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가능성 논의를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를 요청한 가운데 한국도 이해당사국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미국이 북한과 관련된 안보리 회의를 소집한 건 지난 2017년 12월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10일 김인철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김 대변인은 "미국은 이번 달 안보리 의장국으로, 정부는 미국 및 여타 이사국과 긴밀한 소통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미국의 유엔 안보리 회의 소집은 북한의 ICBM 카드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다. 북한은 지난 8일 서해위성발사장(동창리 시설)에서 북한의 전략적 위치를 바꿀 중대한 실험을 했다고 발표했다. 동창리 시설이 북한이 ICBM 관련 기술을 실험하고 발사를 진행하는 곳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중대한 실험 역시 ICBM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기술에 대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북한의 발표 이후 위성사진에는 해당 정황을 입증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북한의 ICBM은 미국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북한이 이 카드를 꺼낸 것은 북·미 관계는 물론 교착상태에 빠진 비핵화 협상까지 흔들 수 있다. 최근 북한의 도발에 대해 큰 관심을 두지 않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발표 직후 "적대행위시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는 경고를 한 것도 재선 국면에서 미칠 악재와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미 국무부는 9일 "한반도에 관한 최신 종합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차원에서 오는 11일(현지시간) 안보리 회의를 소집했고, 이에 따라 권위주의 국가(북한)의 인권 기록에 대한 회의는 연기됐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 정부가 안보리에서 한국 정부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한편 이날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ICBM 발사를 위한 로켓 엔진 연소 실험으로 추정되는 실험을 실시한 것에 대한 정부 입장을 묻는 질문에 "상황 관리와 대화가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 방향으로 외교적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 #미국 # 북한 #유엔 #안보리 #ICBM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19-12-10 17:06:21[파이낸셜뉴스] 대한상공회의소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리는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에 산업계 대표단을 파견한다고 18일 밝혔다. 지난 16일 개막한 COP29는 세계 각국 정부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을 논의하기 위해 모이는 연례행사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이번 산업계 대표단은 SK·LG·HD한국조선해양·발전사 등 국내 주요 기업으로 구성됐다. 대표단은 20일 '한국 산업계의 탄소중립 대응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한국 기업들의 탄소중립 추진 현황을 소개하는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삼성전자는 기술개발을 통한 탄소감축 현황과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다양한 이해 관계자와 협업 사례를 소개하고, 포스코는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수소환원제철 기술개발 동향을 발표할 예정이다. 대표단은 또한 2035 국가감축목표(NDC), 국제탄소시장 개설 등에 대한 기업 의견을 건의할 계획이다.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이번 COP29는 우리 산업계가 새로운 기후 체제인 파리협정에 대한 동향을 파악하고 탄소중립 이행 전략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대한상의는 국제 협상 동향을 발 빠르게 파악해 산업계가 탄소중립 시대에 필요한 무탄소 에너지, 탄소 포집·활용 및 저장(CCUS) 등의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2024-11-18 08:14:32[파이낸셜뉴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11일 최근 대규모 북한 병력의 러시아 파병에 맞서 우리 군의 참관단을 우크라이나에 파견하는 게 우리 국익을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참관단은 파병과는 다르다. 파병은 일정한 지휘체계를 갖춘 국군 부대를 의미하지만, (참관단은) 일정한 지휘체계를 갖춘 부대도 아고, 무장도 없이 비무장으로 간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김 장관은 이어 "또 소수 전문가들이 단기간에 가게 돼 있다. 그리고 전쟁 당사국이나 유엔의 요청에 의해서 가는 게 아니고 우리의 필요에 의해서 보내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헌법에 모든 것을 담을 수는 없다. 그래서 그 헌법 밑에 법률이 있는 것이고, 훈령이 있는 것"이라며 "2003년 노무현 정부 때 국방부 장관께서 대내외의 모든 국방법률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국방위원들의견을 다 들어서 만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훈령은 그냥 만들어진 게 아니라 헌법 60조에 권고해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봐야 된다"며 "그것을 지키는 게 어떻게 해서 헌법을 위배하는 것인지 저는 이해할 수가 없다"고 부연했다. 김 장관은 헌법 60조 2항이 '국회는 선전포고, 국군의 외국에의 파견 또는 외국군대의 대한민국 영역 안에서의 주류에 대한 동의권을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부대단위 해외 파병은 국회 동의를 거쳐 이뤄지고, 개인단위 해외 파병은 국회동의 없이 국방장관의 정책결정에 따라 이뤄진다는 내용의 해외파병업무훈령 제4조 1·2가 헌법 위배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그는 특히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부대단위 파병 뿐만 아니라 개인단위 파병 또한 국회 동의를 받도록 법 개정을 시도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파병의 가장 중요한 것은 적시성과 긴급성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놓친다면 파병의 의미가 없지 않겠느냐"며 반대했다. 아울러 김 장관은 이날 2025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제안설명을 한 뒤 "지금 우리 군의 가장 당면한 것이 초급간부 중견간부들의 복무여건 개선, 그리고 처우개선"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시간외근무수당을 비롯해 당직근무수당, 그리고 이사비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 등이 실질적으로 제대로 반영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11-11 15:24:56[파이낸셜뉴스] 냉전기의 초강대국, 탈냉전기의 패권국이 사라진 현재의 과도기 국제질서는 그야말로 정글이다.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자는 정글의 국제질서를 ‘애너키(anarchy, 무정부상태)’라고 보면서도 애너키가 혼란상태(chaos)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애너키도 중앙권위체가 없는 상태에서 나름의 작동원칙으로 질서를 찾는다고 역설한다. 국제정치에는 국가들이 통합된 세계정부는 없지만 개별국가의 힘이 상호작용하며 균형점을 찾고, 힘의 작동하에 국제적 규칙도 기능하는 가운데 질서와 안정이 흘러간다는 뜻이다. 신냉전기에 이러한 의미의 애너키가 동일한 방식으로 가동되는지는 미지수다. 아직까지 나름의 질서는 유지되고 있지만 냉전기와 탈냉전기와는 다른 혼동의 질서 행태도 포착되는 것도 사실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북한과 러시아의 규칙기반질서 교란행위다. 북한은 NPT 체제 위반으로 국제사회의 고강도 제재를 받고 있고, 러시아의 상대국 주권 파괴로 고강도 제재를 받고 있다. 그런데 고립된 이 두 행위자가 지난 6월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관계 조약’을 맺으며 고립 탈출에 나섰다. 그런데 그 후속조치 속도도 놀랍다. 사실상 조약을 소급적용하듯이 전광석화로 북한은 유라시아 전선에 1만1000명을 파병했고, 급기야 지난 11월 9일에는 러시아 상·하원이 만장일치로 신조약을 비준한 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에 신속하게 서명했다. 권위주의 국가인 러시아에서 사실상 상·하원에게 견제장치는 부재하므로 만장일치 비준은 놀랍지 않다. 이는 북한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독재국가에게 비준 자체의 절차적 의미는 그다지 크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러북 신조약 비준은 안보 측면에서 상당한 파장을 예고한다. 첫째, 북한군 추가 파병 가능성을 활짝 열어둔다. 현재 파병된 1만1000명은 치열한 전투가 시작되면 병력부족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오를수 있고, 신조약 비준으로 북한은 추가 파병의 의지와 약속을 확고히 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북한군의 파병으로 한국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유라시아 전선과 한반도의 지정학적 융합을 가속시키는 단초란 의미이기도 하다. 둘째, 러북 전략거래에 엔진을 달아주었다는 의미가 있다. 신조약 비준으로 러북 전략거래는 더욱 탄력을 받게 되었다. 이번 비준으로 이 전략거래 리스트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탄두 재진입, 정찰위성,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핵추진잠수함, 저위력/전술핵무기 등 안보 우려의 끝판왕이 모두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게 된 것이다. 셋째, 러시아의 한반도 개입 가능성이 제도화되었다. 한반도 위기시 러시아가 군사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한국과 북한이 한반도 당사국으로 그 역할을 견지하는데 불리할뿐 아니라 한반도가 강대국의 대리전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커졌다. 따라서 러북 신조약 비준으로 한반도가 국가안보뿐 아니라 국제안보의 소용돌이가 될 수 있는 기제에 놓인 것이다. 신냉전이라는 애너키는 냉전기, 탈냉전기의 애너키와는 사뭇 다르고 이러한 기존 질서의 약화·변화라는 빈틈은 북한과 러시아에게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러시아와 북한은 트럼프 2기 출범도 기회로 역이용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과 러시아는 반미연대를 통해 국제질서를 다극체제로 전환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세웠다. 초강대국이 사라진 현 국제질서에서 조금이라도 힘이 있는 국가라면 자신이 강대국 인양 우후죽순으로 나서는 행태가 가속화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국가가 러시아와 북한인 셈이다. 러북 신조약 비준으로 인한 우려가 현실화되지 않도록 ‘신축적인 안보 아키텍처’ 설계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러한 설계의 시작은 기존의 북한 비핵화 원칙을 흔들림 없이 견지한 가운데 억제력을 제고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나토-IP4 플랫폼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유라시아 전선 상황 모니터링을 확대하면서 전략적·군사적 협력 강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나아가 트럼프 2기에도 ‘북한 비핵화’와 ‘대북 억제력’이 견지될 수 있도록 거래적 접근법에 대한 이해를 높여 대미정책을 ‘동맹강화’에서 ‘동맹관리’로 적의 조종하면서 한미동맹이 굳건하다는 메시지 관리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정리=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4-11-11 13:06:41[파이낸셜뉴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밝힌 ‘8·15 통일 독트린’을 두고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의 경우 첫 단계인 남북 화해·협력도 이루기 힘든 상황에서 추진 가능한 방안들을 망라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전날 발표한 독트린은 북한인권 개선과 북한주민 정보유입, 탈북민 지원, 국제사회의 통일 지지 확보 등 기존에 추진하던 통일정책의 연장선에 있는 내용들이다. 다만 민족공동체통일방안에는 없는 ‘자유 통일 대한민국’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설정했고, 또 남북 실무협의체를 제안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에 나서 “지난 30년 동안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의 첫 단계인 화해·협력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한 일환으로 이번 통일 독트린이 제시됐다”고 밝혔다. 남북 화해·협력이 어려운 건 전임 문재인 정부의 남북대화가 성과 없이 끝난 점도 있지만,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과 세계 곳곳의 분쟁으로 신냉전이 심화되는 국제정세도 어려움을 가중하고 있다는 인식이다. 당사국인 북한부터 2국가론을 내세워 한민족과 통일을 부정하고 있기도 하다. 김 장관은 “신냉전과 북핵 위기, 북한 인권 악화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해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의 큰 틀을 계승하면서 그를 보완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한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통일 독트린의 경우 헌법 4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통일이라는 지향점을 분명히 한 만큼, 남북 상호 체제를 존중하는 ‘남북연합’ 단계와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은 화해·협력과 남북연합을 거쳐 통일을 이루는 게 골자다. 김 장관은 남북연합과 부딪히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는 “두 번째 단계를 자세히 보면 경제·사회공동체를 강화해 정치공동체가 형성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독트린은 통일국가의 최종 지향점이 어디인지에 대한 것으로, 남북한 구성원 모두 자유·인권·풍요를 누리는 상태가 궁극적인 지향이라고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는 흡수통일이 아니고, 점진적이고 평화적인 통일이 우리 정부의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또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계승하는 만큼 그 첫 단계인 화해·협력을 이루기 위한 노력도 병행한다. 김 장관은 2019년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코로나19를 거쳐 남북 대화가 단절된 상황을 짚으며 “정부는 통일 독트린을 통해 화해·협력 여건이 조성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협의체 제의도 그런 과정”이라면서 “과거 실무급 대화를 바탕으로 고위급 회담으로 전환된 경우가 있었다. 상향식 접근으로 하나하나 성과를 내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북한도 이 제안을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 (정부가 노리는) 북한 주민 의식 변화도 중요하지만, 북한 당국도 미 대선 등 여러 상황을 판단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또 지난 1일 북한 수해 관련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지원 의사를 표명했다. 북한이 진정성을 이해하고 호응하길 진심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일 독트린은 향후 김 장관이 위원장인 남북관계발전위원회를 통해 후속조치가 마련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국회와도 협의한다는 방침이다.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의 경우 여야 합의로 마련돼 정통성이 정권에 상관없이 인정됐던 만큼, 야당의 지지가 필요해서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08-16 14:19:05[파이낸셜뉴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가 지난 27일 막을 내렸지만, 이틀이 지난 29일까지도 의장성명을 둘러싼 물밑 외교전이 치열하게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RF는 한국·미국·일본과 북한·중국·러시아가 모두 참여하는 유일한 다자회의라서 매년 성명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기돼왔다. 특히 북핵 문제가 가장 골치인데, 올해는 북러 군사협력까지 고려돼 더욱 논쟁이 거센 것으로 전해졌다. 노골적으로 맞붙은 한미 vs 북러 올해 ARF를 비롯한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에선 북러를 향한 비판이 노골적으로 제기됐다. 위협을 받는 당사국인 우리나라의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가장 앞장섰다. 조 장관은 북러 군사협력에 대해 “동북아와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국제사회의 단합된 대응을 촉구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도 북러 대응 필요성을 제기하며 거들었다. 북러도 지지 않았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한미 핵협의그룹(NCG)에서 합의한 핵작전 지침을 콕 집어 우려를 표명하고, 미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군사적 도발·위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북한 대표로 참석한 리영철 주라오스대사는 구체적인 발언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상당히 높은 수위의 비난을 제기했다는 게 외교부의 전언이다. 매년 ARF 성명 채택은 북핵에 관한 참여국들의 이해관계로 인해 어려움을 겪어왔다. 당사국인 북한의 반발보다는 북한을 비호하는 중러와 비핵화를 강조하는 한미일이 부딪히면서다. 거기다 올해 회의에선 본회의는 물론 각 양자회담에서도 북러 군사협력이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더욱 녹록치 않게 된 것이다. 中 팔짱 풀지 않을 정도의 성명 수위가 문제 변수는 중국의 입장이다. 통상 북핵 문제를 직·간접적으로 비호해왔던 중국이지만, 최근에는 북러 밀착에 불편한 기색을 보이며 한일과의 거리를 좁히고 있어서다. 실제로 ARF 성명 채택 외교전에서 중국은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중국이 팔짱을 끼고 있는 게 북핵과 북러 밀착 문제가 성명에 담길 가능성을 높이진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국과 북러의 상호의존은 약화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입장에서 한일과 가까워지는 건 필요에 의한 것일 뿐, 북러는 같은 권위주의 진영으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고 미국을 견제할 주요 전력이기 때문이다. 즉, 성명에 북러에 대한 비난 수위가 너무 높으면 오히려 북중러가 뭉치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통화에서 “ARF 성명에 북핵과 북러 군사협력에 대한 내용을 넣어서 북러를 자극하는 걸 가장 불편해하는 건 사실 중국”이라며 “한미일 안보협력의 원동력인 북핵 위협 명분이 커지게 되는 동시에, 반대로 한미일 안보협력이 위협이 된다는 게 북중러의 입장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시 말해 ARF 성명에 북러든 한미든 국가 이름이 들어가는 건 양측과 또 양측과 관계된 국가들 모두에 곤란한 것”이라며 “우리나라 입장에서 보면 현재 한중관계 개선세를 이어가기 위해, 또 북중러가 뭉치는 계기를 만들지 않기 위해 ARF 성명에서 수위를 지나치게 높이기 곤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복잡한 이해관계에 올해 ARF 의장성명은 채택하는 데 상당기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10년 동안 ARF 성명은 회의 당일 채택한 적은 단 한 차례만 있었고, 하루에서 닷새 정도가 소요됐다. 지난 2022년 ARF 때 5일이 걸려 지난 10년 중에는 가장 오래 걸렸는데, 이번에는 일주일도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와 최장기 기록을 세울지 주목된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4-07-29 16:34:57【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 기자】전남도 동부지역본부가 동부권 주요 현안 해결과 발전 방향 모색을 위해 29일 7개 시·군 100명의 자문위원과 소통·협력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동부지역본부에 따르면 동부지역 도정자문협의회는 지난 2010년 60명으로 시작해 본부기능 확대 등 여건 변화에 따라 100명의 현 체제를 갖췄다. 위원 임기는 2년이다. 동부지역본부는 이날 도정자문협의회 상반기 정기회를 열어 도정 주요 성과를 공유하고 핵심 시책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먼저, 전남 주력·첨단산업 분야 1조2000억원의 투자 협약과 지난해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비롯해 국제수묵비엔날레, 남도영화제 등 잇단 메가 이벤트 성공 개최 등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은 성과들을 공유했다. 또 착한가격업소 지원, 대기오염물질 저감 중소·영세사업장 지원, 공공·상생 배달앱 지원 등 소상공인 경제정책과 남도영상산업 활성화, 청년 문화기획자 프로젝트, 전남 민간정원 활성화 등 전남만의 특색 있는 관광·문화자원 활용한 지방소멸 극복 전략에 대한 자문위원들의 현실적·생산적 정책 제언이 이어졌다. 전남도는 특히 지역 최대 현안 중 하나인 국립의과대학 설립과 관련해 전남도 공모 추진의 적법·타당성, 지난 2021년 추진한 용역 결과의 편향적 해석 자제, 공정한 공모 추진, 미선정 지역에 대한 대책 및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다. 명창환 전남도 행정부지사는 "전남도민의 30년 염원인 국립의대 설립을 투명하고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면서 "과도한 경쟁과 갈등을 자제하고 도민의 힘을 하나로 모아달라"라고 당부했다. 한편 전남도 동부지역본부는 2024 세계유산축전, 제33차 유엔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33) 남해안 남중권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는 등 세계 속의 전남도로 거듭나기 위한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4-05-29 14:50:17[파이낸셜뉴스] 생물다양성의 날’ 국내 기념식이 오는 22일 오후 인천 서구 국립생물자원관에서 열린다. 환경부는 올해 생물다양성의 날 기념식이 ‘계획에 동참하라'(Be part of the Plan)’라는 주제로 진행된다고 21일 밝혔다. 생물다양성의 날은 1992년 5월 22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유엔환경개발정상회의에서 ‘생물다양성협약(CBD)’이 채택된 것을 기념해 이듬해 유엔 총회에서 제정된 국제기념일이다. 한국은 2010년부터 정부 차원의 기념식을 열고 있다. 올해 주제는 모든 이해관계자가 2022년 제15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채택된 ‘쿤밍-몬트리올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GBF)’ 이행을 도움으로써 생물다양성 손실을 막고 회복을 위한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차원에서 설정됐다. 쿤밍-몬트리올 GBF의 주요 내용은 ‘2030년까지 지구의 30% 이상을 보호구역으로 지정, ‘2030년까지 훼손 생태계 30% 복원’, ‘침입외래종 도입·정착률 최소 50% 감소’ 등이다. 국내 행사 주제는 ‘생물다양성을 위한 노력에 우리 모두 함께하자’이다. 정부와 기업, 개인 등 모두가 동참해 생물다양성 회복이라는 전 지구 목표를 달성하자는 취지라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이번 생물다양성의 날 기념식에서는 생물다양성 보전에 이바지한 11명이 정부 포상을 받는다. 이밖에도 국립생물자원관 미로원 내 철새 관련 퀴즈 맞히기, 대한민국 환경위기 시각 맞추기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열린다. 당일 기념식은 환경부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된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2024-05-21 15:08:37"한국은 남해 문제 당사국이 아니다. 최근 한국의 처사는 남해의 평화안정 수호에 이롭지 않고 중한 관계 발전에는 더욱 이롭지 않다. 한국이 언행을 조심할 것을 촉구한다." 최근 필리핀 보급선에 대한 중국의 물대포 공격에 대해 우리 정부가 우려를 표시하자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강한 불만을 표하며' 한 말이다. 이 발언의 외교적 결례 문제는 일단 논외로 하자. 중국 외교부 대변인 말처럼 한국은 남중국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상관 말고 조용히 있어야만 하나? 남중국해가 어떻게 되든 신경 쓰지 말고 한중 관계만 잘 관리하면 되나? 지난해 8월 이후 필리핀 해경과 보급선의 필리핀 근해 세컨드 토마스 암초에 대한 접근 차단을 위해 중국이 계속 반복해서 물대포 공격, 의도적 선박충돌, 외교적 위협을 하면서 남중국해 정세가 급박해지고 있다. 국제법적으로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이지만 힘으로 필리핀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도저히 혼자서 감당하기 어렵게 되자 필리핀 마르코스 대통령은 급기야 이번 주 예정된 워싱턴 미일 정상회담에 긴급 합류, 3국 정상회담을 하고 공동대응을 모색하기로 했다. 2013년부터 지난 10년간 중국이 스프래틀리군도(중국명 남사군도) 암초지역을 매립·군사화한 이후 남중국해 군사적 역학구도는 완전히 달라졌다. 남중국해 북쪽 파라셀군도(중국명 서사군도)의 기존 군사기지에 추가해 남쪽에 위치한 스프래틀리군도 3개 인공섬에 대형 군사기지를 새로 만들고 중국 해군, 해경 및 해상 민병대를 상주시켰다. 이에 따라 과거 남중국해 북쪽 일부에만 국한되었던 중국의 활동반경은 대폭 넓어져 이제 남중국해 전 수역과 공역에서 상시적 감시·작전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중국과 무력충돌을 감수하지 않고서는 이들 군사기지를 무력화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중국이 이들 군사기지를 거점으로 최근 필리핀만 콕 집어 강압할 수 있는 것도 이런 배경이다. 미국이 호주에 핵추진잠수함을 제공키로 약속하고, 미국에 이어 일본도 필리핀에 군 병력을 순환 배치하려는 이유도 이러한 중국의 급속한 군사력 팽창 때문이다. 한국은 과거 남중국해를 둘러싼 미중 갈등에 연루되지 않기 위해 한발 물러나 방관자처럼 행동했다. 남중국해 관련 국제 논의에도 참여하지 않고 '침묵외교'로 일관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중추외교'를 추진하면서 "힘에 의한 현상변경 반대"라는 분명한 입장을 정립했다. 특히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은 지난해 8월 이후 필리핀에 대한 강압행위가 발생할 때마다 지금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SNS에 국제법에 근거한 우려성명을 발표했다. 이를 계기로 한국의 남중국해 정책은 획기적으로 달라지고 있다. 이제 한국은 국익과 국제법에 근거해 일관된 외교원칙에 따라 대응하고 있고, 그럴 때마다 중국이 반발하는 것이 한중 관계의 '뉴노멀'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물론 대중 관계 관리에 추가적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남중국해는 중국을 배려하여 우리가 양보할 수 있는 한중 양자관계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인태지역 모든 국가의 경제와 안보에 영향을 미치고 이 지역 안정과 평화가 걸려있는 중대사안이자, 국제해양법 질서 유지의 문제이다. 우리와 상관없는 먼 동남아 국가들만의 문제도 결코 아니다. 안정적 해양수송로를 포함해 개방적 통상국가인 한국의 사활적 이해와 '핵심이익'이 걸려 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한국은 여러 해 유지한 신중한 중립 입장을 최근 몇 년 새 바꿔 남해 문제에서 여러 차례 중국을 암시하거나 비난했다. 다시 한국이 스스로 알아서 잘하고, 분위기에 휩싸여 덩달아 떠들지 않으며, 중한 관계에 불필요한 부담을 늘리는 일을 피할 것을 촉구"했다. 이런 중국의 압박 때문에 다시 과거의 '방관자'로 돌아가야 하나. 향후 한국의 남중국해 외교는 한국이 정말 보편규범을 지키는 '글로벌 중추국가'가 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최원기 국립외교원 교수
2024-04-07 19:56:31【파이낸셜뉴스 여수=황태종 기자】여수시와 여수산단공동발전협의회는 13일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회의실에서 '탄소중립 선도도시 여수' 실현을 위한 '여수 탄소중립 산업정책포럼 시즌2'를 개막했다고 밝혔다. 앞서 여수시와 여수산단공동발전협의회, GS칼텍스 주관으로 구성된 여수지역 최초 민·관·산·학·연 협의체는 지난해 '여수 탄소중립 산업정책포럼 시즌1'을 열어 도출된 안건들을 바탕으로 대정부 건의 활동을 전개했다. 그 결과, 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클러스터 구축 사업 검토 용역비로 국비 5억원을 확보했으며, 여수산단을 관통하는 여천선로의 재활용을 통한 여수산단 Utility Highway 구축에 대한 지역 내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여수산단공동발전협의회 당연직 회장을 맡고 있는 정기명 여수시장은 시즌2 개막에 맞춰 "기후 위기 대응 실행은 '먼 미래가 아닌 바로 오늘' 인류 생존을 확보하기 위한 전 지구적 공통 소명이라는 대전제 하에 여수가 대한민국 탄소중립을 선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포럼 시즌2에서도 의미 있는 대정부 정책 제언이 많이 나와서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개최 및 제33차 UN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3) 유치 등에 적극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여수산단공동발전협의회는 이번 시즌2 개막을 앞두고 여수시와 GS칼텍스를 비롯한 지역 내 유관 기관들과 연초부터 '여수 탄수중립 산업정책포럼 시즌2' 운영 관련 협의를 진행해 왔다. 또 올해는 포럼 참가에 대한 문호를 더 넓혀 여수국가산단 업체들을 비롯해 지역 내 탄소중립 사업을 펼치고 있는 다양한 업체들의 적극적인 동참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이와 함께 이 포럼을 통해 여수지역 내 민·관·산·학·연이 공동으로 집단 지성을 활용해 여수산단 CCUS 클러스터 구축 사업 용역 진행 협조, 여수산단 Utility Highway 구축 사업 용역 진행, 탄소중립형 친환경 화학산업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지정,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 등에 힘쓸 예정으로 지역 내 미래지향적 사업에 대한 이해도 제고와 정책 제언도 함께 이뤄질 전망이다. 포럼 첫날인 13일에는 한국산업단지공단 전남지역본부와 전남테크노파크에서 '여수시 스마트 그린산단 사업', '탄소중립형 친환경 화학산업 소부장 특화단지 지정 신청', 'CCUS 클러스터 용역'에 대한 설명을 했으며, 여수시는 '탄소중립시대 여수시 사업 현황'을 공유했다. 지난해 '여수 탄소중립 산업정책포럼 시즌1'에 이어 올해 '시즌2'를 기획한 여수산단공동발전협의회 김신 사무국장은 "시즌2는 시즌1에 비해 참여 기관도 많아졌고, 토론하는 주제도 더욱 풍성해졌다"면서 "CCUS 클러스터 구축 사업 및 Utility Highway 구축 용역 진행 등 지역 기반 사업 구축 과정에 현실성을 부여하고, 탄소중립 실행 선진 지자체 벤치마킹을 통해 여수의 청사진을 그려보겠다"라며 포부를 밝혔다. 한편 '여수 탄소중립 산업정책포럼 시즌2'에는 전남도 기반산업과, 여수시(산업지원과/에너지정책과), 여수산단공동발전협의회, GS칼텍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여수상공회의소, 전남대, 전남테크노파크, 한국화학연구원, 한국산업단지공단 전남지역본부, 전남여수산학융합원 등 기존 '시즌1 멤버'에 여수산단공장장협의회 회원사, 한국산업진흥원(KIAT), ㈜한양과 최근 여수에 둥지를 튼 KATRI시험연구원, 전남탄소중립지원센터 등이 합류해 명실공히 대한민국 최고의 탄소중립 관련 포럼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4-03-13 15:0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