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로 빠르게 진입하면서 인구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출산율이 0.72에 불과한 가운데, 경제적 불안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젊은 세대가 결혼과 출산을 미루게 만드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동시에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노동력 감소와 사회적 비용 증가에 대한 대응이 시급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인구 증가만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고령층의 경제활동 참여를 늘리고, 정년연장과 성과 기반 임금체계 도입을 통해 보다 지속 가능한 사회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고령인구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정책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전영수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김경록 미래에셋자산운용 고문과의 대담을 통해 해법을 제시한다. ―우리나라 출산율이 0.72에 불과하다. 다른 국가에 비해서도 낮은데, 이유는. ▲전영수 교수=가장 큰 원인은 서울로의 인구 집중이다. 사람들이 더 나은 생활을 위해 서울로 몰리지만, 도시에 거주하는 데 드는 높은 비용과 치열한 경쟁이 문제다. 이로 인해 결혼과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사실 이런 현상은 일본의 도쿄, 중국의 베이징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특히 '간판이 곧 신분'이라는 인식이 강한 사회구조가 큰 문제다. 이런 압박이 삶의 질을 낮추고, 출산에 대한 부담을 더 크게 만든다. ▲김경록 고문=젊은 세대가 결혼과 출산을 미루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경제적 불안이다. 높은 주거비, 교육비 그리고 불안정한 일자리 때문에 결혼이나 출산을 쉽게 결정하지 못한다. 둘째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안정된 직업이 없거나 미래의 경제 상황이 불투명할 때 자녀를 키울 자신이 없어지는 것이다. 특히 한국의 경우 경쟁이 치열한 교육환경과 아이를 키우는 데 드는 막대한 비용이 부모들이 출산을 포기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인구가 늘어나게 할 해결책은. ▲김 고문=인구 감소는 피할 수 없지만 그 안에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정년연장과 재취업 시장 활성화다. 고령자도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현재 정년제도가 젊은 세대의 취업 기회를 줄이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임금체계를 함께 개편할 필요가 있다. 성과에 기반해 대우받는 환경을 만들고, 수직적 조직 구조를 수평적으로 바꿔 세대 간 협력을 도모해야 한다. 결국 고령자도 지속적으로 경제활동에 참여하면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해결책이다. ▲전 교수=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인구가 늘어나는 것이 지금의 한국에 무조건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과거엔 인구가 많을수록 경제가 활발해지고 내수 시장이 커진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런 논리가 맞지 않는다. 발상을 전환해 인구 증가 자체에 집중하기보다는 생산 가능한 인구의 개념을 재정립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정년 60세라는 기준은 1950년대에 만들어진 낡은 규칙이다. 이제는 더 유연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고령인구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더 이상 인구수에만 의존하지 말고 사람들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 최근 행정안전부가 추진 중인 공무직 정년연장도 의미가 있다. 공무직을 시작으로 정년연장 정책이 공무원과 민간 대기업까지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변화는 고령자들이 더 오래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하고, 사회 전반에 걸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이 정착되면 경제성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정년연장의 필요성과 변화는 뭘까. ▲전 교수=정년연장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하지만 단순히 연장하는 것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정년을 65세에서 더 나아가 80세까지 늘릴 수도 있지만, 그만큼 임금체계나 조직문화도 함께 바꿔야 한다. 나이에 따른 연공서열을 버리고 성과 기반 임금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기업들이 나이보다는 능력과 성과를 기준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구조로 가야 한다. 고령화 사회에서 더 오래 일하는 것이 필연적이라면 직장 내 환경도 바꿔서 사람들이 건강하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고령자들이 더 오래 일할 수 있도록 근로시간이나 업무방식을 유연하게 조정하는 것도 필요하다. ▲김 고문=정년연장은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방안이지만, 한계가 있다. 현재 대기업이나 공무원 같은 직장은 젊은 사람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직장인데, 정년이 연장되면 젊은 세대의 취업 기회가 줄어드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임금체계를 개편해 생산성에 따라 대우를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지금처럼 수직적 조직 구조가 아닌, 더 평등한 수평적 구조로 바꿔 세대 간 협력이 잘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노후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할까. ▲김 고문=일을 계속하는 것이 가장 좋은 노후준비 방법이다. 특히 65세까지는 일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안정적인 소득을 유지할 수 있고, 자산관리도 잘할 수 있다. 주된 직장에서 버티는 것이 좋지만, 준비가 된다면 재취업을 위한 계획도 필요하다. 자격증을 따거나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다. 또 퇴직 후 새로운 일을 할 때 정보가 부족하니까 개인적으로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정보를 얻어야 한다. 노후에 일을 계속하는 것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삶의 활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전 교수=노후준비는 단순히 돈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과거엔 경제적 성공만을 목표로 살았지만, 이제는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설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자신의 가치를 재정립하고, 잘사는 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들은 일자리와 사회적 관계에서 점점 소외되기 쉽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미리 계획을 세우고, 경제적 안정뿐만 아니라 정서적 안정도 준비해야 한다. ―재취업 시장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문제점과 개선방안은. ▲김 고문=재취업 시장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은퇴자들이 어디에서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거의 없다. 재취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자영업에 뛰어드는 경우도 많지만, 이 역시 실패율이 높다. 이를 개선하려면 정부가 재취업 노동 패널 데이터와 자영업자 패널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고령자들이 더 나은 재취업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해야 한다. 재취업 시장이 활성화되면 고령자들이 정년에 집착하지 않고, 더 유연하게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전 교수=불안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전보다 연봉을 덜 받더라도 더 오래 일할 수 있다면 불안해하지 않을 수도 있다. 현재는 임금체계도 연공서열로 하는데 이걸 바꿔야 한다. 정년이라는 제도를 없애야 한다. 생애 전체가 현역인 삶을 살아야 한다. 현재 필요한 것은 과감한 선택이다. 내 이익이 줄어들까봐 겁이 나서 반대하면 나중에는 모든 사람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사회도 정책도 문화도 변해야 한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이가 너무 크다. 이를 줄여야 성공할 수 있다. 최근 행정안전부에서 진행하는 공무직의 정년연장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일단 공무직으로 시작해서 공무원을 대상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에는 결국 대기업까지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초고령화에 대한 우려가 크다. 긍정적인 면을 찾는다면. ▲전 교수=초고령화 사회를 꼭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 현재의 고령자들은 과거와 달리 건강하고 지식도 풍부하다. 이들이 경제활동에 참여하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베이비붐 세대는 경제적 여유도 있고, 소비여력도 크다. 이들을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면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다. 초고령화 사회는 자원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김 고문=고령인구도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 국가재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일본은 이미 고령자들이 70세까지 일할 수 있는 재고용 시스템을 도입했다. 기술직뿐만 아니라 관리직도 재교육을 통해 더 오랫동안 경제에 기여할 수 있다. 이런 변화는 국가의 경제성장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생활방식을 어떻게 바꿀까. ▲전 교수=삶의 질을 높이려면 단순히 돈만이 아니라 사회적 관계도 중요하다.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교류하고, 사회적 봉사활동에 참여해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이 좋다. 특히 고령층이 이런 사회적 활동에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가 인프라를 마련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사회적 활동을 통해 의미 있는 노후를 보낼 수 있다. ▲김 고문=일주일에 2~3일이라도 파트타임으로 일하면서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이 좋다. 새로운 일이나 취미를 통해 관계망을 넓히고, 사회적 활동에 참여하는 것도 중요하다. 봉사활동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경험을 쌓는 것도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다. 사회적 가치가 있는 활동을 하면서 인생 후반부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새로 출범하는 인구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김 고문=인구부는 전체적인 인구전략을 조율할 주체가 돼야 한다. 단순히 출생률을 높이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인구구조 변화에 맞춘 종합적이고 실질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고령화에 대비해 경제활동인구를 늘리는 정책이나, 고령자가 더 오래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이 포함돼야 한다. 인구부가 중심이 되어 각 부처의 정책을 조율하고,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구 문제는 단순히 수치가 아니라 사회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에 장기적이고 다각적인 접근이 필수적이다. ▲전 교수=인구부는 단순히 출산장려에 그치지 않고 생애 전체를 주관해야 한다. 출산부터 노후까지 모든 단계에 걸쳐 정책을 총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출산율을 높이는 데만 초점을 맞췄는데 앞으로는 인구구조를 전반적으로 관리하고 조율해야 한다. 복지와 경제성장의 균형을 맞추는 정책이 필요하다. 인구 문제는 단순한 복지가 아니라 국가 성장의 핵심 축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세대별 조화를 이루도록 해야 한다.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종합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2024-11-20 18:16:21【파이낸셜뉴스 인천=한갑수 기자】 인천시는 사회복지시설 하위직 종사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의 임금체계 개선을 추진한다. 인천시는 ‘2025년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처우개선 계획’을 수립하고 20개 사업에 총 296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고 11일 밝혔다. 시는 사회복지시설 하위직 종사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하위직 종사자 보건복지부 인건비 가이드라인 대비 1% 인상, 복지점수(포인트) 인상, 종사자 국외연수 지원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시는 지난 2020년 전국 최초로 인건비 기준이 없는 국비지원 사회복지시설에 호봉제를 도입하고 임금 수준이 낮은 시설에 임금 보전비를 단계적으로 지원해 왔다. 그 결과 2023년에 국·시비 지원시설 모두 보건복지부 인건비 가이드라인의 100% 수준을 달성하며 국·시비 지원시설 간 임금 격차를 해소했다. 그러나 여전히 임금 수준이 낮은 사회복지사, 생활지도원, 관리직, 기능직 등 전체 종사자의 약 49.6%에 해당하는 하위직 실무 종사자 약 2318명에 대한 처우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시는 전국 최초로 보건복지부 인건비 가이드라인 대비 1% 인상 방안을 신규 추진할 예정이다. 시는 그동안 인천형 단일임금 체계 구축을 위해 민.관 협의 추진단(TF) 구성, 사회복지 민.관 협치 워크숍, 사회복지사처우개선위원회, 하위직 종사자 임금체계 개선방안 연구 등을 통한 사회복지현장 관계자 및 전문가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어 공들인 결과 상대적으로 임금 수준이 낮은 하위직 실무 종사자의 임금체계 개선 사항에 의견을 모아 합의를 도출했다. 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아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처우개선 3개년(2024년~2026년) 연차별 계획을 수립했다. 또 내년에는 종사자의 여가활동 및 자기개발을 위한 복지점수(포인트)를 인상하고 국내 선진지 견학을 국외연수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 밖에 시는 국비시설 호봉제 및 임금 보전비 지원, 정액급식비, 관리자 수당, 우대 승진제, 특수지 근무수당, 대체인력 지원, 자녀 돌봄 유급휴가, 장기근속 유급휴가, 유급병가, 종합건강검진비, 모범 종사자 표창 등 17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김학범 시 보건복지국장은 “전문성을 갖춘 우수한 종사자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종사자 처우개선에 앞장서겠다”라고 말했다. kapsoo@fnnews.com 한갑수 기자
2024-09-11 08:47:43[파이낸셜뉴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10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가든호텔에서 '2024년 제2차 국가직무능력표준(NCS) 리더스 클럽'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NCS(National Competency Standards)는 산업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능력(지식·기술·태도)을 국가가 표준화한 것이다. 고용노동부와 공단은 중소기업 경영진이 인사관리 전반에 대한 고민을 나누고 NCS의 기업 활용을 지속해서 확산하기 위해 2022년 에르코스 농업법인 등 20개 회원사와 함께 NCS 리더스 클럽을 발족했다. 올해는 법무법인 율촌 등 40개 회원사가 매년 3~4회 정기 모임을 통해 NCS 활용에 대한 고민과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있다. NCS을 활용한 직무 중심 인사제도는 적합한 인재 채용, 맞춤형 교육훈련, 공정한 성과평가와 보상을 통해 근로자 역량을 강화하고 기업의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대표이사(CEO)의 주요 관심사인 임금과 관련해 'NCS을 활용한 직무중심 임금체계 개편 사례'를 소개해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또 '인공지능(AI)을 활용한 Skill-based HR 전략'을 제시해 새로운 인사관리 방향을 제시했다. 신신자 장충동 왕족발 대표이사는 "지방에 위치한 축산식품 가공업 특성상 직원 채용과 관리가 어려웠다"며 "NCS 기업활용 컨설팅에 참여해 채용 제도를 개선하고 교육훈련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기업의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우영 공단 이사장은 "열정적으로 NCS 확산에 앞장서주신 회원사 여러분들에 감사드린다"며 "NCS를 통해 근로자의 역량 강화와 기업의 성장을 지속해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4-09-10 13:53:55[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9일 "추석을 앞두고 체불임금, 민생물가, 응급의료체계 점검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이같이 지시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김윤호 기자
2024-09-09 14:13:10[파이낸셜뉴스] KPC한국생산성본부는 고용노동부가 주관하는 ‘업종별 임금체계 개편 컨설팅’에 참여할 기업을 모집한다고 28일 밝혔다. 조선업에 속한 중소·중견기업을 기업을 대상으로 맞춤형 ‘임금체계 개편 컨설팅’을 기업 비용 부담 없이 무료로 제공한다. ‘업종별 임금체계 개편 컨설팅’은 업종별, 기업별 특성에 맞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임금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기업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는 고용노동부 지원 사업이다. 임금체계 개편 수요가 많은 조선·자동차부품·석유화학 업종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제공한다. KPC는 이 중 조선업에 특화해 선정된 업체를 대상으로 임금체계를 진단하고 기업특성에 적합한 임금체계 설계 및 실제 적용을 위한 사후관리와 이행지원을 제공한다. 또한 임금체계 개선 포럼 등을 통해 임금체계 개선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참여기업의 네트워크 구축 기회를 마련할 계획이다. 박경훈 KPC 경영컨설팅센터 센터장은 “많은 중소·중견 기업에 적합한 임금체계가 정착, 확산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KPC는 산업계의 생산성 향상을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산업발전법 제32조에 의해 설립된 비영리 특수법인이다. 1957년 설립되어 올해로 창립 67주년을 맞았다. 컨설팅, 교육, 연구조사 등의 서비스를 지원해 기업 및 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돕고 있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2024-05-28 15:34:14[파이낸셜뉴스] 노사정 대화 재개와 연금개혁 논의 과정에서 60세 이상 고용연장이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대기업들은 고령인력 고용에 대해 부정적 인식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업 절반 이상은 인사적체를 겪고 있어 성과중심 임금체계나 고용의 유연성 강화 등 제도 개선이 선행돼야 고용 연장이 일선 기업에서 확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300인 이상 대기업 255개사 인사대상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대기업의 중고령 인력 운영 실태조사' 결과, 60세 이상 인력을 고용하고 있는 기업은 29.4%에 불과했다고 19일 밝혔다. 특히, 10.2%만이 정규직으로 계속 고용되고, 대부분의 기업들은 60세 이상 인력을 고용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 등 전문조사업체들이 전국 18세 이상 1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에서는 '현재 만 60세인 근로자의 법정정년을 단계적으로 만 65세까지 연장'하는 것에 찬성 의견은 84%로 반대(13%)에 비해 크게 높았다. 반면 기업들의 만 55세 이상 중고령 인력을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응답기업의 78.4%는 "중고령 인력의 근무의욕과 태도가 기존에 비해 낮아졌다"고 답했다. 기존과 동일(21.2%)하거나 더 나아진 것으로 응답한 기업(0.4%)은 21.6%에 그쳤다. 기업들의 중고령 인력에 대한 부정적 시각은 관리에 대한 애로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 37.6%는 '높은 인건비 부담'을 고충으로 털어놨다. 이어 △업무성과 및 효율성 저하(23.5%) △신규채용 규모 축소(22.4%) △퇴직지연에 따른 인사적체(16.5%) △건강 및 안전관리 부담(15.3%) 등도 부담 요인으로 꼽혔다. 유일호 대한상의 고용노동정책팀장은 "아직 대기업 내 고령인력 인사제도나 문화가 자리 잡지 못한 상황에서의 고용연장은 양질의 일자리를 두고 세대 간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며 "고용연장을 위한 직무성과중심의 임금체계로의 개편과 근로조건의 유연성을 높이는 제도가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2024-05-19 10:34:39【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 기자】전남도는 지역아동센터 종사자 처우 개선을 위해 임금체계를 정액제에서 호봉제로 전환한다고 12일 밝혔다. 전남도는 지역아동센터가 아동복지시설로 아동복지법에 포함되도록 법제화된 지 올해로 20년이 됐고, 그동안 종사자들의 헌신과 노력을 인정해 호봉제를 전격 도입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제1회 추경에 인건비 추가분을 예산에 반영하고, 7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전남도에 따르면 그동안 현장에서 오랜 경력을 갖고 있는 종사자와 신입 종사자의 임금이 같아 근무 경력 등을 반영한 호봉제 도입 요구가 수년간 지속됐다. 하지만 지역아동센터 종사자가 347개소, 850명으로 전국에서 경기, 서울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규모여서 전남도 및 시·군의 재정 여건상 도입에 어려움이 많았다. 전남도는 애로사항 해소를 위해 종사자 단체와 수차례 실무회의 등을 거쳐 현장 의견을 반영한 종사자 인건비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종사자들과의 대화를 통한 이번 호봉제 도입으로 현장의 수용성을 높이고, 종사자 처우 개선을 통해 지역아동센터 이용 아동에게 보다 나은 돌봄과 안전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지역아동센터는 아이들에게 안전하고 즐거운 학습 공간이자 따뜻한 보금자리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종사자 처우를 개선하고, 아이들이 더 나은 여건에서 생활하도록 더욱 힘쓰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전남도는 어려운 재정 여건에도 전국 광역지자체 중 유일하게 도 시책사업으로 지난 2011년도부터 13년째 지역아동센터 이용 아동에게 급·간식비를 지원하고 있다. 올해 국비 지원이 끊긴 지역아동센터 환경개선비도 도 자체 사업으로 추진해 올해 최소 54개소를 지원할 계획이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기자
2024-05-12 09:05:47신한금융그룹 등 일부 금융사들이 내년 1월 책무구조도 도입을 앞두고 내부통제 관리감독 책임이 더 큰 임원들에게 성과를 더 주는 방향의 임금보수체계 개편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사고 발생시 처벌·제재 부담이 큰 임원들에게 보상을 높이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 원칙을 적용하는 것이다. 은행을 비롯해 각 금융지주에서 초안 마무리 작업에 들어간 가운데 C레벨 재계약 과정에서 관련 영국 사례를 참고해 보수체계 개편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과 KB국민은행은 내년 1월 책무구조도상 내부통제 책임과 연계해 보수체계 개편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영국 모델을 한국에 접목하는 걸 여러 금융사들이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며 "벌금형 같은 경우 금액이 꽤 크기 때문에 특정 업무에 부담을 지는 임원들에게 인센티브를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책무구조도는 영국의 책임지도(responsibilities map)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임원 개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내부통제 업무 범위와 내용을 명시하는 것이다. 가령 여신·수신을 담당하는 임원은 소관 업무에 대한 내부통제 기준 등을 마련하고, 효과적으로 집행·운영되고 있는지 임직원들의 내부통제기준 준수여부를 점검해야 한다. 문제는 임원마다 내부통제 책임이 서로 다른 데다, 업의 특성에 따라 금융사고 발생 시 제재·처벌 리스크가 특정 임원에 쏠릴 수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은행에서는 여신·수신 영업을 담당하는 임원, 준법감시를 담당하는 임원 등이 대규모 대출 횡령·배임사고 발생 시 제재·처벌 가능성이 커진다. 업계 관계자는 "내부감사와 같이 직원 관리만 담당하는 임원들이 있는 반면 대출 영업, 상품·앱 개발을 담당하는 임원도 있어서 임원별로 처벌 수준도 다르다"라며 "위험의 크기가 다른 만큼 인센티브를 달리 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금융사 안팎에서 일부 직책은 책임만 늘고, 권한이나 보수 등은 그대로라면 부당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정 직책의 부담만 더 가중될 시 해당 직책에 대한 기피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도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책무구조도 초안 작성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최고경영자(CEO)나 최고리스크관리자(CRO) 등 현업자들의 의견을 모으는 단계"라면서 "현업의 입장에서 일의 무게가 더해진 만큼 임금의 추가 인상을 기대하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책무구조도가 영국의 고위임원 자격요건·책임지도 사례를 벤치마킹한 만큼 금융사들도 영국의 보수체계 사례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책무구조도상 내부통제와 같은 비재무항목의 반영률이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금융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바클리스(Barclays), HSBC, 로이드(Lloyds) 등 영국의 은행지주회사들은 △40~100% 성과보수를 주식 또는 주식연계상품으로 지급 △성과보수를 5~7년 이연지급 △최장 7~10년 내 임원 성과보수를 환급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바클리스에서는 임원의 구체적인 성과 지표와 달성 여부를 공시하는데, 자기자본이익률(ROE)과 같은 재무항목이 아니라 고객·직원·ESG 등 비재무항목이 연간 보너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달한다. 은행을 비롯해 금융지주는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를 통해 임원 연봉과 성과급 등을 공시하고 있지만, 임원별 구체적 성과 지표와 재무·비재무 전략 달성 여부는 나와있지 않다. 하나·우리금융에서는 책무구조도와 보수체계 간 연계를 아직 논의하고 있지는 않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경영진 성과보수체계에서 징계 발생은 보수 차감의 '당연 사유'"라며 "책임관계를 명확하게 하기 위한 책무구조도 도입이 보수체계 개편 논의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박문수 기자
2024-05-01 18:16:43우리나라는 2025년부터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될 전망이다. 지금과 같은 저출산 추세가 지속될 경우 생산가능인구는 2050년에 1200만명이 감소하고, 청년인구도 절반인 500만명으로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생산가능인구 감소 추세가 현실화할 경우 2050년까지 우리나라 1인당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5%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러한 인구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고령층이 숙련과 경험을 발휘하며 계속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계속고용'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이다. 계속고용 유형은 재고용, 정년연장, 정년폐지로 나뉜다. 재고용은 정년퇴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하고 기간제로 다시 고용하는 방식인 데 비해 정년연장·폐지는 정규직으로서 고용기간이 연장된다. 계속고용이 확산되려면 고용기간 연장과 함께 생산성이 동반상승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기업도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계속고용 제도를 운영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계속고용을 망설이고 있는 이유로 경직된 연공급 임금체계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연공급 임금체계에서는 가치 있는 일을 한 사람이 아니라 오래 일한 사람이 더 많은 임금을 받게 된다. 즉 직무가치와 임금수준 간의 괴리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경직된 연공급 임금체계를 갖고 있는 기업에서는 고임금을 받는 장년층을 조기에 퇴직시키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청년층은 열심히 일해도 낮은 임금을 받게 돼 임금보상에 불만을 갖는 문제가 생긴다. 우리나라 대기업과 공공기관 다수가 연공급 임금체계를 갖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연공급 임금체계를 개혁하지 않고는 계속고용 확산은 한계에 봉착하고 세대 간 일자리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계속고용을 위한 중요과제로 직무가치에 맞는 공정하고 유연한 임금체계 구축을 꼽는다. 계속고용 관행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연공서열형 임금체계를 단계적으로 개편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즉 정년 이전에는 임금피크제 등을 통해 조기퇴직 유인을 줄여 정년퇴직 경로를 넓히고, 정년 이후 계속고용 시 임금을 합리적 수준에서 조정하는 방식으로 계속고용을 확산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도 2006년부터 65세까지 계속고용을 단계적으로 의무화하면서 임금체계를 개편했다. 그 결과 20~30대 임금은 증가하고 피크임금이 50대 후반에서 초·중반으로 이동하는 등 연령에 따른 임금곡선이 완만해졌다. 계속고용과 연계한 임금체계 개편은 쉬운 과제가 아니다. 그래서 계속고용과 임금체계 개편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노사정이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노사정이 계속고용 여건 마련을 위한 임금체계 개편방안을 논의해 경직된 임금체계 개편의 필요성과 방향에 공감대를 구축하고, 현실에 맞는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 개별 사업장에서도 계속고용과 임금체계 개편에 대해 노사가 윈윈할 수 있는 액션플랜을 만들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계속고용 제도를 도입하면서 임금체계 개편을 추진할 경우 이를 취업규칙에 반영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노사 간 충분한 협의가 필요하다. 정부는 중소기업 사정에 맞게 계속고용과 임금체계 개편을 연계하는 방안에 대해 전문가 컨설팅 등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우리나라 노동시장 여건을 생각하면 계속고용은 단순히 고령층만의 고용을 연장하자는 의제가 아니다. 계속고용은 기업과 근로자, 현 세대와 미래 세대 모두에게 상생의 일자리를 확보하는 길이다. 기업은 고령자의 숙련과 경험을 활용할 수 있고, 고령자는 안정적으로 더 일할 수 있으며 청년은 장래의 장기근속을 기대하고 또 신뢰할 수 있다. 성숙한 사회적 대화와 노사 상생의 협의가 계속고용과 임금체계 개편의 출발점이자 든든한 동력이 되기를 기대해본다.이성희 고용노동부 차관
2024-01-28 19:08:55정년연장이 올 하반기 노사 주요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기업 노조들이 줄줄이 올해 임단협 요구안에 정년연장을 핵심 과제로 올려 사측을 압박하고 나섰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주 64세로 연장한 정년제 등의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임단협 교섭 결렬을 선언한 데 이어 23일 임시대의원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쟁의 발생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한화, HD현대 등 다른 주요 대기업 노조들도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앞서 한국노총은 법정 정년을 현행 60세에서 65세로 올리는 내용의 법 개정과 관련해 국민청원을 시작했다. 급속히 빨라진 고령화 시대에 노조의 정년연장 요구가 터무니없는 것은 아니다. 유례없는 저출산에 생산가능인구는 급감하고 있다. 능력 있는 고령층 인력을 적극 활용하는 것은 기업으로서도 오히려 득이다. 연금 수급연령이 늦춰지면서 생길 수 있는 소득공백을 줄이기 위해서도 정년연장은 의미가 있다. 한노총이 제안한 것도 2033년이면 국민연금 개시 연령이 65세로 높아지는데 이와 연계해 단계적으로 정년을 65세로 연장하자는 것이다. 현행법대로면 2033년 정년퇴직자는 5년 동안 소득공백을 겪을 수 있다. 노후불안 해소 차원에서도 정년연장에 대한 진지한 논의는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보다 앞서 고령화를 겪은 해외에서도 정년연장은 뚜렷한 추세다. 각종 제도를 보완하며 계속 고용을 독려하고 있다. 일본은 이미 10년 전부터 희망하는 근로자 전원을 65세까지 고용하도록 사업주에게 의무를 부과했다. 지금은 70세까지 고용노력 의무를 부과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독일은 현행 65세인 정년을 2029년까지 67세로 연장하기로 했다. 거듭 밝히지만 우리 사회도 정년연장은 가야 할 방향이다. 그렇지만 당장 이 흐름을 쫓아갈 수 있는 노동여건을 갖추고 있는지는 냉철히 짚어봐야 한다. 근로연한이 길어지면 자동적으로 임금이 높아지는 호봉제 임금체계로 기업이 정년연장을 감당할 여력이 안 되기 때문이다. 직무능력에 따라 임금을 차등지급하는 성과급 체계, 유연한 인사시스템을 갖추는 것과 정년연장은 함께 논의돼야 한다. 일본, 독일도 이 같은 근로시스템이 근간을 이루고 있다. 정년연장은 청년층 채용을 줄여 세대갈등을 부를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최근 정년연장에 반대 뜻을 밝힌 것도 이런 이유였다. 정년연장은 노조 파업으로 관철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2023-08-23 18:2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