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임신을 한 아내가 식당 음식을 먹고 탈이 났다며 약값을 요구한 손님이 상습범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27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경북 포항시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A씨의 글이 올라왔다. A씨는 “지난주 목요일 6세 딸아이가 독감에 걸린 줄도 모르고 이틀째 고열이 내리지 않아서 응급실에 가야 하나 어쩌나 하고 있을 때 카카오톡이 하나 왔다”고 했다. A씨가 공개한 메시지에 따르면 손님 B씨는 “저희 아내가 김밥 포장을 했다. 사장님 음식에 의심하는 마음을 갖는 건 아닌데 아내가 임신 상태인데 (김밥을) 먹고 나서 탈이 나서 약 사다 먹고 힘 뺐다. 계속 토하고 설사했다”고 주장했다. 이어진 메시지에서 B씨는 “첫 시험관 아기다. 차라리 몸이 찢어지고 아픈 게 낫지. 무슨 일이 있을까 얼마나 걱정했는지. 괜찮냐는 말씀 한마디가 없으시다”라고 썼다. 이에 A씨가 “제가 지금 경황이 없다. 죄송하다. 저희 음식 드시고 그러셨다니 너무 당황스럽고 무슨 말을 먼저 드려야 될지. 아이가 고열로 지금 응급실 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B씨는 “저희도 마음이 편해서 이런 연락을 드리는 건 아니다. 아내가 다니는 산부인과 가서 초음파 검사했다. 다행히 태아 상태나 양수량이나 다 괜찮다. 와이프도 약 먹고 회복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B씨는 “아내 성격상 이런 일로 통화하는 것도 불편하고 솔직히 통화하고 싶지 않다고 끙끙대길래 제가 메시지 드린 것”이라며 “음식값까지 바라지도 않는다. 음식값은 당연히 지불하는 게 맞다. 아내가 약국에서 영양제값 들어간 게 있는데 3만7500원은 부담해 주셨으면 해서 연락드렸다”고 했다. A씨는 진료비나 약값도 아닌 영양제값을 요구한 점, 장문의 카톡을 단시간에 보낸 것 등에 대한 이상함을 느꼈지만 이후에 또 다른 문제가 생길까 봐 양해를 구하고 다음 날로 문제 해결하는 것을 미뤘다. 다음날 A씨가 "보험 처리 접수를 하려고 하니 (영양제) 구매 일자와 진료 기관, 진료 일자 등을 알려달라고 한다”며 “진료확인증과 진료비, 약제비 영수증만 준비해 주면 바로 청구가 가능할 것 같다"는 내용의 카톡을 보냈지만 B씨는 더 이상 연락이 없는 상태다. 그런데 A씨가 겪은 일과 비슷한 경험담이 이미 해당 커뮤니티에 며칠 전 올라왔다고 다른 회원들은 전했다. 지난 13일에도 김밥집을 운영하는 다른 회원 C씨는 “김밥 먹고 탈났다고 카카오톡 메시지가 왔다. 번호도 알려주지 않고 김밥 사간 증거도 없다. 사기일지도 모르겠다”라며 대화 캡처를 공개했다. C씨에게 메시지를 보낸 ‘고객’은 앞서 A씨에게 보낸 것과 같은 내용이었다. 심지어 ‘초음파’를 ‘초음바’로 쓰는 등 맞춤법을 똑같이 틀렸고, 띄어쓰기 부분도 토씨 하나 다르지 않았다. 시험관 아기라며 3만원대 영양제값을 요구한 점도 똑같다. 알고 보니 앞서 10월 말 또 다른 회원도 비슷한 사연을 올린 적이 있었다. 커뮤니티 회원들은 “상습범 같다”, "수법 완전 똑같다", “소액을 요구하면 빨리 돈을 주고 해결하려고 했는데, 이 글 안 봤으면 나도 당했을 것 같다”라며 분노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11-29 06:46:10