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겨울에도 비교적 온화한 지방으로 분류되는 울산이지만 지난해만큼은 폭염과 한파 등 이상기후로 인해 태화강 국가정원의 피해가 속출했다. 오는 2028년 열리는 울산 국제정원박람회가 기후 위기를 극복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다. 5일 울산시에 따르면 지난 4월 초순~하순 사이 울산 태화강국가정원 향기 정원 내 프렌치 라벤더 모종이 새롭게 이식됐다. 이곳의 프렌치 라벤더가 지난겨울에 약 70% 얼어 죽었기 때문이다. 다년생인 라벤더가 겨울을 보내면서 이처럼 많이 고사한 것은 국가정원 지정 이후 처음이다. 프렌치 라벤더뿐만 아니라 5~7월에 진홍색 꽃을 피우는 체리세이지도 적지 않게 말라있었다. 국가정원 측은 뿌리까지 얼었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현재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국가정원 몇곳에 자라고 있는 로즈메리도 부분 동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겨울 울산은 이례적으로 매우 추운 날씨를 보였다. 올해 1월 울산 아침 최저기온이 영상을 기록한 날은 8일에 불과하고 나머지 23일은 영하에 머물렀다. 가장 낮은 온도는 영하 11.2도를 기록했다. 2월에도 아침 최저기온이 영상을 보인 것은 6일에 그쳤다. 아침 최저 기온은 영하 9.6도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폭염도 국가정원을 영향을 미쳤다. 세계적인 정원 디자이너 피트 아우돌프가 설계하고 조성한 '자연주의 정원'도 올봄에 그 피해가 나타났다. 자연주의 정원은 봄에 피어나는 꽃과 잎을 틔우는 화초류들이 가을과 겨울까지도 마른 잎을 유지하면서 다양한 색감으로 사계절 내내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지난겨울을 보낸 뒤 봄 다시 새싹을 틔우는 화초류 중 일부가 올봄에는 소식을 전하지 못했다. 지난해 울산은 6월 상순부터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어섰고 35도 안팎을 웃돈 폭염은 9월 말까지 이어졌다. 열대야일수도 23일로, 평년(14.7일)보다 8.3일 많았다. 이 같은 폭염 탓에 화초의 뿌리가 말라 버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5월이 다 되었지만 자연주의 정원 곳곳은 여전히 듬성듬성 맨땅을 보이고 있다. 시민 이모씨(57)는 "봄철, 생기 넘치는 정원을 보러 나왔다가 말라죽은 화초들을 보니 오히려 우울해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자연주의 정원의 화초류가 대부분 외래종 식물이기 때문에 국내 기후 환경에 적응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높다. 이에 태화강 국가정원 측은 기후 적응력이 높은 품종을 선별해 일부를 교체하고 있다. 시민들은 폭염과 혹한으로 나타나는 이상기후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할 경우 자칫 울산시가 유치한 2028년 국제정원박람회를 망칠 수도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정원 업계 한 관계자는 "오는 2028년 국제정원박람회도 자연 생태계를 토대로 야외에 정원이 조성되기 때문에 극한의 날씨에 대응할 방법을 미리 연구해야 한다"라며 "울산 국제정원박람회를 통해 식물 생태계를 이해하고 갈수록 혼란스러운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5-05-05 09:50:00[파이낸셜뉴스] 장태평 대통령소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농어업위) 위원장이 경상남·북도에서 발생한 산불 현장을 찾아 복구 대책을 점검했다. 31일 농어업위에 따르면 장 위원장은 지난 29일 경남 산청군에 설치된 산림청 산불통합지휘본부를 방문해 임상섭 산림청장 등과 진화 상황을 점검했다. 또 밤낮없이 산불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산불진화대원 및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이 자리에는 신성범(경남·함양·거창·합천) 국회의원, 이승화 산청군수도 함께했다. 이후 경북 의성군에 마련된 산불 진화 중 헬기 추락으로 순직한 고(故) 박현우 기장의 분향소를 찾아 추모했다. 이번 산불로 전소된 고운사 현장 등을 우동기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과 살펴보고, 김주수 의성군수 등과 함께 복구 대책을 논의했다. 장 위원장은 “이번 산불로 희생된 분들과 피해 주민들께 심심한 위로를 드리며, 산불 진화와 복구에 최선을 다하고 계신 진화대원 및 현장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이상기후로 인해 산불 피해 규모를 더 키웠기 때문에 산림 임도 확충 등 국가 대응체계 전면 정비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한편 농어업위는 소관 산림특별위원회를 산림분과위원회로 격상하고, 산림청 등 관계 부처와 협력해 임도 확대를 위한 ‘임도공사’ 설치 등 산불 예방 및 조기 진화를 위한 근본 대책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2025-03-31 15:11:07[파이낸셜뉴스] 이상기후로 낮은 기온이 이어지면서 제주도의 유채꽃이 평년보다 늦게 개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주도 봄꽃 축제인 '서귀포 유채꽃 축제'도 꽃이 덜 핀 채 열리게 됐다. 29일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녹산로 일대는 이날 오후 2시 개막하는 제42회 서귀포 유채꽃 축제를 앞두고 막바지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다만 준비하는 이들도, 일찍이 축제장을 찾은 상춘객들도 그리 표정이 밝지 않았다. 축구장 면적(7140㎡·국제 규격)의 11배가 넘는 8만㎡의 광활한 유채꽃 광장에도, 유채꽃과 벚꽃이 함께 펴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꼽혔던 녹산로에도 거의 꽃이 피지 않아서다. 이는 이례적인 늦추위 때문이다. 지난달부터 대체로 평년보다 낮은 기온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이달 초에는 눈까지 내리면서 개화가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요 며칠 사이 기온이 크게 오르면서 꽃이 피려나 싶었지만 거짓말처럼 축제가 열리자마자 '반짝 꽃샘추위'까지 찾아 왔다. 이 축제는 지난해에도 이상기후로 차질을 겪었었다. 가을철 기습적인 폭우에 뿌려 놓은 씨앗들이 쓸려 나가고, 연말 내내 이어진 폭설에 2차 파종 후 자란 새싹들이 얼어죽는 일이 벌어진 탓이었다. 그래도 지난해 축제 때는 유채꽃 광장의 일부 종자수확용 유채꽃, 녹산로의 벚꽃과 유채꽃이 활짝 피기도 했지만 아쉽게도 올해는 축제장 내 모든 꽃이 거의 피지 않은 상태다. 주최 측인 서귀포시 관계자는 "꽃이 최대한 많이 피게끔 축제 직전까지 계속 비료를 뿌리고, 물을 줬는데 역부족이었다"면서 "그래도 다양한 공연·체험 프로그램을 많이 준비한 만큼 많은 방문객이 만족할 수 있는 축제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가슴 설레는 시간, 봄이 오는 소리'를 주제로 한 이 축제는 30일까지 이틀간 △도전 퀴즈쇼 △개(犬)념 콘서트 △차세대 우리춤 페스티벌 △2025 청춘 마이크 △버스킹 공연 등을 선보인다. 이와 함께 △유채꽃다발 만들기 △유채꽃갈피 만들기 △유채꽃압화 그립톡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유채꽃 광장과 인접한 녹산로 일부 1.5㎞ 구간은 30일 오후 6시까지 '차 없는 거리'로 운영된다. 이 곳에서는 제주와 봄을 주제로 한 다양한 소품을 판매하는 플리마켓이 열린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2025-03-29 11:31:32올해 농림축산식품부·공공기관과 민간인 농협·생산자단체 신년사 키워드는 공통적으로 '기후위기 대응'이다. 지난해 이상고온에 따른 농산물 가격 상승·수급 불안을 겪어서다. 정부는 농업 체질을 바꾸는 중장기 관점에 무게를 둔 반면 농가는 경영안정을 위한 지원책에 초점을 맞췄다. 농업 전문가들은 올해 농가 소득불안 및 소비자 가격불안을 동시에 해결해야 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정부와 생산자, 소비자 간 갈등이 격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기후변화로 인한 밥상 물가 대응6일 농식품부, 농촌진흥청,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한국농어촌공사 신년사는 한목소리로 올해는 기후 대응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실제 지난해 여름철 전국 평균기온은 25.6도로 1973년 이래 1위다. 평년(23.7도)보다 1.9도 높았다. 지난해 상반기는 금(金)사과, 하반기는 폭염 및 집중호우로 인해 채소류를 중심으로 가격이 급증했다. 송미령 장관은 신년사에서 첫째 메시지로 "어떤 상황에서도 국민들이 먹거리 걱정을 않도록, 먹거리 민생 안정에 전력을 다하겠다"며 "이상 기후로 농산물 수급 무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튼튼한 농업인 소득·경영 안전망을 구축하고 식량안보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권재한 농촌진흥청장 역시 "2025년에는 환경 대변화, 기술 대변혁 시대에 앞에 놓인 도전을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생산자 단체들은 기후위기로 농가 수입이 흔들리는 점에 주목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은 핵심 메시지로 '농업인 실익 증진'을 꼽았다. 그는 "농업 소득 3000만원 초석을 다져야 하겠다"며 "수취가격 제고, 경영비 절감, 생산성 향상을 위한 중점 추진과제를 선정해 달라"고 말했다. 현 상황에 대해 "지난 12월부터 지속된 환율 상승이 자재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경우 농가경영 부담은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세희 축산관련단체협의회장은 "농가의 경영 안정을 위한 지원책 마련과 규제 개선에 역점을 두겠다"고 말했다. 전국한우협회는 신년 첫 성명문으로 "정부와 국회는 도축장 전기요금 특별지원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것을 주문한다"고 말했다. 한국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 최흥식 회장은 "당장 올해 농업예산에 무기질비료 가격보조 및 수급안정지원사업, 후계농업경영인자금, 사료구매자금 상환유예 등 주요 농식품 정책사업 예산 확보에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 올해 농가 지원책 두고 갈등 심화농업 전문가들은 농촌이 당면한 복합 위기로 올해 정부와 농가 온도차는 더 커질 것으로 봤다. 내수부진, 고환율 등 농업을 둘러싼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 입장에서 농업인 피해 보상과 농산물 물가안정 달성에 대한 요구가 동시에 커질 것으로 봤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어려운 과제가 주어진 셈이다. 더욱이 농가 안정 방안이 담긴 양곡법 개정안 등 이른바 '농업4법'과 관련한 여야 갈등도 이어질 전망이다. 농협중앙회 미래전략연구소는 2025년 10대 농업 이슈 첫 번째로 "기후쇼크 농장에서 식탁까지"를 주제로 꼽았다. 최정윤 연구위원은 "기상이변으로 농업재해 발생빈도가 증가해 농가 어려움이 심화되고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 부담도 증가하고 있다"며 "정부와 생산자 단체 간 갈등이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농가경영비 절감을 위한 정부지원 사업에 대한 요구가 더 거세질 전망이다"고 말했다. 정부 출연연구기관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올해 10대 농정 이슈로 '종합적 안전망으로서의 한국형 농업인 소득·경영 안전망 구축'을 제일 주제로 꼽았다. 김상효 연구위원은 "내수불황이 지속되면 총 수요 판매 감소로 농가 판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또 고환율 지속되면 수입물가가 상승해 에너지, 비료, 농기계, 사료 등 농업 투입재 비용도 상승해 농가소득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2025-01-06 18:47:37올해에도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인류 역사상 가장 더웠던 10여 차례가 지난 10년동안 발생했으며, 올해가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연세대 안순일 교수팀(대기과학과·비가역적기후변화연구센터)은 지구온난화 여파로 북극해의 해빙이 감소하고 그에 따라 주기적인 이상 폭염과 한파현상이 출혈할 것이라고 1일 밝혔다.연세대 김승기 박사는 "이번 연구는 지금껏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형태의 기후 진동 현상이 북극해에서 출현할 수 있다"며, "이는 북극 해빙의 감소가 예상치 못한 급격한 기후 패턴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북극해가 오랜 세월 두꺼운 해빙으로 덮여있었으나,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해빙이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21세기 안에 북극해는 더 이상 해빙이 없는 상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한다. 연구진은 이 같은 변화가 북극의 기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기 위해 134개의 지구온난화 시뮬레이션을 분석했다. 그 결과, 해빙이 임계점을 넘어서 너무 많이 줄어들면, 그동안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형태의 이상 기후 현상이 북극해에서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안순일 교수는 "미래 기후 변동의 이해 및 예측을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2025-01-01 18:46:15[파이낸셜뉴스] 유통업계가 가을을 넘어 벌써부터 '겨울 마케팅'에 돌입했다. 핫팩과 붕어빵, 립케어 제품 등 대표적인 겨울 시즌 상품뿐 아니라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의 새로운 소비 트렌드인 '가잼비(가격 대비 재미)'를 고려한 이색 상품의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2~3일 사이 낮 최고기온이 20도 안팎의 본격적인 가을 날씨가 시작되면서 편의점 업계의 겨울 상품 수요가 급증했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지난달 20~26일 핫팩 판매량은 전주(13~19일)와 비교해 10배 이상 증가했다. 자체브랜드(PB) 커피 세븐카페 핫(HOT)과 스타킹도 각각 65%, 45%, 늘었고, 립 케어 제품은 30% 증가했다. 급격한 기온 변화에 따라 요동치는 수요를 잡기 위해 편의점 업계의 시즌 상품 출시는 한층 빨라지고 있다. 편의점 GS25는 무더위가 한창이던 지난달 6일부터 1000여개 점포에서 즉석어묵을 판매 중이다. 지난해보다 열흘가량 앞당긴 출시다. CU는 추운 겨울이면 생각나는 해장국을 비롯한 겨울 먹거리를 레스토랑 간편식(RMR)으로 내놨다. 서울지하철 2호선 삼성역 인근의 '줄 서는 해장국 맛집'으로 알려진 중앙해장과 협업한 양해장국밥, 양선지 해장국의 대표 재료인 우거지와 사골 국물을 넣은 해장라면 등이다. 씨앗호떡과 군고구마, 붕어빵 등 동절기 대표 간식도 판매에 들어갔다. 빨라진 출시 시기에 재미를 더한 상품도 눈길을 끈다. 세븐일레븐은 업계 최초로 '시원한 동치미' 파우치 음료를 겨울 차별화 상품으로 내놨다. 흔히 반찬으로 먹는 동치미 원액을 파우치 음료 형태로 출시한 것이다. 음료 형태로 마실 수 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젊은 층의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트렌드에 맞춰 '이냉치냉'으로 즐길 수 있는 음료"라며 "최근 '가잼비'를 추구하는 2030세대의 소비 트렌드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들도 내복과 겨울가전 판매에 들어갔다. 이마트는 지난 3일부터 겨울 대표 간식 호빵 판매를 시작했고, 오는 11일부터 핫팩을 판매한다. 지난달부터 판매 중인 전기요와 히터, 가습기 등 겨울가전은 이달 중순부터 다양한 프로모션이 진행된다. 롯데마트는 지난 1일부터 내복 상품을 판매 중이다. 약 8000원~1만6000원대 가격에 자체브랜드(PB) '오늘좋은 히트 동내의' 200여 품목이다. 빨라진 겨울 상품 출시는 '이상 기후' 영향이 한몫했다. 늦더위가 9월 말까지 기승을 부리고, 예상하기 어려운 '도깨비 장마' 등 예측 불가능성이 커지면서 관련 수요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다. 빨라진 '계절 달력'의 효과는 매출로도 이어졌다. CU는 지난해 핫팩 출시 시점을 두 달 가량 앞당겨 9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10만개 더 많은 210만개가 팔렸다. 업계 관계자는 "계절상품에 대한 경계가 점점 사라지면서 시즌 상품 출시가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 트렌드에 가장 빠르게 대응하는 편의점 채널 특성상 이런 경향은 점차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2024-10-02 15:49:21[파이낸셜뉴스]"요즘 ‘이번 여름이 우리가 앞으로 겪어야 할 여름 중에 가장 시원한 여름이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고 한다.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농담으로 치부할 수 없는 이야기다." 나승호 한국은행 지속가능성장실장(사진)은 22일 “최근 폭염과 집중호우로 모두가 고생하고 있지만 기후위기에 대한 한국의 인식과 준비는 여전히 부족한 상태”라며 이같이 말했다. 나 실장의 경고처럼 기후 위기는 더 이상 다른 세대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주 서울의 밤 최저 기온은 27도를 넘어서며 최장 열대야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상 고온뿐 아니라 가뭄, 해수면 상승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이에 국내 산업 생산성은 하방 압력을 받고, 물가는 상방 압력에 놓였다.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지난 2월 총재 직속으로 지속가능성장실을 신설한 배경이 여기에 있다. 지속가능성장실의 꽃은 기후·경제 통합 모형(Integrated Assessment Model) 개발이다. 일례로 향후 탄소감축경로와 이를 실현하기 위한 탄소가격경로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경제가 얻게 될 비용과 편익이 달라지는 데, 변수의 최적치를 제시하는 것이 바로 모형이다. 조사국, 경제연구원 등에서 일하며 한은 내 거시모형 개발의 최고 전문가로 평가받는 나 실장이 초대 지속가능성장실장에 오른 이유다. 나 실장도 지속가능성장실의 연내 최대 목표로 기후변화 스트레스 테스트 모형 구축을 꼽았다. 그는 “예를 들어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저탄소 전환경로로 설정하는 경우, 탄소중립 정책 도입에 따라 성장, 물가 등 거시경제 변수와 기후피해 규모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추정하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금융기관의 잠재손실 규모가 어느 정도일지 평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후리스크는 크게 온실가스 감축 시 기업들의 비용부담이 증가하면서 발생될 수 있는 전환리스크와 기후변화에 따른 경제적 피해, 즉 물리적 리스크로 구분되는데 2021년에는 전환리스크로 인한 영향을 평가하는 모델을 개발했다”며 “지금은 기존 전환리스크 평가모형을 개선하고 물리적 리스크의 영향도 함께 평가할 수 있는 모형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지속가능성장실의 모형 개발 작업은 마무리 단계다. 개선한 평가모형을 기반으로 한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10월께 대외에 공개한다. 한은, 금융감독원, 15개 금융사(7개 은행, 8개 보험사)는 연말까지 평가모형을 바탕으로 금융위험을 평가하고 내년 1월경 컨퍼런스를 통해 이에 대한 결과도 공개할 예정이다. 아울러 나 실장은 국내 경제가 저탄소경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시중 자금이 기존 고탄소산업을 저탄소 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투자나 탄소 중립적 신기술 산업으로 흘러가도록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짚었다. 이를 위해서는 자금을 공급하는 금융기관과 투자에 나서는 기업의 행태가 변해야 하며 이에 맞는 제도적 여건도 갖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나 실장은 “하반기에는 토큰 증권(Security Token Offering)을 통한 녹색채권 발행 활성화 방안을 준비 중"이라며 "일반채권과 달리 발행 전후에 인증 및 심사 절차가 복잡한 녹색채권을 블록체인 플랫폼을 활용해 거래비용을 크게 줄이자는 내용을 담았다"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08-22 12:46:09최장기 폭염, 기습폭우 등 이상기후가 실물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다. 이상기후 충격이 국내 산업생산 증가율을 0.6%p 떨어뜨렸다는 한국은행 보고서가 19일 나왔다. 2001년부터 2023년까지 이상기후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기후위험지수(CRI)와 산업생산, 소비자물가 상승률 상관관계로 분석한 것이다. 물가와 함께 산업생산, 즉 경제성장률 측면에서의 분석은 이례적이다. 이상기후 충격 1년 뒤 농림어업 분야 성장률은 1.1%p나 하락했다.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건설업도 생산성이 0.4%p나 떨어졌다. 소비자물가 상승 요인의 10% 정도가 긴 장마와 가뭄, 폭염 등 이상기후 때문이라고도 했다. 이상기후 충격 3개월 후에 물가가 0.03%p 올랐는데,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따른 수입 대체효과가 없었다면 물가상승 폭이 0.08%p로 더 높았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상기후가 물가상승 등 일시적 영향 이상으로 우리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주고 있다는 의미다. '더 덥고 더 추운' 이상기후를 일시적 현상으로 넘길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더 높은 경각심을 가져야 하겠다. 우리 산업과 내수는 사계절에 맞춰 최적의 구조로 돌아간다. 1, 2월 한파와 6월 장마, 8월 무더위, 9월 태풍 등의 자연재해 패턴에 맞게 대응해왔다. 공장과 아파트도 날씨와 계절에 맞춰 짓는다. 농수축산물과 가공품 등도 수급을 조절하며 소비해왔다. 그러나 이상기후라는 종합재해가 나타나면서 우리는 큰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무엇보다 농어업과 산업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올여름 바다 온도가 평년보다 2~3도 높아 광어, 돔 등 양식어종 100여만마리가 폐사했다. 닭과 돼지 등 가축들도 무더위에 수십만마리가 폐사했다. 고추, 배추 등은 폭염에 녹아내리고 썩어 가격이 치솟고 있다. 야외조업이 대부분인 조선업, 내수 생산유발 효과가 큰 건설업 등은 기록적 폭염에 조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소비와 내수, 산업에 직접적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이다. 29일째 지속된 서울의 열대야는 118년 기상관측 사상 최장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폭염을 식히기 위해 냉방장치를 더 가동하면서 여름철 전력수요 100GW도 놀랄 일이 아니다.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 발전소와 송전설비 등 인프라를 1~2년 안에 가동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최소 2~5년을 앞서 선제적으로 계획하고 이행해야 함은 명확하다. 과일 등 농산물 물가안정을 위해 FTA를 통한 무관세 교역과 대상을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다. 건설현장, 택배 등 야외에서 일하는 근로자 안전, 폭염에 취약한 소외계층을 위한 포용적 복지대책도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 정부는 6년 전 폭염을 5대 법정 자연재난에 포함시켰다. 일상화된 폭염에 대비한 농축수산업, 주력산업, 전력, 수입대체 등 각 분야의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대응 시나리오를 세워야 할 때다. 국회는 국가 기간전력망특별법과 같은 필수 법안을 신속히 개정해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2024-08-19 18:05:03[파이낸셜뉴스]이상고온 등의 기후 충격이 국내 산업생산 증가율을 0.6%p 하락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생산성이 낮아지고 원자재 수급에도 차질이 생긴 결과로 특히 농림어업과 건설업에 미친 부정적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지난해 중반 이후 식료품과 과실을 중심으로 물가에 미친 영향력도 확대되는 가운데 강원과 제주의 기후위험도가 시간이 지날수록 확대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13일 발간한 BOK이슈노트 '이상기후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이상기후(CRI) 변화는 2000년 이전에는 산업생산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지 못했으나 2001년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1년부터 2023년까지 이상기후 충격은 산업생산 증가율을 12개월 후 0.6%p가량 하락시켰다. 기후변화 등이 노동생산성과 농축수산물 생산량을 하락시키고 조업중단, 원자재 수급 차질, 재고 유지비용 증가 등 악영향을 초래한 결과다. 특히 농립어업과 건설업이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상기후 충격이 산업별 성장에 미친 영향을 살펴본 결과 농림어업은 최대 1.1%p, 건설업은 최대 0.4%p 하락했다. 건설업의 경우 호우나 폭염 등 이상기후로 인해 제조업 중단, 원자재 수급 차질, 노동생산성 감소 등 악영향에 노출될 수 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은 상대 적으로 영향이 작은 것으로 분석됐고 전기·가스·수도 산업은 이상기후 충격으로 전기 및 가스 사용량이 확대되면서 오히려 성장률이 상승했다. 이상기후는 물가도 끌어올렸다. CRI를 활용하여 전품목, 식료품, 과실, 채소에 관련된 소비자물가지수의 필립스 곡선을 추정한 결과 2010년 이후 대부분 이상기후 현상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력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분석됐다. 식료품(0.18%p) 및 과실(0.40%p), 채소(0.32%p)의 영향력이 크게 나타났다. 특히 2020년 이후 이상기후가 인플레이션을 지속적으로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이상기후 충격의 기여율을 살펴본 결과 지난해 이후 이상기후 충격은 인플레이션에서 약 10% 정도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이상기후 현상은 제주, 강원의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력과 지속성이 과거 대비 커졌다. 이는 이상고온이 잦은 강원과 해수면높이가 전국에 비해 상위권에 위치한 제주의 CRI가 전국 평균을 큰 폭 상회한 가운데 시간이 갈수록 지역별 편차가 확대된 결과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 빙하감소에 의해 동해를 중심으로 수온이 상승하면서 열팽창효과로 인해 동해안·남해안 해수면이 크게 상승한 것도 제주, 강원의 CRI 상승 요인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정원석 한은 전북본부 기획조사팀 과장은 “전국 및 지역별 CRI가 시간에 따라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시간이 지날수록 지역별 편차가 확대되는 경향을 나타냈다”며 “이는 지구온난화 및 환경오염 등의 영향으로 이상기후의 빈도 및 강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08-19 11:41:15[파이낸셜뉴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여름철 이상기후 피해기업을 신속하게 지원하기 위한 '앰뷸런스맨 제도'를 운영한다. 25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 주재 ‘여름철 집중호우 및 태풍 대비 사전점검 회의’의 일환으로, 긴급경영안정자금을 통해 재해 피해기업의 복구비용을 융자지원하는 앰뷸런스맨 제도를 운영한다. 앰뷸런스맨 제도는 피해기업에 긴급지원 현장전문가인 앰뷸런스맨을 투입해 5일 이내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 특히, 일반 정책자금과 달리 온라인 신청 접수 절차 등을 생략할 수 있어 속도감 있는 지원이 가능하다는 게 특징이다. 대출기간은 2년 거치 3년 분할상환이며, 대출금리는 정책자금 기준금리 대비 1.0%p 낮은 1.9% 고정금리를 적용한다. 대출한도는 기업당 피해금액 내 최대 10억원 이내(3년간 15억원 이내)로 지원받을 수 있다. 김문환 중진공 기업금융이사는 "올해 여름철 이상기후로 중소벤처기업의 경영애로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피해가 발생할 경우, 앰뷸런스맨 제도를 적극 활용하여 피해기업의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지원토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2024-06-25 08:10: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