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임기 반환점 시점에 적절한 시기에 인사를 통한 쇄신 면모를 보이기 위해 벌써부터 인재풀에 대한 물색과 검증에 들어가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을 갖고 "적재적소에 적임자를 찾아서 일을 맡기는 문제는 늘 고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옛날같으면 국정쇄신, 국면전환이 필요하다 하면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신문 1면에 장차관 인사가 떴다"며 "지금은 인재를 발굴·물색하고 검증하고 검증 과정에 문제가 없어도 인사 안을 내놨을 때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민하다보니 어떤 상황이 발생해 인사를 해야 한다고 할 때 빠른 시일에 하기가 근본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내년도 국회 예산이 마무리되고 나면 내년도에 신속하게 예산집행을 해줘야 민생이 원활이 돌아갈 수 있다"며 "미국 대선 때문에, 아마 1월 중에 정부가 출범하겠지만 모든 틀은 지금 한두달 사이에 짜여지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대응도 감안해 시기는 유연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2024-11-07 10:30:02[파이낸셜뉴스] 신숙희(54·사법연수원 25기) 양형위원회 상임위원과 엄상필(55·23기) 서울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새 대법관 자질 검증 국회 인사청문회가 오는 27~28일 진행된다. 26일 국회와 대법원에 따르면 신숙희·엄상필 후보자는 올해 1월 퇴임한 안철상(중도)·민유숙(진보) 전 대법관 후임이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임명 제청했고, 윤석열 대통령이 이를 수용한 뒤 임명동의 요청사유서를 국회로 보내면서 인사청문회가 열리게 됐다. 인사청문회는 27일 신 후보자, 28일 엄 후보자로 일정이 각각 잡혔다. 청문회는 사법부 최대 현안인 재판 지연 문제와 사법부 독립,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 보호 의지 등이 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 후보자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과 관련 “청소년 범죄의 흉포화를 이유로 소년범을 일반 형사법으로 처벌하는 것을 확대하는 게 능사는 아니라고 본다.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을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서면답변으로 제출했다. 재판 지연 문제를 놓고는 “재판의 신속성과 충실성을 동시에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은 결국 법관 증원”이라고 피력했다. 엄 후보자는 청문회 자료에서 사형제 존폐 논란 등에 대해 “사형제 존폐는 입법 정책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면서도 “개인적으로는 대체 수단 도입과 함께 폐지를 고려할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재판 지연 문제의 해결 방안에 관해선 “근본적으로 재판의 충실성과 신속성을 동시에 제고하려면 법관의 증원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인사청문 특위가 이들에 대한 적격성을 심사한 뒤 임명동의안을 본회의에 상정하면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이 찬성해야 의결된다. 이들 후보자는 중도 성향으로 분류된다. 국회를 통과할 경우 진보 성향 대법관 1명이 줄어들면서 대법원 전원 합의체(대법원장+대법관 12명)의 ‘중도·보수’ 대 ‘진보’ 비율이 ‘7대 6’에서 ‘8대 5’로 바뀐다.신 후보자는 서울 출생으로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한 뒤 35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96년 서울지법 판사로 임관해 사법연수원 교수, 수원고법 판사,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지냈다. 2019년 서울고법 부장판사 재직 당시 이른바 ‘어금니 아빠’ 사건에서 경찰의 부실한 초동 대응으로 피해자가 사망한 책임이 크다며 국가의 손해배상 금액을 1심보다 6000여만원 많은 2억4000여만원으로 판결했다. 한국젠더법학회 부회장, 법원 내 젠더법 연구회 회장 등도 지냈다. 대법원은 “법률 지식과 소통에 바탕을 둔 합리적 재판으로 신망이 크다”고 전했다. 엄 후보자는 경남 진주 출생으로 서울대학교 사법학과를 졸업한 뒤 33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1997년 서울지법 판사로 임관한 이래 27년 동안 법관 생활을 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과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 고등법원 부장판사 등을 거쳤다. 조국 전 법무장관의 아내 정경심씨의 자녀 입시 비리·사모펀드 관련 혐의 항소심 재판장을 맡아 1심과 같은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해박한 법률 지식과 출중한 재판 실무 능력을 갖춘 정통 법관”이라고 평가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4-02-26 15:34:04윤석열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이종석 헌법재판관을 지명한 것을 두고 야권에서 벌써부터 비판이 나오자 여권이 긴장하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의 대학 동기인 점을 문제 삼은 반면 여당은 더 이상의 헌재 공백을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대법원장에 이어 헌법재판관 임명안까지 부결시키기에는 야당에도 정치적 부담이 큰 만큼 가결로 기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8일 야권에선 윤 대통령이 이날 헌재소장 후보자로 자신의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인 이 재판관을 지명한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헌재소장 지명을 앞두고 "논란을 무릅쓰고 윤 대통령은 또다시 친구의 손을 잡았다"이라며 "윤 대통령의 법대 동기 사랑은 각별하다. 총선을 불과 9개월 앞두고 외부인사인 법대 동기 김용빈 전 사법연수원장을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에 임명해 논란을 자초했고, 민주평통 사무처장에도 법대 동기 석동현을 앉힌 바 있다"고 지적했다.국민의힘은 더 이상의 헌재 공백은 없어야 한다며 부결을 반드시 막겠다는 입장이다.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이 후보자는 대통령 친구라서가 아니라 재판관으로서 능력을 인정 받았기 때문에 지명받은 것 아니겠냐"며 "이미 재판관 임명 당시 검증을 거쳤는데 추가로 문제 될 게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3-10-18 18:16:05[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이종석 헌법재판관을 지명한 것을 두고 야권에서 벌써부터 비판이 나오자 여권이 긴장하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의 대학 동기인 점을 문제 삼은 반면 여당은 더 이상의 헌재 공백을 막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대법원장에 이어 헌법재판관 임명안까지 부결시키기에는 야당에도 정치적 부담이 큰 만큼 가결로 기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8일 야권에선 윤 대통령이 이날 헌재소장 후보자로 자신의 서울대 법대 79학번 동기인 이 재판관을 지명한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헌재소장 지명을 앞두고 "논란을 무릅쓰고 윤 대통령은 또다시 친구의 손을 잡았다"라며 "윤 대통령의 법대 동기 사랑은 각별하다. 총선을 불과 9개월 앞두고 외부인사인 법대 동기 김용빈 전 사법연수원장을 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에 임명해 논란을 자초했고, 민주평통 사무처장에도 법대 동기 석동현을 앉힌 바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기자와 통화에서 "그동안의 인사를 보면 검증은 안 하고 친구 찾기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며 "민주당은 인사 검증을 철저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일각에선 헌법재판관 중에서 헌법재판소장을 임명하는 관행도 문제 삼았다. 단기간에 수장이 교체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데다 재판의 독립성도 위협받는다는 주장이다. 이 후보자는 2018년 10월 자유한국당 추천 몫으로 재판관으로 선출된 인사로, 임기가 2024년 10월에 만료된다. 국민의힘은 더 이상의 헌재 공백은 없어야 한다며 부결을 반드시 막겠다는 입장이다.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이 후보자는 대통령 친구라서가 아니라 재판관으로서 능력을 인정 받았기 때문에 지명받은 것 아니겠냐"며 "이미 재판관 임명 당시 검증을 거쳤는데 추가로 문제 될 게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2018년 이종석 재판관 후보자 선출안은 재적의원 238표 중 가 201표로 통과됐다. 이미 민주당이 검증을 통해 당시 적격 의견을 낸 인물인 만큼 헌재소장 임명에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여당의 주장이다. 민주당에서도 신중론이 나온다. 앞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 임명동의안을 부결시키면서 '초유의 대법원장 공백 사태를 일으켰다'는 비판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표결과 관련해 정해진 건 없다"며 "대통령 친구라는 이유만으로 반대하지는 않을 거다. 검증 TF와 청문회를 통해 능력을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3-10-18 16:18:41[파이낸셜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최근 낙마한 이균용 전 대법원장 후보자를 포함해 윤석열 정부가 인사 검증에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은 (후보자에 대한) 가부를 판단하지 않고 기계적 자료 수집만 하는 역할까지만 한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공직자 재산 신고 누락, 증여세, 이해충돌 문제, 과거 발언 등의 자료들은 인사정보관리단에서 1차적으로 수집해 판단해야 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이같이 답했다. 한 장관은 "이런 시스템을 만든 이유 중 하나가 저희가 그 판단을 하면 사실상 비토 기능을 하기 때문에 권한 남용 문제가 생긴다"며 "지난해 12월 민주당도 그런 방식의 명문화를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희가 한 취지는 자료 수집 기능과 판단 기능을 분리하게 되면 아무래도 서로 견제 기능이 생길 것이라고 본 것"이라며 "인사정보관리단 시스템에 따라 검증 내용도 일체 보고받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한 장관은 이 후보자의 비상장 주식 소유 현황이나 미신고 사실을 확있했느냐고 묻는 질문에 "특정한 검증 대상에 대해 검증에 관여한 사람이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객관적인 자료 수집 업무를 통상적으로 했다"고 답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2023-10-11 14:08:51[파이낸셜뉴스] 여야가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의사 일정 협의를 두고 충돌했다. 야당은 '정순신 사태'와 관련해 법무부 책임을 묻는 현안 보고를 요구한 반면 여당은 이러한 요구는 '과도한 정쟁 추구'라며 법안만 처리하자는 입장이다. 기동민 간사 등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위원 일동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거듭된 인사 참사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 국회에 성실하게 보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최근 '정순신 사태'는 검사 출신에 대한 끼리끼리 검증 앞에서 인사 검증 체계가 인위적으로 멈출 수 있음을 보여 줬다"며 "의도된 검증 공백이 분명함에도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고 누구 하나 대안을 말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던 정순신 변호사가 아들의 학교폭력 의혹으로 낙마한 것과 관련해 한 장관의 책임을 묻고 새로운 인사 시스템을 점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윤석열 정부는 인사 검증 업무를 기존 대통령 비서실 민정수석 비서관에서 법무부 장관 직속 인사정보관리단으로 이관한 바 있다. 법사위 야당 위원 일동은 "(민주당은) 3월 국회 일정으로 법무부 현안 보고를 제안했다. 총체적 부실이 여실히 드러난 인사정보관리단 운영 실태를 파악하기 위함"이라며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를 거부했다. 타 상임위는 열리고 있는데 유독 법사위만 안 된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을 향해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책임 소재부터 밝혀야 한다. 법사위 현안보고는 그 출발점"이라며 "말로만 책임 운운할 것이 아니라 현안보고 일정을 수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이같은 요구를 '이재명 방탄'으로 규정하며 "민주당이 협상 보이콧을 하고 있다"고 맞섰다. 법사위 여당 위원 일동은 기자회견을 통해 "경제 위기와 불황이 지속되며 서민들의 삶과 민생이 심각하게 위협받는 상황 속에서 시급한 법안 논의는 내팽개치고 오로지 '50억 클럽과 김건회 여사에 대한 쌍특검', '한동훈 장관 경질', '정순신 인사 참사' 만 부르짓고 있는 민주당에 개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들은 "현재 법사위에는 제21대 국회 후반기인 2022년 6월 이후 발의된 미상정 고유법안이 188건, 6월 이전인 전반기에 발의된 미상정 고유법안이 180건으로 총 368건의 고유법안이 상정조차 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각 상임위를 통과해 법사위의 체계, 자구심사를 앞두고 있는 미상정 타위법안도 125건이나 된다. 더구나 3월 임시국회에서는 김형두, 정정미 신임 헌법재판관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 개최도 필요해 시간적으로도 매우 촉박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들은 "그러나 민주당은 '법무부에 대한 현안질의가 전제되지 않을 경우 의사일정에 합의할 수 없다'며 협상을 보이콧했으며 타위법 만이라도 심사하자는 국민의힘의 요청도 철저히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과도한 정쟁 추구는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 부결 과정에서 무더기 반대표와 이 대표 전 비서실장의 사망 사건 등 당내 내홍을 외부 공세로 전환해 위기를 넘겨보겠다는 '이재명 방탄'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김해솔 기자
2023-03-14 17:00:44인사의 기본적 두 절차는 추천과 검증이다. 전자는 전문성 등 긍정적인 면에, 후자는 위법성 등 부정적인 면에 중점을 둔다. 그리고 인사의 본령은 잘된 인사도 좋지만 그보다 잘못된 인사를 안 하는 것이다. 장자(莊子)에 이어 유안세(劉安世)가 지적한, 무리를 해치는 말(害群之馬)과 같은 문제인력이 임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검증이며 인사의 핵심이다. 이 인사검증이 제대로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무엇인가.첫째, 검증을 누가 하느냐의 문제다. 어느 기관이 담당하느냐는 그리 중요치 않다. 오직 정직하고 소신 있는 자가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고양이가 생선 검사하는 꼴이 된다. 그러면 이 검증자는 또 누가 검증하는가. 인사권자의 몫이다. 새로이 등장한 사람이나 인사권자 자신만 아는 자는 곤란하다. 참신성도 주요소가 아니다. 보편적·객관적으로 검증되어 온 인물이어야 한다. 세상에 많지 않으나 더러 있다. 둘째, 검증자의 독립성이다. 범법을 하지 않는 한 신분이 보장되어야 한다. 조선은 검증자 추천권(通淸權)의 독립성을 택했다. 서슬 퍼런 이조정(전)랑은 종신직으로 사임 또는 탄핵이 아니면 직속상관인 이조판서나 왕도 어쩌지를 못했다. 후임자도 자대권(自代權)이라 하여 스스로 추천했다. 셋째, 검증 기준이다. 전통적으로 도덕성·준법성 등 기준들이 있으나 관통하는 핵심은 딱 두 가지다. 그 하나는 주관적 덕목으로 '정직성'이다. 부정직하거나 비겁하면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공직자격이 없다. 어린 간디의 정직, 링컨의 정직도 이들처럼 위대한 공직자가 되는 데만 필요한 자질이 아니다. 워터게이트의 닉슨도 도청 자체보다 그에 대한 은폐와 거짓에 대한 분노로 탄핵이 추진되었다. 미국 인사검증에서도 질문지 허위기재는 1차적 결격사유다. 제42대 클린턴 대통령의 첫 법무장관 후보 Z 베어드는 과거 외국인 가정부에 대한 사회보장세 탈루가 드러나자 지명 철회되었다. 정직은 하늘의 가치인 것이다. 그 둘은 '이익충돌(conflict of interest)' 문제다. 예정 직무와 임용후보자의 이익·이념이 상반되는 경우로서 양심이나 책임과는 별개일 수 있다. 그러나 누구라도 그에 초연할 수 없으므로 이 점이 해소되지 않으면 또한 자격이 없다. 미국에서는 정부윤리처(OGE)가 이 문제에 도움을 주고 있다. 넷째, 검증 책임문제다. 책임소재가 분명할 때 문책은 당연하다. 그러나 아무도 모를 수 있다. 중지를 모아도 전지전능할 수가 없다. 제도적으로는 과거의 서경(署經)이나 미국으로부터 배울 건 다 배웠다. 그들은 잘 했고 우리는 잘 못한다 식의 접근은 이제 최선이 아니다. 지난 것, 남의 것은 좋아 보일 뿐이다. 시스템 검증 운운하지만 '추천-검증'의 확실한 분리가 기본이고 또 최종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문제는 실제 윗선의 지시나 부당한 외압이 작용하는 일이 있다는 점이다. 검증책임은 이럴 때 따지는 것이다. 검증자는 말이 없다. 항목을 늘리는 것도 능사가 아니다. 오히려 줄여나가야 한다. 다만, 핵심 덕목인 정직성 검증에 있어 베테랑도 자칫 간과하는 경우가 있다. '모두가 좋아하는 자'는 주의해야 한다. 태양을 직시할 수 있는 자 중에는 절대 악인(惡人)도 있기 때문이다.전충렬 법무법인 대륙아주 고문
2023-03-07 18:31:36[파이낸셜뉴스] 검찰 출신으로 경찰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던 정순신 변호사가 '아들 학폭 논란'으로 인사 하루 만에 낙마하면서 부실한 인사 검증 시스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존의 인사 검증이 후보자의 탈·불법 행위에 치중한 결과, 도덕적 판단 근거가 미흡했다는 비판이다. 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아들의 학교 폭력 문제에 대해 인사 검증을 총괄하는 대통령실에서는 걸러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26일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인사 검증에서 (아들의 학교폭력) 문제가 걸러지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쉬운 점이 많다"고 밝혔다. 실제 현 정부 들어 자녀 문제로 인사에 낙마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5월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 자녀들이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은 '아빠찬스'논란으로 사퇴한 데 이어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자녀 의대 편입학 의혹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자녀문제로 낙마한 두 사람을 포함해 중도 사퇴한 고위직 공무원은 6명에 달한다. 이는 현 정부 들어 생긴 구조적으로 문제로 해석된다.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은 인사검증업무를 담당하던 민정수석비서관실이 윤석열 정부 들어 폐지되면서 신설됐다. 윤석열 정부의 고위공직자 인사검증은 대통령실 인사기획관이 후보자를 추천하면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이 1차 검증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이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이 검증 결과를 받아 2차 검증 후 최종 결정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인사정보관리단이 후보자의 탈·불법 행위 여부 검증에 치중하다 보니 도덕적 기준에 대해서는 고려가 부족한 점이다. 더구나 이번 '정순신 사태'의 경우 검찰의 제식구 감싸기가 작용했다는 비판도 있다. 인사 추천을 하는 대통령실 인사기획관실에는 전 대검 사무국장 출신인 복두규 인사기획관, 전 대전지검 검사인 이원모 인사비서관이 있다. 1차 검증은 한동훈 법무장관 지휘 하에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이 하고, 2차 검증을 하는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에는 수원지검 검사였던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이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시민단체에서는 외부견제가 없는 인사검증이 만든 대참사라고 규정했다. 참여연대는 논평을 내고 "독립성이 필요한 직위이기 때문에 국가수사본부장은 개방직으로 상정돼 있고 경찰은 내부에 인사추천심의위원회를 설치, 운영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무엇을 기준으로 누가 어떻게 검증했는지 등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며 "개방직으로서 국수본부장의 인선과정은 독립성도 투명성도 담보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한편 대통령실은 정변호사 아들 학폭 논란을 계기로 인사검증시스템 전반에 대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2023-02-28 16:55:0427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는 국가수사본부장 임명 하루만에 아들 학교폭력 논란으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에 대한 인사검증 부실여부를 놓고 뜨거운 공방전을 펼쳤다. 더불어민주당은 인사검증을 책임지는 법무부와 추천기관 경찰청 등을 포함한 윤석열 정부의 부실한 인사 검증을 집중 공격한 반면 국민의힘은 정작 민주당이 학폭관련 법안 처리에 소극적이었다고 맞받아치는 등 치열한 명분싸움을 벌였다. 문정복 민주당 의원은 교육부를 향해 "인터넷에 치면 다 나오는 정순신 자녀 문제를 몰랐다면 책임 방기고, 알았다면 대단히 악랄한 행위"라며 "검사 출신 아버지가 (자녀) 생활기록부에 기록이 남지 않도록 온갖 법기술을 동원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영호 의원도 "이번 일을 계기로 권력층 학폭 문제에 대해 교육부와 교육위가 점검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출신의 무소속 민형배 의원도 "학폭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인식이 너무 안이하다는 것이 드러났다"면서 "(장관이 회의에 출석을 안 했으니) 차관이라도 이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며 정부의 인사검증 부실에 대해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 의원들이 학교폭력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정작 관련 법안 처리에는 반대했다고 맞받았다. 조경태 의원은 "본의원이 발의한 학교 폭력 관련 법안이 (지난 21~22일) 법안소위에서 야당 의원의 반대에 의해 통과되지 못했다. 상당히 안타깝다"며 "국회가 법안을 통과시켜 학교폭력 근절에 관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모범적으로 보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이 지난해 12월 발의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은 학교폭력 조치사항의 학교생활기록에 남기도록 의무화하고, 보존 기간을 폭력의 심각성에 따라 최대 10년으로 하는 내용이 골자다. 권은희 의원도 "해당 법안이 교육위 전체회의에 상정되지 못한 이유에 대해 교육위원들이 먼저 각성해야 한다"며 "정 변호사측 뿐 아니라 가해자들과 교육자들은 '성장하는 아이들이니 기록에 대한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가해행위가 발생했을 때 잘잘못을 판단하고, 그에 기반해서 성장과 교육을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민주당도 반박에 나섰다. 강민정 의원은 "(여당은) 야당에 책임이 있는 것처럼 말하는데, 국회·교육부·정부가 학교 폭력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어떤 처벌이 필요한지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고, 단세포적으로 가해자 처벌을 강화하는 방식으로만 대처해왔기 때문에 정순신 같은 사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3-02-27 18:15:20[파이낸셜뉴스] 신임 국가수사본부장(국수본부장)에 임명된 검사 출신 정순신 변호사가 대통령 임명 하루 만인 25일 아들의 학교 폭력 논란으로 사퇴하면서 경찰·법무부·대통령실의 인사검증 허점이 총체적으로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경찰 등에 따르면 국수본부장은 경찰 인사추천심의위원회(심의위)의 검증을 거쳐 추천·임명된다. 이후 경찰청장이 심의위의 의견을 참고해 1명을 추천하면 행정안전부 장관의 제청·대통령 임명 절차를 거쳐 인선 작업은 마무리된다. 이에 정 변호사를 추천한 윤희근 경찰청장도 인사 검증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청장은 지난 17일 국수본부장 공모 지원자 3명 가운데 정 변호사를 최종 후보자로 단수 추천했다. 윤 청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취재진과 만나 "국수본부장 임명과 관련해 제가 추천권자로서 일련의 상황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며 "후속절차를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해서 공백 우려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법무부와 대통령실도 부실 인사검증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 들어 고위공직자에 대한 검증은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에서 1차 검증,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이 2차 검증을 진행한다. 일각에서는 정 변호사 사의와 관련 출범한 지 반 년이 채 안된 법무부의 인사정보관리단의 검증이 제대로 작동됐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인사정보관리단 출범 당시 법무부는 "음지에 있던 인사 검증 업무를 양지로 끌어내 투명성을 높이고 감시가 가능한 통상의 시스템 하에 두는 것"이라며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조했다. 또 정 변호사의 아들 학폭 논란이 이미 2018년 방송에서 보도된 적이 있음에도 경찰·법무부·대통령실 등 3개 기관이 파악하지 못했다는 데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대통령실은 언론 보도는 '익명'으로 보도 됐고, 학폭 판결의 경우 자녀 관련 소송이라서 파악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검증이 어려웠다고 설명하고 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2023-02-27 11:2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