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994년 프로야구 LG 트윈스를 '자율 야구'로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던 이광환 KBO 원로자문이 2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7세. 고인은 지병인 폐 질환 치료를 위해 제주도에 머물던 중 최근 폐렴 증세가 악화되어 입원 치료를 받았으나, 2일 오후 3시 13분경 끝내 세상을 떠났다. 이 전 감독은 중앙고와 고려대를 졸업하고 한일은행과 육군 경리단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1977년 모교인 중앙고 감독을 맡으며 지도자로서 첫 발을 내디뎠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과 함께 OB 베어스 타격 코치를 맡았으며, 1989년 OB, 1992년 LG의 사령탑에 올랐다. 특히 1994년에는 LG를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으로 이끌며 '신바람 야구'의 전성시대를 열었다. 당시 LG는 류지현, 김재현, 서용빈 '신인 3총사'와 한대화, 노찬엽 등이 타선을 구축했고, 이상훈, 김태원, 정삼흠, 김용수 등 막강 투수진을 자랑했다.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언스와 미국프로야구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코치 연수를 받으며 선진 야구를 접한 이 전 감독은 선수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연구하고 훈련을 통해 성장하는 '자율 야구'를 도입해 KBO 리그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한국프로야구 최초로 투수 분업화 체계인 '스타 시스템'을 적용하는 등 혁신적인 팀 운영으로 KBO리그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이후 한화 이글스와 우리 히어로즈 등 프로팀을 지휘하며 KBO리그 통산 608승을 기록했고, 2010년부터 10년간 순수 아마추어 선수들로 구성된 서울대 야구부 선수들을 지도하기도 했다. KBO 육성위원장을 지내며 국내 야구 저변 확대에 힘썼고, 2010년부터 2015년까지 KBO 베이스볼 아카데미 원장을 맡아 지도자 양성에도 기여했다. 이 전 감독은 1995년 사재를 털어 제주도 서귀포시에 야구 박물관을 건립하고 야구 관련 소장품 3천여 점을 기증하는 등 야구 발전에 헌신했다. 올해 3월 LG의 KBO리그 개막전에서 시구를 맡은 것이 공식 석상에서 마지막 모습으로 남았다. 빈소는 제주 부민장례식장 6분향소에 마련되었으며, 발인은 4일 오전 9시에 엄수될 예정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5-07-02 19:02:11【 부산=권병석 기자】 "승패를 떠나서 오늘 경기는 야구를 좋아하는 이들이 모여 최선을 다해 뛰는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제3회 전국명문고야구열전 결승전에 앞서 13일 오전 11시 부산 구덕야구장에서 열린 국가대표여자야구팀과 서울대 야구부의 이벤트 경기가 끝나자 이광환 서울대 야구부 감독(사진)의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흘렀다. 1시간30분이라는 시간 제한으로 인해 4회말까지 진행된 경기는 13대 3, 서울대 야구부의 승리로 끝났다. 현재 여자야구 국가대표팀은 오는 9월 3일 부산시 기장군에서 개막되는 월드컵 여자야구 대회를 앞두고 상비군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때문에 경기에 앞서 서울대의 일방적인 우세를 점치는 이들이 많았다. 이 감독은 "야구는 꾸준하고 성실한 반복 훈련을 통해 성과를 거두는 스포츠이며 동시에 팀이 하나가 돼야 승리할 수 있다"며 "아무래도 일주일에 3~4번 꾸준히 연습하는 서울대와 달리 주말에만 1~2번 훈련하는 여자 대표팀은 훈련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지난 2010년부터 올해까지 횟수로는 7년째, 만 6년간 무보수로 서울대 야구부 감독을 맡고 있다. 과거 LG, 한화 등 프로야구 감독을 역임한 그에게 서울대 야구부 감독은 일종의 재능기부다. 그는 "공부가 우선, 두번째는 아르바이트, 세번째가 야구"라며 "프로선수가 될 학생들이 아니기 때문에 야구철학을 실생활에 접목할 수 있는데 중점을 두고 즐기면서 훈련을 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서울대 야구부 외에도 한국프로야구위원회(KBO) 육성위원이자 유소년스포츠, 여자야구, 티볼(투수없이 하는 간이 야구) 등 야구 저변 확대를 위한 활동에 적극적이다. 그는 "우리나라와 같이 아마 야구의 저변이 빈약한 곳에서 '고교야구 부활'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전국명문고야구열전이나 오늘 같은 이벤트 매치는 야구인들에는 큰 의미를 지닌다"면서 "신념과 열정이 없다면 이 모든 일을 꾸준히 수행해 나가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데 이런 자리를 마련해 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bsk730@fnnews.com
2016-03-13 18:40:31이광환 서울대야구부 감독 /사진=서동일 기자 【 부산=권병석 기자】"승패를 떠나서 오늘 경기는 야구를 좋아하는 이들이 모여 최선을 다해 뛰는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제3회 전국명문고야구열전 결승전에 앞서 13일 오전 11시 부산 구덕야구장에서 열린 국가대표여자야구팀과 서울대 야구부의 이벤트 경기가 끝나자 이광환 서울대 야구부 감독(사진)의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흘렀다. 1시간30분이라는 시간 제한으로 인해 4회말까지 진행된 경기는 13대 3, 서울대 야구부의 승리로 끝났다. 현재 여자야구 국가대표팀은 오는 9월 3일 부산시 기장군에서 개막되는 월드컵 여자야구 대회를 앞두고 상비군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때문에 경기에 앞서 서울대의 일방적인 우세를 점치는 이들이 많았다. 이 감독은 "야구는 꾸준하고 성실한 반복 훈련을 통해 성과를 거두는 스포츠이며 동시에 팀이 하나가 돼야 승리할 수 있다"며 "아무래도 일주일에 3~4번 꾸준히 연습하는 서울대와 달리 주말에만 1~2번 훈련하는 여자 대표팀은 훈련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지난 2010년부터 올해까지 횟수로는 7년째, 만 6년간 무보수로 서울대 야구부 감독을 맡고 있다. 과거 LG, 한화 등 프로야구 감독을 역임한 그에게 서울대 야구부 감독은 일종의 재능기부다. 그는 "공부가 우선, 두번째는 아르바이트, 세번째가 야구"라며 "프로선수가 될 학생들이 아니기 때문에 야구철학을 실생활에 접목할 수 있는데 중점을 두고 즐기면서 훈련을 한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서울대 야구부 외에도 한국프로야구위원회(KBO) 육성위원이자 유소년스포츠, 여자야구, 티볼(투수없이 하는 간이 야구) 등 야구 저변 확대를 위한 활동에 적극적이다. 그는 "우리나라와 같이 아마 야구의 저변이 빈약한 곳에서 '고교야구 부활'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전국명문고야구열전이나 오늘 같은 이벤트 매치는 야구인들에는 큰 의미를 지닌다"면서 "신념과 열정이 없다면 이 모든 일을 꾸준히 수행해 나가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데 이런 자리를 마련해 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bsk730@fnnews.com
2016-03-13 14:05:14<사진=NC 다이노스> NC가 두 번째 스피릿 코치 강의를 진행했다. NC는 지난 22일 마산야구장에서 이광환 서울대 야구아카데미원장을 초청해 스피릿 코치 강의를 진행했다. 앞서 지난달 3일 서울대 김난도 교수에 이어 두 번째 스피릿 코치를 맡은 이광환 원장은 감독과 코치 경력만 45년이 넘는 한국 프로야구의 대표적 명감독 출신으로 이날 알찬 강의를 통해 선수단에게 스피릿 코치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이광환 원장은 프로선수로서의 준비자세 및 자신의 경험담을 전달했으며, 경기력 향상 3요소라는 주제 아래 스포츠 심리학, 스포츠 영양학, 스포츠 역학 등 선수들이 필요로 하는 지식을 기초로 강의를 진행했다. 이 원장은 “지식과 자료를 겸비하지 않는 정신력은 정신력이 아니다”라며 프로선수는 자신의 몸상태와 플레이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성 NC 소프트 홍보팀 상무, 김경문 감독을 비롯한 선수 54명이 참석한 가운데 박민우는 “오늘 강의를 통해 식단의 중요성, 훈련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됐으며, 지식을 겸비하지 않는 정신력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NC가 시행하고 있는 스피릿 코치제는 일종의 멘토링 형식으로 진행되며, NC는 매달 한차례씩 강연과 토론의 형식으로 스피릿 코치들이 선수단을 직접 만나게 된다. NC는 스피릿 코치의 영역을 순수, 정의, 강직, 현명함으로 나눌 예정이며, 해당 코치와 선수단은 강연, 인터뷰, e메일이나 전화, SNS 등을 이용, 지속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이 진행될 계획이다. NC 다이노스는 스피릿 코치에 대한 평가와 선수단의 반응 등을 종합하여 관심 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서울대 조국 교수, 강동화 아산병원 의사, 홍순국 해군사관학교 교수, 정재승 KAIST 교수가 일정에 따라 스피릿 코치로 참여할 예정이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yuksamo@starnnews.com박대웅 기자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starnnews.com 관련기사 ▶ 드로그바, 첼시와 작별 선언 “그동안의 성과 자랑스럽다” ▶ 김승용, 유니폼 100벌 자비 구입 ‘관중들에게 쏜다’ ▶ '이용규 결승타' KIA, 한화에 짜릿한 역전승..4연패 탈출 ▶ '5연패 탈출 선봉' 김동주-김선우, 이것이 베테랑의 힘 ▶ '김동주 4안타 폭발' 두산, SK 꺾고 5연패 탈출
2012-05-23 22:36:31가을좀비들의 기세가 사납다. 스러질 듯 스러질 듯 되살아난다. '가을좀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27일(이하 한국시간) 시카고 원정 경기서 컵스를 4-2로 누르고 16연승을 내달렸다. 카디널스는 지난 11일부터 한 번의 연장전과 더블헤더 포함 16번의 경기서 전승했다. 같은 기간 '한국 좀비' 두산은 14경기서 10승2무2패를 기록했다. 바야흐로 가을바람 탄 좀비들 세상이다. 두산은 11일까지만 해도 7위였다. 가을 야구는 꿈도 꾸지 못했다. 상위 3팀(KT, LG, 삼성)은 철옹성이었고, 8위 롯데와는 딱 두 걸음 차였다. 4위 키움은 네 걸음이나 저만치 앞서 있었다. 두산의 승률은 5할(0.485)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런데 보름 만에 4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이 기세면 3위 LG도 발뻗고 잠잘 처지가 못된다. 지난달만 해도 두산이나 세인트루이스는 가을 야구 입장 불가 신세였다. 두 가을좀비는 원래 자매구단이다. 두산은 맥주회사였다. 세인트루이스의 모기업은 지금도 맥주회사다. 그래서 더 가까워졌다. 이광환 전 두산 베어스 감독이 1987년 세인트루이스 연수를 다녀온 것도 그 인연 때문이었다. 두산은 26일 한화전서 거의 질 뻔한 경기를 이겼다. 전날 7연승의 두산 발걸음에 딴지를 놓은 쪽도 한화였다. 한화 선발 김민우의 빠른 공이 제대로 약발 받았다. 7회까지 2-3으로 뒤졌다. 8회말 1사 1,2루서 페르난데스의 적시타가 터졌다. 두산은 5-3으로 역전승했다. 가을바람 속 두산은 좀처럼 질 것 같지 않다. 1위 KT를 만나도 3위 LG와 싸워도 도무지 기세가 꺾이지 않는다. 12일 한 번도 이기기 힘든 LG와의 더블헤더를 싹쓸이했다. 그 충격으로 LG는 2위 자리를 삼성에 내줬다. 14일 KT는 두산의 끈질김에 혼쭐났다. KT는 0-2던 경기를 5회 3-2로 뒤집었다. 두산은 6회 바로 동점으로 따라붙었다. 겨우 이겼으나 다음날엔 2-6으로 순순히 물러났다. 이후 두산은 7연승(1무 포함)으로 신바람을 냈다. 세인트루이스의 연승에는 김광현이 한몫했다. 김광현은 26일 시카고 컵스와의 원정경기서 2-4로 뒤진 6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패전처리가 아닌 역전 드라마를 써보라고 올린 투수였다. 김광현은 감독의 바람대로 호투했다. 첫 타자는 우타자 오스틴 로민. 대타로 나와 좌전안타를 치고 나갔다. 김광현은 다음 타자를 3루 병살타로 솎아냈다. 결과적으로 적당한 위기감을 준 후 스스로 이를 해결했다. 야구에서 위기 다음 기회가 오는 것은 정설이다. 세인트루이스는 7회초 즉시 반격했다. 선두타자 아레나도가 좌익수 쪽 깊숙한 2루타를 터트렸다. 이후 몰리나, 베이더가 연속 안타를 때리며 5-4로 승부를 뒤집었다. 덕분에 김광현은 7승째를 챙겼다. 두산은 18일 까딱하면 질 뻔했다. 역시 6회까진 뒤져 있었다. 스코어는 달랐다. 0-3, 상대는 키움. 7회부터 두산의 매서운 반격이 시작됐다. 양석환이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키움 선발 김선기에게서 홈런을 뽑아냈다. 8회엔 두산의 중심 김재환이 적시타를 터트렸다. 2-3 한 점차. 질 것 같지 않았다. 9회 1사 1,2루서 9번 타자 김인태가 극적인 동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매번 주인공이 바뀌었지만 두산이 지지 않는 결과는 한가지였다. 17일 가까스로 6위에 올라 온 두산은 거기서 지면 다시 강등될 처지였다. 세인트루이스는 27일 승리로 포스트시즌 진출 매직 넘버를 1로 줄였다. 사실상 확정인 셈이다. 딱 10년 전 와일드카드로 올라가 11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번에도 안 될 거 없다. 두산은 2015년 이후 6년 연속 가을야구를 점령했다. 올 가을 역시 예외는 아니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2021-09-27 18:37:54가을좀비들의 기세가 사납다. 스러질 듯 스러질 듯 되살아난다. ‘가을좀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27일(이하 한국시간) 시카고 원정 경기서 컵스를 4-2로 누르고 16연승을 내달렸다. 카디널스는 지난 11일부터 한 번의 연장전과 더블헤더 포함 16번의 경기서 전승했다. 같은 기간 ‘한국 좀비’ 두산은 14경기서 10승2무2패를 기록했다. 바야흐로 가을바람 탄 좀비들 세상이다. 두산은 11일까지만 해도 7위였다. 가을 야구는 꿈도 꾸지 못했다. 상위 3팀(KT, LG, 삼성)은 철옹성이었고, 8위 롯데와는 딱 두 걸음 차였다. 4위 키움은 네 걸음이나 저만치 앞서 있었다. 두산의 승률은 5할(0.485)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런데 보름 만에 4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이 기세면 3위 LG도 발뻗고 잠잘 처지가 못된다. 지난달만 해도 두산이나 세인트루이스는 가을 야구 입장 불가 신세였다. 두 가을좀비는 원래 자매구단이다. 두산은 맥주회사였다. 세인트루이스의 모기업은 지금도 맥주회사다. 그래서 더 가까워졌다. 이광환 전 두산 베어스 감독이 1987년 세인트루이스 연수를 다녀온 것도 그 인연 때문이었다. 두산은 26일 한화전서 거의 질 뻔한 경기를 이겼다. 전날 7연승의 두산 발걸음에 딴지를 놓은 쪽도 한화였다. 한화 선발 김민우의 빠른 공이 제대로 약발 받았다. 7회까지 2-3으로 뒤졌다. 8회말 1사 1,2루서 페르난데스의 적시타가 터졌다. 두산은 5-3으로 역전승했다. 가을바람 속 두산은 좀처럼 질 것 같지 않다. 1위 KT를 만나도 3위 LG와 싸워도 도무지 기세가 꺾이지 않는다. 12일 한 번도 이기기 힘든 LG와의 더블헤더를 싹쓸이했다. 그 충격으로 LG는 2위 자리를 삼성에 내줬다. 14일 KT는 두산의 끈질김에 혼쭐났다. KT는 0-2던 경기를 5회 3-2로 뒤집었다. 두산은 6회 바로 동점으로 따라붙었다. 겨우 이겼으나 다음날엔 2-6으로 순순히 물러났다. 이후 두산은 7연승(1무 포함)으로 신바람을 냈다. 세인트루이스의 연승에는 김광현이 한몫했다. 김광현은 26일 시카고 컵스와의 원정경기서 2-4로 뒤진 6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패전처리가 아닌 역전 드라마를 써보라고 올린 투수였다. 이 경기는 세인트루이스에게 큰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세인트루이스는 1935년 14연승을 기록했다. 역대 구단 최다 연승기록. ‘개스하우스 갱들’이라는 무시무시한 별명으로 불리던 시절이었다. 전날 컵스와의 더블헤더를 쓸어 담은 세인트루이스는 타이기록을 세웠다. 마이클 슅트 감독으로선 욕심나는 경기였다. 연승 기록은 감독에게 훈장처럼 따라다닌다. 김광현은 감독의 바람대로 호투했다. 첫 타자는 우타자 오스틴 로민. 대타로 나와 좌전안타를 치고 나갔다. 김광현은 다음 타자를 3루 병살타로 솎아냈다. 결과적으로 적당한 위기감을 준 후 스스로 이를 해결했다. 야구에서 위기 다음 기회가 오는 것은 정설이다. 세인트루이스는 7회초 즉시 반격했다. 선두타자 아레나도가 좌익수 쪽 깊숙한 2루타를 터트렸다. 이후 몰리나, 베이더가 연속 안타를 때리며 5-4로 승부를 뒤집었다. 덕분에 김광현은 7승째를 챙겼다. 두산은 18일 까딱하면 질 뻔했다. 역시 6회까진 뒤져 있었다. 스코어는 달랐다. 0-3, 상대는 키움. 7회부터 두산의 매서운 반격이 시작됐다. 양석환이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키움 선발 김선기에게서 홈런을 뽑아냈다. 8회엔 두산의 중심 김재환이 적시타를 터트렸다. 2-3 한 점차. 질 것 같지 않았다. 9회 1사 1,2루서 9번 타자 김인태가 극적인 동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매번 주인공이 바뀌었지만 두산이 지지 않는 결과는 한가지였다. 17일 가까스로 6위에 올라 온 두산은 거기서 지면 다시 강등될 처지였다. 세인트루이스는 27일 승리로 포스트시즌 진출 매직 넘버를 1로 줄였다. 사실상 확정인 셈이다. 딱 10년 전 와일드카드로 올라가 11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번에도 안 될 거 없다. 두산은 2015년 이후 6년 연속 가을야구를 점령했다. 올 가을 역시 예외는 아니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2021-09-27 14:52:31SK가 '어린 왕자' 김원형 감독을 새 사령탑에 앉혔다. 이제 관심은 LG와 한화, 키움 세 구단으로 옮겨가고 있다. 그동안 국내 프로야구 감독의 트렌드는 '무명'과 '깜짝 발탁'이었다. 넥센(키움)이 2012년 염경엽 감독을 전격 이용하면서 두 개 키워드는 점차 대세로 굳어지는 분위기였다. 각 구단은 코치 경험조차 없는 감독을 선임할 만큼 대범해졌다. 그때마다 "응, 누구지?"라며 놀랄 때가 많았다. 올겨울엔 트렌드가 바뀌는 듯하다. 유행이 돌고 돌 듯 '무명'보다는 '관록', '무경험'보다는 '구관이 명관' 쪽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다.그런 와중에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역전의 명장들이 있다. 김경문 감독과 선동열 감독이다. 김경문 감독은 KBO리그 통산 897승을 올렸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금자탑도 쌓아올렸다.선동열 감독은 두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 통산 584승을 기록했다. 이들이 갖는 무게감은 현역 여타 감독들과 판이하게 다르다. 무엇보다 이 둘은 현장 장악력이 뛰어나다. LG나 한화(키움은 약간 다르지만)처럼 조각난 분위기를 추스르고 뚜렷한 목표 지향적 팀을 만들기에 적합한 자질이다. LG는 1994년 이후 26년째 우승 가뭄을 겪고 있다. 그동안 류중일 감독 등 10명의 사령탑이 팀을 이끌었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LG는 1990년과 1994년 두 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첫번째 우승은 백인천 감독, 두번째는 이광환 감독에 의해서다. 두 감독의 스타일은 판이하게 다르다. 백인천 감독은 일본식 병영 스타일로 팀을 이끌었다. 타자들의 스윙을 하나하나 자신의 스타일로 뜯어 고쳤다. 느슨하던 팀에 바짝 군기가 잡혔다.낙오하거나 대열에서 이탈하는 병사는 과감하게 버렸다. 이광환 감독은 정반대였다. 이른바 '자율야구'로 긴장된 선수들의 어깨를 풀어주었다. 그 결과 위축됐던 선수들이 기를 폈다. 그런 분위기 아래 김재현, 유지현, 서용빈을 비롯한 신인 삼인방이 펄펄 날 수 있었다. 지금의 LG는 다시 백인천식 다잡기 카리스마가 필요한 시기로 보인다. 덕장보다는 용장이나 지장, 혹은 혼합형이 필요한 분위기다. 그런 점에서 김경문, 선동열 두 감독은 LG호에 어울리는 선장들이다.한화는 지난 11년간 완전히 망가졌다. 5할 넘는 승률이 딱 한 차례 뿐(2018년 0.535)이었다. 11년간 승률이 638승16무873패로 0.424에 그쳤다. 꼴찌에 그친 적도 다섯차례나 된다. 한화는 김응룡(2013-2014년), 김성근 감독(2015-2017년 5월)으로 반전을 노렸으나 너무 올드했다. 양 김 감독의 나이가 올드한 게 아니라 스타일이 젊은 선수들과 맞지 않았다. 한국시리즈 10회 우승에 빛나는 김응룡 감독은 역대 팀 최저 승률(0.360)을 남기고 물러났다. 일본프로야구의 전설 나가시마 시게오 감독은 1993시즌 두번째로 요미우리 자이언츠 감독을 맡았다. 그해 일본 프로야구는 4월 10일 개막됐다. 첫날 일본의 스포츠지 '호치'의 1면 제목은 "역시 그림이 된다"였다. 나가시마 감독의 현장 사진이 함께 실려 있었다. 김경문, 선동열 두 스타 감독이 내년 시즌 야구장에 복귀를 하면 좋은 그림이 나오지 않을까.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2020-11-09 17:19:41SK가 ‘어린 왕자’ 김원형 감독을 새 사령탑에 앉혔다. 이제 관심은 LG와 한화, 키움 세 구단으로 옮겨가고 있다. 그동안 국내 프로야구 감독의 트렌드는 ‘무명’과 ‘깜짝 발탁’이었다. 넥센(키움)이 2012년 염경엽 감독을 전격 이용하면서 두 개 키워드는 점차 대세로 굳어지는 분위기였다. 각 구단은 코치 경험조차 없는 감독을 선임할 만큼 대범해졌다. 그때마다 “응, 누구지?”라며 놀랄 때가 많았다. 올겨울엔 트렌드가 바뀌는 듯하다. 유행이 돌고 돌 듯 ‘무명’보다는 ‘관록’, ‘무경험’보다는 ‘구관이 명관’ 쪽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그런 와중에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역전의 명장들이 있다. 김경문 감독과 선동열 감독이다. 김경문 감독은 KBO리그 통산 897승을 올렸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금자탑도 쌓아올렸다. 선동열 감독은 두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 통산 584승을 기록했다. 이들이 갖는 무게감은 현역 여타 감독들과 판이하게 다르다. 무엇보다 이 둘은 현장 장악력이 뛰어나다. LG나 한화(키움은 약간 다르지만)처럼 조각난 분위기를 추스르고 뚜렷한 목표 지향적 팀을 만들기에 적합한 자질이다. LG는 1994년 이후 26년째 우승 가뭄을 겪고 있다. 그동안 류중일 감독 등 10명의 사령탑이 팀을 이끌었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LG는 1990년과 1994년 두 차례 우승을 차지했다. 첫번째 우승은 백인천 감독, 두번째는 이광환 감독에 의해서다. 두 감독의 스타일은 판이하게 다르다. 백인천 감독은 일본식 병영 스타일로 팀을 이끌었다. 타자들의 스윙을 하나하나 자신의 스타일로 뜯어 고쳤다. 느슨하던 팀에 바짝 군기가 잡혔다. 낙오하거나 대열에서 이탈하는 병사는 과감하게 버렸다. 이광환 감독은 정반대였다. 이른바 ‘자율야구’로 긴장된 선수들의 어깨를 풀어주었다. 그 결과 위축됐던 선수들이 기를 폈다. 그런 분위기 아래 김재현, 유지현, 서용빈을 비롯한 신인 삼인방이 펄펄 날 수 있었다. 지금의 LG는 다시 백인천식 다잡기 카리스마가 필요한 시기로 보인다. 덕장보다는 용장이나 지장, 혹은 혼합형이 필요한 분위기다. 그런 점에서 김경문, 선동열 두 감독은 LG호에 어울리는 선장들이다. 한화는 지난 11년간 완전히 망가졌다. 5할 넘는 승률이 딱 한 차례 뿐(2018년 0.535)이었다. 11년간 승률이 638승16무873패로 0.424에 그쳤다. 꼴찌에 그친 적도 다섯차례나 된다. 한화는 김응룡(2013-2014년), 김성근 감독(2015-2017년 5월)으로 반전을 노렸으나 너무 올드했다. 양 김 감독의 나이가 올드한 게 아니라 스타일이 젊은 선수들과 맞지 않았다. 한국시리즈 10회 우승에 빛나는 김응룡 감독은 역대 팀 최저 승률(0.360)을 남기고 물러났다. 일본프로야구의 전설 나가시마 시게오 감독은 1993시즌 두번째로 요미우리 자이언츠 감독을 맡았다. 그해 일본 프로야구는 4월 10일 개막됐다. 첫날 일본의 스포츠지 ‘호치’의 1면 제목은 “역시 그림이 된다”였다. 나가시마 감독의 현장 사진이 함께 실려 있었다. 김경문, 선동열 두 스타 감독이 내년 시즌 야구장에 복귀를 하면 좋은 그림이 나오지 않을까.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2020-11-09 11:28:321990년도 중반 LG 담당 야구기자들은 경기를 마치고 늘 가던 곳이 있었다. 잠실야구장에서 가까운 '뚜X'라는 카페였다. 기사 마감을 하고 그곳에 가면 어김없이 이광환 LG감독(1992~1996년)을 만날 수 있었다. 때로는 단장이나 홍보담당자, 코치들도 합석했다. 내일 기사를 위해선 빠지면 안 되는 자리였다. 그날 야구경기는 물론 온갖 화제들을 안주 삼아 술을 마셨다. 기자가 기억하는 1996년의 이광환 감독은 유달리 힘들어보였다. 이 감독은 1994년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듬해엔 정규리그 2위. 1996년은 최악의 해였다. 우승권에 있던 팀이 7위로 내려앉았다. 당시엔 8개 구단 체제. 기자들 앞이라 최대한 감정 노출을 자제했지만 날로 푸석푸석해지는 얼굴에서 스트레스의 강도를 짐작할 수 있었다. 결국 시즌 도중 감독 자리에서 물러났다. 야구감독이라는 자리는 독이 든 성배다. 누구나 탐을 내지만 잘 못 마시면 탈이 난다. 염경엽 SK감독(52)이 지난 6월 25일 경기 도중 쓰러진 후 아직 복귀를 못하고 있다. 염 감독은 29일 혈관과 신경 쪽 추가 검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SK구단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여전히 거동이 불편한 상태다. 염경엽 감독은 2013년 넥센(현 키움) 사령탑에 취임한 후 늘 좋은 성적을 거두어왔다. 지난해 SK까지 5시즌을 치르며 단 한 번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는 시즌 초 10연패 포함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쓰러지기 전까지 12승31패로 9위였다. 이날 더블헤더 1차전서 패해 8연패까지 몰렸다. 염경엽 감독은 원래 잘 먹지 않는다. 최근엔 수면 부족까지 겹쳤다. 결국 경기 도중 더그아웃에서 쓰러져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다. 프로야구 감독은 극한직업이다. 겉으로 보기엔 돈도 많이 벌고 화려한 조명을 즐기는 듯하다. 그러나 가까이서 지켜보면 접전지역의 소대장처럼 늘 위태위태하다. 그동안 염경엽 감독뿐 아니라 많은 감독들이 현장에서 쓰러졌다. 백인천 감독은 삼성 사령탑 시절인 1997년 뇌출혈로 도중 사퇴했다. 침술 치료가 효과를 봐 거의 정상으로 회복됐지만 김인식 전 한화 감독은 여전히 불편한 상태다. 김 전 감독은 2004년 뇌경색으로 현장에서 물러났다. 일본 야구의 살아 있는 전설 나가시마 시게오도 그해 뇌출혈로 국가대표팀 감독에서 사임했다. 나가시마 감독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일본 야구대표팀을 맡고 있었다. 예선 통과 후 발병으로 인해 나카하타 키요시에게 감독 자리를 물려주었다.2001년 김명성 전 롯데 감독은 시즌 도중 심장마미로 유명을 달리하기도 했다. 김경문 국가대표팀 감독은 NC 시절인 2017년 7월 갑자기 어지럼을 느껴 병원으로 옮겨졌다. 뇌하수체에 선종이 발견돼 한동안 벤치를 떠나야 했다. 다행히 악성이 아니어서 8월엔 팀에 복귀했다. 그런 일을 겪어봐서인지 김경문 감독은 염경엽 감독의 입원을 더 안타까워했다. 김경문 감독은 "좋아하는 후배 감독인데 너무 마음이 아프다. 감독은 감독 마음을 잘 안다. 성적이 안 좋을 땐 정말 힘들다. 더구나 염 감독은 이런 부진을 처음 겪어본다. 더 어려울 것이다"며 빠른 쾌유를 빌었다. texan509@fnnews.com
2020-06-30 18:02:071990년도 중반 LG 담당 야구기자들은 경기를 마치고 늘 가던 곳이 있었다. 잠실야구장에서 가까운 ‘뚜X’라는 카페였다. 기사 마감을 하고 그곳에 가면 어김없이 이광환 LG감독(1992~1996년)을 만날 수 있었다. 때로는 단장이나 홍보담당자, 코치들도 합석했다. 내일 기사를 위해선 빠지면 안 되는 자리였다. 그날 야구경기는 물론 온갖 화제들을 안주 삼아 술을 마셨다. 기자가 기억하는 1996년의 이광환 감독은 유달리 힘들어보였다. 이 감독은 1994년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듬해엔 정규리그 2위. 1996년은 최악의 해였다. 우승권에 있던 팀이 7위로 내려앉았다. 당시엔 8개 구단 체제. 기자들 앞이라 최대한 감정 노출을 자제했지만 날로 푸석푸석해지는 얼굴에서 스트레스의 강도를 짐작할 수 있었다. 결국 시즌 도중 감독 자리에서 물러났다. 야구감독이라는 자리는 독이 든 성배다. 누구나 탐을 내지만 잘 못 마시면 탈이 난다. 염경엽 SK감독(52)이 지난 6월 25일 경기 도중 쓰러진 후 아직 복귀를 못하고 있다. 염 감독은 29일 혈관과 신경 쪽 추가 검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SK구단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여전히 거동이 불편한 상태다. 염경엽 감독은 2013년 넥센(현 키움) 사령탑에 취임한 후 늘 좋은 성적을 거두어왔다. 지난해 SK까지 5시즌을 치르며 단 한 번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는 시즌 초 10연패 포함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쓰러지기 전까지 12승31패로 9위였다. 이날 더블헤더 1차전서 패해 8연패까지 몰렸다. 염경엽 감독은 원래 잘 먹지 않는다. 최근엔 수면 부족까지 겹쳤다. 결국 경기 도중 더그아웃에서 쓰러져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다. 프로야구 감독은 극한직업이다. 겉으로 보기엔 돈도 많이 벌고 화려한 조명을 즐기는 듯하다. 그러나 가까이서 지켜보면 접전지역의 소대장처럼 늘 위태위태하다. 그동안 염경엽 감독뿐 아니라 많은 감독들이 현장에서 쓰러졌다. 백인천 감독은 삼성 사령탑 시절인 1997년 뇌출혈로 도중 사퇴했다. 침술 치료가 효과를 봐 거의 정상으로 회복됐지만 김인식 전 한화 감독은 여전히 불편한 상태다. 김 전 감독은 2004년 뇌경색으로 현장에서 물러났다. 일본 야구의 살아 있는 전설 나가시마 시게오도 그해 뇌출혈로 국가대표팀 감독에서 사임했다. 나가시마 감독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일본 야구대표팀을 맡고 있었다. 예선 통과 후 발병으로 인해 나카하타 키요시에게 감독 자리를 물려주었다. 2001년 김명성 전 롯데 감독은 시즌 도중 심장마미로 유명을 달리하기도 했다. 김경문 국가대표팀 감독은 NC 시절인 2017년 7월 갑자기 어지럼을 느껴 병원으로 옮겨졌다. 뇌하수체에 선종이 발견돼 한동안 벤치를 떠나야 했다. 다행히 악성이 아니어서 8월엔 팀에 복귀했다. 그런 일을 겪어봐서인지 김경문 감독은 염경엽 감독의 입원을 더 안타까워했다. 김경문 감독은 “좋아하는 후배 감독인데 너무 마음이 아프다. 감독은 감독 마음을 잘 안다. 성적이 안 좋을 땐 정말 힘들다. 더구나 염 감독은 이런 부진을 처음 겪어본다. 더 어려울 것이다”며 빠른 쾌유를 빌었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2020-06-30 13:54: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