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JECT0# [파이낸셜뉴스] 대법원이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에 대한 무죄를 확정하면서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삼성그룹 관련주가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10여년간 이어진 경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주가에 날개를 달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3.09% 오른 6만6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3.41% 상승한 6만6800원까지 오르면서 연중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3.58% 오른 107만원에 마감했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의 동반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주가를 끌어올렸다. 이날 대법원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처리 등 이 회장에 대한 19개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확정했다. 이로써 이 회장은 지난 2015년 합병 이후 이어져 온 사법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됐다. 재계는 이 회장이 향후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 등 굵직한 경영 현안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이번 판결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대법원의 이번 판결이 삼성그룹 전반에 걸친 법적 리스크를 해소하고, 중장기 경영전략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인공지능(AI)용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에 속도를 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며 "그룹 차원의 경영 안정성이 높아졌다는 점이 주가에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이번 판결로 불확실성이 걷히면서 장기 성장 스토리가 다시 주목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회계 논란에서 벗어나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 확대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며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이번 판결이 주가에 추가적인 모멘텀을 제공할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다만 반도체 업황 회복 속도와 글로벌 수요 둔화 우려 등 펀더멘털 요인에 대한 점검은 필요하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법적 리스크 해소는 긍정적이지만, 향후 실적 가시성과 업황 개선 여부가 지속 상승을 뒷받침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론 삼성전자의 AI, 파운드리, 고대역폭메모리(HBM) 투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 확장 전략이 동반 성장 스토리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5-07-17 15:34:42[파이낸셜뉴스] 지난 4월 한국 정부가 미국 사모펀드 메이슨에 3200만 달러(약 438억원)를 배상하라는 국제투자분쟁(ISDS) 결정에 항소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정부가 메이슨에 지급해야 할 돈은 지연이자까지 포함해 약 887억원이 됐다. 17일 부당합병·회계부정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무죄 확정되면서 국민 세금으로 내야 할 '삼성 합병' 배상금만 남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동시에 삼성전자에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는 주장도 재점화됐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이날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지난 2020년 9월 이 회장이 재판에 넘겨진 지 4년 10개월 만이자, 2심 선고 5개월여 만이다. 2020년 당시 이복현 전 금융감독원장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 부장검사로 수사를 이끌었고,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해당 부서를 관할하는 3차장검사, 윤석열 전 대통령이 총책임자인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수사를 지휘했다. ISDS 배상금과 구상권... 엘리엇과도 1300억 분쟁 중 이 회장은 경영권 승계와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해 지난 2015년 진행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위법하게 관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배경이 된 건 그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다. 당시 삼성물산 주가는 저평가된 반면, 제일모직은 고평가돼 논란이 됐다. 이재용 부회장(현 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제일모직 지분을 많이 차지한 삼성 총수 일가에게 유리한 구도를 짰다는 지적이 나왔다. 삼성물산 대주주로 손해 볼 게 뻔했던 국민연금이 합병 과정에서 찬성표를 던졌고 이후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 보건복지부 관계자들이 국민연금에 압력을 넣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2016년 국정농단 사태 당시 진행된 특검 수사와 재판에선 박 전 대통령이 승계 계획을 도운 대가로 뇌물을 수수한 점이 드러났고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은 유죄를 확정 받기도 했다. 합병 과정에 한국 정부가 개입했다는 점이 드러나자 삼성물산 지분을 보유한 메이슨, 엘리엇 등 외국인 투자자들이 ISDS을 통해 배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해 4월 싱가포르 중재판정부가 메이슨 쪽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우리 정부에 손해배상액 3200만 달러와 지연이자(2015년 7월17월부터 연 5% 복리)를 지급하라고 판정했다. 우리 정부가 국민의 세금으로 내야 할 배상액이었다. 시민단체는 옛 삼성물산 주주였던 메이슨이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손해를 봤다며 소송을 제기한 만큼 당시 합병을 주도한 이 회장과 두 기업의 합병 과정에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박근혜 전 대통령 등을 상대로 구상권을 제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싱가포르 중재판정부가 이 회장에 대해 박 전 대통령과의 사이에 금전적 이익을 제공하는 대가로 합병을 지원할 것이라는 공동의 인식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이 같은 내용을 판결문에 명시한 걸 근거로 들기도 했다. 구상권은 다른 사람을 대신해 어떤 손해나 비용을 부담한 사람이 진짜 책임있는 사람에게 이를 돌려달라고 요구하는 권리다. 배상해야 할 건 또 있다. 메이슨과 별개로 한국 정부는 2023년 7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에 1300억여원을 지급하라는 국제투자분쟁 판정에 불복해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 엘리엇 역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반대했지만, 국민연금이 의결권 자문회사의 권고를 무시하고 합병안을 지지하면서 손해를 봤다며 국제중재를 제기했다. 복리 이자가 계속 쌓이고 있는 상황에서 배상액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 대통령 후보시절, 참여연대 구상권 청구 질문에 '무응답' 이재명 정부의 대응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5월 대선을 앞두고 참여연대는 대선 후보들에게 엘리엇·메이슨 ISDS 배상금 구상권 행사 여부를 듣기 위해 질의문을 보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대통령은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이에 참여연대는 "단순한 침묵이 아니라 대통령 후보로서 세금 수천억 원의 손실을 되돌리기 위한 의지와 책임을 보여야 할 자리에서 책무를 방기하고 있다는 점이 중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다만 국제통상 전문가로 활동한 송기호 변호사가 대통령실 국정상황실장에 있다는 점에서 변화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송 실장은 변호사 시절 “법무부는 당시 중과실로 불법행위를 한 대한민국 공무원들, 이들과 공모관계라고 인정된 이재용 회장을 상대로 신속하게 구상권 청구를 해야 한다”며 “박 전 대통령 등 공무원에겐 국가배상법에 따라 당사자에게 청구하고, 이 회장에 대해선 민법상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청구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참여연대는 이날 대법 판결이 나온 직후 다시 한번 "재벌 봐주기 판결로 사회정의를 무너뜨리고 총수일가의 전횡을 용인하는 해로운 판례를 남긴 법원을 강력히 규탄한다"는 주장과 함께 정부를 향해 구상권 청구를 요청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2025-07-17 15:16:06[파이낸셜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면서 반도체 초격차 회복에 드라이브가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실기로 반도체 시장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며, 이 회장이 전면에 나서 반도체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도 따른다. 어쩌다 삼성 D램이…'초격차' 무색해진 삼성 1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회사 전체 실적의 50∼60%를 견인할 정도로 중요한 핵심 사업이다. 그러나 몇 년 사이 실적이 크게 쪼그라들었다. 올해 2·4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반도체 사업이 부진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 난 4조6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33년간 수성했던 D램 메모리 시장 1위 자리도 SK하이닉스에 내주면서 위기감은 더욱 커진 상태다. SK하이닉스에 이어 두 번째로 엔비디아 공급망에 진입한 미국 마이크론도 HBM을 앞세워 삼성전자를 턱밑까지 추격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지난 2·4분기 DS부문의 영업이익이 1조원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한 반면,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1위' 지위를 공고히 해 2분기 9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관측한다. 예상대로라면 지난해 4·4분기, 올해 1·4분기에 이어 2·4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의 전사 실적을 제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반등 위해 이 회장 전면 나서나 실적 개선을 위한 삼성전자의 시급한 과제는 HBM3E(5세대) 개선제품과 HBM4(6세대)의 엔비디아 공급망 합류다. 이 회장은 HBM3E 제품의 공급 확대를 가속하기 위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직접 만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 회장은 지난 2023년 방미 일정 중 황 CEO와 현지 초밥집에서 회동한 바 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변화도 점쳐진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 ·4분기 삼성 파운드리의 점유율은 7.7%로, 업계 1위 대만 TSMC(67.6%)와 60%포인트 가까이 벌어져 있다. 3위인 중국 SMIC(6%)와의 격차는 빠르게 좁혀지는 모습이다. 내부에서도 1위인 TSMC는 커녕 3위 등 중국 기업들에게 추격당할 것이 더 걱정이라는 반응이 분분하다. 삼성전자는 현재 고전하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의 기술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고객 확보에 전념한다는 목표 하에 '내실 다지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 회장이 2019년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을 내놓으며 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만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로 도약한다는 목표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아울러 파운드리에서 부진을 씻어내기 위해 고객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에 미주법인(DSA) 변화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2025-07-17 12:09:43[파이낸셜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측은 17일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된 데 대해 계열사 합병과 회계처리에 대한 의혹을 해소한 결정이라며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이 회장 변호인단은 이날 입장문에서 "오늘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통해 삼성물산 합병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가 적법하다는 점이 분명히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어 "5년에 걸친 충실한 심리를 통해 현명하게 판단하여 주신 법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날 대법원은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사건에 대한 상고심에서 이재용 회장에 전부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 회장은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최소 비용으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고 지배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사내 미래전략실의 부정거래와 시세조종 등에 관여한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됐다. 1, 2심은 부정거래 행위와 관련해 이사회 결의-합병계약-주주총회 승인-주총 이후 주가 관리에 이르는 과정에서 보고서 조작이나 부정한 계획 수립, 부당한 영향력 행사가 없었다고 판단했다. 회계부정 혐의에서도 재무제표 처리가 경제적 실질에 부합했고, 재량을 벗어났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대법원은 이들 판결에 법리의 오해가 없었다고 보고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2025-07-17 12:00:37[파이낸셜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에 대한 대법원의 무죄 확정으로 10년 넘게 이어진 사법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삼성전자는 물론 재계 전반에 '경영 정상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사법 리스크에 묶여 있던 글로벌 사업 전략, 대규모 투자·인수합병(M&A) 등 핵심 의사결정도 본격적인 재개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반도체·인공지능(AI)·바이오 등 국가 주력 산업을 이끄는 기업들이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선, 이번 판결을 기점으로 정치·사법 리스크로부터 기업 경영을 분리해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17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지난 2020년 9월 이 회장이 재판에 넘겨진 지 4년 10개월 만이자, 2심 선고 5개월 여 만이다. 이 회장은 경영권 승계와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해 지난 2015년 진행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위법하게 관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바 있다. 앞서 지난해 1심이 19개 혐의 모두 무죄를 선고한 데 이어 올해 2월 항소심도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이에 검찰이 기계적으로 상고를 이어온 데 따른 우려도 꾸준했다. 이미 1·2심에서 무죄 판결이 내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증거나 법리 해석의 변화 없이 대법원까지 사건을 끌고 가는 이른바 ‘관성적 상고’는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물론 검찰이 2심에서 패소 했더라도 대법에 다시 검토해 달라고 할 순 있다"면서도 "(이번 경우는) 형식적으로 한 것이 아닌가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재계 또한 이런 행태가 기업인의 정상적인 경영 활동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고 우려해 왔다.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건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이 회장은 500일이 넘는 기간 동안 수감 생활을 했고, 2020년부터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시세조종 혐의로 100차례 넘게 법정에 섰다. 1심부터 항소심 무죄 선고가 나오기까지는 4년 5개월이 걸리며 '사법 리스크'가 이어졌다. 그러는 동안 삼성 전반의 경쟁력은 하락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과 이 회장을 둘러싼 (사법리스크가) 지난 10년간 계속됐고, 기업에 미치는 피해도 컸다. 그 사이 중국, 대만 등 경쟁사만 더 키웠고 기업가치는 떨어졌다"며 "삼성의 잃어버린 10년이 사법 리스크와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고 진단했다. 업계에서도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검찰개혁'의 출발점으로 이 같은 상고권 남용 문제를 짚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민과 기업이 받는 실질적 피해를 줄이기 위한 '구태 관행 타파'가 먼저라는 것이다. 실제로 미 연방헌법에 규정된 ‘이중 위험 금지’ 조항에 따라 미국에서는 피고인이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으면 검사가 항소할 수 없게 돼 있다. 이는 국민 기본권과 사법 자원의 낭비를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로 풀이된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2025-07-17 11:56:10[파이낸셜뉴스] "삼성은 모든 분야에서 1등이어야 한다. 1등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게 있다면 내가 다 지원하겠다."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의 생전 발언이다. 1992년 반도체를 필두로 TV, 프리미엄 휴대폰 등 세계시장 1등으로 한국경제를 떠받혀온 삼성전자에선 현재 "1등 품목이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대법원에서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혐의에 대해 최종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10년간에 걸친 사법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났지만, 삼성이 입은 피해와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지난 2016년 말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시작으로 10년 가까이 진행된 검찰 수사 및 재판으로 이 회장의 경영활동은 사실상 마비상태였다. 이 회장은 일부 유죄판결 뒤 사면·복권된 국정농단 사건으로 약 560일간 구속수감됐었으며, 2020년 9월부터 4년5개월간 진행된 이번 계열사 합병 등의 사건에서는 총 102회 직접 재판에 출석했다. 오너 기업에서 오너에 대한 경영활동 족쇄는 통상적인 국내외 활동을 비롯해 주요 의사결정에 제약으로 이어진다. 사실상 '경영 정상화', '경영 재건'에 나서야 할 정도로, 이 회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은 삼성 '초격차'의 상징이었던 반도체 사업 회복이다. 인공지능(AI)시대의 '게임 체인저'인 고대역폭메모리(HBM)시장에서 후발인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내준 것은 뼈아픈 부분이다. 최근엔 SK하이닉스에 이어 만년 3등으로 불리는 마이크론테크놀로지까지 엔비디아에 HBM3 납품에 성공, 삼성 내부 직원들이 느끼는 굴욕감이 크다. HBM은 물론이고 AI 사업 역시 이렇다할 구상이 나오지 않아, 삼성 안팎에서는 "AI 대오에서 낙오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미래 신사업 분야인 AI 로보틱스, 헬스케어 등 역시 인수합병(M&A)등으로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으나 이렇다할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만 TSMC와의 파운드리 사업 격차는 한때 17~19%까지 좁혀들어갔으나, 현재는 60% 가까이 벌어졌고, 가전, 프리미엄 휴대폰 역시 중국업체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는 형국이다. 이번 대법원의 무죄 확정 판결을 계기로, 이재용 회장의 경영 리더십이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 반도체 지위 회복을 필두로, 삼성의 미래 구상이 한층 속도를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2심 무죄 판결 이후, 검찰의 대법원 상고로 스톱됐던 이 회장의 삼성전자 등기임원 복귀를 비롯해, 국내외 사업장 및 주요 거래처 공개행보 등 리더십 복원 작업이 본격화될 것이란 기대가 일고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2025-07-17 11:50:07[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주요 그룹 총수들과의 첫 간담회에서 "국민의 삶의 핵심은 경제, 경제의 중심은 기업"이라며 민생경제 회복과 기업 중심의 산업 정상화 의지를 강조했다. 이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예정된 국내 투자와 고용을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응답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누리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지금 우리 국민들이 먹고사는 문제의 중심은 경제이고 경제의 중심은 바로 기업"이라며 "정부는 기업들이 국제 경쟁 속에서도 버틸 수 있도록 외교·안보적 지원을 포함해 경제 영토를 넓히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 대통령은 "규제 합리화도 적극 검토하겠다. 불필요하거나 행정 편의적 규제는 정리하고, 생명과 안전, 공정한 시장을 위한 규제는 오히려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이 회장은 발언 기회를 얻어 "삼성은 대통령의 실용적 시장주의 철학에 부응해 예정된 국내 투자와 고용을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며 "AI, 반도체, 바이오 등 미래 산업과 전통 산업에 대한 투자로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하고 중소기업과의 상생도 꾸준히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회장은 "대통령 자서전을 읽으며 청년에게 꿈을 주겠다는 진심을 느꼈다"며 "삼성의 사회공헌은 청소년·청년의 사회 적응과 교육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해 현장에 웃음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손경식 경총 회장,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류진 한경연 회장 등 6개 경제단체장과 함께 이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이 경제인들과 공식적으로 마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west@fnnews.com 성석우 기자
2025-06-13 11:52:57[파이낸셜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호실적을 내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장을 찾아 주요 경영진들과 사업 전략을 점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장이 현장을 직접 살핀 만큼, 삼성이 미래 먹거리로 꼽은 바이오 사업 육성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인천 송도에 있는 삼성바이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업장 등 바이오 사업 현장을 찾아 현황 등을 점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현장에는 정현호 삼성전자 부회장,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등 주요 경영진이 함께했다. 업계에서는 바이오가 반도체에 이은 삼성의 차세대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만큼 이 회장이 직접 바이오 사업을 챙기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번 방문에서 이 회장은 최근 가동한 삼성바이로직스 5공장도 살폈다. 그는 앞서 지난해 초 5공장 건설 현장을 점검한 바 있다. 5공장은 1~4공장의 최적 사례를 집약한 18만리터(ℓ) 규모의 생산공장으로 지난 4월 본격 가동에 들어간 바 있다. 이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총 78만4000ℓ의 세계 최대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아울러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한 조치로도 해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성장하며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4조5473억원, 영업이익 1조3200억원을 기록,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로는 최초로 '4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또 글로벌 제약사들과 잇따라 대형 계약을 체결하며, 5개월 만에 연간 누적 수주 금액 3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10월 바이오시밀러 사업 부문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인적분할 방식으로 분리하고 CDMO 전문 기업으로 새 출발해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DMO에 집중하고, 삼성에피스홀딩스는 바이오시밀러 전담 운영과 신기술 투자, 글로벌 전략 수립을 전담하는 연구·개발(R&D) 중심 지주사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CDMO와 바이오시밀러라는 양대 성장축을 구조적으로 이원화함으로써 고객·투자자·시장의 요구에 부합하는 유연한 대응 체계를 구축하기 위함이다. soup@fnnews.com 임수빈 조은효 기자
2025-06-09 16:39:44[파이낸셜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4년 연속으로 삼성호암상 시상식을 찾았다. 이병철 창업회장과 이건희 선대회장의 뜻을 이어 받아 호암상을 각별히 챙기고 있다는 평가가 따른다. 호암재단은 3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2025년도 제35회 삼성호암상 시상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삼성호암상은 호암 이병철 선생의 인재제일과 사회공익 정신을 기려 학술·예술 및 사회발전과 인류복지 증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사를 현창하기 위해 1990년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이 제정했다. 올해 제35회 시상까지 총 182명의 수상자들에게 361억 원의 상금을 수여했다. 올해 수상자는 △물리∙수학부문 신석우 UC버클리 교수(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 정종경 서울대 교수 (과학상) △김승우 카이스트 명예교수(공학상) △글로리아 최 미국 MIT 교수(의학상) △구본창 사진작가(예술상) △김동해 사단법인 비전케어 이사장(사회봉사상 )등이며 각 부문별 수상자에게는 상장과 메달, 상금 3억원 씩 총 18억원이 수여됐다. 이날 시상식은 수상자 가족, 지인 및 상 관계자, 삼성사장단 등 2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시상식 현장에는 이재용 회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 회장은 2013년 처음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한 후로 2015년, 2016년 시상식에 나섰으나 2017년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며 불참을 이어갔다. 2022년부터는 참석을 재개하며 호암재단 기부도 이어오고 있다. 이 회장 외에도 전영현 반도체(DS)부문장, 노태문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 최주선 삼성SDI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등 주요 경영진이 대거 참석했다. 김황식 호암재단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훌륭한 분들을 수상자로 모시게 된 것을 큰 기쁨이자 자랑으로 생각한다"며 "학술, 예술, 사회봉사 분야에서 각고의 노력을 다해 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의 발전에 공헌하고, 고귀한 인간 사랑을 실천했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시상식에는 지난해 호암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하고 한국 문학계를 축하하는 뜻에서 스티브 셈-산드베리 노벨문학상위원회 위원이 노벨재단 대표로 참석해 "지난 35년간 호암상은 헌신과 용기로 인류 지식의 경계를 넓혀온 한국계 학자와 과학자들을 꾸준히 조명해 왔다"며 "서로 다른 의견을 존중하고 공유할 수 있다는 노벨의 신념은 호암상이 추구하는 가치와 견해를 같이 한다"는 축사를 전했다. 수상자 중 물리∙수학부문 과학상을 받은 신석우 UC버클리 교수는 "수학자는 혼자만의 고민도 필요하지만, 실상은 수많은 교류와 공동연구로 많은 일이 이루어진다"며 "저도 미래의 수학자들이 무럭무럭 자라날 수 있는 토양의 일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화학·생명과학부문 과학상을 받은 정종경 교수는 "연구 성과는 혼자의 힘으로는 불가능했기에 실험실을 함께 이끌어온 연구진들께 감사드린다"며 "우리 연구가 최초의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로 이어져, 전 세계 수많은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2025-05-30 16:34:25[파이낸셜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준감위)가 지속적으로 만나 준법경영 현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 준감위는 16일 2024년 연간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11월 이 회장과 간담회를 열었다고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위원들과 이 회장은 준법경영에 대해 격의 없는 논의를 나눴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2월 준감위 3기 출범 이후 이 회장과 준감위의 회동은 공식적으로는 처음이다. 준감위 측은 "위원회는 출범 이후 이 회장과 지속적으로 만남을 갖고 준법경영 논의를 이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선 간담회에서 준감위는 이 회장에게 준법 위반 리스크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고, 사내 준법문화 정착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요청했다"며 "이 회장도 위원회 활동 방향에 동참하겠다고 답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찬희 준감위원장은 이날 발간사를 통해 "어떤 외압도 견딜 수 있는 준법의 방파제가 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지난해 8월 준감위는 삼성 계열사의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비 납부를 두고 "관계사의 자율적인 판단에 따라 결정하도록 했다"며 사실상 승인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이 위원장은 "숙고에 숙고를 거듭했다"며 "회원을 보호하고 그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경제인단체는 필요하지만, 단체가 정치권력의 전리품이 되거나 로비 창구가 되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이어 "국민 기업으로 평가받는 삼성은 특히 정경유착으로 오해받는 일조차 없어야 할 것"이라며 "위원회 역시 공정과 혁신 두 날개로 힘차게 도약할 삼성의 발목을 잡는 부당한 외압을 막아내는 준법의 방파제가 되겠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달 별세한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평소 준법경영에 대한 굳은 신념으로 위원회의 활동을 적극 지원해주신 고(故) 한 부회장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영면을 기원한다"고 전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2025-05-16 10: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