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다시 태어나도 바둑 프로기사를 꼭 할 것 같다고 긍정적으로 얘기했다. 하지만 인공지능(AI) 알파고가 나온 뒤로는 생각이 달라졌다. 다시 태어나면 바둑은 취미로 즐기고 AI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구글은 19일 공개된 'AI 시대의 서막을 알렸던 이세돌 vs 알파고, 그 후 이야기'라는 제목의 인터뷰 영상을 통해 이세돌 9단과 AI로 인한 그의 삶의 변화, 그리고 AI가 가져올 미래 변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난 2016년 3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은 전 세계 이목을 끈 세기의 대결이었다. 결과는 4대1 알파고의 승리로 끝났다. 그럼에도 이세돌 프로는 '인류를 지킨 한 판' '신의 한 수'의 주인공이 됐다고 구글은 평가했다. 이세돌 프로는 당시 알파고와의 대결에 대해 "당연히 이길 것이라 생각했다. 대국을 좀 쉽게 생각한 부분도 있다. 그런데 막상 보니 승부 호흡도 없고 고민도 하지 않고 (알파고가) 바로 수를 두는 모습을 보니, 정말 벽에다 테니스 공을 치는 느낌이었다"고 털어놨다. 이 프로는 "기보는 알파고 출시 전후로 완전히 달라졌다. 과거의 기보는 이제 바둑의 역사를 학습하는 용도 외에는 특별한 가치가 없어졌다"며 '기보는 AI가 나온 이후 마치 답안지를 보고 정답을 맞추는 것 같아서 예술성이 퇴색된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아쉬워했다. 알파고와의 대결 이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한 AI 기술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털어놨다. 공공선을 위한 AI 개발이 핵심 원칙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이 프로는 "제대로 준비가 안돼 있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더욱 속도 조절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제대로 준비해서 기술을 발전시켜야만 인간에게 유익하고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 우리가 살아갈 세상에서는 AI가 너무 필요하기 때문에 속도를 조절하고 확실한 원칙을 가지고 윤리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24-03-19 18:17:08[파이낸셜뉴스] “예전에는 다시 태어나도 바둑 프로기사를 꼭 할 것 같다고 긍정적으로 얘기했다. 하지만 인공지능(AI) 알파고가 나온 뒤로는 생각이 달라졌다. 다시 태어나면 바둑은 취미로 즐기고 AI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구글은 19일 공개된 'AI 시대의 서막을 알렸던 이세돌 vs 알파고, 그 후 이야기'라는 제목의 인터뷰 영상을 통해 이세돌 9단과 AI로 인한 그의 삶의 변화, 그리고 AI가 가져올 미래 변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난 2016년 3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은 전 세계 이목을 끈 세기의 대결이었다. 결과는 4대1 알파고의 승리로 끝났다. 그럼에도 이세돌 프로는 ‘인류를 지킨 한 판’ ‘신의 한 수’의 주인공이 됐다고 구글은 평가했다. 이세돌 프로는 당시 알파고와의 대결에 대해 "당연히 이길 것이라 생각했다. 대국을 좀 쉽게 생각한 부분도 있다. 그런데 막상 보니 승부 호흡도 없고 고민도 하지 않고 (알파고가) 바로 수를 두는 모습을 보니, 정말 벽에다 테니스 공을 치는 느낌이었다"고 털어놨다. 이 프로는 "기보는 알파고 출시 전후로 완전히 달라졌다. 과거의 기보는 이제 바둑의 역사를 학습하는 용도 외에는 특별한 가치가 없어졌다"며 '기보는 AI가 나온 이후 마치 답안지를 보고 정답을 맞추는 것 같아서 예술성이 퇴색된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아쉬워했다. 알파고와의 대결 이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한 AI 기술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털어놨다. 공공선을 위한 AI 개발이 핵심 원칙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이 프로는 "제대로 준비가 안돼 있을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더욱 속도 조절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제대로 준비해서 기술을 발전시켜야만 인간에게 유익하고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 우리가 살아갈 세상에서는 AI가 너무 필요하기 때문에 속도를 조절하고 확실한 원칙을 가지고 윤리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만 AI를 벌써부터 두려워하는 시각으로 바라봐서는 안된다. 인간이 두려움을 느끼던 느끼지 않던 기술은 계속 발전해 나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조절이다. 기술이 너무 앞서 나가지 않도록 준비 한다면 기술이 부정적 방향으로 발전할 일은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는 AI 기술이 없는 미래를 상상할 수도 없을 뿐더러 이 방향으로 발전이 없다면 인류는 굉장히 암울한 미래를 맞이할 것 같다. 당장 AI에 공포를 가질 필요는 없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2024-03-19 10:05:58국내 트위치 1위 스트리머인 ‘우왁굳’이 트위치의 국내 서비스 종료에 따라 ‘아프리카TV’에서 방송을 이어간다고 선언했다. 7일 인터넷 방송 업계에 따르면 ‘우왁굳’은 지난 5일 자신의 방송에서 “우왁굳과 이세돌(이세계 아이돌), 왁타버스는 이제 트위치에서 아프리카로 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내 1세대 인터넷 방송인인 우왁굳은 ‘페이커’ 이상혁(T1)을 제외하면 국내 최초로 트위치 팔로워 100만명을 돌파한 국내 1위 트위치 스트리머다. 우왁굳은 사람이 직접 출연하는 대신 표정과 행동을 따라하는 가상의 아바타를 내세워 시청자와 소통하는 ‘버추얼 유튜버’(버튜버)의 선두 주자다. 유튜브 채널만 구독자가 160만명을 넘는 우왁굳은 버튜버로 구성된 6인조 가상 걸그룹 ‘이세계 아이돌’을 기획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 왁타버스는 우왁굳이 기획하고 운영 중인 왁타버스 고정 멤버, 이세계아이돌이 속한 세계관이자 채널명이다. 우왁굳은 “2월에 (아프리카TV에) 가는 걸로 생각해주면 되겠다. 어차피 가게 될 거라면 조금이라도 빨리 얘기하고, 다른 분들도 조금이라도 많이 갔으면 좋겠으니까 빨리 발표한 것”이라며 “여러 가지를 많이 고려했는데 많은 시청자분들이 아프리카를 원하시더라.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아프리카 가자는데 내가 어떻게 하겠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세돌은 1월에는 공식 휴가 기간을 10일 정도 갖고 2월에 아프리카로 이적하는 그림”이라며 “이세돌 4집 공개는 아직 멀었는데 올해는 나올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우왁굳이 아프리카TV로 이동을 선언하면서 다른 스트리머들에게도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침착맨(이말년)’ 이병건씨는 아프리카, 네이버 치지직을 놓고 꾸준히 실험을 하고 있어 그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4-01-07 14:16:41[파이낸셜뉴스] 인기 버추얼 걸그룹을 소재로 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웹툰 ‘마법소녀 이세계아이돌‘ 단행본이 펀딩 플랫폼 텀블벅에서 모금액 30억원을 돌파하면서 역대 텀블벅 크라우드 펀딩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8일 시작된 웹툰 ‘마법소녀 이세계아이돌’ 단행본 텀블벅 펀딩이 당초 펀딩 목표금 2000만원을 훌쩍 넘긴 30억원을 돌파했다고 3일 밝혔다. 이로써 약 26억 3000만원을 최종 모금한 ‘달빛천사’ OST 기록을 넘기며 역대 펀딩 1위 자리에 올랐다. 유명 스트리머인 ‘우왁굳’의 기획으로 탄생한 6인조 버추얼 걸그룹 이세계아이돌은 2021년 싱글 1집 리와인드 발표와 동시에 1020 세대를 중심으로 커다란 팬덤을 모은 그룹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마법소녀 이세계아이돌’ 단행본 펀딩을 향한 뜨거운 열기는 그룹이세돌과 웹툰을 향한 큰 인기를 보여주는 사례인 동시에 경계가 없는 지식재산권(IP)의 힘과 팬덤의 열정을 보여주는 케이스”라며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국내외 IP 팬덤 산업을 견인하는 주체로서 앞으로도 다양한 엔터테인먼트를 발굴하고 독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2024-01-03 09:09:03[파이낸셜뉴스] IBK투자증권은 매크로(거시경제) 관점에서 반도체 업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현재 반도체 주가를 둘러싼 증시 환경이 7년 전과 유사하다는 분석이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31일 "지금 현재 반도체 주가를 둘러싼 증시 환경은 7년 전인 2016년 3월과 유사해 보이는 측면이 있다"며 "2015년 말 첫 금리 인상이 실제 단행되고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긴축 및 달러 강세 우려가 완화되기 시작했고 그 즈음인 2016년 3월 이세돌 바둑 기사와 구글의 알파고 바둑 대회가 개최됐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구글의 알파고가 이세돌 바둑 기사에 승리하며 상당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고 그때부터 4차 산업혁명이 주식 시장에 본격 대두되기 시작했다. 당시를 바닥으로 반도체 수요 확대 기대감, 데이터 센터 서버 수요 증가 기대감 등으로 삼성전자 주가의 랠리가 시작됐고 같은 해 5월부터 SK하이닉스 주가가 다음 해까지 초강세를 보인 바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면도 챗GPT가 시장의 화두로 대두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과거와 비슷하다는 지적이다. 마이크로소프트를 시작으로 여타 빅테크들의 오픈AI(인공지능) 제품 출시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관련 반도체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변 연구원은 "이번주 마이크론 실적 발표 후 주가 급등은 주로 추가 감산 이슈에 기인된다고 보여지나 가이던스를 통해 데이터센터 및 AI 관련 반도체 수요 확대 가능성도 언급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반도체가 자동차나 2차전지 대비 메리트가 부각되는 시점이라는 판단이다. 그는 "자동차 수출은 전년 대비 수출 증가율이 50%에 육박하면서 하반기 피크 아웃 리스크가 점차 부각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반면 반도체 수출 증가율은 경험적 하단에 있다"고 설명했다. 또 "주가 측면에서는 2차전지 테마지수 대비해서도 반도체지수는 연초 이후 약 50%이상을 언더퍼폼하고 있다. 13주 등락률 갭이 마이너스(-)50%를 하회하면서 경험적 평균 저점에 근접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밖에도 수출 및 실적, 주가 바닥 기대감 등이 작용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변 연구원은 "2·4분기 수출 및 반도체 수출이 바닥을 통과하는 상황이 올 경우 실적 바닥 통과 가능성도 연동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1·4분기 실적 발표는 약 4조원 전후의 적자로 매우 부진할 전망이지만 2·4분기는 하반기를 선반영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하반기 적자폭 축소 시작 기대감이 오히려 부각될 것"으로 내다봤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2023-03-31 08:31:28[파이낸셜뉴스] 지난 2016년 3월 13일 열린 이세돌 9단과 AI(인공지능) 알파고의 역사적인 제 4대국을 NFT(대체 불가 토큰)로 간직할 수 있게 됐다. 블록체인 스타트업 22세기미디어(대표이사 유신재)는 바둑기사 이세돌 9단이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 알파고를 꺾은 역사적 대국을 NFT로 발행해 경매에 부친다고 11일 밝혔다. 이세돌 9단이 이번에 발행한 NFT는 알파고와의 네 번째 대국 당시 바둑판 위에 흑돌과 백돌이 차례대로 놓이는 모습과 '신의 한수'로 평가받는 백 78수가 표시된 기보를 배경으로 촬영한 이세돌 9단의 사진과 서명이 담긴 동영상 파일을 기초로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발행됐다. 지난 2016년 3월13일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챌리지 제4 국에서 백을 잡은 이세돌 9단은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를 상대로 180수 만에 불계승을 거뒀다. 이는 알파고가 인간을 상대로 둔 74차례의 공식 대국 가운데 인간이 승리를 거둔 처음이자 마지막 대국이다. 인공지능을 상대로 한 이세돌 9단의 위대한 승리로 아직까지도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이 대국에서 이세돌 9단의 승리를 결정지은 백 78수는 신의 한 수라는 찬사를 받아왔다. 이번 이세돌 9단의 NFT 경매는 11일 오전 10시부터 18일 오전 10시까지 세계 최대 NFT 경매사이트인 오픈씨(opensea.io)에서 진행될 예정으로 경매참여를 원하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이세돌 9단은 "기념하고 싶은 무엇인가를 블록체인을 이용해서 디지털의 형태로 실체를 만들어 소유할 수 있게 한다는 NFT의 개념이 참 재미있고 이번 NFT 발행이 바둑계 뿐만 아니라 우리 시대에 재미난 하나의 사건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1-05-11 10:07:38[파이낸셜뉴스] 이세돌 9단이 은퇴 전 불공정하다고 주장한 프로바둑 정관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15일 공정위 등에 따르면 공정위 서울사무소는 지난달 28일 한국기원과 기사회가 한국기원 대회엔 기사회 소속 기사만 참가할 수 있게 한 행위에 대해 무혐의 처리했다는 공문을 보냈다. 앞서 이 9단은 2016년 5월 기사회가 탈퇴 회원은 한국기원 대회에 참가할 수 없게 하고, 회원의 대국 수입에서 본인 동의없이 3~15%를 일률 공제해 적립금을 모으는 정관 조항이 부당하다며 기사회를 탈퇴했다. 공정위는 "프로스포츠에서 경기 조직자가 참가자의 선정이나 수익 배분 등에 개입·제한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기원을 각종 대회와 경기를 주관하고 프로기사를 관리하는 '경기 조직자'로 판단한 것이다. 특히 기사회 탈퇴를 막은 정관에 대해 공정위는 "구단이 있는 프로스포츠에서도 자율적으로 정한 참여자격 제한이나 팀별 선수의 인원수 제한 등이 있는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선수 선발과 관련한 제한은 다소 반경쟁적이라도 허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기사회의 대회 상금 공제 또한 국내뿐 아닌 해외 프로스포츠계에서도 이어져온 관행이라고 봤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2021-02-15 15:44:40[파이낸셜뉴스] 이세돌 9단은 인류 중 유일하게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에 1승을 거뒀다. 100수 이상을 내다보는 ‘수읽기’ 능력 때문이었다. 부동산 에이전트 업계의 ‘이세돌’로 불리는 존스랑라살(JLL)코리아 캐피탈마켓부도 이와 비슷한 능력을 보여준다. 딜(거래)의 세계에서 이면의 역학관계까지 읽는 ‘눈’이다. 마케팅 자료를 잘 만들어 잠재 매수인들의 니즈를 사로잡는 것이 99%라면, 이 ‘눈’은 딜을 완성시키는 1%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다. ■가격 외 니즈를 읽는 ‘눈’..매입·매각 넘어 임대차 등 ‘원스톱 서비스’ 지난해 서울 중심업무지구 내 최고가를 기록한 스테이트 남산 딜은 캐피탈마켓부의 특별한 ‘눈’의 능력이 작용했다. 기존 소유주는 중동 최대 국부펀드 ‘아부다비투자청(ADIA)’ 였는데, 가격 외 니즈(Needs)를 읽었다. 운용자가 공무원인 만큼, 딜을 순탄하게 끝낼 수 있는 원매자에 대한 선호다. 장재훈 JLL코리아 대표는 “수많은 원매자들이 몰렸지만, 5886억원에 산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최고가격이 아니였다”며 “중동 국부펀드는 딜이 중간에 깨지는 것을 터부시여기는 경향이 있다. 이를 반영해 안정적인 원매자를 찾아줬을 뿐만 아니라, 3.3㎡ 당 2900만원을 상회하며 서울 중심업무지구 내 최고가를 기록하는 성과도 냈다”고 밝혔다. 센터포인트 서초(옛 국제전자센터)도 이면의 역학관계를 읽어 매각에 성공했다. 마스턴투자운용은 이 건물을 2013년 인수했지만, 2015년부터 매각이 연이어 불발됐다. 시장에서 쳐다보지 않는 건물로 평가를 받았다. 몰과 오피스가 결합된 복합시설로, 몰을 개인들에게 분양해 오피스의 가치를 높이기 어려웠다. 이기훈 상무는 경쟁입찰보다 투자자들을 1대1로 찾는 방식으로 접근했다. 당시 투자 압박을 받고 있던 증권사들을 타깃 원매자로 삼았다. 결국 가장 높은 가격 및 클로징(거래종료)이 검증된 유진투자증권에 매각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셀다운(총액인수 후 매각)을 통해 케이리츠앤파트너스에 매각했다. 강남 N타워는 100% 공실였던 개발 물건을 4860억원이라는 좋은 가격에 매각을 성사시킨 사례다. 글로벌 회사의 임대차 계약을 직접 관리해주는 임차대행팀의 서비스를 거래에 활용한 결과다. 글로벌 게임회사, 국내 유수 금융기관, 제약회사의 임대차 계약을 이뤄냈다. 그 결과 KB부동산신탁이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와 손잡고 리츠를 통해 인수했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 매각도 JLL 호텔 및 호스피탈리티 부문과 협업을 통해 이뤄냈다. 호텔은 오피스와 달리 운영 측면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정정우 이사는 “하얏트의 장기적인 호텔 위탁운영 계약을 통해 그랜드 하얏트 브랜드로 계속 운영되는 만큼 호텔에 대한 이해도가 중요했다”며 “매각 업무 개시 후 최종 매각까지 1년여 시간동안 충분한 설명으로 신뢰를 얻었다”고 털어놨다. T타워(옛 LG유플러스빌딩) 매각도 임대 및 자산관리팀과 협업했다. 지난해 3월 싱가포르계 케펠자산운용은 리츠를 통해 2526억원에 T타워를 인수했다. 한국에서 첫 부동산 매입사례다. 한국에서 운영에 대한 노하우가 없었던 만큼 캐피탈마켓팀은 임대 및 자산 관련 솔루션을 제시했다. ■중소 부동산 등 매입·매각 형태 다양화..펀드 자문은 글로벌 IB와 경쟁 JLL코리아 캐피탈마켓부가 수행한 자산거래 규모(딜 클로징 기준)는 2018년 1조6000원대에서 2019년 3조1000억원대로 2배나 늘었다. 국내 부동산서비스 회사 중 선두위치다. 왠만한 랜드마크 딜들은 JLL코리아가 에이전트로 활약한다는 의미다. 그런 만큼 장 대표의 올해 목표는 계속해서 매입매각 분야에서 선두를 차지하는 동시에 중소 부동산 등 매입·매각 형태의 다양화다. 대기업 위주에서 중소 및 중견기업으로, 오피스 위주에서 물류센터 등 자산 다각화다. 장 대표는 “대형 오피스는 권역에만 있는 만큼, 지역 중소형 물건인 상가, 중견기업 건물, 공장이 앞으로 주력 대상이다. 시장규모도 몇백조원에 이를 것”이라며 “2000년 4월 설립 후 방대한 데이터가 축적돼 있는 만큼, 비슷한 도시의 임대수준 등 사례를 통해 협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KB증권의 창원·부평·부천의 사옥 매각은 지방 네트워크를 통해 매각에 성공했다. 김수옥 부장은 KB증권의 에이전트로 매수인을 빠르게 찾아 매각을 3개월 만에 끝냈다. 김 부장은 “2008년부터 SC제일은행 지점 30여개 이상을 매각하면서 전국 각 지역의 자산가들과 형성한 부동산 네트워크가 딜 성사에 도움을 줬다”며 “개인들이 가지고 있는 1000억원 이하 물건 매입·매각 중개에 관심이 많다. 한 필지에 증여·상속자가 28명이나 있었던 부지도 합의서를 받아내고, 관심있는 매수자를 찾아 매각을 성사시킨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KT&G가 2017년 개발부지 목적으로 매입한 2380.7㎡ 규모 ‘서울 상봉동 주차장 부지’ 거래는 JLL코리아의 오피스 중심 자문을 다각화하는데 기여했다. 당시 이 부지는 몇시간 단위로 가격이 오르고 당일과 차일 계약자가 수시로 바뀌었다. 중소형 부동산 투자 자산자문팀의 김명식 이사는 하루 단위로 토지주와 밀접하게 접촉해 설득했다. KT&G와 협력을 이끌어냈고 결국 매수에 성공했다. 김 이사는 “지방자산은 각 기업들이 상당하게 보유하고 있지만, 체계적 관리보다 지역 부동산에 의존하는 편이다. 중견법인, 회사들이 부동산을 부수적인 사업으로 생각하고 있는 데 기인한다”며 “그러다보니 지역 부동산에서 투명성, 윤리적인 문제가 다수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역 물건에 찾아가는 방식으로, 종합 부동산서비스 회사의 노하우를 풀려고 한다”며 “자산 유동화가 느리고, 노후화된 자산을 밸류애드(가치상승) 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펀드 자문은 글로벌 투자은행(IB)이 경쟁 상대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12개 펀드의 자금을 유치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7개 펀드의 자금 유치를 돕고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펀드 자문 업무를 총괄하는 한영희 상무는 “AIG에셋매니지먼트는 2조원 규모로 펀드를 조성해 미국에 있는 자산에 투자하려고 한다. 앵커(핵심) 투자자를 찾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보야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도 대출 투자 관련 개방형 펀드의 자금을 모집하고 있다”며 “조직을 좀더 키워 다른 IB처럼 여러 방면에서 자문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0-03-10 10:59:30올해 게임업계는 열탕과 냉탕을 오갔다. 새해 꼭두부터 게임업계 맏형 넥슨의 매각소식이 전달된 데 이어 게임 질병코드 도입 문제로 업계가 술렁였다.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에 친 게임인사 장관이 취임하면서 업계에 드리워진 무거운 짐이 조금이나마 덜어졌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PC 온라인 게임 결제한도 규제를 완화하는 등 업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2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올 초 넥슨 매각 불발부터 최근 NHN 바둑 인공지능(AI) '한돌'과 이세돌 9단과의 은퇴대국 등 올해 한해에도 게임업계는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지난 1월 넥슨 설립자인 김정주 NXC 대표는 본인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 지분 전량(98.64%)을 시장에 내놨다. 이후 반년 가량 매각 작업이 진행 되다 결국 불발됐지만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더이상 게임산업의 미래는 없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넥슨이 매물로 나온 충격에서 가시기도 전에 게임 업계에는 카운터 펀치가 날아들었다. 지난 5월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ICD-11)에 게임이용장애가 질병코드로 지정된 것. 이에 각국 보건당국은 2022년부터 질병 관련 보건 통계를 작성해 발표하게 되며 예방과 치료를 위한 예산을 배정해야 한다. 한국게임학회, 한국게임산업협회 등 관련 협단체들은 게임질병 코드 반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를 출범해 반대 운동을 본격화 하기도 했다. 주무부처인 문체부와 보건복지부가 갈등 양상을 보이자 이낙연 국무총리의 지시로 구성된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관련 민관협의체가 지난 7월부터 활동하고 있다. 현재까지 네 차례의 회의를 개최한 민관협의체는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국내 도입에 찬성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의 의견을 모두 수렴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내년에도 계속된다. 민관협의체는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 결정에 대한 과학적 검토 및 게임이용장애 국내 실태조사 등 연구용역을 추진해 합리적 해결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게임업계에는 훈풍도 돌았다. 지난 6월 성인 PC 온라인게임 월 50만 원 결제 한도가 폐지됐다. 박 장관의 친 게임 행보도 주목된다. 박 장관은 지난달 '2019 대한민국 게임대상'과 '지스타 2019'에 참석했다. 문체부 장관이 참석한 것은 4년만이다. 향후 정부의 규제 완화와 게임 유저를 위한 정책 등이 기대되는 모습이다. 한 해의 마무리는 NHN의 바둑 AI 한돌이 책임졌다. 한돌은 이세돌 9단의 은퇴대국을 멋지게 장식했다는 평가다. 국산 AI 바둑으로 가장 뛰어난 기량을 자랑하는 한돌은 2017년 12월 NHN이 처음 선보였다. 1999년부터 '한게임 바둑'을 서비스하며 축적해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발됐다. 2017년 공개 당시 버전 1.0이었으나 이후 인간 기보 없이 자가 대국으로 기력을 향상시켜 3.0 버전까지 업그레이드됐다. 한돌은 지난 1월 신민준·이동훈·신진서 등 인간 9단과 릴레이 대국을 펼쳐 전승을 기록했을 정도로 실력이 있지만 텐센트가 개발한 중국 AI 바둑 '절예'와 비교 되면서 국내 AI 프로그램 개발의 필요성이 숙제로 남았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2019-12-24 17:22:05죽다 살아났다고 말할 만한 일이 있다. 대학 졸업하고 1년 동안 외국을 돌아다녔다. 혼자 여행하는 것은 괜찮았는데 혼자 아픈 건 힘들었다. 페루에서 소매치기를 당하고 홧김에 먹은 치킨이 문제였다. 덥고 습한 해변도시에서 식중독으로 몸이 덜덜 떨렸다. 아무도 없는 방에서 이를 딱딱 마주치며 웅크렸다. 눈물이 절로 흘렀다. 너무 아파서, 너무 외로워서. 4일 동안 앓아누워 우울했다. 사람 목소리가 듣고 싶었다. 누구라도 좋으니 위로받고 싶었다. 서러움이 복받쳐 친구에게 전화하려고 스마트폰을 켰다. 이세돌과 구글 바둑 인공지능(AI)인 알파고 제2국 생중계가 펼쳐졌다. 이세돌은 바둑판만 보았다. 이따금 미간을 찡그렸다. 수 싸움에 불리하다, 승부를 건다는 말들이 오갔다.지구 반대편에서 이세돌을 응원했다. 인간 대표로 오른 그가 나처럼 외로워 보여서 그랬다. 구토와 설사를 반복하면서. 어지러워 눈을 감고 바둑판에 바둑알이 탁 오르는 소리를 들으면서. 그가 두는 바둑은 어떤 위안이었다. 혼자서 한 수 한 수 최선을 다하는 모습. 어쩐지 식중독이 나을 것 같은 심정이었다. 이 정도 아픔은 견뎌야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지난주 이세돌이 은퇴했다. 그는 마지막 대국 상대로 NHN 바둑 AI 한돌을 택했다. 1승 2패로 마무리됐다. 결과와 상관없이 감동적이었다. 그는 승부에 앞서 "제 바둑을 두겠다"고 했다. 그 말은 꼭 '지지 않겠다'는 말처럼 들렸다. 마지막 승부에서 반드시 AI를 이기겠다는 말과는 결이 달랐다.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소설가 김연수는 '지지 않는다는 말'에서 "내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건 지지 않는다는 말이 반드시 이긴다는 걸 뜻하는 것만은 아니라는 깨달음이었다"고 썼다. 이긴다는 말은 상대방을 누른다는 뜻에 가깝게 느껴진다. 반면 지지 않겠다는 말은 자신에게 달려 있는 감정 같다. 이번 대국에서 한돌 실시간 승률 그래프는 계속 움직였다. AI는 승부를 확률로 인식하지만 이세돌은 달랐다. 때로 인간은 기계와 달리 스스로에게 지지 않기 위해 싸우는 것 같다. 그래서 이세돌 어록이 자꾸만 생각난다. "자신이 없어요. 질 자신이." 다시 말해 지지 않을 자신(自信)이 있다는 말. junjun@fnnews.com 최용준 산업2부
2019-12-23 16:39: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