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달 또다시 레바논 감행한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주둔하던 유엔 평화유지군을 공격하면서 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비난이 쏟아졌다. 미국 측은 이스라엘에 휴전을 촉구했다. 레바논 침공한 이스라엘, 유엔군 기지 공격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전차는 10일(현지시간) 오전 레바논 남부 국경도시 나쿠라에 위치한 레바논 주둔 유엔 평화유지군(UNIFIL) 기지에 포를 발사했다. UNIFIL은 전차포가 기지 전망대에 명중하며 군인 2명이 다쳤고 감시 기능이 일부 타격을 입었다고 밝혔다. 동시에 "이스라엘군이 기지 주변을 사격해 차량과 통신시스템이 손상됐고, 감시카메라를 고의로 쏴 작동 불능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다친 군인 2명은 인도네시아 국적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부터 레바논 영토에 진입해 현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공격중인 이스라엘군은 지난주 UNIFIL에게 안전을 위해 자리를 옮기라고 요구했다. 이에 UNFIL은 이스라엘군에게 기지 근처로 오지 말라고 반발했다. 대니 다논 유엔 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성명에서 "헤즈볼라의 공격으로 교전이 격화하면서 ‘블루라인’ 주변 상황이 불안정하다"며 "UNIFIL이 위험을 피해 북쪽으로 5㎞ 이동하는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10일 안드레아 테넨티 UNIFIL 대변인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우리를 이곳에 배치했으며, 우리는 작전을 수행할 수 없을 때까지 이곳에 머물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피에르 라크루아 유엔 사무차장도 안보리 회의에서 UNIFIL이 점점 더 위험에 노출되고 있지만 계속 주둔할 방침이라고 알렸다. 1948년 유엔 합의를 깨고 영국 식민지였던 팔레스타인 지역에 독단적으로 나라를 세운 이스라엘은 수차례 중동 전쟁을 치르면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가자지구, 요르단강 서안지구, 동예루살렘을 포함한 팔레스타인 자치 구역으로 몰아넣었다. 이 과정에서 1964년 탄생한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는 이스라엘을 상대로 무장 투쟁을 전개했고, 1970년대 무렵에는 레바논에 근거지를 마련했다. PLO를 제거하려던 이스라엘은 1975년 레바논 내전 발발 이후 지속적으로 레바논 정세에 개입했다. 이스라엘은 1977년에 레바논 남부를 침공했다가 이듬해 철수했으며, 1982년에 본격적으로 레바논을 침공해 PLO 소탕에 나섰다. 이스라엘군은 2000년까지 레바논에 주둔하다 완전 철수했다. 긴 침략 기간을 겪은 레바논에서는 1985년 이란의 지원을 받아 아랍어로 ‘신의 당’이라는 의미의 헤즈볼라가 탄생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2006년에도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군인 2명을 납치하자, 이들을 구출하기 위해 또다시 레바논을 침공하여 34일 동안 헤즈볼라와 전쟁을 벌였다. 유엔군 참여 국가 일제 반발 "국제법 위반"레바논은 1978년 이스라엘 침공 당시 안보리에 항의서를 보냈고 이에 안보리는 같은해 UNIFIL를 창설해 레바논에 파병했다. 이들의 임무는 이스라엘의 철군과 레바논 정부의 주권 회복을 돕는 것이었다. 한국 역시 지난 2007년 이후 UNIFIL의 일원으로 동명부대를 파병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언급한 블루라인은 지난 2000년 유엔이 이스라엘의 철군을 확인하기 위해 설정한 철수선이지만 사실상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국경선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레바논은 이스라엘을 독립국가로 인정하지 않으며 외교 관계도 없다. UNIFIL에 참여하는 국가들은 10일 사건에 잇따라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하리 프라보워 유엔 주재 인도네시아 대사는 “이번 사태는 이스라엘이 국제법과 처벌, 우리가 공유하는 평화의 가치를 어떻게 무시하는 지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구이도 크로세토 이탈리아 국방장관은 "UNIFIL 기지에 대한 이스라엘의 발포는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이번 발포에 대해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에게 항의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외무부 역시 성명에서 "UNIFIL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규탄한다"며 "우리는 이스라엘 당국의 설명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스페인 외무부는 "국제법의 중대한 위반"이라며 "스페인 정부는 이스라엘의 화포가 나쿠라의 UNIFIL 기지를 때린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10일 미국 네바다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스라엘이 휴전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휴전 협상 노력을 언급하고 “우리는 휴전 협상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으며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확실히 현지 긴장 강도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10-11 09:35:45[파이낸셜뉴스]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방문과 더불어 반(反)이스라엘 시위가 격렬해지면서 여야 모두 시위대를 규탄했다. 이스라엘과 거리를 두던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시위대가 성조기마저 불태우자 급히 시위대를 비난하면서 사태 진화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유력한 해리스는 2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어제 워싱턴DC 유니언 역에서 비액국적인 시위대의 위험하고 증오에 찬 발언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그는 "잔인한 테러조직 하마스와 연계된 모든 개인을 규탄한다"며 "그들은 이스라엘 국가를 전멸시키고 유대인들을 죽이려고 맹세했다"고 강조했다. 해리스는 "친(親)하마스 세력의 낙서와 발언들은 혐오스러우며, 우리는 이 나라에서 그것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성조기는 우리국가의 높은 가장 높은 이상을 상징하며, 미국의 약속을 대표한다"며 "나는 평화롭게 시위할 권리를 지지하지만, 이것은 분명히 하자. 반유대주의, 증오 그리고 어떤 폭력도 이 나라엔 설 곳이 없다"고 밝혔다. 미국 민주당 및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이 충돌한 직후에는 네타냐후를 지지했지만, 충돌이 길어지면서 점차 이스라엘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특히 민주당 내 강성 좌파 세력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주민들을 학살한다고 주장했고 중동계 유권자들 역시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바이든에게 등을 돌렸다. 11월 대선을 앞둔 바이든과 해리스 모두 강경 대응을 주장하는 네타냐후와 멀어지기 시작했으며 해리스는 24일 네타냐후의 상·하원 합동 연설에 불참했다. 같은날 반이스라엘 시위대는 워싱턴DC 유니언 역에 걸려있던 대형 성조기를 내려 불태우고 그 자리에 팔레스타인 깃발을 걸었다. 이에 네타냐후를 초청했던 공화당과 우파 진영은 강력 반발했다. 일부 공화당 하원 의원들은 24일 저녁에 유니언 역을 찾아 다시 성조기를 걸었다. 공화당의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루이지애나주)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오늘 우리는 그들의 잘못을 바로잡았다"라며 "우리는 테러리스트 폭도들이 승리하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5일 자신이 세운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바이든 정부를 비난했다. 그는 시위대가 "공화당원이나 우파였다면 그들은 당장 구속돼 징역 10∼20년에 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이 부패한 정부에서는 그들에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2021년 1월 의회 난동 사건 당시 친(親)트럼프 시위대가 중형을 선고받은 것을 암시한 것으로 추정된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7-26 09:07:22[파이낸셜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피해를 줄이겠다고 공언했던 이스라엘이 스스로 대피지역으로 지정했던 난민촌을 폭격해 수십 명이 사망하면서 국제적인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실수였다고 주장하면서도 가자지구에서 군사 작전을 계속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선' 넘었나?27일(현지시간) 프랑스 AFP통신에 따르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28일 오후에 알제리의 요청으로 비공식 긴급회의를 소집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가자지구를 비롯한 중동 문제를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는 이스라엘이 라파 서부 탈 알술탄 난민촌을 공습한 직후에 소집됐다. 이스라엘군은 26일 해당 난민촌의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의 지도부를 겨냥해 정밀 타격을 실시했으며 2명의 하마스 고위 조직원을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하마스 산하 가자지구 보건부는 공습 직후 화재로 인해 최소 45명이 숨지고 249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유엔의 폴커 투르크 인권 최고 대표는 27일 성명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에 "공포를 느낀다"고 강조했다. 그는 "난민촌 피해 현장의 사진은 끔찍해 보였고, 이미 많은 민간인 사망을 초래한 이스라엘의 전쟁 방법과 수단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번 공습은 약 7개월 동안 이어진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작전 중에서도 큰 논란을 빚었다. 하마스가 지난해 10월에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후 하마스 소탕 작전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은 이미 가자지구 북부와 중부를 평정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2월부터 이집트와 국경을 접한 남부 라파 일대를 포위중이다.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슬람 계열 유권자 및 좌파 진영의 반발을 의식해 이스라엘이 라파 지역에서 대규모 지상전을 벌이면 안 된다고 반대했다. 바이든은 라파 지역에 약 130만명의 피란민이 몰려있다며 큰 작전이 벌어지면 인명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3월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라파로 진격하는 행위는 “넘지 말아야 할 선”이라고 경고하면서 이스라엘로 가는 무기 지원을 부분적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실수였지만 작전 계속"그러나 이스라엘군은 지난 6일과 11일에 라파 지역 동부에 피란민 대피령을 내리고 이집트와 연결되는 국경 통로를 점령하는 등 점진적으로 라파에 침투하고 있다. 유엔 최고법원인 국제사법재판소(ICJ)는 지난 24일 이스라엘에 “라파에서 군사 공격 및 다른 모든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지시했으나 이스라엘은 이에 따르지 않았다. 27일에는 이집트와 라파를 연결하는 국경 통로에서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교전이 발생해 이집트군 1명이 숨지고 여러명이 다쳤다. 라파 작전을 강행하면서 민간인 피해를 최소로 줄이겠다고 약속했던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27일 의회 연설에서 실수를 인정했다. 탈 알술탄 난민촌은 이스라엘이 지정한 인도주의 대피 구역으로 지난 6일 이후 수천명의 피란민이 머물고 있다. 네타냐후는 "우리는 라파에서 전쟁과 무관한 주민 100만명을 대피시켰다"며 "최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어제 라파에서 비극적인 실수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번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그것이 우리의 정책"이라며 "전쟁과 무관한 사람들이 다치는 것은 비극"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네타냐후는 하마스 제거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전까지 가자지구 작전을 이어간다고 못을 박았다. 그는 27일 연설에서 "모든 전쟁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는 전쟁을 끝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튀르키예 아나돌루 통신에 따르면 가자지구 보건부가 집계한 가자지구 사망자는 지난해 10월 이후 27일까지 누적 3만6050명이었으며 같은기간 부상자는 총 8만1026명이었다. 서방, 이스라엘 대응책 논의 미 정치 매체 악시오스는 같은날 보도에서 미국이 이스라엘의 행동을 평가중이라고 전했다. 관계자들은 이스라엘의 이번 공습이 지난 3월 바이든이 언급한 ‘선을 넘는 행동’인지 검토하고 있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같은날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공격할 권리가 있으며 우리는 이번 공습이 이스라엘 민간인을 공격한 책임이 있는 하마스 고위급 테러리스트 2명을 죽인 것으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우리가 분명히 해왔듯이 이스라엘은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예방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은 미국보다 적극적으로 이스라엘을 압박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27일 발표에서 회원국 외무장관들과 협의를 마쳤다며 이스라엘과 EU가 함께 모여 라파 지역 공세를 논의하는 협의회를 열겠다고 알렸다. 보렐은 앞서 탈 알술탄 난민촌 공습에 대해 “경악했다”고 밝혔다. 그는 동시에 지난 라파와 이집트를 연결하는 국경 통로 감시 업무를 다시 맡을 수도 있다고 예고했다. EU는 과거 유럽연합국경지원임무단(EUBAM)을 파견해 해당 통로를 감시했으나 하마스가 2007년 가자지구에서 쿠데타를 일으켜 지역을 장악하자 활동을 중단했다. 문제의 통로는 이달 이스라엘군에게 넘어간 이후 폐쇄되었다. 한편 캐나다의 멜라니 졸리 외무장관은 27일 성명을 내고 "라파에서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살해한 공습에 섬뜩하다"면서 이스라엘의 라파 작전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캐나다 정부는 가자지구에 사는 캐나다인의 가족 및 친척들이 캐나다에 머무를 수 있는 3년 기한의 특별 비자 발급 건수를 5배 늘려 가자지구 탈출을 돕겠다고 발표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5-28 09:02:30[파이낸셜뉴스] 약 5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전쟁이 이슬람 세계의 연중 최대 행사인 금식성월(라마단)까지 이어지게 됐다. 그동안 협력했던 미국과 이스라엘은 휴전 불발에 서로를 비난했고 가자지구 무장정파 하마스는 라마단 기간에 충돌을 기다리며 이스라엘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11일부터 1개월 동안 라마단 시작 라마단은 이슬람교의 선지자 무함마드가 천사 가브리엘에게 경전을 받은 일을 기리는 신성한 달로 해마다 각국에서 눈으로 직접 초승달을 관찰한 다음 시기를 정한다. 이슬람 수니파 국가들은 대게 수니파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발표에 따르며 사우디는 11일(현지시간)부터 라마단이 시작된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역시 11일부터 라마단을 맞는다. 이슬람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은 12일부터 라마단이 시작된다고 알렸으며 동남아시아의 이슬람 국가들도 12일부터 라마단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슬람 신자들은 약 29일 동안 이어지는 라마단 기간에 금식 및 금욕 생활을 하고 라마단이 끝나면 약 3일 동안 '이드 알피트르' 휴일을 보낸다. 미국과 카타르, 이집트 등 중재국들은 라마단 전까지 휴전을 추진했다. 10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협상 결렬에도 불구하고 이집트가 이스라엘 및 하마스와 접촉을 재개했다고 전했다. 관계자들은 라마단 시작 이후 약 2일이라도 휴전하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밝혔다. WSJ는 가자지구의 군사 지도자인 야히야 신와르가 라마단을 외교적인 기회로 본다고 분석했다. 신와르 입장에서는 라마단 기간에 예루살렘 등 가자지구 밖에서 이슬람 신자들과 이스라엘이 충돌하여 이슬람 세계의 반(反) 이스라엘 감정이 커진다면, 이란 등 다른 이슬람 국가들을 이번 전쟁에 더욱 깊숙하게 끌어들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동예루살렘에 위치한 알 아크사 사원에서 충돌을 걱정했다. 이슬람교, 유대교, 기독교의 성지인 알 아크사 사원은 현재 요르단에서 관리하며 라마단 마지막 10일 동안은 이슬람 신자만 방문할 수 있다. 이스라엘 및 유대교 신자들은 해당 조치에 반발하고 있다. 계속 험악해지는 美·이스라엘 관계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인터뷰에서 3월 초 휴전을 언급하면서 협상 타결을 자신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추가 협상을 거부하자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그는 분쟁 초기 네타냐후를 지지했지만 가자지구 분쟁이 길어지면서 이슬람 계열 유권자의 표가 이탈하자 네타냐후에게 휴전을 종용하고 있다. 바이든은 9일 공개된 미 언론 인터뷰에서 네타냐후를 언급한 뒤 "전 세계가 이스라엘이 지지하는 것에 반대하게 만들어 이스라엘을 돕기보다는 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그가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네타냐후가 "이스라엘을 보호하고 하마스를 뒤쫓을 권한이 있다"면서도 네타냐후가 민간인 피해에 대한 국제 사회의 우려를 외면하는 것은 "큰 실수"라고 불만을 나타냈다. 그러나 네타냐후는 10일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무슨 소리를 하는지 정확하게 모르겠다"라며 "다만, 내가 개인적 정책을 추구해 이스라엘의 이익을 해친다는 의미로 한 말이라면, 그의 발언은 모두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것은 내 개인적 정책이 아니라 이스라엘인 대다수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정책"이라며 이스라엘 국민들이 "남은 하마스 테러 부대를 격퇴하기 위한 우리의 행동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3-11 09:12:37[파이낸셜뉴스] 이란과 이스라엘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란이 레바논 헤즈볼라, 예멘 후티반군을 지원하면서 이스라엘과 대리전을 치르고 있었지만 직접 충돌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다만 양측 충돌은 전면전으로 치닫기보다는 해외에서 지속될 전망이다. 이스라엘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를 공습해 이란 혁명수비대 대원 5명이 숨지자 이란이 이를 맹비난하면서 자국에 보복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은 늘 그랬듯 이번에도 이번 공습에 대해 부인도 시인도 하지 않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 타스님통신은 20일(이하 현지시간) 시리아에 '군사 고문'으로 파견돼 있던 이란 혁명수비대 대원 5명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이 다마스쿠스의 한 건물을 공습해 이란 혁명수비대 고위 장교 5명과 시리아군 다수가 사망했다고 타스님은 전했다. 혁명수비대는 이들의 사망 사실을 확인했지만 계급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란관영 TV는 공습을 받은 건물이 혁명수비대 대원들이 사용하던 주거용 건물이었다고 설명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보복 가능성을 내비쳤다. 라이시 대통령은 "범죄와 테러행위가...대응을 부르지 않고 있는" 상태가 지속될 수는 없다면서 보복에 나설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는 아울러 이번 공습에 미국도 연루돼 있다고 주장했다. 다마스쿠스 공습은 이란의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 성격이 짙다. 앞서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라크 쿠르드족 수도인 에르빌의 '첩보센터'에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 이스라엘의 다마스쿠스 공습은 이란이 주장하는 이 에르빌 첩보센터 공습 나흘 뒤 이뤄졌다. 이란 외교부는 이스라엘의 공습이 "역내 불안정성을 확산하려는 필사적인 시도"라고 비난했다. 외교부 대변인 나세르 카나니는 아울러 이란은 "시온주의자 정권의 조직적인 테러에 대응해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곳에서" 보복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은 대리전을 지속하고 있다. 20일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세력이 이라크 서부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를 공격했다. 이 공군기지에는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이라크의 이슬람저항군'이라고 알려진 무장단체가 자신들이 공격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스라엘은 이란과 충돌은 계속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달초 이스라엘이 현재 이란을 "공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기자들에게 "우리가 이란을 공격하지 않고 있다고 누가 그러느냐"면서 "우리는 공격하고 있다"고 못박았다. 그는 "이란이 문어 대가리"라면서 "후티부터 헤즈볼라, 하마스에 이르기까지 그 촉수들이 곳곳에 퍼져 있다"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1-21 04:48:20유엔의 승인을 받지 않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7일(이하 현지시간) 이스라엘 점령지역에 대대적 공격을 감행하자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이번 공격을 테러행위로 규정하고 이스라엘 지지에 나섰다. 반면 중동 이슬람 국가들은 이스라엘이 자초한 공격이라며 하마스 편을 들었다. ■서방, 하마스 '테러'에 이스라엘 지지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7일 긴급연설을 통해 "미국은 이스라엘과 함께한다. 이스라엘은 스스로를 지킬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결코 그들의 뒤를 지키는 일에 실패하지 않을 것이며, 이스라엘이 자위에 필요한 도움을 받는 일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소셜미디어 엑스를 통해 "가장 비열한 형태의 테러리즘"이라며 "이스라엘은 이 같은 극악무도한 공격에서 스스로 방어할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독일은 하마스의 공격을 규탄하고 이스라엘 곁에 선다"고 밝혔고,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엑스에 "이스라엘은 자국을 방어할 절대적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중동 "이스라엘의 탄압" 비난반면 이스라엘과 사이가 좋지 않은 이웃 이슬람 국가들은 이스라엘이 먼저 잘못했다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의 마흐무드 압바스 수반은 7일 미국의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통화에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탄압정책이 폭력사태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압바스는 블링컨과 통화에서 팔레스타인에 대한 '불평등'이 이스라엘과의 갈등을 '폭발'로 몰고 가고 있다고 말했다. 22개 중동 국가가 가입한 아랍연맹의 아흐메드 아불 게이트 사무총장은 7일 "이스라엘의 계속되는 폭력적이고 극단주의적인 정책은 가까운 미래에 이 지역의 안정을 위한 심각한 기회를 빼앗는 시한폭탄"이라고 밝혔다. ■중·러는 중립, 유엔 대책 나오나중국 외교부는 8일 오전 홈페이지에 게시한 입장문에서 "관련 당사자들이 냉정과 자제를 유지하고 즉각 휴전하며 민간인을 보호하고 상황이 악화하는 것을 방지할 것을 호소한다"고 주장했다. 7일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이집트의 사메 수크리 외무장관과 전화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즉각적인 정전과 대화를 강조했다. 유엔은 우선 8일 오후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를 했다. 현재 안전보장이사회 의장국을 맡은 브라질 정부는 "모든 당사국이 상황이 확대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최대한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10-08 17:50:13[파이낸셜뉴스] 이란 핵합의(JCPOA ·포괄적공동행동계획) 복원 문제로 이란과 대치하고 있는 미국 등 서방 각국이 지난달 이스라엘 유조선 피습 사건의 배후로 이란이 지목되자 일제히 비난 성명을 냈다. 이란 정부는 근거 없는 모함이라고 밝혔다. BBC에 따르면 도미니크 랍 영국 외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지난달 29일 오만 인근 해상에서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은 유조선 ‘머서 스트리트호’를 언급했다. 해당 선박은 일본 기업 소유지만 영국 해운사 조디악 해양이 운용하고 있다. 조디악 해양은 이스라엘 재벌 이얄 오퍼가 보유한 기업이다. 당시 공격으로 영국인 선장 1명과 루마니아 보안요원 1명이 사망했다. 랍은 해당 공격이 “의도적이고 목표가 정해진 공격이며 분명하게 국제법 위반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은 이러한 공격을 반드시 멈춰야 하며 배들이 자유롭게 항해하게 놔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역시 “이란이 이번 공격을 했다고 본다”며 “적절한 반응을 곧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미 지난달 30일 성명에서 배후가 이란이라고 주장했다. 라피드는 블링컨 및 랍과 대응 조치를 논의했으며 미국 중부 사령부 역시 피격사건 조사 지원에 나섰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1일 각료회의에서 "유조선 공격 주체가 명백하게 이란임을 밝힌다"며 "그에 관한 정보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베네트는 "이란이 이번에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음을 국제사회가 명확하게 알려주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란 외무부의 사이드 하티브자데 대변인은 이스라엘의 주장에 대해 “유대인 민족주의(시오니즘) 정권이 불안과 공포, 폭력을 조장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그는 이스라엘을 향해 “근거없는 모함을 멈춰야 한다”며 “누구든 부채질을 하면 돌풍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갈등은 현재 교착상태에 있는 이란 핵합의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의 조 바이든 정부는 전임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탈퇴한 핵합의를 복원하기 위해 지난 4월부터 오스트리아 빈에서 유럽연합(EU) 회원국의 중개를 통해 이란과 대화했다. 협상은 지난 6월 20일 6차 회담을 끝으로 중단됐고 같은달 이란 대선에서는 강경 우파로 알려진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가 승리했다. 라이시는 이달 5일부터 새 대통령 임기를 시작하며 이란 대표단은 일단 새 정권 출범 이후에 핵합의 논의를 재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1-08-02 09:52:10지난 2일(현지시간) 유대교 명절인 하누카 연휴를 맞아 집권 리쿠드당 집회에 참석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자신에게 부패 혐의를 제기한 경찰을 상대로 "모략으로 우리를 공격하려 든다"고 비난했다. 경찰의 기소 요구는 이달까지 올해만 벌써 세 번째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해 같은 장소, 같은 때에 똑같은 말을 했다. 내년에 총선을 앞둔 4선 총리는 2년째 자신이 임명한 경찰들과 싸우고 있다. 도대체 그는 왜 이런 지루한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일까? 네타냐후 총리는 1949년 10월 21일에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사학자이자 유대민족주의(시오니즘) 운동가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14살 되던 해에 가족을 따라 미국으로 건너갔으며 고등학교를 마치고는 다시 고국으로 돌아와 육군에 입대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대테러부대 사이렛매드칼에 들어가 1968년 베이루트 공항 공습 작전, 1972년 사베나항공 571편 구출 작전 등에 참여했으며 같은 해 전역했다. 군대를 마친 그는 이후 미국으로 이동해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 입학했고 학교를 다니던 중에 욤키푸르 전쟁이 발발하자 다시 특수부대에 복귀해 비밀 작전을 수행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1975년과 이듬해에 MIT에서 학사와 석사 과정을 마쳤는데 사이렛매드칼 지휘관이었던 친형 요나탄이 1976년 엔테베 사건 당시 순직하면서 팔레스타인에 대한 반감이 커졌다. 그는 졸업 후 컨설팅기업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경제 분석가로 일했고 1978년에 이스라엘에 돌아와 형을 기리는 대테러 연구기관을 설립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후 모셰 아렌스 전 국방장관의 눈에 들어 1982년에 주미 이스라엘 부대사로 임명됐으며 2년 뒤 대사로 승진해 트럼프 일가와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88년에 이스라엘에 돌아와 리쿠드당에 입당한 뒤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1993년에 당 총재에 올랐다. 1996년 총선에서 47세의 나이로 이스라엘 최연소 총리가 된 네타냐후 총리는 이듬해 미국 클린턴 정부의 압박에 밀려 헤브론 지역 내 유대인과 팔레스타인인의 거주구역을 확정하는 헤브론 협정을 맺었다. 그는 1998년 와이리버 협정 등 팔레스타인과 타협하는 협정이 이어지면서 당 내 입지가 좁아지자 조기총선으로 도박을 걸었으나 실패, 당권을 내려놔야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2002년 외무장관으로 정계에 복귀해 재무장관 등을 역임했으며 2005년 가자지구 철수 결정에 반발해 장관직을 사임했다. 그는 같은 해 12월에 다시 리쿠드당 총재에 올라 2009년 총선에서 승리했고 2013년과 2015년 총선에서 각각 연임에 성공하면서 이스라엘 최장기 재임 기록을 세웠다. '강경 보수'를 표방하는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과 이란의 세력 확대에 대항해 이스라엘을 지키는 '보호자'를 자처했고 대중들은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안보를 내세우는 그를 지지했다. 문제는 네타냐후 총리가 스스로 만든 보호자 이미지에 너무 심취했다는 점이다. 지난 2016년 7월부터 그의 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이스라엘 경찰은 각각 케이스 1000·2000·3000·4000이라고 불리는 4건의 사건에 집중하고 있다. 일단 케이스 2000과 4000은 서로 꼬리를 물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 지지자이자 세계 3대 카지노재벌 중 한명인 셸든 아델슨은 지난 2007년에 친정부 일간지 이스라엘하욤 창간에 관여했다. 아델슨의 자금 지원을 받은 이스라엘하욤은 저가공세로 일간지 시장을 석권했다. 한편 2015년 4선에 성공한 네타냐후 총리는 통신부를 직접 조종하면서 비판 여론 검열에 나섰다. 경찰의 주장에 따르면 그는 이스라엘하욤의 부상으로 재정난에 시달리던 유력 일간지 예디오트아하로노트에 거래를 제안했다. 자신을 비방하는 기사를 줄이면 아델슨에게 부탁해 이스라엘하욤의 발행부수를 줄여주겠다는 것이었다(케이스 2000). 비판여론을 참을 수 없었던 네타냐후 총리는 2014년에도 비슷한 조작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그가 2014년 대형 통신사 베제크의 지배주주인 샤울 엘로비치에게 위성TV 예스 인수를 허가해 주는 대가로 엘로비치가 운영하는 뉴스 사이트 왈라에서 정부 비판 기사를 지우도록 요구했다고 판단했다(케이스 4000). 케이스 1000은 네타냐후 총리가 해외 유력 사업가들로 부터 시가와 샴페인 등 약 3억원어치에 달하는 선물을 받고 대가로 면세 혜택을 줬다는 혐의다. 이에 대해 네타냐후측은 친구간의 단순한 성의 표시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케이스 3000은 네타냐후 총리가 직접 관여된 것은 아니지만 그의 사촌들과 최측근 장성들이 연루된 사건이다. 경찰은 독일 티센크루프와 약 2조2410억원 규모 잠수함 계약에서 이들이 뇌물을 받았다고 보고 있다. 이외에도 경찰은 총리 부인 사라 네타냐후가 2011~2013년 3년간 총리 공관에 음식 등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외부 식당에 공금 1억원을 지불했다며 사기 및 배임혐의를 적용해 수사 중이다. 경찰이 제기한 기소들이 재판으로 이어지려면 아일렛 샤케드 법무장관의 승인이 필요하다. 이에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달 가자지구 충돌 직후 연설에서 하찮은 당쟁을 따지기에는 안보 상황이 너무 위태롭다며 불안을 부추겼다. 지난 11월 중순 여론조사에 따르면 리쿠르당은 당장 총선을 치를 경우 국회 120석 가운데 29석을 얻어 여전히 제 1당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뉴욕타임스(NYT)는 비록 네타냐후 총리가 높은 지지를 업고 있지만 스스로 신성불가침의 보호자 역할에 집착해 정치적 위험을 키우고 있다며 내년 11월 총선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18-12-07 19:08:36美 공화당·중동 동맹국 반발 거세 【 뉴욕=정지원 특파원】 이란 핵협상 타결로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가 외교정책에 큰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하지만 공화당의 강경 보수파, 이스라엘 등 중동 우방국 등의 반발은 한층 거세지고 있다. 4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이스라엘을 비롯한 중동지역의 미국 동맹국가들이 이번 핵협상 타결을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잠정합의안 타결 이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통화에서 "이란 핵무기 개발을 저지할 수 있는 중요한 합의가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오히려 이란의 핵 개발을 위한 기회가 만들어진 것이라며 이스라엘의 생존이 위협받게 됐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한 바레인,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정상 등과도 전화통화를 갖고 이번 합의안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들에게 "핵협상 내용을 공유하고 모든 것이 합의될 때까지 어떤 것도 합의된 것이 아니다"며 "앞으로 몇 달간 이란 핵 프로그램의 평화적 속성을 확실히 할 지속적.포괄적인 해결책을 위한 기술적 세부사항들을 마무리 짓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중동의 일부 국가들은 이번 협상에 대해 불편한 입장을 강하게 드러냈다. 오바마 행정부는 국내에서도 비난을 받고 있다. 우선 상원과 하원을 모두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 의원들의 반발이다. 공화당은 핵협상의 최종 합의안이 미국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된다는 입장이다. 미 상원 외교위원장을 맡고 있는 밥 코커(공화.테네시) 의원은 이를 위한 법안 논의를 오는 14일부터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커 의원은 "최종 합의가 이뤄진다면 최종 합의안이 이란의 핵 개발 위험을 실질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지 또 그 상태가 보장될 수 있는지 의원들이 평가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NYT는 이어 이번 핵협상 이후 미국에 살고 있는 유대계의 공화당 지지율이 더욱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NYT는 지난해 중간선거 기간 친이스라엘 성향 개인과 정치활동위원회(PAC)가 공화당 상원의원들에게 지원한 모금액이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민주당 상원의원들에 대한 지원액을 웃돌았다고 지적했다. jjung72@fnnews.com
2015-04-05 17:17:28이스라엘군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가자지구로 향하던 터키 선박을 공해상에서 공격해 국제운동가 10명이 숨진 사건을 계기로 중동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유일한 이슬람 국가 우방이자 자국 구호선이 피해를 입은 터키는 즉시 이스라엘 대사를 소환했으며 이번 사건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사건 발생 후 이스라엘의 우방들도 비난에 가세했으며 캐나다를 방문 중이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일 미국 백악관을 방문하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귀국길에 올랐다. 이스라엘은 문제의 선박에 진입한 자국 특공대원들이 총기와 칼로 위협하는 운동가들로부터 공격을 받아 7명이 다쳐 자위권 차원에서 불가피하게 발포했다고 해명했다. 당시 가자지구로 향하던 선박 6척에는 700명의 친팔레스타인 국제운동가들이 타고 있었으며 1만t의 구호물자가 실려 있었다. 아프리카를 순방 중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스라엘의 선박 공격을 비난하고 철저한 진상조사를 지시했으며 즉각 유엔 안보리 비상회의를 소집했다. 안보리는 진상조사와 함께 이스라엘에 억류된 32개국에서 온 국제운동가들을 석방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 중에는 이스라엘인도 포함돼 있으며 홀로코스트 생존자도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안보리는 또 가자지구의 주민 150만명이 필요한 생필품이 전달되도록 이스라엘이 해상봉쇄를 중단할 것도 요구했다. 그러나 다니엘 카르먼 유엔주재 이스라엘 부대사는 이번 사건으로 인명이 피해를 입은 것을 유감이지만 문제의 운동가들은 구호물자 전달이 아니라 정치적인 목적으로 승선했다고 주장했다. 선박들은 팔레스타인 지역으로 진입하지 말고 이스라엘 아쉬도드 항에서 검역을 받은 뒤 가자로 물자를 전달하라는 이스라엘 해군의 경고를 무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jjyoon@fnnews.com윤재준기자
2010-06-01 16:06: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