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일제강점기 국적 발언 논란과 관련 "이 문제는 매우 복잡한 문제"라며 "국정감사나 인사청문회 때 짧은 시간에 단답으로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10일 김 장관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노동부 국정감사가 개시된 후 해당 발언과 관련한 야당의 입장 표명과 사과 요구에 이같이 답했다. 앞서 김 장관은 지난 8월 인사청문회에서 "일제시대 선조들의 국적은 일본"이라고 발언해 야당 의원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날 본격적인 국감 진행에 앞서 야당 의원들이 관련 발언에 대해 묻자 김 장관은 "국적 문제는 일본제국의 여권이라고 표현된 것들이 많고, 당시 우리나라와 맺은 조약 또는 일본의 법률, 조선총독부 재령 어느 곳에서도 대한민국의 국적이라고 하는 부분은 없다"면서 "그렇다고 조선 민족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국적이 일본이라고 해서 일본 사람이 되는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또 "제 개인이 의원님들 모두를 만족시킬 만한 대답을 할 능력은 없다"며 "이 문제는 매우 복잡한 문제로, 입법부 차원에서 조사와 연구, 공청회 등을 진행해 결론을 내려주면 따르겠다"고 답했다. 이어 김 장관은 "의원님들이 우려하시는 게 김문수가 '민족정신 없는 사람 아니냐' 하는데 저는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에 여당 의원들이 항의하면서 국감 개시 40여 분 만에 정회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2024-10-10 14:42:00[파이낸셜뉴스] 일본은행이 20년 만에 도안을 완전히 바꾼 새로운 지폐 3종을 3일 발행한 가운데, 일제강점기 한국 경제침탈 주역의 얼굴이 실려 논란이 예상된다. 현지 공영방송 NHK와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이날 오전 도쿄 주오구 일본은행 본점에서 새 지폐 발행 기념식을 열고 신규 1000엔권과 5000엔권, 1만엔권 유통을 개시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기념식에서 "오늘 1조6000억엔(약 13조7000억원)의 새 일본은행권을 세상에 내보낼 예정"이라며 "캐시리스(cashless)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현금은 앞으로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결제 수단으로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일본은행 본점을 찾아 시찰하고 취재진과 만나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지폐"라며 "새 지폐가 일본 경제에 활력을 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권은 이날 오전 8시께부터 일본은행에서 각 금융기관으로 양도됐고, 일부 은행 지점에는 새 지폐를 받기 위해 사람이 몰리기도 했다고 NHK는 전했다. 새 1만엔권에는 일본 메이지 시대 경제 관료를 거쳐 여러 기업 설립에 관여해 '일본 자본주의 아버지'로도 불리는 시부사와 에이이치(澁澤榮一·1840∼1931)의 초상화가 들어갔다. 하지만 그는 일제강점기 경성전기(한국전력의 전신) 사장을 맡으며 경제 침탈에 앞장서고 대한제국 시절 한반도에서 첫 근대적 지폐 발행을 주도하면서 스스로 지폐 속 주인공으로 등장해 한국에 치욕을 안긴 인물이기도 하다. 5000엔권에는 일본 여성 교육 선구자로 평가받는 쓰다 우메코(津田梅子·1864∼1929), 1000엔권에는 일본 근대 의학의 기초를 놓은 기타사토 시바사부로(北里柴三郞·1853∼1931)의 초상이 각각 새겨졌다. 일본에서는 지폐 교체로 상당한 경제 부양 효과가 생길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노무라종합연구소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 교체 등에 드는 비용을 약 1조6000억엔으로 추정하며 일본의 연간 명목 국내총생산(GDP)을 0.27%가량 끌어올리는 경제 효과가 있다고 추산했다. 또 고령층 등 개인이 집에 쌓아둔 현금인 '장롱 예금'이 밖으로 나와 소비와 투자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일본 내 장롱 예금은 60조엔(약 515조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지폐는 지금까지 약 20년 간격으로 바뀌었다"며 20년 뒤에는 디지털 화폐가 보급돼 새로운 지폐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가 견해를 전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
2024-07-04 08:13:35[파이낸셜뉴스] 일본이 화폐 3종에 대해 새 지폐 발행을 단행하는 가운데 가장 큰 단위 화폐인 1만엔권에 일제강점기 경제 침탈의 장본인인 시부사와 에이이치 초상화가 들어가게 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30일 외신 등에 따르면 일본은 다음 달부터 1000엔, 5000엔, 1만엔 등 화폐 3종을 교체 발행한다. 1000엔, 5000엔권의 인물이 바뀌는 것은 2004년 이후 20년 만이다. 1만엔권 인물 교체는 1984년 이후 40년 만에 처음이다. 특히 최고액권인 1만엔권 새 인물에는 시부사와 에이이치가 정해졌다. 시부사와는 일본 메이지 시대 경제 관료를 거쳐 여러 기업의 설립 및 육성에 관여해 ‘일본 자본주의의 아버지’로 불린다. 이에 대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번 일본의 결정을 강력히 비판했다. 서 교수는 "그는 구한말 한반도에 철도를 부설하고 일제 강점기 경성전기(한국전력의 전신) 사장을 맡으며 '경제 침탈'에 앞장선 인물로 비판받아 왔다"며 "또한 대한제국 시절 이권 침탈을 위해 한반도에서 첫 근대적 지폐 발행을 주도하고, 스스로 지폐 속 주인공으로 등장해 한국에 치욕을 안겼던 인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특히 대한제국에서는 1902년∼1904년 일본 제일은행의 지폐 1원, 5원, 10원권이 발행됐는데, 이 세 종류 지폐 속에 그려진 인물이 바로 당시 제일은행 소유자였던 시부사와 에이이치 였다"며 "이번 1만엔권의 등장 인물은 지난 2019년 아베 정권에서 결정한 것인데, 이를 시정하지 않고 그대로 발행하는 기시다 정권도 문제가 크다"고 꼬집었다. 끝으로 그는 "아울러 일제 식민 지배를 받은 한국에 대한 배려가 없을 뿐만 아니라, 역사를 수정하려는 전형적인 꼼수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며 "이들의 이런 행위는 언제쯤 끝이 날까"라고 비판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7-01 08:47:10【대전=유선준 기자】 "동물이든, 인간이든 모든 자연의 피조물은 영혼을 가지고 있고, 서로 소통하고 연결돼 있다고 믿습니다."(레이코 이케무라) 이질적인 소재의 융합으로 주목받는 일본 출신 현대미술작가 레이코 이케무라(73·사진)가 국내 첫 미술관 전시 '라이트 온 더 호라이즌(Light on the Horizon)'을 통해 화합과 소통을 이끈다. 전시는 오는 8월 4일까지 대전 복합문화공간 헤레디움(HEREDIUM)에서 열린다. 사람들을 따뜻하게 품고 위로하고 싶다고 밝힌 그는 대표작인 '토끼 관음상' 등 최신작 총 31점으로 '인간과 자연의 공존', '다양한 감정의 이해와 융합', '현실세계와 정신세계의 연결' 등 메시지를 전달한다. 서로 다른 면을 가진 개념을 연결하는 작업을 추구하는 만큼 그의 작품 키워드는 '양면성'이다. 일본에서 태어난 레이코 이케무라는 스페인에서 미술 공부를 했고, 스위스에서 작가 활동을 시작해 현재 독일에서 활동하고 있다. 문화교류의 융합과도 같은 이케무라의 생애를 통해 알 수 있듯, 이케무라는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 구상과 추상 등 이질적인 분야를 통합해 낯선 상상의 공간을 탄생시키는 독특한 매력을 지녔다. 그는 "비현실적이고 무한한 공간감을 가진 배경과 인간·동물의 경계를 넘나드는 형상 등 감각적으로 인지할 수 있는 세상 너머 존재의 내면세계를 표현했다"며 "보이는 것에서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하는 경험을 관객들에게 선사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이케무라의 경계를 넘나들며 이질적인 것들을 융합하는 매력은 전시 장소인 헤레디움의 특수성과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헤레디움은 일제강점기인 1922년 지어져 옛 동양척식회사 대전지점으로 사용되던 건물로, 지난 2022년 지금과 같은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일본에서 태어난 이케무라가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건물 헤레디움에서 여는 전시라는 점에서 이색적이지만 그의 융합과 포용적 사상은 전시 장소 선정에 있어 수긍하게 되는 대목이다. 이케무라는 "헤레디움의 역사를 전해 들어 알고 있다"면서도 "과거의 뼈아픈 이야기가 있지만 지금 세대가 이것을 잘 다듬어 문화로 미래를 풍성하게 만들겠다는 비전을 담고 있다는 점에 매료됐다"고 설명했다. 전시 장소 선정에 대한 그의 말처럼 대부분의 작품들도 다양한 아픔을 위로하고 있다. 대표작인 '토끼 관음상'은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당시 원자력 유출로 인해 선천적 결함을 가지고 태어난 토끼에 관한 기사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하게 됐다. 보편적인 애도의 상징으로 토끼의 귀와 우는 사람의 얼굴을 결합시킨 이 작품은 창조와 파괴의 순환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지구의 미래에 대한 염려를 이야기한다. 특히, 눈물을 흘리며 합장한 모습은 상처 받은 세계에 바치는 그의 '애도'이자, 풍성한 치마는 아픈 세상을 품는 하나의 피난처다. 이 작품은 스페인의 발렌시아, 쿤스트 뮤지엄 바젤 등 세계적인 공공장소와 기관에 변형 버전이 등장해 주목받기도 했다. 또 다른 대표작인 '수평선' 연작은 일본 바닷가 마을에서 자란 이케무라의 예술적 원천이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어느날 도카이선 열차에 앉아 바라본 풍경은 마치 처음 보는 것처럼 생경하고 강렬했고, 그날의 경험은 이케무라에게 지울 수 없는 흔적으로 다가왔다고 전한다. 붉은 노을이 하늘을 따뜻하게 감싸 포근한 휴식처 같은 인상을 준다. '소녀' 시리즈도 관람객들의 감정을 복잡미묘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이케무라는 전 세계 대중문화에서 소녀를 온순하고 무력하지만 성적인 존재로 묘사하는 고정관념에 반기를 들고자 했다. 작품 속 소녀는 일어서 있거나 날아 내려오기도 하는데, 이처럼 다양한 소녀의 모습을 통해 어린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기대와 불안감 같은 복잡한 감정을 엿볼 수 있다. 이밖에 '마운틴 레이크'는 비현실적이고 무한한 공간감을 가진 배경과 사람인 듯 동물인 듯 분명치 않은 형상을 감각적으로 인지하는 세상 너머에 존재하는 인간 내면의 세계로 표현한다. 이케무라는 "이번 전시를 통해 관객들에게 보이는 것에서 보이지 않는 것을 상상하는 경험을 선사하고 싶다"며 "사람들의 삶에 희망이 깃들고, 꿈을 꾸는 세상을 살아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케무라는 1990년부터 2016년까지 베를린 예술대학(UdK)에서 교수로 재직했으며, 그의 작품은 현재 파리 퐁피두센터, 스위스 바젤 미술관, 일본 도쿄국립현대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05-02 11:37:49[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 조수연 예비후보(대전 서구갑)가 과거 일제의 식민 지배에 대해 “백성들은 봉건적 조선 지배를 받는 것보다 일제 강점기에 더 살기 좋았을지 모른다”는 글을 작성했던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 예비후보는 2017년 8월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사람들은 망국의 주된 책임자로 이완용 등 친일파를 지목하고 그들에게 화살을 날리며 분풀이를 하지만, 친일파가 없었으면 대한제국이 망하지 않았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라고 했다. 그는 “이미 조선은 오래전부터 국가의 기능이 마비된 식물 나라”라고 적었다. 또 그는 “당시는 제국주의 시대였고, 일본은 고양이, 조선은 생선이었다”며 “생선이 된 스스로를 한탄하고 반성해야지 그것을 먹은 고양이를 탓한다고 위안이 되겠나”라고 썼다. 이어 “망국의 제1책임은 누가 뭐래도 군주인 고종”이라며 “이완용이라고 말한다면 그것은 군주의 책임을 신하에게 떠넘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친일 적통임을 증명이라도 하고 싶은 것이냐”며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조 후보 역시 사과 몇 마디만 하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다며 용인해 줄 거냐”고 지적했다. 조 예비후보는 이날 오후 대전시의회 기자실을 찾아 “이런 일로 국민의힘에 악영향을 끼쳐 죄송하게 생각하고 깊이 반성한다”고 머리를 숙였다. 그는 “조선 말기의 백성들이 나라와 양반의 이중 수탈에 인간다운 삶은 살지 못하였음은 분명하지만, 그분들이 일제강점이 더 좋았을 수 있다고 쓴 것은 강조 차원이었지만 비약이었음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친일파를 조금도 옹호할 생각이 없고, 이들에게는 반드시 역사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친일재산 환수에도 적극 찬성한다”고 해명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3-14 07:29:55[파이낸셜뉴스] 국가보훈부는 '2023년 11월의 독립운동가'로 일제강점기 학생 신분으로 비밀리에 항일투쟁을 위한 조직을 결성하거나 기존 조직에 가입해 활동한 서상교·최낙철·신기철 선생을 선정했다. 10월31일 보훈부에 따르면, 이들은 1937년 중일전쟁 발발 뒤 일제가 언론·집회·출판·결사를 금지했을 당시 학생비밀결사를 조직해 항일투쟁을 벌였다. 정부는 이들 선생의 공훈을 기려 서 선생과 최 선생에겐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그리고 신 선생에겐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각각 수여했다. 보훈부는 "1937년 이후 이들 세 선생을 비롯한 수많은 선열들이 학생비밀결사를 결성해 활동하다 옥고를 치르거나 순국하는 등 자신을 희생해 독립운동에 헌신한 덕분에 독립운동의 숭고한 정신과 역사가 끊어지지 않고 계승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1923년 대구 출생의 서상교 선생은 대구상업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이던 1942년 5월 김상길·이상호와 함께 항일비밀결사 '태극단'을 조직, 민족의식 고취와 학술 연구, 체력 향상 등 활동을 하는가 하면 군사학 관련 서적 번역, 폭발물 제조에 관한 연구도 했다. 그러나 태극단은 주변의 밀고에 따라 단장 이상호를 시작으로 서 선생을 비롯한 단원 26명 모두 일본 경찰에 체포되면서 와해됐다. 서 선생은 이후 1944년 대구지방법원에서 '단기 5년 이상 장기 7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1945년 8월 광복을 맞아 출옥했다. 최낙철 선생은 1921년 전북 무주 출생으로 대구사범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이던 1941년 1월 임병찬 등과 함께 조국 독립에 대비한 학문 연구와 민족의식 고취 등을 위해 항일비밀결사 '연구회'를 조직했고, 이후 학교 내 다른 비밀결사 '문예부'와 통합해 '다혁당'을 만들었다. 최 선생은 다혁당에서 조선사 서적 윤독과 문맹 퇴치, 민족의식 고취를 위한 야학 개설, 그리고 독립전쟁에 대비한 군사훈련의 활동을 했다. 그러나 최 선생이 1941년 3월 대구사범학교 졸업 뒤 함경북도 나진의 약초공립국민학교에 부임했을 당시 모교의 학생비밀결사가 일제에 적발됐고 그 또한 체포됐다. 최 선생은 1943년 1월 대전지방법원에서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광복을 맞아 출옥했다. 또 1922년 강원도 춘천 출생의 신기철 선생은 춘천고등보통학교에 재학 중이던 항일비밀결사 '상록회'에 가입해 활동했다. 상록회는 당시 조선 민족 해방과 참된 조선인 양성, 회원들의 단결심 양성 훈련을 위해 별도의 독서회를 조직, 농촌계몽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신 선생은 1938년 10월 상록회장 겸 서적계 책임을 맡아 학교 내 조선인 차별 및 농촌 문제와 관련해 일본 당국의 시정을 요구하기 위한 회의를 주도하는 등의 활동을 했다. 그러다 상록회가 일본 경찰에 적발되면서 학교 졸업생을 포함한 137명이 체포됐고, 신 선생 등 36명은 검찰에 송치됐다. 이 가운데 신 선생 등 12명은 1939년 12월 경성지방법원에서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징역 2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3-10-31 14:43:0316일 서울 광화문 앞 월대 및 주변부 발굴 현장이 공개됐다. 공개 행사에 참가한 시민들이 일제 강점기 때 만들어진 전차 철로를 둘러보고 있다. 전차 철로는 1917~1966년 존재했던 것으로 안국동 철로와 효자동 철로가 세종로 방향으로 이어진 형태로, 오는 18일까지 사흘간 일반에 공개된다. 사진=김범석 기자
2023-03-16 18:31:55[파이낸셜뉴스] 세계 최초로 대학교육을 받은 시각, 청각 장애인이면서 미국의 작가이자 사회 복지 사업가인 헬렌 켈러가 일제강점기 당시 한국을 방문해 고미술상에서 사무용 책상(서안, Writing Desk)을 구입했던 기록이 공개됐다. 한국문화재 소장가 로버트 마티엘리(Robert Mattielli, 97세)가 일제강점기 고미술상의 외국인 고객장부, 박수근 개인전 리플릿 등 국외 소재 한국문화재 관련 자료 3건 60점을 국외소재문화재재단에 기증했다. 19일 국외소재문화재재단에 따르면 올해부터 국외문화재 출처 연구 사업인 국외문화재 역사 테마 연구를 시작했다. 그 첫 번째 사업으로 로버트 마티엘리의 한국문화재 컬렉션 연구 프로젝트(책임연구원 성균관대 김수진)를 진행했다. 현재 미국 오리건주에 거주 중인 로버트 마티엘리는 1958년부터 1988년까지 미8군 군무원으로 한국에서 30여 년간 근무하며 총 1,946점의 한국문화재를 수집했다. 이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마티엘리는 사무엘 리가 1936년부터 1958년까지 고미술상 운영 시 작성했던 외국인 고객장부 1건, 마티엘리가 한국에서 고미술상 등으로부터 받았던 명함 58점, 그리고 1962년 미8군 SAC(Seoul Area Command) 도서관에서 개최된 화가 박수근(1914-1965)의 개인전 리플릿 1건을 재단에 기증했다. 덕수궁 맞은편 태평로에 위치했던 사무엘 리 고미술상의 고객장부는 현재까지 알려진 최대 규모의 ‘한국문화재 구입 외국인 명단’으로 평가된다. 마티엘리의 회고에 의하면, 사무엘 리는 미국 미시건대학에서 공학을 배웠으며 유창한 영어 실력을 바탕으로 한국에서 주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고미술품을 판매했다. 일제강점기부터 한국전쟁기를 거쳐 20여년간 그의 가게에서 한국 미술품을 구입했던 수백명의 서양인 및 일본인 고객 이름, 판매일자, 주소, 품목 등이 기록되어 있다. 고객 중에는 헬렌 켈러(1880-1968)와 같이 유명한 인물도 포함되어 있다. 헬렌 켈러는 1937년 7월 11일부터 7월 16일까지 한국을 방문했으며, 7월 14일 사무엘 리의 고미술상에서 사무용 책상(서안, Writing Desk)을 하나 구입했음이 고객장부를 통해 확인된다. 또 마티엘리가 한국생활 중 받은 명함 58점에서는 이 시기 고미술상, 표구상 등 외국인에게 한국 미술품을 취급하던 여러 상점들의 정보가 확인된다. 이를 추적한다면 1960~80년대 한국미술이 해외로 수집되어 나간 출처를 더 광범위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기증받은 1962년 화가 박수근의 개인전 리플릿은 33점의 출품작 목록이 인쇄된 기존에 알려진 자료(이구열 수집, 리움미술관 소장)와 달리 11점의 목록이 추가 인쇄돼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1962년 미8군 SAC 도서관에서 열린 박수근 개인전에 대한 기존 연구에서는 총 45점의 유화 작품이 출품됐다고 추정해왔다. 그동안 알려진 박수근 개인전 리플릿에는 33번까지만 적혀있어 박수근의 구체적인 출품 목록을 확인할 수 없었다. 박수근의 전시에 대해 연구해 온 서성록 안동대 교수는 “이번에 기증받은 자료의 추가 11점 목록은 박수근의 SAC 도서관 개인전에 출품된 작품들 전체를 복원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정보”라며 해당 리플릿의 사료적 가치를 평가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2-12-19 09:15:26[파이낸셜뉴스] 일제강점기에 철거된 부석사 조사당 벽화가 가상현실로 부활한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은 우리나라의 유일한 고려시대 사찰 벽화인 국보 부석사 조사당 벽화가 일제강점기에 벽에서 떼어지기 전 모습을 가상현실(VR) 콘텐츠로 복원해 27일 온라인으로 공개하고, 같은 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학술토론회를 개최해 조사당 벽화의 복원 성과를 공유한다. 경북 영주에 있는 부석사 조사당은 고려시대에 지어진 건축물로, 조사당 벽화는 우리나라에서 화엄종을 처음 시작한 의상대사(625~702)의 조각상을 모신 감실 맞은 편 벽면에 6폭에 걸쳐 제석천과 사천왕, 범천 등을 그린 불교회화이다. 일제강점기인 1916년~1919년 경 조선총독부가 조사당 건물을 해체해 수리하던 중 벽에서 철거됐고, 이후 벽체 뒷면 일부와 표면의 균열 등이 석고로 보강된 후부터는 액자에 담긴 상태로 보관되어 왔다. 국립문화재연구원은 전문가들과 함께 도상을 분석한 후 일제강점기에 조선총독부가 제작한 모사도(模寫圖) 원본과 초분광 카메라 촬영 결과를 활용해 철거되기 전의 벽화 모습을 도면으로 복원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벽에서 분리되기 전의 벽화를 3차원 공간 속에서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가상현실(VR) 콘텐츠로 제작해냈다. 부석사 조사당 벽화의 이번 디지털 복원 가상현실(VR) 콘텐츠는 오랜 세월 손상된 벽화의 도상을 상세히 고증하고, 벽에서 그림이 분리되기 전의 모습을 3차원(3D)으로 시각화한 최초의 사례로, 근대기 이후 벽화의 보존 이력을 기록한 시각자료들과 함께 전용 누리집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오는 27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 본관 강당에서는 ‘부석사 조사당 벽화의 도상 연구와 디지털 복원’이라는 주제로 학술토론회가 열릴 예정이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22-10-25 09:04:24일제강점기때 끊어졌던 창경궁과 종묘를 잇는 왕이 오가던 길이 90년만에 다시 연결됐다. 이번 사업은 2000년 고도 서울의 역사를 바로 세우고 문화적 품격을 높인다는 목표로 지난 2011년 5월 오세훈 서울시장이 사업의 첫 삽을 뜬지 12년 만의 결실이다. 이 사업은 조선왕조의 역사를 되살렸다는 성과와 함께 복원된 왕의 길에 있었던 조선시대 궁궐 담벼락도 발굴해 숨겨졌던 역사적인 가치도 되살렸다는 평가다. 종묘는 조선시대에 창경궁과 담장을 사이에 두고 하나의 숲으로 이어져 있었지만, 지난 1932년 일제가 '종묘관통도로'(현 '율곡로')를 개설하면서 창경궁과 종묘를 갈라놨다. 이 과정에서 태종때 설치돼 왕들이 비공식적으로 종묘를 방문할 때 이용했던 '북신문(北神門)'도 사라져버렸다. 하지만 역사적 재구현을 통해 이 문도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서울시는 창경궁과 종묘를 단절시켰던 율곡로를 지하화하고 그 위에 축구장보다 넓은 녹지(약 8000㎡)를 만들어 끊어졌던 녹지축을 되살렸다고 20일 밝혔다. 궁궐담장의 경우 공사 중 발굴된 옛 종묘 담장의 석재와 기초석을 30% 이상 재사용하는 성과도 냈다. 복원된 궁궐담장을 따라 조선왕실의 발자취를 느끼며 산책할 수 있는 340m, 폭 3m의 '궁궐담장길'(돈화문~원남동사거리)도 새로 생겼다. 원남동사거리에는 산책로로 연결되는 엘리베이터도 설치됐다. 종묘는 조선의 역대 왕과 왕비의 신위를 봉안하고 제사를 지내는 곳으로 조선의 상징적인 장소다. 종묘로 가는 왕의 길이 복원되면서 끊어졌던 조선왕실의 정기를 되살렸다는 평가를 받을 전망이다. 조선총독부는 창경궁과 종묘를 갈라놓고 구름다리(관덕교)를 놓았다. 이 다리는 철거후 잔재는 서울역사박물관에 보관됐다. 일제는 풍수지리상 북한산의 주맥이 창경궁에서 종묘로 흐르게 되어 있는 것을 도로의 신설과 확장이라는 미명 아래 끊어버렸다. 창경궁~종묘간 길의 역사복원이 완성됨에 따라 인근의 청와대, 서울공예박물관, 국립현대미술관, 그리고 다음달 6일 개장을 앞둔 광화문광장과 녹지공원으로 돌아올 송현동 부지까지 서울 도심이 역사문화예술녹지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창경궁-종묘 단절구간 연결은 서울시가 지난 2007년 시가 발표한 도심재창조 프로젝트의 4대 남북축 가운데 '녹지문화축'의 시발점이다. 도심재창조 프로젝트는 서울도심의 활성화를 목표로 청계천변을 기준으로 4대 남북축(역사문화축, 관광문화축, 녹지문화축, 복합문화축)을 정비해 서울도심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회복하는 내용이다. 이중 창경궁-종묘 연결구간이 포함된 '녹지문화축'은 창경궁~종묘~세운상가~퇴계로~남산의 단절된 녹지축을 복원해 창경궁과 남산을 녹지로 연결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 '창경궁-종묘 연결 역사복원사업'은 일제가 허문 궁궐담장(503m)을 선형 그대로 복원하고 창경궁과 종묘 사이를 약 8000㎡의 녹지대로 연결했다. 또 담장을 따라 창경궁을 바라볼 수 있는 궁궐담장길(340m)을 조성하는 것을 골자로 추진됐다. 다만 당분간 궁궐담장길에서 종묘와 창경궁으로 출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창경궁과 종묘 사이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도록 현재 문화재청과 협의 중으로, 함양문을 통해 창덕궁과 창경궁을 통행하는 것처럼 진출입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2022-07-20 18:06: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