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최근 한국 야구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WBC 3회 연속 예선탈락, 프리미어12 예선탈락, 일본전 9연패, 프로팀이 참가한 진검승부에서 최근 대만과 2승 4패. 성인 국가대표 팀 수준에서는 참담한 성적이다. 일본은 그렇다 치더라도 대만에게조차 하염없이 밀리고 있다는 사실이 작금의 현실을 힘들게 만든다. 한국은 류중일 감독의 부임 후 한국은 세대교체에 일견 성공한 모습을 보였고, 항저우AG와 작년 2023 APBC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였다. 대한민국 야구가 좋은 모습을 보였을 때는 여지없이 좋은 선발 투수가 있었다. 항저우 AG에서는 문동주가 팀을 이끌었다. 문동주는 156km의 강속구를 앞세워 대만의 린위민을 압도했다. 6이닝 7K 무실점. 쩡중저같은 마이너리그 유망주까지 출격하며 지금보다 더 정예에 가까웠던 대만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그리고 한국은 4회연속 AG 금메달에 성공하며 많은 선수들이 군면제 혜택을 받았다. 지난 APBC도 성공적인 대회로 평가받는다. 당시 한국은 일본과의 예선 2차전에서 1-2로 패했다. 당시 한국의 이의리는 세이부 라이온스의 에이스 스미다 치히로를 맞아 6이닝 2실점으로 역투했다. 당시 일본의 라인업은 카바야시 유키(중견수)-카이토 고조노(유격수)-모리시타 쇼타(좌익수)-마키 슈고(1루수)-사토 테루아키(3루수)-만나미 츄세이(우익수) 등 일본 리그에서 최상위급 유망주들이 모조리 출격했다. 이의리는 지바롯데의 특급 유망주 만나미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스미다에 비해 부족하지 않은 투구를 보였다. 여기에 곽빈은 일본 도쿄돔에서 일본과 맞붙은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 결승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3볼넷 6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쳤다. 일본 선발투수 이마이 다쓰야(4이닝 5피안타 2볼넷 2실점)에게도 판정승했다. 당시 이마이는 2023년 19경기에서 133이닝을 던져 10승5패 평균자책점 2.30으로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다. 비록 마지막에 끝내기 안타를 맞고 패하기는 했지만 근래 최고의 대등한 승부였고, 도쿄돔에서 한국야구의 힘을 과시했던 대회이기도 했다. 원태인 또한 수많은 국제대회에 나서서 노련한 경기운영과 다양한 변화구로 팀의 중심을 잘 잡아준 대표적인 투수다. 결국, 이번 프리미어12와 과거(아시안게임, APBC)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선발 투수다. 결국 이번 대회는 선발 투수가 발목을 잡았다. 대만전에 선발 등판한 고영표는 2회에 무너졌고, 곽빈은 에이스답게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4이닝밖에는 버티지 못했다. 일본전 최승용도 2이닝도 버티지 못했고 도미니카전 임찬규도 3이닝밖에는 버티지 못했다. 결국 단기전에서는 선발이 어느 정도 버텨줘야 좋은 승부가 가능하다. 그것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던 대회였다. 현재 대한민국의 선발 투수 중에서 문동주는 가장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선수다. 좌완 투수 중에서는 평속 150km에 가까운 스피드를 낼 수 있는 선발 투수는 이의리 뿐이다. 특히, 좌타자가 워낙 많아 국제무대에서 쓸 수 있는 좌완 선발투수의 발굴은 필수적이다. 한국이 일본의 스미다, 대만의 린위민에게 고전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한국도 좌타가 중심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는 일본이나 대만도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에 좋은 좌투수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대만은 이미 투수력에서 대한민국을 뛰어넘고 있다. 연령별 대표에서는 대만에게 더욱더 큰 격차로 압도적으로 밀리고 있다. 만약 대만이 마이너리그까지 출격시키면 그 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진다. KBO리그에서는 현재 평균자책점 10걸안에 국내 투수가 단 2명(원태인, 손주영) 뿐이다. 선발 투수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없이는 대한민국의 국제대회 약진은 이뤄질 수 없다. 이는 2026 WBC때도 마찬가지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11-18 12:22:18날벼락이 따로 없다. 철완의 팔꿈치가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이의리(21)의 왼쪽 팔꿈치가 결국 탈이 났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왼손 투수 이의리가 수술대에 오르며 올 시즌을 마감한다. KIA 타이거즈는 이의리가 왼쪽 팔꿈치 내측 측부인대 재건술과 뼛조각 제거술을 받을 예정이라고 2일 긴급히 발표했다. 이의리는 지난달 31일과 6월 1일 이틀에 걸쳐 두 군데 이상의 병원에서 부상 부위를 정밀 검진했다. 그 결과 왼쪽 팔꿈치 인대 부분 손상 진단이 나왔고, 병원은 주사 치료와 재활, 수술이 모두 가능하다는 소견을 이의리에게 전달했다. KIA 구단과 이의리는 재활이 아닌 수술을 하기로 결정하고 곧 수술 날짜를 잡기로 했다. 이의리는 신인 1년차 때부터 거의 쉰 적이 없다. 신인 때 94.2이닝을 시작으로 2년차 때는 154이닝, 3년차 때는 131이닝을 던졌다. 신인 시절부터 쉼 없이 달려온 것이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이의리는 국가대표로도 단골손님이었다. 도쿄올림픽에서 자신의 진가를 증명한 다음부터 이의리는 한국의 왼손 에이스로서 가장 먼저 이름이 불렸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에서 이의리보다 빠르고 강한 공을 던지는 선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2023년은 절정이었다. 3월 초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 출전하기 위해 미국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곧바로 도쿄에 가서 WBC 대표팀을 위해 공을 던졌다. 그리고 곧바로 개막 2차전에 선발로 나섰다. 수많은 선수들이 WBC 휴유증을 호소했지만, 이의리는 개막전부터 시즌 말미까지 로테이션을 지켰다. 시즌 중간 아시안게임 탈락이라는 심적 고통을 겪기도 했지만, 팀을 이탈하지 않았다. 이의리는 시즌이 모두 끝난 후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에도 참여했다. 그리고 가장 부담이 큰 일본전 선발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무리였을까. 2024년 이의리는 팔꿈치 통증으로 4월 11일 열흘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라 세 번 연속 기간을 연장했다. 이후 퓨처스리그(2군) 경기에서 재활 등판한 이의리는 5월 29일 1군 등록과 함께 그날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등판해 3이닝 3실점 했다. 포심 최고 구속은 151㎞까지 나왔으나 고작 한 경기를 던지고 시즌을 포기했다. KIA 타이거즈로서는 날벼락이다. 선발진의 상수라고 생각했던 이의리가 올 시즌을 조기에 마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이의리는 1승, 평균자책점 5.40으로 프로 4번째 시즌을 조기에 마쳤다. KIA는 일단 올 시즌 기량이 만개한 우완 투수 황동하를 선발 로테이션에 고정한다. 또 윌 크로우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계약하고 지난달 31일 한국에 온 왼손 투수 캠 알드레드가 행정 절차를 마무리하는대로 1군에 등록해 선발진의 공백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캠 알드레드가 복귀하면 제임스 네일, 알드레드, 양현종, 윤영철, 황동하로 이어지는 5인 선발을 충분히 돌아갈 수 있게 만들 수 있다. 분명히 아쉬운 결과지만 이의리의 입장에서도 무조건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이의리는 쉼 없이 달려왔다. 지금 시점에서 몸의 폭탄을 제거하고 쉬어가는 것도 절대 나쁜 것은 아니라는 것이 야구계의 시선이다. 다행스럽게도 올 시즌 KIA 타이거즈는 이의리가 아니더라도 선발진이 탄탄한 편이다. 이의리는 10년 이상 야구를 해야 할 선수이기에 군 문제도 있다. 팔꿈치 재활 기간 빠르게 군 문제를 해결하고 다시 돌아오는 것도 안정적인 선수 생활을 위한 하나의 방편이다. 한편, 국가대표 좌완 에이스의 갑작스러운 수술 소식에 많은 기아 팬들은 커뮤니티를 통해 안타까움을 토로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6-02 18:51:54날벼락이 따로 없다. 철완의 팔꿈치가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이의리(21)의 왼쪽 팔꿈치가 결국 탈이 났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왼손 투수 이의리가 수술대에 오르며 올 시즌을 마감한다. KIA 타이거즈는 이의리가 왼쪽 팔꿈치 내측 측부인대 재건술과 뼛조각 제거술을 받을 예정이라고 2일 긴급히 발표했다. 이의리는 지난달 31일과 6월 1일 이틀에 걸쳐 두 군데 이상의 병원에서 부상 부위를 정밀 검진했다. 그 결과 왼쪽 팔꿈치 인대 부분 손상 진단이 나왔고, 병원은 주사 치료와 재활, 수술이 모두 가능하다는 소견을 이의리에게 전달했다. KIA 구단과 이의리는 재활이 아닌 수술을 하기로 결정하고 곧 수술 날짜를 잡기로 했다. 이의리는 신인 1년차 때부터 거의 쉰 적이 없다. 신인 때 94.2이닝을 시작으로 2년차 때는 154이닝, 3년차 때는 131이닝을 던졌다. 신인 시절부터 쉼 없이 달려온 것이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이의리는 국가대표로도 단골손님이었다. 도쿄올림픽에서 자신의 진가를 증명한 다음부터 이의리는 한국의 왼손 에이스로서 가장 먼저 이름이 불렸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에서 이의리보다 빠르고 강한 공을 던지는 선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2023년은 절정이었다. 3월 초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 출전하기 위해 미국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곧바로 도쿄에 가서 WBC 대표팀을 위해 공을 던졌다. 그리고 곧바로 개막 2차전에 선발로 나섰다. 수많은 선수들이 WBC 휴유증을 호소했지만, 이의리는 개막전부터 시즌 말미까지 로테이션을 지켰다. 시즌 중간 아시안게임 탈락이라는 심적 고통을 겪기도 했지만, 팀을 이탈하지 않았다. 이의리는 시즌이 모두 끝난 후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에도 참여했다. 그리고 가장 부담이 큰 일본전 선발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무리였을까. 2024년 이의리는 팔꿈치 통증으로 4월 11일 열흘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라 세 번 연속 기간을 연장했다. 이후 퓨처스리그(2군) 경기에서 재활 등판한 이의리는 5월 29일 1군 등록과 함께 그날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등판해 3이닝 3실점 했다. 포심 최고 구속은 151㎞까지 나왔으나 고작 한 경기를 던지고 시즌을 포기했다. KIA 타이거즈로서는 날벼락이다. 선발진의 상수라고 생각했던 이의리가 올 시즌을 조기에 마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이의리는 1승, 평균자책점 5.40으로 프로 4번째 시즌을 조기에 마쳤다. KIA는 일단 올 시즌 기량이 만개한 우완 투수 황동하를 선발 로테이션에 고정한다. 또 윌 크로우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계약하고 지난달 31일 한국에 온 왼손 투수 캠 알드레드가 행정 절차를 마무리하는대로 1군에 등록해 선발진의 공백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캠 알드레드가 복귀하면 제임스 네일, 알드레드, 양현종, 윤영철, 황동하로 이어지는 5인 선발을 충분히 돌아갈 수 있게 만들 수 있다. 분명히 아쉬운 결과지만 이의리의 입장에서도 무조건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이의리는 쉼 없이 달려왔다. 지금 시점에서 몸의 폭탄을 제거하고 쉬어가는 것도 절대 나쁜 것은 아니라는 것이 야구계의 시선이다. 다행스럽게도 올 시즌 KIA 타이거즈는 이의리가 아니더라도 선발진이 탄탄한 편이다. 이의리는 10년 이상 야구를 해야 할 선수이기에 군 문제도 있다. 팔꿈치 재활 기간 빠르게 군 문제를 해결하고 다시 돌아오는 것도 안정적인 선수 생활을 위한 하나의 방편이다. KIA구단은 "재활을 통해 통증을 참고 던지면 가능할 수도 있지만, 선수와의 상담을 통해 선수의 미래를 위해서 수술을 최종 결정했다. 이의리가 빠른 복귀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6-02 16:41:00[광주 = 전상일 기자] KIA 타이거즈는 윌 크로우에 적지않게 당황스러운 상태다. 왜냐하면 크로우는 과거에도 팔꿈치 부상의 전력이 있었떤 투수도 아니고 아직 많은 이닝을 던진 상태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네일과 크로우가 좋은 활약을 보여주면서 선두를 내달리고 있던 KIA는 크로우가 수술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재활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견으로 갈리면서 최악의 경우까지 염두에 둬야할 상황이다. 크로우는 미국의 주치의에게 자신의 상태를 문의했고, 만일 본인이 수술을 결정한다면 그대로 시즌 아웃으로 대체 용병을 구해야 한다. 하지만 최악의 상황에서 희망가도 들려왔다. 이의리와 임기영이 곧 돌아온다. 무엇보다 이의리와 임기영은 5월 14일날 불펜피칭을 실시했는데 둘 다 어깨나 팔꿈치 기타 몸에 전혀 이상이 느껴지지 않았다. 따라서 한 차례 더 불펜피칭을 실시하고 이상이 없다면 퓨처스에서 1경기 정도 던지고 1군으로 복귀하게 된다. 대략적으로 그 시점을 계산해보면 5월 말 정도가 예상될 수 있다. 물론, 또 한 번의 불펜피칭과 퓨처스에서의 투구에서 이상이 생길 경우에는 그 시간이 연장 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예정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KIA 입장에서는 천군만마나 다름없다. 두 명의 확실한 선발투수가 들어오면서 일단 선발진은 크로우의 공백을 어느정도 메울 수 있을 듯 보인다. 임기영이 선발로 들어오면 이의리, 임기영, 양현종, 윤영철, 네일의 5인 로테이션이 완성되기 때문이다. KIA는 급하게 두 명을 올릴 생각은 없다. 최대한 신중하게 두 명의 상태를 관찰할 예정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두 명의 복귀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고, 현 상태에서 이상이 없다는 것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05-15 11:02:57[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이의리는 지난 APBC 일본전에서 6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비록, 제구력은 일본의 스미다에 비해 많이 아쉬웠지만, NPB의 대표 선수들을 상대로 빼어난 투구내용을 선보였다. 무엇보다 이의리는 아직 거칠지만, 스피드만큼은 좌완 투수 중에서 대한민국 원탑이다. 선발 투수로서 150km 이상을 쉽게 던진다. 투구수가 100개 가까이 되어도 포심만으로도 상대를 압도할만한 힘이 있다. APBC에서 자신에게 홈런을 때려냈고, 한국전 킬러로 등극했던 만나미를 상대로한 힘대 힘의 승부는 압권 중에 압권이었다. 여기에 일본전에서 힘을 발휘한 슬라이더도 위력이 있다. 구종 가치가 높은 체인지업과 커브도 보유하고 있다. 이의리는 고교에 졸업하자마자 프로에 발을 내딛었고, 3년동안 풀 시즌을 뛰었다. 물론, 올 시즌 어깨 염증이 있어서 로테이션을 거른 적이 있었지만, 크게 아프지 않았다는 것도 이의리에게는 큰 메리트다. 사실 이의리는 지금보다 훨씬 많은 이닝을 던질 수 있는 선수라는 것은 모든 관계자들이 알고 있다. 하지만 이의리의 이닝이 예상보다 적은 것은 역시 제구력 때문이다. 제구가 좋지 않기 때문에 5이닝만에 100구가 넘는 공을 던지고 내려오기가 일쑤였다. 그것이 본인의 이닝을 크게 깎아 먹었다. 하지만 그러함에도 좋은 스피드, 왼손의 장점,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좋은 스테미너 등은 향후에 그에게 관심을 쏟을만한 요소가 된다. 그런 선수이다보니 향후에 KBO에서 미국 무대에 나갈 선수를 꼽아보자면 우완 투수 쪽에서는 문동주와 안우진, 좌완 투수 쪽에서는 이의리 등이 꼽힐 수밖에 없다. 이의리는 아직 군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지만, 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다면 그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이미 국제 무대에서 어느정도 모습을 드러낸 선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이의리는 아직 그런 꿈도 꾸지 않고 있다. 이의리는 “최근 선배님들이 해외에 나가는 모습을 보고 있다. 하지만 나는 아직 그런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솔직히 나는 이번 시즌이 너무 아쉽다. 야구 인생에서 가장 아쉬웠다. 그나마 마무리가 좋았기 때문에 다행이기는 하다. 내년 시즌 목표치도 설정하지 않았다. 그저 무조건 잘하고 싶다. 올해보다는 무조건 잘하고 싶다”라며 이를 앙다물었다. 그러면서 "후반기에는 제구가 나쁘지 않았다. 편하게 던지니까 조금 더 나아지는 것 같다. 나는 기술적인 문제보다 심리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의리는 지난 손가락 부상이후 제구력도 급격하게 좋아졌고, 구위는 여전히 최상급이다. 여기에 비시즌 활동기간에도 쉬지 않고 미국의 드라이브라인에 참여하기 위해서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었다. 그리고 1년 내내 야구를 했음에도 미국 땅에서 새해를 맞는다. 이의리는 내년 시즌을 뛰면 벌써 4년차다. 거기에 국가대표도 꾸준하게 나갔기 때 문에 포인트도 계속 쌓이고 있다. 그는 지금도 훌륭한 투수지만, 만약에 이의리가 알을 깨고 나온다면 자랑스러운 칭호가 붙을지도 모른다. "앞으로 일본전 선발은 무조건 이의리" 혹은 "한국의 다음 포스팅 MLB 도전 후보는 이의리"라는 수식어 말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12-30 14:54:43[인천(공항) = 전상일 기자] "괜찮습니다. 야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의리는 올 시즌을 마친 뒤 정신적으로 성숙했다. 여유가 넘치고 자신의 일에 대해서 최선을 다한다. 한창 쉬고 싶고, 고 싶은 나이에도 비활동기간에 미국으로 날아가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결정이다. 왜냐하면 이의리는 1년 내내 야구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2월 스프링캠프에서 곧바로 3월 WBC에 합류한 뒤 개막전 선발부터 풀타임으로 활약한 뒤 11월 APBC까지. 그리고 비시즌 남들이 모두 다 쉬는 비활동 기간에 에이스는 미국으로 향한다. 미국 드라이브라인에 참여하기 위해 미국으로 날아가는 이의리를 만나기 위해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이의리를 만나자마자 힘들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괜찮다. 야구 하는 것이 좋다”라며 웃는다. 야구가 취미고, 야구가 특기이고, 야구가 자신의 적성인 '덕업일체' 그 자체였다. 155km에 육박하는 국내 최고의 좌완 파이어볼러가 굳이 드라이브라인에 참여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160km를 던지고 싶어서 그러는 것이냐고 농담을 던지자 이의리는 “공 빨라지기 위해서 가는 것이 아니다. 야구를 배우러 가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의리는 다사다난했던 2023년에 대해 “전체적으로 모두 아쉬웠다”라고 말한다. 2년 연속 10승을 했지만, 성에 차지 않는다는 것이 그 이유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역시 제구. 분명, 제구가 아쉽기는 했지만, 이의리는 손가락 부상 이후 향상된 제구력을 보여주었다. 이의리의 투구는 손가락 부상 이전과 이후로 나눠질 정도다. APBC 일본 대표팀을 상대로 한 역투는 덤이었다.(6이닝 2실점). 특히, 자신에게 홈런을 때린 만나미를 상대로 오직 직구만으로 상대를 윽박지르는 모습은 야구팬들에게 큰 감흥을 주기도 했다. 이의리는 이에 대해서 “역시 마인드 문제 아닐까요?”라고 말한다. 이의리가 그렇게 진단하는 것은 전반기와 후반기는 메커니즘적으로 변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국가대표 경기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실제로 그는 광주일고 시절에도 제구가 좋지 않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뭐가 나아졌다기보다 그냥 잡생각없이 열심히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던 것 같다. 그나마 올 시즌 마지막 등판이 괜찮았던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년 국제대회에 참여했지만, 이번 APBC는 특별했다. 처음으로 일본전에 선발로 나섰기 때문이다. 이의리는 선발 등판이 결정되었다고 했을 때 “재미있게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일본전에 나섰을 때도 “일본 타자들이 워낙 야구를 잘하다보니 정말 재미있었다”라고 당시를 회고 했다. 그렇게 보면 3월 WBC에서 7억달러의 사나이 오타니와 제대로 승부해보지 못한 것이 아쉽지는 않았을까. 이의리는 살며시 고개를 가로저으며 “당시에는 내 상태가 매우 좋지 못했다. 누구와 승부를 하기 전에 내 상태가 너무 안 좋았다. 그것이 가장 아쉽지 오타니와 제대로 정면 승부를 못해본 것이 아쉽지는 않다”라고 말했다. 최근 아시아 선수들의 해외진출 러시가 대세다. 야마모토, 이정후, 이마나가 등 여러 선수가 거액을 받고 MLB에 입성하는 분위기다. 이제는 미국 무대에서 아시아 특급 선수를 우대해주는 분위기다. 그런 측면에서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던지는 젊은 이의리도 4년 후에 후보가 될 수 있다. 155km를 던질 수 있는 좌완 투수 선발 투수는 언제나 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의리는 “미국은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곳은 아니지 않나. 그냥 흘러가는대로 4~5년 뒤의 상황을 봐야한다. 지금은 내년 시즌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시즌의 목표에 대해서도 “올해보다 무조건 나아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별히 메커니즘적인 부분을 손대고 싶은 생각은 없다. 정신적으로 좀 더 강해지는 것, 그리고 아프지 않은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1월 20일 귀국한 뒤 곧바로 KIA 타이거즈의 스프링캠프로 또 다시 출국한다. 이의리는 비행기에 오르기 전 “올 시즌 팀이 가을야구를 가지 못해서 아쉬운 상황이다. 내년에 잘 해서 가을 야구를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팬 여러분들이 많이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라는 출사표를 던지고 K041 미국행 비행기로 몸을 향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12-19 08:36:16[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3회 무사 만루 상황. 이의리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이했다. 상대 타자는 이번 WBC 대표이자 NPB에서 홈런 3위 타점 1위, 최다안타 1위에 오른 리그 최고급 타자 마키 슈고(히로시마). 하지만 이의리는 주눅들지 않았다. 152km의 직구로 스트라이크와 헛스윙을 이끌어낸 이의리는 기어이 해당 타자를 병살타로 잡아내고 1실점으로 실점을 최소화했다. 완벽하게 넘어갈뻔한 흐름이 다시 대등해지는 순간이었다. 대한민국이 APBC에서 일본에 석패했다. 한국은 11월 17일 도쿄돔에서 펼쳐진 경기에서 1-2로 패했다. 이의리는 6이닝 6피안타 3실점 2볼넷을 기록했다. 최근 치러진 한일전에서 가장 비등비등한 경기를 펼쳤다는 점에서 큰 박수를 받을만한 경기이기도 했다. 일본이 NPB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선수들을 동원했고, 일본의 홈이었다는 점. 그리고 한국은 LG와 kt 선수들이 모조리 빠졌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졌잘싸’ 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경기였다. 무엇보다 이날 경기의 가장 큰 수확은 좌청룡을 찾아냈다는 것이다. 앞으로 일본을 만나게되면 최우선으로 써야할 좌완 선발 투수를 찾아냈다. 바로 이의리다. 이의리는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09년 WBC 이후 일본 프로팀이 포함된 대표팀을 상대로 첫 QS(6이닝 3실점 이하)를 해냈다. 이의리의 강점이 제대로 드러났다. 물론, 제구는 완벽하지 않았다. 하지만 평소보다는 훨씬 나은 제구를 보였고 100구에 근접해도 152km까지 나오는 스테미너는 환상적이었다. 또한, 이의리 특유의 빠른 팔스윙과 허리 회전에서 나오는 폭발적인 임팩트는 일본 타자들에게 생소함으로 다가왔다. 이의리는 집요하게 자신의 주무기를 고집했다. 이의리는 체인지업을 던지기는 했지만, 사실상 투피치로 운용을 했다. 포심과 슬라이더다. 특히, 우타자들을 상대로 집요하게 몸쪽 직구 승부를 고집했고, 슬라이더로 카운트를 잡았다. 단순하지만 힘으로 강하게 일본 타자들을 상대했고, 그것이 대성공을 거두었다. 물론, 6번타자 마나미에게 불의의 솔로홈런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힘대 힘으로 붙었었기에 어쩔 수 없었다. 오늘 등장한 선수들은 결코 만만한 선수들이 아니다. 비록, 미국에 진출한 선수들은 모두 빠져있지만, WBC 대표팀 제외 가장 강한 선수들이 포진했다. 1번 오카바야시는 작년 최다안타왕에 올랐던 선수다. 이날 3안타를 때려낸 2번 유격수 코조노도 일본내에서는 강한 어깨, 빠른 발, 정확한 타격으로 주목받는 내야수다. 2019년 전체 1순위에 지명된 유격수로서 강한어깨, 빠른 발 , 수비 등이 모두 좋은 소위 5툴 플레이어로 평가받았다. 3번 모리시타 쇼타는 이번 일본시리즈에서 7타점을 올리며 한신이 38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는 데 보탬이 된 신인 외야수다. 어제 대만전에서도 홈런을 때려냈다. 4번 마키 슈고는 0.293 29홈런 103타점을 기록한 일본 최고급의 강타자다. 한신의 우승을 이끈 또 하나의 주역 사토 테루아키는 올 시즌 0.263의 타율에 24홈런 92타점을 기록했다. 마키 슈고 못지 않은 강타자다. 이날 이의리에게 홈런을 때린 만나미 츄세이(니혼햄)은 0.265에 25홈런 74타점으로 퍼시픽리그 홈런 4위에 오른 강타자다. 사카쿠라 쇼고(히로시마)도 올 시즌 무려 120경기에서 0.266에 12홈런 44타점에 건실한 수비를 자랑하는 포수다. 이런 타자들을 상대로 퀄리티스타트를 해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번 대회는 나오지 않았지만, 무네타카 같은 좌타자들이 전통적으로 강한 일본을 상대로는 역시 좌완 투수가 효과가 좋다. 이는 이날 경기에서도 충분히 증명이 되었고, 과거의 경기에서도 수없이 증명이 되었던 당연한 명제다. 올해 WBC에서 가장 좋은 피칭을 했던 것도 선발로 나섰던 김광현이었다. 즉, 일본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왼손투수가 있어야 하고, 현재 한국에서 100구를 넘어도 150km 이상을 던질 수 있는 투수는 이의리 외에는 없다. 현재 스터프로 일본 타자들을 찍어누를 수 있는 선발 투수가 이의리 밖에는 없다. 이의리는 자신의 투구를 믿었다. 특히 6회 말 자신에게 홈런을 때린 만나미를 상대로 오직 직구만으로 2루 땅볼을 유도해내는 모습은 이의리가 자신의 공이 일본에게 통한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 대목이었다. 물론, 패배는 아쉽다. 하지만 수확도 크다. 대한민국은 구대성을 앞세워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을 땄고, 류현진, 김광현의 역투 속에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수확했다. 2009년 WBC 준우승 쾌거의 주역은 봉중근이었다. 그리고 다음 WBC & 올림픽의 주역은 이의리가 될 것이 분명하다. 지난 AG에 이어 한국 야구에 또 하나의 서광이 내비치고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11-18 01:33:04[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이의리가 일본전 선발이라는 엄청난 특명을 부여받았다. 모든 경기가 중요하지만, 일본전은 다르다. 한일전이 갖는 의미가 대단히 강하다. 한국에서는 정민태 같은 최고의 우완 투수들이 대만전을 맡았고, 최고의 좌완들이 일본전을 맡았다. 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늘 그렇게 상대들을 이겨왔다. 역대로 일본전 선발은 김광현, 구대성, 봉중근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최고 좌완의 상징같은 것이다 '대한민국 원탑 좌완 신예' 이의리가 AG 탈락의 아픔 딛고 일본전 선발을 명 받았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일본에 좌타자가 많은 특성을 고려해 왼손 선발 이의리를 내세웠다. 일본 야수 14명 가운데 8명이 왼손 타자다. 이의리는 2023시즌 28경기에 선발 등판해 131⅔이닝을 소화하며 11승 7패 평균자책점 3.96을 기록했다. 데뷔 이래 KBO 성적은 25승 22패 평균자책점 3.83이다. 2021년 1차 지명으로 KIA에 입단한 이의리는 1982년 프로야구 원년 멤버인 타이거즈가 배출한 '첫 투수 신인왕' 출신이다. 이의리 개인으로서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여정에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을 털어낼 기회이기도 하다. 이의리는 당초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했었으나 9월 초 왼손 중지 물집 증세로 흔들리자 소집 훈련을 하루 앞두고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그 이후 엄청난 호투로 등판할 때 마다 KIA의 승리를 이끌었다. 실제로 AG 이후 이의리가 등판한 4경기에서 KIA는 전승을 거두었다. 또한, 첫 경기 NC전에서는 완봉승이 나올뻔 하기도 했다. 이의리는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평균 150km를 던질 수 있는 선발 자원이다. 이의리 외에도 이정도로 빠르고 강한 공을 던지면서 길게 던질 수 있는 좌완 투수가 없다. 100구가 넘어도 150km이상을 던질 수 있는 투수 자체가 희소하다. 따라서 죽으나 사나 이의리는 일본전 킬러가 되어야 하는 투수다. 일본도 왼손 스미다 지히로(24·세이부 라이언스)를 선발로 내세울 전망이다. 일본 대학 최고 투수로 평가받는 스미다는 2022년 드래프트 1순위로 세이부에 입단했다. 2022년 3월 26일에는 오릭스 버펄로스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1피안타 무실점 역투로 '데뷔전 선발승'의 기쁨을 누렸다. 하지만, 이후 지독한 불운에 시달리며 2022년 4월 2일부터 2023년 4월 12일까지 세이부 구단 역사상 불명예 최다인 12연패를 당했다. 첫 시즌 스미다의 1군 성적은 1승 10패 평균자책점 3.75였다. 2023시즌 스미다는 9승 10패 평균자책점 3.44를 올렸고, APBC 일본 대표팀에 승선했다. 스미다는 시속 150㎞의 빠른 공을 던지고,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등 변화구, 컷 패스트볼, 투심 패스트볼 등 변형 직구도 갖췄다. 특히 체인지업의 구위가 뛰어나 '우타자에 강한 좌투수'로 평가받는다.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11월 16일 호주전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이의리는 우리나라 최고의 좌완 투수다. 제구가 잘 되면 (일본 타선을) 잘 막아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구만 잘되면 이의리가 충분히 일본 타자들을 잡아낼 수 있다며 그를 집중적으로 관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만전 첫 경기 패배 이후에도 문동주를 꾸준히 중용하며 대표팀의 1선발로 만들어냈다. 과연, 이번 대표팀에서 이의리를 일본 킬러로 키워내며 또 하나의 좌청룡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이의리가 이번 대표팀에서 일본을 상대로 멋진 투구를 펼친다면 이의리의 가슴에 있는 응어리도 상당부분 풀어낼 수 있을 전망이다. 또한, 이의리의 성장에도 그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11-16 22:16:35[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말을 못할 뿐이지 사람인데 마음이 좋을 리가 있나” 모 야구인은 이의리에 대해서 그렇게 표현했다. KIA의 좌완 에이스 이의리가 APBC 참가를 위해서 대구에 합류했다. 사실, 이의리의 이번 APBC 참가에 대해서 많은 이들이 걱정을 했다. 마음을 다쳤을 이의리에게 항저우 AG의 연장선상에서 펼쳐지는 대회에 합류해서 공을 던지라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한 처사라는 것이 이유다. 이의리는 항저우 AG 대표팀 소집 하루 전 손가락 물집을 이유로 대표팀에서 탈락했다. 규칙에 부상에 의해서라면 몰라도 부진에 의해서는 선수를 교체할 수 없게 되어 있었다. 만약, 부진을 이유로 대표팀에서 이의리를 교체해야한다면 교체해야할 선수는 더 많았다. 손가락 물집은 부상의 사유로 부적절하다는 여론도 있었고, 이의리에게만 기량 부진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부당하다는 여론도 있었다. 특히, 대표팀 탈락 직후 이의리가 훌륭한 투구를 선보여 더욱 이런 논란은 커졌다. 이의리는 “그 소식을 대표팀이 아니라 구단으로부터 들었다는 것이 가장 서운했다. 예비엔트리도 아니고 최종 엔트리에서, 그날밤 합류하기로 한 당일에 제외됐는데 직접 연락은 아무 데서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야구인생에서 절대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라며 아쉬운 마음을 언론에 여과없이 드러냈다. 하지만 이의리는 훌훌 털고 다시 일어섰다. “나를 지탱해준 KIA팬들과 선배들을 위해 던지겠다”라며 시즌 마지막경기까지 최선을 다해서 던졌다 이의리는 대표팀 탈락 직후 4경기에 선발 등판해 총 23이닝을 던졌다. 실점은 고작 4점에 불과했다. 4점대 중반까지 치솟았던 평균 자책점도 최종적으로 3점대까지 떨어뜨렸다. 이의리가 등판한 4경기에서 팀은 모조리 승리했다. 그것뿐만 아니다. 이의리는 “향후에도 대표팀에서 던지고 싶다”라며 웃으며 대구로 향했다. 이의리는 고교 시절 입단할 당시 같은 라이벌인 이승현이나 김진욱보다 훨씬 적은 계약금인 3억을 받고 KIA에 입단했다. KIA에 입단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던 이의리에게 5~6천 만원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입단 후 굴곡이 있기는 했지만 2년연속 10승을 기록했고, 신인왕도 획득했다. 올림픽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무엇보다 노란색 가발을 쓰고 춤을 출 정도로 팬서비스에서도 적극적이다. 오히려 일부 팬들이 팔을 잡아당기거나 유니폼을 던지는 무례한 팬서비스를 요청했을때도 웃으며 응했던 이의리다. 사실 부상을 핑계로 참가하지 않았어도 누구도 뭐라고 하지 않았을 대표팀이다. 그렇다고 대표팀 경험이 부족해서 경험을 쌓기위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그는 대표팀에서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겠다며 운동화 끈을 다시 한번 동여맸다. 가장 아쉬운 것은 본인이었겠지만, 모든 논란을 스스로 정리했다. 항저우 AG에 함께하지 못했지만, 이의리는 여전히 대한민국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좌완 투수이다. 그리고 2년연속 10승을 거둔 좌완 투수이고 향후에도 계속 대표팀에서 선발투수로 활약 해줘야하는 선수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항상 올바른 방향으로 자신의 울분을 풀어온 이의리에게 이번 APBC 또한 한풀이 무대다. 만약, 이번 APBC에서 훌륭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이의리는 항저우 금메달 이상 가는 명예를 얻게 될지도 모른다. 항상 일본전에서는 좌완 투수가 활약해왔다. 이번에는 이의리가 그 후보다. 이의리는 입단 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양현종을 가장 존경하고 닮고 싶다고 했다. 그에게서 대투수 양현종의 향기가 스멀스멀 풍겨나고 있다. 빼어난 실력 뿐만 아니라, 큰 가슴에서도 말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11-06 15:46:49[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이 금메달을 획득했다. 무려 아시안게임 4회 연속 금메달이다. 한국 야구에는 매우 경사스러운 일이지만, 이번 우승의 한 켠에서 큰 아쉬움을 곱씹고 있는 선수도 있다. 대표적으로 이의리(21·KIA 타이거즈)가 그렇다. 금메달의 기쁨으로 묻어버리기에는 너무 아픈 손가락이다. 지난 도쿄올림픽, 올 시즌 WBC까지 승선했던 이의리이기에 이번 항저우 AG에서의 탈락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그 사유가 ‘부상 아닌 부상’으로 인한 탈락이기에 더욱 그렇다. 선수 입장에서는 가슴 아픈 일이다. 하지만 비온 뒤 땅이 굳어간다. KIA 이의리가 최근 점점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 종료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점점 포텐을 폭발하고 있는 모양세다. 이의리는 대표팀에 탈락한 직후 2경기 연속으로 호투했다. 지난 10월 3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kt wiz와 방문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4안타와 볼넷 5개를 허용했으나 고비마다 삼진 4개를 솎아내며 1실점으로 막았다. 최고시속 152㎞의 강속구를 뿌린 이의리는 올 시즌 최다인 109개까지 투구수를 기록했다. 아직은 여전히 제구에서는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전보다는 훨씬 나아진 모습이고, 100구가 넘어가도 150km가 넘는 엄청난 스피드를 보여준 것이 고무적이다. 최근 2경기 기록도 좋다. 12.1이닝 1실점 사사구도 5개다. 이의리는 지난달 9월 27일 NC 다이노스와 더블헤더 2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을 3안타 무실점으로 막으며 '무력시위'를 했다. 이의리는 최근 큰 심경의 변화가 생겼다. 그는 고교때부터 항상 실패없는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선수다. 고교 1학년때 광주일고에 입학하자마자 황금사자기 8강 덕수고전에서 2학년 정구범과 맞대결을 할 정도로 주목받는 선수였다. 그해 황금사자기 우승을 거머쥐었고, 그해 말 전국체전에서는 에이스로 팀을 우승시켰다. 2학년 때부터는 아예 전국구 에이스로 우뚝 섰다. 최고 148km를 던지는 좌완 투수로 2학년 때 이미 1차지명을 예약했다. 프로에 들어와서도 빠른 시간에 10승을 달성하며 신인왕을 거머쥐었고 국가대표까지 차출되었다. 도쿄올림픽 3~4위전에 선발 등판할 정도의 순탄 코스였다. 그런 이의리에게 이번 아시안게임 탈락은 여태껏 겪어보지 못한 큰 시련 다름 아니었다. 하지만 이의리는 그런 아픔을 마운드에서 매우 올바른 방향으로 분출하고 있다. 그는 "나를 위로해주고 지탱해준 팀 선배들과 KIA 타이거즈를 위해 던지겠다" 라고 말했다. 사실, 제구가 최근 2경기에서 보여준 정도만 되어도 그가 국내 No.1 좌완 투수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관계자는 없다. 이번 대표팀 탈락이 결코 이의리의 가치 하락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그가 원한다면 3년 뒤 2026년 나고야 아시안게임 때에도 충분히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번 AG에서도 한국은 좌완 선발이 한 명도 없었다. 여기에 그는 국제 무대의 흐름에 걸맞는 좌완 광속구 파이어볼러다. 국제무대는 힘으로 찍어누를 수 있는 공 빠른 투수를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갈수록 늘어가는 좌타자를 생각하면, 좌완 투수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비록 큰 아픔을 겪었지만, 그로 인해서 KIA 타이거즈는 진짜 1선발 좌완 파이어볼러를 얻게 될지도 모른다. 이번 일로 좌절하거나 멈춰서기에 이의리는 고작 21살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그가 가진 자질이 대한한국 야구계에 너무나도 소중하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10-08 22:48: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