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23일 일본 홋카이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유람선 사망자가 10명으로 늘었다. 나머지 실종자 16명의 생사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NHK 등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일본 해상보안청은 24일 오후 3시 15분까지 홋카이도 인근 바다에서 유람선 'KAZU1(카즈 원)' 탑승자 10명을 발견했다. 이들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카즈 원은 전체 길이 약 12m에 19t 규모의 소형 유람선으로 23일 오전 10시 무렵 홋카이도 샤리초의 항구에서 출항했다. 카즈 원은 같은 날 오후 1시 15분에 항구에서 북동쪽으로 약 27㎞ 떨어진 가슈니 폭포 인근에서 "뱃머리가 침수하고 있다"며 해상보안청에 구조를 요청했다. 선박은 오후 2시 무렵이 배가 30도 정도로 기울었다고 연락한 뒤 소식이 끊겼다. 사고 선박에는 당시 어린이 2명을 포함한 24명의 승객, 선장과 직원 각각 1명 등 총 26명이 탑승했다. 구조 당국은 24일에도 나머지 실종자 16명을 찾기 위해 해상 자위대 항공기와 함선 등을 동원해 수색작업을 계속했다. NHK는 사고 당시 일대 해역에 약 3m 높이의 파도가 치고 강풍 및 풍랑주의보가 발령되어 있었다고 보도했다. 주변 해역에서 유람선 선원으로 일했던 한 남성은 가슈니 폭포 부근 해역에 관해 "바닷물의 흐름이 빠르고, 암초가 있어서 위험한 장소"라고 말했다. 카즈 원은 지난해 6월에도 출항 직후 수심이 낮은 곳에서 좌초되기도 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2-04-24 22:55:01유럽연합(EU)이 한국의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을 불허하기로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 불허 사유는 천연가스 운송료가 높아진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은 치솟는 천연가스 가격 때문에 겨울철 난방 대란을 겪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현지시간) EU 경쟁당국 관계자 3명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유럽의 어깃장으로 2조원이 넘는 거래가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EU 집행위원회는 해당 보도에 논평을 거부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9년 3월에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보자로 뽑혀 현물출자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해외 6개 경쟁당국에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했다. 조선 수주는 국내가 아닌 해외에 걸쳐 진행되는 만큼 합병을 위해 외국 정부의 허가가 필요하다. 양사는 카자흐스탄과 싱가포르, 중국의 승인을 받았으며 EU와 한국, 일본의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EU는 오는 20일까지 합병 심사를 마치고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FT는 심사 결과가 이번주 내에 나온다고 전했다. EU가 합병을 불허하면 2019년 인도 타타스틸과 독일 티센크루프의 합병 불허 이후 처음으로 외국 기업의 합병을 거부하는 셈이다. 관계자들은 EU의 결정 배경에 유럽 내 천연가스 가격 논란이 깔려있다고 분석했다. EU는 현재 세계 3위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입국으로 난방과 발전 등 주요 산업을 천연가스에 의지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와 분쟁으로 LNG 육상 수입이 어려운 상황이며 아시아 LNG 수입에 의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EU 경쟁당국은 현 시점에서 세계 LNG운반선 시장 점유율이 약 60%에 달하는 양사가 합병해 가격을 인상하면 덴마크 머스크 등 유럽 선사에게 큰 피해를 준다고 보고 있다. EU 관계자 중 한 명은 이번 조치로 인해 역내 천연가스 가격 상승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EU는 현대중공업에게 독점 우려에 따른 구제 조치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현대중공업은 기한이었던 지난달 7일까지 공식적인 조치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대신 현대중공업은 독과점 우려에 대해 LNG 운반선 가격을 당분간 인상하지 않고 현지 중소 선박업체들에 일부 건조기술을 전수하겠다는 제안을 했으나 EU를 설득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 현대중공업은 FT를 통해 EU가 합병에 조건을 달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사 측은 "조선 시장의 독점 여부를 단지 시장 점유율 하나로 평가할 수 없으며 시장 자체가 한 기업이 독점하기 힘든 구조"라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2-01-11 18:14:37[파이낸셜뉴스] 유럽연합(EU)이 한국의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을 불허하기로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 불허 사유는 천연가스 운송료가 높아진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은 치솟는 천연가스 가격 때문에 겨울철 난방 대란을 겪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현지시간) EU 경쟁당국 관계자 3명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유럽의 어깃장으로 2조원이 넘는 거래가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EU 집행위원회는 해당 보도에 논평을 거부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9년 3월에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보자로 뽑혀 현물출자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해외 6개 경쟁당국에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했다. 조선 수주는 국내가 아닌 해외에 걸쳐 진행되는 만큼 합병을 위해 외국 정부의 허가가 필요하다. 양사는 카자흐스탄과 싱가포르, 중국의 승인을 받았으며 EU와 한국, 일본의 승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EU는 오는 20일까지 합병 심사를 마치고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FT는 심사 결과가 이번주 내에 나온다고 전했다. EU가 합병을 불허하면 2019년 인도 타타스틸과 독일 티센크루프의 합병 불허 이후 처음으로 외국 기업의 합병을 거부하는 셈이다. 관계자들은 EU의 결정 배경에 유럽 내 천연가스 가격 논란이 깔려있다고 분석했다. EU는 현재 세계 3위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입국으로 난방과 발전 등 주요 산업을 천연가스에 의지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와 분쟁으로 LNG 육상 수입이 어려운 상황이며 아시아 LNG 수입에 의지해야 하는 상황이다. EU 경쟁당국은 현 시점에서 세계 LNG운반선 시장 점유율이 약 60%에 달하는 양사가 합병해 가격을 인상하면 덴마크 머스크 등 유럽 선사에게 큰 피해를 준다고 보고 있다. EU 관계자 중 한 명은 이번 조치로 인해 역내 천연가스 가격 상승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EU는 현대중공업에게 독점 우려에 따른 구제 조치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현대중공업은 기한이었던 지난달 7일까지 공식적인 조치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알려졌다. 대신 현대중공업은 독과점 우려에 대해 LNG 운반선 가격을 당분간 인상하지 않고 현지 중소 선박업체들에 일부 건조기술을 전수하겠다는 제안을 했으나 EU를 설득하지 못했다. 이와 관련, 현대중공업은 FT를 통해 EU가 합병에 조건을 달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회사 측은 “조선 시장의 독점 여부를 단지 시장 점유율 하나로 평가할 수 없으며 시장 자체가 한 기업이 독점하기 힘든 구조”라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2-01-11 14:40:42이집트 수에즈 운하 당국이 지난달 좌초돼 선박들의 통행에 차질을 준 대형 화물선 '에버기븐'을 압류했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외신들은 지난달 23일 사고가 난 화물선 '에버기븐'의 선사인 일본 쇼에이기센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선박이 압류된 상태이며 수에즈 운하 당국(SCA)이 피해 보상으로 약 10억달러(약 1조1220억원)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SCA 회장 오사마 라비에는 이집트 국영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선박 인양에 소요된 비용과 제방 등 파손된 시설 수리비, 다른 선박들의 통과 지연으로 인한 통행료 수입 감소 피해가 약 10억달러라고 주장했다. 현재 에버기븐은 적재된 화물과 인도인 선원 25명이 운하 중간에 있는 그레이트 비터 호수에 정박된 상태다. 저널은 쇼에이기센과 보험사들이 이집트 당국과 협상을 하고 있으며 화물선을 압류한 것에는 유감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라비에 SCA 회장은 운하측은 좌초에 책임이 없다며 그러나 쇼에이기센이 보상을 하지 않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저널은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좌초 직전에 발생한 모래 폭풍에 초점을 맞췄으나 해양 전문가들은 에버기븐의 당시 운항 속도를 의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해양전문가인 스즈키 구니히로 전 고베대 교수는 NHK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사고 당시 속도와 방향, 위치 등 여러 통계들을 종합할 때 에버기븐이 13노트로 운항한 것으로 추정했다. 수에즈 운하 수로의 운항 제한 속도는 8.6노트속도(1노트=시속 1.852km)로 지정돼있다. 스즈키 교수는 사고 원인이 강풍 아니면 과속 둘 중 하나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에버기븐은 수에즈 운하 통과 당시 이집트인 일등항해사가 승선했으나 이들은 선박 조종에는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1-04-14 17:40:21이집트 수에즈 운하 당국이 지난달 좌초돼 선박들의 통행에 차질을 준 대형 화물선 '에버기븐'을 압류했다.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외신들은 지난달 23일 사고가 난 화물선 ‘에버기븐’의 선사인 일본 쇼에이기센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선박이 압류된 상태이며 수에즈 운하 당국(SCA)이 피해 보상으로 약 10억달러(약 1조1220억원)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SCA 회장 오사마 라비에는 이집트 국영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선박 인양에 소요된 비용과 제방 등 파손된 시설 수리비, 다른 선박들의 통과 지연으로 인한 통행료 수입 감소 피해가 약 10억달러라고 주장했다. 현재 에버기븐은 적재된 화물과 인도인 선원 25명이 운하 중간에 있는 그레이트 비터 호수에 정박된 상태다. 저널은 쇼에이기센과 보험사들이 이집트 당국과 협상을 하고 있으며 화물선을 압류한 것에는 유감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라비에 SCA 회장은 운하측은 좌초에 책임이 없다며 그러나 쇼에이기센이 보상을 하지 않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저널은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좌초 직전에 발생한 모래 폭풍에 초점을 맞췄으나 해양 전문가들은 에버기븐의 당시 운항 속도를 의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해양전문가인 스즈키 구니히로 전 고베대 교수는 NHK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사고 당시 속도와 방향, 위치 등 여러 통계들을 종합할 때 에버기븐이 13노트로 운항한 것으로 추정했다. 수에즈 운하 수로의 운항 제한 속도는 8.6노트속도(1노트=시속 1.852km)로 지정돼있다. 스즈키 교수는 사고 원인이 강풍 아니면 과속 둘 중 하나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에버기븐은 수에즈 운하 통과 당시 이집트인 일등항해사가 승선했으나 이들은 선박 조종에는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1-04-14 08:47:45[파이낸셜뉴스] 말보로 운하(Marlboro canal)라고 불리는 곳이 있습니다. 네 맞습니다. 독자분들이 알고 계신 대표적인 담배 브랜드입니다. 그 장소가 어디냐고요? 바로 최근 초대형선박 에버기븐(Ever Given)호가 좌초돼 전 세계 이목이 쏠린 수에즈 운하입니다. 왜 이같은 별칭으로 불릴까요. 전직 항해사 A씨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처음 수에즈 운하에 갔을 때였습니다. 수에즈 운하 소속 도선사가 선박에 탑승했습니다. 수에즈 운하에 처음 방문했다고 말을 건네니 운하를 사진으로 남겨두라고 권하는 겁니다. 그의 권유에 따라 사진을 찍자, 친절하던 그가 돌변했습니다. 운하는 군사지역이니 벌금을 내야 한다고 협박했습니다. 알고 보니 뇌물을 달라는 말이었습니다. 결국 그에게 말보로 한 보루를 건넬 수밖에 없었습니다." 도선사(pilot)는 선박에 탑승해 길을 안내하는 사람입니다. 선박은 조종이 까다롭기 때문에 항구에 접안하거나 좁은 해역을 지날 때 그 지역의 조류, 바람 등 특성을 잘 알고 있는 도선사가 선박에 올라 선박을 조종합니다. 지역에 따라 의무적으로 도선사를 탑승시킵니다. 수에즈 운하도 강제도선 구역입니다. 사실 에버기븐호 사태가 발생했을 때 대다수 선원들은 사고 발생 장소가 수에즈 운하라는 걸 보고 도선사의 실수 탓일 가능성이 크다고 봤습니다. 선박의 안전한 운항은 뒷전이고 뇌물을 최대한 많이 뜯어가려는 수에즈 도선사들을 떠올린 것이죠. 말보로 운하라는 말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 별칭입니다. A씨의 말을 조금 더 들어보겠습니다. "도선사와 함께 다섯 명 정도가 더 선박에 올라왔습니다. 정체가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뇌물을 챙겨갈 짐꾼들을 데려온 거였습니다. 황당했죠. 전 세계 어느 항구에서도 볼 수 없는 장면이었어요. 뭐 하나라도 트집을 잡아서 뇌물을 뜯어낼 생각밖에 없었습니다." 이번 에버기븐 사고에 대해서는 이같이 말했습니다.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사고 소식을 들었을 때 도선사가 굉장히 까탈스럽거나 과한 것들을 요구하는 탓에 선박 운항에 소홀했다가 사고가 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수에즈 도선사들의 선박 조종 실력 또한 그리 높지 않다고 합니다. 국내 도선사들은 5년 이상의 선장 경력이 있어야 합니다. 3등 항해사에서 시작해 선장까지 오르는데 10년 안팎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 15년은 바다에 경험을 쌓아야 합니다. 하지만 수에즈 도선사들은 최소한의 교육만 받은 채 도선사 업무에 투입되고 있습니다. 그래도 그간 문제 될 게 별로 없었습니다. 수에즈 운하에는 거센 조류나 복잡한 지형이 없습니다. 잔잔한 수면에서 선박을 운항하는 데는 그리 큰 전문성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점차 컨테이너 선박이 대형화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사고가 난 에버기븐호는 길이는 400m에 달합니다. 세로로 세우면 에펠탑보다 높습니다. 선박이 크고 무거울수록 운전이 쉽지 않습니다. 그리고 바람에 취약합니다. 사건 발생 초기 좌초 원인을 갑작스러운 돌풍에 따른 영향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많은 분들이 "어찌 저런 큰 배가 바람에 영향을 받을 수 있냐" "배를 잘 못 만든 거 아니냐" 등의 반응을 보이셨습니다. 실제 대형화물선은 바람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작은 배들이 바람이 일으킨 파도에 출렁거리는 것과는 다른 방식입니다. 선박은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으로 뱃머리가 움직이는 성질을 갖고 있습니다. 이같은 성질을 향풍성이라고 부릅니다. 선박이 크면 클수록 바람을 맞는 배의 옆면이 넓어지고, 바람의 영향도 더 많이 받습니다. 선박이 받는 바람의 힘을 계산하는 '풍압력 계산식'이 있을 정도입니다. 바람이 불면 선박이 실제 나아가는 방향과 뱃머리가 가리키는 방향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바다는 산, 건물 등 장애물이 많은 육지와 다릅니다. 바람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습니다. 수에즈 운하는 사막 한가운데 있습니다. 사막에 부는 돌풍을 막아줄 장애물이 없습니다. 바다와 같은 조건입니다. 선박 갑판 위로 컨테이너를 10층까지 쌓는 컨테이너 선박은 바람에 취약한 선박 중 하나입니다. 길이마저 400m에 달하면서 바람을 맞는 면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졌고, 바람의 영향도 더 크게 받는 겁니다. 컨테이너 선박의 대형화 경쟁은 글로벌 1위 컨테이너선사인 머스크가 2011년 1만8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발주하면서 불이 붙었습니다. 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를 의미합니다. 이후 글로벌 선사들은 2만TEU급 컨테이너선을 경쟁적으로 뽑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수에즈 운하를 막아버렸던 에버기븐호가 2만124TEU입니다. 선박은 대형화됐지만 항만 등 관련 인프라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전 세계에서 2만TEU 컨테이선이 접안 가능한 항구가 몇 군데 없습니다. 우리나라도 부산신항에만 2만TEU 컨테이너선이 접안할 수 있습니다. 수에즈 운하도 대형화에 따른 준비가 부족했던 겁니다. 해기사 출신의 성결대 한종길 동아시아물류학부 교수(부총장)는 "컨테이너선이 대형화됨에 따라 수에즈 운하 도선사들도 시뮬레이션 교육 등을 통해 2만TEU 컨테이너선의 조선을 연습해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 교수는 수에즈 운하 확장 공사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그는 "2015년 수에즈 운하 확장 공사가 완료돼 선박의 양방향 통과가 가능해졌다"면서도 "에버기븐호 사고가 난 부분은 암석이 많은 탓에 공사가 진행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집트 자체적으로 할 수 없는 공사라면 세계해사기구 등에 요구해 방법을 찾았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전했습니다. 결국 이번 사고는 선박 대형화에 따른 후속 조치가 미흡했던 수에즈 운하의 구조적인 문제로 봐야 한다는 진단입니다. 해운 분야 전문가인 윤민현 박사는 한국해운신문에 기고한 '수에즈 운하 사태와 그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해운계는 그동안 규모의 경제론을 이유로 지난 10여년 동안 대형화에 주력해온 결과 선박의 크기는 10년전 대비 배로 커졌지만 그에 상응하는 기술적 물리적 인프라 구축에는 소홀히 해왔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해운계나 보험업계 그리고 당국은 이번 사태의 교훈을 귀담아 새겨두어야 한다"며 "초 대형선이 문제를 일으키면 그 규모 역시 초 대형급이 될 수 있다는 경종"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사고 초기 에버기븐호의 결함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컸습니다. 에버기븐호가 일본 이마바리 조선소에서 건조된 사실이 부각되면서 일본의 기술력이 바닥에 떨어졌다는 식의 논의가 주를 이뤘습니다. 하지만 윤민현 박사의 지적처럼 선박 대형화에 따른 기술적 물리적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는다면 언제든 동일한 사고가 다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에버기븐호에 결함이 존재했다는 지적에만 그쳐서는 안 되는 이유입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2021-04-03 16:11:38지난달 수에즈 운하 마비로 홍역을 치른 이집트 정부가 본격적인 사고 조사와 함께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 현지 당국은 약 6일 동안 운하가 막히면서 발생한 손실액이 10억달러(약 1조1300억원)가 넘는다고 추정했다. 이집트수에즈운하청(SCA)의 오사마 라비 청장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집트TV 방송과 인터뷰에서 '에버기븐'호 좌초 사태로 인한 피해액을 산출할 예정이며 일단 10억달러 이상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길이 400m, 폭 59m의 22만t급 컨테이너선인 에버기븐호는 지난달 23일 수에즈 운하 남단에서 좌초되어 운하를 약 6일 가까이 막았으며 같은달 29일에야 겨우 빠져나왔다. 사건 수습 직전까지 운하 양쪽에서 약 369척의 배가 운하 통행을 기다렸으며 SCA는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하루 81척의 배가 양방향으로 운하를 통과중이라고 밝혔다. 중국을 출발해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향하던 에버기븐은 일단 운하 중앙에 위치한 그레이터비터 호수에 정박중이다. SCA는 전문가들을 에버기븐호에 태워 사고 당시 선원과 선장의 조치를 검토했으며 잠수사를 파견해 선체 아래쪽을 조사했다. 유럽 선박 기술관리 회사인 버나드슐테선박관리(BSM)는 모래바람 등 강풍으로 인해 에버기븐의 항로가 틀어졌다고 추정했으나 SCA는 기계적 결함이나 선장의 잘못된 지시 등을 의심하고 있다. 이집트 당국은 일단 선박을 소유한 일본 쇼에이 기센에 피해 배상을 요구할 전망이다. 에버기븐호가 등록된 국가는 파나마다. 해당 선박을 관리하는 기업은 독일 선박관리기업 베른하르트 슐테이며 대만의 에버그린해운이 에버기븐호를 전세내서 운용하다 사고가 발생했다. 아직까지 쇼에이 기센에 제기된 배상 청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SCA와 더불어 화물 정체로 피해를 입은 다른 관계자들이 소송전을 벌일 경우 쇼에이 기센이 내야할 돈은 10억달러를 크게 넘어설 전망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1-04-01 17:43:11[파이낸셜뉴스] 지난달 수에즈 운하 마비로 홍역을 치른 이집트 정부가 본격적인 사고 조사와 함께 손해배상 청구를 검토하고 있다. 현지 당국은 약 6일 동안 운하가 막히면서 발생한 손실액이 10억달러(약 1조1300억원)가 넘는다고 추정했다. 이집트수에즈운하청(SCA)의 오사마 라비 청장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집트TV 방송과 인터뷰에서 ‘에버기븐’호 좌초 사태로 인한 피해액을 산출할 예정이며 일단 10억달러 이상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길이 400m, 폭 59m의 22만t급 컨테이너선인 에버기븐호는 지난달 23일 수에즈 운하 남단에서 좌초되어 운하를 약 6일 가까이 막았으며 같은달 29일에야 겨우 빠져나왔다. 사건 수습 직전까지 운하 양쪽에서 약 369척의 배가 운하 통행을 기다렸으며 SCA는 지난달 31일 기준으로 하루 81척의 배가 양방향으로 운하를 통과중이라고 밝혔다. 중국을 출발해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향하던 에버기븐은 일단 운하 중앙에 위치한 그레이터비터 호수에 정박중이다. SCA는 전문가들을 에버기븐호에 태워 사고 당시 선원과 선장의 조치를 검토했으며 잠수사를 파견해 선체 아래쪽을 조사했다. 유럽 선박 기술관리 회사인 버나드슐테선박관리(BSM)는 모래바람 등 강풍으로 인해 에버기븐의 항로가 틀어졌다고 추정했으나 SCA는 기계적 결함이나 선장의 잘못된 지시 등을 의심하고 있다. 이집트 당국은 일단 선박을 소유한 일본 쇼에이 기센에 피해 배상을 요구할 전망이다. 에버기븐호가 등록된 국가는 파나마다. 해당 선박을 관리하는 기업은 독일 선박관리기업 베른하르트 슐테이며 대만의 에버그린해운이 에버기븐호를 전세내서 운용하다 사고가 발생했다. 아직까지 쇼에이 기센에 제기된 배상 청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SCA와 더불어 화물 정체로 피해를 입은 다른 관계자들이 소송전을 벌일 경우 쇼에이 기센이 내야할 돈은 10억달러를 크게 넘어설 전망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1-04-01 11:02:40수에즈 운하에서 좌초됐던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 기븐'호가 완전 부양에 성공했지만 막대한 피해를 남기면서 한국 조선사의 LNG(액화천연가스) 추진선 수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집트 수에즈운하관리청(SCA)은 이날 '에버기븐(Ever Given)호' 완전 부양에 성공했다며 운하 통항 재개 소식을 알렸다. 업계는 이번 사고가 국내 LNG선 발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고 조사 결과에 따라 건조사에 대한 기술 우려를 야기할 개연성이 높기 때문이다. 해당 선박은 일본 조선업계 1위인 이마바리조선이 지난 2018년 건조한 2만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이다. SCA는 컨테이너선 좌초와 관련 "강한 바람이 주요 원인은 아니며, 기계 또는 사람의 실수가 사고의 한 원인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앞서 에버그린 측은 "갑자기 불어온 강한 바람으로 선박이 항로를 이탈해 좌초됐다"고 밝혔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수석연구위원은 "수에즈 운하에서는 개방형 스크러버를 가동하는 선박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제재를 가하고 있는데, '에버 그린'호는 수에즈 운하를 통과할 때 저황유를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며, 연료특성 차이로 추진엔진이 손상돼 추진력을 잃었을 수도 있다"면서 "주요 교통로에서 저황유를 사용해야 하는 중고선박에 대한 선주들의 기술적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결국 운항을 위해선 LNG로의 빠른 연료 전환이 가장 실용적인 방안으로 고려되며, 국내 조선업계가 LNG추진선 수주를 독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mjk@fnnews.com 김미정 기자
2021-03-30 18:23:49세계 해운은 마비시켰던 수에즈 운하 사태가 일단락된 가운데 운하와 선사 간의 책임공방이 치열해지고 있다. 운하를 관리하는 이집트 당국은 사고의 책임이 선장과 선사에 있다고 주장했으나 업계 관계자들은 운하가 비싼 사용료를 받으면서도 안전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의견을 냈다.마하브 마미시 이집트 대통령 항만개발 및 수에즈 운하 담당 보좌관은 29일(현지시간)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과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의 책임이 '에버기븐'호의 선장에게 있다고 말했다. 길이 400m, 폭 59m의 22만t급 컨테이너선인 에버기븐은 지난 23일 수에즈 운하 남단에서 좌초되어 운하를 약 6일 가까이 막았으며 29일에야 겨우 빠져나왔다. 중국에서 출발해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향하던 해당 선박은 로테르담 도착 이후 정밀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에버기븐호는 사고 당시 강풍으로 인해 항로를 이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오사마 라비 수에즈운하관리청장은 강풍이 주요 원인이 아니라며 기계적 결함이나 인간의 실수가 있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마미시는 사건의 책임이 선사와 선장에게 있다며 "운하는 완벽하게 안전하다. 모든 선박이 사고 없이 지난다"며 "사고가 발생하는 건 아주 드문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건 때문에 운하를 보강할 필요는 없다며 "선박 좌초로 인한 결과에 대한 보상과 예인선 사용료 등 모든 비용을 선주에게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라비는 이번 사고 때문에 이집트 당국이 하루 1400만달러(약 158억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추정했다. 에버기븐호는 이력이 매우 복잡한 배다. 일단 선박의 소유주는 일본 선사 쇼에이 기센이지만 등록된 국가는 파나마다. 해당 선박을 관리하는 기업은 독일 선박관리기업 베른하르트 슐테이며 대만의 에버그린해운이 에버기븐호를 전세내서 운용하다 사고가 발생했다. 이집트 정부는 쇼에이 기센에 보상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운하관리청의 잘못을 의심하는 의견도 있다. BBC는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려면 10만∼30만달러(약 1억∼3억원) 통항료를 내야 할 뿐 아니라 이집트의 규정에 따라 의무적으로 전문항해사를 태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관계자들을 인용해 운하 통항 전문 이집트 일등 항해사 2명이 이번 사고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탑승한 항해사들이 선장과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항해사들이 통항 도중에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왔다. WP는 만약 사건의 원인이 이집트측 전문 항해사의 실수라고 해도 법적인 책임이 없다고 설명했다. 국제 해사법에 따르면 선박 사고의 최종 책임은 선장에게 있다. 수에즈운하 길이 다시 열렸지만 운하를 1주일 동안 막았던 '에버기븐호' 충격파는 전세계 공급망에 수개월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됐다. 공급망관리협회(ASCM)의 더글러스 켄트 수석 부회장은 "수에즈 운하를 가로 막던 배를 성공적으로 빼낸 것에 환호하고 있지만 이게 끝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켄트 부회장은 "이로 인해 항만과 기타 물류 적체가 지속될 것이 분명하다"면서 "이후 혼란 역시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수에즈운하는 전세계 교역량의 12%, 전세계 해상석유 운송의 10%를 담당하는 곳이어서 1주일 공백이 세계 공급망에 심각한 후폭풍을 몰고 올 수밖에 없다. 영국 로이드리스트에 따르면 수에즈운하를 통과하는 물류 규모는 금액 기준으로 시간당 4억달러, 하루 90억달러가 넘는다. 노스이스턴대 정치학과의 스티븐 플린 교수는 "이 정도 규모의 1주일 운송 차질은 앞으로도 폭포수 효과를 낼 것"이라면서 "상황이 정리돼 정상 수준 근처로 회복되기까지 최소 60일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세계 공급망은 연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게 됐다. 일시에 몰려드는 배들로 가뜩이나 적체를 빚는 항만이 엄청난 혼잡에 직면할 수밖에 없게 됐고, 배들의 운항 스케줄도 차례차례 밀리게 됐다. 무엇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압박 받고 있는 전세계 공급망이 이제 극심한 압박에 시달리게 됐다. 부품 부족으로 조립 생산 라인이 멈춰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반도체 부품 공급 차질로 품귀난을 빚고 있는 반도체 생산도 더뎌질 전망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송경재 기자
2021-03-30 17:5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