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돌XX' 소리 들을 거 같아 망설였어요. 하지만 아예 '상돌XX'가 되라는 주변의 조언에 결심을 굳혔죠." 고속도로 등 도로 분기점이나 교차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노면 색깔 유도선'을 국내 최초로 개발한 윤석덕 한국도로공사 차장. 그는 '도로 위의 콜롬버스' '길치들의 구세주'로 불린다. 도로에 분홍색과 초록색 등 눈에 확 띄는 색깔 유도선을 따라가면 아무리 복잡한 길도 쉽고 편하게 이동할 수 있어서다. 도입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첫 도입 시기인 2011년만 해도 도로에 흰색, 주황색, 빨강색, 파란색 이외 색을 사용하면 도로교통법 위반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믿음이 그를 이끌었다. 도입 성과는 그야말로 획기적이다. 교통사고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교통 소통도 원활하게 하는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성과가 입증되면서 처음 도로에 색깔 유도선을 칠하고, 10년 뒤에야 국회 논의를 통해 법 개정이 이뤄졌다. 윤 차장은 지난 5월 '노면 색깔 유도선'을 만든 공로로 국민 추천을 통해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그는 현재 아프리카의 섬나라 모리셔스의 한국도로공사 지사에 파견 근무 중이다. 도로공사가 관리하는 현지 도로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는 윤 차장과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노면 색깔 유도선 도입 배경과 과정 등을 들어봤다. ―노면 색깔 유도선 아이디어는 어떻게 탄생했나. ▲지난 2009년 한국도로공사 인천지사에 근무할 당시 경기 화성 동탄에서 교육을 마치고 복귀하던 중 영동고속도로 둔대분기점에서 길을 잘못 들어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게 됐다. 일반 국민들도 같은 실수를 많이 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때부터 해결 방안에 대해 고민했지만 뚜렷한 방법이 생각 나지 않았다. 이후 2010년 군포지사에서 근무하던 중 2011년 3월 안산분기점에서 사망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지사장께서 '초등학생도 알 수 있는 예방 대책'을 만들 것을 요청했고, 고민하던 중 8세 딸과 4세 아들이 거실에서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보고 착안해 도로에 그림을 그려보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유도선은 왜 분홍색과 초록색인가.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에는 도로에 도색할 수 있는 색상이 정해져 있다. 흰색, 주황색, 빨강색, 파란색 등이다. 이 색들은 모두 갖고 있는 의미와 규제가 있다. 그런데 이런 색을 쓰면 기존에 고정관념화된 규제에 묶여 운전자를 유도하는 기능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기존의 고정관념을 뛰어넘고 사람을 편하게 할 수 있는 제3의 색깔을 찾아야 했다. 그래서 안산분기점 사고 당시 우회전 승용차(여성 추정)와 좌회전 화물차(남성)를 떠올리며 색깔을 맞춰보기로 했다. 마침 당시 도로공사는 친환경 녹색 고속도로 등을 거론하던 터라 좌회전 초록색(화물차, 남성)으로 결정했다. 나머지 하나의 색깔은 정말 생각하기가 쉽지 않았다. 처음 경찰청 협의 시 주황색으로 했다. 하지만 딸이 분홍색을 좋아해서, 막연히 분홍색으로 하고 싶었다. 하지만 분홍색을 칠하면 정말 '돌XX' 소리를 들을 것 같았다. 그때 시설물유지보수 소장이 아예 '상돌XX'가 되라고 조언해줬다. 거기에 힘을 얻어 분홍색을 밀어붙였다. 결과적으로 사고 당시의 운전자 성별, 진로 방향, 제3의 유도 의미를 띈 색깔이 칠해지고 현재까지도 당시의 콘셉트가 유지되고 있다. ―최초 도입한 곳의 효과는 어땠나. ▲당연히 사망사고가 발생했던 안산 분기점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다. 유도선 도입 전후 교통사고 통계를 집계한 결과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도입 후 사고율이 이전에 비해 85% 감소했다. 그마저도 사고가 발생한 시기는 장마철인 7~8월에만 발생했다. 사고율이 확 줄면서 정말 내가 대단한 일을 해낸 건지 의아할 정도였다. ―아이디어를 정책에 도입하는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사실 법에 칠할 수 없는 색을 도로에 칠해야 하는 만큼 불법이었다. 법에 없는 방법으로 운전자를 유도하다 사망사고라도 유발하면 그에 따른 법적 책임과 배상 문제 등에 직면할게 뻔했다. 하지만 교통사고 감소에 대한 파급 효과가 클 것이라는 확신이 앞으로 나가게 한 원동력이 됐다. 2011년 안산분기점에 처음 설치된 뒤 판교분기점에 이어 다른 도로공사 지사에서도 벤치마킹해 우수죽순 생겼다. 이후 도로공사는 내부 방침으로 유도선을 정당화 했다. 2021년 4월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이 개정되면서 10년 만에 합법화가 이뤄졌다. ―색깔 유도선에 호평이 많다. ▲교통사고 발생도 줄었지만 교통정체도 크게 감소했다. 분기점, 나들목, 교차로에서 두려움에 떨었던 이른바 '길치'라고 하시는 분들이 두려움을 이겨 내고, 당당하게 도로를 운행하면서 나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으신다는 것이다. 칭찬과 축복이 나의 앞날을 점점 더 밝혀 주는 것 같아 감사드린다. ―도로정책 반영을 위한 또다른 아이디어를 고민 중인 것이 있나. ▲현재는 비밀이다. 이른바 '백야(white night)' 프로젝트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다. 이것도 노면 색깔 유도선 못지않게 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는 프로젝트다. 일단 한국에 돌아가서 제대로 추진해 보려고 한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2024-10-01 18:18:26[파이낸셜뉴스] "처음에는 '돌XX' 소리 들을 거 같아 망설였어요. 하지만 아예 '상돌XX'가 되라는 주변의 조언에 용기를 얻어 결심을 굳혔죠." 고속도로 등 도로 분기점이나 교차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노면 색깔 유도선'을 국내 최초로 개발한 윤석덕 한국도로공사 차장. 그는 '도로 위의 콜롬버스', '길치들의 구세주'로 불린다. 도로에 분홍색과 초록색 등 눈에 확 띄는 색깔 유도선을 따라가면 아무리 복잡한 길도 쉽고 편하게 이동할 수 있어서다. 도입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첫 도입 시기인 2011년만 해도 도로에 흰색, 주황색, 빨강색, 파란색 이외 색을 사용하면 도로교통법 위반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통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믿음이 그를 이끌었다. 도입 성과는 그야말로 획기적이다. 교통사고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교통 소통도 원활하게 하는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성과가 입증되면서 처음 도로에 색깔 유도선을 칠하고, 10년 뒤에야 국회 논의를 통해 법 개정이 이뤄졌다. 윤 차장은 지난 5월 '노면 색깔 유도선'을 만든 공로로 국민 추천을 통해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그는 현재 아프리카의 섬나라 모리셔스의 한국도로공사 지사에 파견 근무 중이다. 도로공사가 관리하는 현지 도로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는 윤 차장과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노면 색깔 유도선 도입 배경과 과정 등을 들어봤다. ― 노면 색깔 유도선 아이디어는 어떻게 탄생했나. ▲지난 2009년 한국도로공사 인천지사에 근무할 당시 경기 화성 동탄에서 교육을 마치고 복귀하던 중 영동고속도로 둔대분기점에서 길을 잘못 들어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게 됐다. 일반 국민들도 같은 실수를 많이 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때부터 해결 방안에 대해 고민했지만 뚜렷한 방법이 생각 나지 않았다. 이후 2010년 군포지사에서 근무하던 중 2011년 3월 안산분기점에서 사망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지사장께서 '초등학생도 알 수 있는 예방 대책'을 만들 것을 요청했고, 고민 하던 중 8살 딸과 4살 아들이 거실에서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보고 착안해 도로에 그림을 그려보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 유도선은 왜 분홍색과 초록색인가.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에는 도로에 도색할 수 있는 색상이 정해져 있다. 흰색, 주황색, 빨강색, 파란색 등이다. 이 색들은 모두 갖고 있는 의미와 규제가 있다. 그런데 이런 색을 쓰면 기존에 고정관념화된 규제에 묶여 운전자를 유도하는 기능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기존의 고정 관념을 뛰어 넘고 사람을 편하게 할 수 있는 제3의 색깔을 찾아야 했다. 그래서 안산분기점 사고 당시 우회전 승용차(여성 추정)와 좌회전 화물차(남성)를 떠올리며 색깔을 맞춰보기로 했다. 마침 당시 도로공사는 친환경 녹색 고속도로 등을 거론하던 터라 좌회전 초록색(화물차, 남성)으로 결정했다. 나머지 하나의 색깔은 정말 생각하기가 쉽지 않았다. 처음 경찰청 협의시 주황색으로 했다. 하지만 딸이 분홍색을 좋아해서, 막연히 분홍색으로 하고 싶었다. 하지만 분홍색을 칠하면 정말 '돌XX' 소리를 들을 것 같았다. 그때 시설물유지보수 소장이 아예 '상돌XX'가 되라고 조언해줬다. 거기에 힘을 얻어 분홍색을 밀어붙였다. 결과적으로 사고 당시의 운전자 성별, 진로 방향, 제3의 유도 의미를 띈 색깔이 칠해지고 현재까지도 당시의 컨셉트가 유지되고 있다. ― 가장 먼저 도입한 곳의 효과는 어땠나. ▲당연히 사망사고가 발생했던 안산 분기점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다. 유도선 도입 전후 교통 사고 통계를 집계한 결과, 눈을 의심할 수 밖에 없었다. 도입 후 사고율이 이전에 비해 85% 감소했다. 그마저도 사고가 발생한 시기는 장마철인 7~8월에만 발생했다. 사고율이 확 줄면서 정말 내가 대단한 일을 해낸 건지 의아할 정도였다. ― 아이디어를 정책에 도입하는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사실 법에 칠할 수 없는 색을 도로에 칠해야 하는 만큼 불법이었다. 법에 없는 방법으로 운전자를 유도하다 사망사고라도 유발하면 그에 따른 법적 책임과 배상 문제 등에 직면할게 뻔했다. 하지만 교통사고 감소에 대한 파급 효과가 클 것이라는 확신이 앞으로 나가게 한 원동력이 됐다. 2011년 안산분기점에 처음 설치된 뒤 판교분기점에 이어 다른 도로공사 지사에서도 벤치마킹해 우수죽순 생겼다. 이후 도로공사는 내부 방침으로 유도선을 정당화 했다. 약 10년간 불법 상태였지만 2021년 4월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이 개정되면서 10년 만에 합법화가 이뤄졌다. ― 색깔 유도선에 대한 호평이 많다. 보람이 클 것 같다. ▲교통 사고 발생도 줄었지만 교통 정체도 크게 감소했다. 분기점, 나들목, 교차로에서 두려움에 떨었던 이른바 '길치'라고 하시는 분들이 두려움을 이겨 내고, 당당하게 도로를 운행하면서 나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으신다는 것이다. 칭찬과 축복이 나의 앞날을 점점 더 밝혀 주는 것 같아 감사드린다. ― 도로 정책 반영을 위한 또다른 아이디어를 고민 중인 것이 있는지. ▲현재는 비밀이다. 이른바 '백야(white night)' 프로젝트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다. 이것도 노면 색깔 유도선 못지 않게 많은 사람을 구할 수 있는 프로젝트다. 일단 한국에 돌아가서 제대로 추진해 보려고 한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2024-10-01 12:17:27[파이낸셜뉴스] 에어프레미아는 오는 26일부터 10월 31일까지 인천~바르셀로나, 인천~오슬로 노선에 모두 60회 왕복의 유럽 전세기를 운항한다고 22일 밝혔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세계적인 건축가 가우디가 설계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비롯해 카탈루냐 광장, 몬주익 언덕 등 아름다운 명소와 볼거리가 많아 전세계인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이다. 에어프레미아의 바르셀로나 전세기는 3월 26일부터 5월 30일까지 20회를 운항한다. 이어 8월 20일부터 10월 31일까지 20회를 운항해 모두 40번을 출발하는 일정으로 편성됐다. 운항시간은 인천국제공항에서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전 11시 20분에 출발하고, 바르셀로나에서는 현지시각 오후 8시 5분에 출발해 다음날 오후 3시 35분 인천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노랑풍선 등 제휴된 여행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여행상품의 일정은 8박 9일로 구성돼 있다. 노랑풍선 단독으로 판매되는 '에어프레미아X오슬로' 전세기는 6월 11일부터 8월 15일까지 여름시즌 한정으로 20회를 왕복 운항한다. 여름의 오슬로는 밤새 해가 지지 않는 백야현상을 경험할 수 있으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송네 피오르, 게이랑에르 피오르 등을 볼 수 있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유럽은 계절에 따라 즐길 거리와 볼거리가 다양하다"면서 "유럽 직항노선에 대한 갈증이 있는 곳에 항공편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에어프레미아는 지난해 바르셀로나와 오슬로 노선에 전세기를 투입해 각각 1만9400여명과 7000여명을 수송한 바 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2024-03-22 10:52:11"바람에 흔들리는데, 날아가지 못하는 깃발이 저와 같았습니다."(김승영 작가) 남극 세종과학기지로부터 출발한 작가들과 한국 최초의 쇄빙선 아라온호를 타고 북극해를 다녀온 작가들의 시선이 담긴 작품들이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공항과 극지가 영구 체류 못하는 점이 닮은 만큼 이번 전시를 통해 시공간을 초월해 두 공간을 연결하는 색다른 작품들이 선보인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극지연구소,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함께 오는 11월 30일까지 극지를 주제로 한 전시 '남극/북극 출발→인천공항 도착'을 공동 개최한다고 27일 밝혔다. 전시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 내 전시공간(253번 게이트 인근)에서 만날 수 있다. 예술위와 극지연구소가 운영하는 극지 레지던스에 참가한 김승영, 조광희, 손광주, 김세진, 염지혜, 이정화, 홍기원 작가의 설치 및 미디어 작품 7점을 선보인다. '남극/북극 출발→인천공항 도착'이라는 제목처럼 작품을 통해 극지의 생생함을 전한다. 극지의 풍경이 담긴 작품에는 남극과 북극의 험난한 환경에 뛰어들어 가장 가까이에서 극지를 마주하며 여름을 보낸 예술가들의 경험이 녹아있다. 특히, 한국 최초의 쇄빙선 아라온호를 타고 북극해를 다녀온 홍기원 작가는 과학자의 끊임없는 도전, 자유로운 실험정신을 의미하는 영문 제목 'Wolf Trap'으로 예술과 과학의 접점을 모색하는 자신의 방향을 표현했다. 지난해 아라온호 승선 당시 촬영한 과학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과학과 예술이 가지고 있는 울림과 그 교차점을 바라보는 것이다. 홍 작가는 "과학을 연구해가는 과정에 저를 포함한 관람객들이 자기 입장에 따라 굉장히 와 닿을 수 있는 삶의 태도와 혜안, 일상을 대하는 태도가 담겨 있다고 생각했고, 그런 부분들을 작품에 풀어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조광희 작가는 한달여간 남극 세종과학기지에 거주했던 경험을 토대로 얼음들이 녹는 찰나의 순간을 '아름다운 소멸'이라는 작품으로 표현했다. '아름다운 소멸'은 여름을 맞아 기온 상승으로 빙산이 유빙이 돼 사람 크기 만한 얼음들이 집단으로 녹고있는 풍경을 담아낸 작품이다. 비디오 영상인 이 작품은 스크린을 가득 채운 남극의 얼음이 서서히 녹는 모습과 녹는 소리로 12년 후 현재의 남극을 상상해 보게 한다. 남극 세종과학기지에 있었던 김승영 작가도 작품 '플래그(Flag)'를 통해 남극의 풍경을 고스란히 담았다. 진공 상태의 푸른 유리병 안에 들어가 있는 기분으로 남극의 백야를 표현한 것이다. 하늘과 구름, 눈 덮인 산과 바다가 서로 닮아 있는 정지된 듯한 풍경 속에 멀리 깃발만 흔들리는 게 특징이다. 김 작가는 "바람에 흔들리는 깃발이 어떤 깃대에 매달려 있고 날아가지 못함에도 계속 흔들리고 있는 모습이 저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2011년 극지 레지던스에 참가해 세종기지에 가 보았던 경험이 그 당시의 어떤 기억으로 끝나버리는 것이 아니라 다시 이어져오는 느낌이 들어 이번 전시가 보람 된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번 전시는 상시 관람이 가능하며 따로 입장료는 없다. 전시 장소가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내 탑승구역에 있기 때문에 해당 터미널을 통해 출국 또는 경유 시에만 관람이 가능하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3-07-27 11:03:50【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인천시는 다양한 야간 콘텐츠와 야간 경관 명소를 조성해 아름다운 빛의 도시로 개발하는 야간관광 특화도시 조성사업을 추진한다. 12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시와 인천관광공사는 ‘대한민국 제1호 야간관광 특화도시 선정’을 기념하는 선포식을 개최했다. 이번 선포식은 시가 지난 9월 문화관광체육부 주관 야간관광 특화도시 공모에 인천의 풍부한 자원과 잠재력을 인정받아 제1호 빛의 도시로 선정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시는 ‘인천 100년의 밤(仁川百夜)’을 테마로 19세기 대한민국의 문을 열었던 ‘개항도시 인천’에서 100년 후 엔데믹 시대 다시 찾는 대한민국의 문을 여는 ‘빛의 도시 인천’으로 도약하는 조성 계획을 제시했었다. 앞으로 시는 송도와 개항장을 거점으로 다양한 야간 콘텐츠 및 야간경관 명소를 개발해 인천을 100년의 밤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빛의 도시로 변모시킬 계획이다. 시는 오는 2025년까지 국·시비 총 56억원을 투입해 ‘올 나이츠 인천(all nights INCHEON)’을 슬로건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그 이후에도 2030년까지 시 자체사업으로 계속 추진해 잠들지 않는 도시, 해가 지면 새로운 관광이 펼쳐지는 도시로 변모시켜 야간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방침이다. 시는 야간관광 특화사업을 야간 관광 콘텐츠와 야간 경관 명소, 야간 관광 여건, 유사사업 연계 등 4가지 유형으로 구분해 추진한다. 시는 야간관광 콘텐츠의 경우 특화 프로그램(야간공연, 야시장, 야간체험)과 낭만가득 선셋투어(노을야경버스, 수상레저보트) 등을 상설 콘테츠화 하고 시그니처 빛축제, 미디어 아트페어 등은 비상설 콘텐츠로 추진한다. 또 시는 야간 경관명소의 경우 야경 랜드마크와 조망명소 등 10대 야경 명소를 선정할 예정이다. 시는 야간관광 여건개선을 위해 상권 활성화, 맞춤형 안내서비스 제공, 이동편의 개선, 야간관광 마케팅에 주력하고 스마트 관광도시, 문화재 야행·음악축제 등의 연계사업도 함께 추진키로 했다. 김경아 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대한민국 제1호 야간관광 특화도시 선정을 통해 우리나라 야간관광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도록 아름다운 야경과 함께 다양한 볼거리, 즐길거리를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22-12-12 14:11:42【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인천시와 인천관광공사는 인천 송도와 월미도・개항장 일대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야간관광 특화도시 조성 공모사업’ 최종 사업지로 선정됐다고 6일 밝혔다. 올해 처음 실시되는 ‘야간관광 특화도시 조성 사업’은 기존 야간 경관명소에 관광자원과 스토리를 연결해 관광 콘텐츠와 상품을 활성화하는 것으로 야간 시간대 관광객을 유치해 체류형 관광 등 관광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사업이다. 시는 이번 공모에 ‘인천백야(仁川白夜)-인천 100년의 밤(仁川百夜)’을 테마로 19세기 조선의 문을 열었던 ‘개항도시 인천’에서 100년 후 엔데믹 시대 다시 찾는 대한민국의 문을 여는 ‘빛의 도시 인천’으로 도약하는 스토리를 발굴, 다양한 야간 콘텐츠 및 경관명소 조성 계획을 제시했다. 관광객은 스마트폰(인천e지 앱) 및 관광안내소(야간관광안내센터)를 통해 야간관광 콘텐츠 및 편의시설에 대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시는 야간경관 명소 조성과 지역상권과 관광기업 등 민간 참여를 통한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시는 이번 공모 선정으로 올해부터 4년간 국비 28억원을 확보하고 여기에 시비 28억원을 더한 전체 56억원 사업비와 함께 인천시 야간경관 명소화 사업 및 중구 상권 르네상스 사업 등과 연계해 야간관광 활성화에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한편 올해 인천개항장문화재 야행은 9월과 10월 총 2회에 걸쳐 인천 중구청 일원 인천개항장문화지구에서 개최된다. 1차 야행은 9월 24∼25일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2차 야행은 10월 15∼16일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진행된다. 김경아 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송도, 월미도・개항장을 중심으로 야경 명소와 관광자원을 연계해 대한민국 야간관광 브랜드 확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22-09-06 12:57:50올해도 여름 휴가를 해외에서 보내려는 여행객으로 공항은 북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매년 반복되는 명소에서의 휴가 대신에 색다른 곳을 찾는 피서객도 늘고 있다. 휴식을 하면서 재충전은 물론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이색 휴가지를 국적 항공사들로부터 추천받아 알아봤다. 월드컵 경기가 진행되며 관심을 모으고 있는 러시아를 비롯해 유명세를 타지 않은 북유럽, 일본, 동남아 지역 등을 추천했다. ■무더위 탈출, 러시아·북유럽·몽골 북유럽과 러시아는 무더위에서 벗어나 익숙하지 않은 자연환경과 예술·문화를 경험해볼 수 있다는 면에서 여름 휴가지로 손색이 없다는 게 항공업계의 설명이다. 최근엔 월드컵 경기가 열리며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여름 휴가지로 제안했다. 시가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 대표 관광도시다. 1918년까지 206년 동안 제정 러시아의 수도였으며, 문화·예술 및 학술의 중심도시로 러시아의 찬란한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특히 중심가에 위치한 에르미타주 박물관은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로, 대한항공이 지난 2009년부터 동양권 언어 중 최초로 에르미타주 박물관의 주요 작품들에 대해 한국어 작품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6~7월에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방문하면 한여름에 태양이 지평선 아래로 내려가지 않는 백야 현상을 경험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4월 상트페테르부르크 노선 운항을 재개했다. 인천에서 오후 5시 50분 출발해 9시간 40분간 비행 후 현지에 도착한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인천으로 귀국편은 현지시간 기준 오후 11시 출발이다. 대한항공은 6~9월 사이에는 주5회(화목금토일) 상트페테르부르크 노선을 운항 한다. 티웨이항공도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토코와 하바롭스크를 이색적인 여름 휴가를 보내기에 적격이라고 설명했다.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통해 하바롭스크와 블라디보스토크를 오가며 러시아를 만끽하는 코스를 추천했다. 티웨이항공은 오는 7월 2일부터 대구에서 출발하는 하바롭스크 정기편 노선을 새롭게 취항한다. 아시아나항공은 7월부터 전세기를 운영하는 북유럽 지역의 노르웨이 오슬로를 추천 여행지로 꼽았다. 아시아나항공은 본격적인 휴가시즌인 오는 7월부터 노르웨이 오슬로 등으로 전세 여객편을 띄울 예정이다. 우선 아시아나항공은 7월 10일부터 8월 28일까지 총 15회(왕복 기준)에 걸쳐 노르웨이 오슬로에 전세기를 운항한다. 노르웨이는 해가 지지 않는 백야와 피오르 빙하 등 청정자연의 신비를 만끽할 수 있다는 게 항공사 측의 설명이다. 평균 기온이 15도 내외 정도로 유지되는 7월과 8월은 선선한 날씨와 함께 노르웨이를 여행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로 알려져 있다. 에어부산은 몽골 울란바토르를 이색 여름 휴가지로 선정하며 높은 고도에 위치해 여름에도 선선한 날씨를 자랑한다는 점을 장점으로 제시했다. 에어부산은 부산-울란바토르 노선을 주 2회(화금) 운항하고 있다. ■가족휴양지는 역시 동남아·일본 온 가족이 휴가를 보낼 수 있는 곳은 역시나 동남아 지역이 대다수 꼽혔다. 제주항공은 베트남 나트랑을 이색 여름 휴가지로 제안했다. 나트랑은 호찌민과 다낭 중간지점에 있는 베트남 남부 도시로 맑고 깨끗한 환경과 온화한 기후 등이 특징이다. 지난 4월 제주항공 임직원들이 선정한 여행지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인파가 몰리는 유명 휴양지를 벗어나 휴식을 즐기고 싶은 여행객에게 추천한다고 제주항공 측은 전했다. 제주항공은 인천-나트랑 노선을 주 5회 운항한다. 인천에서 출발하는 편은 밤 10시 이후의 저녁편이며, 돌아오는 편은 현지 새벽에 출발해 한국의 오전에 도착한다. 진에어는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를 추천 이색 여름 휴가지로 꼽았다. 조호르바루는 말레이시아 제 2의 도시로, 싱가포르와 자동차로 40분 거리에 위치해 있어 연계 관광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최근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면서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진에어는 18일 인천~조호르바루 노선 운항을 재개하면서 할인 항공권을 28일까지 판매한다. 아시아나항공도 베트남 푸꾸옥 노선을 7월 22일부터 8월 16일까지 약 4주간 주 4회로 증편한다. 베트남 최남단의 숨겨진 휴양지인 푸꾸옥은 10대 해변에 선정되는 등 에메랄드 색 바다로 유명한 곳이다. 에어서울은 일본의 한적한 소도시인 다카마쓰를 이색적인 여름 휴가지로 꼽았다. 다카마쓰는 일본의 지중해로 불리는 세토내해와 맞닿은 항구도시이자 시코쿠 지역의 관문 역할을 하는 도시다. 우동의 도시로 유명한 만큼 800개 이상이 우동가게에서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에어서울은 인천-다카마쓰 노선을 주 5회(월·화·수·금·일) 운항 중이다. 이스타항공은 일본 규수의 남동부에 위치한 도시로 태평양과 맞닿은 지역으로 뛰어난 자연경관으로 일본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일본 관광지인 미야자키를 추천 휴가지로 선정했다. 연중 온화한 기후 속에 맑은 날이 많아 가족 단위 휴양을 즐길 수 있는 숨은 휴양지라는 게 항공사 측의 설명이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인천-미야자키 노선을 주 3회(화.목.토) 운항 중이다. 오는 21일까지 진행 중인 출발임박 항공권 행사를 활용하면 6만6900원부터 구매할 수 있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2018-06-17 17:07:23【 영종도(인천)=정대균 골프전문기자】 꽤 자주 왔지만 그동안은 무심코 지나쳤다. 그랬던 이 다리에 새겨진 이름이 이날은 왠지 눈에 확 들어왔다. 거기에는 분명 '스털링 브릿지'라고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스털링 브릿지는 멜 깁슨 주연의 영화 '브레이브 하트'의 실제 주인공인 스코틀랜드의 영웅 윌리엄 월레스가 1297년 영국군을 대패시킨 역사적 현장이다.그런데 왜 하필 골프장 이동로로 사용되는 다리에 그런 이름을 붙였을까? 몹시 궁금했다. 하지만 그 의문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다리를 건너면서 목도한 환상적 파노라마를 보면서 그 궁금증이 금세 풀렸기 때문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반드시 살아 돌아와야 한다'는 비장함을 다시 한번 마음 속 깊이 새기라는 메시지였던 것이다. 마치 720년 전 자유와 독립을 갈구하며 영국군을 패퇴시켰던 윌리엄 월레스가 그랬듯이…. 인천광역시 영종도에 위치한 스카이72 골프&리조트(대표 김영재). 그곳 레이크 코스와 클래식 코스에는 이렇듯 숱한 스토리가 있다. 스카이72에는 18홀짜리 4개 코스가 있다. 그중 국내 유일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를 올해로 10년째 개최하고 있는 오션코스와 전 홀이 벤트그라스로 조성된 채 덩그러니 저만치 떨어져 있는 하늘코스는 골퍼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그에 비해 레이크 코스와 클래식 코스의 유명세는 다소 덜하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 실제 가치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고 할 수 있다. 레이크 코스는 플로리다 리조트에 온 듯한 느낌이고 클래식 코스는 정통 클래식 코스 스타일을 재현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클래식 코스의 매력은 차고도 넘친다. ■자연의 거친 느낌 그대로 살리다1번홀(파4) 티잉 그라운드에 써있는 글이 먼저 골퍼들을 반긴다. '가끔… 땀을 흘리며 숲으로 사내가 뛰어온다. 안타까워 그의 공 옆에 구멍을 내주고 싶다'. 클래식 코스에 서식하는 오색딱따구리의 일기 중에서 발췌한 것이란다. 피식 웃음이 나왔다. '참 흥미로운 코스겠구나'라는 기대감이 절로 생겼다. 전체적으로 평지여서 스코어가 잘 나올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상하리만큼 스코어가 별로다. 아마도 적재적소에 마련된 트랩과 트릭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거의 매홀에 있다시피한 워터 해저드가 가장 위협적이다. 자연의 거친 느낌을 그대로 살린 14번홀의 '웨이스트 에어리어'도 공략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이는 그린 앞까지 이어져 푸른 페어웨이와 색감의 대조를 이뤄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또한 거칠고 제멋대로 펼쳐져 있는 것 같은 벙커들의 선형은 골퍼들이 생애 처음 보는 낯선 충격을 안겨준다. 그런 점에서 클래식 코스는 '골프 코스 디자인의 황금기'로 불렸던 1910~40년대 설계된 미국의 페블비치 골프링크스나 사이프러스 포인트 클럽과 같은 느낌이다. ■스코어 줄여주는 '웨이스트 벙커'와 '백야골프'클래식 코스는 한국의 평범한 골프코스에 익숙한 골퍼들에게는 매우 이국적인 코스다. 그중에서도 엄청나게 넓은 벙커 지역을 빼놓을 수 없다. 처음 방문한 골퍼들은 벙커 천지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전혀 없다. 이곳 페어웨이 벙커는 웨이스트 벙커(Waste bunker)이기 때문이다. 많은 골프장들의 벙커 모래는 하이샷일 경우 볼이 모래에 반쯤 묻혀 난감하지만 이곳에서는 그런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벙커 턱도 깊지 않다. 어드레스 때 클럽 소울이 모래에 닿아도 된다. 샷을 하고 난 뒤 고무래로 벙커 정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니 영락없이 페어웨이에서 샷을 하는 것과 같다. 한마디로 클래식 코스 페어웨이 벙커는 볼이 해저드로 날아가는 것을 막아줘 스코어를 줄여주는 '생큐 벙커'인 셈이다.클래식 코스의 진가는 이른바 '백야 골프'다. 대한민국 최고의 조도를 자랑하는 나이트 시설로 그야말로 까만 밤을 하얗게 수놓게 하는 곳이다. 이곳 나이트는 자연광처럼 밝고 선명함을 줄 수 있도록 홀 선형에 따라 라이트 시설의 간격을 배치하고, 코스의 특성에 따라 조명시설을 차별화하는 등 과학적 설계를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긴 러프에 빠진 공도 한 눈에 찾을 수 있다. 그린의 라인은 오히려 낮보다 더 확실하게 읽을 수 있을 정도다. 야간 라운드는 오후 7시30분까지 출발이 가능해 이른바 '올빼미 골퍼'들에게는 성지나 다름없는 곳이다. ■불후의 명화를 옮겨다 놓은 랜드마크홀 클래식 코스 17번홀(파3.160m)은 이 코스의 랜드마크나 다름없다. 아름다운 풍광 때문이다. 치열했던 전투에서 살아 돌아와 스털링 브릿지를 건너게 되면 만나게 되는 홀이다. 티잉 그라운드 아래로 해저드가 펼쳐져 있고 해저드 끝 지점에 그린이 앉혀져 있다. 특히 앞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에는 온그린이 여간해선 힘들다. 그러나 고개를 돌려 잠시 여유를 가지면 공략에 대한 걱정은 솜사탕 녹듯 사라진다. 클래식 코스의 시작과 끝인 1~2번홀과 17~18번홀, 그리고 바로 옆에 일란성 쌍둥이처럼 위치한 레이크 코스까지 한눈에 확 들어 오는 비경 때문이다. 특히 해질녘에 보게 되는 낙조는 그야말로 환상 그 자체다. 캐디의 "티샷 해야죠"라는 재촉이 아니라면 그대로 석고상이 될 정도로 타는 저녁 노을에 한참 넋을 잃게 된다. 그래서일까. 클래식 코스는 마치 화장을 곱게 한 여인들 틈에서 민낯에 긴 머리를 틀어올린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자연미인을 만난 느낌이다. 그곳에는 그런 떨림이 있다. golf@fnnews.com
2017-11-16 19:56:00【 영종도(인천)=정대균골프전문기자】꽤 자주 왔지만 그동안은 무심코 지나쳤다. 그랬던 다리에 새겨진 이름이 이날은 왠지 눈에 확 들어왔다. 거기에는 분명 '스털링 브릿지'라고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스털링 브릿지는 멜 깁슨 주연의 영화 '브레이브 하트'의 실제 주인공인 스코틀랜드의 영웅 윌리엄 윌레스가 1297년에 영국군을 대패시킨 역사적 현장이다. 그런데 왜 하필 골프장 이동로로 사용되는 다리에 그런 이름을 붙였을까? 몹시 궁금했다. 하지만 그 의문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다리를 건너면서 목도한 환상적 파노라마를 보면서 그 궁금증이 금세 풀렸기 때문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반드시 살아 돌아와야 한다'는 비장함을 다시 한번 마음 속 깊이 새기라는 메시지였던 것이다. 마치 720년전 자유와 독립을 갈구하며 영국군을 패퇴시켰던 윌리엄이 그랬듯이… 인천광역시 영종도에 위치한 스카이72 골프&리조트(대표이사 김영재), 그 곳 레이크 코스와 클래식 코스에는 이렇듯 숱한 스토리가 있다. 스카이72에는 18홀짜리 4개 코스가 있다. 그 중 국내 유일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를 올해로 10년째 개최하고 있는 오션코스와 전 홀이 벤트그라스로 조성된 채 덩그라니 저만치 떨어져 있는 하늘코스는 골퍼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그에 비해 레이크와 클래식 코스의 유명세는 다소 덜하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 실제 가치에 비해 저평가되었다고 할 수 있다. 레이크 코스는 플로리다 리조트에 온 듯한 느낌이고 클래식 코스는 정통 클래식 코스 스타일을 재현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중에서도 클래식 코스의 매력은 차고도 넘친다. ■ 자연의 거친 느낌을 그대로 살린 '웨이스트 에어리어' 1번홀(파4) 티잉 그라운드에 써있는 글이 먼저 반긴다. '가끔…땀을 흘리며 숲으로 사내가 뛰어온다. 안타까워 그의 공옆에 구멍을 내주고 싶다'. 클래식 코스에 서식하는 오색 딱따구리의 일기 중에서 발췌한 것이란다. 피식 웃음이 나왔다. '참 흥미로운 코스이겠구나'라는 기대감이 절로 생겼다. 전체적으로 평지여서 스코어가 잘 나올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상하리만큼 스코어가 별로다. 아마도 적재적소에 마련된 트랩과 트릭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거의 매홀에 있다시피한 워터 해저드가 가장 위협적이다. 자연의 거친 느낌을 그대로 살린 14홀의 '웨이스트 에어리어'도 공략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이는 그린 앞까지 이어져 푸른 페어웨이와 색감의 대조를 이뤄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또한 거칠고 제멋대로 펼쳐져 있는 것 같은 벙커들의 선형은 골퍼들이 생애 처음 보는 낯선 충격을 안겨준다. 그런 점에서 클래식 코스는 '골프 코스 디자인의 황금기(Golden Age of Golf Course Design)'로 불렸던 1910~40년대 설계된 미국의 페블비치 골프링크스, 사이프러스 포인트 클럽과 같은 느낌이다. ■ 스코어를 줄여주는 벙커 ‘웨이스트 벙커’와 '백야 골프' 클래식 코스는 한국의 평범한 골프코스에 익숙한 골퍼들에게는 매우 이국적인 코스다. 그 중에서도 엄청나게 넓은 벙커 지역을 빼놓을 수 없다. 처음 방문한 골퍼들은 벙커 천지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전혀 없다. 이 곳 페어웨이 벙커는 웨이스트 벙커(Waste bunker)기 때문이다. 많은 골프장들의 벙커 모래는 하이샷일 경우 볼이 모래에 반쯤 묻혀 난감 하지만 이 곳에서는 그런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벙커 턱도 깊지 않다. 어드레스 때 클럽 소울이 모래에 닿아도 된다. 샷을 하고 난 뒤 고무래로 벙커 정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니 영락없이 페어웨이에서 샷을 하는 것과 같다. 한 마디로 클래식 코스 페어웨이 벙커는 골퍼들을 골탕 먹이는 트랩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볼이 해저드로 날아가는 것을 막아 줘 스코어를 줄여주는 '땡큐 벙커'인 셈이다. 클래식 코스의 진가는 이른바 '백야 골프'다. 대한민국 최고의 조도를 자랑하는 나이트 시설로 그야말로 까만 밤을 하얗게 수놓게 하는 곳이다. 이 곳 나이트는 자연광처럼 밝고 선명함을 줄 수 있도록 홀 선형에 따라 라이트 시설의 간격을 배치하고, 코스의 특성에 따라 조명시설을 차별화하는 등 과학적 설계를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긴 러프에 빠진 공도 한 눈에 찾을 수 있다. 그린의 라인은 오히려 낮보다 더 확실하게 읽을 수 있을 정도다. 야간 라운드는 19시30분이 막팀이어서 이른바 '올빼미 골퍼'들에게는 성지나 다름없는 곳이다. ■ 불후의 명화를 옮겨다 놓은 랜드마크 17번홀 클래식 코스 17번홀(파3·160m)은 이 코스의 랜드마크나 다름없다. 아름다운 풍광 때문이다. 치열했던 전투에서 살아 돌아와 스털링 브릿지를 건너게 되면 만나게 되는 홀이다. 티잉 그라운드 아래로 해저드가 펼쳐져 있고 해저드 끝 지점에 그린이 앉혀져 있다. 길이는 그리 길지 않지만 위압감은 장난이 아니다. 특히 앞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에는 온그린이 여간해선 힘들다. 그러나 고개를 돌려 잠시 여유를 가지면 공략에 대한 걱정은 솜사탕 녹듯 사라진다. 클래식 코스의 시작과 끝인 1~2번과 17~18번홀, 그리고 바로 옆에 일란성 쌍둥이 처럼 위치한 레이크 코스까지 한 눈에 확 들어 오는 비경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드넓은 광야에 펼쳐진 골프코스, 그리고 그 위 파란 하늘이라는 도화지에다 단 하루도 같은 모습의 그림을 그린 적 없는 구름들이 골퍼들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 특히 해질녘에 보게 되는 낙조는 그야말로 환상 그 자체다. 캐디의 "티샷 해야죠"라는 재촉이 아니라면 그대로 석고상이 될 정도로 타는 저녁 노을에 한참을 넋을 잃게 된다. 그래서일까. 클래식 코스는 마치 화장을 곱게 한 여인들 틈에서 민낯에 긴 머리를 틀어 올린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자연미인을 만난 느낌이다. 그 곳에는 그런 떨림이 있었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2017-11-15 22:38:54대한항공은 오는 26일부터 '백야와 예술의 도시'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정기편 운항을 재개한다고 9일 밝혔다. 인천~상트페테르부르크 노선은 주 3회(화·목·일요일) 운항하며 오후 5시 55분(이하 현지시각)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같은 날 밤 9시 30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도착한다. 귀국편은 밤 11시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출발해 다음 날 오후 1시 40분에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다. 대한항공은 인천~상트페테르부르크 노선에 전 좌석 주문형 오디오비디오시스템(AVOD)을 갖춘 218석 규모의 A330-200 항공기를 투입해 고객들의 편리하고 즐거운 여행을 도울 계획이다. 대한항공이 2004년 아시아 항공사 최초로 취항한 바 있는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모스크바에 이어 러시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로 찬란했던 러시아의 역사를 간직한 문화, 예술 및 학술의 중심 도시다. 대표적인 명소로는 세계 3 대 박물관의 하나로 대한항공이 2009년부터 한국어 안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에르미타주 박물관'을 비롯해 제정 러시아 시대의 최고 건축물 중 하나인 '성 이삭 대성당', 화려하고 웅장한 러시아 황실의 '여름 궁전' 등이 있다. 이외 '피의 사원'으로 유명한 '그리스도 부활성당', 지난 1917년 볼셰비키 혁명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꺼지지 않는 불을 설치한 '마르스 광장' 등도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장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인천~상트페테르부르크 직항편 운항 재개로 러시아 및 북유럽을 찾는 여행객과 비즈니스 승객들의 편의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kkskim@fnnews.com 김기석 기자
2015-04-09 09:17: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