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룩소르③ 왕가의계곡' 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숙소에 돌아와 저녁을 해먹고 쉬고 있었는데 마흐멧에게 문자가 왔다. 내용이 매우 충격적이었다. 자기 엄마가 아프다며 400불(약 50만원)을 빌려달라는 이야기였다. 카우치서핑에서는 금전거래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13년동안 카우치서핑을 통해 친구들을 만나고 여행해왔지만 돈이야기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뭐, 안되겠다고 거절하면 되는거 아니야?"라고 쉽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었다. 우리는 그 문자를 본 순간부터 엄청난 불안감에 휩싸이게 되었다. 이틀 전 같이 저녁을 먹으며 그는 우리에게 룩소르 다음으로 어디로 갈 계획이냐고 물었다. 다음 행선지가 아스완이라고 하니까 갑자기 자기가 같이 가줄 수 있다고 했었다. 당시에는 좀 의외였지만 '이 친구도 아스완에 일이 있어 겸사겸사 같이 가려 하나' 싶었는데 오늘 온 메세지에도 엄마가 아파서 거액의 치료비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우리와 아스완에 여행을 같이 가줄 수 있다는 말을 또 언급한다. 말이 안되었다. 알게 된 지 이틀밖에 안된 사람이 400불이라는 큰 돈을 빌려달라는 것은 그냥 달라는 소리로 밖에 안들렸다. 어떻게 거절하느냐가 큰 문제였다. 사실 마흐멧과 만난 후 처음부터 카우치서핑을 자기 집이 아니라 친구의 집에서 머물도록 하는 것도 이상했고 만나서도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마음으로 여행하고 있는지에 대해 관심이 있거나 궁금해하기 보다는 무얼 하고싶냐, 룩소르 다음에는 어디에 갈거냐 등 마치 가이드같은 느낌으로 계속 우리를 대했던 것이 쭉 석연치 않았었다. 그러고보니 마흐멧은 마치 가이드처럼 우리를 대했었다. 그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고 잘 거절해야 했다. 우리는 이곳에서 약자일 수밖에 없었다. 그가 작정하고 우리에게 돈을 받아내려 한다면 어떤 위험이 닥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나는 그 집에 한시라도 더 있고 싶지 않아 당장 나가자고 했지만 탄은 일단 오늘밤은 늦었으니 내일 새벽같이 집을 나서자고 했다. 하루정도 더 머물며 룩소르 관광을 느긋하게 즐기려던 계획이 다 틀어졌다. 그렇게 나는 불안에 떨며 밤을 보냈지만 다행히 새벽까지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침 일찍 우리는 모든 짐을 싸서 그 집을 나섰다. 그리고 마흐멧에게는 "나는 아주 친한 친구와도 돈거래는 하지 않는다. 친구를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급하게 일정이 바뀌어 우리는 오늘 아스완으로 가게 되었다. 그동안 감사했다."하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그리고 그의 카우치 초대에 대한 후기를 남길때 참 고민을 많이 했다. 무언가 석연치않은 상황이 분명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그가 우리에게 해를 끼친 것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그가 우리를 그의 친구집에 머물게 했다는 것과 그와 나일강에서 배를 타며 좋은 시간을 보냈다는것 등 사실 위주로 글을 남겼지만 "다시 그의 집에 머물겠습니까?"라는 항목에서는 No를 선택했다. 그리고 몇달 뒤 한 대만여성에게 메세지가 왔는데 자기도 마흐멧에게 초대를 받았다며 왜 재방문을 거절하는 항목을 남겼냐고 물어왔다. 너무 다행이었다. 나는 그녀에게 "당신이 그 초대를 받기 전 나에게 질문을 해서 너무 다행이다. 이러이러한 일이 있었고 이집트 사람들은 아직 카우치서핑 문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안되있는 것 같다."고 나의 의견을 보내주었다. 지금 생각해도 후기를 그렇게 남기기를 참 잘한것 같고 혹시라도 여행중 피해를 입는 사람이 없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내가 이집트 사람들이 카우치서핑 문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안되었다고 생각한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룩소르 뿐 아니라 아스완에서도 우리를 먼저 초대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 또한 프로필에 후기나 다른 사람들의 레퍼런스가 없는 사람이었다. 그는 우리가 아스완으로 가기 몇일전 우리가 머물 곳이 본인 집이 아니라는 것과 인터넷과 담요 등을 사용하려면 얼마간의 돈을 내야한다는 문자를 보내왔다. 이집트에서는 호텔에서 묵기로 결정했다. 그래서 우리는 이제부터 이집트에서는 호텔에서 묵기로 결정하고 그에게도 사정이 생겨 그의 집에 못가겠다는 답을 보내며 초대를 거절했다. 출발전 이집트의 카우치 홈페이지에 여행계획을 올리고 초대를 받을때에는 이 사이트를 알정도면 이집트에서도 좀 경제력이 있고 여행경험이 많은 수준있는 사람들이겠지 하고 생각했었는데 예상과는 달리 형편 어려운 사람들이 또다른 돈벌이를 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는 듯 했다.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일 수도 있겠지만 너무 경제적으로 못사는 나라에서는 카우치서핑 이용은 안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마흐멧 친구의 집을 아무런 제재없이 무사히 나올 수 있어 다행이었다. 룩소르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탄이 꼭 보고싶어했던 왕가의 계곡을 들렀다가 남쪽 아스완으로 가기로 했다. 왕가의 계곡에 들렀다가 남쪽 아스완으로 가기로 왕가의 계곡도 망자의 방향인 강 서쪽에 위치하고 있다. 사막의 구릉을 한참 지나서 꼭꼭 숨은 왕가의 계곡에 도착을 했다. 고대 이집트의 묘역인 피라미드가 도굴꾼의 표적이 되자 BC 1500년 이후의 신왕조부터 이곳 숨겨진 계곡을 파라오의 묘지로 조성한 곳이다. 매표소가 있는 건물안으로 들어오자 계곡의 모형이 전시되어 있는데 발견 순서대로 묘에 번호가 붙어있는 점이 흥미로왔다. 총 65개의 무덤들이 지금까지 발굴되었다. 표를 사야하는데 종류가 너무 많다. 미리 알아본 바로는 260파운드(약 만원)표 하나를 구입하면 3개의 무덤을 선택해서 들어가볼 수 있다고 한다. 우리도 그정도면 충분하다 싶어 그것으로 선택했다. 도굴이 안된 유일한 무덤인 투탕카멘의 무덤은 따로 돈을 내야한다. 하지만 안에 부장품은 모두 영국과 프랑스의 박물관으로 옮겨지고 미이라만 있다는 텅빈 무덤을 큰 돈 주고 들어갈 필요 없다는 생각에 패스하기로 했다. 표를 내고 나오니 하얀 전기카트들이 있다. 핫셉수트 장제전때 걸어보니 조금 힘들기도 하고 어제 종일 걸어다녀 피곤이 덜풀린 상태라서 카트를 타기로 했다. 인당 10파운드(약 400원)정도니 탈만하다. 카트이용권을 사고있는데 한 직원이 다가오더니 달러를 큰돈으로 바꿔달라고 부탁해왔다. 보니까 1달러짜리를 뭉텅이로 가지고 있다. 관광객들에게 팁으로 받은 돈인가보다. 우리도 큰 지폐를 가지고 다니며 꺼내기가 부담스러웠는데 나쁘지 않은 거래인듯해서 50달러짜리 하나를 바꿨다. 어디서 왔냐는 질문은 빼놓지 않고 한다. 한국에서 왔다니까 자기차도 한국차라며 연신 한국 좋다고 립서비스를 해주신다. 길에서 환전은 조심해야하지만 달러를 달러로 바꾸는 것이니 숫자만 확인하면 실수할 일이 없다. 단, 반대의 경우 잔돈을 고액 달러의 화폐로 바꾸는 것은 위폐의 가능성이 있으니 하지말아야 한다. 돈을 바꾸고 전기카트에 올라탔다. 다른 손님이 없어 8인승 카트에 둘만 탔는데 바로 출발한다. 운전사분이 매우 친절하다. 길이 오르막에다 1km 정도의 거리라서 타기를 잘했다 싶었다. 중간에 운전사분이 또 1달러뭉치를 보이며 돈을 바꿔달라고 한다. 헉 저희 벌써 다른분께 바꿔드려서 이제 없어요. 아마도 깨끗한 큰 달러화폐여야 이집트돈으로 환전이 되어서 바꾸려고들 하는게 아닌가 싶었다. 입장권을 받는 입구에 도착해 차에서 내려 들어갔다. 우리 표로는 3개의 무덤에 들어갈 수 있는데 60개가 넘는 것 중 어디를 갈것인가가 문제였다. 사람들 많이 가는 곳에 따라 들어가면 되겠지 막연하게 생각하고 왔는데 너무 일찍 와서인지 우리밖에 사람이 없다. 지도앞에서 번호와 이름을 째려보고 있는데 탄이 청소하고 계시는 분을 붙잡고 추천을 부탁했다. 말은 거의 안통했지만 미소와 손짓발짓으로 3개를 추천받을 수 있었다. 첫번째로 추천 받은 KV.2에 갔다. 입구에서 무척 가까운편이다. 무덤앞에 가자 이집트원피스를 입은 직원분이 표를 받아 펀치로 구멍을 뚫고 돌려주신다. KV2는 람세스4세의 무덤이다. 경사가 완만해서 크게 힘들지 않았고 역시 무덤안이라 채색이 화려하게 살아있다. 무덤 끝까지 깊이가 89m, 가장 큰 공간은 높이가 5.22m라고 한다. 맨 끝에 거대한 석관이 놓여져있고 석관이 있는 방은 노란색과 푸른색으로 아름다운 그림들이 가득 그려져 있었다. 특히 천장에는 하늘을 떠받치고 있다고 고대이집트인들이 믿었던 누트여신이 그려져 있었다. 무덤 내부에 발판도 잘 만들어져있고 조명도 잘 설치되어 구경하기 매우 좋았지만 옛 이집트인들이 이곳을 만들때는 대체 어떻게 작업했을지 궁금해졌다. 그을음이 묻으면 안되니 횃불을 가지고 들어오기도 어려웠을테고, 이 어두운 곳에서 어떻게 온갖 그림과 조각을 했을지 의문이었다. 두번째 무덤으로 가는 길. 1월, 오전 8시도 안되었는데 벌써부터 더위가 느껴진다. 한낮에는 30도가 넘는다고 한다. 여름에는 50도이상이라고 하니 역시 이집트여행은 겨울이 적기이다. 카페가 있는 중앙광장 바로 앞에 투탕카멘 무덤이 있다. 역시 등잔밑이 어둡다고 이렇게 입구에서 가까운 곳이니 도굴꾼들도 미처 못찾고 말았지 싶다. 투탕카멘 무덤 옆을 지나 두번째 방문할 KV8로 걸어간다. 아침엔 꽤 쌀쌀해서 두꺼운 옷들을 껴입은 것이 후회될 정도로 햇빛이 따갑다. 밝은 모래와 자갈들에 햇빛이 반사되어 눈이 부셔서 썬그라스가 반드시 필요하다. 무덤앞에서 표에 두번째 구멍을 뚫고 KV8 메르넵타(Merenptah)의 무덤으로 들어갔다. 메르넵타는 위대한 파라오 람세스 2세의 13번째 아들이다. 람세스 2세가 장수하며 너무 오랫동안 왕위에 있다보니 위의 형 12명은 모두 죽고 70세가 넘은 메르넵타가 다음 왕이 되었다고 한다. 입구에서 보니 경사가 만만치않다. 한참을 깊이 내려가야한다. 갔다 오려면 꽤나 힘들듯 했지만 이미 표에 구멍을 뚫었으니 갈수밖에 없다. 입구의 세련된 부조가 눈길을 끈다. 파라오와 호루스가 실물크기로 조각되어 채색되있는데 보존상태가 좋고 솜씨가 매우 섬세하고 훌륭하다. 메르넵타의 무덤은 첫무덤의 두배 가까이 되는 164m 길이로, 내려가는 중간에 넓은 큰 방이 두개 있었는데 도굴꾼을 속이기 위한 가짜방이었지 않나 싶었다. 두번째 방에서 현지인이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하는데 이런 사람에게 카메라를 맡기기도 불안하고 당연히 돈을 요구할거란걸 알기에 웃으며 거절하고 지나쳤다. 그리고 조금 더 내려가면 또다시 가짜 방이 하나 더 있고 끝까지 더 내려가면 무척 넓고 높은 홀 같은 방이 나오는데 그 곳이 진짜 파라오의 미이라가 있는 묘실이었다. 땅속의 무덤은 동굴처럼 시원할 줄 알았는데 무덤 안도 여전히 더웠다. 묘실 천장은 아치형으로 되어있었고 매우 높아 공간감이 있었다. 이 넓은 방 가득히 유물들이 놓여져 있었겠지. 지금은 석관과 돌로만든 뚜껑만이 남아있다. 다시 올라가면서 벽의 그림들을 찬찬히 보았는데 훼손이 심했다. 입구의 부조를 보면 모든 벽의 그림들의 퀄리티가 상당했을것으로 예상되는데 심하게 훼손되어있는 것이 매우 안타까왔다. 깊은 경사로를 다 올라오니 체력소모가 심했다. 덥고 지쳐서 마침 앞에 보이는 카페에서 좀 쉬기로 했다. 관광지에 있는 카페치고 음료수 가격도 좋았고 갓짜낸 신선한 생과일쥬스가 시원하고 맛있었다. 피라미드 뷰 카페에 이어 왕가의 계곡 뷰 카페도 추천할만하다. KV6, 람세스 9세의 무덤..볼거리가 제법 많다 우리의 마지막 선택은 KV6, 람세스 9세의 무덤이었다. 세번째 펀치를 찍고 들어가니 통로가 꽤 넓은 것이 규모가 이전 두개와 차이가 난다.벽 양옆에 유리로 보호를 해놓아 관광객의 혹시 모를 훼손으로부터 안전해보여 마음이 놓인다. 경사가 거의 없어 다행이었고 서너명이 함께 걸을 수 있을정도로 통로가 넓고 천장도 매우 높았다. 망자의 배, 사람들 등 많은 벽화들이 잘 보존되어있는 볼거리가 많은 무덤이었다. 3개의 무덤을 둘러보았지만 사실 비슷비슷해서 다른 50여개를 더 안봐도 될것 같았다. 예전에는 무덤안에서 촬영을 하면 추가돈을 냈어야 했다는데 우리가 갔을때는 아무런 제재없이 플래쉬만 터트리지 않는다면 사진이고 영상이고 촬영이 가능했다. 세번째 무덤까지 다 보고 나오니 관광객들이 엄청나게 많아졌다. 역시 일찍일찍 다녀야해. 카트는 왕복이라 표를 잘 간수했다가 내려갈때 다시 보여주었다. 올라올때 태워주었던 같은 운전사의 카트에 타게되었다. 우리를 기억하고 반가와해주어서 기분이 좋아졌다. 룩소르에서의 마지막 기억이 좋게 마무리 되어 다행이다. 안녕 룩소르~ 앞유리를 뽀득뽀득 닦고 아스완까지 먼길을 떠난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Qf0xQeaqs_Q?si=O1QCTlGjlw1FEglq>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1-07 09:32:39[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 이후 관광객 회복을 위해 문화재 복원 사업 및 각종 관광 투자를 늘리고 있는 이집트 정부가 피라미드 복원을 선언하면서 세계적인 논란에 휩싸였다. 일부 역사 전문가들은 이집트 정부가 탁상 행정으로 문화재를 망친다고 주장했으며 인터넷에는 피사의 사탑도 다시 펴라면서 조롱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집트 정부, 피라미드 외장재 복원 추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일(이하 현지시간) 이집트 정부가 추진하는 ‘멘카우레 피라미드’ 복원 공사에 대한 반응이 좋지 않다고 전했다. 멘카우레 피라미드는 이집트 수도 카이로 인근 기자 고원의 ‘3대 피라미드’ 가운데 높이가 65m로 가장 작은 피라미드다. 기원전 2510년에 건축되었으며 완성되지 못하고 방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피라미드의 내부는 석회암으로 건축되었고 석회암과 화강암을 외장재로 사용해 표면을 매끈하게 다듬었다. 건설 당시 피라미드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하단 16개 층은 붉은 화강암으로 마감했으며 나머지 윗부분은 석회암으로 마감했다. 현재 피라미드의 외장재 대부분은 사라져 계단 모양의 내부 자재가 밖에 노출되어 있다. 하단의 화강암 마감의 경우 7개 층만 일부 남아있다. 피라미드 주변에는 마감재였던 것으로 추정되는 화강암 덩어리들이 지금까지도 흩어져 있다. 이집트의 모스타파 와지리 국가유물최고위원회 사무총장은 지난 1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영상을 올려 피라미드 주변에 흩어진 화강암을 모아 원래 있던 자리에 복원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영상에서 이집트와 일본의 전문가 연합이 1년간의 연구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이후 피라미드의 3분의 1을 덮고 있던 화강암 마감재를 복원할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복원 사업에 약 3년이 소요된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공개된 영상에는 이미 인부들이 피라미드 하단에 화강암 마감재를 설치하는 모습이 촬영됐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해외의 한 누리꾼은 해당 영상에 대해 “(기울어진) 피사의 사탑을 펴는 작업은 언제 하느냐”라고 조롱했다. “벽돌 대신 벽지를 바르는 것은 어떠냐”는 반응도 있었다. 이집트 아랍 과학기술해양운송대학교의 모니카 한나 고고학·문화유산 학장은 복원 소식에 “불가능하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집트 문화유산 관리들의 부조리를 언제쯤 멈출 수 있겠냐"라면서 "복원에 관한 모든 국제 원칙은 이런 식의 개입을 금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고학계 인사들이 나서 이번 공사에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광객 유치에 급급해 부실 복원 우려 이집트 기자 미스르 공과대학의 이브라힘 모하메드 골동품 복원학 부교수는 피라미드 근처에 떨어져 있는 화강암들이 원래 피라미드 재료였는지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당 암석들 대부분이 연마를 거치지 않았다며 “고대 이집트인들은 피라미드에 외장재를 설치하기 전에 연마 작업을 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모하메드는 연마를 거치지 않은 돌들을 지금 연마해 설치하거나 석재를 고치는 행위가 "처음 피라미드를 미완성으로 내버려뒀던 고대 이집트인들의 작업에 노골적으로 개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이집트 카이로 소재 아메리칸 대학의 살리마 이크람 이집트학 교수는 이번 공사가 합리적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피라미드에서 떨어진 화강암을 제자리에 갖다 놓는 방식이라면 합리적인 복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어디서 온 것인지 불분명한 벽돌을 사용해서는 안 되며 현재의 피라미드가 화강암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NYT는 관광객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집트 정부가 여러 복원 사업과 함께 이번 멘카우레 피라미드 복원에 착수했다고 지적했다.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약 10%를 관광 산업에 의존하는 이집트는 ‘아랍의 봄’으로 불린 2011년 민주화 시위와 이어진 치안 불안으로 극심한 불황을 겪었다. 이집트의 관광 산업은 2019년에 겨우 살아나는 듯 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다시 무너졌고 2022년에야 조금씩 회복됐다. 이집트 정부는 지난해 관광 부문 투자액을 전년 대비 20% 늘린 3억달러(약 3969억원)로 책정하고 각종 관광 기반시설 확보에 나섰다. 현재 이집트 정부는 알렉산드리아 그레코 로만 박물관 재개관, 카르낙 신전 열주실과 왕가의 계곡 복원, 그랜드 이집트 박물관 개관 등 대규모 관광 투자를 추진 중이다. 한편 와지리는 이번 복원 사업의 초기 단계에 들어가는 예산에 대해 일본 파트너가 전적으로 부담했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4-02-02 11:10:47[파이낸셜뉴스] 오는 31일 엔데믹 이후 처음 맞이하는 할로윈 데이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할로윈은 서양권에서 주로 즐기던 행사지만,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새로운 문화로 받아들여지면서 큰 축제의 날로 자리 잡았다. 이에 부킹닷컴이 생각만 해도 머리털이 쭈뼛 서는 듯한 오싹한 여행지 6곳을 소개한다. 이집트의 미라와 슬로바키아의 흡혈귀부터 한국의 K좀비까지, 특색 있는 호러 콘텐츠를 보유한 이들 여행지는 할로윈을 특별하게 보내고 싶은 이들에게 스릴 넘치는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여겨진다. ■ 흡혈귀의 기원을 찾아서, 슬로바키아 차흐티체 슬로바키아 차흐티체에서는 차흐티체성의 유적을 만날 수 있는데, 원래는 ‘피의 백작부인’이라고 불리는 바토리 에르제베트의 저택이었다가 이후에는 감옥으로 바뀐 곳이다. 흡혈귀 전설의 모델로 알려진 에르제베트의 이야기는 아직도 진실 여부에 대해 공방이 벌어지고 있어 차흐티체를 미스터리로 가득한 여행지로 만드는 데 한몫하고 있다. 이외에도 차흐티체는 멋스러운 교회 등 유서 깊은 장소들로 가득하고 아름다운 중세 유럽의 정취가 고스란히 남아있어 여행지로서 매력 만점이다. ■ K좀비 전성시대, 한국 서울 할로윈 시즌에 가장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테마 중 좀비를 빼놓을 수 없다. 특히 한국의 K좀비는 밤에만 활동할 수 있는 단순한 괴물이 아닌 훨씬 빠르고 영리하며 진화하는 존재로 그려지며 이제는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고 있다. K좀비의 흔적을 확인하고 싶은 여행객이라면 서울을 방문해보길 바란다. 조선시대 좀비 열풍을 일으켰던 유명한 사극 좀비 드라마에서 왕의 거처로 자주 등장한 촬영지는 바로 경희궁이다. 들어서는 순간 죽은 왕이 좀비로 변해 이곳에 갇혀 있는 모습 등 드라마 속 장면이 생생하게 떠오를 것이다. 또한, 좀비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경복궁, 북촌 한옥마을 등 서울 시내를 탐방할 수 있는 서울 좀비 게임 투어도 할로윈을 이색적으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이다. 경희궁, 북촌 등 주요 관광지로 둘러싸인 목시 서울 인사동은 뛰어난 접근성을 자랑하며,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 심령 체험, 영국 플러클리 영국 남동부 켄트에 위치한 플러클리는 구천을 떠도는 유령과 한 번쯤 마주치고 싶은 공포 마니아라면 빼놓을 수 없는 여행지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유령이 출몰하는 마을’로 1989년 기네스북에 등재됐으며, 현재까지도 12명 이상의 유령이 출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유령으로는 진흙더미에 파묻혀 죽은 ‘소리 지르는 남자’와 목을 매달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교장 선생님’, 칼에 찔려 죽은 노상강도 ‘하이웨이맨’이 있다. ■ 미라 무덤 대탐험, 이집트 왕가의 계곡 파라오 미라의 안식을 방해하면 불행 혹은 죽음을 맞이한다는 ‘파라오의 저주’는 고고학 최대의 미스터리 중 하나다. 미라에 대한 호기심이 넘치는 여행객이라면, ‘왕가의 계곡’을 필히 방문해 보아야 한다. 왕가의 계곡은 고대 이집트 시대 수도였던 룩소르를 거쳐 흐르는 나일강의 서안에 위치해 있다. 이 고대 유적지에는 투탕카멘을 포함해 아주 오래전 이집트를 다스렸던 왕들이 잠들어있는 묘지가 60기 이상 조성되어 있다. 투탕카멘의 무덤 발굴에 참여한 여러 사람이 불가사의한 죽음을 맞이했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 오는 만큼, 이곳을 둘러볼 때는 약간의 경계 태세를 갖추는 것이 좋겠다. ■ 상어와 나란히 수영하기, 남아프리카 공화국 케이프타운 남아프리카 공화국 남서쪽 연안에 자리한 항구 도시 케이프타운은 전 세계에서 상어의 수가 가장 많은 지역 중 하나로, 유령이나 귀신같은 초자연적인 존재보다 실체가 있는 대상에 겁을 내는 여행객에게 제격이다. 이곳에서는 ‘상어 케이지 다이빙’과 같은 근접한 거리에서 안전하게 상어를 관찰할 수 있는 투어가 운영되고 있어, 짜릿한 스릴을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한다. 보기만 해도 오금이 저리는 상어와 조우한 후에는 케이프타운 중심가에 들려 새우, 오징어, 홍합, 굴 등 신선한 재료의 풍미를 한껏 느낄 수 있는 해산물 요리를 맛보길 권한다. ■ 늑대인간의 전설, 프랑스 로제르 늑대인간 목격담은 전 세계적으로 꾸준히 이어져 왔지만, 프랑스에는 그 수가 유달리 많은 것으로 보인다.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바로 ‘제보당의 괴수’로, 늑대인간으로 의심되는 이 괴수는 18세기에 수십 명의 사람을 살해하고 식인했다고 알려져 있다. 제보당은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로제르 지역의 과거 지명이다. 오늘날의 로제르는 프랑스에서 가장 인구가 적은 주로 중세의 낭만적인 풍경과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매력적인 여행지다. 하이킹 트랙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동화 속의 마을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듯한 생떼에니미 마을과 로마네스크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교회인 카르스 대성당 등을 만나 볼 수 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2-10-26 08:2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