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과학이 이렇게 발전했는데 왜 아직도 씻겨주는 기계가 없냐’고 한탄해 온 사람들에게 희소식이 전해졌다. 바로 1인용 ‘인간 세탁기’가 등장했다는 소식이다. 마이니치신문 등 복수의 일본 매체는 다음 달 13일 개막하는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오사카 엑스포) ‘오사카 헬스케어 파빌리온’ 전시의 핵심 중 하나인 ‘미라이 인간 세탁기’가 23일 취재진에 처음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미라이 인간 세탁기는 일본의 샤워기 부품 제조사 ‘사이언스’가 개발했으며, 1970년 오사카 엑스포에서 처음 전시된 일본 기업 산요(SANYO)의 ‘인간 세탁기’를 발전시킨 제품이다. 외형은 달걀과 비슷하다. 사람이 기계 안에 들어가 좌석에 앉으면 적절한 수온을 자동으로 계산, 물이 가슴 부근까지 채워진 뒤 비누 거품으로 세척이 시작된다. 뿐만 아니라 머리 위에서도 물이 나와 전신을 쾌적하게 씻을 수 있으며, 물이 빠진 뒤에는 온풍 건조로 마무리한다. 목욕 중에는 심박수 등을 센서로 확인해 상태에 맞는 영상과 음악도 송출한다. 씻고 말리는 데까지 15분가량 걸려 신속함도 갖췄다. 이날 취재진 앞에서 인간 세탁기를 직접 체험한 오사카부 요시무라 히로후미 지사는 개운한 표정으로 밖에 나와 “무척 기분이 좋다. 숨 쉴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평소처럼 호흡이 가능했다”라며 만족스러운 기색을 보였다. 미라이 인간 세탁기는 10살이었던 당시 산요의 ‘인간 세탁기’를 보고 감동한 사이언스 사장 아오야마 야스아키가 적극적으로 개발에 나선 제품이기도 하다. 사이언스 사는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씻는다’라는 목표에 걸맞게 앞으로는 인공지능(AI)으로 나이, 피부, 피로도 등을 파악하고 사람마다 최적화하는 기능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5-03-25 16:13:25삼성전자는 자사 세탁기 제품인 '플렉스워시', '애드워시', '액티브워시'가 지난 3일 일본 도쿄 니혼대학교에서 열린 아시아인간공학회(ACED) 주관 '2017년 인간공학 디자인상'에서 가전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했다고 4일 밝혔다.ACED는 2014년 결성된 아시아 최초의 국제 인간공학 학회 연합이다. 올해 'ACED 인간공학 디자인상'을 신설했고 삼성전자 세탁기가 첫 그랑프리 수상의 주인공이 됐다.이번에 그랑프리를 수상한 삼성 세탁기는 상부 소용량 전자동세탁기와 하부 대용량 드럼세탁기를 결합한 '플렉스워시', 세탁기 도어에 달린 애드윈도우로 세탁 도중 언제든지 세탁물을 추가할 수 있는 '애드워시', 상부 빌트인싱크 탑재로 허리를 굽히지 않고 애벌빨래가 가능한 '액티브워시' 등 총 3종이다. 해당 제품들은 모두 사용자 행동 분석에 기반한 인간공학 디자인의 혁신성을 지속적으로 이끌어온 점을 인정받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송현주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디자인그룹장(상무)는 "이번 수상은 삼성전자가 오랜 기간 쌓아온 사용자 분석과 연구가 축적돼 만들어진 성과"라며 "앞으로도 사용자 일상의 작은 불편까지 해결해줄 수 있는 세심한 배려와 혁신이 담긴 제품을 지속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17-06-04 19:06:58삼성전자는 자사 세탁기 제품인 ‘플렉스워시’, ‘애드워시’, ‘액티브워시’가 지난 3일 일본 도쿄 니혼대학교에서 열린 아시아인간공학회(ACED) 주관 '2017년 인간공학 디자인상'에서 가전부문 그랑프리를 수상했다고 4일 밝혔다. ACED는 2014년 결성된 아시아 최초의 국제 인간공학 학회 연합이다. 올해 ‘ACED 인간공학 디자인상’을 신설했고 삼성전자 세탁기가 첫 그랑프리 수상의 주인공이 됐다. 이번에 그랑프리를 수상한 삼성 세탁기는 상부 소용량 전자동세탁기와 하부 대용량 드럼세탁기를 결합한 ‘플렉스워시’, 세탁기 도어에 달린 애드윈도우로 세탁 도중 언제든지 세탁물을 추가할 수 있는 ‘애드워시’, 상부 빌트인싱크 탑재로 허리를 굽히지 않고 애벌빨래가 가능한 ‘액티브워시’ 등 총 3종이다. 해당 제품들은 모두 사용자 행동 분석에 기반한 인간공학 디자인의 혁신성을 지속적으로 이끌어온 점을 인정받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송현주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디자인그룹장(상무)는 “이번 수상은 삼성전자가 오랜 기간 쌓아온 사용자 분석과 연구가 축적돼 만들어진 성과”라며 “앞으로도 사용자 일상의 작은 불편까지 해결해줄 수 있는 세심한 배려와 혁신이 담긴 제품을 지속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2017-06-04 10:21:22삼성전자가 선보인 '3도어 올인원' 세탁기 '플렉스워시'가 대한인간공학회(The Ergonomic Society of Korea)가 주관하는 '2017년 인간공학디자인상(Ergonomic Design Award)'에서 'Best of Best'를 수상했다. 올해로 17회를 맞는 '인간공학디자인상'은 제품의 사용 용이성, 효율성, 기능성, 감성품질, 안정성,보전성, 시장성 등 다양한 항목을 평가해 매해 수상 제품을 선정한다. 시상식은 4월 28일 제주 켄싱턴 리조트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대한인간공학회는 30일 삼성전자의 '플렉스워시'를 수상작으로 선정하면서, 사용자가 가장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인체 공학 분석을 적용했으며 이를 통해 사용 편의성을 극대화한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의 '플렉스워시'는 상부의 3.5kg 전자동세탁기 '콤팩트워시'와 하부의 대용량 드럼세탁기 '애드워시'를 결합한 3도어 올인원 제품이다. '플렉스워시'는 세탁기 사용 특성 상 가장 편리한 시야각과 동작 범위를 고려해 사용자가 대부분의 자세에서 무리 없이 사용 가능한 인체공학적 디자인을 완성했다. 사용이 잦은 소형 사이즈의 '콤팩트워시'를 상부에 배치해 사용자가 허리와 무릎을 굽히지 않고도 세탁물을 쉽게 넣고 꺼낼 수 있게 했다. 하부의 '애드워시' 전면 도어에는 별도의 창인 '애드윈도우'가 있어 세탁 과정 중 일시적으로 동작을 멈추고 추가 세제나 세탁물을 투입할 수 있어 세탁의 효율성을 높인다. 또 세탁 진행 과정 일체를 스마트폰으로 제어하는 기존 '스마트 컨트롤' 기능에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한 '지능형 원격 서비스'를 더해 제품 스스로 원격 기기 진단과 간단한 조치가 가능하고, 계절 및 사용 환경 정보를 센싱하고 분석해 소비자에게 최적의 세탁 옵션을 원격으로 설정해줘 편의성을 강화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오랜 기간 사용자 분석을 통해 개발한 '플렉스워시'는 분리 세탁에 대한 소비자의 고민을 완벽하게 해결하고, 잦은 세탁 과정에서 생기는 허리와 무릎의 부담을 줄여달라는 소비자 의견을 적극 반영해 탄생했다"고 말했다. courage@fnnews.com 전용기 기자
2017-03-30 09:52:0027일(현지시간) CNN은 인도의 빨래터이자 하나의 관광명소로 자리잡은 ‘도비가트’를 소개했다. 도비가트는 인도 뭄바이 마하락쉬미역 맞은편에 위치한 세계에서 가장 큰 야외 빨래터이다. 이곳에서 빨래를 직업으로 삼고 일하는 사람을 ‘도비왈라’라고 부른다. ▲ 사진 출처=CNN 도비가트에서는 수천 명의 도비왈라가 빨래하는 모습된 볼 수 있다. 그들은 호텔 등에서 배달돼 온 옷들을 손수 비비고 때려 빨래한다. 직접 빨래대에 널어 말린 후 배달까지 한다. 도비왈라는 수많은 구역으로 나눠진 빨래터 중 지정된 구역에서 하루종일 일하게 된다. 또 그들은 최대한 많은 빨래를 널기위해 지붕에도 빨래대를 설치한다. CNN은 이 모습을 “장관”이라며 방문시 카메라를 가져갈 것을 조언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정신없이 사진을 찍지만 도비왈라들은 오직 빨래하는 데만 집중한다”고 도비가트를 묘사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기자
2011-09-30 11:22:47우리나라 1인 가구는 전체 가구 중 35.5%입니다. 1인 가구의 급격한 증가는 1인 시대의 도래를 예고하는데요. [혼자인家]는 새로운 유형의 소비부터, 라이프스타일, 맞춤형 정책, 청년 주거, 고독사 등 1인 가구에 대해 다룹니다. <편집자주> [파이낸셜뉴스] "저는 사적인 공간도 중요한데, 그 부분은 지켜지면서 자연스럽게 인간관계도 맺을 수 있어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기업형 임대주택 입주자, A씨) 최근 1인가구 급증은 물론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이 분화하면서 ‘코리빙(Co-Living) 하우스’가 주목받고 있다. 코리빙 하우스는 개인 공간과 공용 공간을 동시에 제공하는 새로운 주거 형태다. 개인 사생활이 보장되지 못하는 셰어 하우스와 달리 호실별로 세탁기, 주방이 있어 상대적으로 프라이버시가 보호된다. 아울러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해 1인가구의 삶의 질을 높여준다. 국내에서는 201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코리빙 하우스 산업이 시작됐다. 특히 팬데믹 시기인 2021년부터 공급이 가파르게 증가했다. 개인-공용공간 동시에 제공.. 프라이버시 지켜줘 지난 2월 26일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 알스퀘어는 ‘2025 서울시 코리빙 시장 리포트’를 통해 서울의 코리빙 하우스가 이달 기준 7371가구로, 2000가구를 밑돌던 2016년 대비 4.8배 늘어났다고 밝혔다. 임대 수요도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22% 증가했으며, 지난해 임대차 계약은 2023년과 비교해 29% 늘었다. 또 2024년 코리빙 임대차 계약 659건을 분석한 결과 12개월 계약이 430건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뒤이어 6개월 계약이 109건이었으며, 1~5개월의 단기 계약은 48건, 13~26개월 장기 계약도 34건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성장세는 국내외 대형 기업들의 시장 진출을 활발하게 했다. MGRV(전 현대해상 계열), DDPS(SK D&D계열), SLP(신영 계열), KT에스테이트 등 국내 기업들이 사업을 확장 중이며, 글로벌 오퍼레이터 위브리빙(Weave Living)은 이미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코브(Cove)도 아너스자산운용과 협력해 올해 상반기 서울 두 곳에 개점을 준비 중이다. 코리빙은 1인가구 직장인·대학생·유학생을 타깃으로 주요 업무권역이나 대학가에 공급되고 있다. 개인 전용공간은 대부분 5~9평 규모의 스튜디오 타입 원룸 형태로 제공되고 옷장이나 침대 등이 갖춰졌다. 공용공간은 입주자 전용으로 제공되고, 공용 주방과 세탁실, 라운지, 세대 창고, 루프탑 등을 일반적으로 포함한다. 1인가구가 선호하는 프라이버시는 보장하면서 외로움은 해소해주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지난해 1인가구 중 약 1/5는 '건강'보다 '외로움'을 주요 걱정사항으로 꼽았는데 코리빙은 무료·유료 멤버십을 통해 커뮤니티 시설 이용과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제공해 1인가구의 사회적 연결을 돕는다. 반려동물 동반 거주도 허용하는 추세다. 반려동물 인구가 증가하면서 전용 세대인 ‘반려동물 특화 타입’을 별도로 구성한다. DDPS가 공급하는 '에피소드'의 경우 전 지점에 반려동물을 허용하고 있다. 셀립, 지웰홈스, 로컬스티치 등도 일부 지점에서 반려동물을 기를 수 있도록 했다. 서초구 144만원, 성동구 125만원....비싼 임대료가 걸림돌 2023~2024년 간 서울 코리빙의 임대 계약을 분석한 결과, 서울 전체 코리빙 중위 월 임대료는 90만원으로 나타났다. 오피스텔과 비교해 대부분 지역에서 코리빙의 임대료가 높았다. 강남, 서초의 중위 월 임대료는 144만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성동구가 125만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투자자 측면에서는 주택 분양 대비 낮은 수익률, 임대료 상승 제한, 높은 운영·마케팅 비용이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규정 선임연구원은 “코리빙 시장 성장의 배경에는 주택 가격의 이례적 상승, 1인가구의 급증, 정부의 임대주택 공급 확대 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국내 오퍼레이터들의 발전과 해외 자본의 지속적 유입으로 시장 성장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기업들이 커뮤니티 시설 강화, 반려동물 친화 등 차별화된 서비스로 코리빙 시장에 진입하며 경쟁을 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코리빙은 입주자, 투자자 모두에게 매력적인 공간인 동시에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며 “입주자에게는 상대적으로 높은 임대료, 제한된 전용면적, 공용공간 사용 등의 불편함 등이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2025-03-20 10:33:49[파이낸셜뉴스] 최근 희토류 영구자석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코스닥 상장사 디엔에이링크의 제품 양산을 책임지고 있는 기술책임자 겐지 고니시 부사장은 11일 "충분한 규모의 공장을 확보했고, 핵심 장비는 이미 발주를 마친 상황"이라고 밝혔다. 디엔에이링크는 최근까지 신사업 추진을 위해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에 나섰다. 이를 통해 260억원을 조달하는데 성공했고, 향후 유상증자를 통해 170억원을 추가적으로 조달할 예정임을 공시했다. 또 최대주주도 기존의 오르비텍에서 북미 1위 물류기업 주성씨앤에어로 변경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향후 신사업 추진을 위한 든든한 발판을 마련했다. 다음은 겐지 고니시 부사장 일문일답 -어떻게 영구자석 업계에 몸담게 됐나. ▲대학교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했고, 졸업논문으로 희토류 영구자석에 관해 작성했던 것이 시작이다. 그 이후 대학원 석사과정에서도 영구자석과 관련한 연구를 계속했기에 졸업하고 자연스럽게 영구자석 제조기업에 취직하게 됐다. 첫 직장인 산토쿠는 지금은 히타치에 인수됐지만, 희토류 영구자석에 관해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회사였다. 산토쿠에서 영구자석 사업부에 보직을 받아 영구자석 생산 및 연구와 관련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던 것이 큰 행운이었다. 산토쿠에서는 일본, 미국, 중국 등지에서 일할 기회가 있었는데 중국 공장에서 일했던 것이 그 이후 중국의 'JL MAG'로 이직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영구자석 공정은 11개에 달할 정도로 다양하다고 알고 있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나. ▲산토쿠에 근무하면서 줄곧 희토류 영구자석 생산과 관련된 업무에 집중했다. 산토쿠 중국 공장에서 근무한 것이 특이한 커리어를 만드는 데 많은 도움을 줬다. 산토쿠 중국 공장에서 맡게 된 보직은 영구자석 회사에 납품할 자석 합금 재료를 스트립 캐스팅 공정을 통해 생산하는 것이었다. 스트립 캐스팅 공정은 영구자석 생산 공정 중 가장 앞에 위치한 공정이다. 그런데 산토쿠는 합금 판매시 스트립 캐스팅 공정만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영구자석 생산공정을 전부 수행해 해당 합금이 최종적으로 높은 품질의 영구자석을 생산해낼 수 있는 수준인지를 자체적으로 검증하는 내부 정책을 가지고 있었다. 해당 보직에서 후공정 일부를 제외한 모든 공정을 직접 관리하는 특별한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거의 대부분의 자석 제조 엔지니어들은 자신이 담당한 1~2가지의 공정에 대해서만 공정 노하우를 갖추게 되지만, 모든 공정의 양산설비를 직접 다루는 것을 수없이 반복하면서 대부분의 공정에 대해서 깊은 이해를 갖출 수 있게 됐다. -네오디뮴 영구자석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사가와 마사토 박사와도 인연은. ▲산토쿠에서 근무하던 당시 스미토모와 산토쿠의 합작공장에 배치되면서 사가와 박사와 함께 일할 기회가 있었다. 사가와 박사는 네오디뮴 영구자석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장본인이고 지금까지도 자석 품질 개선을 위한 연구개발을 계속 하고 있다. 중국의 JL MAG에서 근무할 때도 공장에 방문해 주고 연구개발 또한 협력해 줘서 고품질 자석 생산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디엔에이링크에서도 중희토류 저감, 품질 개선 등에서 연구개발 협력을 진행할 계획이다. -산토쿠 중국 공장 재직 이후에 JL MAG로 자리를 옮기고 어떤 역할을 했나. ▲산토쿠 중국 공장에 재직하고 있을 때 JL MAG가 같은 지역에 위치해 있다 보니 해당 회사의 임원들과 자연스럽게 관계가 생겼다. 그런데 어느 날 JL MAG의 대표가 직접 찾아와 회사에서 두번째로 높은 자리를 제안하며 영구자석 양산 총 책임자를 맡아 달라고 했다. 지금은 JL MAG 가 세계 최고 영구자석 제조업체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 당시만 해도 총 생산능력이 5000t도 되지 않는 세계 10위 정도의 업체였다. 자석 생산량의 70~80%는 마진이 아주 낮은 저사양의 영구자석이었다. 이를 개선하는 큰 역할이 도전 욕구를 자극했고 그 외의 조건도 워낙 좋았기 때문에 결국 JL MAG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합류한 이후 바로 생산 설비와 양산 시스템 전체를 살펴봤다. 고품질 자석을 만들기 위해서는 스트립 캐스팅 공정을 통해 만든 합금을 3.5미크론까지 미분쇄할 수 있어야 그 이후의 자장프레스나 소결 공정을 제대로 진행할 수 있다. 그 당시 JL MAG의 라인은 아무리 공정을 개선해 봐야 3.8미크론이 한계였다. 설비 검토 결과, 입도 개선을 위해서는 스트립 캐스팅 공정부터 미분쇄 공정까지 모든 생산 설비를 교체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다만, 이미 수주한 물량을 정상적으로 납품하기 위해서는 자석 생산을 멈출 수 없었기에 양산 체계를 유지하면서 공정을 최대한 개선하면서 가장 시급한 장비부터 점진적으로 직접 설계한 장비로 교체하는 방식을 택하게 됐다. 생산 시스템 전반을 개선하는데 어느 정도의 시간과 노력이 들었지만, 결국 JL MAG 공장에서 UH, EH 등 높은 등급의 자석을 양산하는데 성공했다. 제품 품질이 개선됐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BOSCH, BYD 등 큰 고객사들이 찾아오게 됐고, 그 이후 JL MAG는 생산능력을 1만5000t까지 확대하면서 세계 최고의 영구자석 제조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됐다. -디엔에이링크 부사장으로 합류한 계기는. ▲JL MAG에서 근무하면서 정말 많은 경험을 했다. 해당 기업의 양산 시스템 전체의 품질을 끌어올리는 것에 도전했고 그를 성취했다. 그를 통해 제품 전반의 품질을 개선했을뿐만 아니라 생산능력까지 대폭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디엔에이링크 이준영 대표를 만났다. 이 대표는 비중국산 자석에 대한 수요가 서방국가를 중심으로 크게 늘어가고 있으나, 중국 기업 이외에 유일한 대안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 영구자석 기업들은 해외 수출량 증대나 설비 증설에는 관심이 없어 해당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업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기업에게 큰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말하는 이 대표의 주장은 설득력 있게 들려왔다. 증설 같은 큰 의사결정에 최소 4~5년의 긴 시간이 필요한 일본 기업의 특성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완전한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해 양산 체계를 구축하자는 것은 흥미로운 제안이었다. 게다가 이 대표는 글로벌 사업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는 포부까지 가지고 있었다. 사실 희토류 영구자석 사업 추진을 위해서 가장 선행돼야 할 부분은 희토류 원료 조달이다. 이 부분은 이미 이 대표가 미국의 'MP Materials' 나 호주의 'Lynas' 광산과 거래 관계를 만들어 놓은 상황이었기에 기술력과 엔지니어 네트워크를 활용해 양산 시스템만 갖추면 되는 게임이라고 판단했다. -디엔에이링크에 합류한 이후 상황은. ▲희토류 영구자석 제조를 한다는 것은 큰 투자비용이 필요한 사업이었다. 영구자석 생산에는 총 11개의 공정이 필요하고, 이를 한 줄의 생산라인으로 구축하는 경우 그 길이가 250m에 달할 정도로 거대하다. 따라서 아주 큰 공장이 필요하다. 그 외에도 공장 내에 배치할 장비 구입에도 많은 비용이 필요하다. 고품질 영구자석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스트립 캐스팅 장비나 제트밀 같은 핵심 장비들을 모두 값비싼 일본산으로 확보해야 하니 총 200억~300억원의 투자비용이 필요했다. 사업 준비 초반에는 투자 자금 마련 등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현재는 여러 번의 투자 유치를 통해 영구자석 1000t 생산에 충분한 규모의 공장을 확보했다. 핵심 장비 대부분을 발주하는 것까지 마친 상태다. 이 과정에서 디엔에이링크 영구자석 사업부의 임직원들과 인간적으로 돈독한 관계를 쌓았다. 지금은 올해 7월도 예정된 영구자석 시생산을 준비하기 위해 디엔에이링크 충남 예산 공장에 상주하고 있다. -디엔에이링크가 희토류 영구자석을 생산할 수 있나. ▲당연하다. 디엔에이링크는 원래 희토류 영구자석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유전체 분석이 주업이었지만, 이미 충분한 규모의 공장을 확보했고 핵심 장비는 발주를 마친 상황이다. 기존에 거래해왔던 일본 생산 장비 업체인 호소카와와 ULVAC에 JL MAG 근무 당시 사용하던 것과 동일한 장비 제작을 요청했기에 시행착오가 거의 없이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이를 운영할 기술 인력들의 경우에는 함께 일한 경험이 있었던 유능한 엔지니어들울 일본에서 데려왔다. 전부 히타치, TDK 등 굴지의 영구자석 제조기업에서 풍부한 양산 경험을 쌓은 사람들이다. 램프업에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해당 장비 업체들과 오랜 거래 경험이 있어 납품 받을 장비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높고, 거의 30년동안 해당 장비들을 다뤄왔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디엔에이링크 영구자석의 타겟이 되는 적용 제품은. ▲디엔에이링크 공장은 앞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을 갖춘 영구자석을 생산할 예정이다. 전자제품용 자석 등 저마진 영구자석 비율을 최소화하고 전기차 구동모터용 영구자석 등 고마진 제품의 비율을 높여 수익성이 매우 높은 공장을 만들 예정이다. 따라서 세탁기, 냉장고 등 가전제품용 제품보다는 전기차 구동모터용, 대형선박 축발전기용, 대형 드론용 등 높은 보자력을 요하는 제품이 디엔에이링크 영구자석의 주 타겟이다. -전기차 구동모터용은 고객사의 품질 테스트가 매우 까다롭다. 대응 전략은. ▲산토쿠 재직 시절부터 고품질 자석 생산 전문 엔지니어였다. 또 JL MAG에서는 보쉬나 BYD 등 전기차 구동모터용 자석을 요구하는 고객들의 아주 까다로운 품질 테스트 및 공장 실사를 여러 번 대응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최근 UH, EH 등급의 자석생산이 가능하냐는 문의를 지속적으로 받고 있어 해당 제품과 관련한 실사 대응 또한 시생산 준비와 병행할 예정이다. -향후 포부는. ▲약 30년간 영구자석 업계에서 종사하면서 쌓아온 제 경력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영구자석 산업 또한 큰 변혁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그간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큰 역할을 해낸 엔지니어로 남고 싶다. 앞으로 디엔에이링크는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등 서방의 영구자석 수요에 대응해 최고 품질의 영구자석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할 예정이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2025-02-11 10:35:10<편집자주>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세계적인 프로바둑 기사 이세돌에게 압도적 승리를 거둔 지난 2016년 이후 AI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2022년에는 '챗(Chat)GPT'라는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AI 활용은 일상화가 됐다. 올해는 AI가 노벨과학상을 사실상 휩쓸었다. 이처럼 우리는 AI가 불러온 대전환의 시대에 살고 있다. 파이낸셜뉴스의 기획 취재의 시작점은 여기였다. AI가 인간을 대체하고 있는 시대에 인간이 생각하는 '미래 직업'이 아닌 AI가 스스로가 생각하는 '미래 직업'이 궁금했다. 따라서 기획 기사는 AI에 의뢰해 기획안을 만들었다. AI가 지시한 취재 방식에 따라 추천한 지역을 찾았고 요구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기사 작성만 기자가 직접했다. 이번 인터뷰는 AI가 기획 기사로 제시한 세번째 번째 인물이다. AI는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벤 자오 시카고대 컴퓨터 공학과 교수를 만날 것으로 제안했다. 현재 AI가 가진 문제점과 갈수록 드러나는 한계점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고 했다. 【파이낸셜뉴스 시카고(미국)=강명연 노유정 기자】 챗(Chat)GPT는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벤 자오 시카고대 컴퓨터공학과 교수(사진)를 만날 것을 제안했다. 자오 교수 연구팀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인간 창작자의 저작권과 창의성을 침해하지 못하도록 막는 연구를 하고 있다. 타임지 선정 '2023년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인 '글레이즈(Glaze)'는 자오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것이다. 이용자가 사람의 눈에는 거의 보이지 않는 수준의 특수한 노이즈를 게시 작품에 추가해 AI에는 원래의 작품과 다른 외관의 이미지로 인식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모방을 방지하는 것이 글레이즈의 원리다. 자오 교수 연구팀은 지난 1월 한 단계 더 발전한 '나이트 셰이드(Nightshade)'를 선보였다. 이미지에 독약을 묻혀 생성형 AI의 이미지 생성체계 자체를 무너뜨리는 방법이다. 나이트 셰이드가 적용된 이미지를 생성형 AI가 학습하면 개를 고양이로, 자동차를 소로 인식하게 되는 등 AI 이미지 인식 등의 작업에 오류가 생긴다. 본지를 만난 자오 교수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AI 때문에 일자리를 잃었다"며 "일부는 AI가 인간의 업무를 대체해서 그렇지만, 실제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AI 기술과 직업의 변화를 주제로 한 자오 교수와의 일문일답. ―생성형 AI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혀왔는데. ▲전반적으로 생성형 AI는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생성형 AI는 글을 작성하고 이미지나 음악을 만들어내는 기술이지만 결과물이 정말 '새로운 것'은 아니다. 고양이 그림들을 주고 학습시키면 그 그림들을 한데 섞어 '약간 달라 보이는' 고양이 그림을 내놓는 식이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든 생성형 AI가 결과물을 낸다면 기업에선 충분히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대부분은 AI가 일자리를 대체해서가 아니라 기업이 AI의 한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대량해고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한 회사에서 원래 고용했던 20명의 아티스트 가운데 19명을 해고하고 AI를 활용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하지만 AI는 인간처럼 지시를 이해하고 일하지 못한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남은 아티스트 1명이 20명분의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 ―생성형 AI 기술이 더욱 발전하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생성형 AI의 본질적인 원리를 생각하면 쉽지 않다. 생성형 AI는 데이터를 그대로 외우고, 모방해서 결과를 낸다. 인간처럼 의미를 이해하고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아니다. 예컨대 '1+2'의 답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생성형 AI는 '1+2=3'으로 표시한 수많은 데이터를 그대로 학습했기 때문에 '1+2' 뒤에 '=3'을 넣어야 한다고 판단한다. 반면 인간은 '1' 또는 '2'라는 숫자의 개념과 '+'라는 사칙연산의 의미를 이해해 '3'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림도 마찬가지다. 생성형 AI가 만들어낸 그림은 수많은 '그림'이라는 데이터를 조합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생각을 표현하는 도구로써의 인간의 그림과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그런 '데이터 조합'이 만들어낸 '그림'은 인간이 보기에 어색하거나 불편한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는 생성형 AI의 작동원리를 생각하면 시간이 흘러도 해결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생성형 AI가 이미 많이 쓰이고 있는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어떻게 될까. ▲많은 기업이 이미 생성형 AI를 도입했고, 디자이너들을 해고했다. 이들은 시간이 지나 제품의 질이 나빠졌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디자이너를 고용했다. 결국 비용이 절감되지 않은 것이다. 동시에 AI를 이용한 회사가 단기적으로 비용을 낮추면서 경쟁업체들도 버티지 못하고 망했다. 모두가 지는 게임이다. 실제로 생성형 AI를 개발하는 회사들도 망해가고 있다. 대용량 컴퓨터, 빅데이터 센터를 유지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들어서다. 스태빌리티 AI(Stability AI)는 이미지를 생성하는 AI를 처음 만든 스타트업이고, 그 분야에서 가장 큰 회사인데도 거의 파산 직전이다. 또 전력이나 냉각수 등의 자원도 필요하다. 누군가 생성형 AI에 질문을 하나 할 때마다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 ―생성형 AI가 아닌 다른 AI는 인간 일자리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까. ▲AI를 탑재한 차량은 1㎞ 전방에 있는 보행자를 인식해 서행할 수 있고, 의사들은 AI를 이용하면 엑스레이 사진만 보고 암이라는 것을 진단할 수 있다. AI는 세탁기처럼 인간이 원치 않는 일을 대신 해줄 것이다. 지금 당장은 AI가 인간의 업무를 대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한계가 드러날 것이다. 법률적 상담이나 간단한 회계 처리 같은 일들은 AI로 충분히 할 수 있다. 하지만 복잡하고 중요한 법률적 판단이나 회계 분석은 AI가 처리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문제는 이런 업무는 경험을 통해 숙련되는 부분이 많다는 점이다. 변호사들은 처음 일을 배울 때 법률 보조 업무를 하는데 AI가 일을 대신하면 경험을 쌓을 기회를 잃게 된다. 나중에 정식 변호사가 돼도 실무에 필요한 경험이 부족한 상태로 일하게 될 수 있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4-11-03 18:20:39[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는 23일 비스포크 가전이 대한인간공학회가 주관하는 '2024년 인간공학디자인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올해 24회째를 맞은 인간공학디자인상은 국내 인간공학적 설계 분야의 최고 권위상이다. '비스포크 인공지능(AI) 패밀리허브' 냉장고와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가 '베스트 오브 베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물걸레 일체형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은 '특별상'을 수상했다.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는 식재료를 스마트하게 관리할 수 있는 'AI 비전 인사이드' 기능이 탑재됐다. AI 비전 인사이드는 냉장고에 넣고 빼는 식재료를 자동으로 인식해 관리한다. 또 보관 중인 식재료를 기반으로 레시피를 추천해주고, 사용자가 보관기한을 설정해두면 기한이 임박했을 때 알림을 줘 식재료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비스포크 AI 콤보 올인원 세탁건조기는 세탁물 이동 없이 세탁부터 건조까지 세탁기 한 대로 가능해 사용자의 시간과 노력을 줄여준다. 삼성전자 생활가전(DA)사업부 이보나 상무는 "삼성전자는 차별화된 AI 기능으로 소비자 누구나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제품을 설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사용자 친화적인 제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2024-07-23 09:02:58올해 CES 현장에서 느꼈던 몇 가지 흐름이 있다. 첫째, 알파고 등장 이후 가장 핫한 기술 트렌드였던 인공지능은 이제 그 자체가 직접 언급되기보다는 자동차에서 세탁기까지 인간이 사용하는 기기와 서비스의 일부분이 되는 일종의 요소기술로 전환됨을 느낄 수 있었다. 삼성전자 전시관에서는 스마트싱스라는 사물인터넷 플랫폼을 중심으로 일상생활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설명했는데, 단순히 하나의 앱을 가지고 다수의 기기를 조작할 수 있는 데서 벗어나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보던 이용자가 냉장고 앞으로 가면 자동으로 냉장고에 달린 디스플레이를 통해 보던 영화를 이어서 볼 수 있는 식의 부드러운 연결이 강조되었다. 또한 일상생활을 함께하는 반려로봇이 이용자의 동태를 관찰하다가 이용자가 요가 자세를 취하면 자동으로 벽면에 요가강좌 비디오를 틀어주는 식의 수요감지형 서비스도 제안되었다. CES 직후에 새로운 갤럭시 스마트폰을 발표한 삼성은 인터넷 연결 없이도 실시간 통역 등 인공지능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기기내장형 '온디바이스' 인공지능 기술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제 인공지능은 얼굴을 감추고 점점 더 인간과 기기를 연결하는 혈관과 두뇌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더 이상 자동차 회사가 가전전시회인 CES에 나타나는 게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기기 간 장벽은 완전히 무너졌다. 중장비나 대형 트럭 업체들도 무인 중장비나 수소전기트럭을 가지고 자신 있게 관객을 맞이했으며, 사람들의 반응도 매우 좋았다. 인간이 조종할 때 생길 수 있는 인명피해의 위험을 최소화하면서도 더 난해한 작업을 쉽게 해낼 수 있는 무인장비와 기후변화의 해결책이 될 수 있는 수소전기트럭 등이 펼쳐갈 미래가 기대된다. 현대차 전시관은 높은 벽으로 둘러싸인 외관부터 호기심을 자아냈다. 다수의 신차를 공개하지 않을까 하고 들어가 봤던 전시관 내부에서는 전통적 의미의 차량은 단 한 대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 대신 탑승자의 이동 과정에서 어떤 경험을 제공할 것인가에 초점을 둔 시티포드(CITY POD), 물류자동화로봇 등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이후 로봇과 인공지능에 투자하고 있는 현대차의 방향성을 볼 수 있었다. 셋째, 디스플레이 해상도, 중앙처리장치(CPU)의 연산처리 능력과 같은 전통적 지표 경쟁은 퇴색하고 미래 라이프스타일을 누가 더 구체적이고 세련되게 제시해 내느냐 하는 일종의 문화 경연장으로 CES의 성격이 진화하고 있음을 느꼈다. 그래서일까. CES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지드래곤과 같은 대중예술인부터 대학교수, 행정가 등 다양한 직종을 망라하고 있었다. 소비자가전전시회(Consumer Electronics Show)를 의미하는 CES가 이제는 융합경험전시회(Convergence Experiences Show)로 바뀌고 있었다.예를 들어 전시 기간 많은 화제를 뿌렸던 LG는 투명디스플레이가 일으킬 새로운 삶의 변화를 호소력 있게 전달하고 있었다. 무선화된 투명TV가 창문이 되고, 공간이 되고, 경험이 되는 변화는 전자제품의 진화라는 틀을 넘어서고 있었다. CES는 전시회 기간 엄청나게 상승하는 숙박비와 항공료를 생각하면 가성비를 고민하게 되지만, 트렌드 변화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가끔은 방문해도 좋을 것 같은 행사였다. 마지막으로, 미국과 중국 기업에 비해 숫자는 적었지만 앞선 기술과 제품력으로 CES의 주인공이 된 수백개의 한국 기업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한국 기업만 일부러 찾아다니면서 본 것도 아닌데, 왠지 눈길을 끄는 기업 부스는 십중팔구 한국 기업이었다.폭이 1m도 안 되어 보이는 미니부스부터 수백평 대형부스까지 곳곳을 지키며 우리 기업의 기술과 비전을 소개한 기업인들이 곧 우리의 미래를 책임지는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혼자 무거운 짐을 갖고 와 자사 제품을 열정적으로 소개하는 스타트업 대표의 눈동자에는 우리나라와 인류의 미래가 있었다. 김장현 성균관대 글로벌융합학부 교수
2024-01-25 18:3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