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가 소비심리도 끌어올렸다. 민주당 지지자들의 소비심리는 떨어진 반면 공화당 지지자들의 소비심리는 급격히 높아졌다. 특히 민주당 지지자들의 소비심리가 후퇴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공화당 지지자들보다는 높은 수준에서 움직였다. 전반적인 소비심리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소비자태도지수는 지난 5일(현지시간) 미 대선 이후 처음 나온 소비심리 통계다. 미시간대가 22일 공개한 11월 소비자태도지수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 가계의 소비심리는 전월비 15 p 넘게 높아졌다. 반면 민주당 지지 가계의 경우 10 p 넘게 빠졌다. 그러나 당파와 관계없이 전체 소비자태도지수는 10월 70.5에서 11월 71.8로 높아졌다. 특히 민주당 지지자들의 소비자태도지수는 81.3으로 공화당 지지자들의 69.1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소비자들의 미래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지수에서는 차이가 두드러졌다. 공화당 지지자들의 기대지수는 28 p 가까이 급등한 반면 민주당 지지자들의 경우 18 p 가까이 급락했다. 이같은 급격한 변화는 경제 환경이 달라져서가 아니라 소비자들의 정치적 성향에 따른 변동인 것으로 분석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글로벌 이코노미스트 마이클 지디낵은 “사람들이 자신의 지각에 기반해 경제 현실을 정당화하는 것 같다”면서 소비자들의 관점 변화는 “경제의 건전성이라는 현실에 입각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조사 책임자 조앤 슈 역시 소비자들의 현재지수 평가는 대선 결과가 직접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소비 심리 개선은 경제 펀더멘털로도 충분히 설명 가능하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은 둔화하고 있고, 노동시장은 여전히 탄탄한 고용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연방준비제도(연준)은 금리를 내리고 있다. 다만 소비 심리가 실물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그 변화를 간과할 수는 없다. 소비자들이 낙관적일 때에는 자동차 같은 덩치 큰 소비재를 사거나 휴가를 가고, 외식을 즐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소비자들은 이번 조사에서 트럼프 당선으로 미 인플레이션이 뛸 것으로 전망했다. 5년 뒤 예상 인플레이션이 3.2%로 10월의 3% 예상에 비해 소폭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트럼프 당선자가 약속한 공약들이 물가를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트럼프는 모든 수입품에 10~20% 관세, 중국 수입품에는 60% 관세를 물리고, 불법 이민자를 대거 추방하며 이민 기준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관세가 적용되면 결국 그 부담은 미 소비자들이 지면서 인플레이션 고삐가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불법 이민자 추방과 이민 규제는 노동력 부족을 일으켜 비용 상승과 이에따른 물가상승을 부추길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11-23 05:02:01[파이낸셜뉴스] 2024년 미국 대선에서 경제, 특히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불법이민과 함께 유권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미국 경제는 물가가 2%대로 떨어지고 높았던 금리도 내리기 시작했으며 국내총생산(GDP) 성장세가 이어져왔다. 실업률은 역대 최저 수준을 보이는 등 고용시장도 좋고 근로자들의 임금도 올랐다. 지난 2021년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후 이처럼 미국 경제는 높은 금리 속에서도 세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으나 바이든 대통령은 공로를 인정받기는 커녕 서민들은 여전히 높은 물가에 불만이 커 인플레이션은 이번 대선 승자를 좌우할 이슈로 자리잡고 있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은 미국의 다양한 인종과 남녀 유권자들을 취재한 결과 정치 보다 경제를 더 중요한 문제로 보고있으며 인플레이션이 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대선 후보 중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더 잘할 것으로 믿고 있는 것으로 분석, 보도했다. 과거 미국 대선에서는 경제활력은 집권 정당 후보의 승리로 이어져왔다. 무디스애널리틱스가 이번 대선을 가상한 컴퓨터모델에서도 양호한 경제 지표로 인해 해리스가 승리할 가능성이 55.5%로 나왔다. 그러나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성과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선에서 승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친민주당 성향인 뉴욕타임스는 지난 24일 다양한 직종에서 종사하고 있는 흑인과 백인, 아시아와 라틴계, 원주민들을 만나본 결과 생김새는 달라도 경제적으로 고전하고 있다며 이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강력히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1980년대 이후 볼 수 없던 최악의 물가상승을 겪으면서 정치적인 것에는 관심이 없고 월급날 걱정을 더하고 있다. NYT는 이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은 그가 재임하던 시절 삶이 더 좋았기 때문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달걀값에서부터 자동차 대출 이자에 이르는 거의 모든 것이 비싸진 가운데 트럼프를 해결해 줄 수 있는 후보로 믿고 있으며 정치전문가들은 전혀 놀라워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또한 1일자 보도에서 높은 물가에 지친 유권자들은 트럼프를 민주주의에 위협이 되고 파쇼주의자라고 정치적으로 비난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으며 많은 부동표 유권자들에게 생활비, 특히 인플레이션이 가장 큰 걱정거리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후보가 소속된 공화당은 이점을 인지하고 선거운동에 적극 이용하고 있다. 트럼프도 지난 29일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에서 1980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가 토론회에서 사용하면서 유명했던 구절인 “여러분은 4년전에 비해 더 삶이 좋아졌습니까?”라고 지지자들에게 물었다. 미국 미시간대학교 로스 경영대학원 교수 에릭 고든은 여러 정치 이슈도 있지만 유권자들은 어느 것보다 경제적 후생이 더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미국 소비자 물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급격히 오르면서 그해 9.1%까지 올랐으며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13회 인상해야 했다. 지난 9월 물가는 2.4%까지 떨어지면서 연준의 목표인 2% 가까이 접근했다. 하지만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생필품 등 물가는 여전히 2019년에 비해 평균 약 25% 비싸다. 휘발유 가격의 경우 상승했다가 떨어졌지만 5년전에 비해 30% 더 비싸다. 급등한 주택임대료 또한 저소득층에게 부담이다. 임대료는 2019년에 비해 평균 30% 비싸 주택을 구매하지 못하고 임대해야 하는 이들에게는 부담이 되고 있다. 경합주인 조지아주의 대표적인 도시인 애틀랜타는 2019년 이후 주택임대료가 43% 급등해 미국 전체 도심 지역 평균의 상승률인 30%에 비해 더 상승폭이 컸다. 부동산 정보사이트 질로우에 따르면 애틀랜타의 한 동네의 경우 같은 기간에 임대료가 70%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FT는 애틀랜타에서 재향군인 출신의 한 시민을 인터뷰한 결과 조 바이든 대통령을 원망하고 있다며 민주당 지지자들 중 상당수가 해리스에게 지지표를 던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대선 후보 중 누가 더 경제를 더 잘 이끌 것이냐는 질문에서 열세인 해리스 후보가 다소 상승했지만 높은 물가는 그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 민주와 공화 양당을 모두 불신하는 유권자들은 투표를 포기할 가능성이 있다. 미시간대 로스경영대학원 여론 조사에서 어느 후보가 유권자 개인의 재정 상태를 개선시킬 것이냐는 질문에서 트럼프가 해리스에 45% 대 37%로 더 높게 나왔다. 트럼프는 미국의 원유 생산을 대폭 늘려 유가를 끌어내리고 정부 지출 삭감과 세금 감면, 규제 완화, 수입관세 부과를 물가를 끌어내리기 위한 주요 경제 공약으로 내놨다. 반면 해리스는 의약품 가격 상승을 억제하고 식료품 업체들의 바가지 가격 단속, 주택 추가 건설로 물가를 끌어내리겠다는 계획이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2022년 이후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기 시작한 것이 해리스 후보에게 힘을 보탤 것이라며 물가와 실업률을 포함시킨 가상 대결에서 선거인단수에서 281대 257로 승리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 버나드 야로스는 경합주의 무소속 유권자들이 여전히 2021~22년 높은 물가로 인한 피로를 느끼고 있다며 트럼프 후보가 297 대 241로 승리할 것이라고 연구노트에서 밝혔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11-01 15:41:42[파이낸셜뉴스] 세계 주요국에서 기록적인 물가상승세가 꺽였지만 여전히 높은 물가가 가계와 기업의 발목을 밪고 있다. 또 전쟁 등의 불확실성은 경제 회복을 더디게 만들고 있다. 경제활동이 안정을 찾았음에도 성장 전망이 불투명하고 정치적 불확실성 탓에 신뢰지수는 뒷걸음치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FT와 브루킹스연구소가 공동으로 1년에 두차례 내놓는 글로벌 경제회복 추적지수(타이거지수)는 현재 세계 경제가 취약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브루킹스연구소 선임 연구원 에스와르 프라사드는 "우울과 불확실성 느낌이 있다"며 "신뢰지수는 경제가 좋은 국가와 나쁜 국가 모두에서 매우 부진하게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달 5일 실시되는 미국 대선과 중동 사태, 3년째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 같은 지정학적 혼란이 신뢰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FT는 미국과 중국은 실질 경제 활동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신뢰지수는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독일과 일본도 타격을 입었다고 전했다. 유로존(유로 사용 20개국) 최대 경제대국 독일의 경우 실질경제활동 지수가 코로나19가 대유행하던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신뢰지수도 이전에 비해 크게 낮은 가운데 2000년대 들어 처음으로 2년 연속 침체 위기를 맞고 있다. 이번 지수는 21일 개막되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연례 회의를 앞두고 나온 것으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사무총장은 저성장과 높은 부채로 인한 어려운 미래를 예상했다. 회의 개막을 앞두고 게오르기에바는 세계 경제가 한 세대에 한번 나올 강력한 인플레이션 충격에서 벗어났지만 오른 물가로 인해 가계 소득에는 오랜 유산으로 남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7월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을 각각 3.2%와 3.3%로 전망한 IMF는 이번주 새로운 전망치를 공개할 예정이다. 경제전문방송 CNBC는 미국 경제도 인플레이션이 완화됐음에도 여전히 재화와 서비스 가격이 비싸 가계와 기업, 정책 입안가들에게까지 부담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2.4%까지 떨어졌으나 물가가 치솟았던 2021년 봄 이후 미국내 식료품 가격은 22% 상승한 상태다. 달걀 가격은 87%, 휘발유 가격은 16% 비싸졌으며 자동차 보험료는 약 47% 올랐다. CNBC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물가 목표에 거의 접근하고 있다고 문제가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연준 내부에서도 아직 물가와의 전쟁이 종료되지 않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메리 데일리 미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는 지난주 미국 뉴욕대 스턴경영대에서 열린 행사에서 "연준의 목표를 향한 노력이 계속 성과를 보일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며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의 부채 증가도 미국 경제에 큰 문제를 안을 여지가 있다. 물가가 급등하는 가운데도 소비는 계속 늘면서 지난 2·4분기 미국 가계 부채가 20조2000억달러(약 28경7500조원)로 2021년 첫분기 대비 19% 증가했다. 신용카드 연체율은 현재 2.74%로 지난 12년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CNBC는 물가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연준이 미국 대선 다음날 이틀 예정으로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매우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10-21 12:10:27정보기술(IT) 산업의 중요 부품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액정표시장치(LCD)에서 국내 기업들의 영향력이 줄어들면서 'IT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파운드리 1위 TSMC와 중국 디스플레이가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면서 해당 기업들의 부품이 필수적인 세트(완성품) 업체의 수익성에 타격을 줄 것이란 전망에서다. ■ "TSMC가 정하는 게 곧 가격된다"14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는 내년부터 양산 예정인 2나노미터(나노미터=10억 분의 1m) 공정 웨이퍼(반도체 원판) 가격을 장당 3만달러(약 4068만원) 이상으로 책정할 예정이다. 3나노 웨이퍼 장당 가격이 1만8500달러, 4·5나노 웨이퍼 장당 가격이 1만5000달러라는 점을 고려하면 약 2배 가까이 가격이 상승하는 셈이다. 앞서 TSMC는 주력 제품인 3나노(1㎚=10억분의 1m)와 5나노 공정 제품 가격도 최대 8% 인상할 것이라고 고객사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지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TSMC 외 대안이 없는 빅테크들은 가격 인상에 별다른 저항을 하지 못하고 있다. TSMC는 엔비디아를 비롯해 애플, 메타, 인텔, AMD 등 북미 인공지능(AI) 관련 빅테크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TSMC에 이어 세계 2위의 점유율(11.5%)을 기록 중이지만 3나노 이하 선단 공정에서는 이렇다 할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TSMC 쏠림 현상이 가속되고 있다. 올해 2·4분기 기준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62.3%를 기록 중인 TSMC는 3나노 이하의 선단 공정에서는 삼성전자와의 격차가 훨씬 더 벌어질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수율(양품 비율) 문제를 해결해 TSMC의 대안으로 자리매김해야 하는데 현재 그렇지 못한 상태"라면서 "수율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3나노는 물론 2나노 이하의 선단 공정도 결국 TSMC 독점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TSMC가 3나노 이하의 선단 공정을 사실상 독점하면서 TSMC 공정을 채택한 세트 제품들의 가격도 연쇄적으로 상승하며 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선단 공정으로 갈수록 이전 공정에 비해 생산 공정이 길고, 가공 기간도 길기 때문에 가격이 상승할 수 밖에 없다"면서 "(세트 업체들한텐) 원가 상승 요인 생기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 '中 천하' LCD, 패널價 좌지우지LG디스플레이가 광저우 LCD TV 패널 공장을 철수하면서 LCD 업계는 중국 기업들의 입김이 거세질 전망이다. LCD 업계도 독과점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 중국 업체의 지난해 글로벌 LCD 시장 점유율은 60.8%다. 한국(10.1%)의 여섯 배가 넘는다. 국내 LCD 패널 생산의 최후의 보루인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의 매각과 일본의 샤프전자도 9월을 마지막으로 LCD 패널 생산을 포기하며 중국 업체 위주로 LCD 업계 판이 재편됐다. 중국 업체들은 가동률을 조정하며 LCD 패널 판가를 통제하고 있다. 중국 기업 위주의 가격 결정력이 강화되면서 TV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양사 모두 LCD 패널 가격 등 원가 상승으로 인한 TV 사업 수익성 회복에 사활을 건 상태다. LCD 패널의 경우 대안이 없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제기된다. 남상욱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대만 LCD 업체가 대체재가 될 수 있지만 이들의 점유율도 높진 않은 상황"이라면서 "다행인 점은 중국 BOE나 차이나스타(SCOT) 등도 개별 기업이니 (담합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2024-10-14 18:10:24#OBJECT0# #OBJECT1#[파이낸셜뉴스]정보기술(IT) 산업의 중요 부품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와 액정표시장치(LCD)에서 국내 기업들의 영향력이 줄어들면서 'IT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파운드리 1위 TSMC와 중국 디스플레이가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면서 해당 기업들의 부품이 필수적인 세트(완성품) 업체의 수익성에 타격을 줄 것이란 전망에서다. "TSMC가 정하는 게 곧 가격된다" 14일 대만 외신 및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는 내년부터 양산 예정인 2나노미터(나노미터=10억 분의 1m) 공정 웨이퍼(반도체 원판) 가격을 장당 3만달러(약 4068만원) 이상으로 책정할 예정이다. 3나노 웨이퍼 장당 가격이 1만8500달러, 4·5나노 웨이퍼 장당 가격이 1만5000달러라는 점을 고려하면 약 2배 가까이 가격이 상승하는 셈이다. 앞서 TSMC는 주력 제품인 3나노(1㎚=10억분의 1m)와 5나노 공정 제품 가격도 최대 8% 인상할 것이라고 고객사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지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TSMC 외 대안이 없는 빅테크들은 가격 인상에 별다른 저항을 하지 못하고 있다. TSMC는 엔비디아를 비롯해 애플, 메타, 인텔, AMD 등 북미 인공지능(AI) 관련 빅테크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TSMC에 이어 세계 2위의 점유율(11.5%)을 기록 중이지만 3나노 이하 선단 공정에서는 이렇다 할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TSMC 쏠림 현상이 가속되고 있다. 올해 2·4분기 기준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62.3%를 기록 중인 TSMC는 3나노 이하의 선단 공정에서는 삼성전자와의 격차가 훨씬 더 벌어질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수율(양품 비율) 문제를 해결해 TSMC의 대안으로 자리매김해야 하는데 현재 그렇지 못한 상태"라면서 "수율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3나노는 물론 2나노 이하의 선단 공정도 결국 TSMC 독점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TSMC가 3나노 이하의 선단 공정을 사실상 독점하면서 TSMC 공정을 채택한 세트 제품들의 가격도 연쇄적으로 상승하며 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선단 공정으로 갈수록 이전 공정에 비해 생산 공정이 길고, 가공 기간도 길기 때문에 가격이 상승할 수 밖에 없다"면서 "(세트 업체들한텐) 원가 상승 요인 생기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中 천하' LCD, 패널價 좌지우지...삼성·LG TV 수익성 '비상' LG디스플레이가 광저우 LCD TV 패널 공장을 철수하면서 LCD 업계는 중국 기업들의 입김이 거세질 전망이다. LCD 업계도 독과점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 중국 업체의 지난해 글로벌 LCD 시장 점유율은 60.8%다. 한국(10.1%)의 여섯 배가 넘는다. 국내 LCD 패널 생산의 최후의 보루인 LG디스플레이 광저우 공장의 매각과 일본의 샤프전자도 9월을 마지막으로 LCD 패널 생산을 포기하며 중국 업체 위주로 LCD 업계 판이 재편됐다. 중국 업체들은 가동률을 조정하며 LCD 패널 판가를 통제하고 있다. 중국 기업 위주의 가격 결정력이 강화되면서 TV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양사 모두 LCD 패널 가격 등 원가 상승으로 인한 TV 사업 수익성 회복에 사활을 건 상태다. LCD 패널의 경우 대안이 없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제기된다. 남상욱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대만 LCD 업체가 대체재가 될 수 있지만 이들의 점유율도 높진 않은 상황"이라면서 "다행인 점은 중국 BOE나 차이나스타(SCOT) 등도 개별 기업이니 (답합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
2024-10-14 15:55:36[파이낸셜뉴스] 뉴욕 증시는 바쁜 한 주를 보낼 전망이다. 월요일인 10일(현지시간)부터 금요일인 14일까지 애플이 연례 세계개발자회의(WWDC)를 연다. 인공지능(AI) 전략 부재로 고전했던 애플이 AI 탑재 아이폰 등을 공개하며 구체적인 AI 전략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주 하이라이트는 그러나 12일에 집중돼 있다. 장이 열리기 전 미국 노동부가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발표하고,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이틀 일정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무리한다. 기업 실적 발표도 간간이 나온다. AI 테마주들이 잇달아 실적을 발표한다. 오라클이 11일, 반도체 업체 브로드컴이 12일 분기 실적을 공개하고, 13일에는 어도비의 실적 발표가 있다. FOMC 투자자들의 눈과 귀는 연준의 FOMC에 집중될 전망이다. 11일 시작해 12일에 끝나는 이번 FOMC에서 연준은 금리 동결이 확실시된다. 23년 만에 가장 높은 5.25~5.5% 정책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시장의 관심은 전망과 분석에 쏠려있다. 연준이 미 동부시각 오후 2시(한국 시각 13일 새벽 3시)에 발표할 성명에서 미 경제 상황과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관해 어떤 평가를 내놓을지가 관건이다. 연준의 평가와 분석은 30분 뒤 시작하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에서 더 구체적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시장 기대감은 일단 후퇴한 상태다. 노동부가 7일 공개한 5월 고용동향에서 미국의 지난달 신규 취업자 수가 시장 예상치 19만명을 압도하는 27만2000명에 이른 것으로 나타나면서 9월 금리 인하 기대감이 급속히 퇴색했다. 미국의 탄탄한 노동시장이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해 연준의 금리 인하를 방해할 것이란 우려가 다시 높아졌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투자자들은 9월 17~18일 FOMC에서 금리 인하와 동결 가능성이 반반인 것으로 전망을 바꿨다. 고용동향 발표 하루 전만 해도 금리 인하 가능성을 70%로 내다봤지만 탄탄한 고용 지표 충격으로 이제 50% 수준으로 다시 후퇴했다. CPI 연준 금리 인하 전망은 FOMC 결과가 발표되기 전에 공개될 5월 CPI의 영향도 피할 수 없다. CPI는 예상과 달리 올 1~3월 다시 오름세로 돌아서면서 시장에 부담을 준 바 있다. 다행히도 4월에는 다시 시장 예상과 부합하는 흐름으로 복귀한 터라 이번 5월 CPI가 중요해졌다. 이코노미스트들은 4월과 비슷한 흐름을 유지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5월 CPI가 4월에 비해 0.1%, 지난해 5월에 비해서는 3.4% 상승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4월과 같은 상승률이다. 다만 에너지와 식료품을 빼 월별 변동성을 줄인 근원 CPI는 전년 동월비를 기준으로 4월에 비해 소폭 둔화됐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5월 근원 CPI는 지난해 5월에 비해 3.4% 올라 4월에 기록한 3.6%보다 0.2%p 낮아진 것으로 이코노미스트들은 추산하고 있다. 전월비로는 4월과 같은 0.3% 상승세를 지속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WWDC 애플이 1주일 동안 진행하는 WWDC에도 관심이 몰리고 있다. 애플 주가는 지난해 비록 48% 상승하기는 했지만 올 들어서는 2.2% 오르는데 그쳤다. 그나마도 지난달 후반 이후 WWDC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르면서 마이너스(-) 흐름에서 벗어났다. 애플이 아직 구체적인 AI 전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주가 발목을 잡았다.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이 이번 WWDC에서 AI가 탑재된 아이폰을 공개하고, 일부 기능을 시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애플이 자체 AI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개발 계획을 내놓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애플은 지난달 24일 이후 이달 6일을 제외하곤 9거래일을 상승했다. 이 10거래일 간 주가 상승률은 5.4%에 육박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6-09 05:13:14[파이낸셜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14일(현지시간) 지금의 고금리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올 들어 다시 오름세를 타고 있어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다시 하강하기는 하겠지만 이전에 비해 확신은 덜하다면서 금리 인하가 가능할지, 한다면 언제쯤이 될지는 지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예상보다 큰 폭으로 올라 인플레이션이 좀체 꺾이지 않고 있음을 입증했다. 뉴욕증시는 별다른 반응 없이 혼조세를 이어갔다. 인플레이션, 느슨해지는 곳 찾아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파월은 이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외국은행협회(FBA) 연차총회에 참석해 연준의 현 정책 기조는 일단 지켜보기라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계속해서 하강하기를 기대했지만 올해 흐름이 순탄하지 않다면서 지금은 이전에 비해 인플레이션이 하강하는 디스인플레이션 확신이 덜하다고 밝혔다. 파월은 이 때문에 연준이 올해 금리 인하가 가능할지, 한다면 언제가 될지에 관해 말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연준은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어디서 느슨해지는지를 그저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면서 20여년 만에 가장 높은 지금의 고금리 기조를 당분간 지속할 것임을 강조했다. 미 인플레이션이 지난해 하강 흐름을 타면셔 올해 초만 해도 연준이 이르면 3월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연준이 1, 2월 인플레이션 하강을 확인하고 3월부터는 금리 인하가 시작될 수도 있다는 기대였다. 그러나 올 들어 3월까지 인플레이션은 다시 뛰면서 이 같은 기대는 사라졌다. 시장에서는 9월이 돼야 연준이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파월은 "그 길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지금의 인플레이션 흐름은 모두의 예상을 웃돌고 있다"면서 "인내를 갖고 지금의 긴축 정책이 제 역할을 하도록 놔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연준의 다음 행보가 금리 인상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1일 기자회견 내용을 재확인했다. 4월 PPI 상승 미 노동부가 공개한 4월 PPI는 크게 올라 인플레이션이 끈질기다는 점이 재확인됐다. 4월 PPI는 전월비 0.5%, 전년 동월비로는 2.2% 상승했다. 전월비 상승률은 이코노미스트들 전망치 0.3%를 크게 웃돌았다. 전년 동월비 상승률 2.2%는 지난해 4월에 기록한 2.3% 이후 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월별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PI 역시 3월에 비해 0.4% 올라 시장 예상치 0.2%를 상회했다. 또 지난해 4월에 비하면 3.1% 상승해 당시 상승률 3.4% 이후 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뉴욕증시 혼조세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이날도 혼조세를 이어갔다. 초반 밈주 열풍 속에 상승세를 탄 것은 전날과 같지만 오르내림을 반복하는 가운데 오후 들어 혼조세 양상을 보였다. 다우존스산업평균은 0.1% 내린 3만9388,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0.06% 밀린 5218을 기록했다. 나스닥만 0.16% 오른 1만6414를 나타냈다. 국채 수익률은 하락세가 지속됐다. 기준물인 10년물 수익률은 0.028%p 내린 4.453%를 기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5-15 02:16:33[파이낸셜뉴스] 미국 소비자들은 앞으로 1년 뒤에도 물가상승률이 3%를 넘어설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현지시간) CNBC방송은 뉴욕 연방은행의 설문조사를 인용, 미 소비자들은 기대 물가가 1년 뒤에는 3.3%, 5년 뒤에는 2.8%로 전망하고 있다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목표 2% 달성 가능성을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플레이션이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는 가장 큰 이유는 주택과 에너지 가격 상승 때문이다. 특히 주택 가격도 계속 오를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연준의 고민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CNBC방송에 따르면 내년 중간 주택 상승률은 3.3%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고 주택 임대료는 지난달 조사때 보다 0.4%p 높은 9.1%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2022년 급등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그해 6월 정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이어왔다. 하락세에 올해 들어 금리 인하가 기대됐으나 지난 1~3월 CPI가 계속 상승하면서 3.5%까지 오르자 금리인하 시기는 불투명해지고 있다.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은 이날 클리블랜드 연방은행이 주최한 행사에서 미국 물가가 2%로 떨어지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을 때까지는 금리를 내리지 않고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4-05-14 14:14:29【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6일(현지시간)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 없이 올해 안에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열린 제27회 밀컨 글로벌 콘퍼런스 대담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그는 "강한 노동 시장과 인공지능(AI)에 필요한 에너지 자원 등 현재 모든 것이 미국 경제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문제는 인플레이션이 올해 안에 잡히겠느냐는 것"이라면서 "우리가 보는 데이터를 보면 일부 데이터는 조금 더 걱정스럽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데이터는 인플레이션이 잡힐 것이라고 말한다"면서 "나는 방금 고용 데이터를 봤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기본 시나리오에서 올해 인플레이션이 목표치까지 하락하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이 인플레이션은 미국 기업들의 손에 달려 있다"며 "공급망을 회복하는 것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미국은 (외국에서) 사람들이 일하러 오기에 매력적인 곳이기 때문에 인구 구조가 미국을 돕고 있다"면서 "대규모 이민이 계속되면 재정 상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다만 그는 "이런 재정 부담은 향후 필요한 지출을 위축시키게 되므로 이런 식으로 영원히 갈 수는 없다"며 "장기적으로 경제에 건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강달러에 대해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많은 신흥국이 현명하게 외환보유고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했기 때문에 전보다는 훨씬 더 큰 회복력을 갖게 됐다"며 "이들은 현재의 극적인 변화를 견딜 수 있다"고 진단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해 "성장률은 3% 안팎으로 팬데믹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AI 기술 등에 힘입어 사회를 더 생산적으로 변모시키고(transform) 있으며 성장성을 높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AI 등의 기술 발달에 따라 선진국과 저소득 국가 간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일부 국가의 경제는 변모하고, 일부는 정체되며, 일부는 계속되는 난기류 속에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4-05-07 08:09:46[파이낸셜뉴스] 글로벌 재생에너지 수요 확대, 미국의 노후화된 전력망 교체 수요 등으로 최근 구리 가격이 t당 1만달러에 육박하면서 전선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전선업계가 핵심 지역으로 꼽고 있는 미국에서 최근 LS전선이 1000억원대의 세액공제를 적용받는 등 미국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과 맞물리며 해외 사업 확대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구리 가격 제품에 연동…보유 평가액도 늘어2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19일 현재 런던금속거래소(LME) 전기동(구리) 가격은 전날보다 132달러 오른 t당 9749달러를 기록하며 1만달러에 육박했다. 올해 들어 구리 가격은 추세적인 상승세를 찍고 있다. 월간 기준으로 지난 1월 t당 8344.30달러를 기록한뒤 2월 8310.74달러로 잠시 주춤했지만 3월 8675.63달러를 나타낸데 이어 4월 들어서는 9000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3월 구리 가격 상승의 시작은 중국 공급 축소가 영향을 주었지만 가격 변화가 나타나면서 공급측 요인이 아닌 수요측 요인으로 시장 관심이 이동 중"이라면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의 급증으로 연말에는 t당 1만2000달러까지 전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리개발협회는 데이터센터를 짓는데 필요한 구리의 양을 데이터센터 전력용량 1MW당 27t이 필요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같은 구리가격 상승은 전선업체 실적에 호재다. 전선업계의 경우 대부분 수주 시 구리 가격 상승에 따라 판매 가격을 연동하는 조항을 적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선 제조 원가의 90% 가량을 차지하는 구리 가격이 오르면 제품 가격에 반영돼 매출이 증가하게 된다. 여기에 보유하고 있는 구리 자산 평가액도 늘어나는 것도 실적 개선 요인이다. 데이터 센터, 해상풍력 등 수요지속...호황 기대 특히 구리 수요 증가는 전선업계의 업황과도 직결된다. 미국의 노후 전력망 교체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해상풍력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전환 흐름에 따른 구리 수요 증가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향후 전선업계의 지속적인 수주도 기대해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전선업계는 향후 인공지능(AI) 개발과 반도체, 전기차 공장 건설, 노후 전력망 교체 등으로 미국발 케이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해상풍력 시장의 성장으로 해저케이블 시장은 향후 10년간 연 평균 30% 이상 성장해 유럽, 중국과 함께 3대 주요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에는 LS전선이 미국 에너지부(DOE)로부터 9906만 달러(약 1365억원)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상 투자세액공제를 받게 되기도 했다. 미국 에너지부는 최근 IRA 조항에 따라 친환경 에너지 및 탄소 중립 관련 사업에 100억달러(13조7900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는데 LS전선의 미국 해저사업 자회사 LS그린링크가 지원 리스트에 포함됐다. 전선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재생에너지 수요와 미국과 유럽의 노후화된 전력망 교체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구리값이 상승하면서 실적 개선 요인이 되고 있다"면서 "이같은 전선 수요가 일시적인 사이클이 아니라 장기적인 흐름으로 예상되는 만큼 사업 확대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2024-04-21 16:09: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