방침에 변화가 없다"고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2024-10-23 10:48:08[파이낸셜뉴스] 의정갈등이 8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을 앞두고 의료계가 시각차를 보이며 내부파장이 커지고 있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이날 정기 회의를 열고 협의체 참여 여부를 논의해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전날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의대협회)가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이진우 대한의학회 회장은 전날 학회 임원들에게 "의학회는 의협 중심의 하나된 목소리를 강조하며 힘을 보태왔으나 진전이 없는 상태”라면서 “전쟁 중에도 대화는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대한의학회와 의대협회는 의정갈등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정부와 대화를 통한 협의를 시작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참여의사를 밝혔으나, 다른 의료계 단체들은 정부의 뚜렷한 태도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의학회 등이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실망감과 우려감을 표시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전일 보도자료를 통해 여야의정 협의체 불참 의사를 강력하게 피력했다. 의협 측은 "현시점에서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며 "두 단체의 결정을 존중하고, 부디 의료계 전체의 의견이 잘 표명될 수 있도록 신중함을 기해주기를 당부한다"고 전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대표와 의대생 대표들도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허울뿐인 협의체에 참여할 의향 없습니다"라는 글을 게시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손정호·김서영·조주신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비상대책위원장도 함께 이름을 올렸다. 의대 교수 단체인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도 반대 의사를 표했다. 최창민 전의비 위원장은 "우리는 협의체에 참여 안 한다"며 "2025학년도 증원은 안 된다고 보는데 정부는 내년도는 조정 안 된다고 하니까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전했다. 그는 "그동안 상황 보면 의료계가 이용만 당했다"며 "이러다 내년에 일단 뽑고 이제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나가지 않겠느냐"며 정부에 대한 불신을 드러냈다. 다른 의대 교수 단체인 전의교협은 이날 회의를 통해 협의체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 한편, 일부 의료계 단체가 협의체 참여의사를 밝혔음에도 사태 해결 핵심인 전공의나 의대생들이 참여를 강하게 반발한 상태라 협의체 실효성은 낮다. 정부는 다른 단체들의 참여를 독려하며 의사단체들이 위원을 추천하지 않았던 인력수급추계위원회 위원 추천 기한도 당초 18일 마감에서 오는 25일까지 일주일 연장했다. 정부는 연내 출범 목표를 유지하며 의료계의 전향적 참여를 유도하겠다는 입장이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2024-10-23 09:4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