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프랑스의 한 거리를 걷던 한국인 여성이 인종차별을 당하는 모습이 인터넷 생방송에 담겨 현지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현지 매체 3옥시타니, BFM TV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100만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한국인 트위치 스트리머 진니티는 프랑스 남부 옥시타니의 툴루즈에 방문해 생방송을 진행하다 인종차별을 당했다. 길거리를 걸으며 자신의 모습을 촬영 중이던 진니티는 킥보드를 타고 근처를 지나던 한 프랑스인 남성에게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 해당 남성은 진니티를 향해 “뭘 찍는 거야? 더러운 중국 여자야. 꺼져 이 더러운 창녀야”라고 소리쳤다. 이후 이 남성은 진니티가 들고 있던 카메라를 내리친 뒤 자리를 떠났다. 돌발적인 그의 태도에 진니티는 걱정하는 시청자들과 소통하며 “이게 뭐지?”라며 “도둑은 아니다. 미친 남자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내 얼굴을 찍고 있었다. 그 남자를 찍고 있던 게 아니다. 여긴 그냥 공공장소 아니냐”고 했다. 다만 “도망가라. 경찰서에 가서 신고하라”는 시청자들의 제안에는 “경찰에 신고해도 도움받을 수 없을 것 같다”며 이번 일을 문제 삼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후 이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문제의 장면을 온라인상에 공유하고 지역 당국에 신고해 영상 속 남성을 체포할 것을 요구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에밀리옹 에스노 툴루즈 부시장은 공식 입장을 내고 “툴루즈에서 생방송을 하다 모욕과 공격을 받은 진니티를 전폭적으로 지지한다”며 “진니티는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을 당했다. 이런 부당한 일을 끝내야 한다”고 했다. 현지에서는 당국이 인종차별을 가한 남성의 신원을 정확히 파악해 기소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아울러 이 사건을 계기로 관광객 보호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고 현지 매체 웨어이즈더버즈는 전했다. 진니티는 세계 여행을 하며 전 세계 시청자와 소통하는 스트리머로 활동하고 있다. 앞서 그는 2023년 1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거리에서 생방송을 진행하다 휴대전화를 도난당하는 일도 겪었다. 당시에는 인근에 있던 행인들의 도움으로 휴대전화 도둑을 체포하기도 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5-05-11 16:47:37[파이낸셜뉴스] 50대 한국인 부부가 이탈리아 여행 중 현지 학생들로부터 인종차별 피해를 보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A씨는 지난 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K-Jinn'에 '십대들이 벌써…갈 데까지 간 이탈리아 인종차별'이라는 제목의 쇼츠 영상을 게재했다. 지난 3월27일 아내와 함께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주 코모 호수에 방문했다는 50대 A씨는 "이곳에서 학생 무리를 만났다"며 "이들은 우리 부부를 향해 '칭챙총'이란 동양인 비하 표현을 말했다"고 밝혔다. A씨는 영상 촬영을 시작한 뒤 학생들에게 영어로 "지금 칭챙총이라고 말한 게 맞느냐"고 물었다. 학생들이 "그렇다"고 답하자, A씨는 "그 단어는 나쁜 것"이라며 "그 말을 쓰면 인종차별주의자"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기차역에서 부부와 다시 만난 학생들은 재차 "칭챙총"이라고 외쳤다. 학생들은 A씨 부부를 향해 큰소리로 야유를 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학생들을 인솔하는 중년의 교사가 A씨 촬영을 방해하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A씨는 "학생들이 칭챙총 외칠 땐 가만히 있던 교사가 영상 촬영만 막으려고 나섰다"고 토로했다. A씨는 "영상에 담기진 않았으나 자리를 떠나려고 할 때 학생 한 명이 물병을 던졌다"며 "학생들이 아무렇지 않게 인종차별 표현을 하고, 교사는 이를 말리지 않는 모습에 매우 실망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A씨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학생들은 단체로 우리에게 칭챙총이라고 말하며 물병까지 던졌다"며 "아내가 겁에 질렸었고 대응하는 건 위험할 것 같아 자리를 피했다"고 밝혔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5-04-16 07:01:58[파이낸셜뉴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러시아 측 용병으로 참가한 중국인들이 당초 약속받은 조건과 달리 열악한 처우로 고생하고 있다고 우크라이나 언론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 인디펜던트는 11일(현지시간) "러시아를 위해 싸우는 중국인 병사들이 잔인함과 인종차별, 임금 체불 등을 토로하고 있다"며 "이들은 러시아의 프로파간다를 믿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인 병사들 역시 쿠르스크에 파병된 북한군 사례처럼 소위 '총알받이'로 소모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매체는 전했다. 키이우 인디펜던트는 "다른 용병들과 마찬가지로 중국인 병사들도 위험한 공격 부대의 최전선에 배치되곤 한다"며 "러시아는 슬라브인 정규 부대를 최전선에 보내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생존 가능성이 낮은 전방 전투를 수행할 용병을 고용하는 데 돈을 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많은 중국인 신병이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의 '스톰-Z' 부대에 배치됐으며, 첫 임무부터 사망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스톰-Z는 죄수들을 모집해 만든 부대로 러시아인들의 반발을 최소화하려는 정치적 목적에 따라 위험한 임무에 투입돼 높은 사상자 비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달 공개된 한 다큐멘터리에서는 자신을 '마크롱'으로 소개한 중국인 병사가 "언제 죽을지 모르기 때문에 이곳에서의 경험을 공유하려 한다"며 "중국인들은 오랫동안 전쟁을 겪지 않아 전쟁의 실상을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훈련소 때부터 흑인과 아랍인, 중국인에 대한 심각한 인종 차별이 있었다"고도 주장했다. 키이우 인디펜던트는 러시아 당국이 전사한 중국인 병사의 가족에게 40만위안(약 7800만원)을 지급해야 하지만 그 시기가 늦춰지고 있다고도 전했다. 또 러시아군이 계약이 만료된 중국인 병사를 내보내주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2025-04-12 14:15:55[파이낸셜뉴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챔피언십에서 퀸스파크 레인저스(QPR)의 경기가 인종 차별 행위로 얼룩졌다. 2006년생 공격수 양민혁이 선발로 출격한 이 경기에서, 소속팀 QPR은 9일(한국시간) "웨스트 브로미치 앨비언과의 경기 전반에 소속 선수를 겨냥한 인종 차별 행위가 신고됐다"고 밝혔다. QPR은 문제의 행동을 저지른 팬이 경찰에 체포됐으며, 웨스트 브로미치 앨비언 구단이 해당 팬의 시즌권 효력을 중단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인종차별 피해를 입은 선수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양민혁은 이날 웨스트 브로미치 앨비언과 2024-2025 챔피언십 36라운드 원정 경기에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으나 팀은 0-1로 패했다. 그는 후반 44분 교체되기까지 총 89분간 그라운드를 누볐으나 공격 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다. 양민혁은 지난해 강원FC에서 K리그1 무대를 주름잡고 이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로 이적, 지난 1월 QPR로 임대되어 현재까지 팀의 7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하지만 더비 카운티와의 지난달 경기에서 어시스트를 기록한 이후 추가적인 공격 포인트를 수확하지 못하고 있다. QPR은 리그에서 승점 44점을 기록하며 11승, 11무, 14패를 거두며 리그 순위는 여전히 14위에 머물러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5-03-09 13:23:24[파이낸셜뉴스] 영화 ‘미키 17’ 개봉 후 한 유튜브 채널과 인터뷰에서 걸그룹 ‘블랙핑크’를 좋아한다고 말한 봉준호 감독이 일부 극성 태국 팬들로부터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비난받고 있다. 문제의 영상은 지난 3일 유튜브 채널 '버즈피드 셀럽'에 올라온 봉준호 감독의 인터뷰다. 해당 영상에서 봉준호 감독은 가장 좋아하는 K-팝 그룹으로 "블랙핑크"를 꼽았고, 가장 좋아하는 멤버를 묻는 질문에 "로제, 지수, 제니… 에브리원"이라고 대답했다. 일부 태국 팬들이 문제 삼은 지점이 바로 여기다. 인터뷰 댓글에는 "블랙핑크는 알지만 리사는 모르세요? 리사가 외국인이라서 그런가?", "리사라는 말은 전혀 하지 않았어요, 당신은 리사를 좋아하지 않을 거예요" 등 외국인이 남긴 듯한 댓글이 달렸고, 봉 감독을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비난하는 댓글도 올라왔다. 이에 한국 누리꾼들이 “50대 영화감독이 가수 이름을 다 모를 수도 있지”, “일부 팬들이 너무 과민반응하는 모습이 보기 안좋다” 등의 댓글을 달며 옹호하자, “세계 곳곳에서 한국이 인종차별적이라고 욕하는데 한국인들은 태국 사람들만 자신들을 욕하는 줄 안다”라며 반박하는 댓글이 달리는 등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X(구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봉 감독에 대한 인신공격성 발언도 쏟아졌다. 해당 인터뷰는 지난 2월 28일 전 세계 최초 국내 개봉한 영화 '미키 17'의 홍보 차원에서 진행됐으며, '퍼피 인터뷰' 콘셉트로 여러 마리의 강아지들과 함께 한 봉 감독의 친근하고 다정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2025-03-05 14:22:16[파이낸셜뉴스] '인종차별주의자'를 말하자 화면에 'racist'라는 단어 대신 다른 단어가 나타났다 사라졌다. 눈여겨 보지 않으면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사라진 단어는 'Trum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름이었다. 최근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 "오늘 아침 아빠가 이 영상을 보내줬다"는 글과 함께 올라온 영상이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애플의 음성인식 시스템,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단어를 트럼프로 변환'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며 해당 게시글을 소개했다. 최근 일부 아이폰 사용자가 애플의 음성인식 기능을 사용해 메시지를 보내는 과정에서 아이폰이 잘못된 단어를 쓰는 오류를 발견했다는 점을 알리며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단어 대신 '트럼프'가 나타났다가 수정된 점을 대표 사례로 언급했다. NYT는 해당 영상이 틱톡에 등장한 뒤 시장에선 애플의 인공지능(AI) 역량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고 전했다. 애플 대변인은 "두 단어 사이 발음상 중복되는 부분이 있어 발생한 일이다.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자체적인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AI 스타트업 '원더러시(Wonderrush).ai'의 창립자이자 애플 시리팀에서 일한 적 있는 존 버키는 "해당 문제가 애플의 서버 업데이트 이후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애플이 AI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수집한 데이터가 문제를 일으켰을 가능성은 낮다. 곧바로 단어를 수정했다는 점에서 단순히 기술적인 문제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걸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심각하고도 지독한 장난'의 가능성도 제기했다. 그는 "애플 시스템 어딘가에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말하면 아이폰에 '트럼프'라는 단어를 쓰도록 하는 소프트웨어 코드가 있었을 것"이라며 "누군가 이걸 데이터 혹은 코드에 몰래 넣었을 수 있다. 이 점이 유일한 의문"이라고 말했다. 음성인식 오류와 함께 애플은 지난해 자체 AI 시스템을 도입한 뒤 다양한 오류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각 매체별 뉴스 헤드라인을 부정확하게 요약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AI 시스템의 대표 기능 중 하나인 뉴스 알림 집계와 요약을 비활성화한 게 대표적이다. 그럼에도 AI 기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애플은 내년까지 휴스턴에 25만 제곱피트 규모의 새로운 시설에 AI 서버를 제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2025-02-26 11:03:37트럼트가 백악관을 탈환했다. 그의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신화가 성공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슬로건이 선거 압승의 본질적인 에너지였다. 신화 분석의 이론으로 정착한 프랑스 인류학자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의 구조주의를 적용해 트럼프의 'MAGA' 신화를 분석함으로써 미국 대통령 선거의 결과를 풀어보자. 심층구조란 현상은 평상시엔 침잠해 있다가 위기 상황에 순식간에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무의식이 꿈으로 표현되는 것이나, 단층 현상에 의해서 지층구조가 드러나는 것도 마찬가지다. 'MAGA' 신화를 지탱하는 두 축의 노출 결과가 트럼프의 승리이며, 성차별과 인종차별이 두 축을 이루는 심층구조다. 마음의 심층구조를 독해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일본인의 심성을 표현하는 단어로 '혼네'(本音)와 '다테마에'(建前)란 말이 있다. '혼네'가 심층구조에 해당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한국인들은 그러한 현상을 두고 '속다르고 겉다른' 일본인이라고 비난한다. 트럼프 당선의 미국식 '혼네'와 그 결과가 무엇인지를 알고 싶다. 구조(structure)라는 개념으로 인간의 친척과 가족에 관한 이론을 구축한 레비-스트로스는 아메리칸인디언들의 신화를 대상으로 했다. 그는 이론가이자 철학자이지 현장에서 자료를 수집하는 '에스노그라퍼'(ethnographer)가 아니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슬픈 열대'(Tristes Tropiques, 1955)는 제2차 세계대전 중 피란지인 브라질의 상파울루대학 시절에 행했던 아마존강 일대의 여행기다. 인간 마음의 저변에 자리한 개념으로서의 구조는 지질학의 지층구조, 마르크스의 하부구조, 심리학의 무의식 차원에 대비된다. 표면적인 사회조직들은 여러가지 조건에 의해서 변하지만, 심층의 사회구조는 좀처럼 변하지 않는다. 구조를 설명하기 위해서 그가 예로 든 것이 '주역'(周易)의 사상인 음양(陰陽)이다. 음과 양의 이분법이 아니라 양자의 변환(transformation), 즉 음의 속에 양의 요소가, 양의 속에 음의 요소가 내재되어 있다는 대대(對待, binary opposition)적인 현상을 말한다. 반대이면서 서로를 끌어안고 있다. 인간 현상의 바탕은 남과 여, 상과 하, 좌와 우 등과 같은 구조로 되어 있다는 얘기다. 구조에서 중요한 것은 이분된 현상의 변환에 의한 역동성이다. 그것이 세상의 질서를 움직이는 힘이고, 음양 변환의 과정이 오행(五行)이라는 설명이다. 구조변화는 시스템변화이자 혁명이다. 인종차별이나 성차별을 평상시에 표면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금기인 윤리적 현상을 보여주는 미국사회가 우리의 관심이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미국인들은 표면적으로 인종과 성에 관련된 차별의 발언이나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규범이자 미국문화의 전형성이다. 법적 제재나 도덕적 비난을 받는 대표적인 사례가 인종과 성에 관련된 차별이다. 따라서 인종주의, 성차별주의와 관련된 불만은 일상생활 속에서 금기가 되고 역차별에 대한 반감이 누적된다. 미국이란 국가를 만드는 데 기여한 두 가지 차별이 미국사회의 아킬레스건으로 작동한다. 비밀이 보장된 투표 행위가 억눌렸던 집단 무의식이 발현되는 찬스일 수 있다. 트럼프가 첫번째 승리했던 2016년 선거의 상대는 힐러리 클린턴이었다. 당시 힐러리는 유권자의 전체 득표수에서는 승리했지만, 선거인단 숫자에서 근소하게 패했다. 성차별이 반영된 선거였다는 명시적 평가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의 상대는 카멀라 해리스라는 유색인종 여성이었기에, 인종주의와 성차별주의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오바마와 함께 등장한 해리스'의 그림에 대한 역차별의 저항이 움직였다. 민주당의 선거전략이 미국문화의 구조적 인종주의와 성차별주의를 읽지 못한 결과다. 투표 직전과 출구조사까지 '박빙'이라는 여론조사의 결과가 뒤집어진 것이다.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여론조사의 결과가 미국인의 심층구조가 노출되는 것을 덮어버렸다. 미국의 위대함(MAGA)을 지탱하는 심층구조에 인종차별과 성차별이 숨어있음을 지적하고 싶다. 너무나 당연하기에 아무도 말하지 않는 현상일 수도 있고, 사람은 자신의 등 뒤를 볼 수 없는 현상의 결과다. 제1차 세계대전이 종료된 후, 1918년 만들어진 워싱턴체제가 지난 100년 동안 지구촌을 쥐락펴락한 미 제국주의의 판도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은 물론이고, 목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는 전장도, 대만 사람들이 전쟁 공포에 휩싸여 있는 원인도 미국의 국제정치와 긴밀하게 연동돼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의 향배가 현대 인류사회의 장래를 결정하고 있다. 인간의 문제에 관한 한 어떤 형태라도 답을 내놓아야 하는 인류학자의 입장에서 결코 '패싱'할 수 없는 사건이다. 전체 유권자의 득표수에서뿐만 아니라 선거인단 숫자에서도 트럼프가 압승했다. 해리스가 참패한 원인에 대한 미국 언론의 분석은 치밀하고 사실적이다. 선거 결과의 예측은 여론조사에 근거한 것이고, 여론조사의 방법은 통계 분석이다. 세상 돌아가는 것이 통계 분석으로만 진행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 미국 대통령 선거를 보면서, 사회과학의 중심적인 방법론으로서 성장해온 통계에 대한 나의 생각을 밝힌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대상이 대규모일 경우에 최적의 방법이 통계라는 점에는 수긍이 간다. 하지만 그것이 보여줄 수 있는 최대치는 경향일 뿐 사실이 아니다. 수치로 드러난 경향을 읽어내는 전문가의 역할이 있다. "통계는 미니스커트다." 이것이 나의 오랜 신조였고, 강의시간에도 누누이 강조했던 말이다. 드러난 부분을 많이 보여주고, 그 위의 가려진 부분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패션이 미니스커트다. 결코 핵심은 보여주지 않는다. 핵심을 보여주게 되면, 그것은 통념상의 옷도 아니다. 미국 대통령 선거의 여론조사라는 것이 나의 통계에 관한 신조를 정확하게 대변했다. 사람은 의사표시와 실질행위 사이에 차이를 낼 수 있는 존재다. 통계는 언행(言行), 즉 말과 행동 사이에 개입되는 생각(思)의 과정을 읽어내지 못한다. 인종차별과 성차별로 영글어진 미국사회의 심층구조가 기반인 'MAGA' 신화가 앞으로 무슨 일을 벌일지 두고 볼 일이다. 차별 역사가 구조화된 미국문화에서 발현되는 트럼프의 대외정책이 살얼음판을 디디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살림살이를 거들떠볼 리가 없다. 노골적인 차별의식이 미국의 대외정책으로 횡행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역으로, 보이고 싶지 않은 심층구조를 감추기 위한 전략성 정책이 표면화할 수도 있다. 전쟁(군사)과 평화(외교)가 교차하는 한반도의 국제정치적 외줄타기는 미국문화의 심층구조를 읽어야 한다. 전경수 서울대 인류학과 명예교수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4-12-02 19:21:16[파이낸셜뉴스] 전 세계 축구계에서도 인종차별은 화두이자 절대 금지해야하는 절대 악으로 꼽힌다. 인종차별을 인정하는데 7경기 출장 정지 징계가 과하다는 이중적인 태도로 토트넘이 빈축을 사고 있다. 무엇보다 팀 내 주장이자 간판인 손흥민이 그 피해 대상이라는 점에서 더욱 한국 팬들에게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구단이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성 발언을 한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탕쿠르를 7경기 출전 정지와 벌금 10만파운드(약 1억8000만원)로 징계한 잉글랜드축구협회(FA)에 이의를 제기했다. 토트넘은 20일(현지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벤탕쿠르의 징계 기간에 이의신청했다"고 밝혔다. 징계의 정당성은 수용하지만, 수위가 지나치게 높다는 게 구단 입장이다. FA가 이의신청을 받아들일지 따져보는 동안에도 벤탕쿠르의 출전 정지 징계는 그대로 유지된다고 토트넘은 밝혔다. 우루과이 출신의 벤탕쿠르는 지난 6월 자국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손흥민과 관련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진행자로부터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벤탕쿠르가 "손흥민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를 것이다.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동양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는 인종차별적 인식이 드러난 발언이었다. 팬들의 거센 비난이 이어지자 벤탕쿠르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손흥민에게 사과의 글을 남겼다. 손흥민이 벤탕쿠르의 사과를 받아들이는 내용의 SNS 글을 올렸으나 축구계 인종차별 반대 운동을 벌여온 단체인 '킥잇아웃'이 이 사건과 관련한 여러 제보를 토트넘 구단과 당국에 전달하는 등 논란이 확산하면서 징계 절차가 시작됐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11-21 09:18:22[파이낸셜뉴스] 자업자득이다. 부적절한 언행으로 출장정지 징계를 받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팀에도 큰 손해를 끼치게 되었다. 팀 동료인 손흥민(토트넘)에게 인종차별성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킨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크루가 7경기 출전 정지와 함께 벌금 1만파운드(약 1억80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18일(이하 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벤탄크루가 부적절한 태도로 행동하거나 학대 또는 모욕적인 말을 사용해 경기의 평판을 나쁘게 함으로써 FA 규정을 위반했다"면서 이 같은 징계를 내렸다고 밝혔다. 우루과이 출신의 벤탄크루는 지난 6월 자국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손흥민과 관련된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다. 진행자로부터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는 요청을 받은 벤탕쿠르는 "손흥민 사촌 유니폼을 가져다줘도 모를 것이다.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다"라고 말했다 '동양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는 인종차별적 인식이 드러난 발언이었다. 팬들의 거센 비난이 이어지자 벤탄크루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손흥민에게 사과의 글을 남겼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현재 5승 1무 5패로 10위에 처져 반등이 시급한 토트넘으로서는 주축 미드필더 벤탄크루의 징계로 더 큰 부담을 안게 됐다. 당장 이번 주말 맨체스터 시티와 프리미어리그 원정경기를 시작으로 경기 일정이 빡빡한 연말의 박싱 데이 직전까지 벤탄크루 없이 버텨야 한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4-11-19 10:25:24[파이낸셜뉴스] 손흥민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한 토트넘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7경기 출전 정지와 벌금 10만 파운드(약 1억7650만원)의 중징계를 받았다. 18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벤탄쿠르는 혐의를 부인했지만 징계위원회는 그가 인종차별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벤탄쿠르는 지난 6월 자국 우루과이 방송 인터뷰 도중 진행자에게 '손흥민의 유니폼을 구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손흥민 사촌 유니폼은 어떠냐? 어차피 걔네는 다 똑같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동양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는 인식의 인종차별이라고 비난을 받았다. 논란이 커지자 벤탄쿠르는 자신의 SNS에 “그건 매우 나쁜 농담이었다”며 손흥민에게 사과했고, 손흥민도 "자신의 실수를 인지한 벤탄쿠르가 내게 사과했다. 우리는 형제다"라며 진화에 나섰다. 손흥민은 이후에도 지난 9월 카라바흐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첫 경기를 앞두고 “벤탄쿠르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았다. 우리는 모두 인간이고 누구나 실수한다”며 다시 한 번 팀 동료를 감쌌다. 그러나 축구계 인종차별 반대 운동을 벌여온 단체인 ‘킥잇아웃’이 이 사건과 관련한 여러 제보를 토트넘 구단과 당국에 전달하는 등 논란이 확산하자, FA가 징계 절차를 시작했다. 7경기 출전 금지 징계를 받은 벤탄쿠르는 12월 중순까지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맨시티, 풀럼, 본머스, 첼시, 사우스햄튼, 리버풀과의 EPL은 물론 맨유와의 카라바오컵 8강전에도 결장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11-18 23:3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