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최근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에 임산부 여부를 감지하는 센서를 설치하자’는 시민 제안이 나왔다. 이에 대해 시와 서울교통공사는 일반 승객이 교통약자 배려석에 앉는 것을 제지할 법적 근거가 없으며 갈등을 더 조장할 수 있다며 난색을 표했다. "있으나마나 한 임산부 배려석 지켜줍시다" 시민 제안 서울시 정책 제안 사이트 ‘상상대로 서울’에는 지난 5일 이 같은 내용의 제안이 올라왔다. 작성자 김모씨는 “임산부가 아닌 일반 승객이 임산부석을 이용해 본래의 취지가 몰각되고 임산부석 제도가 형해화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임산부석이 존재한다는 이유로 일반좌석에서 배려를 더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김씨는 그러면서 “임산부석에 착석 여부를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부착하고, 임산부석 좌우 측면에 카드 태그기를 설치하자”고 했다. 이를 통해 임산부 카드를 소지하지 않은 승객의 착석이 감지되면 ‘삐’ 소리와 함께 “임산부 카드를 태그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음성을 내보내자는 것이다. 김씨는 카드를 태그하지 않으면 좌석 하단에 불빛이 나게하자고도 했다. 해당 글에는 “첫째 임신 때 임산부석에 앉은 일반 승객들을 너무 많이 봤다. 시행됐으면 좋겠다”라는 공감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실제 부산과 광주 지역 도시철도에선 이와 비슷한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서울시 "더 많은 갈등 유발할 수도".. 비용문제도 커 하지만 서울시는 이러한 제도를 당장 도입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일반 승객이 임산부석에 앉는 것을 막을 법적 근거가 없으며, 반복적으로 불빛이나 경고음이 날 경우 다른 승객들이 불만을 제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비용도 문제다. 타 지역보다 규모가 큰 서울 지하철의 모든 임산부 배려석에 해당 장치를 설치할 경우 큰 비용이 발생한다. 서울교통공사는 뉴시스를 통해 “인위적 장치 도입을 검토한 바 있지만 장치 설치 시 교통약자 배려석 형태로 운영되는 상황에서 착석 대상을 강제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어 성별 갈등이나 세대별 갈등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며 “설치비 46억원과 유지보수비 연 2억원을 고려할 때 공사는 임산부 배려석 캠페인을 통해 시민 인식이 개선되도록 꾸준히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은 임신과 출산을 장려하고 임산부 배려 문화를 확산하고자 2013년 서울 지하철에 도입됐다. 그러나 임산부 배려석과 관련된 민원은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에 접수된 관련 민원은 2022년 7334건, 2023년 7086건으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달까지 2421건이 접수됐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4-06-26 10:11:08지하철 임산부석에 “페미니즘 아웃(OUT)!”이라며 임산부석을 반대한다는 취지의 스티커가 등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17일 여성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네티즌 A씨가 트위터에 “이런 나라에 살고 있다니”라는 글과 함께 올린 사진이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서울지하철 안에서 찍은 것으로 보이는 사진에는 ‘내일의 주인공을 맞이하는 핑크카펫’이라며 임산부석임을 알리는 안내 문구 위에 “페미니즘 OUT!”라고 크게 쓰여진 스티커가 붙여져 있다. 해당 스티커에는 “임산부 있으면 비켜주면 될 거 아냐? 근데 나는 노인, 장애인한테 양보하고 싶거든?” “배려도 강요돼야 하나? 심지어 누구한테 배려해야 하는지까지 강요당해야 해?” “이건 실질적으로 ’여성전용석‘을 만들어서 성별갈등 부채질하는 페미니즘 좌석임을 이제 모든 시민들이 알고 있어! 민주 페미당, 너네 정신 못 차리지?” 등의 내용이 적혀 있다. 해당 트윗은 2만건 가량 리트윗(퍼가기)되며 ‘임산부석’이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로 떠올랐다. 여성 네티즌들은 “애를 그렇게 낳으라고 하면서 정작 임신한 사람들은 이딴 소리를 듣고 살아야 함?”, “그냥 아무도 임신하지 말고 나라 망하면 될 듯”, “이런 소리하는 사람이 과연 노인과 장애인에게 자리를 양보할까”, “임산부 배려석을 페미니즘이라고 여기는 거부터 한남(한국남성 비하 표현)들이 페미니즘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보인다” 등의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지하철 내 임산부석은 도입된 지 몇 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많은 논란을 낳고 있다. 일부 시민이 '배려석이니 임산부가 오면 비켜주겠다'며 자리에 앉아 임산부를 포함한 다른 시민들과 자주 시비가 불거졌다. 서울지하철에서 임산부석 관련 민원은 끊이지 않는 실정이다. 관리기관인 서울교통공사는 임산부석이 배려석인 만큼 비워두기를 강제하는 것은 어렵다며 지속적인 인식 개선 활동을 통한 문화 정착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2021-09-16 22:16:08[파이낸셜뉴스] 임산부석에 앉겠다며 임산부에게 완력을 행사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17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 16일 서울 지하철 2호선에서 발생한 폭행 사건으로 남성을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성 A씨는 16일 오전 9시 15께 서울 지하철 2호선 외선순환선 열차에서 임산부석에 앉으려던 임산부 B씨를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임산부석이 비어 그 자리에 앉으려던 B씨에게 다가와 손으로 팔과 어깨를 밀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해 B씨의 남편은 "서초역 부근에서 임산부배려석에 앉아있던 중년여성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바로 앞에 서 있던 제 아내가 자리에 앉으려고 했는데, 출입문 쪽에 있던 노인이 다가오면서 밀치고, 손으로 제 아내의 팔과 어깨를 수차례 폭행한 것"이라며 "제 아내는 폭행으로 병원 진료를 받았으며, 심한 스트레스로 자궁통증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A씨는 2호선 선릉역에서 하차한 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다. 피해 여성은 현장에서 임산부라고 밝힌 것으로 파악됐다.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2020-06-17 15:02:48"아저씨도 임신하셨어요?" 지난해 한국방송진흥공사가 진행한 공익광고제 공모전 수상작 중 동상 작품의 표어다. 이 작품에는 "오늘도 힘들게 지하철을 이용하는 임산부를 위해, 당신의 따뜻한 배려가 필요합니다"라며 임산부 배려석 비워두기를 독려하는 내용의 문구가 포함돼 있다. 이 수상작은 곧바로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에서 "남성 혐오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논란이 됐다. 한국방송공사 홈페이지의 해당 광고 100자평에는 "왜 남성만 잠재적 질서 파괴자로 보냐"며 "남성뿐 아니라 노인을 포함한 여성들도 대부분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가던데, 이 작품은 특정 성별에 대한 공격을 담고 있다"는 혹평이 쏟아졌다. ■남성혐오 조장?.."분위기 바뀌어야" 지하철 내 임산부 배려석이 남녀 갈등의 기폭제로 사용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 있는 비임산부를 몰래 찍어 올리며 폭로하기도 하고, "임산부석에 남성이 앉아있다"며 집중적으로 민원을 넣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15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임산부 배려석 관련 민원건수는 2만7589건에 달했다. 하루에만 75건이 넘는 꼴이다. 상대적으로 민원이 줄어든 12월을 제외하고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만 본다면 하루 평균 80건이 넘는 임산부 배려석 관련 민원이 들어왔다. 총 불편민원은 70만8586건으로 전체 민원 건수에서 임산부 배려석 관련 민원은 3%밖에 차지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난해 1월 794건에 불과했던 임산부 배려석 민원 건수는 불과 4개월만인 5월엔 5665건까지 증가하며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5~6월께 임산부 배려석 민원이 증가한 이유로 "여성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집중적으로 신고 캠페인을 벌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이용객들의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사회적인 분위기가 바뀌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문화가 정착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유연한 제도 정착 필요" 임산부 배려석에 오히려 임산부가 앉기 힘들다는 이야기는 임산부 배려석이 생긴 지난 2013년 11월부터 지금까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이에 서울교통공사는 안내 디자인을 눈에 띄게 개선했다. 지난 2016년 5월부터는 '양보하기'에서 '비워두기'로 캠페인 홍보방안을 변경했고, '임산부 배려송'도 만들어 지난해 11월부터 출퇴근 시간에 집중적으로 틀고 있다. 또 지난해 12월부터는 임산부 배려석 안내문을 중국어와 일본어, 영어도 포함된 다국어 패치로 모두 변경했다. 모두 지하철 이용 시민들의 인식개선을 유도하기 위한 방안이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 복잡한 지하철에서는 현실적으로 지켜지지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다는 의미에서 시민들의 의식개혁을 위한 홍보가 적극적으로 필요하다"면서도 "무조건 임산부가 아니면 앉지 못하게 하는것 보다도 복잡한 시간대에는 다른 불편한 사람들도 앉을 수 있게끔 하는 등 상황에 맞는 유연한 제도가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2019-01-15 11:58:18[파이낸셜뉴스] 지하철에 탄 남성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임산부 배려석에 앉고 임산부를 배려하지 않아 뿌듯하다고 해 공분을 사고 있다. 오늘 2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보면 '본인 오늘 진짜 뿌듯했던 거'라는 제목의 글이 눈에 띈다. 글 작성자 A씨는 "안 비켜줘, XXX아 꺼X"라는 욕설과 함께 사진 한 장을 공개했다. 사진 속 임산부 배려석에 앉은 글쓴이 A씨의 맞은 편에는 가방에 임산부 배지를 부착한 한 승객이 서 있었다. 이 게시물은 '임산부한테 임산부 배려석 안 비켜줘서 뿌듯한 남성'이라는 제목으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졌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A씨를 강하게 비난했다. 이와 관련, 300만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임신·출산·육아 커뮤니티를 보면 "한 번도 비어있는 좌석을 본 적이 없다", "배지 보고 일어나주시는 분은 너무 감사한 데 모른 척하는 분들도 많다" 등의 글을 볼 수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임산부 배려석과 관련한 국민청원이 올라와 있다. 임산부 B씨는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에 비임산부가 앉아 있는 경우가 많다.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을 법으로 확보해달라"는 청원을 올렸다. B씨는 "물론 배려석이고 호의로 양보 되면 좋지만, 비켜달라고 할 수도 없고 비켜줄 생각도 안 한다"면서 "임신한 게 유세냐고 하실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노산에 어렵게 시험관으로 아기를 가져 출퇴근하는데 편히 앉아갈 수 없어 아기 한 명 낳기도 정말 힘든 현실이란 걸 체감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예산이 된다면 임산부에게 임산부 좌석용 자동 배지를 배포해 자리에 배지를 대면 앉을 수 있게 하는 방법도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2-01-24 23:33:08[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지난 9일 지하철 민생 탐방 과정에서 임산부 배려석에 앉았다가 시민에게 지적을 받은 뒤 곧바로 일어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 후보는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며 재빠르게 사과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4호선 혜화역에서 2호선 홍대입구역까지 지하철로 이동하면서 '지하철 타고 민심 속으로'라는 콘셉트로 유튜브 라이브 영상을 촬영했다. 이 후보는 지하철에 탄 뒤 인사를 건네고 시민들의 요청에 따라 기념 사진을 찍기도 했다. 혜화역을 출발해 동대문역에 이르자 한 좌석이 비었다. 이 후보는 "아 이제 자리가 생겼는데 내릴 때가 됐네"라며 그곳에 바로 앉았다. 그러다 옆에 있던 한 시민이 "여기 앉으시면 안 된다"라고 말하자 곧바로 일어서서 앉았던 좌석이 임산부 배려석인 것을 확인하고는 멋쩍게 웃었다. 이 후보가 "아 그렇구나. 난 왜 비었나 했더니. 이런 치명적인 실수를"이라고 말하며 웃자 옆에 있던 시민들도 따라 웃었다. 이 후보는 "우린 이런 데 한번 걸리면 큰일 나요. 사진 찍히면 '노약자석도 모른다' '임산부석도 모른다' 해가지고 신문 1면에 이렇게 (난다)"고 했다. 이후 이 후보는 동대문 다음 역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하차해 2호선으로 갈아탔다. 이 후보는 지난 7일 대중교통을 타거나 도보로 이동하며 시민과 소통하는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시즌2' 일정을 시작했지만 '명심 토크콘서트'에 참석했던 카메라 감독이 전날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외부 일정을 전면 취소했었다. 9일 오후 이 후보는 음성 판정을 받은 후 서울 종로구의 한 소극장에서 소상공인들과 타운홀 미팅을 한 후 4호선 혜화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홍대입구역까지 이동하며 유튜브 '이재명TV'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다. 이날 유튜브 라이브 방송은 시작한 30분만에 동시 접속자가 1만명을 넘기기도 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2022-01-11 23:33:34"앉지 마세요. 비워둬야해요" vs "앉았다가 양보하면 안돼요?"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강남패치'의 아류로 등장한 '오메가패치' 기억하시나요? 오메가패치는 "원래 비워두는 것이 원칙"이라며 임산부 배려석에 앉은 남성을 폭로해 물의를 빚었습니다. 오메가패치의 영향인지 모르겠지만, 이 좌석에 앉아야 할지 비워둬야 하는지 헷갈려하는 시민들이 많습니다. ■'서울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은 정확히 어떤 곳? '핑크카펫'으로 알려져 있는 서울 지하철 1~9호선 임산부 배려석은 지난 2013년 12월에 도입됐습니다. 도입 초, 장애인·영아 동반 부모도 이용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임산부 대상으로만 좁혀졌습니다. 임산부들은 산모수첩을 갖고 1~9호선 지하철역으로 가면 '임산부 가방걸이·목걸이'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 '표식'을 지니면 핑크카펫에 앉을 자격이 주어집니다. ■'임산부 배려석'은 비워두는 게 원칙인가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닙니다'. 임산부 배려석은 '양보'가 원칙입니다. 하지만 양보 문화가 정착되지 않자 지하철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가 지난달 17일 부터 서울메트로와 합동으로 '임산부 배려석 비워두기 캠페인'을 펼치고 있죠. 이 캠페인은 오는 11월까지 진행돼 '한시적인 비워두기 상태'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올해 6월 말에 생긴 오메가패치의 주장은 와전된 결과물입니다. ■홍보해도 효과는 영.. 담당 공사는 더 많은 홍보를 위해 안내방송도 하루 2회에서 6회로 늘렸지만 시민들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지하철 5호선을 타고 출근하던 30대 직장인 박모 씨는 "출퇴근이나 평상시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안내방송을 들은 기억이 별로 없다"고 말했고, 고등학생 윤모 군은 "안내방송이 들리기는 하는데 효과가 많은 지 모르겠다"며 홍보 부족을 꼬집었습니다. ■시민들 호응 중요하지만..'맞춤형 시스템'을 고려할 때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호응이 필요합니다". 새로운 제도가 지지부진할 때마다 해명아닌 해명으로 나오는 말입니다. 선진국 소리 들을 수 있는 시민의식을 갖추는 것, 중요하겠지만 언제까지 기다릴 수는 없는 일. 이제는 다른 대안이 필요해 보입니다. 미국 사례를 한번 볼까요? 미국 버스는 휠체어 탄 장애인에게 전용칸을 만들어주는데요. 기사가 직접 일반 장애인석을 접어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듭니다. 안전벨트까지 매주죠. 보행 장애인 상황에 맞춘 시스템이 인상적이었는데 우리나라도 일부 저상버스에 비슷한 시스템이 마련돼있습니다. 임산부 배려석도 맞춤식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임산부 전용 카드를 만들어 평상시 접혀 있는 임산부 배려석에 카드를 인식시킨 뒤 자동으로 펴지는 시스템을 만들어 볼 수도 있겠습니다. 현존하는 모든 지하철을 바꿀 수는 없겠지만 앞으로 투입될 신형 전동차에 이 방법을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좌석 구조를 바꾸기 어려운 기존 전동차는 부산-김해 경전철이 진행하고 있는 '핑크라이트 캠페인'을 참고해 승객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핑크라이트는 IoT 기술로 만든 '비콘'을 소지한 임산부가 배려석 근처에 있으면 분홍색 불빛이 들어와 자리를 양보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교통약자 특성에 맞춘 시스템이 늘어난다면 시민 의식도 점차 개선되지 않을까요? ocmcho@fnnews.com 조재형 기자
2016-09-22 09:29:1210일 오전 서울 지하철 2호선 왕십리역. 이날은 임산부를 배려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고자 제정된 '임산부의 날'이었지만, 지하철 내 임산부 배려석은 대부분 일반 승객이 차지하고 있었다. 임산부가 아닌 한 여성은 임산부석에 앉아 핸드폰을 쳐다봤고, 다른 남성은 빈 좌석이 있었음에도 임산부석에 앉아 눈을 감았다. 이날 2호선에 마련된 임산부 배려석 50석 중 실제 임산부가 앉아 있는 좌석을 찾아보기란 힘들었다. 이 때문에 만원 지하철에 탄 일부 임산부들은 가방에 달린 임산부 배지를 눈에 잘 띄도록 위치를 조정하기도 했다.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은 지난 2013년 서울시의 여성정책 일환으로 임신과 출산을 장려하고 임산부 배려 문화를 확산하고자 서울교통공사가 서울 지하철 전체 좌석 중 일부를 임산부용 좌석으로 지정하면서 도입됐다. 이후 배려석은 전국으로 확산됐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임산부들이 이용하기 어려운 좌석이란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실제 본지가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임산부 배려석과 관련한 민원은 총 4668건 접수됐다. 여전히 한 달에 500건가량의 임산부 배려석 관련 민원이 접수되는 셈이다. 현재 서울교통공사는 임산부 배려석 비워두기를 권장하고 있다. 임산부가 좌석에 언제든지 편하게 앉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올 초 임산부와 일반인 각각 1000명씩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3년 임산부 배려 인식 및 실천 수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임산부 배려석을 이용해 본 86.8% 임산부 중 42.2%는 '이용이 쉽지 않았다'고 답했다. 실제로 임산부들 역시 지하철 내에서 임산부석에 앉기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임신 7개월차인 이모씨(35)는 "지금까지 임산부 배려석에 앉은 게 손에 꼽는다"며 "출퇴근 시간에는 이미 누가 있어 앉기란 불가능이고, 좌석이 비어 있던 적도 많이 없는 데다가 괜히 근처에 가면 일어나라고 압박하는 것 같아 더 멀리 서 있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임신 5개월차 임모씨(38) 역시 "임산부 배려석이 가장자리에 있어서인진 몰라도 배려석부터 앉는 경우도 종종 봤다"며 "좌석이 비어 있지 않는 한 임산부들이 앉기는 어려운 게 현실인데, 좌석이 빈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임산부석이 '배려석'인 만큼 비워두기나 양보를 강요해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앉아 있다가도 임산부가 오면 비켜주면 된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하지만 임산부들은 이미 자리에 앉은 승객에게 양보를 요청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임신 6개월차 유모씨(31)는 "자리에 앉은 사람들 대부분은 주변을 보는 게 아니라 핸드폰을 보고 있어 양보를 요청하기도 어렵다"며 "그렇게 해본 적도 없고 그냥 차라리 서서 가는 게 마음 편하다"고 털어놨다. 전문가들은 임산부 배려석에 대한 사회적 공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임산부 배려석이 도입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그 취지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이유는 임산부를 포함해 배려가 필요한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공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저출생 문제가 심각한 문제임에도 정작 필요한 지원에 대해선 인색한 분위기가 있다"며 "출산과 육아의 어려움에 대한 사회적 공감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서지윤 기자
2024-10-10 18:20:14[파이낸셜뉴스] 10일 오전 서울 지하철 2호선 왕십리역. 이날은 임산부를 배려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고자 제정된 '임산부의 날'이었지만, 지하철 내 임산부 배려석은 대부분 일반 승객이 차지하고 있었다. 임산부가 아닌 한 여성은 임산부석에 앉아 핸드폰을 쳐다봤고, 다른 남성은 빈 좌석이 있었음에도 임산부석에 앉아 눈을 감았다. 이날 2호선에 마련된 임산부 배려석 50석 중 실제 임산부가 앉아 있는 좌석을 찾아보기란 힘들었다. 이 때문에 만원 지하철에 탄 일부 임산부들은 가방에 달린 임산부 배지를 눈에 잘 띄도록 위치를 조정하기도 했다.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은 지난 2013년 서울시의 여성정책 일환으로 임신과 출산을 장려하고 임산부 배려 문화를 확산하고자 서울교통공사가 서울 지하철 전체 좌석 중 일부를 임산부용 좌석으로 지정하면서 도입됐다. 이후 배려석은 전국으로 확산됐지만, 10년이 지난 지금도 임산부들이 이용하기 어려운 좌석이란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실제 본지가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임산부 배려석과 관련한 민원은 총 4668건 접수됐다. 여전히 한 달에 500건가량의 임산부 배려석 관련 민원이 접수되는 셈이다. 현재 서울교통공사는 임산부 배려석 비워두기를 권장하고 있다. 임산부가 좌석에 언제든지 편하게 앉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인구보건복지협회가 올 초 임산부와 일반인 각각 1000명씩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3년 임산부 배려 인식 및 실천 수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임산부 배려석을 이용해 본 86.8% 임산부 중 42.2%는 '이용이 쉽지 않았다'고 답했다. 실제로 임산부들 역시 지하철 내에서 임산부석에 앉기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임신 7개월차인 이모씨(35)는 "지금까지 임산부 배려석에 앉은 게 손에 꼽는다"며 "출퇴근 시간에는 이미 누가 있어 앉기란 불가능이고, 좌석이 비어 있던 적도 많이 없는 데다가 괜히 근처에 가면 일어나라고 압박하는 것 같아 더 멀리 서 있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임신 5개월차 임모씨(38) 역시 "임산부 배려석이 가장자리에 있어서인진 몰라도 배려석부터 앉는 경우도 종종 봤다"며 "좌석이 비어 있지 않는 한 임산부들이 앉기는 어려운 게 현실인데, 좌석이 빈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임산부석이 '배려석'인 만큼 비워두기나 양보를 강요해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앉아 있다가도 임산부가 오면 비켜주면 된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하지만 임산부들은 이미 자리에 앉은 승객에게 양보를 요청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임신 6개월차 유모씨(31)는 "자리에 앉은 사람들 대부분은 주변을 보는 게 아니라 핸드폰을 보고 있어 양보를 요청하기도 어렵다"며 "그렇게 해본 적도 없고 그냥 차라리 서서 가는 게 마음 편하다"고 털어놨다. 전문가들은 임산부 배려석에 대한 사회적 공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임산부 배려석이 도입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그 취지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이유는 임산부를 포함해 배려가 필요한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공감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저출생 문제가 심각한 문제임에도 정작 필요한 지원에 대해선 인색한 분위기가 있다"며 "출산과 육아의 어려움에 대한 사회적 공감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서지윤 기자
2024-10-10 15:27:29[파이낸셜뉴스 지하철에서 자리를 양보받은 임신부가 악담을 듣고 눈물을 쏟은 사연을 전했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임신부인데 지하철에서 욕먹었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 씨는 "임산부석에 어떤 아줌마가 앉아있길래 그 앞에 서 있었다. 그 아줌마 옆에는 20대 정도 되는 딸이 있었다. 한참 있다가 그 아줌마가 내 배지를 보더니 일어나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목례하고 앉았는데 내 옆에 그 딸이 계속 배려가 권리인 줄 안다며 엄마한테 구시렁대더라. 그 아줌마 말이 더 충격적인 게 딸한테 '그렇게 살다 죽게 둬' 이러더라"고 밝혔다.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기분이 상한 A 씨는 "지금 그거 나 들으라고 하는 소리냐"고 따져 물었고, 모녀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못했다. A 씨는 "순간 너무 황당하고 손이 떨렸다. 이게 죽으라는 말 들을 정도냐"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딩크족으로 살려다가 임신했는데 입덧보다 오늘 마음이 더 괴롭다. 잊으려 해도 자꾸 눈물이 나온다. 딸 임신 중인데 이 세상에 태어날 내 딸이 갑자기 너무 가엽다"라고 덧붙였다. 누리꾼들은 "진짜 화난다", "나도 애 가지고 지하철에서 더러운 꼴 많이 당해서 그런 거 보이면 너무 도와주고 싶다", "다 돌려받을 거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임신부석을 둘러싼 갈등은 커뮤니티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 1월에도 한 육아 카페에는 비슷한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임신부 B씨는 “6주간 단 한 번도 임산부 배려석에서 배려를 받은 적 없다. 오늘도 여전히 할머니가 앉아계신다”라고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임산부 배려석에 대한 한 설문조사 결과도 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는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4월 설문조사를 한 결과, 대중교통 내 “임산부 배려석이 필요하다”는 인식은 85.8%로 조사됐다. 임신부의 경우 대중교통 이용이 힘들고(62.6%, 중복응답), 임산부 배려석이 없다면 먼저 자리를 양보받기 힘들기 때문(55.9%)이라고 답했다. 다만 임산부 배려석 자체도 이미 교통약자석이 존재하고, 여성 전용석이라는 인식을 조장하는 것 같아 불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83.1%는 임산부를 위해 자리를 비워두거나 양보하는 것은 의무가 아닌 배려라고 생각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4-03-21 17:52: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