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JECT0# [파이낸셜뉴스] 치앙마이에서 먹는 3번째 아침, 식당으로 향하는 길에 한국 가족을 비롯해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지나치며 우리가 향하는 곳이 '맛집'임을 직감했다. 식당의 이름은 '펀 포레스트 카페'로 야외 정원 느낌으로 꾸며진 브런치 카페였다. 카페의 규모가 꽤 컸음에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식사를 즐기고 있었다. 파라솔 그늘 아래, 야외 좌석에 앉아 세계 각국의 사람들을 구경하며 아메리칸 브렉퍼스트와 샌드위치 등을 먹었다. 치앙마이에서 해결한 세 끼의 아침 중 음식, 가격, 분위기 모든 면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다. 식사를 한 뒤 이곳에서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카페로 향했다. 치앙마이 3대 커피 중 한 곳으로 알려진 '아카아마 프라싱'이라는 곳이었다. 시그니처 메뉴라는 '더티 라떼'와 에스프레소에 꿀과 오렌지 필을 넣은 '마니마나'를 한 잔씩 시켰다. 2층에 올라 커피를 만든는 것을 직접 봤는데 '마니마나'는 칵테일처럼 여러가지 재료를 넣고 섞는 과정이 있었다. 커피의 쓴 맛과 달달한 꿀의 맛, 오렌지의 상긋함이 나름 잘 어울렸다. 밥과 커피를 뱃속에 채우고 차를 몰았다. 싼깜팽 온천, 유황물에 삶아 먹는 계란의 맛 이날의 첫 목적지는 치앙마이에서 매깜뻥 가는 길에 들릴 수 있는 싼깜팽 온천이었다. 방문한 날은 평일이라 그런지 관광객보다는 현지인이 더 많았다. 온천 부지는 족욕을 할 수 있는 야외 족욕탕부터 시작해서 계란을 삶아 먹을 수 있는 곳, 실제로 온천이 가능한 곳, 정원부지 등 상당히 넓었다. 온천 곳곳에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귀여운 동상과 음식과 음료를 주문할 수 있는 식당이 있었다. 대나무 바구니에 담긴 계란을 사서, 갈고리에 담긴 쇠 막대를 통해 100도 가까운 온천 물에 담가 놓았다 나중에 꺼내 먹을 수 있다. 한국 찜질방의 구운 계란 절반도 안되는 가격에 직접 유황물에 계란을 삶고 나중에 까먹는 재미가 쏠쏠했다. 넉넉한 일정으로 오면 한 켠에 마련된 실내 온천장에서 유료로 온천을 즐길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1년 내내 여름인 이곳에서 굳이 온천을 즐기는 사람이 있을까도 싶었다. 땅에서 솟구쳐 오르는 유황 온천물에는 '온도가 105도에 달하니 접근금지'라는 경고 문이 붙어 있기도 했다. 온천 부지를 둘러보다 음료를 하나 사서, 삶은 계란과 함께 먹었다. 매깜뻥, 시골의 향수와 소박한 삶의 모습 매깜뻥(매캄퐁)은 싼깜팽과 인접한 암퍼 매언에 자리한 농촌 마을이자 홈스테이 시범 마을로 알려졌다. 커피와 차를 재배하는 이곳에 참아 하룻밤 묵어가며 시골 향수를 채우는 관광지로 유명한 곳이다. 치앙마이 여행에 대한 정보를 수집할 때 이곳을 최고로 꼽는 사람도 종종 있었다. 산속 깊은 도로를 따라 들어가다 보면 매깜뻥 마을이 나온다. 마을 입구의 초입에는 커다란 강아지의 얼굴 벽화를 볼 수 있다. 좁고 한쪽으로 난 길을 따라 가다보면 꼬치를 파는 식당, 기념품 가게 등이 일려로 나온다. 시간이 조금 여유롭다면 '매깜뻥 폭포'는 반드시 가보는 것이 좋다. 더운 날씨에 땀을 흘려 가며 언덕길을 오르다 보면 매깜뻥 폭포가 나온다. 폭포가 보인다고 바로 돌아서지 말고 폭포를 따라 산을 오르면 치앙마이 '매사폭포'처럼 산을 따라 또 다른 폭포가 여럿 나온다. 정상까지 올라가면 더 이상 올라 갈 수 없는 마지막 폭포가 나오는데 뿌듯함과 시원함이 동시에 몰려온다. 폭포의 정상을 보고 내려오는 길에는 뷰가 좋은 카페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게스트하우스와 카페를 겸하는 '라비앙 뷰 카페'란곳으로 가게에서 기르는 고양이 여러 마리가 한가롭게 놀고 있었다. ■미쉐린 로띠, 1시간 기다릴 맛은 아니더라 매깜뻥 폭포로 '폭풍 등산'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니 이른 저녁 시간이었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저녁을 먹는 대신 미쉐린 가이드에 등재됐다는 유일한 길거리 로띠를 먹기로 했다. 숙소가 타페게이트 근처였는데 미쉐린 로띠 역시 그 근방이었다. 오픈 시간에 맞춰 로띠 가게에 갔지만 아직 장사를 시작하고 있지 않았다. 주인 없는 로띠 리어카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태국 여성에게 물어보니 "자신은 1시간 전부터 기다리고 있는데, 주인 할머니에게 전화를 해보니 곧 장사를 할 것이라한다"고 말했다. 무작정 기다리느니 도보로 치앙마이 시내를 크게 둘러보기로 했다. 1시간 쯤 치앙마이 시내를 둘러보고 돌아오니 그제서야 할머니 두 분이 가게를 열고 장사를 하고 있었다. 수십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미 줄을 서고 있어 쪽지에 번호를 남기고 시간에 맞춰 다시 돌아오기로 했다. 우리는 66번인가를 받았는데 다른 곳에서 30~40분 군것질을 하고 돌아오는 60번대 로띠를 굽는 중이셨다.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20~30분을 더 기다려서 초코 로띠와 바나나 로띠 2개를 받을 수 있었다. 접시에 받아든 로띠는 거리에 앉은 자리에서 바로 먹어 치웠다. 유튜브 등에도 수많은 로띠 리뷰가 있었는데 먹고난 감상은 나와 일행 모두 "뭐야, 이거 그냥 로띠잖아"였다. 그렇다고 특별히 맛있는 로띠도 아니고 싼 것도 아니고 기교가 들어간 로띠도 아니었다. 비유하자면 한국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호떡인데 무슨 연유인지 미쉐린가이드를 받아 필요 이상으로 유명해진 것 같았다. 광장시장 앞에 꽈배기를 먹이 위해 줄을 서 있는 외국인이 생각났다. ■루프탑 펍, '타페이스트'서 라이브 재즈 음악까지 로띠를 먹고 인근에 있는 루프탑 펍으로 자리를 옮겼다. '하이드랜드.cnx'라는 곳으로 건물 옥상에 만든 일본식 이자카야 같은 느낌의 술집이었다. 여러가지 꼬치 요리와 일본식 주점 요리를 파는 곳으로 개인적으로는 닭껍질 튀김 꼬치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하이볼을 시켜 놓고 옥상의 난간에 앉아 치앙마이 시내를 내려다보며 사진을 찍었다. 우리 테이블의 양 옆으로 모두 연인으로 보이는 듯한 2명이 자리를 잡았는데 신기하게도 두 테이블 모두 크게 다투거나, 헤어질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안주도 맛있고, 술도 맛있는 곳에서 '왜들 그리 다운돼 있는지' 알수 없었다. 앉은 자리에서 하이볼을 한 잔씩 하고 추가로 주문을 할까 하다가 생각을 고쳐 먹었다. 이날이 치앙마이에서 보내는 마지막 하루였기 때문에 하나라도 더 많은 곳을 가보고 싶었다. 펍을 나와 바로 아래에 있는 '카놈완 창모이'라는 디저트 가게에서 태국 현지 디저트를 먹고 라이브 재즈 카페를 들을 수 있는 곳에 가기로 했다. 몇 군데를 검색한 뒤에 가장 가까이에 있는 '타페 이스트'란 곳으로 향했다. 실내석과 야외석 대부분이 만석으로 칵테일과 주류 등을 시키면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곳이었다. 우리는 총 3명의 뮤지션을 봤는데 한 명 한 명 모두 개성 넘치고 음악도 좋았다. 음악에 대한 감사함은 팁 박스에 100밧을 넣는 것으로 대신했다. 타페 이스트에는 다양한 국가, 연령, 사연의 손님이 보였는데 그 중 한 중년 신사가 특히 눈길을 끌었다. 영국 프로 축구리그 아스날FC의 감독 '아르센 벵거'를 꼭 닮은 서양 아저씨가 있어서 일행과 소리 죽여 웃음을 참았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04-12 16:11:29[파이낸셜뉴스] 이번 여행은 치앙마이 4박, 치앙라이 3박으로 총 7박 8일 일정이었다. 항공권 가격을 아끼기 위해 중국동방항공의 경유 항공편 탔다. 인천→상하이→치앙마이 여정으로 항공권 가격은 20만원이 조금 안 됐다. 기내식이 매번 나온 것은 장점, 상하이 항공에서 밤을 지새운 것은 단점이었다. 치앙마이행 비행기는 1시간 정도 지연이 됐고, 2월 23일 금요일 오후 4시쯤 치앙마이 공항에 도착했다. 치앙마이에서 4박을 한 뒤 버스를 타고 치앙라이로 이동했다. 한국에 돌아올 때는 치앙라이에서 에어아시아를 탄 뒤 방콕에 내리고, 다시 다른 국적 항공사의 항공편으로 한국에 돌아왔다. 가격이 싼 경유 항공권을 이용하는 것도 좋지만, 여행의 피로가 쌓인 뒤 귀국할 때는 직항 항공편을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됐다. 아래는 총 7박 8일 간의 주요 일정과 일부 식당을 기록한 내용이다. 차를 타고 이동했기 때문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관광객보다는 훨씬 더 많은 곳, 더 멀리 있는 다양한 곳까지 볼 수 있었다. 여행 일자별로 동선을 고려해 이동했기 때문에 치앙마이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참고 사항이 될 수 있을 듯하다. 가보고 싶거나 해보고 싶었는데 못한 것을 몇 가지 꼽자면 △코끼리 보호소에서 코끼리 먹이주기와 목욕시키기 △도이인타논 국립공원 트레킹 △정글을 가로 지르는 짚라인 체험 등이다. 치앙마이는 방콕에 비해 저렴한 물가로 한 달 살기가 유명한 곳이다. 한국의 오피스텔과 비슷한 콘도미니엄을 1달 동안 렌트해 사는데 보통 한 달 월세가 50만원~100만원 수준이라고 한다. 다만 건기와 우기에 따라 치앙마이 미세먼지는 세계에서 가장 악명이 높다고 하니 참고해야 한다. #OBJECT0# 비행기 놓칠 뻔한 썰.. 여행자의 적 비염 치앙마이행 비행기를 타기 전, 상하이 공항 내부에 있는 벤치에서 사실상 노숙을 해야했다. 경유로라도 중국 땅을 밟아본 것은 처음이었는데 상하이 공항의 와이파이는 사실상 먹통이었다. 공항 내에 마련된 자판기 같은 기기에서 여권을 스캔하고 와이파이 접속 패스워드를 얻었지만 카카오톡이나 네이버와 같은 한국의 사이트 전부를 이용할 수 없었다. 인터넷이 막히니 너무 답답했는데, 일부 유럽의 관광객들은 차단된 사이트 없이 와이파이로 인터넷을 자유롭게 하고 있었다. 나 말고 다른 한국인들도 비슷한 상황이었는데 '외교 문제 등으로 중국 정부가 한국인의 와이파이만 막아 놓은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밤을 지새우고 치앙마이로 가는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정해진 게이트로 이동했다. 보딩 시간이 가까워 오자 이제는 새삼스럽지도 않은 저비용항공사(LCC)의 지연 안내가 있었다. '몇 시간 지연되는 것인가'하고 물어봤지만 동방항공의 직원은 시간은 정해지지 않고 지연됐다는 말만했다. 게이트쪽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잠깐 눈을 붙였다. 전날 제대로 자지 못해 잠깐이지만 깊은 잠에 빠졌는데 잠결에 퍼뜩 정신이 들며 눈이 떠졌다. 주위를 살펴보니 나를 빼고 모두 비행기 탑승을 마친 상태였다. 허겁지겁 비행기 게이트로 뛰어가 거의 마지막으로 비행기에 탑승했다. 전날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고, 날씨도 쌀쌀했기 때문에 기존에 앓고 있던 비염이 조금 심해졌다. 비행기가 착륙할 시간이 다가오고 고도를 낮추기 시작하자 귀 고막 부분이 찢어질 정도로 아프기 시작했다. 비염이 있는 사람들은 종종 느끼는 고통인데 비행기가 고도를 낮추고, 압력이 증가하기 시작할 때 고막에 미칠듯한 통증이 느껴질 때가 있다. 내 고막을 사이에 두고 외부와 내부에서 뾰족한 바늘이 동시에 찌르는 느낌인데, 비염이나 축농증이 없는 사람은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고통이다. 비행기를 탈 때 한번도 이 고통을 느껴보지 못한 사람은 굉장히 행복한 사람일 것인데 사실상 이런 고통이 있다는 걸 알지도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원님만 화이트마켓과 비어랩 맥주 치앙마이 첫 호텔은 '마야몰'에서 도보 5분 정도 거리에 잡았다. 저렴한 호텔을 적당히 잡은 거라 별다른 특징이 없었고 생각보다 방이 작았다. 짐을 풀고, 샤워를 하고, 잠시 쉰 뒤에 치앙마이에서 첫 끼를 해결하기 위해 식당으로 향했다. 치앙마이는 저렴한 가격에 미쉐린 등록 레스토랑이 많은 곳으로 유명하다. 오기 전 유튜브 등을 통해 구글맵에 100곳이 넘는 식당을 체크해 두었다. 먹을 것보단 체험과 경험에 우선 순위를 두는 편이라 일정에 맞춰 적당한 곳에 가기 위해 가능한 많은 리스트를 만들어 뒀다. 첫 날 저녁을 먹은 곳은 '흐언므언짜이'라는 현지 음식점이었다. 오래된 목조 건물을 복원한 식당으로 웨이팅이 있어 20~30분 정도 기다려야 했다. 바로 인근에 '카오소이 매싸이'라는 있었다. 태국 북부 요리인 '카오소이'는 치앙마이를 여행하게 되면 반드시 먹게 되는 메뉴다. 태국 북부지역의 대표 요리인 '카오소이'는 코코넛 밀크에 카레 가루를 넣은 국물에 에그 누들을 넣은 면요리다. 고명으로 튀긴 에그 누들을 올려주고 취향에 따라 닭, 소고기 등 고기를 선택해 먹을 수 있다. 식당마다 맛이 조금씩 다른데 흐언므언짜이의 카오소이는 달콤하고 부드러운 호불호 없는 맛이었다. 이후 두 번째 먹은 카오소이 식당은 매콤한 맛이 특징이었다. 카오소이, 태국식 소시지 싸이끄록, 삼겹살을 튀긴 듯한 돼지고기 요리를 먹었다. 저녁을 먹고 도보 거리에 있는 '비어 랩'이라는 펍을 찾았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펍으로 가격대는 조금 있었지만 분위기가 괜찮았다. 다양한 수제 맥주와 칵테일 등을 갖추고 있었는데 첫 잔은 '치앙마이 블라섬'이라는 하우스 맥주를 골랐다. 메뉴판이 복잡할 땐 직원에게 추천 메뉴를 물어보거나, 가장 윗줄에 있거나, 별 표시가 돼 있는 걸 고르는 편이다. 밥으로 배를 채우고, 맥주로 목을 축이고 소화도 시킬겸 걸어서 숙소로 향했다.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원님만'옆에 조성된 플리 마켓인 '화이트 마켓'에 잠깐 들려 구경했다. 버스킹 공연이 열리고, 일본식 소품 등을 파는 아기자기하고 분위기 있는 시장이었다. 10년 전 홍대느낌 '반캉왓' 치앙마이 이틀째 아침에는 미리 예약해둔 렌터카를 받았다. 닛산의 작은 승합차였다. 사전 흠집 등을 체크하고, 선불금으로 약 1만 밧(4만원)을 건넸다. 역사적인 이유로 태국에 돌아다니는 차량 대부분은 일본산 차다. 다만, 작년과 달리 올해는 BYD 같은 중국 전기차 브랜드도 종종 눈에 띄었다. 늦은 아침은 치앙마이 부자들이 많이 살고 있다는 '님만해민'의 한 카페에서 해결했다. 님만해민은 치앙마이의 가로수길 이라고도 불리는데 우리가 간 식당은 '로즈마리'라는 작은 카페였다. 열대 과일을 두르고 꿀을 올린 토스트와 샌드위치 등을 먹었다. 이어 차를 몰고 '반캉왓'으로 향했다. 반캉왓은 지역 예술인들이 공동으로 만든 공동체 공간이다. 한국으로 치면 약 10년 전의 홍대거리를 걷는 느낌이 든다. 평일에는 문을 열지 않아 출발 전에 요일을 체크하는 것이 필수다. 작은 수공예품과,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수제 가죽과 종이로 만든 수첩(노트)을 파는 곳이 있었는데 살짝 지름신이 왔지만 참기로 했다. 노트 표지에 적힌 "당신이 책을 읽을 때, 당신은 작가의 언어를 읽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글을 쓸 때, 당신은 당신의 영혼을 읽습니다"라는 문장이 좋았다. 이어 '반캉왓' 인근에 있는 카페 넘버39에 들렸다. 작은 숲 안에 나무로 지은 집이 있고 중간에 파란 호수가 있는 인테리어의 카페다. 사진을 찍기 좋은 카페로 '물감을 섞어 놓은 듯한 푸른 호수'는 실제로 주인이 물감을 풀어 놓은 것이라고 한다. 음료와 케이크를 먹으며 나무 위에 마련된 작은 집에서 라이브로 음악을 연주하는 밴드의 노래도 들을 수 있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4-03-22 16:43:46【파이낸셜뉴스 도쿄=박소연 기자】 #. 생굴 5개 4000엔, 성게는 2000엔. 오사카시 츄오구 쿠로몬 시장 한 가게 앞은 길거리 음식을 즐기는 외국인 관광객의 굴 먹방이 한창이었다. 이 가게 주인은 "일본인은 바가지라고 할지 모르지만, 외국인은 자국보다 싸다고 기꺼이 사준다"고 했다. 한 번에 3만~4만엔을 소비하는 그룹도 꽤 있다고 한다. 인근 게 전문점에서는 게 다리 4개 세트가 1만2000엔에 팔린다. 일본 관광지 음식 가격이 치솟고 있다고 산케이신문이 11일 보도했다. 엔저 효과에 더해 인바운드(방일 외국인 관광객) 전용으로 고액의 상품·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2월에 문을 연 도쿄 토요스의 한 식당은 '인바운드 동'으로 주목 받았다. 해산물 덮밥이 외국인 관광객에게 2만엔께에 팔리는 것을 두고, '관광객 입국'과 '덮밥'이란 단어를 합쳐 '인바운드 동'이란 신조어가 탄생한 것이다. 기록적 엔저로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관광 물가가 전례 없이 뛰어서다. 일본 관광청의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인바운드 여행소비액은 5조2923억엔으로 역대 최고치를 돌파했다. 정부 목표인 5조엔을 돌파했다. 코로나 영향이 없었던 2018년 4조8135억엔과 비교해서도 약 10% 증가했다. 가장 큰 요인으로 체재 기간이 늘어난 점이 꼽힌다. 지난 5년간 인바운드 평균 숙박수는 10.2박으로, 2018년 대비 1.3박 증가했다. 체재 기간이 늘어나면서 숙박비나 식음료 등에 지출하는 비용도 커진 것이다.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인바운드 1인당의 지출액은 약 21만2000엔으로 2018년대비 33.8% 증가했다. 정부 목표액의 20만엔을 웃돌았다. 숙박이 약 7만3000엔으로 가장 높았고, 그다음으로 쇼핑이 약 5만6000엔, 음식이 약 4만8000엔이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2024-03-11 07:20:20【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연초 한덕수 국무총리가 담당 공무원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극찬한 울산 '현대자동차 전기차(EV) 신공장의 신속한 인·허가 처리' 사례는 공무원의 충실한 임무 수행도 빛났지만 김두겸 울산시장 탁월한 시정 운영이 빚어낸 성과였다. 김두겸 울산시장이 이끄는 민선 8기 울산시의 정책 목표는 '울산의 이익 극대화'와 계속되는 인구감소와 경기침체 극복이다. 이를 위해 '기업'과 '일자리 창출'이 중심이어야 한다. 기업의 투자유치를 끌어내려면 규제완화 등 이윤 창출을 위한 파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김 시장의 생각이었다. 그 결과는 울산의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와 인구 증가로 나타났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지난 23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가장 뿌듯한 성과로 울산 총인구의 증가를 꼽았다. 지난해 9월 인구 감소세를 멈추고 증가세로 돌아선 뒤 약 4개월 동안 1067명이 늘어났다. 같은 기간 영남권 5개 광역 지방자치단체 중 인구가 늘어난 곳은 울산이 유일했다. 김 시장은 "취임 이후 한 달 평균 1조원에 이르는 총 16조원 대의 기업 투자 유치를 달성했고 울산의 고용률도 60.7%로 11년 6개월만에 최고치를 달성했다"라며 "취임할 때 부자 도시, 청년 도시를 만들겠다고 했던 약속을 잘 지키고 있어 뿌듯하다"라고 말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올해 첫 해외 사절단을 이끌고 최근 10일간 미국을 방문한 뒤 귀국했다. 이번 미국 방문 또한 울산시가 추구해야할 미래 산업의 방향과 정책 수립을 위한 발 빠른 행보로 평가되고 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남다른 발상으로 주목 받는 김두겸 울산시장이 갑진년 한 해를 어떻게 이끌어 것인지 그 생각을 들어 봤다. ―올해 핵심 사업은 어떤 것이 있나 ▲지난해처럼 계속해 기업 투자가 이어지도록 지속 가능한 투자 기반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 지난해 울산 주도로 발전소 지역 전기요금을 싸게 하는, 이른 바 전기요금 차등제를 위한 '분산에너지특별법'이 제정돼 오는 6월부터 시행된다. 시행 즉시 울산이 첫 분산에너지 특구가 되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구가 되면 한전을 거치지 않고 지역에서 생산된 전기를 직거래할 수 있다. 이는 가격 경쟁력 제고로 이어져 반도체, 이차전지, 데이터센터 같은 에너지 다소비 기업들이 울산으로 몰려드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울산은 산업단지가 많아 전력 수요와 공급이 균형적이다. 현재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을 위한 세부 법령 수립도 산업부를 도와 울산이 주도하고 있다. 산업부 동향을 살펴보니 울산이 가장 먼저 특구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 ―울산시가 추진 중인 도심융합특구는 어떻게 되나 ▲현 정부의 균형발전 핵심 정책은 도심융합특구, 기회발전특구, 교육발전특구, 문화특구 등 '지방시대 4대 특구'이다. 도심융합특구는 판교 테크노파크처럼 특정 산업의 산학연 기관을 집중시키고 주거, 교육, 문화공간을 갖춘 신도를 조성하는, 새로운 성장거점을 만드는 사업이다. 울산은 도심융합특구 선도사업지로 선정돼 KTX역세권과 다운동 테크노파크 일대에서 준비 중이다. 지난해 말 다운동 일대의 그린벨트가 해제돼 탄력을 받고 있다. 다운동은 '탄소중립 특화단지'로 조성되면 기업과 인재가 몰리는 울산의 새로운 구심점이 될 것이다. 기회발전특구는 기업의 이전과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각종 세금감면과 규제 특례가 제공된다. 수소와 이차전지 등을 중심으로 KTX역세권, 미포지구, 장현산단 등에 추진할 계획이다. 투자기업을 유치해 오는 10월 특구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교육발전특구와 문화특구를 위해 주력산업 고도화와 신산업 육성에 더욱 힘 쏟을 것이다. ―소극적인 정부의 권한 이양은 걸림돌이 되지 않는가 ▲지방시대를 열고자 하는 지방정부의 수장으로서 느끼는 가장 아쉬운 점이 바로 정부의 권한 이양 문제다. 지방이 진정한 주인이 되려면 국토이용권, 조세권, 자치권 등이 이양되어야 한다. 먼저 기업 유치와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해서는 그린벨트 해제인데 부분적으로 권한이 확대돼 울산 다운지구가 첫 해제지가 됐지만 아직 전면 해제는 되지 않았다. 조세권은 중앙에 결속돼 있다. 소득세, 소비세, 법인세 같은 주요 세원이 중앙에 집중돼 있어 항목을 지방세로 이전하거나 지방교부세 확대, 지역자원시설세 신설 등 실질적인 지방정부 조세권 확대 방안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 지방정부가 직접 행정 계획을 세우고 인력을 구성하도록 자치계획권이나 자치조직권 확대도 절실하다. ―'꿀잼 도시' 실현을 위한 올해의 계획은? ▲'꿀잼 도시' 만들기의 신호탄은 지난해 부활한 '울산공업축제'이다. 이를 계기로 '노잼 도시'가 아닌 '꿀잼 도시'라는 입소문이 점점 퍼지고 있다. 울산 시민 70만명이 참여하면서 성공적으로 부활한 울산공업축제는 가장 울산다운 축제라는 평가를 얻었다. 축제에 대한 시민 만족도 조사 결과를 살펴 올해는 장점을 더 강화하고 단점을 보완해 명실상부한 울산 대표축제로 자리매김 시킬 것이다. 꿀잼 도시를 위해 문화예술 뿐만 아니라 공공체육시설 강화에도 힘쓸 것이다. 지난해 11월 일본을 방문했다. 인구 6만의 소도시인 기타히로시마의 '에스콘필드 야구장'은 호텔, 온천, 식당을 갖춘 복합 문화·관광·체육시설인데, 개관 8개월만에 야구 관람객 200만명이 방문했을 정도로 인기였다. 현재 울산의 주요 체육시설인 축구장과 야구장 등은 경기가 열리는 몇 안 되는 날을 제외하면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문수야구장에 유스호스텔을 문수테니스장은 다목적 구장 등으로 시설을 개선하고 파크골프장을 조성해 체육 분야의 재미와 성장 동력을 추구할 것이다. 이외에도 태화강 국가정원 봄꽃축제, 울산대공원 장미축제, 시니어축제 등 시민의 일상이 풍요로워지는 문화 행사를 더 다채롭고 수준 높게 만들어 갈 것이다. 또 울산은 랜드마크가 될 태화강 위 오페라하우스 건립도 공모전을 통해 디자인을 확정하는 등 순항 중이다. 설계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가에게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울산 또 한국관광공사가 뽑은 반려동물 친화관광도시로 선정됐다. 더욱 더 반련 동물 관련 관광을 활성화 시킬 계획이다. 여기에다 기업현장투어, 울산박물관 산업사 전시실 리모델링, 지역 특화 전시회 등 울산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산업관광 콘텐츠를 개발할 계획이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4-01-24 18:03:52김두겸 울산시장이 지난 23일 지방시대 특구 준비와 '꿀잼 도시' 조성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울산시 제공 【울산=최수상 기자】 연초 한덕수 국무총리가 담당 공무원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극찬한 울산 ‘현대자동차 전기차(EV) 신공장의 신속한 인·허가 처리’ 사례는 공무원의 충실한 임무 수행도 빛났지만 김두겸 울산시장 탁월한 시정 운영이 빚어낸 성과였다. 김두겸 울산시장이 이끄는 민선 8기 울산시의 정책 목표는 ‘울산의 이익 극대화’와 계속되는 인구감소와 경기침체 극복이다. 이를 위해 ‘기업’과 ‘일자리 창출’이 중심이어야 한다. 기업의 투자유치를 끌어내려면 규제완화 등 이윤 창출을 위한 파격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게 김 시장의 생각이었다. 그 결과는 울산의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와 인구 증가로 나타났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지난 23일 본지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가장 뿌듯한 성과로 울산 총인구의 증가를 꼽았다. 지난해 9월 인구 감소세를 멈추고 증가세로 돌아선 뒤 약 4개월 동안 1067명이 늘어났다. 같은 기간 영남권 5개 광역 지방자치단체 중 인구가 늘어난 곳은 울산이 유일했다. 김 시장은 “취임 이후 한 달 평균 1조원에 이르는 총 16조원 대의 기업 투자 유치를 달성했고 울산의 고용률도 60.7%로 11년 6개월만에 최고치를 달성했다”라며 “취임할 때 부자 도시, 청년 도시를 만들겠다고 했던 약속을 잘 지키고 있어 뿌듯하다”라고 말했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올해 첫 해외 사절단을 이끌고 최근 10일간 미국을 방문한 뒤 귀국했다. 이번 미국 방문 또한 울산시가 추구해야할 미래 산업의 방향과 정책 수립을 위한 발 빠른 행보로 평가되고 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남다른 발상으로 주목 받는 김두겸 울산시장이 갑진년 한 해를 어떻게 이끌어 것인지 그 생각을 들어 봤다. ―올해 핵심 사업은 어떤 것이 있나 ▲지난해처럼 계속해 기업 투자가 이어지도록 지속 가능한 투자 기반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 지난해 울산 주도로 발전소 지역 전기요금을 싸게 하는, 이른 바 전기요금 차등제를 위한 ‘분산에너지특별법’이 제정돼 오는 6월부터 시행된다. 시행 즉시 울산이 첫 분산에너지 특구가 되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구가 되면 한전을 거치지 않고 지역에서 생산된 전기를 직거래할 수 있다. 이는 가격 경쟁력 제고로 이어져 반도체, 이차전지, 데이터센터 같은 에너지 다소비 기업들이 울산으로 몰려드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울산은 산업단지가 많아 전력 수요와 공급이 균형적이다. 현재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을 위한 세부 법령 수립도 산업부를 도와 울산이 주도하고 있다. 산업부 동향을 살펴보니 울산이 가장 먼저 특구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 ―울산시가 추진 중인 도심융합특구는 어떻게 되나 ▲현 정부의 균형발전 핵심 정책은 도심융합특구, 기회발전특구, 교육발전특구, 문화특구 등 ‘지방시대 4대 특구’이다. 도심융합특구는 판교 테크노파크처럼 특정 산업의 산학연 기관을 집중시키고 주거, 교육, 문화공간을 갖춘 신도를 조성하는, 새로운 성장거점을 만드는 사업이다. 울산은 도심융합특구 선도사업지로 선정돼 KTX역세권과 다운동 테크노파크 일대에서 준비 중이다. 지난해 말 다운동 일대의 그린벨트가 해제돼 탄력을 받고 있다. 다운동은 ‘탄소중립 특화단지’로 조성되면 기업과 인재가 몰리는 울산의 새로운 구심점이 될 것이다. 기회발전특구는 기업의 이전과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각종 세금감면과 규제 특례가 제공된다. 수소와 이차전지 등을 중심으로 KTX역세권, 미포지구, 장현산단 등에 추진할 계획이다. 투자기업을 유치해 오는 10월 특구 지정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교육발전특구와 문화특구를 위해 주력산업 고도화와 신산업 육성에 더욱 힘 쏟을 것이다. ―소극적인 정부의 권한 이양은 걸림돌이 되지 않는가 ▲지방시대를 열고자 하는 지방정부의 수장으로서 느끼는 가장 아쉬운 점이 바로 정부의 권한 이양 문제다. 지방이 진정한 주인이 되려면 국토이용권, 조세권, 자치권 등이 이양되어야 한다. 먼저 기업 유치와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해서는 그린벨트 해제인데 부분적으로 권한이 확대돼 울산 다운지구가 첫 해제지가 됐지만 아직 전면 해제는 되지 않았다. 조세권은 중앙에 결속돼 있다. 소득세, 소비세, 법인세 같은 주요 세원이 중앙에 집중돼 있어 항목을 지방세로 이전하거나 지방교부세 확대, 지역자원시설세 신설 등 실질적인 지방정부 조세권 확대 방안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 지방정부가 직접 행정 계획을 세우고 인력을 구성하도록 자치계획권이나 자치조직권 확대도 절실하다. ―‘꿈잼 도시’ 실현을 위한 올해의 계획은? ▲‘꿀잼 도시’ 만들기의 신호탄은 지난해 부활한 ‘울산공업축제’이다. 이를 계기로 '노잼 도시'가 아닌 '꿀잼 도시'라는 입소문이 점점 퍼지고 있다. 울산 시민 70만명이 참여하면서 성공적으로 부활한 울산공업축제는 가장 울산다운 축제라는 평가를 얻었다. 축제에 대한 시민 만족도 조사 결과를 살펴 올해는 장점을 더 강화하고 단점을 보완해 명실상부한 울산 대표축제로 자리매김 시킬 것이다. 꿀잼 도시를 위해 문화예술 뿐만 아니라 공공체육시설 강화에도 힘쓸 것이다. 지난해 11월 일본을 방문했다. 인구 6만의 소도시인 기타히로시마의 '에스콘필드 야구장'은 호텔, 온천, 식당을 갖춘 복합 문화·관광·체육시설인데, 개관 8개월만에 야구 관람객 200만명이 방문했을 정도로 인기였다. 현재 울산의 주요 체육시설인 축구장과 야구장 등은 경기가 열리는 몇 안 되는 날을 제외하면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문수야구장에 유스호스텔을 문수테니스장은 다목적 구장 등으로 시설을 개선하고 파크골프장을 조성해 체육 분야의 재미와 성장 동력을 추구할 것이다. 이외에도 태화강 국가정원 봄꽃축제, 울산대공원 장미축제, 시니어축제 등 시민의 일상이 풍요로워지는 문화 행사를 더 다채롭고 수준 높게 만들어 갈 것이다. 아울러 울산을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드는 일에도 힘쓸 것이다. 수십 년째 지지부진했던 반구대 암각화가 ‘반구천의 암각화’라는 변경된 이름으로 올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심사에 돌입한다. 영문 신청서가 이달 중 유네스코에 접수될 것으로 안다. 또 울산은 랜드마크가 될 태화강 위 오페라하우스 건립도 공모전을 통해 디자인을 확정하는 등 순항 중이다. 설계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건축가에게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울산 또 한국관광공사가 뽑은 반려동물 친화관광도시로 선정됐다. 더욱 더 반련 동물 관련 관광을 활성화 시킬 계획이다. 여기에다 기업현장투어, 울산박물관 산업사 전시실 리모델링, 지역 특화 전시회 등 울산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산업관광 콘텐츠를 개발할 계획이다. ulsan@fnnews.com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4-01-24 11:01:35【 인천=한갑수 기자】서울과 수도권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예전부터 흔히 찾는 곳이 인천 월미도와 연안부두이다. 탁 트인 바다를 보며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고 저렴한 가격으로 회도 푸짐하게 먹고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곤 했다. 월미도는 젊은 연인들이 많이 찾는 반면 연안부두는 젊은 층을 제외한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가 있는 장소이다. 오죽하면 '연안부두' 노래까지 만들어졌겠는가. 연안부두는 지금이야 인천종합어시장과 수많은 맛집, 해수탕, 유람선, 제주·서해5도 운항 카페리를 타는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이 있고 수도권 바다 낚시인들의 메카로 알려져 사람들이 붐비는 유명 관광지가 됐지만 조성 당시에는 외진 항구였다. 연안부두 일대는 1960년대 후반 인천내항 조성 시 생긴 흙으로 매립한 곳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인천종합어시장의 유래는 1902년 중구 신포동 신포국제시장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포국제시장은 1883년 인천이 개항하면서 인구가 크게 늘어나자 그 배후 시장으로 생긴 시장이다. 신포국제시장에는 채소시장과 어시장으로 대별되는 시장이 있었고 이 어시장이 1931년 월미도가 있는 북성동으로 옮겨갔다가 1975년 지금의 자리로 이전했다. 인천종합어시장의 역사를 신포국제시장에서부터 시작한다면 120년이 넘었고 현재의 위치에서만 보면 50년이 가까이 됐다. 인천시 중구 연안부두로 33번길 37(항동 7가)에 1975년 12월 문을 연 인천종합어시장은 1만1500㎡의 부지에 연면적 7600㎡의 건물을 세워 사업협동조합 형태로 현재 500개 점포가 영업 중이다. 냉동 수산물을 보관하는 점포를 제외한 실제 영업을 하는 점포는 350여 점포이다. 인천종합어시장은 서해안 인근 연안에서 갓 잡은 싱싱한 수산물을 공급하는 어시장이다. 조성 당시 동양 최대 어시장이었다.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는 산지시장이면서 전국으로 수산물을 유통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수산물 유통시장 중 한 곳이다. 매년 8만여t의 수산물이 유통되고 서울과 수도권에서 평일 3000~5000명, 주말 2만~3만명 정도가 시장을 방문한다. 인천종합어시장은 건어부와 젓갈부(젓갈부 첫째 화요일, 건어부 첫째·셋째 수요일 휴무)를 제외하면 연중무휴로 운영되고 있다. 개장시간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대략 새벽 4시에서 오후 9시까지이다. 경매가 새벽 4시에 시작되고 경매에서 수산물을 받아 도매를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점포도 이때쯤 문을 연다. 상점마다 간판과 번호가 쓰여 있고 골목마다 비슷한 종류의 해산물이 모여 있어 처음 방문한 사람도 쉽게 장을 보며 시장을 둘러볼 수 있다. ■수도권 산지어시장 신선한 수산물 유통 인천종합어시장은 취급 품목별로 7개 파트로 나눠져 있고 선어도매·소매부에서는 신선한 수산물을, 활어부에서는 싱싱한 활어를, 건어부에서는 직접 말린 건어물을, 젓갈부에서는 토굴에서 숙성한 젓갈을, 패류부에서는 꽃게, 새우, 낙지, 조개류를, 냉동수산부에서는 냉동수산물을 공급한다. 400여종에 달하는 싱싱한 수산물을 시중가보다 싼 가격으로 판매한다. 고래만 빼고 모든 수산물을 취급한다고 보면 된다. 전체 판매 중 도매가 30%를 차지한다. 요즘 어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수산물은 꽃게, 대하, 전어, 민어, 홍어이다. 꽃게는 인천을 대표하는 수산물로 4~5월과 10~11월에 그 맛이 절정에 달한다. 꽃게는 11월이 돼야 알이 차고 토실토실하게 살이 오른다. 봄에는 암꽃게가, 가을에는 수꽃게가 인기가 많다. 인천시는 가을 꽃게철을 맞아 지난 7~8일 인천종합어시장 앞에서 꽃게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꽃게 직거래 장터인 '꽃게 축제'를 개최했다. 인천종합어시장 내 고등어·자반·오징어·삼치 도·소매 가게를 운영하는 김순화 순화상회 사장은 "당일 새벽에 경매 받아서 수산물을 가져오기 때문에 싱싱하고 시중가보다 저렴하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추석 직전 주말인 지난달 23일 인천종합어시장은 서해에서 잡은 싱싱한 수산물·해산물을 사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꽃게, 대하, 전어, 민어를 판매하는 점포 앞에는 손님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았다. 추석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상당수 손님은 제수용품을 구입하려는 듯 고등어, 자반에 눈길을 주고 있었다. 이날 인천종합어시장에는 수산물 소비 진작을 위해 수산물 구매자에게 구매금액의 최대 30%를 돌려주는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가 진행됐는데 대기줄이 100m 이상 될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환급을 받는데 2시간이나 걸렸다. 추석 연휴가 끝난 지난 6일에는 연휴 때보다 손님은 적었으나 꽃게, 대하, 전어, 병어를 사려는 사람들이 점포 앞에 진을 치고 있는 모습은 여전했다. 어시장 상인들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 처리수의 해양 방류에도 불구하고 어시장 방문 손님들의 수는 방류 이전인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고물가로 인한 경기 악화에 따라 손님들의 씀씀이가 줄면서 상인들의 매출은 예년보다 떨어졌다. 원전 오염 처리수 방류 직전에는 오히려 어시장 방문객들이 늘어나 상인들이 무슨 일인가 하고 의아해 했단다. 알고 보니 '오염 처리수가 국내에 도달하기 전에 생선을 실컷 먹자'라는 이상 소비자 심리가 작용한 것. 그러나 현재는 오염 처리수 방류에도 불구하고 어시장 방문객들이 줄어들지 않고 예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김낙정 대일회수산 사장은 "손님들은 많은데 씀씀이가 줄었다. 예전에는 5만원짜리가 잘 팔렸다면 요즘은 이보다 작은 2만~3만원짜리 생선이 많이 나간다"고 말했다. ■원전 논란 불구 손님 예년 수준 유지 인천종합어시장에서 꽃게는 1만2000~2만원까지 팔리고 있었으며 암꽃게는 1㎏에 1만2000원, 수꽃게는 1㎏ 1만5000~2만원에 판매됐다. 홍어와 민어도 많이 눈에 띄었는데 민어는 1㎏에 2만5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손님 한명이 민어에 관심을 보이자 붙임성 좋은 점포 여주인이 재빠르게 5㎏짜리 민어 한 마리를 5000원을 깎아 12만원까지 주겠다고 흥정을 붙였다. 홍어는 한 마리에 12만~15만원에 판매됐으며 해체 비용 5만원을 내면 먹기 편하게 손질해 준다. 홍어는 조금씩 낱개 포장해 한 팩에 1만5000원에 판매됐다. 반건조 수산물은 보리굴비 큰 것 10마리에 10만원, 민어 50㎝짜리 1마리 2만원, 우럭 2만원에 판매됐다. 염승경 둘째네 사장은 "처음에는 오염수 때문에 손님이 더 많이 몰렸지만 지금은 예년과 비슷한 것 같다. 오염 처리수 방류 영향을 크게 못 느낀다"고 강조했다. 인천종합어시장 방문 시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나 경인고속도로, 제2경인고속도로를 이용해 이동하면 된다. 전철 이용 시 동인천역에서 하차해 시내버스 12번(SK충전소 하차), 24번(연안부두어시장 하차), 36번(연안초등학교 하차)을 타고 오면 된다. 인천종합어시장은 전국 대부분의 전통시장이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 역사가 오래된 만큼 시설이 노후화되고 비좁은 데다 주변에 아파트와 초등학교가 있어 소음·악취 민원이 많이 발생하고 있지만 각종 규제와 비용 부담 때문에 시설 및 주차장 확대 등 시설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인천종합어시장은 틈틈이 보수 공사를 진행하지만 여전히 불편을 야기하고 있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은 어시장 이전이다. 그나마 지붕 개량과 화장실 리모델링을 실시했으며 어시장 옆 기존 공영주차장 5420㎡ 부지에 435대를 주차할 수 있는 지상 4층 규모의 주차타워를 건립해 오는 12월 초 운영을 시작한다. 현재 진행 중인 아케이드 사업도 이달 중 완료한다. 인천종합어시장사업협동조합은 인천이 해양도시인 만큼 바닷가에 어시장을 이전해 손님들이 수산물을 구입하고 바다와 다양한 편의시설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해 어시장을 활성화시키고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이다. 조합은 미래 발전적인 어시장을 만들기 위해 17년 전부터 숙원사업으로 어시장 이전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마땅한 부지와 비용이 없어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어시장 인근 먹거리·즐길거리 다양 지난 2006년 인천해역방어사령부 이전 부지로 어시장 이전을 추진했지만 수천억원에 달하는 부대 이전 비용 부담을 놓고 인천시와 국방부가 합의점을 찾지 못해 무산됐다. 최근에는 송도국제도시 내 신국제여객터미널로 이전한 제1국제여객터미널 부지 등으로 이전을 추진했지만 난개발을 우려하는 인천시의 반대로 무산됐다. 현재 조합은 인천항만공사가 매립 중인 연안부두 물양장으로 이전을 목표로 인천시, 인천항만공사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유기붕 인천종합어시장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어시장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바닷가에 위치하고 충분한 인프라를 조성해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를 충족시켜 젊은 층을 끌어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어시장에서는 수산물 구매만 가능하다. 구입한 활어나 대하, 꽃게를 상차림 비용만 부담하면 즉석에서 요리해 먹을 수 있는 식당과 횟집이 어시장 인근에 수백곳에 달한다. 또 인천종합어시장에 와서 놓치지 않고 맛봐야 하는 메뉴가 고소한 맛이 일품인 밴댕이회무침이다. 연안파출소 옆에 있는 밴댕이회무침거리에는 40~50년 된 밴댕이회무침으로 유명한 노포들이 즐비하다. 이름처럼 식당들이 거리에 늘어서 있는 게 아니라 해양센터 건물 안과 뒤편에 집중되어 있다. 건물 뒤편에는 바다가 맞닿아 있다. 다양한 수산물을 푸짐하게 맛보고 싶다면 제주행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 맞은편 100m 안쪽에 위치(항동 7가 86의 1)한 '풍물의 거리'를 추천한다. 이곳은 지난 1990년 조성됐으며 회를 먹으면 곁들이찬(일명 쓰키다시)을 많이 주는 곳으로 유명하다. 조성 당시 40여곳의 포장마차형 횟집들이 다닥다닥 늘어서 영업했으나 현재는 10여곳만 영업 중이다. 장소가 후미진 곳에 있어 단골손님이거나 소문 듣고 오는 손님들이 주로 찾는다. 60첩 반상의 해산물이 제공되고 낙지, 전복, 멍게, 매운탕 등이 서비스로 제공된다. 가격은 10만~27만원으로 주메뉴와 인원수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지만 보통 4명이 먹을 수 있는 메뉴 가격이 16만~17만원 선이다. 또 인천종합어시장에 오면 놓치지 말아야 할 게 해수탕이다. 1981년 국내 최초로 만들어진 원조 해수탕을 비롯 대형 해수탕 10여곳이 자리 잡고 있다. 여기서 해수는 바닷물이 아니다. 해수는 지하 200m 암반층에서 끌어올린 지하수로 100여가지의 미네랄이 함유돼 고혈압, 동맥경화, 관절염, 신경통, 부인병, 피부병, 무좀 등에 탁월한 효험이 있다. 이곳 해수탕은 서울에서도 이용객이 찾아올 만큼 널리 알려져 있다. 이 밖에 인천종합어시장 인근에는 서해5도와 제주도를 운항하는 카페리를 타는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이 있고 인천상륙작전의 거점이 됐던 한국 최초의 현대식 등대인 팔미도와 인천대교, 인천항 연안을 항해하며 둘러보는 유람선을 탈 수 있는 유람선 선착장도 인근에 있다. 유람선 선착장 옆에는 인천시의 교류 우호도시인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시의 이름을 딴 상트페테르부르크 광장이 있다. 광장 내 1904년 러일전쟁 당시 인천 앞바다에서 일본군과 전투 중 손상을 입은 함선을 일본군에 넘겨주지 않기 위해 항복하지 않고 함선과 함께 자폭한 러시아 군인들을 추모하는 순양함 '바랴그'호 추모비가 세워져 있다. kapsoo@fnnews.com
2023-10-08 18:27:26【인천=한갑수 기자】서울과 수도권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예전부터 흔히 찾는 곳이 인천 월미도와 연안부두이다. 탁 트인 바다를 보며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고 저렴한 가격으로 회도 푸짐하게 먹고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곤 했다. 월미도는 젊은 연인들이 많이 찾는 반면 연안부두는 젊은 층을 제외한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가 있는 장소이다. 오죽하면 ‘연안부두’ 노래까지 만들어졌겠는가. 연안부두는 지금이야 인천종합어시장과 수많은 맛집, 해수탕, 유람선, 제주·서해5도 운항 카페리를 타는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이 있고 수도권 바다 낚시인들의 메카로 알려져 사람들이 붐비는 유명 관광지가 됐지만 조성 당시에는 외진 항구였다. 연안부두 일대는 1960년대 후반 인천내항 조성 시 생긴 흙으로 매립한 곳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인천종합어시장의 유래는 1902년 중구 신포동 신포국제시장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포국제시장은 1883년 인천이 개항하면서 인구가 크게 늘어나자 그 배후 시장으로 생긴 시장이다. 신포국제시장에는 채소시장과 어시장으로 대별되는 시장이 있었고 이 어시장이 1931년 월미도가 있는 북성동으로 옮겨갔다가 1975년 지금의 자리로 이전했다. 인천종합어시장의 역사를 신포국제시장에서부터 시작한다면 120년이 넘었고 현재의 위치에서만 보면 50년이 가까이 됐다. 인천시 중구 연안부두로 33번길 37(항동 7가)에 1975년 12월 문을 연 인천종합어시장은 1만1500㎡의 부지에 연면적 7600㎡의 건물을 세워 사업협동조합 형태로 현재 500개 점포가 영업 중이다. 냉동 수산물을 보관하는 점포를 제외한 실제 영업을 하는 점포는 350여 점포이다. 인천종합어시장은 서해안 인근 연안에서 갓 잡은 싱싱한 수산물을 공급하는 어시장이다. 조성 당시 동양 최대 어시장이었다.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는 산지시장이면서 전국으로 수산물을 유통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수산물 유통시장 중 한 곳이다. 매년 8만여t의 수산물이 유통되고 서울과 수도권에서 평일 3000∼5000명, 주말 2만∼3만명 정도가 시장을 방문한다. 인천종합어시장은 건어부와 젓갈부(젓갈부 첫째 화요일, 건어부 첫째·셋째 수요일 휴무)를 제외하면 연중무휴로 운영되고 있다. 개장시간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대략 새벽 4시에서 오후 9시까지이다. 경매가 새벽 4시에 시작되고 경매에서 수산물을 받아 도매를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점포도 이때쯤 문을 연다. 상점마다 간판과 번호가 쓰여 있고 골목마다 비슷한 종류의 해산물이 모여 있어 처음 방문한 사람도 쉽게 장을 보며 시장을 둘러볼 수 있다. ■수도권 산지어시장 신선한 수산물 유통 인천종합어시장은 취급 품목별로 7개 파트로 나눠져 있고 선어도매·소매부에서는 신선한 수산물을, 활어부에서는 싱싱한 활어를, 건어부에서는 직접 말린 건어물을, 젓갈부에서는 토굴에서 숙성한 젓갈을, 패류부에서는 꽃게, 새우, 낙지, 조개류를, 냉동수산부에서는 냉동수산물을 공급한다. 400여종에 달하는 싱싱한 수산물을 시중가보다 싼 가격으로 판매한다. 고래만 빼고 모든 수산물을 취급한다고 보면 된다. 전체 판매 중 도매가 30%를 차지한다. 요즘 어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수산물은 꽃게, 대하, 전어, 민어, 홍어이다. 꽃게는 인천을 대표하는 수산물로 4~5월과 10~11월에 그 맛이 절정에 달한다. 꽃게는 11월이 돼야 알이 차고 토실토실하게 살이 오른다. 봄에는 암꽃게가, 가을에는 숫꽃게가 인기가 많다. 인천시는 가을 꽃게철을 맞아 지난 7∼8일 인천종합어시장 앞에서 꽃게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꽃게 직거래 장터인 ‘꽃게 축제’를 개최했다. 인천종합어시장 내 고등어·자반·오징어·삼치 도·소매 가게를 운영하는 김순화 순화상회 사장은 “당일 새벽에 경매 받아서 수산물을 가져오기 때문에 싱싱하고 시중가보다 저렴하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추석 직전 주말인 지난달 23일 인천종합어시장은 서해에서 잡은 싱싱한 수산물·해산물을 사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꽃게, 대하, 전어, 민어를 판매하는 점포 앞에는 손님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많았다. 추석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상당수 손님은 제수용품을 구입하려는 듯 고등어, 자반에 눈길을 주고 있었다. 이날 인천종합어시장에는 수산물 소비 진작을 위해 수산물 구매자에게 구매금액의 최대 30% 돌려주는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가 진행됐는데 대기줄이 100m 이상 될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환급을 받는데 2시간이나 걸렸다. 추석 연휴가 끝난 지난 6일에는 연휴 때보다 손님은 적었으나 꽃게, 대하, 전어, 병어를 사려는 사람들이 점포 앞에 진을 치고 있는 모습은 여전했다. 어시장 상인들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 처리수의 해양 방류에도 불구하고 어시장 방문 손님들의 수는 방류 이전인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고물가로 인한 경기 악화에 따라 손님들의 씀씀이가 줄면서 상인들의 매출은 예년보다 떨어졌다. 원전 오염 처리수 방류 직전에는 오히려 어시장 방문객들이 늘어나 상인들이 무슨 일인가하고 의아해 했단다. 알고 보니 ‘오염 처리수가 국내에 도달하기 전에 생선을 실컷 먹자’라는 이상 소비자 심리가 작용한 것. 그러나 현재는 오염 처리수 방류에도 불구하고 어시장 방문객들이 줄어들지 않고 예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김낙정 대일회수산 사장은 “손님들은 많은데 씀씀이가 줄었다. 예전에는 5만 원짜리가 잘 팔렸다면 요즘은 이보다 작은 2만∼3만 원짜리 생선이 많이 나간다”고 말했다. 김경자 철수상회 사장은 “이따금 원산지를 물어보는 사람이 있지만 대부분은 물어보지 않는다. 그것보다는 오히려 손님들이 구매량을 줄이는 게 문제”라며 아쉬워했다. ■원전 논란 불구 손님 예년 수준 유지 인천종합어시장에서 꽃게는 1만2000원∼2만원까지 팔리고 있었으며 암꽃게는 1㎏에 1만2000원, 숫꽃게는 1만1만5000원∼2만원에 판매됐다. 홍어와 민어도 많이 눈에 띄었는데 민어는 1㎏에 2만5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손님 한명이 민어에 관심을 보이자 붙임성 좋은 점포 여주인이 재빠르게 5㎏짜리 민어 한 마리를 5000원을 깎아 12만원까지 주겠다고 흥정을 붙였다. 홍어는 한 마리에 12만∼15만원에 판매됐으며 해체 비용 5만원을 내면 먹기 편하게 손질해 준다. 홍어는 조금씩 낱개 포장해 한 팩에 1만5000원에 판매됐다. 반건조 수산물은 보리굴비 큰거 10마리에 10만원, 민어 50㎝ 짜리 1마리 2만원, 우럭 2만원에 판매됐다. 염승경 둘째네 사장은 “처음에는 오염수 때문에 손님이 더 많이 몰렸지만 지금은 예년과 비슷한 것 같다. 오염 처리수 방류 영향을 크게 못 느낀다”고 강조했다. 인천종합어시장 방문 시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나 경인고속도로, 제2경인고속도로를 이용해 이동하면 된다. 전철 이용 시 동인천역에서 하차해 시내버스 12번(SK충전소 하차), 24번(연안부두어시장 하차), 36번(연안초등학교 하차)을 승차해서 오면 된다. 인천종합어시장은 전국 대부분의 전통시장이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에 처해 있다. 역사가 오래된 만큼 시설이 노후화되고 비좁은데다 주변에 아파트와 초등학교가 있어 소음·악취 민원이 많이 발생하고 있지만 각종 규제와 비용 부담 때문에 시설 및 주차장 확대 등 시설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인천종합어시장은 틈틈이 보수 공사를 진행하지만 여전히 불편을 야기하고 있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은 어시장 이전이다. 그나마 지붕 개량과 화장실 리모델링을 실시했으며 어시장 옆 기존 공영주차장 5420㎡ 부지에 435대를 주차할 수 있는 지상 4층 규모의 주차타워를 건립해 오는 12월 초 운영을 시작한다. 현재 진행 중인 아케이드 사업도 이달 중 완료한다. 인천종합어시장사업협동조합은 인천이 해양도시인만큼 바닷가에 어시장을 이전해 손님들이 수산물을 구입하고 바다와 다양한 편의시설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해 어시장을 활성화시키고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이다. 조합은 미래 발전적인 어시장을 만들기 위해 17년 전부터 숙원사업으로 어시장 이전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마땅한 부지와 비용이 없어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어시장 인근 먹거리·즐길거리 다양 지난 2006년 인천해역방어사령부 이전 부지로 어시장 이전을 추진했지만 수천억원에 달하는 부대 이전 비용 부담을 놓고 인천시와 국방부가 합의점을 찾지 못해 무산됐다. 최근에는 송도국제도시 내 신국제여객터미널로 이전한 제1국제여객터미널 부지 등으로 이전을 추진했지만 난개발을 우려하는 인천시의 반대로 무산됐다. 현재 조합은 인천항만공사가 매립 중인 연안부두 물양장으로 이전을 목표로 인천시, 인천항만공사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유기붕 인천종합어시장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어시장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바닷가에 위치하고 충분한 인프라를 조성해 볼거리, 즐길거리, 먹을거리를 충족시켜 젊은 층을 끌어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어시장에서는 수산물 구매만 가능하다. 구입한 활어나 대하, 꽃게를 상차림 비용만 부담하면 즉석에서 요리해 먹을 수 있는 식당과 횟집이 어시장 인근에 수백 곳에 달한다. 또 인천종합어시장에 와서 놓치지 않고 맛봐야 하는 메뉴가 고소한 맛이 일품인 밴댕이회무침이다. 연안파출소 옆에 있는 밴댕이회무침거리에는 40∼50년 된 밴댕이회무침으로 유명한 노포들이 즐비하다. 이름처럼 식당들이 거리에 늘어서 있는 게 아니라 해양센터 건물 안과 뒤편에 집중되어 있다. 건물 뒤편에는 바다가 맞닿아 있다. 다양한 수산물을 푸짐하게 맛보고 싶다면 제주행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 맞은편 100m 안쪽에 위치(항동 7가 86의 1)한 ‘풍물의 거리’를 추천한다. 이곳은 지난 1990년 조성됐으며 회를 먹으면 곁들이찬(일명 쓰키다시)을 많이 주는 곳으로 유명하다. 조성 당시 40여 곳의 포장마차형 횟집들이 다닥다닥 늘어서 영업했으나 현재는 10여 곳만 영업 중이다. 장소가 후미진 곳에 있어 단골손님이거나 소문 듣고 오는 손님들이 주로 찾는다. 60첩 반상의 해산물이 제공되고 낙지, 전복, 멍게, 매운탕 등이 서비스로 제공된다. 가격은 10만∼27만원으로 주 메뉴와 인원수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지만 보통 4명이 먹을 수 있는 메뉴 가격이 16만∼17만원 선이다. 또 인천종합어시장에 오면 놓치지 말아야 할 게 해수탕이다. 1981년 국내 최초로 만들어진 원조 해수탕을 비롯 대형 해수탕 10여 곳이 자리 잡고 있다. 여기서 해수는 바닷물이 아니다. 해수는 지하 200m 암반층에서 끌어올린 지하수로 100여 가지의 미네랄이 함유돼 고혈압, 동맥경화, 관절염, 신경통, 부인병, 피부병, 무좀 등에 탁월한 효험이 있다. 이곳 해수탕은 서울에서도 이용객이 찾아올 만큼 널리 알려져 있다. 이 밖에 인천종합어시장 인근에는 서해5도와 제주도를 운항하는 카페리를 타는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이 있고 인천상륙작전의 거점이 됐던 한국 최초의 현대식 등대인 팔미도와 인천대교, 인천항 연안을 항해하며 둘러볼 수 있는 유람선을 탈 수 있는 유람선 선착장도 인근에 있다. 유람선 선착장 옆에는 인천시의 교류 우호도시인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시의 이름을 딴 상트페테르부르크 광장이 있다. 광장 내 1904년 러일전쟁 당시 인천 앞바다에서 일본군과 전투 중 손상을 입은 함선을 일본군에게 넘겨주지 않기 위해 항복하지 않고 함선과 함께 자폭한 러시아 군인들을 추모하는 순양함 ‘바랴그’호 추모비가 세워져 있다. kapsoo@fnnews.com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23-10-08 11:36:12【파이낸셜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오염수 때문에 가뜩이나 힘든데 장마가 길어져 손님이 거의 끊겼습니다." 연합뉴스는 지난 20일 낮 12시 15분께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어시장에서 만난 횟집 주인 장모씨(68)의 사연을 이렇게 전했다. 장씨는 "요즘에 손님이 90% 이상 준 것 같다"라며 "코로나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웃 식당의 상인은 오염수 논란과 관련해 "손님들이 수산물 안전 여부를 많이 물어 온다"라고 말했다. 울산지역 횟집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다만 주말부터 본격 시작되는 여름 휴가철에 기대를 걸고 있다. 때마침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따른 국내 수산물 소비 위축을 극복하기 위한 민관합동 홍보활동이 확대되고 있다. 울산지방해양수산청은 최근 ‘안전한 우리 수산물, 안심하고 드세요’라는 슬로건으로 캠페인을 시작하며 수산물 소비 촉진 홍보 활동을 전개 중이라고 26일 전했다. 울산지역은 오는 28일 전후로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 등 대형사업장들이 일제히 여름휴가에 돌입한다. 바다를 끼고 있는 해양도시답게 울산시민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몰려든 피서객들로 휴가철 수산물 소비가 집중되는 곳이다. 울산뿐만 아니라 해안가 피서지를 갖춘 전국 지방정부 대부분도 여름휴가 특수를 노리기 위해 우리 수산물의 안전성을 강조하고 소비를 촉구하는 캠페인과 홍보 활동에 들어갔다. 다만 이 같은 홍보 캠페인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일본 정부는 이번 여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예고한 상태다. 일본 내 어업인들의 반대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 국민들 사이에 방류 찬성 기류도 함께 확대되고 있어 방류가 곧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지난 22∼23일 18세 이상 시민 10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올여름 시작하는 처리수 방류에 불안을 느끼는가'는 질문에 44%가 '불안하지 않다'고 대답했다고 지난 24일 보도했다. '불안하다'는 35%, '모르겠다'는 20%로 각각 나타났다. 반면 국내에서는 한국갤럽이 지난 6월 27∼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7명에게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우리나라 해양과 수산물을 오염시킬지 걱정되느냐'고 물은 결과 전체 응답자의 62%는 '매우 걱정된다'고, 16%는 '어느 정도 걱정된다'고 나타나 양국 국민들의 입장차가 큰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달 초 울산에서는 일본산 참돔을 국내산으로 거짓 표시한 업소 2곳과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은 13곳, 단순 표시방법 위반 59곳 등 원산지표시 법을 위반한 74곳이 적발돼 불안감을 가중 시켰다. 회사원 이모씨(54)는 “우리나라 수산물을 안전하다고 생각하지만 일본산을 국내산으로 속여 파는 데 무작정 우리 수산물을 믿고 먹을 수는 환경은 아니다”라며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수입 차단 등으로 우리 수산물에 대한 신뢰성을 우선 높여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양진문 울산지방해양수산청장은 “정부에서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 해수 실시간 모니터링, 수산물 방사능 검사 등을 통해 빈틈없이 관리하고 있는 만큼 우리 수산물은 안전하다”라고 강조하면서 “국민의 신뢰가 흔들리지 않도록 모든 일을 다 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2023-07-26 07:51:38[파이낸셜뉴스] 미국 기업공개(IPO) 시장이 긴 겨울 잠을 끝내고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주식시장 랠리를 놓칠지 모른다는 두려움(FOMO) 속에 투자자들이 앞다퉈 주식 매수에 나서면서 지난해 이후 사실상 실종됐던 상장에 다시 새싹이 움트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상장 뒤 첫 거래에서 주가가 2배 가까이 폭등했던 지중해식 메뉴 식당체인 카바, 지난주 인공지능(AI) 화장품 업체 오디티테크 상장 등이 그 신호탄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이하 현지시간) 지난 1년 반 휴지기를 보냈던 IPO 시장에 생명의 싹이 움트고 있다고 보도했다. IPO 가로막던 걸림돌 사라져 그동안 IPO 시장 부활을 가로막았던 걸림돌들이 지난 수주일간 대부분 사라졌다. 뉴욕증시는 52주 신고가를 경시했고, '월가 공포지수'라고 부르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기준선 20을 크게 밑돌고 있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은 둔화됐고, 투자자들은 FOMO 속에 다시 투기적인 베팅에 나서고 있다. 이제 IPO 흐름을 좌우할 결정적 변수는 비상장사들이 상장 결심을 하느냐 여부가 됐다. 공급자 시장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미주식자본시장 신디케이트 책임자인 대니얼 버튼-모건은 "IPO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는 것은 수요가 아니라 바로 공급"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 노동절(9월 4일)을 계기로 IPO 시장이 더 정상화될지 여부를 결정하는 관건이 바로 공급이라고 전망했다. 버튼-모건은 상장에 나서려는 비상장사들이 많지 않다면 IPO 시장은 어쩌면 1분기를 더 기다려야 본격 회복세로 접어들지도 모른다면서 이를 결정하는 것은 수요가 아니라 공급이라고 강조했다. 알짜배기 더딘 IPO 속에 스타트업들은 2년 전이라면 생각도 못했을 체질 개선에 나섰다. 비용을 줄이는 한편 흑자 달성을 위한 노력을 배가했다. 이는 다른 말로 하면 IPO를 기다리는 기업들이 2년 전에 비해 훨씬 더 알짜배기가 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난주 상장한 오디티, 지난달 IPO로 돌풍을 일으켰던 카바 등 최근 상장에 성공한 두 업체 모두 이미 탄탄한 흑자를 내는 업체들이다. 9월 중순 ARM 상장이 최대 대어 9월 이후 IPO 시장은 지금보다 더 떠들썩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IPO 시장의 최대 대어로 기대를 모으는 일본 소프트뱅크 소유의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 상장이 이르면 올 9월 중순에 이뤄진다. ARM은 이번 상장을 통해 기업가치가 500억달러(약 64조원) 이상으로 평가받는 것이 목표다. ARM 외에도 기대주는 적지 않다. 마케팅자동화 플랫폼 클라비요도 IPO를 기다리고 있다. 이미 흑자를 내고 있는 클라비요는 2021년 자본조달 당시 기업가치가 95억달러로 평가됐다. 클라비요 역시 이르면 9월 중 상장예정이다. 또 차량공유 온라인 장터인 튜로(Turo)도 현재 수개월 안에 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투자자들과 논의하고 있다. 애플 공동창업주인 고 스티브 잡스가 애용한 것으로 유명한 샌들업체 베컨스탁 역시 이르면 올 가을 IPO에 나설 전망이다. 이 독일 샌들업체는 70억달러 이상의 기업가치를 예상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인스타카트도 올 후반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인스타카트는 상장을 위한 주간사 은행들을 2년여 전에 고용한 상태다. 한편 올해 뉴욕증시의 IPO 규모는 예년의 3분의1 수준이다. 딜로직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통적인 IPO 규모는 고작 91억달러로 이전 10년 상반기 평균 270억달러에 크게 못 미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07-25 07:00:26[파이낸셜뉴스] 렌터카를 빌려 떠난 근교 도시에서의 하루는 후쿠오카 도심에서 보낸 3일과도 바꾸지 않을 만큼 더 풍성했다. 근교 도시에서 2박은 온천과 료칸의 도시 유후인, 규슈의 '작은 교토'라 불리는 히타에서 각각 1박씩 묵었다. 특히 목적지로 이동간 중간중간 들렸던 '지온노타키 폭포'나,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에 나왔던 '분고모리 역', 지상 173m에 아찔하게 펼쳐진 '코코노에 꿈의 대현수교' 등은 렌터카 여행이 아니었다면 보지 못했을 장소였다. 이 밖에도 구글 지도에서 우연히 찾아 들리게 된 작은 공원에서 보게 된 히타의 석양, 공원 연못에서 만난 초대형 잉어와 철갑상어 등도 이색적인 볼거리 였다. ■날씨는 비, 온천의 도시 유후인으로 향하다 "방금 위험한 여자라고 생각했지?" "그게..." "괜찮아. 어차피 인간이라는 건 모두 조금씩은, 어딘가 이상한 생물이니까." 마치 그녀가 세계의 비밀, 그 자체인 것처럼 보인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영화 '언어의 정원'의 한 장면이다. 구두공이 꿈인 15살 남자 고등학생과 미각 장애를 가진 27살의 고전문학 여선생은 비오는 날 공원에서 우연히 만나 서서히 가까워진다. 후쿠오카에서의 3일째 아침에는 부슬부슬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하카타 인근의 렌터카 회사에서 경차를 빌려 목적지인 유후인으로 향했다. 당초에는 유후인에 도착하기 전 중간 중간 다양한 명소들에 들릴 계획이었으나 쏟아지는 비로 계획을 변경했다. 하필 여행 중에 만난 비는 불청객이었지만, 좋게 생각하면 장거리 이동이 있는 날 비가 와서 다행이었다. 오후 1시쯤 예약한 숙소에 도착했다. 'imi ola house'라는 이름의 독립 별체형 숙소였다. 유후인에서는 대부분 당일 저녁 가이세키 요리와 다음날 조식까지 나오는 료칸에서 묵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굳이 료칸에서 값 비싼 가이세키 요리를 먹느니 보다 유명한 식당에서 따로 먹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했다. 또 해당 숙소의 평점은 다른 곳이 7~9점인 것과 달리 거의 만점에 가까웠다. 홈페이지에서 본 주인장이 기르는 고양이 역시 귀여워 보였다. 집 주인은 30대 후반의 일본인 여성이었다. 얼리 체크인이 가능한지 문의했으나 집 청소 등으로 오후 3시에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비닐 우산 2개를 빌려 차를 몰고 긴린코 호수로 향했다 유후인에 오면 누구나 찾는 긴린코 호수는 수온과 공기의 온도 차로 인해 물안개가 떠 있는 경치로 유명하다. 호수의 온도도 온천수가 흘러들어가 미지근하거나 따뜻한 편이라고 한다. 긴린코 호수부터 시작해서 유후인 역으로 가거나 반대 방향으로 도보 투어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길을 따라 '금상고로케'를 비롯해 '닭튀김', '벌꿀아이스크림', '치즈푸딩' 등 먹거리가 넘쳐난다. 또 이색적인 상점과 기념품 샵도 많아 어디에 들리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부모님과 형 등 가족으로 구성된 우리 일행은 비가 왔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들여 구경하지는 못했다. 가장 먼저 들린 곳은 '하나 요리'라는 카페로 경단과 인절미떡, 녹차 아이스크림, 커피 등을 파는 곳이었다. 이후 거리를 따라 펼쳐진 다양한 상점을 구경하고 금상고로케와 닭 튀김을 먹었다. 숙소로 가기 전 편의점에 들려 도시락과 아사히 캔 맥주, 음료, 간식, 초밥 등을 싸왔다. 숙소는 4명이 묵기에도 충분히 넓었다. 온천은 숙소 내부에 작게 마련돼 있었다. 가족탕으로 쓰기엔 좁았고 1명이나 2명 정도가 적당한 사이즈였다. 온천수 샤워를 하고 넷플릭스로 한국 방송을 틀어 놓고 간단하게 저녁을 먹었다. 주인장은 사보오 군이라는 고양이와 둘이 살고 있었다. 숙소에 들어오고 간단하게 규칙을 알려주는데 고양이가 거실에 있을 때는 절대로 외부로 나가는 창문이나 들 창을 열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호스트는 미국과 호주 등 다양한 곳에서 외국 생활을 하고 몇 년 전부터 꿈이었던 전원 생활을 위해 이 곳에서 고양이와 둘이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조만간에 유기묘 1마리를 더 입양할 생각이라고 한다. 다음날 조식 준비를 위해 밥을 얹히는 그녀에게 부모님은 궁금한 게 많았던지 이것저것 물어보셨고 나는 중간중간 말을 전달했다. 'imi ola house'의 뜻을 물어보자 "물고기의 이름에서 따왔다"고 했다. 외할아버지가 쓰시 던 집을 수리해 현재는 게스트하우스로 쓰고 있으며 한국 관광객은 물론 일본, 다양한 국적의 손님이 찾는다고 했다. 그녀의 남동생은 현재 한국인 아내를 만나 한국에 살고 있다고도 했다. 의례적인 인사로 "다음에 한국에 놀러와라"고 물어봤지만 "사보오 군(고양이) 때문에 외국을 나가는 것이 쉽지 않다"고 했다. ■벳푸 지옥온천 보고 히타로 가는 길 다음날 아침 8시30분, 조식은 숙소의 호스트가 직접 만들어서 대접해 줬다. 계란말이와 연어구이, 미소국과 매실 짱아찌, 당근채 무침, 연두부 등 소박하고 정갈한 일본 가정식이었다. 아침을 먹고 짐을 싸서 벳푸로 향했다. 벳푸에는 총 7가지 주제로 '지옥온천 투어' 상품이 유명하다. 호스트에게 물어보니 '바다 지옥'을 추천한다고 해서 그 쪽으로 향했다. 바다 지옥의 입장료는 1인당 450엔, 7가지 모두를 보는 입장권은 2500엔 정도였다. 하지만 굳이 비슷한 컨셉의 온천을 모두 둘러보기 보다 바다 지옥을 찬찬히 둘러보기로 했다. 바다 지옥은 말 그대로 중앙의 메인 온천이 푸른 빛깔로 보였다. 온천 근처에 갤러리와 상점이 있고 온천으로 가는 호수와 주변의 산책로도 꽤나 방대한 넓이 였다. 온천을 보고 나오는 길에는 족욕을 할 수 있는 곳도 별도로 마련돼 있어 뜨끈한 온천 물에 발을 담그고 20분 정도 휴식을 취했다. 바다 지옥을 보고 다시 렌터카를 탔다. 다음 목적지는 사기리다이 전망대. 사기리다이 전망대는 유후인에서 벳푸로 넘어가는 고개 중턱에 있다. 국도 한 켠에 차를 세우고 내려다 보면 유후인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전날과 달리 날씨가 맑아 반대편 하늘 끝까지 보일 듯 했다. 전망대를 지나 이동을 하는 동안에는 창문을 열고 달렸다. 시원한 산 공기와 눈 앞에 펼쳐진 6월의 푸른 녹음은 그 자체로 힐링이 됐다. 산 길은 대관령을 오르는 국도처럼 꼬불꼬불하고 휘어졌으나 그것 역시 즐거운 경험이었다. 그 다음으로 들린 곳은 '코코노에 꿈의 대현수교' 였다. 400엔인가 500엔의 입장료가 있었다. 벳푸에서 온천 2곳을 둘러 보는 것보다 확실히 온천 1곳과 현수교를 보는 편이 훨씬 더 나은 선택이었다. 현수교 위에서는 건녀편의 절벽과 폭포가 한눈에 보인다. 현수교 이 쪽과 저 쪽에서 각각 도장을 찍는 인증 이벤트도 있다. 현수교를 둘러보니 시간은 점심 시간이 훌쩍 지나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식당이 문을 닫거나 먹을 만한 메뉴가 없어서 슬슬 배가 고파지기 시작했다. 코코노에마치의 한 우동집을 검색하고 도착했지만 식당은 영업 종료 시간보다 1시간 빠른 2시에 이미 장사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어쩔 수 없이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중간에 'A 쿠프'라는 대형 마트에 들려 도시락과 간식을 사서 늦은 점심을 떼웠다. 이후 도착한 곳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에 나왔던 분고모리 역사였다. 수십년 전 역사의 모습을 간진학 폐건축물과 검은색 철도가 놓여 있는 장소다. 특별하게 다른 볼거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동 중에 들려 한숨을 돌리기엔 좋았다. 역사를 지나는 철길이 현재도 작동하고 있는데 시간이 맞으면 슬랭덩크에 나왔던 한 장면처럼 경고음이 울리며 열차 가림막이 올라가고 실제로 열차가 지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2023-07-01 14:4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