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정비소에서 잘 고쳐서 정상으로 돌아온 까브리를 몰고 벨루노로 향한다. 우리는 평소 안전상의 이유로 세차를 거의 하지 않고 다녔다. 낡고 지저분해 보이면 도둑이나 강도의 표적에서 아무래도 좀 더 벗어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오랜만에 방문하는 친구집에 깔끔한 모습으로 가고싶어 벨루노에 도착하기 전 세차를 하기로 했다. 스테파노가 사는 벨루노는 인구 3만5000의 작은 도시다. 유명한 돌로미티 국립공원이 있는 알프스자락의 도시이다. 이탈리아의 소도시들이 그렇듯 벨루노도 아기자기 아름다운 곳이었다. 7년 전 이탈리아 한달여행을 할 당시 카우치서핑을 통해 스테파노의 초대를 받아 벨루노를 방문했고 스테파노는 회사에 휴가까지 내며 우리와 시간을 보내고 도시와 주변을 함께 돌아보며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 그의 아들과 부모님과 멋진 이탈리아 가정식 만찬을 즐기며 따뜻한 환대를 받았었다. 한국으로 돌아온 후에도 페이스북으로 간간히 소식을 주고받으며 연락을 했었고 이번 여행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배 시간이며 스테파노의 사정이 허락해서 이번 재회가 가능해진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다. 7년 만에 친구를 다시 만난다는 설레임으로 열심히 달려간다. 중간에 어떤 작은 도시에서 세차장을 발견하고 들어갔다. 탄이 처음 보는 세차기계와 이탈리아어를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는데 옆차에 어떤 청년들이 다가왔다. 세명의 벨기에 청년들이었는데 탄이 세차하는 법을 알아내려 애쓰는 것을 보고 우리가 세차를 도와줘도 되겠냐고 말을 걸어왔다. 예상치못한 친절에 의아했고 낯선 사람들이 말을 걸어오는 것은 상당히 조심해야하는 일이기도 했지만 사람을 만나고 소통하는 것도 우리의 여행에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해왔기에 감사히 친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건장한 청년 셋이서 커다란 까브리를 비누칠을 하고 구석구석 물로 청소를 해준다. 우리끼리 했으면 힘도 들고 오래 걸렸을텐데 키 큰 유럽청년 셋이서 높은 곳까지 깨끗하게 뚝딱 세차를 잘 해주었다. 오랜 여행길에 쌓이고 쌓인 까브리의 묵은 때가 완전히 씻겨나가 반짝반짝 새차처럼 되는 것을 보니 기분이 후련해진다. 세차 후에 청년들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서른셋의 Stijn Bevers라는 친구는 동료들과 자동차여행 중이라고 한다. 여행 중에 게임 포인트를 적립하는 챌린지를 하고 있다고 했다. 무슨 소리인가 어리둥절했는데 여행 중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를 도움으로써 포인트를 얻어 이기는 게임이라고 한다. 어떻게 이기는지 누가 높은 점수를 얻게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여행자체를 소비하며 즐기는 것 뿐만 아니라 남을 돕고자하는 친절을 베풀며 다닌다니 참 좋은 멋진 청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청년들한테 좋은 배움을 얻었다. 우리도 여행 중 멈춰있는 차를 끌어주거나 선교지에서 도움을 드릴 일이 있는지 살폈던 적이 있는데 이렇게 하루에 하나씩 좋은 일을 하는 챌린지라니 정말 보기 좋았다. 참 기특하고 멋진 청년들이다. 이런 친구들을 만나게 되어 정말 반갑고 감사했다. 뜻밖의 기분 좋은 만남을 뒤로하고 다시 벨루노로 달린다. 7년 전 방문했던 Forst 맥주공장이 보인다. 이곳 수제맥주를 무척 좋아했던 생각이 나서 차를 멈추고 들어갔다. 7년 전과 바뀐것이 없어보인다. 다양한 맛의 맥주가 들어있는 식스팩을 친구선물로 샀다. 아름다운 돌로미티 바위산도 여전하고 정겨운 마을도 그대로인것 같다. 벨루노에 도착해서 친구네 집으로 갔다. 스테파노의 집은 부모님댁 근처로 이사해서 예전에 묵었던 그집은 아니었지만 2층의 근사한 주택이 무척 아늑하고 좋았다. 우리에게 집을 구경시켜주고 2층 방 중 하나에서 묵는 게 어떠냐고 했는데 에어컨이 없고 너무 더워서 창고인 지하실을 사용해도 되냐고 물었더니 정말 괜찮겠냐고 거듭 묻는다. 서로의 프라이버시도 그렇고 시원한 지하가 훨씬 좋아서 우리는 정말 지하에서 머물고싶다고 하자 다행히도 그렇게 하라고 했다. 스테파노가 까르보나라를 해준다고 장을 봐왔다. 이탈리아 사람은 자기 음식에 매우 엄하다. 정통 이탈리아식 까르보나라는 어떤 맛일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요리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날달걀을 깬 것에 파마산 치즈가루를 섞고 후추를 넣고 다시 섞는다. 돼지고기 볼살, 턱살, 항정살을 염장해서 만든 관찰레(Guanciale)를 얇게 썰고 후라이팬에 굽는다. 관찰레는 베이컨과는 매우 다르다. 고급스러운 풍미가 있다고 한다. 돼지기름이 충분히 나올 때까지 굽고 스파게티면은 포장에 쓰인대로 11분을 익히면 알덴데(al dente)로 조금 딱딱한 식감이 되는데 스테파노는 몇 분 더 익히는 것을 선호한다고 한다. 다행이다. 나도 알덴데보단 말랑한 면을 더 좋아한다. 면을 체에 받치고 잘 익은 관찰레를 넣고 계란과 치즈소스를 부어 버무리면 정통 까르보나라가 완성된다. 소스에 들어간 계란은 날달걀이지만 면과 관찰레의 온도로 계란이 익는다고 한다. 크림은 넣으면 안된다고 강조하는 스테파노. 레드와인과 함께 즐거운 식사를 했다. 정통 까르보나라도 꽤 입맛에 맞았다. 따로 소금이나 간을 하지 않았지만 간이 잘 맞았고 풍미가 한국에서 먹어보지 못한 풍부한 맛이 났다. 내가 스파게티를 먹다가 할라피뇨를 꺼내려고 하는 것을 본 스테파노는 "시로는 내 파스타를 죽이고 있어요."라고 한다. 웃음이 터졌다. "이탈리아에서 그렇게 먹으면 감옥에 갈 수 있어요"란다. 나는 웃음을 겨우 참으며 "미안해요. 한국에서 늘 할라피뇨와 함께 먹어왔어서요"하며 무심코 들었던 할라피뇨통을 슬그머니 내려놓았다. 스테파노는 계속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이탈리아에서 금지된 거라며 농담을 던진다. 유쾌하게 이야기해줘서 쉴 새 없이 웃으며 식사를 했지만 이 나라에 왔으니 이 나라 문화에 대한 존중도 꼭 필요한 것 같아 조금은 조심해야겠다 싶은 마음도 들었다. 마지막으로 "하지만 당신은 손님이니 용서할께요"라고 해주어서 마음이 좀 편해졌다. 웃느라 면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였다. 스테파노를 통해 이탈리아의 음식과 자국 문화의 자부심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 다음날엔 우리가 주방을 점령했다. 까브리에 남은 음식재료를 몽땅 가져와 미역냉국과 닭볶음탕을 하기로 했다. 7년 전에도 닭볶음탕을 해서 스테파노의 부모님과 동네분들이 여러분 오셔서 조금씩 맛보고 즐겁게 식사했었는데 그때 기억이 참 좋았나보다. 뭔가 다른 것을 할까 했었지만 그 후로 닭볶음탕을 먹을 수 없었다며 그때 음식을 원하기에 그렇게 하기로 했다. 7년 전에는 고추장이며 제대로된 소스가 없어 불닭볶음면의 스프로 맛을 냈었는데 이번엔 까브리에 싣고 온 한국 소스로 제대로 양념을 했다. 요리실력도 조금은 늘었으니 지난번보다 맛있겠지. 포슬포슬 감자와 넓적당면도 넣었다. 스테파노의 아들 마테오와 딸 발렌티나, 그리고 여친 니나까지 온가족이 모였다. 미역냉국은 미끌거리는 식감이 좀 낯설어서인지 그닥 인기가 없었지만 닭볶음탕은 성공적이었다. 다들 즐겁게 식사를 했다. 독일에서 배를 타고 한국에 가기 위해선 어떻게든 짐을 정리해야했다 우리는 스테파노의 지하실에 방수포를 깔고 까브리에 있는 짐들을 몽땅 다 꺼내왔다. 독일의 배에 까브리를 싣고 한국으로 보내기로 하긴 했지만 이번엔 그 안의 짐들이 문제였다. 일년간 살았던 각종 살림들이 가득했던 것이다. 한국에서 러시아로 나올때는 운좋게도 이삿짐으로 해서 얼렁뚱땅 짐을 실은 채 잘 통관을 했지만 독일은 왠지 깐깐한 이미지라 차에 짐이 실려있으면 다 꺼내서 버리라고 하거나 아예 차를 안실어주면 어떡하나 싶어 어떻게든 짐을 정리해야했다. 이탈리아에서 국제택배로 한국에 짐을 부치는 방법이 있는지 스테파노에게 물어봤지만 가격이 어마어마하고 부치는 방법도 쉽지않고 시간도 엄청 걸리는 모양이었다. 다시한번 우리나라 좋은나라라는 생각을 했다. 일단 다 빼온 짐 중 우리가 비행기에 가지고 탈 수 있는 양만큼 중요하고 귀중한 것 위주로 분류를 하고 버릴 것은 과감히 버리고 한국에서 다시 쉽게 살 수 있는 것 중 쓸만한 것은 스테파노에게 주었다. 그러고도 어찌할 수 없는 짐은 고민고민하다가 버리면 버리리라 하고 그냥 까브리 짐칸 맨 아래쪽에 꽉꽉 넣어두었다. 벨루노에서 짐정리를 하는 틈틈이 스테파노와 니나와 함께 피자도 먹고 젤라또도 먹으러 다니고 공원 산책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분수에 앉아서 먹는 젤라또는 뭔가 낭만적이고 운치가 있다. 배를 기다리는 시간을 친구와 이렇게 즐겁게 보낼 수 있어 너무 감사하고 행복했다. 하루는 근처에 사시는 부모님을 모셔와서 떡볶이를 해드렸다. 맵지않을까 무척 걱정이 되었는데 다행히 매운 것을 잘 드신다. 특히 어머님이 고추장을 좋아하셔서 뜯지않은 큰 통을 선물로 드렸더니 무척 기뻐하셨다. 식전주 주황색 스피리츠를 함께 마시고 웃음이 끊이지 않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참 평화롭고 소중했다. 이들 덕분에 이탈리아가 우리에게 제 2의 고향같이 느껴지고 이탈리아에 있는 우리의 또다른 가족같이 여겨졌다. 우리가 떠나는 날 스테파노의 어머님께 인사드리러 갔더니 우리에게 파스타면이며 성모상 장식품 등 선물을 한아름 주셨다. 어머니의 마음이 담긴 것이 느껴져 눈물나게 감사했다. 이제 헤어지면 언제 다시 뵐지 모르는 어머니께 마지막으로 한국식으로 절을 하자고 탄이 제안해서 우리는 어머님을 의자에 앉으시게 하고 앞에서 큰절을 올렸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진심을 담아 인사하고 싶었다. 한국식 인사라고 하니 신기해 하시는 것 같았다. 우리의 건강과 행복을 진심으로 빌어주셨다. 어머님과 헤어지는 것이 스테파노보다 더 힘들었다. 그렇게 스테파노네에서 약 열흘간 신세를 지고 시간이 되어 북쪽으로 독일을 향해 길을 떠났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66z4wsCZ884?si=NXcbcbs1u3xXoW5y>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6-19 10:37:56시로와 탄은 동갑내기 부부다. 시로는 주로 꿈을 꾸는 Dreamer이고 탄은 함께 꿈을 꾸고 꿈을 이루어주는 Executor로 참 좋은 팀이다. 일반적으로 배우자에게 "세계여행 가자!" 이런 소리를 한다면 "미쳤어?" 이런 반응이겠지만 탄은 "오! 그거 좋겠는데?" 맞장구를 친다. 그렇게 그들은 캠핑카를 만들어 '두번째 세계여행'을 부릉 떠났다. 이탈리아 북부의 스텔비오 패스는 알프스에서 2번째로 고도가 높은 고갯길이다. 7년전 '탑기어'라는 영국 TV프로에 나온 이곳을 보고 이탈리아 여행을 결심하고 한달간 이탈리아 전국을 돌았는데 정작 스텔비오 패스는 4월 중순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눈으로 도로가 통제되어 갈 수 없었다. 지난 여행에서 갈 수 없어 아쉽게 돌아섰던 이 곳을 드디어 까브리와 함께 간다. 푸른 산골짜기를 가르며 어지럽게 꺾인 이 길에서 멋진 알프스의 풍경을 비로소 만끽해본다. 스텔비오 패스의 높이는 한라산(1,947m)보다 훨씬 높고 백두산(2744m)과 비슷한 해발 2757m이다. 180도로 급하게 도는 헤어핀코스가 75개나 되어 자동차로 통과하는 것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어마어마한 헤어핀들이 계속되어 라이딩을 즐기는 바이커들과 드라이버들의 성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7월의 어느날 우리는 이탈리아 북부 토리노에서 출발하여 스텔비오 패스로 향한다. 우리에게 토리노는 2006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알고있는 도시였다. 가는 길에 밀라노, 코모호수 등 유명 관광지가 있지만 지난 여행에서 이미 가본 곳들이기에 우리는 그저 서둘러 스텔비오 패스로 달려갔다. 토리노에서 스텔비오 패스 정상까지 6시간 거리(360km)로 아침 9시에 출발해 너무 늦지않게 정상에 도착하려 했다. 비행기로 13시간 걸려 왔던 이탈리아를 까브리와 함께 차로 간다는 생각에 1년여를 유라시아대륙을 거쳐온 건 까맣게 잊고 그저 옆동네가듯 쉽고 편해서 좋았다. 모로코, 스페인, 포르투갈을 다니는 동안 차창으로 쏟아지는 햇빛이 강해서 에어컨을 켜도 늘 더워서 힘들었는데 이곳에 오니 선선한 공기에 기분이 좋아진다. 작은 마을 보르미오(Bormio)를 지나면서 길이 점점 가팔라진다.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나보다. 알프스의 풍경이 방송에서 본 것보다 훨씬 더 아름다왔다. 이곳을 즐기고자 온 자전거를 비롯해서 고성능 바이크와 스포츠카들이 많이 눈에 띄였다. 도로가 생각보다 좁았지만 도로면이며 난간 등 관리상태가 좋고 통행량이 많지 않아 드라이브를 제대로 즐길 수 있었다. 참 대박이다. 계속되는 오르막길을 한참 올라왔는데 아직도 눈앞에 급한 오르막경사들이 겹겹이 보인다. 고성능이라 하기에 턱도없는 택배차태생의 까브리이지만 탄이의 운전에 헤어핀들을 부드럽게 잘도 돈다. 이 아름다운 풍경에 멋진 도로를 함께 달릴 수 있어 너무 행복했다. 여기에 온 사람들 모두 저마다 다양한 사연이 있을 것이다. 다들 이 길을 사랑하는 마음은 같을 것이라 생각하니 웬지모를 동질감에 반가왔다. 경사를 오르던 중간에 작은 공터를 발견하고 차를 멈추었다. 산바람에 이름모를 작은 야생화들이 한들한들 춤을 춘다. 우리가 온 길을 내려다보며 이 험한 산에 이렇게 근사한 길을 만든 '사람'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드라이브를 하니 7년전의 아쉬움이 다 사라진다. 구름이 드문드문있는 맑은 날씨와 기온이 드라이브를 즐기기에 더할나위없이 좋다. 길가에 방목중인 소들도 보이고 고개를 들면 눈덮인 장엄한 알프스 산봉우리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는 것을 보며 벅찬 마음으로 드라이브를 했다. 한참을 가자 호텔들과 식당이 모여있는 곳이 나왔다. 이곳이 아마도 정상인가보다. 많은 바이크들과 차들이 세워져있었다. 정상에서 사방을 보니 정말 숨이 멎을 듯이 아름다운 풍경이다. 물감을 뿌린듯 파란 하늘에 아름다운 뭉게구름이 드문드문 떠있고 그 아래 구름에 닿을듯이 솟아있는 눈덮인 산봉우리들. 감탄이 절로 나온다. 사람들이 많은 곳을 조금 지나자 이제 내리막이 시작되나보다. 산아래 구불구불 이어진 길이 골짜기를 따라 길게 이어져있는 모습이 멀리까지 보인다. 누가 먼저라고 할것없이 탄성이 터져나왔다. "우와아 진짜 미쳤다. 이야... 세상에.." 감탄만 계속 나오고 말을 잇기가 힘들었다. 조금 내려가다 꽤 넓은 공터를 발견하고 차를 세웠다. 다른 차도 두어대 서있었다. 감동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차에서 내려 풍경을 바라보는데 세상에 어떻게 이런 광경이 있을 수 있을까 싶었다. 공터는 차 열대정도를 댈 수 있을만한 크기에 화장실이고 매점이고 아무것도 없었지만 우리는 이곳에서 풍경을 만끽하며 하룻밤을 보내고 가기로 결정했다. 그냥 내려가버리기가 너무너무 아까왔다. 건너편 산위에 빙하며 구름이 만드는 그림자가 산을 타고 흐르는 모습이 봐도봐도 싫증나지 않을 것 같았다. 더위에 힘들었는데 이곳은 정말 천국이었다. 시원하고 멋진 풍경속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어 너무너무 행복했다. 어두워질때까지 홀린듯 풍경을 바라보았다. 때로 계획한 것이 잘 되지 않을때도 있는데 이렇게 계획없이 와서 상상도 못한 좋은 일이 생기는 일도 있다. 감사한 하루다. 해가 지니 하늘에 엄청난 별들이 보였다. 자연이 아낌없이 주는 선물인듯 생각되어 황홀감에 젖어 늦게까지 별을 감상했다. 다음날 아침 눈을 떠 창문밖을 보니 우리말고도 옆에 차가 여러대 서있었다. 차지붕 위에 텐트를 펴놓고 잔 사람도 있는것 같다. 외롭지 않은 밤이었다. 이제 아쉬워도 내려가야할때가 왔다. 가자. 아직 수십개의 헤어핀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우리가 경험한 중 최고로 멋진 곳에서 차박을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스텔비오에서 스테파노가 있는 벨루노까지는 4시간거리(260km). 중간에 점심식사를 하고 세차도 하면 스테파노의 귀가시간과 얼추 맞을 것 같다. 내리막길의 헤어핀을 도는 것은 오르막과 또 다른 스릴이 있었다. "운전 못하는 사람은 엄청 쫄리겠어." 연속되는 헤어핀구간에 살짝 쫄아서 한마디 했다. 이른 시간이라 다행히 차가 많지 않다. 속도를 높였다간 잘못하면 절벽으로 떨어질 수도 있는 헤어핀구간을 돌고 돌고 또 돈다. 조금 넓은 길에서는 속도를 즐기는 뒤차들을 보내고 여유롭게 간다. U자형 코스가 계속되어 가속과 감속을 정교하게 해야하지만 탄의 운전실력을 믿기에 든든하다. 스텔비오 패스의 대부분은 길이 상당히 좁다. 간간히 교행이 불가능한 곳들도 있어서 반대편 차들의 상황도 잘 봐가며 배려운전을 해야한다. 헤어핀에서는 차 크기와 상관없이 맞은편 차로를 넘게되는 것이다. 운전하는 것이 즐거웠던 탄이 "뉘르부르크링 할래? 스텔비오 패스 할래? 그러면 난 스텔비오 패스 할래. 그럴래."라며 웃는다. 크으.. 뉘르부르그링이 졌다. 옆에서 나는 "아유 운전 잘한다." 하며 연신 칭찬을 해주었다. 탄이 이 길을 보면 자동차에 진심인 사람들이 만든 것 같다며 감탄한다. 이 높은 산에 구불구불 험한 길을 이렇게 깨끗하게 닦아놓고 돌로 튼튼한 난간을 만들어놓은 것이 정말 대단해보였다. 감사한 마음이 절로 들었다. 전세계 어딜가도 이런 길, 이런 풍경은 없을 것 같다. 자전거로 올라오는 사람들도 생각보다 꽤 많은것에 놀랐다. 그들의 체력과 정신력에 존경심이 생긴다. 출발한지 30분정도 지났는데 탄이 갑자기 브레이크가 말을 안듣는다고 한다. 내리막길에 폭이 좁은 도로라서 브레이크 고장은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탄이 별일 아니라는 듯이 말했지만 사실은 무척 심각한 상태였던 것이다. 나도 짐작은 되었지만 호들갑떨고 불안해해봤자 도움될 것이 없다고 생각되어 그저 구글에서 근처 자동차 정비소를 찾으며 조용히 있었다. 탄이 비상등을 켜고 기어를 1단으로 변경해서 감속하고 여차하면 사이드 브레이크로 제동할 수 있도록 서행했다. 길옆에 작은 공간을 발견하고 차를 세웠다. 놀란 마음을 진정하고 잠시 차를 식히며 브레이크 밟고 떼기를 여러번 반복해본다. 브레이크 압력이 평소같지 않단다. 가까운 정비소로 어떻게든 안전하게 가야한다. 마냥 서있을 수 없어서 다시 저속으로 출발을 했다. 구글에는 가장 가까운 정비소가 2시간 거리에 있다고 하는데 일단 큰 도로를 따라가다보면 정비소가 나올 수도 있다. 이럴때 정말 아쉬운 것이 한국의 비상출동 서비스. 정말 외국에서 길위에서 차가 고장나면 답이 없다. 어떻게든 스스로 해결해야한다.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며 천천히 서행으로 이동하다가 거짓말처럼 길옆 정비소를 발견했다. 구세주를 만난듯했다. 1시간동안 정비사 두분이 차를 세심히 봐주셨다. 핸드폰 번역어플로 고장의 원인을 물어보니 정비사님이 스텔비오 패스를 넘어왔는지 물어본다. 계속된 내리막길에 브레이크를 계속 밟다보니 브레이크 용액안에 공기가 있는데 그게 뜨거워져서 부피가 팽창해서 문제가 생긴듯 했다. 유럽물가에 정비비용이 걱정되었는데 40유로(4만8000원)를 달라고 한다. 두분의 수고에 너무 감사해서 50유로를 드리고 잔돈은 됐다고 했다. 상황이 잘 마무리가되자 그제서야 탄이 지금까지 까브리 브레이크에 문제가 생긴 적이 없었는데 너무 당황했다고 한다. 아까 내색은 안했지만 식겁했다는 말에 나도 대충은 짐작했다고 이야기했다. 다 내려와서 그랬기에 망정이지 좁은 내리막길 중간에 그러다 멈췄으면 정말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질뻔했다. 길을 딱 막아버려 다른 차들도 못가게 하거나 어디를 들이받고 멈춰서 구조를 기다려야하는 상황이 됬을 수도 있었다고 생각하니 아찔했다. "이건 신이 도왔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탄의 진심으로 감사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차를 정비하고나서 비로소 안심하고 다시 벨루노를 향해 길을 떠났다. 글=시로(siro)/ 사진=김태원(tan) / 정리=문영진 기자 ※ [시로와 탄의 '내차타고 세계여행' 365일]는 유튜브 채널 '까브리랑'에 업로드된 영상을 바탕으로 작성됐습니다. '내 차 타고 세계여행' 더 구체적인 이야기는 영상을 참고해 주세요. https://youtu.be/2T7bIxdhgyA?si=YM1_CcprpEK9O_BE>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5-05-22 10:42:16노랑풍선이 로마 등 이탈리아 핵심 관광지를 모두 여행하는 상품인 ‘이탈리아 일주 9일’을 출시했다. 유럽의 문화·역사 중심지인 이탈리아는 도시와 휴양지, 이색 여행지까지 두루 품고 있는 여행지로, 지중해 햇살과 석양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이번 상품은 국적기인 아시아나항공의 베니스 직항편 왕복 탑승으로 여행의 안전과 편안함을 더했다. 또 전 일정 최상급 호텔에서 편안한 숙박이 제공된다. 여행 기간 △세계 역사·문화의 중심 도시 '로마' △인공 해상 도시 '베니스'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 '바티칸' △유럽 르네상스 운동의 발상지 '시에나'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피렌체' 등을 둘러본다. 이탈리아 일주 상품 예약 고객에게는 3대 특식(티본스테이크, 피자, 파스타), 장엄한 자연을 경험하는 '돌로미티·토스카나' 투어,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100% 적립 등 특전이 주어진다. 노랑풍선 관계자는 "서유럽은 유럽 여행의 시작이라고 할 만큼 여행객들이 선호하는 지역"이라며 "이탈리아는 서유럽 중에서도 물가가 저렴하고, 풍부한 먹거리와 역사적인 의미가 담긴 유적과 건축물 등 즐길거리가 많다"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07-12 06:29:14[파이낸셜뉴스] 배우 한예슬이 신혼여행을 떠난 이탈리아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토로했다. 한예슬은 지난 27일 자신의 SNS에 한 호텔에서 찍은 사진을 올리며 "나는 이곳에서 이런 차별을 경험했고, 정말로 불쾌함을 느꼈다"고 전했다. 한예슬은 “호텔의 손님으로서 비치 클럽의 테라스 좌석을 예약했지만 호텔 측이 호텔 손님용 자리가 아닌 다른 좌석에 앉혔다. 하지만 아무런 설명과 사과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식당측은 내가 호텔 손님인 것을 알고 예약을 확인했다"라며 "만석이 아닌데도 만석이라고 말했고, 테라스가 폐쇄되지도 않았는데 '이미 닫혔다'고 안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하루 전에야 예약을 시작했다고 했지만 나는 그 전날 예약을 한 상태였다. 결국 차별에 대한 불만 사항을 접수한 후에야 테라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예슬의 상황에 "나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면서 분노하는 사람들도 나타났다. 최근 아시아인을 상대로 한 인종차별 사례가 빈번하게 알려진 가운데, 한예슬도 피해자가 됐다는 점에서 안타깝다는 반응도 있다. 앞서 지난 26일(현지시간) 칸 레드카펫 현장에서 가수 겸 배우 윤아가 현지 경호원에게 인종차별을 당하는 일도 벌어졌다. 인도 일간지 힌두스탄 타임즈가 공개한 영상을 보면 레드카펫 행사를 갖던 윤아가 팬들과 취재진에게 인사를 건네고 포즈를 취하려고 하자 여성 경호원이 팔로 제지하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뒤돌아서 포즈를 취해야하는 타이밍에 들어가기를 재촉당한 것. 결국 윤아는 행동을 주춤하고 당황하는 기색을 보인 뒤 내부로 들어갔다. 매체는 "윤아가 기분을 겉으로 표현하지 않았지만 그의 표정은 눈에 띄게 불편해 보였다. 그는 반응하지 않고 조용히 참으며 안으로 들어갔다"고 전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5-28 13:10:54[파이낸셜뉴스] 가을 맞아 점점 쌀쌀해진 날씨로 몸과 마음이 움츠러든다. 이런 때에는 평소보다 피로가 쉽게 해소가 안될 때도 많다. 때문에 가을 경관을 감상하며 자연 곁에서 휴식을 취하는 게 중요하다. 서울에서 멀지 않은 경기도 가평의 단풍 속 청평호를 감상하며 드라이브코스 겸 찾아갈 수 있는 가장 좋은 여행지로 쁘띠프랑스&이탈리아마을이 있다. 프랑스마을 ‘쁘띠프랑스’와 이탈리아마을 ‘피노키오와다빈치’는, 서울에서 불과 50km 떨어져 있으면서도 빼어난 경관을 자랑해 당일치기 유럽여행 코스로 최근 주목 받고 있는, 청정자연 느끼며 힐링할 수 있는 서울 근교 핫플레이스다. 가을은 쁘띠프랑스&이탈리아마을의 이국적인 매력이 정점을 찍는 시기이다. 이탈리아마을의 피노키오 전망대와 쁘띠프랑스 봉쥬르 산책길은, 호명산 자락을 따라 푸른 청평호의 탁트인 전망과 유럽마을의 경관이 한데 보이는 이색적인 포토스팟이다. 오는 11월 13일까지 이탈리아마을 그랜드오픈 1주년 기념행사가 진행된다. 이탈리아마을에서 열리는 실내 인형극 ‘피노키오의 모험’, 실외 마리오네트 퍼포먼스, 거대피노키오와 비눗방울 이벤트와 함께 쁘띠프랑스에서 열리는 오르골 시연, 버라이어티 퍼포먼스, 유럽동화인형극, 서커스마임쇼 등이 열린다. 이탈리아마을 피노키오와다빈치는 쁘띠프랑스에서 2008년에 개관한 쁘띠프랑스 문화마을에 이어 약 8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조성한 국내유일 이탈리아 문화 테마파크다. 유럽 지도에서 프랑스와 이탈리아가 나란한 것처럼 프랑스마을과 이탈리아마을 두 공간은 나란히 자리하고 있고, 통합매표소를 통해 가는 길이 양 쪽으로 나뉘어짂다. 두 나라를 대표하는 동화캐릭터 “어린왕자”와 “피노키오”를 메인 컨텐츠로 하여 전시가 조성되어 있어 관람 시 마치 유럽 동화책들을 감상하는 것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2-10-27 07:48:05두 해가 다 되어서야 소생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드디어 도래한 '위드 코로나' 시대, 팬데믹 이전처럼 돌아갈 순 없겠지만 오랫동안 눌러왔던 마음들을 조금 풀어낼 수 있게 됐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 이들이 마음을 다독이며 영화관으로 발길을 향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11월 극장가에는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두 편의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넓은 스크린을 통해 이 가을 이탈리아로 마음의 여행을 떠나보자. ■로마에서 보낸 마법 같은 하루 '타임 이즈 업' 오는 11일 개봉 예정인 영화 '타임 이즈 업'은 이탈리아 로마를 배경으로 한 로맨스 영화다. 주인공 비비안이 로마에서 대학에서부터 알고 지내던 로이를 만나 로맨틱한 하루를 보낸 뒤 사고를 겪어 기억을 잃게되고 이후 다시 로이와의 기억을 찾기까지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스토리로 봤을 땐 로맨스 영화의 전형적 클리셰를 담고 있는 작품이지만 그럼에도 이 영화를 빛나게 해주는 것은 무엇보다 배경이 되는 도시 로마의 21세기 풍광이다. 이 영화는 오드리 햅번 주연의 '로마의 휴일'에서 소개돼 유명해진 스페인광장부터 로마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핀치오 언덕과 분수가 인상적인 포폴로 광장, 로마에서 가장 큰 공원인 보르게세 공원 등을 배경으로 촬영됐다. 이 영화는 '미드나잇 선'에서 사랑스러운 로맨스 연기와 뛰어난 가창력으로 국내에서 큰 사랑을 받은 싱어송라이터이자 배우 벨라 손이 비비안 역을 맡았으며, 상대역 로이에는 벨라 손의 실제 연인이자 이탈리아 톱가수 출신의 배우 벤자민 마스콜로가 캐스팅돼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실제 연인이기도 한 주인공 커플이 로마의 곳곳을 다니며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을 눈으로 따라가다 보면 마치 로마의 곳곳을 함께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토스카나의 풍경이 한눈에 '메이드 인 이태리' "비스타 스페타콜라레(Vista spettacolare)." 이탈리아어로 '뷰가 멋지다'는 뜻으로 이 영화에서 주인공 나탈리아가 잭에게 하는 말이다. 11월 국내 개봉 예정인 영화 '메이드 인 이태리'는 르네상스의 탄생지인 이탈리아 중부 토스카나 지방을 배경으로 하는 따뜻한 가족 드라마다. 영화 '테이큰' 등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액션 스타로 알려진 리암 니슨이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출연을 결정하고 자신의 친아들인 마이클 리처드슨을 설득해 아버지 로버트와 아들 잭 역할로 동반 출연했다. 20년 전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토스카나를 떠났던 두 부자가 방치해 두었던 집을 팔기 위해 돌아오면서 가족의 소중함과 새로운 사랑을 찾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집을 팔기 위해 한 달 동안 함께 살게 된 부자가 낡고 먼지까지 쌓인 집에 새로 페인트 칠을 하고 정원을 손질하면서 소원해졌던 관개계를 회복해 나간다. 그 가운데 아들은 운명처럼 인연을 만나고 새로운 시작을 하며 마법같은 시간을 마주하게 된다. 오랜만에 마주하는 따뜻한 스토리에 가슴도 훈훈해지지지만 빽빽한 도심 속에 살아가며 메말랐던 눈가에 끝도 없이 펼쳐진 사이프러스 나무와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아름다운 건물, 시선 닿는 곳마다 놓인 꽃들과 푸른 하늘이 가득한 아름다운 토스카나의 풍경이 여행에 대한 갈망을 더욱 부추긴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1-11-01 18:26:28두 해가 다 되어서야 소생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드디어 도래한 '위드 코로나' 시대, 팬데믹 이전처럼 돌아갈 순 없겠지만 오랫동안 눌러왔던 마음들을 조금 풀어낼 수 있게 됐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 이들이 마음을 다독이며 영화관으로 발길을 향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11월 극장가에는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두 편의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넓은 스크린을 통해 이 가을 이탈리아로 마음의 여행을 떠나보자. ■로마에서 보낸 마법 같은 하루 '타임 이즈 업' 오는 11일 개봉 예정인 영화 '타임 이즈 업'은 이탈리아 로마를 배경으로 한 로맨스 영화다. 주인공 비비안이 로마에서 대학에서부터 알고 지내던 로이를 만나 로맨틱한 하루를 보낸 뒤 사고를 겪어 기억을 잃게되고 이후 다시 로이와의 기억을 찾기까지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스토리로 봤을 땐 로맨스 영화의 전형적 클리셰를 담고 있는 작품이지만 그럼에도 이 영화를 빛나게 해주는 것은 무엇보다 배경이 되는 도시 로마의 21세기 풍광이다. 이 영화는 오드리 햅번 주연의 '로마의 휴일'에서 소개돼 유명해진 스페인광장부터 로마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핀치오 언덕과 분수가 인상적인 포폴로 광장, 로마에서 가장 큰 공원인 보르게세 공원 등을 배경으로 촬영됐다. 이 영화는 '미드나잇 선'에서 사랑스러운 로맨스 연기와 뛰어난 가창력으로 국내에서 큰 사랑을 받은 싱어송라이터이자 배우 벨라 손이 비비안 역을 맡았으며, 상대역 로이에는 벨라 손의 실제 연인이자 이탈리아 톱가수 출신의 배우 벤자민 마스콜로가 캐스팅돼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실제 연인이기도 한 주인공 커플이 로마의 곳곳을 다니며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을 눈으로 따라가다 보면 마치 로마의 곳곳을 함께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토스카나의 풍경이 한눈에 '메이드 인 이태리' "비스타 스페타콜라레(Vista spettacolare)." 이탈리아어로 '뷰가 멋지다'는 뜻으로 이 영화에서 주인공 나탈리아가 잭에게 하는 말이다. 11월 국내 개봉 예정인 영화 '메이드 인 이태리'는 르네상스의 탄생지인 이탈리아 중부 토스카나 지방을 배경으로 하는 따뜻한 가족 드라마다. 영화 '테이큰' 등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액션 스타로 알려진 리암 니슨이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출연을 결정하고 자신의 친아들인 마이클 리처드슨을 설득해 아버지 로버트와 아들 잭 역할로 동반 출연했다. 20년 전 사랑하는 아내를 잃고 토스카나를 떠났던 두 부자가 방치해 두었던 집을 팔기 위해 돌아오면서 가족의 소중함과 새로운 사랑을 찾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집을 팔기 위해 한 달 동안 함께 살게 된 부자가 낡고 먼지까지 쌓인 집에 새로 페인트 칠을 하고 정원을 손질하면서 소원해졌던 관개계를 회복해 나간다. 그 가운데 아들은 운명처럼 인연을 만나고 새로운 시작을 하며 마법같은 시간을 마주하게 된다. 오랜만에 마주하는 따뜻한 스토리에 가슴도 훈훈해지지지만 빽뺵한 도심 속에 살아가며 메말랐던 눈가에 끝도 없이 펼쳐진 사이프러스 나무와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아름다운 건물, 시선 닿는 곳마다 놓인 꽃들과 푸른 하늘이 가득한 아름다운 토스카나의 풍경이 여행에 대한 갈망을 더욱 부추긴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21-11-01 14:17:11[파이낸셜뉴스] 외교부는 11일 이탈리아 전역에 대해 여행경보 1단계(남색경보)를 추가 발령했다. 여행경보 1단계는 여행유의를 뜻한다. 외교부는 이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창궐해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롬바르디아·에밀리아-로마냐·베네토·피에몬테·마르케 5개주(州)에 여행자제를 의미하는 여행경보 2단계(황색경보)를 내린 바 있다. 이번 발령은 5개주 지역을 제외한 이탈리아 전역에 대한 것으로, 추가 발령은 이탈리아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고 전국적인 ‘이동 제한령’이 내려지는 등 여행경보 미발령 지역 우리 국민의 감염 피해 노출이 우려되는 상황임을 감안한 것이다. 앞서 이탈리아 총리는 9일(현지시간) 오후 10시경 ‘이동 제한령’을 롬바르디아주 및 14개 지방에서 전국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10일(현지시간) 오후 6시 기준 이탈리아 보건부는 전체 확진자 1만149명 중 여행경보 2단계가 발령된 기존 5개주를 제외한 이탈리아 내 코로나19 확진자의 수를 총 1122명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외교부는 해당 지역에 체류하고 있는 우리 국민들에게 신변안전에 유의하고, 이 지역을 여행할 예정인 우리 국민들에게는 여행에 유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외교부는 이탈리아 내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여행경보의 조정 필요성을 지속 검토해 나갈 예정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0-03-11 18:39:44[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경기도 수원시에서 코로나19 확진 1명이 10일 추가로 발생했다. 권선구 권선2동에 거주하는 10대 남성인 이 확진자는 전날인 9일 이탈리아 등 해외여행을 다여온 17번째 확진자의 동생이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권선구 권선2동 아이파크시티 4단지 아파트에 사는 17번 확진자의 가족인 10대 남성이 9일 오후 8시 40분 양성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확진자는 9일 인후통 증상이 발현돼 같은 날 오후 1시 15분 가족 차량으로 권선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검체채취를 받았다. 10대 남성은 이탈리아 등 유럽 여행을 다녀온 형(24세)이 9일 확진 판정을 받고 부모 등과 함께 자가격리를 하던 중 목이 아픈 증상이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염 시장은 이날부터 "감염피해자인 시민의 인권과 사생활보호를 위해 '연령대'로 표기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에 따라 수원시는 확진자 발생시 정확한 나이, 가족관계, 가족들의 검사 결과 등 정보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을 계획이다. 한편, 수원시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총 18명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1·2·3·10번째 환자 등 4명이 퇴원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0-03-10 08:52:23[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경기도 수원시에서 최근 이탈리아 등 해외를 다녀온 20대 남성이 9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현재 이탈리아의 누적 확진자는 7375명으로 집계됐으며, 사망자도 366에 달하는 등 한국보다 심각한 상황이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권선구 권선2동 아이파크시티 4단지 아파트에 사는 24세 한국인 남성이 8일 오후 10시 40분 녹십자의료재단의 검사 결과 양성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수원시 코로나19 확진자는 19명으로 늘어났다. 이 남성은 최근 이탈리아 등 해외를 방문했으며, 지난 7일 고열과 인후통 증상을 겪다가 8일 오전 11시 21분 권선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자신의 차를 타고 방문해 검체채취를 받았다. 특히 이번 확진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이탈리아를 다녀온 것으로 알려져, 해외에서의 전파 가능성 등 여행력과 동선 등을 파악하고 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0-03-09 09:10: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