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선균 씨를 협박해 3억원을 갈취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유흥업소 여실장이 마약 투약 혐의로 먼저 실형을 선고받았다. 마약을 건네고 함께 투약한 40대 의사도 실형이 선고돼 법정 구속됐다. 인천지법 형사14부(손승범 부장판사)는 10월 31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유흥업소 실장 A씨(30·여)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의사 B씨(43)에게도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보석을 취소했다. 마약 등 전과 6범인 A씨는 지난해 3~8월 필로폰과 대마초를 3차례 투약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는 현재 배우 이선균 씨를 협박해 3억원을 갈취한 혐의(공갈)로도 별도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모르는 해킹범이 우리 관계를 폭로하려 한다. 돈으로 막아야 할 것 같다"며 이씨를 협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2월 구속된 B씨는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등을 조건으로 지난 7월 보석으로 석방됐지만 이날 실형이 선고되면서 법정에서 다시 구속됐다. B씨는 2022년 12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서울 강남구 병원 등지에서 A씨에게 3차례 필로폰과 케타민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수사 결과 B씨는 2021년 1월 서울 성동구의 한 아파트에서 지인과 대마초를 번갈아 피우고, 같은 해 6월엔 병원 인근에서 액상 대마 100만원어치를 구매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A씨는 B씨에게서 마약을 3차례 건네받아 투약했을 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같은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면서도 "범행을 모두 인정했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B씨에 대해선 "마약 남용을 예방하고 중독자 치료에 앞장서야 할 의사인데도 양심을 저버리고 범행했다"며 "범행 횟수로 볼 때 죄질과 죄책이 모두 무겁다"고 판단했다. 다만 "B씨가 일부 범행은 인정했고 과거에 같은 범행으로 처벌받은 적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들에게 약물중독 재활교육 프로그램 40시간을 이수하라는 명령도 내렸다. 검찰은 지난 7월 열린 A씨의 결심 공판에서 징역 2년을, 지난달 따로 열린 B씨의 결심 공판에서는 징역 4년을 각각 구형한 바 있다. 한편 A씨는 이선균 협박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9월 공갈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당시 A씨가 이씨와 친분이 있었던 점을 악용해 3억원을 갈취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여왔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2024-10-31 14:53:54[파이낸셜뉴스] 만취 상태로 전동 스쿠터를 몬 혐의로 입건된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슈가(본명 민윤기)에 대한 한국 언론의 보도가 지나치다는 외신의 지적이 나왔다. 프랑스 주간지 파리스 매치는 22일(현지시간) ‘오보와 압력들…BTS 슈가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라는 기사에서 “슈가가 지난 몇 주 동안 한국 언론의 과도한 표적이 됐다”고 비판했다. 매체는 '포토라인은 단두대가 아니니 카메라 앞에 얼굴을 드러내고 사과해야 한다’는 한 한국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일부 언론이 슈가가 경찰에서 조사받을 때 포토라인에 서지 않으면 그를 더 힘들게 만들 것이라 으름장을 놓았다”고 주장했다. 또 BTS 팬클럽인 ‘아미’의 음주 챌린지 루머, CCTV 관련 오보, 사회복무요원 분임장 특별휴가 중단 오보 등은 모두 슈가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기사였다고 짚었다. 앞서 한 언론에서 슈가의 전동 스쿠터 음주운전 소식을 보도하며 슈가가 아닌 다른 인물이 전동 스쿠터를 운전하는 CCTV 화면을 방송해 논란이 됐다. 매체는 한국인들이 이처럼 크게 다루고 있는 이번 사태에 대해 해외에선 큰 관심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매체는 “슈가가 전동 스쿠터를 무책임하게 운전한 걸 인정했고 도시에서 전동 스쿠터 운전의 위험성을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 상황에서 기자들이 왜 그렇게 집요한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국 언론이 슈가의 향후 TV 출연 가능성, 광고 하차 가능성을 알아내려 하면서 방탄소년단 탈퇴 요구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면서 "안장이 달린 전동 스쿠터와 연관된 기사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그룹을 해체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하이브는 스타시스템과 스캔들의 본고장인 미국에 과연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매체는 지난 1월 숨진 배우 이선균의 사망 사건과 슈가의 사건을 연관짓기도 했다. 매체는 “한국은 ‘무결점 스타’를 강요하기 때문에 언론은 이선균을 표적으로 온갖 보도를 쏟아냈고 개중에는 음모에 가까운 얘기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슈가는 지난 7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거리에서 술을 마신 채 전동스쿠터를 몰다 넘어져 경찰에 발견됐다. 당시 슈가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227%로 면허 취소 수준(0.08%)을 훨씬 웃돈 것으로 조사됐다. 혈중알코올농도가 0.2%를 넘으면 가중 처벌돼 유죄 시 형량도 2년 이상 5년 이하 징역 또는 벌금 2000만 원으로 무거워진다. 슈가는 사고 발생 이후 17일 만인 지난 23일 경찰에 출석해 3시간가량 조사를 받은 뒤 귀가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8-24 16:01:41배우 김수형이 영화 ‘행복의 나라’에 출연한다. 14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행복의 나라’(제공/배급:NEW 제작:파파스필름,오스카10스튜디오 공동제작:초이스컷픽쳐스 감독/각색:추창민 각본:허준석)는 1979년 10월 26일, 상관의 명령에 의해 대통령 암살 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김수형은 극 중에서 박태주(이선균 분)와 옥정애(강말금 분)의 딸 예진 역을 맡는다. 섬세하고 깊이 있는 연기력의 김수형이 극 중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 지 기대 심리를 자극한다. 자신만의 색을 입힌 자연스러운 연기력으로 독보적 존재감을 자랑하는 김수형은 데뷔 이후 다수의 영화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필모를 쌓아오고 있다. 영화 ‘소울메이트’에서 김다미가 맡았던 미소의 어린 시절을 연기해 관객의 호평을 받았던 김수형은 유수의 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 받은 독립 영화 ‘내 자전거’, ‘안아줘, 독바로 안아줘!’, ‘보이는 어둠’에서도 인상 깊은 활약을 펼치는 등 꾸준한 연기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또한 김수형은 JTBC ‘한 사람만’, MBC ‘트레이서’, JTBC '신성한, 이혼' 등의 드라마 작품에서도 다채로운 역할을 맡아 신스틸러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한 사람만’에서 김수형은 아이답지 않은 깊이 있는 눈빛과 감정 연기로 캐릭터의 감정선을 세밀하게 포착해내며 몰입도를 견인한 바 있다. 한편, 영화 ‘행복의 나라’는 오는 8월 14일 개봉 예정이다. enterjin@fnnews.com 한아진 기자 사진=에스더블유엠피 제공
2024-08-13 13:50:06[파이낸셜뉴스] “10.26이나 12.12 그 사건 자체를 다루기보다 그 시대가 얼마나 야만적이었는지 보여주고 싶었죠.” 천만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추창민 감독이 다시 한 번 실존 사건·인물에 영화적 상상을 더한 팩션 시대극을 내놓았다. 영화 ‘파일럿’으로 극장가를 강타 중인 조정석과 고(故) 이선균 그리고 유재명의 새로운 얼굴을 볼 수 있는 영화 ‘행복의 나라’다. ■ 10.26사건과 12.12 군사반란 사이 ‘행복의 나라’는 1979년 10월 26일 대통령 암살 사건과 영화 ‘서울의 봄’이 극적으로 다룬 12·12사태, 그 사이에 진행됐던 군사 재판을 소재로 한다. 영화에는 실존 인물을 모델로 한 두 주역이 등장한다. 대통령을 암살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수행비서관 박흥주 육군 대령을 모델로 한 박태주(이선균 분)와 전두환을 모델로 한 전상두(유재명 분) 10·26사건 합동수사본부장 겸 국군보안사령관이다. 행복의 나라'는 승소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는 젊은 변호사 정인후(조정석 분)가 10·26 사건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중앙정보부장 수행비서관 박태주의 변호를 맡으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상명하복’ 군인정신을 고수하는 원칙주의자 박태주와 불의에 분노하는 뜨거운 심장을 가졌지만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선 무릎도 꿇을 줄 아는 변호사 정인후 그리고 권력의 야욕을 가진 전상두를 통해 그 시대 풍경과 각기 다른 삶의 태도로 격동의 시기를 관통한 사람들을 포착한다. 조정석이 연기한 가상의 인물 정인후는 박태주와 전상두 사이에서 관객을 시대의 풍경 속으로 이끄는 주역이다. 애초 박흥주가 중심인 시나리오를 세 인물의 삼각구도로 달리 각색한 추창민 감독은 “당시 권력층의 야만성을 대변하는 인물이 전상두라면 박태주는 어느 시대에나 존재하는 희생자다. 정인후는 시민정신을 상징하는 인물”이라고 비교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전신이 인권 변호사다. 민주화운동을 한 아버지를 돕고 싶으면서도 출세욕도 있는 정인후는 완성된 캐릭터보다는 성장하는 인물로 세상의 흐름에 맞춰 살면서도 사건을 겪으면서 자각하고 때로는 항거하면서 한 걸음씩 전진한다”고 부연했다. 12.12 군사반란을 전면에 다룬 ‘서울의 봄’에선 전두광이 영화의 전면에 나서 뜨거운 에너지를 뿜는다면 ‘행복의 나라’에서 전상두는 서늘한 얼굴로 뒤에서 음모를 꾸민다. 추창민 감독은 “권력자의 뒷모습은 뱀처럼 사악하고 간교하길 바랐다”고 말했다. “유재명 배우로선 출연분량이 많지 않은데 다른 작품도 못하게 전상두 캐릭터를 위해 이마를 미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나를 맘껏 쓰라’고 해줬다”며 “이마의 머리를 조금씩 밀며 적정선을 찾았는데, 너무 희화화가 돼 인물의 사악함이 희석되길 원치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대중에게 낯선 박태주 캐릭터는 실존 인물과 닮게 접근했다. 청빈하고 강직한 군인으로 평가받는 박흥주 대령은 김재규 등과 함께 내란목적살인 등의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고 이듬해 봄 처형됐다. 추창민 감독은 “자료상으론 매우 멋진 분이셨다”며 “권력의 요직에 있으면서도 전세 400만원에 슬라브 집에 살다가 겨우 40살에 돌아가셨는데 이 사람에 대한 평가를 떠나 그가 어떻게 살았는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선균 배우가 실존 인물 사진을 보고 좋아했다. 유사하게 분장을 하면서 연기 톤을 잡았고, 슬픔도 기쁨도 덤덤하게 표현했다. 그동안 대중이 못 본 이선균의 새로운 모습을 멋지게 해냈다”며 만족해했다. ■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된다..‘잘 있게’ 마지막 인사” ‘행복의 나라’는 ‘서울의 봄’보다는 굳이 따지면 ‘변호인’과 닮았다. 추창민 감독 역시 ‘서울의 봄’과의 유사성을 부인하며 "‘서울의 봄’ 개봉 전 편집이 모두 끝난 상황이라 영향을 받거나 편집이 달라지지 않았다"며 “역사의 또 다른 줄기에 초점을 맞춰보면 새로운 재미를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공들인 장면은 군사 재판 장면이다. 그는 “극장 개봉이 아니라면 법정 장면을 그 넓은 공간에서 찍을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며 이 영화를 대형 스크린에서 봐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 시대 군사 법정을 본 적이 없다. 후일 교재 자료로 쓰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최대한 고증에 맞게, 역사의 기록과 같이 구현했다”고 말했다. 전상두와 정인후가 부딪히는 후반부 골프 장면에 대해선 “감독의 판타지가 투영된 장면”이라고 답했다. “혹자는 다큐멘터리처럼 가다가 왜 판타지가 되냐고 했는데 저는 그 판타지가 좋았다”며 “일개 변호사가 독재자를 찾아가 일갈한다는 게 말이 안 되지만,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댄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왜 골프장이냐고 묻던데 전두환이 권력을 가진 뒤로 미군 골프장서 많이 쳤다고 하더라. 출입이 금지된 그곳에서 자신의 욕망을 거침없이 드러내고, (우리와 같은 평범한) 시민은 그런 그에게 저항하고 한발씩 나아가길 바랐다”고 말했다. 이선균의 유작인데 편집과정에서 신경 쓴 부분이 있을까? 추창민 감독은 “영화의 엔딩에 ‘잘 있게’라는 대사가 있는데, 이 대사를 넣는 게 맞나 고민했다”고 돌이켰다. “의도적으로 보일까봐 고민하다가 결국 소리를 줄어달라고 부탁했죠. 그런데 시사회를 보면서 그냥 원래대로 크게 할 걸 싶더라고요. (이선균은) 개구쟁이 같은 사람이죠. 촬영 끝나면 윷놀이를 하자고 해서 함께 했는데, 제겐 과정이 특히나 좋았던 영화입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8-12 11:12:05천만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추창민 감독이 다시 한 번 실존 사건·인물에 영화적 상상을 더한 팩션 시대극을 내놓았다. 영화 ‘파일럿’으로 올여름 극장가를 강타 중인 조정석과 고(故) 이선균 그리고 유재명의 새로운 얼굴을 볼 수 있는 영화 ‘행복의 나라’다. ‘행복의 나라’는 1979년 10월 26일 대통령 암살 사건과 영화 ‘서울의 봄’이 극적으로 다룬 12·12사태, 그 사이에 존재했던 군사재판을 소재로 한다. 영화에는 두 명의 실존인물을 모델로 한 캐릭터가 등장한다. 대통령을 암살한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의 수행비서관 박흥주 육군 대령을 모델로 한 박태주(이선균 분)와 12·12군사반란을 일으킨 전두환을 모델로 한 전상두(유재명 분) 10·26사건 합동수사본부장 겸 국군보안사령관이다. 영화는 박태주의 시점으로 대통령 암살 사건을 재연하면서 시작한다. 중앙정보부장을 비롯한 사건 가담자들이 재판에 넘겨지고, 변호사 이만식이 이끄는 변호인단은 승소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젊은 변호사 정인후(조정석 분)를 영입한다. 영화는 가족을 사랑하지만 자신의 직업적 신념을 저버리지 못하는 원칙주의자 군인 박태주와 불의에 분노하는 뜨거운 심장을 가졌지만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무릎을 꿇을 줄 아는 변호사 정인후(조정석) 그리고 자신의 욕망을 위해 자신의 권력을 남용하며 타인의 삶을 짓밟는 전상두를 통해 그 시대의 풍경과 각기 다른 삶의 태도로 격동의 시기를 관통한 사람들의 모습을 포착한다. 조정석이 연기한 가상의 인물 정인후는 실존 모델 캐릭터 박태주와 전상두 사이에서 관객들을 시대의 풍경 속으로 이끄는 주역이다. 코미디와 정극 사이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조정석은 자칫 무거운 소재의 이야기에 소소한 웃음을 안기며 영화를 끝까지 보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조정석은 정인후에 대해 “박태주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임과 동시에 제3자의 눈으로 이 사건을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라며 “정인후라는 변호사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며 말투와 태도, 자세 등에서 시대적인 디테일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선균이 연기한 박태주는 어떻게 보면 전상두와 같은 군인 신분인데도 삶의 태도에 있어선 완전히 대척점에 있는 인물이다. 군인으로서 명령에 복종한 이면에는 상관의 지시에 따른 또 다른 이유도 있는 다층적인 인물로 이선균은 생전에 “강직한 군인에 포커스를 맞춰 연기했다”고 밝혔다. 추창민 감독은 박흥주 대령에 대해 “나조차도 잘 몰랐던 박흥주 대령에 대해 자료조사를 하면서 여야 불문하고 청빈하고 강직한 인물이라고 평가하는 이 사람을 한 번쯤은 세상 밖으로 끌어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유재명은 이번 역할을 위해 자신의 머리카락을 실제로 깎고, 뽑으며 인물 구현에 힘을 썼다. ‘서울의 봄’에서 용광로처럼 뜨거웠던 황정민과 달리 냉정하게 실존 인물을 표현한 점이 돋보인다. 유재명은 “박흥주와 박태주의 중심 서사를 해치지 않으려 애썼고, 전상두라는 인물이 가진 상징성을 최대한 절제해서 표현했다"고 말했다. 추창민 감독 역시 전상두에 대해 "특정한 누군가를 가리키기보다 시대가 주는 야만성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또 ‘서울의 봄’과 시대적 배경이 유사한 것과 관련해선 "'서울의 봄' 개봉 전 편집이 모두 끝난 상황이라 영향을 받거나 편집이 달라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어쩌면 역사의 또 다른 줄기에 초점을 맞춰보면 새로운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1979년의 시대적 분위기를 재현한 미술과 의상, 촬영 등 영화의 미장센도 볼거리다. 추창민 감독은 당시 영상물에서 주로 사용된 필름의 느낌을 내기 위해 고가의 장비인 ‘아나모픽 렌즈’를 100% 활용했다. 또 디지털 느낌이 나는 LED 조명은 최대한 배제하고 백열등을 많이 활용해 1970년대 후반의 분위기를 구현했다. 김재근 조명감독은 “할로겐 램프 가로등과 백열전구 램프는 요즘은 구하기도 힘들어 찾아다니고 직접 만들기도 했다”고 전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8-07 13:41:31[파이낸셜뉴스]배우 이선균씨를 협박한 유흥업소 실장에게 마약을 건넨 혐의 등으로 기소된 현직 의사가 구속된 지 7개월 만에 보석으로 석방됐다. 15일 인천지법에 따르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대마·향정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의사 A(43·남)씨는 지난달 변호인을 통해 법원에 보석을 청구했고 최근 인용 결정을 받았다. 그는 지난해 12월 도주와 증거 인멸 우려로 구속된 지 7개월 만에 석방됐다. 인천지법 형사14부(손승범 부장판사)는 "보석을 허가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A씨의 거주지를 자택으로 제한하고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보석 조건으로 부과했다. 또 1심 재판의 증거조사가 끝날 때까지 관련 증거를 숨기지 말고, 공범이나 증인과 어떤 방식으로든 연락하지 말라고 명령했다. A씨는 최근 석방됨에 따라 불구속 상태에서 1심 재판을 계속 받을 예정이다. A씨는 2022년 12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서울시 강남구 병원 등지에서 유흥업소 실장 B(30·여)씨에게 3차례 필로폰과 케타민을 건넨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그는 또 2021년 1월 17일 서울시 성동구 아파트에서 지인 B씨와 함께 대마초를 번갈아 가며 피웠고, 같은 해 6월에는 병원 인근에서 B씨를 통해 액상 대마 100만원어치를 산 혐의도 받았다. 언론 등에 성형외과 의사로 알려진 A씨는 실제로는 '정형외과' 전문의다. 다소 늦은 나이에 국내에서 의학전문대학원을 나와 강남에서 피부 레이저 진료와 미용주사 시술을 주로 하는 일반 의원을 운영하고 있었다. 과거 종합편성채널 등 방송에도 출연했고 연예인 등에게 협찬을 자주하면서 꽤 알려진 의사였다. 이미 이선균 사건 이전에도 3년전 대마초 소지 혐의로 입건됐다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바 있다. 그가 운영한 병원은 지난해 프로포폴을 과도하게 처방한 사례가 많아 보건 당국으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다. B씨는 배우 이씨를 협박해 금품을 뜯은 혐의와 3차례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인물이다. B씨는 "모르는 해킹범이 우리 관계를 폭로하려 한다. 돈으로 막아야 할 거 같다"며 이씨가 사망하기 전 3억원을 뜯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친하게 지낸 A씨가 생일선물이라면서 필로폰 등을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24-07-15 18:16:13[파이낸셜뉴스] “여름에 걸 맞는 팝콘무비.” 고인이 된 주연배우 이선균의 부재로 8일 ‘탈출:프로젝트 사일런스’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 안 공기는 다소 무거웠다. 주지훈은 이러한 분위기를 바꾸려듯 극중 긴장을 이완시키는 자신의 캐릭터처럼 밝은 목소리로 이 영화를 "팝콘무비"라고 강조하며 “즐거움과 긴장감을 준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사일런스’의 책임연구원을 맡은 김희원은 “나로부터 (사건이) 시작되는 영화라 출연했다”며 농담 섞인 답변으로 웃음도 자아냈다. 그러다 골프선수 매니저 역 박희본이 고인에 대한 질문을 듣고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지난해 제76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된 故이선균의 유작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가 12일 개봉을 앞두고 언론에 첫 공개됐다. 이 영화는 기상 악화로 한치 앞도 구분할 수 없는 공항대교. 연쇄 추돌 사고와 폭발로 붕괴 위기에 놓인 다리 위에 사람들이 고립되는 한편 극비리에 이송 중이던 '프로젝트 사일런스'의 군사용 실험견들이 풀려나면서 또 다른 재난에 처한 생존자들이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이선균은 극중 아내와 사별하고 혼자 사춘기 딸을 키우는 청와대 안보실 행정관을 연기했다. 차기 유력 대통령 후보를 보좌하던 그는 생사를 오가는 위기를 겪으면서 재난마저도 정치적 관점에서 보던 기존 태도를 버리고 인간성과 관계를 회복하는 인물이다. 주지훈은 껄렁하고 능청스럽지만 인간적인 렉카 기사, 김희원은 겁이 많고 남 탓 하는 ‘프로젝트 사일런스’의 책임연구원 그리고 박희본은 열정적이지만 실수투성이 골프선수 매니저를 연기했다. 영화는 등장인물의 상황과 캐릭터를 빠르게 소개한 뒤 안개 낀 공항대교에서 벌어지는 100중 추돌사고를 시작으로 사고가 꼬리에 꼬리는 무는 식으로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특히 도로를 세트로 제작하고 실제 차량을 연쇄적으로 충돌시켜 찍었다는 추돌사고 장면은 아낌없는 물량공세 덕에 마치 실제상황처럼 끔찍하다. 이어 사고 수습에 투입된 헬기 폭발, 실험견들의 공격이 이어지고, 와중에 구조를 둘러싼 이해 관계로 상황은 더욱 꼬인다. 러닝타임 96분..."긴박감 높이고 과잉된 감정 정리" 이 모든 것이 안개주의보가 발현된 공항대교를 배경으로 하룻밤 사이에 벌어지는 일이라 사람들이 궁지로 몰릴수록 희망이 보이지 않는 듯 답답한 느낌마저 든다. 여기에 마치 사람의 눈을 가진 듯한 실험견의 비주얼 디자인은 어딘가 어색함을 자아내 아쉽다. 실험견 에코9의 모성애가 극중 이선균의 부성애와 닮은 꼴처럼 다뤄지기도 하는데, 작품에 깔려있는 주제가 분산된다는 느낌이 들어 좋은 선택처럼 보이진 않는다. 그나마 러닝타임이 96분으로 압축된 덕에 빠르게 나아간다. 김태곤 감독은 칸영화제 버전보다 러닝타임이 4-5분 가량 줄어든 이유로 "관객에게 좀 더 긴박감을 주고, 생존자에 대한 공감을 자아내기 위해 호흡을 더 짧게 갔다. 과잉된 감정도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후반으로 가면 영화 속 재난 풍경과 극중 이선균이 처한 상황이 현실과 겹쳐지며 묘한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짙은 안개와 어둠 그리고 아수라장이 된 도로는 마치 코로나19 이후 침체일로에 빠졌던 한국영화 산업에 드린 먹구름과 같달까. 기자간담회에서 “(요즘 트렌드 중 하나인) OTT가 아닌 극장에서 개봉하기로 한 이유가 무엇"이라는 질문이 나오기까지 했는데, 이는 영화를 만들면 극장 개봉이 당연하던 시기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물음이 아닐 수 없다. 딸을 위해 사지로 들어가는 이선균의 모습은 유난히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특히 마지막 그가 짓는 미소는 유작이 될지 몰랐던 이 영화가 유작이 된 작금의 상황에서 그가 영화팬들에게 남긴 마지막 선물처럼 다가온다. 김태곤 감독은 이선균의 노고를 묻는 질문에 “선균이 형이 이 자리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영화를 준비할 때부터 현장에서도 그렇고 대교에서 벌어지는 일이라서 모든 장치나 공간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했다. 저도 놓친 부분을 선균이형과 머리 맞대서 동선이나 캐릭터의 감정 등을 굉장히 많이 논의했다. 요소요소 하나하나마다 질문과 답을 하면서 영화 전체적인 답을 찾아갔다”고 답했다. "대본을 시간가는 줄 모르고 단숨에 읽었다"고 밝힌 김수안은 “(부녀 지간이라) 연기를 하면서 이선균 선배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제가 연기한 경민이가 날카롭고 자유분방한 캐릭터다. 제가 자유롭게 연기하도록 많이 풀어줬다. 덕분에 편안하게 촬영했다”고 돌이켰다. 또 그는 “사춘기 시절에 경민을 만났다. 경민이의 용감하고 용기있는 모습을 간접적으로나 체험하면서 많은 힘을 얻었다”고 부연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4-07-09 00:13:24[파이낸셜뉴스] 최근 전 여자친구와 스토킹 관련해서 고소를 진행하고 있는 허웅(31·KCC)이 여자친구를 고소하는 과정에서 고 이선균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 사과한다고 밝혔다. 허웅측은 A씨의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 공모가 의심되는 A씨의 지인 B씨도 함께 수사해 달라고 경찰에 요청하면서 고 이선균을 언급한 바 있다. 또한, 허웅은 고소를 하는 과정에서 네티즌들의 비난이 이어지자 결혼을 하려고 마음먹었다라고 입장을 바꿔서 더욱 많은 비난의 눈초리를 감수해야했다. 허웅의 에이전시인 키플레이어에이전시는 29일 "본 사건과 무관함에도 저희로 인해 불필요하게 언급된 고 이선균 님 및 유족, 고인을 사랑한 팬분들과 그 소속사에 사 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또한, 허웅측은 전 여친A의 주장에 대해서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허웅측은 “상대방의 주장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 정확한 입장 발표는 수사 결과가 나오면 그때 하겠다”라고 말했다. 허웅은 "사생활 폭로를 빌미로 3억원을 요구받았다"며 전 여자친구를 지난 26일 경찰에 고소했다. 허씨의 법률대리인은 "A씨가 2021년 5월 말부터 허씨의 사생활을 언론과 SNS, 소속 구단 등을 통해 폭로하겠다고 협박하며 허씨에게 3억원을 요구했다"며 고소 배경을 설명했다. A씨는 2번 인공임신중절술을 받았고 허씨와는 3년간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다 2021년 말 최종 이별했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전 여친 A측은 스포츠경향과의 인터뷰를 통해서 “2차례의 임신과 중절 수술은 모두 허웅의 주도로 이뤄졌다. 첫 번째 중절 수술은 임신 22주차에 원주의 병원에서 이뤄졌으며 2번째 임신은 원치 않는 성관계를 통해 임신하게 되었다. 나는 돈을 요구한 적이 없으며, 3억은 허웅이 첫 임신중절을 하면서 언급한 금액이다. 나는 마약을 한 적이 없다. 그런데 허웅의 가족은 나를 마약사범으로 몰았다”라고 반박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6-29 18:09:43[파이낸셜뉴스]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를 받다 숨진 배우 이선균씨(48)의 수사 정보를 최초로 유출한 의혹을 받는 검찰 수사관이 구속을 피했다. 수원지법 손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5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받는 인천지검 소속 수사관 A씨에 대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사전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기각 사유에 대해 "피의자가 혐의 사실을 대체로 인정하고, 도주 우려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없다"며 "중요 증거도 충실히 수집됐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A씨는 앞으로도 불구속 상태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A씨는 이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평소 알고 지내던 한 언론사 기자에게 알려준 혐의를 받는다. 경찰 수사를 받던 이씨는 3차 소환조사 나흘 뒤인 지난해 12월 27일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씨가 숨지기 전 비공개 조사를 경찰에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포토라인에 섰던 사실이 알려지며 과도한 수사 정보 유출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4-06-05 20:23:27[파이낸셜뉴스] 경찰이 마약류 투약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숨진 배우 고(故) 이선균씨의 수사 정보를 최초로 유출한 의혹을 받는 검찰 수사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3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달 30일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인천지검 소속 수사관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이씨가 마약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는 내용의 정보를 평소 알고 지내던 경기신문 기자에게 알려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경기신문은 지난해 10월 19일 '톱스타 L씨, 마약 혐의로 내사 중'이라는 제목의 기사로 이 사건을 단독 보도한 바 있다. 경찰은 경기신문이 이씨 사건을 최초 보도한 경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A씨의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해왔다. 경찰 관계자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이번주 중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2024-06-03 18:5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