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과 10월에 이란 군사 시설을 장거리 타격했던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무기 시설 공습을 준비 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관계자들은 이스라엘이 이란과 미국의 비핵화 협상을 지켜보고 있다며, 만약 이란이 협상 이후 핵무기 개발 능력을 유지할 경우 이스라엘이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나쁜 협상"하면 독자행동미국 CNN은 20일(현지시간) 미국 정보 당국 관계자들을 이용해 이스라엘군의 최근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고 보도했다. 2명의 관계자들은 이스라엘 공군의 탄약 이동과 훈련 완료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다른 익명의 관계자는 "최근 몇 개월 동안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무기 관련 시설을 공습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이란과 비핵화 협상에서 이란의 우라늄 농축 능력을 전부 제거하지 않을 경우 이스라엘의 공습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관계자들은 이스라엘이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다며 미국이 이스라엘의 공습 계획에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CNN은 이스라엘의 움직임이 이란을 정치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조치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익명의 이스라엘 관계자는 미국이 이란과 "나쁜 협상"을 할 경우 이란이 자체적으로 군사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언급했다. 직선거리로 1789km 떨어진 이스라엘과 이란은 중동 정세를 두고 수십 년 동안 원수지간이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를 비롯해 이스라엘 주변 무장 조직을 지원하는 이란은 이스라엘이 2023년 이후 하마스 등 친(親)이란 조직들과 전면전에 들어가자, 지난해 이스라엘과 직접 미사일을 주고받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특히 이란의 핵무기 보유에 매우 민감하다. 앞서 미국 등 6개국과 이란은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체결하고 이란이 핵무기를 포기하면 경제 제재를 풀기로 했다. 그러나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기였던 2018년에 핵합의가 이란을 제대로 막지 못한다며 일방적으로 핵합의를 탈퇴하고 경제 제재를 복원했다. 지난해 7월 당선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온건 개혁파 성향으로 미국과 핵합의 복원을 비롯해 서방과 관계 개선을 추구하고 있다. 지난 1월 재집권한 트럼프는 3월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에게 서한을 보내 2개월의 시한을 제시하면서 핵 협상을 제안했다. 이에 양측은 11일까지 4차례에 걸쳐 고위급 비핵화 협상을 진행했으며 이달 안에 유럽에서 5차 협상을 준비하고 있다. ■공습 여부, 美·이란 협상에 달려현재 미국과 이란의 의견이 극명하게 갈리는 지점은 우라늄 농축 여부다. 천연 우라늄을 가공해 '우라늄-235'의 농도를 90% 이상으로 높이면 핵폭탄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 이란은 유엔의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지적하며 민간 목적의 우라늄 농축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미국의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는 18일 인터뷰에서 "우리에게는 매우 분명한 레드라인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우라늄) 농축"이라며 "단 1%의 농축 능력도 허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CNN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무력화하려면 미국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산속 지하에 건설된 이란의 핵시설을 미사일이나 장거리 공습으로 파괴하려면 벙커버스터를 비롯한 미국의 고관통 폭탄 혹은 미국 공군의 장거리 공중 급유 등이 필요하다. 미국 전직 고위 정보요원인 조너선 파니코프는 CNN에 "결국 이스라엘의 결정은 미국 정부가 어떤 결정과 행동을 하는지, 트럼프가 이란과 어떤 합의를 하는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최소한 미국의 암묵적 승인 없이 관계 파탄의 위험을 감수하고 공습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지난달 초에 중동 지역 미군을 총괄 지휘하는 중부사령부의 마이클 에릭 쿠릴라 사령관을 이스라엘에 보내 핵시설 공습 계획을 보류하라고 압박했다. CNN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실제로 공격해 중동의 긴장이 올라갈 경우 국제 경제가 출렁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국제 유가는 20일 CNN 보도 직후 한때 3% 가까이 급등했다. 한편 이란의 하메네이는 20일 발표에서 미국과 협상에 대해 "결론에 도달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종원 기자
2025-05-21 18:11:12[파이낸셜뉴스] 지난해 4월과 10월에 이란 군사 시설을 장거리 타격했던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무기 시설 공습을 준비 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관계자들은 이스라엘이 이란과 미국의 비핵화 협상을 지켜보고 있다며, 만약 이란이 협상 이후 핵무기 개발 능력을 유지할 경우 이스라엘이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美가 "나쁜 협상" 하면 독자 행동미국 CNN은 20일(현지시간) 미국 정보 당국 관계자들을 이용해 이스라엘군의 최근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고 보도했다. 2명의 관계자들은 이스라엘 공군의 탄약 이동과 훈련 완료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다른 익명의 관계자는 “최근 몇 개월 동안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무기 관련 시설을 공습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이란과 비핵화 협상에서 이란의 우라늄 농축 능력을 전부 제거하지 않을 경우 이스라엘의 공습 가능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관계자들은 이스라엘이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다며 미국이 이스라엘의 공습 계획에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CNN은 이스라엘의 움직임이 이란을 정치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조치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익명의 이스라엘 관계자는 미국이 이란과 “나쁜 협상”을 할 경우 이란이 자체적으로 군사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언급했다. 직선거리로 1789km 떨어진 이스라엘과 이란은 중동 정세를 두고 수십 년 동안 원수지간이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를 비롯해 이스라엘 주변 무장 조직을 지원하는 이란은 이스라엘이 2023년 이후 하마스 등 친(親)이란 조직들과 전면전에 들어가자, 지난해 이스라엘과 직접 미사일을 주고받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특히 이란의 핵무기 보유에 매우 민감하다. 앞서 미국 등 6개국과 이란은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체결하고 이란이 핵무기를 포기하면 경제 제재를 풀기로 했다. 그러나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기였던 2018년에 핵합의가 이란을 제대로 막지 못한다며 일방적으로 핵합의를 탈퇴하고 경제 제재를 복원했다. 지난해 7월 당선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온건 개혁파 성향으로 미국과 핵합의 복원을 비롯해 서방과 관계 개선을 추구하고 있다. 지난 1월 재집권한 트럼프는 3월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에게 서한을 보내 2개월의 시한을 제시하면서 핵 협상을 제안했다. 이에 양측은 11일까지 4차례에 걸쳐 고위급 비핵화 협상을 진행했으며 이달 안에 유럽에서 5차 협상을 준비하고 있다. 공습 여부는 美·이란 협상 내용에 달려현재 미국과 이란의 의견이 극명하게 갈리는 지점은 우라늄 농축 여부다. 천연 우라늄을 가공해 '우라늄-235'의 농도를 90% 이상으로 높이면 핵폭탄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 이란은 유엔의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지적하며 민간 목적의 우라늄 농축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미국의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는 18일 인터뷰에서 "우리에게는 매우 분명한 레드라인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우라늄) 농축"이라며 "단 1%의 농축 능력도 허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CNN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무력화하려면 미국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산속 지하에 건설된 이란의 핵시설을 미사일이나 장거리 공습으로 파괴하려면 벙커버스터를 비롯한 미국의 고관통 폭탄 혹은 미국 공군의 장거리 공중 급유 등이 필요하다. 미국 전직 고위 정보요원인 조너선 파니코프는 CNN에 "결국 이스라엘의 결정은 미국 정부가 어떤 결정과 행동을 하는지, 트럼프가 이란과 어떤 합의를 하는지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최소한 미국의 암묵적 승인 없이 관계 파탄의 위험을 감수하고 공습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지난달 초에 중동 지역 미군을 총괄 지휘하는 중부사령부의 마이클 에릭 쿠릴라 사령관을 이스라엘에 보내 핵시설 공습 계획을 보류하라고 압박했다. CNN은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을 실제로 공격해 중동의 긴장이 올라갈 경우 국제 경제가 출렁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국제 유가는 20일 CNN 보도 직후 한때 3% 가까이 급등했다. 한편 이란의 하메네이는 20일 발표에서 미국과 협상에 대해 "결론에 도달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우라늄 농축 금지 요구에 대해 "큰 실수"라고 비판하며, 미국의 허가를 기다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5-05-21 10:02:03[파이낸셜뉴스] 가자지구에 대한 공세를 다시 강화하고 있는 이스라엘이 이곳을 완전히 장악하겠다는 태세를 보이고 있다. 19일(현지시간) AFP통신을 비롯한 외신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스라엘 정부가 가자지구에 대한 구호 물자를 허용하면서도 하마스가 남아있는 이스라엘 인질의 석방과 테러단체 지정 수용을 압박하기 위해 이곳 전체를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 주민 약 200만명에 대한 인도주의적 차원의 구호 허용 압박에 기아 사태를 막는다며 2개월만에 기본적인 분량의 식량 반입을 허용했다. 가자를 장악하려는 이스라엘의 계획에 서방국들도 반대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 캐나다 등 22개국 정부는 합동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의 공세 확대와 충분하지 못한 구호품 진입 허용을 규탄했다. 이 같은 성명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에게만 큰 선물을 안기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남부의 칸유니스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대피할 것을 요구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텔레그램에 올린 동영상에서 가자지구 전체에서 치열한 전투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스라엘군이 전과를 올리고 있다며 이곳을 장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군은 19일 24시간 동안 가자에서 ‘테러 목표물’ 16곳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유엔 기구들은 이번 구호 물가 반입 허용에도 식량과 식수, 연료, 의약품 등 필수 물자가 절대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여러톤 분량의 식량이 불과 몇분 거리인 국경 밖에 묶여 있어 가자지구에서 기근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극우 성향의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 벤 그비르는 소셜미디어 엑스(X)에 하마스가 억류하고 있는 이스라엘인 인질들이 인도주의적 구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가자 주민에 대한 구호품 제공 재개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AFP통신은 칸유니스의 주민의 말을 인용해 이날 이스라엘 전투기와 헬기, 주변 아파트에서 사격이 이어지는 등 지옥을 연상케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5-05-20 14:50:21[파이낸셜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와 ‘무조건’ 휴전 협상을 시작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대규모 지상 작전을 시작하며 협상을 위한 압박 강도를 높였다. 이스라엘은 동시에 미국의 압박을 의식해 11주일 만에 가자지구로 향하는 식량 공급을 허용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18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지난 하루 동안 현역과 예비군을 포함한 남부사령부 예하 병력이 ‘기드온의 전차’ 작전의 일환으로 가자지구 북부와 남부 전역에서 광범위한 지상 작전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수십 명의 테러리스트를 제거하고 테러 기반 시설을 해체했으며 현재 주요 위치에 배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NYT는 이스라엘군이 이날 5개 육군 사단을 투입했다고 밝혔으나 남부 칸 유니스, 북부 가자시티 등 가자지구 주요 거점에서 이스라엘군이 아직 포착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선공 이후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이어가고 있는 이스라엘은 지난 2월 말에 끝난 6주일짜리 1단계 휴전 이후 다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는 추가 휴전을 위한 협상이 계속 겉돌자 지난 4일에 기드온의 전차 작전을 승인했다. 이들은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해 가자지구를 실질적으로 점령한다고 예고했으며 16일부터 작전을 시작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지상 공세와 연이은 폭격 이후 17일 발표에서 이날부터 이스라엘과 휴전 협상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카타르 도하에서 협상을 시작한다며 양측 모두 어떠한 조건 없이 대화에 임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18일 작전 확대 발표 직전에 성명을 내고 도하의 협상팀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지시에 따라 “미국의 휴전안이든, 전쟁 종식의 틀 안에서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도 18일 연설에서 "군은 인질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해 이스라엘 정치 지도자들에게 유연성을 제공할 것"이라며 협상에 따라 작전을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부는 이번 협상에서 △모든 인질 석방 △가자지구 내 하마스 지도자 및 전투원 추방 △가자지구 비무장화라는 기존 요구사항을 반복하고 있다. 2023년 10월 7일에 이스라엘을 습격해 약 1200명을 살해한 하마스는 251명의 인질을 납치했고 현재 가자지구에 남은 인질은 58명이다. 이 가운데 35명은 이미 사망했다고 알려졌다. 가자지구 주민 사망자는 이스라엘의 이달 공세로 인해 18일 기준 누적 5만3339명으로 집계됐다. AFP통신 등 외신들과 접촉한 하마스 관계자들은 이스라엘이 종전 약속 없이 인질만 원한다며 대화에 진전이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스라엘은 미국 등 국제 사회의 시선을 의식해 가자지구로 향하는 식량 반입을 허용하기로 했다. 18일 이스라엘 총리실은 "군의 권고와 하마스 격퇴를 위한 격렬한 전투를 확대해야 한다는 작전상 필요에 따라, 가자에서 기아 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민들에게 '기본적인 양의 식량'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1차 휴전이 종료된 지난 3월부터 약 11주일 동안 가자지구을 봉쇄하고 식량 및 구호물자 공급을 막았다. 국제 사회에서는 가자지구 내 기근을 우려했다. 16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방문한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가자지구를 살펴보고 신경 써야 한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굶주리고 있다. 나쁜 일들이 많이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5-05-19 10:00:28[파이낸셜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정책이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특히 1기 때 이스라엘 우선 정책에서 걸프지역 부유한 산유국과 협력을 강화하면서 이스라엘은 뒷전으로 밀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의 첫 해외 순방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3개국을 선정하면서 중동에서 가장 중요한 전통적 우방인 이스라엘을 뺐다. 이스라엘의 벤냐민 네타야후 총리가 이란과 하마스 등에 강경 입장을 고수하자 트럼프가 이스라엘 패싱을 시작한 것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8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중동 정책이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분명히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트럼프가 이번 중동 순방 기간인 지난 14일 사우디아라비아 왕궁에서 시리아의 아흐메드 알샤라 임시 대통령과 만나 제재 해제를 약속했다. 이는 중동 외교에서 이스라엘을 제쳐두었다는 것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례였다. 네타야후는 트럼프 대통령의 20여년 넘은 절친으로 트럼프가 지난 2005년 1월 22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베데스다바이더시 성공회 성당에서 슬로베니아 출신 모델 멜라니아와 결혼식을 올릴 때에도 참석했었다. 알샤라는 한때 알카에다와 연루됐던 인물이지만 트럼프는 이전 정부 당시 부과됐던 제재를 해제하면서 “시리아에 위대한 기회를 주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2005년 트럼프 결혼식까지 참석했던 네타야후 이스라엘 총리 뒷전으로 밀려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알샤라를 지하디스트라고 부르며 그가 지난해 12월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을 축출한 후에도 수백 차례 시리아를 폭격한 것과 대비된다. 트럼프가 7일 예멘 후티 반군과 돌연 휴전을 선언한 것도 이스라엘을 놀라게 했다. 게다가 이스라엘을 통하지 않고 하마스와 단독으로 접촉해 가자지구에 있는 생존한 마지막 미국인 인질 에단 알렉산더를 석방했다. 트럼프가 중동 순방 기간 내내 이란 핵 시설에 대한 군사력 사용을 피할 수 있는 합의를 원한다는 의사를 거듭 천명한 것도 네타냐후의 생각과는 정반대였다. 그는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을 지원하거나 심지어 참여할 것을 고집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중동 정책에서 중심적 위치를 차지하고 네타냐후는 20년 동안 집권하며 핵심적인 역할을 했지만 이제 트럼프의 중동 정책이 크게 달라지면서 미국 외교 순위에서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전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 이타마르 라비노비치는 “트럼프의 이번 중동 순방은 관심과 인식을 주로 돈이 있는 걸프 지역으로 돌리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자 지구 전쟁 해결을 위해 네타냐후 총리와 협력하는데 대한 관심을 크게 잃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네타냐후와 하마스가 입장을 고수해 절망적인 교착 상태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시리아 공습이 아사드 정권이 남긴 무기를 파괴하는 것이라고 명분을 내세우지만 트럼프는 알샤라 임시대통령의 변화의 약속을 지지하며 그에게 절실히 필요한 경제적 생명줄을 주기 위해 제재를 해제했다. 이스라엘 배제하고 후티 반군과 휴전·하마스와 미국인 인질 석방 진행·시리아 제재 해제 이스라엘 언론들은 “백악관이 네타냐후에 대한 피로감을 드러냈다” “트럼프의 중동 순방 기간 네타냐후는 옆에서 지켜보기만 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더 이상 이스라엘을 중동의 필수불가결한 국가나 독재 정권의 바다 속의 유일한 민주주의 국가로 대하지 않는 것 같다는 분석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수교를 원하지만 가자지구 전쟁이 계속되는 한 어렵다고 보고 걸프 지역의 부유한 아랍 국가들과 사업 거래에 집중했다. 트럼프 대통령 걸프 국가 지도자와 만나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는 동안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를 맹폭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자지구의 기아 위협을 인정했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트럼프와 네타야후의 외교 정책에 큰 이견 생기며 거리 멀어져 트럼프가 이스라엘 주변 중동 국가들을 순방하는 동안 트럼프와 네타냐후의 초점이 다른 만큼 양국의 외교 정책은 거리가 생기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평가이다. 물론 미국이 이스라엘과의 전통적 관계를 포기하거나 군사적, 경제적 지원을 중단할 징후는 없다. 하지만 이번 순방에서 이스라엘, 특히 네타냐후가 미국 외교 정책에서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예루살렘으로 대사관 옮기며 유대 과시한 1기와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는 집권 1기 첫 순방으로 역시 중동을 왔을 때 미국 대사관을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한다고 발표하면서 네타냐후와의 연대를 강조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2025-05-19 08:49:35[파이낸셜뉴스]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맹폭에 이어 재점령을 위한 작전에 착수했다. DPA 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IDF)은 16일(현지시간) 밤 가자지구에 대한 중대 공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IDF는 지난 하루 동안 가자지구에서 작전 통제권을 확보하기 위해 광범위한 공격과 병력 동원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는 작전을 확대하고 인질 석방과 하마스 테러 조직 해체를 포함한 전쟁 목표 완수를 위한 준비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최근 가자지구에서 작전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가자지구를 재점령하고 영토를 유지하는 구상이 포함된 '기드온의 전차' 작전 계획을 안보 내각에서 승인한 바 있다. 이스라엘 현지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순방 이후에도 인질 석방 등에 대한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기드온의 전차 작전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해왔다.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은 안보 당국자를 인용해 최근 며칠간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강화한 것이 추가 병력 투입을 위한 준비 작업의 일환이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15일부터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 강도를 끌어올렸다. 16일까지 이틀간 이어진 맹폭으로 약 200여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부터 시작한 중동 순방 기간 가자 문제 등에 대해 강경 입장을 보여온 이스라엘을 방문지에서 제외하면서 불만을 전한 바 있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2025-05-17 11:23:02[파이낸셜뉴스] 1차 휴전 종료 이후 지난 3월부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맹공격중인 이스라엘 정부가 작전 방침을 바꿔 가자지구를 점령하겠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일단 전쟁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군대를 물리지 않겠다고 말했으나, 일부 정부 인사들은 가자지구를 완전히 합병하자고 요구했다. 가자지구에 직접 주둔, 민간인 분리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네타냐후는 5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영상 메시지를 올렸다. 그는 “우리는 지난밤 내각 회의에서 가자지구 작전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이번 조치는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의 제안이다”라고 말했다. 네타냐후는 “그는 이번 작전이 인질 구출에 도움이 된다고 믿으며 나 역시 동감한다. 우리는 구출 노력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며 어느 누구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확실히 말해 두자면 우리는 앞으로 그저 예비군을 소집하려고 가자지구에 진입했다 나오지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네타냐후는 “예비군은 가자지구에 들어가서 땅을 점령했다가 후퇴하고, 잔해 속에서 수색 작전을 한다. 이런 것을 의도한 것이 아니다. 우리의 의도는 정 반대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약 1년 6개월 동안 가자지구에서 무장단체 하마스와 전투를 이어갔다. 이스라엘 지상군은 그동안 가자지구 주요 회랑 근처의 완충 지역에 주둔하며 하마스 거점을 공격한 뒤 철수하는 방식으로 작전을 진행했다. 네타냐후의 안보 내각 각료들은 4일 밤 회의에서 ‘기드온의 전차’ 작전 계획을 만장일치로 승인하고 가자지구 작전을 확대하기로 했다. 해당 계획에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구역 일부를 계속 점령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이스라엘군의 에피 데프린 대변인은 5일 발표에서 기드온의 전차 작전에 대해 “우리는 광범위한 규모의 공격과 동시에 가자지구 인구 대부분을 이주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가자 주민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며 “공습과 테러리스트 제거 작전을 이어간다”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인구 전체를 북부를 비롯한 전투 지역에서 끌어내어 남부로 이동시킬 예정”이라며 일반인과 하마스 테러리스트를 공간적으로 분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이러한 분리 조치로 “이스라엘군이 자유롭게 작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영구 점령 가능성...트럼프 중동 순방에 주목 네타냐후는 5일 소셜미디어 연설에서 일단 전쟁 목표를 달성할 때 까지 가자지구에 주둔한다고 밝혔다. 네타냐후는 하마스의 습격 1주년을 맞은 지난해 10월 7일 연설에서 하마스 통치 타도, 모든 인질 귀환, 가자지구 내 무력 위협 제거, 이스라엘 남부 및 북부 주민 귀가가 전쟁 목표라고 강조했다. 2023년 10월 7일에 이스라엘을 습격해 약 1200명을 살해한 하마스는 251명의 인질을 납치했고 현재 가자지구에 남은 인질은 58명이다. 이 가운데 35명은 이미 사망했다고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군사 작전으로 414명의 인명을 추가로 잃었고 그 사이 약 5만2500명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사망했다. 앞서 1967년부터 2005년까지 가자지구를 점령했던 이스라엘에서는 가자지구 재점령과 관련된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다. 이스라엘의 요아브 갈란트 전 국방장관은 재직중이었던 지난 2023년에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파괴하기 위해 그 어떠한 행동도 하겠지만 가자지구에 영구적으로 머물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연립정부 내 강경파로 분류되는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은 5일 발표에서 "마침내 가자지구를 점령할 것이며 점령이라는 표현을 더는 두려워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점령한 영토에서 후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며 인질 석방 대가로도 후퇴는 없다"며 "인질을 석방하는 유일한 방법은 하마스를 제압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반면 이스라엘 야권과 인질 가족 단체들은 반발했다. 이스라엘 민주당의 야이르 골란 대표는 “가자지구 점령은 정권 유지를 위한 조치이며 이스라엘인의 피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인질·실종자가족포럼’은 성명에서 네타냐후 정부가 “인질이 아닌 영토를 택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친(親)이스라엘 행보를 걷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순방이 이스라엘의 작전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트럼프는 이달 13~16일에 걸쳐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스라엘 국방부 관계자는 순방 전까지 미국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가 제시한 휴전안에 기반한 인질석방·휴전 논의에 기회의 창을 열어둘 것이라며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작전은 강도 높게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5-05-06 14:17:15[파이낸셜뉴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 공항을 전략 미사일로 공격해 6명이 다쳤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는 후티의 미사일이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 지역에 떨어져 한때 항공기 이착륙이 금지됐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의 방공망은 여러 차례 미사일 요격 시도에도 실패한 것으로 전해져 조사 중에 있다. 미사일 접근에 이스라엘 중부에는 사이렌이 울렸으며 휴대폰으로 경고 문자가 전송됐다. 부상자들은 큰 부상을 입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벤구리온 공항의 항공기 이착륙이 재개됐으나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스페인, 벨기에 항공사들이 포함된 독일 루프트한자 그룹은 텔아비브를 오가는 항공편을 취소시켰다. 후티반군은 이번 미사일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야야 사리 후티 대변인은 항공사들을 겨냥해 이스라엘 공항이 더 이상 항공기 여행하기에 안전하지 못하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미국이 후티 거점을 공격하면서 공습에 참여하지 않았으나 이스라엘 국방 관리들은 이번 공항 미사일 공격을 계기로 후티에 대한 대응에는 제한이 없을 것이라고 밝혀 보복을 암시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안보 각료 회의를 열고 예멘의 후티 거점을 공습하는 것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가자지구의 군사 작전 확대와 시리아 전투 문제도 논의됐다. 이날 네타냐후는 가자의 ‘치열한 전투’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곳에서 하마스의 뿌리도 뽑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 라파에서 이스라엘군 병사 2명이 전사했다며 결정적인 승리를 거두기 위한 작전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네타냐후는 현재 가자 작전의 주요 초점을 인질 석방과 하마스의 패배에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5-05-04 23:02:31[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와 시리아가 10일(현지시간) 전격 수교했다. 쿠바에 이어 북한의 오랜 우호국과의 외교관계 수립으로 북한의 외교적 고립을 더욱 심화시켰고, 시리아 재건사업에 참여할 기반도 마련했다. 다만 테러단체가 주축인 시리아 정부에 대한 국제사회의 의심, 또 이스라엘과의 무력충돌이 지속되고 있어 자칫 우리 외교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韓-시리아, 수교 공동성명.."北 탓에 두절된 양국관계 열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이날 시리아 수도 다마스커스를 방문해 아스아드 알 샤이바니 시리아 외교장관과 ‘대한민국과 시리아 간 외교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지난달 18일 수교안이 국무회의를 넘은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수교 절차를 마친 것이다. 시리아는 한국의 194번째 수교국으로, 유엔 회원국 중에는 북한을 제외하고 마지막 수교국이 됐다. 지난해 수교한 쿠바와 같이 북한의 오랜 우방국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외교부는 “지난해 쿠바와의 수교 이후 유일한 미수교국으로 남아 있던 시리아와 외교관계를 수립함으로써 191개 유엔 회원국 모두와 수교를 완결하는 역사적 이정표를 세웠다”며 “그 동안 북한과의 밀착으로 관계가 두절됐던 시리아와의 양자관계에 새로운 협력의 장이 열리게 됐다”고 짚었다. 韓 '재건 참여·인도적 지원' 선물..시리아 '제재 해제 지원' 요청 조 장관은 수교 공동성명 서명 후 알 샤이바니 외교장관과 양자회담을 갖고 양국관계 발전 방향을 협의했다. 조 장관은 시리아 재건사업에 우리 기업이 참여할 의향이 있다는 점, 의약품·의료기기·쌀 등 인도적 물품을 제공하는 인도적 지원 의사도 전했다. 이번 수교를 계기로 양국관계를 급속히 발전시키기 위한 선물이다. 이에 알-샤이바니 장관은 사의를 표하고 재건사업에 대한 논의를 지속하자고 화답하면서도 국제사회의 시리아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데 도움을 달라는 속내를 드러냈다. 테러단체 지정 시리아 정부 주축 HTS..韓 "국제사회 요구 부응하라" 국제사회는 시리아 신정부의 안정적인 통치를 도우면서도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아메드 알샤라 대통령이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정권을 몰아내기 위해 이끌던 이슬람 무장단체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에 대해 미국과 유엔이 ‘테러단체’ 지정을 풀지 않고 있어서다. 이희수 성공회대 이슬람문화연구소장은 “시리아 신정부를 맡은 세력은 상당히 과격한 성향의 무장단체였다. 민주화와 평화, 인권과는 비교적 거리가 멀다”며 “서방 지원을 받아 생존하기 위해 북한, 러시아와 거리를 두지만 정권이 안정된 후에는 북러에 다가가 서방을 견제하려 할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 조 장관은 알샤라 시리아 대통령을 예방해 “시리아가 포용적 정치 프로세스 지속, 극단주의에 대한 단호한 대응 및 화학무기 제거 등 국제사회의 요구에 부응해나간다면 시리아 재건 및 지속적 경제 발전을 위한 우호적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알샤라 대통령은 “한-시리아 외교관계 수립을 환영한다. 새로운 시리아의 출발에 한국의 지지가 긴요하다”며 “이번 수교를 통해 한국과 시리아가 국제평화에 기여하는 우호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나가자”고 답했다. 이스라엘, 여전히 시리아 공격.."韓-이스라엘 관계 어려워질 수도" 우리 정부가 시리아와의 수교를 추진한 계기는 시리아 반군이 아사드 독재정권을 축출하고 과도정부를 꾸린 것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이 과도정부를 지원하면서 우리 정부도 지난 2월 22년 만에 대표단을 보내 접촉했고 수교 잠정합의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애초 시리아 과도정부와 축출당한 아사드 정권의 잔존세력 간의 무력충돌, 이스라엘 공격이 지속되는 등 현지 혼란으로 최종적인 외교관계 수립은 올해 안에 마치는 것으로 기한을 넉넉하게 잡았다. 그러다 쿠르드족 주도 무장단체 시리아민주군(SDF)이 과도정부에 합류하며 튀르키예 접경지에서 철수하고, 과도정부도 개각을 단행하며 신정부로 거듭났다. 이스라엘의 공격은 여전하지만, 시리아 과도정부가 안정화에 힘쓰는 모습을 보이면서 우리 정부도 수교를 완료키로 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리아와 수교에 따라 이스라엘과의 관계가 악화될 우려가 있다. 이스라엘이 여전히 시리아를 적대하며 무력충돌을 벌이는 상황이라서다. 이 소장은 “우리 정부 입장에서 가장 큰 문제는 이스라엘”이라며 “이스라엘이 시리아 남부부터 영토 잠식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 시리아와의 수교로 향후 이스라엘과의 관계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5-04-11 01:24:38[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와 시리아가 10일 전격 수교했다. 쿠바에 이어 북한의 오랜 우방국과 외교관계를 맺으면서 북한의 외교적 고립이 더욱 심화됐다. 韓-시리아, 수교 공동성명.."北 탓에 두절된 양국관계 열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이날 시리아 수도 다마스커스를 방문해 아스아드 알 샤이바니 시리아 외교장관과 ‘대한민국과 시리아 간 외교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지난달 18일 수교안이 국무회의를 넘은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수교 절차를 마친 것이다. 시리아는 한국의 194번째 수교국으로, 유엔 회원국 중에는 북한을 제외하고 마지막 수교국이 됐다. 지난해 수교한 쿠바와 같이 북한의 오랜 우방국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외교부는 “지난해 쿠바와의 수교 이후 유일한 미수교국으로 남아 있던 시리아와 외교관계를 수립함으로써 191개 유엔 회원국 모두와 수교를 완결하는 역사적 이정표를 세웠다”며 “그 동안 북한과의 밀착으로 관계가 두절됐던 시리아와의 양자관계에 새로운 협력의 장이 열리게 됐다”고 짚었다. 외교장관 "재건활동 참여 의향"..시리아 "제재 완화 지원 기대" 조 장관은 수교 공동성명 서명 후 알 샤이바니 외교장관과 양자회담을 갖고 양국관계 발전 방향을 협의했다. 조 장관은 “시리아의 안정과 번영이 중동 평화, 더 나아가 글로벌 평화에 긴요하다. 한-시리아 수교를 바탕으로 양측 간 협력이 시리아 발전과 중동의 안전에 기여하길 바란다”며 “시리아의 국가 재건 과정에서 우리의 개발 경험을 전수할 의사가 있다. 제반 여건 개선 시 우리 기업이 재건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의약품·의료기기·쌀 등 인도적 물품을 제공하는 등 인도적 위기 대응 지원 의사도 전했다. 이에 알-샤이바니 장관은 “한국의 개발 경험 고유 의사 및 인도적 지원 계획에 사의를 표한다”며 “대(對) 시리아 제재 완화를 위한 한국의 지원을 기대한다. 시리아 재건에 있어 한국 측 기여 방안에 대해서도 지속 논의해나가자”고 화답했다. 조 장관은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대통령을 예방해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축출 이후 포용적인 정부 구성을 통해 신정부가 성공적으로 출범한 것을 축하한다”며 “시리아가 포용적 정치 프로세스 지속, 극단주의에 대한 단호한 대응 및 화학무기 제거 등 국제사회의 요구에 부응해나간다면 시리아 재건 및 지속적 경제 발전을 위한 우호적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알샤라 대통령은 “한-시리아 외교관계 수립을 환영한다. 새로운 시리아의 출발에 한국의 지지가 긴요하다”며 “이번 수교를 통해 한국과 시리아가 국제평화에 기여하는 우호 협력 관계를 발전시켜나가자”고 말했다. 이스라엘 관계 악화 가능성-시리아 정부 주축 '테러단체'는 우려 시리아와 수교는 반군이 아사드 독재정권을 축출하고 과도정부를 꾸리면서 추진됐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이 과도정부를 지원하면서 우리 정부도 지난 2월 22년 만에 대표단을 보내 접촉했고 수교 잠정합의에 이르렀다. 애초 시리아 과도정부와 축출당한 아사드 정권의 잔존세력 간의 무력충돌, 이스라엘 공격이 지속되는 등 현지 혼란으로 최종적인 외교관계 수립은 올해 안에 마치는 것으로 기한을 넉넉하게 잡았다. 그러다 쿠르드족 주도 무장단체 시리아민주군(SDF)이 과도정부에 합류하며 튀르키예 접경지에서 철수하고, 과도정부도 개각을 단행하며 신정부로 거듭났다. 이스라엘의 공격은 여전하지만, 시리아 과도정부가 안정화에 힘쓰는 모습을 보이면서 우리 정부도 수교를 완료키로 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리아와 수교에 따라 이스라엘과의 관계가 악화될 우려가 있다. 이스라엘이 여전히 시리아를 적대하며 무력충돌을 벌이는 상황이라서다. 이희수 성공회대 이슬람문화연구소장은 “이스라엘이 시리아 남부부터 영토 잠식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 시리아와의 수교로 향후 이스라엘과의 관계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리아 신정부 자체에 대한 논란도 있다. 알샤라 대통령이 아사드 정권을 몰아내기 위해 이끌던 이슬람 무장단체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은 미국과 유엔이 ‘테러단체’ 지정을 풀지 않고 있어서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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