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유통업계가 가을을 넘어 벌써부터 '겨울 마케팅'에 돌입했다. 핫팩과 붕어빵, 립케어 제품 등 대표적인 겨울 시즌 상품뿐 아니라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의 새로운 소비 트렌드인 '가잼비(가격 대비 재미)'를 고려한 이색 상품의 출시가 이어지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2~3일 사이 낮 최고기온이 20도 안팎의 본격적인 가을 날씨가 시작되면서 편의점 업계의 겨울 상품 수요가 급증했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지난달 20~26일 핫팩 판매량은 전주(13~19일)와 비교해 10배 이상 증가했다. 자체브랜드(PB) 커피 세븐카페 핫(HOT)과 스타킹도 각각 65%, 45%, 늘었고, 립 케어 제품은 30% 증가했다. 급격한 기온 변화에 따라 요동치는 수요를 잡기 위해 편의점 업계의 시즌 상품 출시는 한층 빨라지고 있다. 편의점 GS25는 무더위가 한창이던 지난달 6일부터 1000여개 점포에서 즉석어묵을 판매 중이다. 지난해보다 열흘가량 앞당긴 출시다. CU는 추운 겨울이면 생각나는 해장국을 비롯한 겨울 먹거리를 레스토랑 간편식(RMR)으로 내놨다. 서울지하철 2호선 삼성역 인근의 '줄 서는 해장국 맛집'으로 알려진 중앙해장과 협업한 양해장국밥, 양선지 해장국의 대표 재료인 우거지와 사골 국물을 넣은 해장라면 등이다. 씨앗호떡과 군고구마, 붕어빵 등 동절기 대표 간식도 판매에 들어갔다. 빨라진 출시 시기에 재미를 더한 상품도 눈길을 끈다. 세븐일레븐은 업계 최초로 '시원한 동치미' 파우치 음료를 겨울 차별화 상품으로 내놨다. 흔히 반찬으로 먹는 동치미 원액을 파우치 음료 형태로 출시한 것이다. 음료 형태로 마실 수 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젊은 층의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트렌드에 맞춰 '이냉치냉'으로 즐길 수 있는 음료"라며 "최근 '가잼비'를 추구하는 2030세대의 소비 트렌드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들도 내복과 겨울가전 판매에 들어갔다. 이마트는 지난 3일부터 겨울 대표 간식 호빵 판매를 시작했고, 오는 11일부터 핫팩을 판매한다. 지난달부터 판매 중인 전기요와 히터, 가습기 등 겨울가전은 이달 중순부터 다양한 프로모션이 진행된다. 롯데마트는 지난 1일부터 내복 상품을 판매 중이다. 약 8000원~1만6000원대 가격에 자체브랜드(PB) '오늘좋은 히트 동내의' 200여 품목이다. 빨라진 겨울 상품 출시는 '이상 기후' 영향이 한몫했다. 늦더위가 9월 말까지 기승을 부리고, 예상하기 어려운 '도깨비 장마' 등 예측 불가능성이 커지면서 관련 수요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다. 빨라진 '계절 달력'의 효과는 매출로도 이어졌다. CU는 지난해 핫팩 출시 시점을 두 달 가량 앞당겨 9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10만개 더 많은 210만개가 팔렸다. 업계 관계자는 "계절상품에 대한 경계가 점점 사라지면서 시즌 상품 출시가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 트렌드에 가장 빠르게 대응하는 편의점 채널 특성상 이런 경향은 점차 뚜렷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2024-10-02 15:49:21[파이낸셜뉴스]"요즘 ‘이번 여름이 우리가 앞으로 겪어야 할 여름 중에 가장 시원한 여름이다’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고 한다.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농담으로 치부할 수 없는 이야기다." 나승호 한국은행 지속가능성장실장(사진)은 22일 “최근 폭염과 집중호우로 모두가 고생하고 있지만 기후위기에 대한 한국의 인식과 준비는 여전히 부족한 상태”라며 이같이 말했다. 나 실장의 경고처럼 기후 위기는 더 이상 다른 세대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주 서울의 밤 최저 기온은 27도를 넘어서며 최장 열대야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상 고온뿐 아니라 가뭄, 해수면 상승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이에 국내 산업 생산성은 하방 압력을 받고, 물가는 상방 압력에 놓였다.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지난 2월 총재 직속으로 지속가능성장실을 신설한 배경이 여기에 있다. 지속가능성장실의 꽃은 기후·경제 통합 모형(Integrated Assessment Model) 개발이다. 일례로 향후 탄소감축경로와 이를 실현하기 위한 탄소가격경로를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경제가 얻게 될 비용과 편익이 달라지는 데, 변수의 최적치를 제시하는 것이 바로 모형이다. 조사국, 경제연구원 등에서 일하며 한은 내 거시모형 개발의 최고 전문가로 평가받는 나 실장이 초대 지속가능성장실장에 오른 이유다. 나 실장도 지속가능성장실의 연내 최대 목표로 기후변화 스트레스 테스트 모형 구축을 꼽았다. 그는 “예를 들어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저탄소 전환경로로 설정하는 경우, 탄소중립 정책 도입에 따라 성장, 물가 등 거시경제 변수와 기후피해 규모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추정하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금융기관의 잠재손실 규모가 어느 정도일지 평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후리스크는 크게 온실가스 감축 시 기업들의 비용부담이 증가하면서 발생될 수 있는 전환리스크와 기후변화에 따른 경제적 피해, 즉 물리적 리스크로 구분되는데 2021년에는 전환리스크로 인한 영향을 평가하는 모델을 개발했다”며 “지금은 기존 전환리스크 평가모형을 개선하고 물리적 리스크의 영향도 함께 평가할 수 있는 모형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지속가능성장실의 모형 개발 작업은 마무리 단계다. 개선한 평가모형을 기반으로 한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10월께 대외에 공개한다. 한은, 금융감독원, 15개 금융사(7개 은행, 8개 보험사)는 연말까지 평가모형을 바탕으로 금융위험을 평가하고 내년 1월경 컨퍼런스를 통해 이에 대한 결과도 공개할 예정이다. 아울러 나 실장은 국내 경제가 저탄소경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시중 자금이 기존 고탄소산업을 저탄소 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투자나 탄소 중립적 신기술 산업으로 흘러가도록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짚었다. 이를 위해서는 자금을 공급하는 금융기관과 투자에 나서는 기업의 행태가 변해야 하며 이에 맞는 제도적 여건도 갖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나 실장은 “하반기에는 토큰 증권(Security Token Offering)을 통한 녹색채권 발행 활성화 방안을 준비 중"이라며 "일반채권과 달리 발행 전후에 인증 및 심사 절차가 복잡한 녹색채권을 블록체인 플랫폼을 활용해 거래비용을 크게 줄이자는 내용을 담았다"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08-22 12:46:09최장기 폭염, 기습폭우 등 이상기후가 실물경제에 타격을 주고 있다. 이상기후 충격이 국내 산업생산 증가율을 0.6%p 떨어뜨렸다는 한국은행 보고서가 19일 나왔다. 2001년부터 2023년까지 이상기후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기후위험지수(CRI)와 산업생산, 소비자물가 상승률 상관관계로 분석한 것이다. 물가와 함께 산업생산, 즉 경제성장률 측면에서의 분석은 이례적이다. 이상기후 충격 1년 뒤 농림어업 분야 성장률은 1.1%p나 하락했다.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건설업도 생산성이 0.4%p나 떨어졌다. 소비자물가 상승 요인의 10% 정도가 긴 장마와 가뭄, 폭염 등 이상기후 때문이라고도 했다. 이상기후 충격 3개월 후에 물가가 0.03%p 올랐는데,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따른 수입 대체효과가 없었다면 물가상승 폭이 0.08%p로 더 높았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상기후가 물가상승 등 일시적 영향 이상으로 우리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주고 있다는 의미다. '더 덥고 더 추운' 이상기후를 일시적 현상으로 넘길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점에서 더 높은 경각심을 가져야 하겠다. 우리 산업과 내수는 사계절에 맞춰 최적의 구조로 돌아간다. 1, 2월 한파와 6월 장마, 8월 무더위, 9월 태풍 등의 자연재해 패턴에 맞게 대응해왔다. 공장과 아파트도 날씨와 계절에 맞춰 짓는다. 농수축산물과 가공품 등도 수급을 조절하며 소비해왔다. 그러나 이상기후라는 종합재해가 나타나면서 우리는 큰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무엇보다 농어업과 산업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올여름 바다 온도가 평년보다 2~3도 높아 광어, 돔 등 양식어종 100여만마리가 폐사했다. 닭과 돼지 등 가축들도 무더위에 수십만마리가 폐사했다. 고추, 배추 등은 폭염에 녹아내리고 썩어 가격이 치솟고 있다. 야외조업이 대부분인 조선업, 내수 생산유발 효과가 큰 건설업 등은 기록적 폭염에 조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소비와 내수, 산업에 직접적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이다. 29일째 지속된 서울의 열대야는 118년 기상관측 사상 최장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폭염을 식히기 위해 냉방장치를 더 가동하면서 여름철 전력수요 100GW도 놀랄 일이 아니다.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 발전소와 송전설비 등 인프라를 1~2년 안에 가동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최소 2~5년을 앞서 선제적으로 계획하고 이행해야 함은 명확하다. 과일 등 농산물 물가안정을 위해 FTA를 통한 무관세 교역과 대상을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다. 건설현장, 택배 등 야외에서 일하는 근로자 안전, 폭염에 취약한 소외계층을 위한 포용적 복지대책도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 정부는 6년 전 폭염을 5대 법정 자연재난에 포함시켰다. 일상화된 폭염에 대비한 농축수산업, 주력산업, 전력, 수입대체 등 각 분야의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대응 시나리오를 세워야 할 때다. 국회는 국가 기간전력망특별법과 같은 필수 법안을 신속히 개정해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2024-08-19 18:05:03[파이낸셜뉴스]이상고온 등의 기후 충격이 국내 산업생산 증가율을 0.6%p 하락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생산성이 낮아지고 원자재 수급에도 차질이 생긴 결과로 특히 농림어업과 건설업에 미친 부정적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지난해 중반 이후 식료품과 과실을 중심으로 물가에 미친 영향력도 확대되는 가운데 강원과 제주의 기후위험도가 시간이 지날수록 확대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13일 발간한 BOK이슈노트 '이상기후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이상기후(CRI) 변화는 2000년 이전에는 산업생산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지 못했으나 2001년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1년부터 2023년까지 이상기후 충격은 산업생산 증가율을 12개월 후 0.6%p가량 하락시켰다. 기후변화 등이 노동생산성과 농축수산물 생산량을 하락시키고 조업중단, 원자재 수급 차질, 재고 유지비용 증가 등 악영향을 초래한 결과다. 특히 농립어업과 건설업이 큰 타격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상기후 충격이 산업별 성장에 미친 영향을 살펴본 결과 농림어업은 최대 1.1%p, 건설업은 최대 0.4%p 하락했다. 건설업의 경우 호우나 폭염 등 이상기후로 인해 제조업 중단, 원자재 수급 차질, 노동생산성 감소 등 악영향에 노출될 수 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은 상대 적으로 영향이 작은 것으로 분석됐고 전기·가스·수도 산업은 이상기후 충격으로 전기 및 가스 사용량이 확대되면서 오히려 성장률이 상승했다. 이상기후는 물가도 끌어올렸다. CRI를 활용하여 전품목, 식료품, 과실, 채소에 관련된 소비자물가지수의 필립스 곡선을 추정한 결과 2010년 이후 대부분 이상기후 현상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력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분석됐다. 식료품(0.18%p) 및 과실(0.40%p), 채소(0.32%p)의 영향력이 크게 나타났다. 특히 2020년 이후 이상기후가 인플레이션을 지속적으로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이상기후 충격의 기여율을 살펴본 결과 지난해 이후 이상기후 충격은 인플레이션에서 약 10% 정도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이상기후 현상은 제주, 강원의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력과 지속성이 과거 대비 커졌다. 이는 이상고온이 잦은 강원과 해수면높이가 전국에 비해 상위권에 위치한 제주의 CRI가 전국 평균을 큰 폭 상회한 가운데 시간이 갈수록 지역별 편차가 확대된 결과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 빙하감소에 의해 동해를 중심으로 수온이 상승하면서 열팽창효과로 인해 동해안·남해안 해수면이 크게 상승한 것도 제주, 강원의 CRI 상승 요인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정원석 한은 전북본부 기획조사팀 과장은 “전국 및 지역별 CRI가 시간에 따라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시간이 지날수록 지역별 편차가 확대되는 경향을 나타냈다”며 “이는 지구온난화 및 환경오염 등의 영향으로 이상기후의 빈도 및 강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08-19 11:41:15[파이낸셜뉴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여름철 이상기후 피해기업을 신속하게 지원하기 위한 '앰뷸런스맨 제도'를 운영한다. 25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 주재 ‘여름철 집중호우 및 태풍 대비 사전점검 회의’의 일환으로, 긴급경영안정자금을 통해 재해 피해기업의 복구비용을 융자지원하는 앰뷸런스맨 제도를 운영한다. 앰뷸런스맨 제도는 피해기업에 긴급지원 현장전문가인 앰뷸런스맨을 투입해 5일 이내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 특히, 일반 정책자금과 달리 온라인 신청 접수 절차 등을 생략할 수 있어 속도감 있는 지원이 가능하다는 게 특징이다. 대출기간은 2년 거치 3년 분할상환이며, 대출금리는 정책자금 기준금리 대비 1.0%p 낮은 1.9% 고정금리를 적용한다. 대출한도는 기업당 피해금액 내 최대 10억원 이내(3년간 15억원 이내)로 지원받을 수 있다. 김문환 중진공 기업금융이사는 "올해 여름철 이상기후로 중소벤처기업의 경영애로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피해가 발생할 경우, 앰뷸런스맨 제도를 적극 활용하여 피해기업의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지원토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2024-06-25 08:10:42이상기후가 일상이 된 뉴노멀(New Normal) 시대가 도래하면서 디지털 기술을 재난분야에 활용하는 방안이 급부상하고 있다. 정부는 디지털 기술을 확대 적용해 과학적 재난관리 체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1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상황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재난대응 현장에 디지털 기술을 실제로 적용할 수 있도록 실증사업이 추진중이다. 기관별로 관리하는 재난정보를 연계해 통합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디지털 모니터링 상황관리 시스템을 구축한다. 기존 CCTV와 관제시스템을 활용·연계해 재난 위험징후와 이상행동을 자동으로 감지할 수 있는 지능형 관제시스템도 구축키로 했다. ■'재해재난 디지털트윈 플랫폼' 구축 디지털트윈, IoT 센서 등 디지털 기술의 재난 분야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통합 재해재난 디지털트윈 플랫폼'을 상반기에 구축할 예정이다. 도시침수 대응 시스템을 현장에서 실증하고 전국으로 확대 적용을 추진한다. 특히 클라우드 기반의 디지털트윈 플랫폼을 구축해 데이터 분석 및 시뮬레이션을 구현하고 이를 기반으로 실시간 모니터링, 침수 예측 분석 자료를 제공한다. 중앙부처, 자치단체, 민간의 디지털 재난대응 거버넌스를 구축해 재난분야에 활용 가능한 기술을 함께 개발하는데도 힘을 쏟기로 했다. 디지털트윈(Digital Twin)은 최근 재난안전 분야에서도 4차 산업혁명과 더불어 떠오르고 있는 핵심기술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재난안전 분야에서 디지털트윈 기술이 중요하게 여겨지게 된 배경에는 기후변화와 사회, 경제 발전으로 기존 시스템이 복잡해지면서 최근 일어나는 재난사고의 예측 불가능성, 전개양상의 다양성, 피해 규모의 확장성 등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디지털트윈 기술은 현실 사회를 디지털 가상세계로 변환하고, 디지털 가상세계 상에서 시뮬레이션을 통해 예측 기능을 수행하는 과정이다. 현상에 대한 특징을 분석해 모형화하고, 분석 목적에 따라 현상파악과 시뮬레이션을 통한 예측기능을 수행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다만 이같은 디지털기술을 재난현장에서 구현하기 위해서는 현실세계의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동기화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예측모델링을 위해 인공지능과 시뮬레이션 기술이 필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디지�트윈 기술은 실생활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재난사고에 대해 가상의 공간에서 다양한 시나리오와 시뮬레이션을 제공함으로써 효율적인 재난안전관리의 솔루션으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박상진 한국행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디지털트윈을 통해 직면한 문제의 해결이 가능한 대상 분야를 선정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정책 목표 선정과 해결방식이 명확한 재난안전 분야에 적용이 적합하다"면서 "디지털트윈 모델링은 명확한 목표 하에 공학적 방식으로 최적화 방안을 표출하는 데 장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정책목표 선정이 상대적으로 용이하고, 공학적인 방식으로 해결이 명확한 재난안전 관리분야에 디지털트윈 활용은 적합하다는 견해다. 이같은 디지털기술을 활용한 사례도 여럿 나오고 있다. ■서울시 스마트안전도시 구현에 디지털 적극 활용 스마트 도시를 운영하는데 있어 행정적으로 안전관리가 매우 중요하게 여겨짐에 따라, 다양한 도시안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디지털트윈과 같은 데이터 기반의 신기술을 지역의 도시계획에 적용함으로써 스마트 재난안전관리 체계 구축에 기여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스마트 안전도시 구현을 위해 IoT(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 기반의 디지털트윈을 활용해 4가지 서비스(시설물 안전관리, 기후변화 및 기상이변 대응, 안전약자보호, 행정의 위기관리 능력제고)로 구분해 세부전략들을 제시했다. 경상남도의 경우 기술, 제도, 조직, 문화 등 다방면에서 스마트 안전관리체계 구축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디지털트윈을 활용한 스마트 도시 구현에 역점을 두기로 했다. 인천시는 실제 디지털트윈 기술을 스마트 도시의 재난안전 분야에 활용하고 있다.디지털트윈 기술을 활용한 도시기반시설의 체계적 안전관리도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트윈 기술기반으로 시설물들의 3D시각화와 시뮬레이션을 통한 다양한 환경에서의 재난안전 사고 예방에 활용하는 것은 물론 건축 분야의 대표적 디지털트윈 기술이라 할 수 있는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등의 기술기반으로 3D모델링 등을 통한 건축물의 통합적 재난안전관리 사례도 나오고 있다. 도시기반시설 중 하나인 전력, 통신, 상하수도라인 등의 도시의 핵심기반시설을 디지털트윈 기술로 구현해 다양한 복합적 재난상황에 대비상황에 활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시뮬레이션 기반의 디지털트윈은 연산을 위한 상당한 시간이 요구되므로 실시간 적용을 통한 빠른 상황 판단에 있어 근본적 한계가 존재한다. 디지털트윈 기술이 아직 여러 구조적 및 환경적 제약으로 모든 산업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지 못하는 현실에서 신속성, 정확성, 효율성 측면에서 장점을 가질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ktitk@fnnews.com 김태경 기자
2024-01-01 18:08:59【파이낸셜뉴스 용인=장충식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세상에 자연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없다"며 "인류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가장 먼저 기후 위기부터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 전 사무총장은 지난 5일 용인시에서 열린 제2회 탄소중립 명사 초청 특강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기후위기 극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강은 용인시가 '2050 탄소중립 비전 선포 원년'을 기념해 개최됐으며, 시민, 학생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특강은 반 전 총장과 친분이 두터운 이상일 시장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반 전 총장은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과 유엔사무총장을 마친 뒤 2019년 대통령 직속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반기문 재단' 이사장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윤리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반 전 총장은 이날 '글로벌 시대 기후변화 위기 대응과 지자체의 역할'을 주제로 "제8대 유엔사무총장으로 일하며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일은 파리기후변화협약(파리협정)을 끌어낸 것과 2015년부터 2030년까지를 목표로 한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17개를 선포했다는 것"이라며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일이 지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일이고, 전 인류의 존재와 보편적 행복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유엔 창설 이후로 195개국이 한마음으로 뜻을 모아 파리협정을 맺은 것은 이런 까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850년대부터 시작된 산업혁명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가속시켜 지구온난화에서 나아가 '글로벌 보일링(Global Boiling·지구 가열)'이라는 용어까지 탄생시켰다"며 "인류학자들은 앞으로 지구 온도를 1.5℃ 내리지 않는다면 우리에게는 희망이 없다고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과 남극의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상승해 인도네시아는 수도를 다른 곳으로 옮길 계획을 세우고, 남태평양과 카리브해의 일부 작은 섬나라들은 아예 나라를 버리고 다른 곳으로 이주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고 소개했다. 반 전 총장은 "일부 과학자들은 우리가 앞으로 아무 노력도 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100년 안에 모든 생물체의 70%가 사라지는 제6차 대멸종이 온다고 경고한다"며 "이제는 기업, 정부, 개개인 모두가 실천으로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강연 후에는 시민들을 위해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유엔 사무총장으로 선출되기까지 많은 사례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상일 시장은 "용인시는 제가 취임한 뒤 환경교육도시로 지정됐고, 내년에는 탄소중립지원센터도 문을 열 계획"이라며 "내년에는 시 공직자들부터 일회용품 사용 제한 캠페인에 동참하고, 시민들과 함께 힘을 모아 기후변화 위기에 더욱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반 전 유엔사무총장은 이 시장이 외교통상부를 출입할 때부터 인연을 맺었고, 이 시장이 2006년부터 3년 6개월간 중앙일보 워싱턴 특파원으로 근무했을 때 반 전 총장은 유엔 본부에서 사무총장으로 일하면서 교류를 이어갔다. 지난 7월 이 시장이 반 총장과 만난 자리에서 용인 방문을 요청했고 이후 전화 통화를 통해 특강 요청을 했다. 반 전 총장은 특강에 앞서 "30년 이상 이 시장과 인연을 이어왔는데 굉장히 냉철한 직업관을 가진 사람이면서 따뜻한 정도 넘치는 사람으로 내게 기억됐다"며 "워싱턴 특파원 시절에는 그야말로 촌철살인 정곡을 찌르는 질문으로 나를 괴롭혔던 기억도 있는데 그마저 즐거운 괴롭힘이었고, 세상에 무엇인가를 알리기 위한 괴롭힘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이어 "최근 언론 보도를 보니 교육부에 건의해서 최대 3년까지만 지원이 됐던 장애인 평생 학습 지원 기간 제한을 없애는 노력을 하셨던데, 이 역시 따뜻한 인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감동스러웠다”며 “용인시민들이 시장을 잘 뽑았다는 생각이 든다. 진심이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의 강연이 끝난 후엔 곽재식 숭실사이버대 교수의 2부 강연이 이어졌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3-12-06 15:14:37[파이낸셜뉴스] 이탈리아 전역이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곳곳에 때 이른 눈이 내렸다. 2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이탈리아 서북부 피에몬테주 토리노 인근의 알프스 산악지대인 세스트리에레에 눈이 내렸다. 세스트리에레는 지난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스키 경기가 치러진 곳으로 해발 1981m에 자리를 잡고 있다. 이날 이 지역에는 5㎝의 적설량이 기록됐으며, 마을이 온통 눈으로 덮여 마치 한겨울이 된 것처럼 변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지역은 눈이 많이 오는 곳이나 여름철에 눈이 온 것은 10년 만에 처음이다. 콜레 델라녤로에서도 때 이른 폭설이 내려 제설차가 투입되기도 했다. 이 지역은 토리노에서 남쪽으로 90여㎞ 떨어진 쿠네오 인근의 해발 2748m 고지대로 알려져 있다. 폭설로 인해 차량 여러 대가 고립됐으나 아직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08-29 07:03:31폭염과 가뭄 등 이상 기후가 전 세계 경작지를 덮치면서 쌀·설탕·카카오·커피 등 식량 가격 급등이 가시화되고 급격한 상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바이오에프디엔씨가 강세다. 바이오에프디엔씨(251120)는 ‘식물세포 배양 플랫폼’을 핵심 테크놀러지로 갖고 있다. 뉴욕 국제선물거래소(ICE)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설탕(원당) 선물 가격은 1파운드당 24.32센트로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지난달 29일(22.07센트)과 비교해 10%가량 올랐다. 국제 설탕 선물 가격은 지난 4~6월 중 파운드당 26센트를 돌파, 12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설탕 가격은 사탕수수 주요 재배지인 인도와 브라질 등지에서 가뭄이 이어지면서 오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주식(主食)인 밀·쌀·보리 등의 올해 작황이 좋지 않을 가능성이다. 주요 쌀 수출국인 태국은 올해 강수량 부족으로 쌀 생산량이 줄어들 전망이다. 쌀 가격의 국제 지표로 쓰이는 태국산 쌀의 수출 가격은 지난달 말 t당 518달러(약 66만원)로, 1년 전에 비해 23.9% 올랐다. 세계 2위 밀 수출국인 호주에서도 충분한 비가 내리지 않아 수확량이 감소할 전망이다. 호주 농업자원경제과학국은 2023~2024년도 밀 수출량이 이전 대비 29% 감소한 2100만t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보리 수출량도 30~40% 정도 감소할 전망이다. 백악관 예산관리국은 지난해 기후변화로 악화된 홍수, 가뭄, 산불, 허리케인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이번 세기 말까지 매년 약 2조 달러의 비용을 들여야 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과거 엘니뇨가 발생한 1982~1983년에는 4조1000억달러(약 5200조원), 1997~1998년엔 5조7000억달러의 경제적인 손실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바이오에프디엔씨의 핵심 경쟁력은 식물세포 플랫폼 기반 유효물질, 약리물질 개발 및 사업화다. 기존에 식물을 원료로 이용하는 바이오기업들은 식물 성체를 대량으로 재배하여 원하는 물질을 추출하는 방법을 사용해 식물자원 훼손 위험이 있거나 대규모 재배 장소가 요구됐다. 바이오에프디엔씨는 동물의 배아줄기세포처럼 여러 세포로 분화될 능력을 가지고 있는 식물세포의 전형성능(totipotency)을 이용해 특정 물질을 생산하는 세포만을 선택적으로 배양해 대량 생산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어 식물자원 보존이 가능하고 재배장소가 필요 없어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수율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식물세포 배양 및 생산 기술을 가지고 있다. 이 기술은 세계 최초로 물리적 자극인 고주파를 이용한 국내 및 미국 특허 기술로 설계 기술을 통해 타깃 물질을 개발한 후 이를 대량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다.
2023-07-20 10:00:10올해 지구 북반구에서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면서 미주와 유럽, 중국 북부에서 기록적인 폭염이 나타나는 가운데 일본과 인도 등에서는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 기상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엘니뇨'가 겹치면서 이상기후 현상이 극단적으로 증폭됐다고 분석했다. 영국 BBC는 1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서 지난달부터 폭염에 시달리고 있는 남부 유럽의 기온이 다음주면 사상 최고치에 이른다고 예고했다. 이탈리아 보건부는 15~16일 주말에 동안 로마 등 16개 도시에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현지 언론은 사르데냐섬의 기온이 다음주 섭씨 48도 안팎까지 오른다고 추정했다. 대서양 건너편도 마찬가지다. 캐나다에서는 올해 들어 폭염과 가뭄 속에 산불이 지속되고 있으며 15일 기준으로 906곳의 숲이 아직도 불타고 있다. 지구상에서 가장 더운 곳으로 꼽히는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의 기온은 16일 기준 53도까지 오를 전망이다. 그러나 장마철에 접어든 지역에서는 폭우가 쏟아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이달 초 베이징 인근 북부에 40도가 넘는 폭염이 닥쳤지만 충칭 등 남서부에는 폭우가 쏟아졌다. 일본에서도 이달 도쿄에서는 열사병 환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남서부 규슈 지역에는 폭우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우기가 시작된 파키스탄과 인도에서도 홍수 피해가 이어졌다. 12일 외신 보도에 따르면 수도 뉴델리가 속한 인도 델리주 당국은 뉴델리를 지나가는 야무나강 수위가 위험 수준을 넘어섰고, 약 2000만명이 사는 델리주와 인접 지역이 물에 잠겼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올해 기상이변의 원인 중 하나로 우선 엘니뇨를 지목했다. 엘니뇨는 동태평양 수온이 평년보다 5개월 이상, 0.5도 이상 올라가면서 서태평양의 온도는 내려가는 자연적인 현상으로 보통 2~7년 주기로 반복된다. 올해 엘니뇨는 4년 만에 찾아왔다. 엘니뇨가 발생하면 지구 표면 온도가 올라가 폭염 가능성이 높아지고 덩달아 증발하는 바닷물의 양이 늘어나면서 대기 중에 수증기가 많아진다. 그 결과 폭우 가능성도 함께 올라간다. 문제는 올해 엘니뇨가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올해는 이달 기준으로 동태평양의 온도가 평년 대비 3~4도 이상 올라갔다. 외신들은 온도 차이가 2도를 넘어서면 이른바 '슈퍼 엘니뇨'라고 묘사한다. 게다가 올해는 서태평양 온도 역시 0.5~1도 올라가면서 태평양 전체가 뜨거워지는 이상 현상이 나타났다. 동시에 지구온난화도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NWS는 미 남서부의 고기압이 15~16일 강하게 유지되면서 기록적인 고온 현상을 일으킨다고 예측했다. 이러한 고기압은 '열돔(Heat dome)' 현상을 일으킨다. 열돔 현상은 지상 5~7㎞ 높이 대기권과 성층권 사이에서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를 섞어주는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대기권에 발달한 고기압이 정체되는 상황이다. 최근 지구온난화로 제트기류가 마비되면서 열돔이 정체되고 있다. 미 펜실베이니아 주립대의 마이클 만 대기과학과 교수는 CNN 인터뷰에서 "폭우나 홍수 같은 건 원래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제는 기후변화가 그러한 자연현상을 극단적으로 가속한다"고 지적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07-16 18:1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