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 세종시에 사는 근로자 이모 씨는 2022년 위암 수술로 총급여 4000만원 중 1200만원의 의료비를 지출했다. 이씨는 2023년 2월 연말정산에서 의료비 세액공제 162만원을 받았지만, 같은 해 9월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의료비 환급금 500만원을 돌려받았다. 문제는 이 환급금이 연말정산 시점보다 훨씬 늦게 지급된 것이다. 이씨는 회사로부터 환급금을 차감하지 않은 과다공제 사실을 통보받았고, 가산세 16만원을 포함해 근로소득세 91만원을 추가로 납부하라는 안내를 받았다. 이씨는 연말정산, 종소세 신고 이후 받아 환급금액을 몰라 이를 차감할 수 없었지만 가산세를 물게 된 것이다. 국세청이 앞으로 뒤늦게 의료비를 환급받았더라도 환급금에 대한 가산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11일 국세청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본인부담상한제 환급금(의료비 환급금)'에 대해 과다공제자에게 적용되는 가산세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같은 결정은 국세청이 감사원에 컨설팅을 요청하고 그 결과를 반영한 것이다. 현행 세법상 '의료비 환급금'은 의료비 세액공제 대상이 아니다. 세액공제 제도 목적이 근로자의 실질적인 의료비 부담 절감이어서 환급 받았다면 공제 대상 의료비에서 제외해야 한다. 따라서 연말정산(3월), 종합소득세 신고(5월) 때 의료비에서 차감하고 신고해야 한다. 하지만 건보공단은 지출연도 다음해 8월말 이후 환급금을 결정하고 지급한다. 환급금을 받은 납세자는 신고기한까지 환급 금액을 알 수 없다. 과다공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고 가산세를 물게 된다. 국세청은 "감사원과 협업한 결과, 의료비 환급금을 뒤늦게 수령한 경우에는 납세의무자에게 그 의무를 게을리 한 점을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어 가산세를 부과하지 하지 않는 게 게 합리적이라는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또 의료비 환급금 가산세를 납부한 경우, 경정청구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경정청구는 신고기한으로부터 5년만 가능하기 때문에 2019년 귀속(2020년 5월31일 신고기한) 이후분 부터 가능하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2024-11-11 10:34:25[파이낸셜뉴스]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사건 연루 의혹이 최종 무혐의로 불기소 결정이 내려진 가운데, 법조계와 정치권에선 다시 수사가 진행된다고 해도 기록상 무혐의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문재인 정권 수사팀에서 처리했었어야 했지만, 당시에 수사를 하던 수사팀은 기소도 하지 않고 무혐의 처분도 내리지 않으면서 시간만 끌었다는 지적이다. 즉, 기소할 증거가 나오지 않은 것으로 결국 4년 6개월간 진행된 도이치모터스 사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이 원칙대로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은 당연한 결과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21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검찰 수사팀 안팎에서 도이치모터스 사건 기록상 기소할 증거가 없고, 공범들의 항소임도 종결돼 김 여사의 무혐의가 확실하다는 얘기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검의 김 여사에 대한 압수수색 자체가 불가능했다는 설명이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은 2020년 4월 7일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고발로 수사가 착수됐고, 지난 17일 김 여사에 대한 불기소 처분이 나오자 야권은 강력 반발했다. 그러나 법조계와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을 겨냥했던 이전 정부에서 부터 수사가 진행됐던, 4년 6개월에 걸친 수사에 대한 책임을 현재 수사팀에 묻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2020~2021년 문재인 정권 당시 수사가 한창 진행될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과 각을 세웠던 이성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에서 압수수색을 했어야 했지만, 당시엔 기소도 못했고 무혐의 처분도 내리지 않아서다. 법조계 관계자는 "당시 수사팀은 특히 2심 판결 이후 의심스러운 정황을 언론 보도에 나오게 하면서 뭔가 있는 것처럼 연기만 피웠다"면서 "기소하는 것에 대해 확신이 있었다면 언론 등을 통해 연기를 피우는게 아니라 기소를 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서울중앙지검에게 남은 선택지는 기소 여부를 또 미루거나 처분하거나인 상황"이라면서 "기록은 무혐의인데 여론은 기소인 상황에서 검찰이 원칙대로 무혐의 처분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검찰은 1차 주포였던 이모씨와 2차 주포인 김모씨가 지난 2020년께 통화를 통해 주가조작 과정에서 "김건희만 괜히 피해자"라고 말하는 등 김 여사 무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상당했다는 지적이다. 주포였던 이씨나 김씨 등이 김 여사와도 직접 연락한 증거나 정황이 없는 것도 검찰은 무혐의 결정에 참고한 사항이라고 전한 바 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24-10-21 17:50:12[파이낸셜뉴스] 딥다이브의 여성 언더웨어 브랜드'베리시(Verish)'가 가수 청하를 브랜드 모델로 발탁하고 첫 브랜드 캠페인을 전개한다고 17일 밝혔다. 베리시는 자신만의 색깔과 개성으로 활약하고 있는 청하의 아티스트적인 면모가 주체적이고 매력적인 나를 추구하는 브랜드의 이미지 및 가치와 부합한다고 판단해 브랜드 뮤즈로 선정했다. 베리시와 청하는 브랜드 캠페인 ‘필(FEEL)’을 함께 하며 몸을 불편하게하는 모든 요소를 없애고 좋은 느낌만 전한다는 브랜드의 지향점을 알리는 캠페인 영상 및 화보 촬영을 진행했다. 캠페인 영상과 화보에서 청하는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느낌과 감정을 표현했다. 이를 통해 베리시와 함께하는 일상 속 좋은 느낌이모여 좋은 나를 만든다는 '유아 왓 유 필 (You are what you feel)'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해당 영상과 화보는 베리시 공식 홈페이지, SNS 채널 및 다양한 온오프라인 광고 매체를 통해 확인할 수 베리시는 자사몰에서 여름 기획전 ‘필 쿨 위크 (FEEL COOL WEEK)’도 이날부터 15일간 진행한다. 이번 기획전은 브랜드 대표 시리즈인 ‘쿨핏’부터 ‘레이셋’, ‘무브럭스’ 등의 24SS(봄여름) 신상품까지 전 제품 최대 51%의 특별 할인을 제공한다. 더불어 모든 제품에 추가 적용 가능한 할인 코드와 여름 상품 대상15% 할인 쿠폰을 지급한다. 베리시 관계자는 “첫 브랜드 캠페인인만큼 최대 규모의 할인 행사도 진행하는 등 많은 고객이 경험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베리시는 감각적인 디자인의 심리스 브라로 언더웨어 시장에서두각을 나타내며 주목받고 있다. 이지웨어, 액티브웨어까지 제품군을확장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2024-06-17 16:57:02열여섯 살이던 해, 매주 수요일 나는 하교 후 멋진 버튼다운 셔츠와 가장 좋은 청바지로 갈아입었다. 그런 다음, 우리 집과 펜실베이니아주 미드빌 외곽에 사는 할머니 집 사이에 놓인 길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갔다. 정확히 4시에 허니번치 할머니(모두들 그렇게 불렀다. 왜인지는 정확히 몰랐다. 할머니의 다정한 성품에 딱 어울린다는 것만 빼고)는 짙은 초록색 닷지 스트라투스 세단을 흙바닥인 진입로에 세워 두었다. "안녕, 카일!" 할머니는 큰 소리로 외치며 의자공장에서 하루 종일 서 있느라 지친 기색을 숨겼다. "우리 데이트하는 날이지! 준비할게. 잠깐만." 거실에서 기다리며 할머니가 나를 이기려고 열심히 연습했던 닌텐도 오락기를 만지작거렸다. 할머니는 뽐낼 권리를 굉장히 즐겼다.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방금 빗은 짧고 흰 곱슬머리에, 특별한 날에만 뿌리는 자욱한 향수 향을 풍기며 나왔다. "내 지갑이 어디 있지?" 하고 평소처럼 정신없어하며 물으면, 내가 테이블 아래나 소파 쿠션 사이에서 지갑을 찾아냈다. 그러고 나서 우리는 출발했다. 내가 닷지를 몰았는데, 그러면 내 면허에 필요한 성인 감독 운전 100시간을 채울 수 있었다. 우리가 했던 가장 큰 모험은 할머니를 태우고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가족 모임에 운전해서 간 일이었다. 창문이 열려 바람이 머리를 날리는 와중에 할머니는 길 찾기에 매진했는데, 아주 잘 찾지는 못했다. 거의 매주 수요일이면 우리는 미드빌의 타코벨이나 KFC에 갔고, 나는 제한속도를 잘 따르며 운전했다. 가끔 우리는 유니언시티에 있는 크래커 배럴에서 흥껏 식사를 했다. 당시 이제 막 숙녀들에게 구애를 시작하던 때인 어느 날 저녁 나는 내 주변에서 가장 숙녀다운 할머니에게 신사가 되는 법을 알려 달라고 부탁했다. 할머니 세대는 어쨌든, 우리보다 훨씬 더 로맨틱하고 예의 발랐다. 나는 서둘러 차 문을 열어 주고, 할머니를 식당으로 안내한 다음, 다시 식당 문도 잡아 주었다. "완벽해." 할머니가 말했다. 할머니의 의자를 빼 준 다음에야 자리에 앉았다. "무릎에 냅킨." 할머니가 상기시켜 주었다. "그리고 네 음식을 주문하기 전에 상대방이 어떤 음식을 시킬지 기다리렴. 그래야 음식값을 낼 충분한 돈이 있는지 알 수 있으니까." 나는 할머니가 시키는대로 정확히 따랐다. 종업원이 우리를 향해 활짝 웃었다. "이제 올바른 식기류 예절 차례야." 할머니가 말했다. "샐러드 포크로 시작하렴." 식사를 하는 동안 할머니는 나의 여자 친구들에 대해 놀렸다. "교회에 있는 수잔한테 관심이 있구나." 얼굴이 빨개졌다. "저를 좋아하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안부 인사를 꼭 물으렴." 할머니가 말했다. "그리고 많이 웃어. 네가 행복한 사람이라는 걸 알려주는 거지." 나는 계산을 하면서 할머니가 알려 준 대로 팁을 남기고, 차를 타고 나의 청년 모임과 할머니가 성경 공부를 하는 교회로 갔다. 안에 들어가기 전, 할머니는 큰 검정색 핸드백에 손을 넣었다. 할머니는 리글리 스피어민트 한 통을 꺼내더니 내게 껌 하나를 주었다. 우리의 의식이었다. 오래는 아니지만, 할머니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나는 결국 같은 교회 수잔과 데이트를 하게 되었다. 면허증을 따고 내 차를 산 후에도 할머니와 나는 우리만의 수요일 밤 데이트를 이어갔지만, 졸업 후 학교 생활과 아르바이트로 바빠지면서, 수요일에 시간을 낼 수 없게 되었다. 여전히 내가 할 수 있는 한 할머니와 많은 시간을 보냈고, 그때쯤에는 자주 닌텐도 게임에서 지게 되었다. 내가 스물둘이고 할머니가 예순일곱이던 추수감사절에 할머니는 저녁을 먹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이모 집에서 출발했다. 몇 시간 후, 경찰이 전화했다. 그들이 수백 마일 떨어진 오하이오 어딘가에서 할머니의 차를 세웠다는 것이다. 할머니는 어떻게 거기까지 갔는지 전혀 몰랐다. 우리 모두에게 충격이었다. 할머니가 평소에도 정신없었던 터라 우리는 알츠하이머 초기 증세를 놓쳤다. 우리는 할머니를 더 이상 운전하게 둘 수 없다는 것을 알았고, 내가 그 차를 가졌다. 하지만 하나가 아닌 여러 면에서 나를 바른 방향으로 인도해 주던 할머니가 곁에 없이 닷지를 운전하는 것은 전과 같지 않았다. 이듬해, 할머니는 끼니 챙기는 것을 잊게 되었다. 우리 가족은 할머니를 알츠하이머 요양원에 모셔야겠다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할머니를 방문하면 너무 가슴이 아팠다. 우리를 알아보는 과정에서부터 완전히 반응이 없는 과정까지 변해 갔기 때문이다. 할머니는 12년 전에 돌아가셨다. 아직 내 짝은 찾지 못했지만, 찾게 되면, 할머니가 스피어민트 껌을 건네줄 때의 마음으로 내 곁에 있을 것임을 안다. 때때로 우리가 기억하는 가장 작은 것이 인생에서 가장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 ■ 원문으로 읽는 오늘의 이야기 Grandma HoneybunchEvery Wednesday when I was 16, I'd change into a nice button-down and my best jeans after school. Then I'd ride my bike on the path between our house and my grandmother's outside Meadville, Pennsylvania. Exactly at four, Grandma Honeybunch(we always called her that, though I don't know why except that it fit her sweetness)would pull her dark green Dodge Stratus sedan into the dirt driveway. "Hi, Kyle!" she would call out, trying to hide how worn out she was from a long day on her feet at the chair factory. "It's our date night! Give me a few minutes to get ready." I waited in her living room, fiddling with the Nintendo console I knew she practiced on so she could beat me. Grandma Honeybunch loved her bragging rights! Out she'd come in a flowered print dress, her short, curly gray hair freshly brushed, wafting in a cloud of the perfume she wore just for the occasion. "Where's my purse?" she'd ask, absentminded as usual, and I'd retrieve it from under the table or between the couch cushions. Then we were off, with me behind the wheel of the Dodge so I could log 100 adult-supervised hours for my license. Our biggest adventure had been when I drove us to St. Louis for a family reunion, windows down, the wind blowing through our hair, as Grandma Honeybunch tried to navigate, something she wasn't too good at. Most Wednesdays we headed to Taco Bell or KFC in Meadville, me tootling along well under the speed limit. Sometimes we'd splurge and dine at Cracker Barrel in Union City. I'd just started trying to woo the ladies, so one night I asked Grandma Honeybunch, the most ladylike of them all, to teach me to be a gentleman. Her generation was, after all, much more romantic and polite than my own. I hurried to open her car door, then escorted her to the restaurant, where I again held open the door. "Perfect," she said. I pulled out her chair, then took my seat. "Napkin in the lap," she reminded me. "Then wait to hear what the lady is having before you order. That way you'll know you have enough money for the bill." I followed her instructions to a T. The waitress beamed at us. "Now on to the proper silverware etiquette," Grandma Honeybunch said, "starting with the salad fork." Over our meal, she teased me about girls. "I see you have your eye on Susan at church." I blushed. "What should I do to make her like me?" "Be sure to ask her how she's doing," Grandma Honeybunch said. "And smile a lot. Let her see you're a happy person." I paid the bill, leaving the tip Grandma Honeybunch instructed, and drove us to church, where I'd go to youth group and she to Bible study. Before we went in, she dug into her big black purse. She pulled out a pack of Wrigley's Spearmint gum and offered me a stick, our ritual. I did end up dating Susan from church, with Grandma Honeybunch's full approval, though it didn't last. Even after I got my license and my own car, my grandmother and I continued our Wednesday date nights, but once I graduated and got busy with college and a part-time job, I didn't have Wednesdays free. I still spent as much time with her as I could, regularly losing at Nintendo by then. The Thanksgiving I was 22 and she was 67, Grandma Honeybunch left my aunt's house after dinner to go home. Hours later, the police called. They'd pulled her over hundreds of miles away, in Ohio. She had no idea how she'd gotten there. It was a shock for all of us; she had always been so absentminded that we'd missed the early signs of her Alz-heimer's. We knew we couldn't let her drive anymore; I took her car. Driving the Dodge was never the same, though, without my grandmother by my side, steering me right in more ways than one. By the next year, Grandma Honeybunch was forgetting to eat. Our family made the difficult decision to put her into a memory care unit at a nursing home. It broke my heart to visit her there, as she went from knowing who we were to becoming totally unresponsive. She passed away 12 years ago. I haven't found the right woman yet, but when I do, I know Grandma Honeybunch will be with me in spirit to offer a stick of Wrigley's. Sometimes the smallest things we remember make the biggest difference in life. 글·사진=가이드포스트
2024-05-07 18:06:04[파이낸셜뉴스] 무자녀 가구들이 '자녀를 갖지 않는 이유'로 시간·경제적 여유 외에도 경쟁이 심한 한국사회의 분위기를 꼽았다. "아이 성적이 곧 부모 성적.. 경쟁 너무 심해" 무한경쟁 지적 보건복지부가 저출산 현장의 이야기를 듣고 정책과제를 발굴하기 위해 지난 7일 마련한 ‘패밀리스토밍’ 자리에서 한 무자녀 부부는 "돌잔치에서 아이가 걷는지부터 시작해서 학교와 직장까지 계속 비교하잖나. 그 무한경쟁에 부모로서 참전할 자신이 없다"라고 털어놨다. 이날 행사에는 특별한 자녀 계획이 없거나 자녀를 낳지 않겠다고 결정한 청년 세대 ‘무자녀 부부’ 12명이 참석했다. 참가자 이모씨는 "아이 성적은 곧 부모 성적표다. 지금은 학력 수준이 높아진 부모들 경쟁심이 더 심해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개근하면 거지라는 말까지 나온다니.." 한탄 또 다른 참가자는 "오죽하면 개근하는 아이들을 여행을 못 가는 거라고 비하하는 '개근거지'라는 말까지 나왔겠어요"라고 한탄하며 "아이들끼리 비교하는 문화가 개선돼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 자리에서는 "아이를 학교에 태우고 갔을 때 아이 기가 죽을까봐 무리해서라도 외제차로 바꾼다는 부모들이 있다고 해 걱정이다"라는 고충도 나왔다. 참가자들은 대부분 아이를 낳고 남들 사는 만큼 여유롭게 살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이 되지 않는다고도 털어놨다. 한 참가자는 "차가 두세 대씩 있는 집들을 보다 보니 ‘우리도 세 대는 있어야지’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사람들이 비교에서 밀리지 않으려고 개인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기준치를 점점 높이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라고 했다. "맞벌이하며 애 키우는거요? 안할래요" 단념한 딩크족 긴 근로 시간과 열악한 보육 환경을 출산하지 않는 이유로 꼽은 이들도 많았다. 백모씨는 "맞벌이하는 부부인데 집에 오면 잠만 겨우 자고 주로 외식을 한다"라며 "아이를 돌봐주지 못할 것 같은데 나를 원망할까 봐 걱정된다"라고 했다. 또 "좋은 어린이집 찾기가 힘들다", "야간근무나 교대근무라도 하면 아이를 아무 데도 맡길 수 없다" 등 위탁 보육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의견도 나왔다. 한 참가자는 "그렇다고 노령의 부모님께 맡기자니 부모님의 노후가 걱정된다"라며 "조부모가 나이 들어서까지 본인의 노후를 챙기지 못하고 손자를 보는 게 당연해질까봐 우려된다"라고 걱정했다. 행사를 주재한 이기일 복지부 1차관은 "자녀를 낳지 않겠다는 선택은 치열한 고민의 결과"라며 "저출산으로 우리나라가 서서히 끓는 냄비 속 개구리처럼 되지 않도록 참가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신속하게 정책을 마련하겠다"라고 답했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12-08 10:04:5010일 거제도를 기점으로 국내 상륙한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종단해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지역까지 진입할 예정이다. 기상관측 이래 처음이다. 수도권 진입 단계에선 태풍의 세기도 줄어들지만 인구밀도가 높은 수도권 지역의 불안감이 크다. 일부 기업들은 인명 피해를 우려해 조기 퇴근을 공지했다. 재난에 취약한 판자촌 주민들은 끈으로 천막 지붕을 붙들어 매거나 타이어, 돌 등을 올려 대비중이다. ■불안 속 귀가 서두르는 시민들이날 서울 주요 지역 일부 회사는 퇴근 시간을 당기거나 근무 형태를 한시적 재택근무로 전환시켰다. 일선 대학들은 대면 강의를 원격 강의로 대체하는 한편 저녁 약속을 취소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서울 강남구에서 근무하는 박모씨(38)는 "태풍 때문에 종일 불안했는데 회사 차원에서 오후 5시에 모두 퇴근하라는 공지가 왔다"며 "어디 안 가고 집에 있을 생각이다"고 밝혔다. 실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도 공공기관·민간기업의 출퇴근 시간 조정을 권고함에 따라 현대차 등 일부 기업은 재택근무에 들어간 상태다.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씨(31)도 타지에서 근무해 좀처럼 보기 힘든 친구를 2년 만에 만나기로 한 약속을 취소했다고 한다. 김씨는 "태풍 카눈이 이날 오후 9시께 서울 인근을 지난다고 하니 무섭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떠도는 영상을 보면 태풍 카눈의 위력이 대단한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약속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거주 직장인 이모씨(31)도 "태풍 카눈의 위력이 강하다고 하는데, 너무 무섭다"며 "예정된 약속도 취소했다. 침수나 수해 피해가 없이 무사히 지나가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이날 학교도 안전을 위해 원격수업이나 휴강을 결정했다. 대학원생 윤모씨(29)는 "학교의 많은 교수님이 원격수업으로 수업방식을 변경했다"고 했다. 다만 갑작스러운 휴강으로 맞벌이 부부들은 난감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워킹맘 고모씨(36)는 "아이를 방과후 학교에 보내고 있는데 태풍 때문에 갑자기 휴강한다고 해서 곤란하다"며 "재택근무를 안 하다 보니 아이를 봐줄 사람이 없다. 학원은 예정대로 보내려고 한다"고 전했다. ■불안한 판자촌 "지붕 날아갈라"일반 시민들보다 더 큰 불안이 엄습한 곳은 판자촌이었다. 이른바 '재난취약지'로 불리는 만큼 얼마나 큰 피해를 줄 지 가늠하기가 힘든 상황이었다. 이날 서울의 대표적인 판자촌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에는 낚싯줄을 이용해 지붕을 고정한 집들이 많았다. 강한 바람이 지붕을 날려버리는 사태라도 방지하기 위해서다. 구룡마을에서 구멍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태풍이 온다고 하니 어제오늘 낚싯줄을 이용해서 지붕을 붙잡아 맸다. 바람이 많이 불면 여기 같은 판자촌들은 바람에 다 날아가지 않겠냐"며 한숨을 쉬었다. 또 지난 1988년부터 구룡마을에 살았다는 노모씨(78세)도 "지붕이 천막으로 돼 있으므로 바람에 약하다"며 "바람에 날아가지 말라고 올려놓은 타이어들이 태풍에도 끄떡없어야 집이 안전할 터인데 (타이어가 바람에 날아갈까 봐) 걱정이다"고 말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노유정 주원규 강명연 기자
2023-08-10 18:25:55[파이낸셜뉴스] 10일 거제도를 기점으로 국내 상륙한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종단해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지역까지 진입할 예정이다. 기상관측 이래 처음이다. 수도권 진입 단계에선 태풍의 세기도 줄어들지만 인구밀도가 높은 수도권 지역의 불안감이 크다. 일부 기업들은 인명 피해를 우려해 조기 퇴근을 공지했다. 재난에 취약한 판자촌 주민들은 끈으로 천막 지붕을 붙들어 매거나 타이어, 돌 등을 올려 대비중이다. 불안 속 귀가 서두르는 시민들10일 서울 주요 지역 일부 회사는 퇴근 시간을 당기거나 근무 형태를 한시적 재택근무로 전환시켰다. 일선 대학들은 대면 강의를 원격 강의로 대체하는 한편 저녁 약속을 취소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서울 강남구에서 근무하는 박모씨(38)는 "태풍 때문에 종일 불안했는데 회사 차원에서 오후 5시에 모두 퇴근하라는 공지가 왔다"며 "어디 안 가고 집에 있을 생각이다"고 밝혔다. 실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도 공공기관·민간기업의 출퇴근 시간 조정을 권고함에 따라 현대차 등 일부 기업은 재택근무에 들어간 상태다.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씨(31)도 타지에서 근무해 좀처럼 보기 힘든 친구를 2년 만에 만나기로 한 약속을 취소했다고 한다. 김씨는 "태풍 카눈이 이날 오후 9시께 서울 인근을 지난다고 하니 무섭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떠도는 영상을 보면 태풍 카눈의 위력이 대단한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약속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거주 직장인 이모씨(31)도 "태풍 카눈의 위력이 강하다고 하는데, 너무 무섭다"며 "예정된 약속도 취소했다. 침수나 수해 피해가 없이 무사히 지나가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이날 학교도 안전을 위해 원격수업이나 휴강을 결정했다. 대학원생 윤모씨(29)는 "학교의 많은 교수님이 원격수업으로 수업방식을 변경했다"고 했다. 다만 갑작스러운 휴강으로 맞벌이 부부들은 난감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워킹맘 고모씨(36)는 "아이를 방과후 학교에 보내고 있는데 태풍 때문에 갑자기 휴강한다고 해서 곤란하다"며 "재택근무를 안 하다 보니 아이를 봐줄 사람이 없다. 학원은 예정대로 보내려고 한다"고 전했다. 불안한 판자촌 "강풍에 지붕 나아갈라"일반 시민들보다 더 큰 불안이 엄습한 곳은 판자촌이었다. 이른바 '재난취약지'로 불리는 만큼 얼마나 큰 피해를 줄 지 가늠하기가 힘든 상황이었다. 이날 서울의 대표적인 판자촌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에는 낚싯줄을 이용해 지붕을 고정한 집들이 많았다. 강한 바람이 지붕을 날려버리는 사태라도 방지하기 위해서다. 구룡마을에서 구멍가게를 운영하는 A씨는 "태풍이 온다고 하니 어제오늘 낚싯줄을 이용해서 지붕을 붙잡아 맸다. 바람이 많이 불면 여기 같은 판자촌들은 바람에 다 날아가지 않겠냐"며 한숨을 쉬었다. 또 지난 1988년부터 구룡마을에 살았다는 노모씨(78세)도 "지붕이 천막으로 돼 있으므로 바람에 약하다"며 "바람에 날아가지 말라고 올려놓은 타이어들이 태풍에도 끄떡없어야 집이 안전할 터인데 (타이어가 바람에 날아갈까 봐) 걱정이다"고 말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노유정 주원규 강명연 기자
2023-08-10 14:35:42“동일부서 장기 근무 직원 비율을 제한하고, 장기 근무 시 인사관리 기준을 강화하겠다.” 다시는 물이 고이지 않도록 금융감독원이 ‘배수로 공사’에 착수한 시점은 지난해 11월이다. 금감원은 우리은행 횡령 사태 이후 은행권의 주먹구구식 내부통제 관행을 뜯어고치겠다며 3개월간 TF를 운영해 ‘국내은행 내부통제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순환근무를 강화해 장기근속자의 ‘사고’를 방지하는 것이 골자였다. 우리은행에서 약 700억원을 빼돌린 전모씨는 본점 기업개선부에서 10여년간 근무했다. 그러나 배수로 설치에 앞서 썩은 물이 남아있는지부터 제대로 확인해야 했다. 경남은행에서 한 부서에서 10년 넘게 근무한 이모씨가 돈을 빼돌렸다. 이씨는 2007년 12월부터 지난 4월까지 15년 넘게 부동산 PF를 담당했다.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직무라는 것이 이 씨가 15년 넘게 근무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 전문가였던 이 씨는 부동산 PF 관련 서류를 위조해 대출받고 가족 계좌로 이체한 뒤 사라졌다. 고인 물에 곰팡이 피는 법이다. 우리은행 사태가 드러난 지 1년여 만에 경남은행에서 562억원이 사라졌다. 경남은행이 올해 2·4분기 대손충당금으로 쌓은 294억원의 두 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금감원은 지난 4월 말 경남은행을 검사했으나 경영유의 사항 16건과 개선 사항 30건을 통보했을 뿐이다. 경영유의 및 개선 사항은 금융회사의 자율적 개선을 요구하는 행정 지도 수준의 조치일 뿐이다. 횡령이 발생한 부동산PF와 내부통제에 대해서도 미비점을 지적할 뿐 적발하지 못했다. 한 번 핀 곰팡이 흔적을 깨끗하게 지우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횡령도 그렇다. 최근 7년간 금융권 전체에서 발생한 횡령 규모는 약 1800억원, 이 가운데 회수된 금액은 약 12% 수준인 224억원에 불과하다. 은행권으로 좁히면 7.6%에 그친다. 우리은행도 현재까지 횡령액의 0.7%인 4억9800만원을 환수했을 뿐이다. 오염수 정수(淨水)에는 20배의 깨끗한 물이 필요하다고 한다. 국내은행 내부통제 혁신방안은 장기근무자 비율을 5% 이하로 제한했다. 시행 시점은 2025년부터다. 2년 동안 은행권은 고인 물을 얼마나 걸러낼 수 있을까. 그간의 내부통제보다 20배 강화된 은행권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3-08-08 15:52:39[파이낸셜뉴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흉기를 휘둘러 4명의 사상자를 낸 혐의를 받는 조선(33·구속)이 경찰 조사에서 "범행 전 살해 방법과 급소, 사람 죽이는 칼 종류 등을 검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관악경찰서는 이같은 조씨의 진술 내용을 바탕으로 포털 사이트 측에서 조선의 검색 기록을 넘겨받고 개인 컴퓨터를 분석해 사실 여부를 파악 중이다. 경찰은 조씨의 범행이 '계획 범죄' 라는 점을 입증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흉기를 미리 훔치고 택시를 타는 등 사전에 범행을 준비한 정황과 함께 범행 전 휴대전화를 초기화하고 가정용 PC를 부순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조사에서도 "오래 전부터 살인 욕구가 있었다"며 "당일 인천 집을 나설 떄부터 범행을 염두에 뒀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경찰은 조씨 진술을 토대로 경제적 무능과 신체조건에 대한 복합적 열등감이 범행의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씨는 별다른 직업 없이 인천의 이모 집과 서울 금천구 독산동 할머니 집을 오가며 생활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남들보다 키가 작아 열등감이 있었다", "오랫동안 나보다 신체적·경제적 조건이 나은 또래 남성들에게 열등감을 느껴왔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현재 조씨는 지속적으로 "우울증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료기록 조회 결과 2013년 1월부터 범행 당일까지 정신질환으로 치료를 받은 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전날 조씨에 대해 사이코패스 진단검사를 실시했고 오는 28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서울경찰청은 전날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조선의 이름과 나이·얼굴을 공개했다. 위원회는 "다중이 오가는 공개된 장소에서 흉기를 이용해 다수의 피해자를 살해하거나 살해하려고 한 사실 등에 비춰 범행의 잔인성과 피해의 중대성이 인정된다"고 전했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3-07-27 09:05:12[파이낸셜뉴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흉기를 휘둘러 4명의 사상자를 낸 피의자 조선(33)의 신상이 공개됐다. 26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서울경찰청은 신상공개위원회를 개최한 결과 조씨의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다중이 오가는 공개된 장소에서 흉기를 이용하여 다수의 피해자들을 살해하거나 살해하려고 한 사실 등에 비추어 범행의 잔인성, 중대성이 인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피의자 자백, 현장 폐쇄회로TV(CCTV), 목격자 진술 등 범행 증거가 충분하다"며 "범죄 발생으로 인한 국민 불안 유사범행에 대한 예방효과 등 고려할 때 공개시 공익이 크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조씨는 지난 21일 오후 2시 7분께 서울지하철 2호선 신림역 인근 골목에서 일면식도 없는 남성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1명을 살해하고 3명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로 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조씨 진술을 토대로 경제적 무능과 신체조건에 대한 복합적 열등감이 범행의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씨는 별다른 직업 없이 인천의 이모 집과 서울 금천구 독산동 할머니 집을 오가며 생활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남들보다 키가 작아 열등감이 있었다", "오랫동안 나보다 신체적·경제적 조건이 나은 또래 남성들에게 열등감을 느껴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본인의 범행이 '계획 범죄' 였다는 점도 인정했다. 흉기를 미리 준비하고 택시를 타는 등 사전에 범행을 준비한 정황과 함께 범행 전 휴대전화를 초기화하고 가정용 PC를 부순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조사에서도 "오래 전부터 살인 욕구가 있었다"며 "당일 인천 집을 나설 떄부터 범행을 염두에 뒀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현재 조씨는 지속적으로 본인이 "우울증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조씨에 대해 사이코패스 진단검사를 실시하는 한편 오는 28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해 신상 공개된 피의자는 '강남 납치·살해 사건' 피의자인 이경우(36)·황대한(36)·연지호(30)·유상원(51)·황은희(49), 과외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23)에 이어 조선이 7번째다. wongood@fnnews.com 주원규 기자
2023-07-26 16:4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